김옥란은 살짝 뜨끔했지만 입은 여전히 뻔뻔했다. “왜. 이민혁 본인이 잘못해서 잡혀간 걸 왜 날 탓해?”유소희가 어머니를 바라보며 고개를 절레절레 저었다. “엄마는 아직도 그 사람이 어떤지 모르죠? 엄마가 한 거면 그냥 지금 가서 해명하고 사과하는 게 좋을 거예요. 그럼 우리 유씨 가문에 기회를 줄지도 모르죠.”“난 아니야. 나랑 상관없는 일이야.” 김옥란이 황급히 한마디 하며 몸을 돌려 떠났다.어머니의 다급한 허공을 떠도는 눈동자를 보고 유소희는 이 사건이 무조건 그녀와 연관이 있을 거라 확신했다.어머니의 성격에 자기 잘못을 인정하는 것은 죽기보다 어려운 일이다.유소희는 깊은 한숨을 쉬며 힘없이 의자에 주저앉았다. 이제 유씨 가문은 망한듯했다....이민혁은 가벼운 마음으로 외출하여 집과 몇 킬로메터 떨어진 아침 시장에 왔다.아직 이른 시각이라 시장은 아직 사람이 꽤 있었다. 이곳의 야채는 도시의 것과 비교할 수 없이 신선했고 샘플도 훨씬 풍부하다.남지유가 자기 일 때문에 일찍부터 분주히 돌아치고 있었으므로 그는 미안함에 저녁이라도 차려주고 싶었다.그가 아침 시장에서 채소를 사고 있을 때, 갑자기 익숙한 목소리가 들렸다. “이민혁?”이민혁은 목소리가 들리는 쪽으로 고개를 돌렸다. 20대로 보이는 귀여운 여자가 자신을 향해 미소를 짓고 있었다. 한참을 바라보고 나서야 그는 누군지 생각해 냈다.“손여진?” 이민혁이 얼굴에 미소를 띠었다.손여진이 움푹 파인 귀여운 보조개를 드러내며 말했다. “하마터면 못 알아볼 뻔했어. 너무 오랜만이다. 잘 지냈어?”“응. 잘 지냈지.”이민혁은 조금 감개무량함을 느꼈다. 중학교 시절 중퇴한 그에게 손여진은 몇 안 되는 동창생이었다. 그들은 중학교 짝꿍으로서 관계가 좋았다.어느덧 시간이 흘러 십여 년이 지났고, 이미 많이 달라진 그들은 용케도 서로를 알아보았다.몇 마디 이야기를 나누다 손여진이 물었다. “여기서 계속 이야기하긴 그렇고, 내일 밤에 마침 동창들 모임이 있는데 올래?”“에이, 됐어.” 이민
남지유의 걱정에 이민혁이 미소로 대답하고 차를 몰고 떠났다.남지유는 그가 만든 저녁 밥상을 보며 얼굴에 근심이 가득했다. 방금까지 입맛이 돋았던 그녀는 지금은 불안감에 조금도 먹을 수 없었다.이민혁은 차를 운전하고 얼마 되지 않아 금방 남쪽 교외의 해호섬에 도착했다.해호섬은 민씨 가문이 몇백억을 들여 만든 휴양 섬이다.원래의 호수에 작은 인공섬을 만들고 그 위에 각종 문화시설을 건설하였는데 서경에서도 명성이 자자하다.이민혁은 밖에 차를 세우고 호수 위 다리를 향해 걸어갔다.이때 해호섬 중심의 광장에는 이미 열댓 명이 앉아 있었다.가운데 의자에 60대로 보이는 노인이 앉아 있었는데, 매서운 인상에 눈빛이 강경한 것이 예사롭지 않아 보였다.그는 민씨 가문의 가주 민경호이고 그의 뒤로는 두 아들 민준, 민진이 서 있었다.그의 양쪽에는 서경 세가의 서씨 가문과 정씨 가문이 앉아 있었다.이 두 가문도 서경의 오랜 가문으로 세력이 강하지만 민씨 가문보다는 조금 약했다.곧 8시가 될 무렵, 민경훈이 좌우를 둘러보며 입을 열었다. “오늘 양대 가문을 모셨는데 여러분도 왜 이런 자리를 마련했는지 아실 겁니다. 우리들의 가문은 서경의 오랜 3대 가문으로서 그 위엄은 절대 더럽혀져서는 안 되며 우리 중 누군가에게 일이 생기면 누군가는 반드시 책임을 져야 합니다.”서씨 가문의 가주 서규호와 정씨 가문의 가주 정원이 연신 고개를 끄덕였다.3대 가문 중 줄곧 민씨 가문이 단연 최고였으니 다른 사람들은 그의 말에 자연히 아무런 이의가 없었다.두 집안이 모두 고분고분해 보이자 민경훈의 얼굴에도 만족스러운 미소가 드러났다.서경 세가의 최고 가문으로서 그는 수시로 실력을 과시하여 다른 사람들이 복종하도록 해야 했다.바로 이때 이민혁이 호수 위 다리에서 나타나 해호를 지나 해호섬을 건넜다.민씨 가문, 서씨 가문, 정씨 가문의 열몇 명의 수하가 즉시 에워싸 이민혁이 도망갈 수 없도록 원을 만들었다.이민혁이 허허 호탕하게 웃으며 계속 앞으로 걸어갔다. 광장의 중앙까
이민혁이 사방을 둘러보았다. 모여 있는 사람들 모두 자신이 죽은 사람인 것처럼 거들떠보지도 않았다.이민혁이 민진을 훑어보며 말했다. “이미 진기를 밖으로 방출할 수 있고 무도에 조금의 성과가 있긴 하군요.”“건방집니다.” 이때 서규호가 갑자기 일어서서 이민혁을 가리키며 물었다. “진기를 방출하는 게 조금의 성과라고? 그럼 넌 어떤 경지인데?”“저요?” 이민혁이 고개를 저으며 대답했다. “잘 모릅니다.”정원이 입을 열었다. “이런 헛소리는 들을 필요 없다. 진아, 주먹 한 방으로 서경에 다시 보내면 되겠어.”민진이 코웃음을 치며 천천히 이민혁을 향해 걸어왔다.이민혁이 인상을 찌푸리며 말했다. “민진 씨, 일단 제 충고를 들어보고 시작하죠. 괜히 죽지 말고.”“망령된 말이다.” 그의 말에 민진이 대로했고 다른 사람들도 노발대발했다.이런 상황에서 감히 망언이라니, 이것은 그들 3대 가문을 전혀 안중에 두지 않은 발언이었다. 정말 오만방자하기 그지없다.일시에 이민혁에 대한 욕설이 광장에 울려 퍼졌다.민진이 이민혁의 앞에 굳게 서서 큰 소리로 말했다. “장호를 죽인 것이라면 너도 틀림없이 싸울 줄 아는 것이지. 먼저 시작해 보시오.”“제가 먼저 시작하면 민진 씨에게 기회가 없을지도 몰라서요.” 이민혁이 담담하게 말했다.그의 말에 민진이 고개를 쳐들고 하하하 웃었다. 그리고 잠시 후 소리쳤다. “서경에서 아니, 진무도 전체에서 감히 나에게 그런 말을 하는 사람은 없었다.”“이제 있잖아?” 이민혁이 조금의 동요도 없이 말했다.그의 말에 민진이 더 이상 분노를 억제하지 못하고 큰 소리로 외쳤다. “미친 자는 죽어야지.”민진의 주먹이 바람과 우뢰의 소리를 내며 이민혁의 얼굴을 향해 억세게 날아왔다.민진의 진기를 방출하는 실력과 이 주먹의 위력은 모두가 보았었다.아무도 이민혁이 이 주먹을 이겨낼 것으로 생각하지 않았다.많은 사람이 생각하길, 민진의 이 주먹은 이미 이민혁의 죽음을 선포한 것이나 다름이 없었다.그러나 민진의 위력 넘치는 주먹이 날
민경훈은 그의 아들 민진에 비교할 수도 없게 실력이 강하다고 할 수 있다.민경훈의 위세에 삼대 세가의 사람들이 또 저도 모르게 박수갈채를 보내기 시작했다.이민혁은 미동도 없이 조용히 민경훈을 보고 있을 뿐이다.민경훈이 분노 어린 눈길로 몇 걸음 크게 걷다가 뛰어올라 이민혁을 향해 달려들었다.그가 이민혁에게 접근하는 순간 수많은 주먹의 그림자가 이민혁을 향해 덮쳤다.일시에 사방에 강한 바람이 휙휙 소리를 내며 불었고 먼지가 흩날렸다.이민혁은 왼손을 뒷짐 지고 오른손으로 순식간에 주먹을 쪼개고 베고 뛰어오르며 공격을 파괴했다.민경훈이 대로하여 다시 한번 맹공격을 가했다. 주먹이 광풍의 환영을 하고 이민혁의 몸 곳곳을 공격하려 했으나 이민혁은 여전히 한 손으로 너무도 쉽게 공격을 막아냈다.민경훈의 공격은 이민혁을 반걸음도 후퇴시키지 못했으며 그는 다른 한 손은 여전히 뒷짐 진채 여유롭게 서 있었다.민경훈이 1분 남짓 연속 진공해도 조금도 이민혁의 방어권에 들어가지 못하자 점차 격분하기 시작했다.그가 큰 소리로 기합을 넣자 오른쪽 주먹에 뜻밖에도 불꽃이 일었고 그가 고함을 지르며 이민혁의 머리를 향해 주먹을 내리쳤다.내부의 힘이 외부로 실질적인 화염을 형성하였는데, 이는 일종 힘의 극치의 표현으로 진기를 외부로 방출하는 것보다 훨씬 높은 경지의 능력이었다.많은 사람이 주먹의 공포스러운 위력을 느끼고 너도나도 엄지를 치켜들며 칭찬이 일색 했다.민경훈의 눈에 잔인한 냉소가 비쳤다.무술에서 이길 수 없으면 절대적인 힘을 이용해 상대를 깔아뭉개야 하는 것이다.그는 이민혁 같은 풋내기 따위가 수련을 일평생 해도 자신을 능가할 수 없을 것으로 생각했다.그러나 이때 이민혁이 코웃음을 치더니 오른손을 주먹 쥐고 민경훈을 향해 날렸다.커다란 굉음과 함께 두 주먹이 충돌했고 공포스러운 힘이 민경훈의 체내로 몰려들었다.“으악.” 민경훈이 비명을 지르며 선혈을 뿜었다. 이민혁의 주먹의 힘에 10여 미터를 물러서서야 그는 제대로 설 수 있었다.그는 가슴에
민경훈의 말이 막 끝나기 바쁘게 민준이 즉시 나무 상자를 들고 민경훈의 앞에 왔다. 그는 두 무릎을 꿇고 나무 상자를 머리 위로 들어 올렸다.민경훈이 손을 휘 젓자 나무 상자가 열렸다. 그는 족자를 꺼내 휙 펼쳐 보였다.그림 안에는 장포를 입은 노인이 장검을 메고 산꼭대기에 신선처럼 서 있었다.이때 족자에서 강대한 힘의 위압이 전해지면서 광장 전체를 울렸다.그러자 서규호가 벌떡 일어나 경악하며 말했다. “전설 속에 민씨 가문의 조상의 영정 그림이 그렇게 힘이 강하다고 했는데. 그 진족의 보물이 정말 있었단 말인가?”서규호가 자신이 가주라는 신분도 잊은 채 흥분하여 소리쳤다.전설 속의 보물을 보았으니 순간적으로 격동하는 것도 어찌할 수 없는 일이다.정원 역시 충격적인 얼굴로 바라보다 수염을 어루만지며 말했다. “정말 좋은 보물이구나. 이 물건에 깃든 힘은 나 같은 평범한 사람이 가질 수 있는 것이 아니다. 과연 민씨 가문은 기대를 저버리지 않는구나.”민경훈이 냉소하며 이민혁에게 말했다. “오늘 진정한 가문의 역사가 무엇인지 알려주도록 하지. 너 같은 애송이가 쉽게 볼 수 있는것이 아닌데.”“아이고.” 이민혁이 고개를 저으며 대답했다. “그냥 귀한 물건 바라지 말고 그만두세요.”“역시. 오만방자해.” 민경훈이 호통쳤다. “조상님이시여. 이 방자한 적을 부디 처리해 주세요.”말하며 민경훈은 자신의 힘을 족자에 주입했다. 족자에서 순식간에 환한 빛이 뿜어져 나오며 강한 힘이 전체 해호섬을 덮었다.일시에 광풍이 휙휙 소리를 냈고 해와 달은 빛을 잃었으며 사람들은 놀라서 비명을 질렀다.“죽어라.” 또 한 번 민경훈의 기합과 함께 두루마기에서 검광이 나타나 하늘로 향해 올라가며 빛을 냈다.검광은 엄청난 위세를 가지고 이민혁을 향해 직선으로 내리꽂았다.검이 떨어지는 모습이 마치 밤하늘이 쪼개질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검 위의 맹렬한 빛은 현장에 있는 사람들이 눈을 뜰 수 없게 했다. 검기가 가진 위압에 사람들이 연거푸 뒷걸음을 쳤고 그들은 저도
그리고 이때, 민경호의 안색이 하얀 백지장처럼 창백해지더니 입에서 붉은 피가 흘러나왔다. 그는 예상치 못한 상황에 믿을 수 없다는 표정을 지었다.잠시 후, 서규호와 정원은 드디어 고개를 움직일 수 있게 되었다.두 사람은 아무런 상처도 없이 멀쩡한 이민혁에 더욱 놀라움을 느꼈다.‘이게 어떻게 가능한 거지?'그러나 이민혁은 아주 멀쩡히 서 있었기에 두 사람은 믿을 수밖에 없었다.바로 이때, 민경호의 손에 있던 족자가 갑자기 갈기갈기 찢어지더니 재만 남게 되었다.민경호는 멍하니 보다 이내 바로 소리를 질렀다.“선조님, 선조님!”“그만 하세요.”이민혁은 미간을 찌푸리며 말을 이었다.“당신 집안 선조님이 남은 힘을 족자에 넣어두었는데, 당신이 그걸 다 써버렸으니 재가 되어 없어진 겁니다.”민경호가 이를 갈며 이민혁을 노려보았다.“당신이! 우리 집안 가보를 이렇게 만든 거잖아요!”이민혁의 표정이 순식간에 싸늘해졌고 한 걸음 내뻗자 바로 몇십 미터나 되는 거리를 확 좁혀 민경호의 앞까지 다가왔다. 그는 한 손으로 민경호의 목을 조르며 들어 올렸다.그러자 주위에 있던 민씨 가문 사람들은 깜짝 놀라 그를 에워싸며 민경호를 구하려고 했지만, 누구도 감히 나서지 못했다.민경호의 목숨은 이미 이민혁의 손에 달려 있었다.이민혁은 아주 싸늘해진 목소리로 말했다.“당신은 전부터 자꾸 도발했었죠. 전 상대하기 싫어서 그냥 무시해왔는데, 지금 감히 제 탓까지 하는군요. 먼저 도발을 했으니 그럼 그 대가를 치르세요.”말을 마친 이민혁은 반항조차 못 할 엄청난 힘을 내뿜었다. 민경호는 점차 숨이 쉬어지지 않았다.순간, 민경호는 그제야 이민혁이 얼마나 공포스러운 존재인지 떠올리게 되었다.이민혁은 그를 무찔렀을 뿐만 아니라 그의 강력한 한방이었던 선조가 남긴 검기마저 단번에 없애버렸다. 이런 어마무시한 힘을 가진 이민혁은 그야말로 신과 같은 존재였다.이 모든 것을 그제야 깨달은 민경호는 이내 잔뜩 겁에 질린 모습으로 말을 더듬으며 자비를 구하기 시작했다.하지
그러나 그들의 예상과 달리 민경호는 이민혁에게 머리를 숙이며 말했다.“제가 감히 이민혁 님을 몰라뵙고 도발하여 아주 부끄럽습니다. 그래서 이민혁 님께 아까의 일을 사과하고자 소소한 선물을 하고 싶은데 받아줬으면 좋겠습니다.”“호오?”이민혁은 의외라는 얼굴로 그를 보았다.민경호는 주위를 둘러보며 말했다.“이곳은 해호섬이지요. 저희 민씨 가문의 땅입니다. 제가 세상 물정을 몰라 이민혁 님께 무례를 저질렀으니 이곳을 사죄의 의미로 드리려고 합니다.”“이곳을 저한테 주겠다고요?”이민혁은 예상치 못한 얼굴로 민경호를 보며 말을 이었다.“값어치가 꽤 될 것 같은데요.”민경호는 공손하게 말했다.“이런 가치는 이민혁 님껜 당연히 아무것도 아니겠지요. 하지만 이것 또한 제 성의이니 사양하지 마시고 받아주세요.”이민혁은 한참 뜸을 들이다 입을 열었다.“성의라고 하시니 그럼 저도 사양하지 않겠습니다.”“받아주셔서 감사합니다. 양도 절차는 제가 사람을 시켜서 얼른 처리하라고 하겠습니다.”민경호가 바로 대답했다.이민혁은 고개를 끄덕이며 몸을 틀어 걸음을 옮겼다.민경호는 뒤에 있던 사람들에게 언성을 높여 말했다.“오늘부터! 민씨 집안 사람들은 이민혁 님의 말씀을 거역해서는 안 된다!”서규호와 정원도 서로 눈빛을 주고받더니 이내 소리를 질렀다.“저, 서씨 가문 서규호도 이민혁 님의 말씀을 따르겠습니다!”“저, 정씨 가문 정원도 언제든지 이민혁 님께서 부르시면 달려가겠습니다!”이민혁은 들려오는 소리에 살짝 멈칫하더니 이내 다시 걸음을 옮겨 떠나버렸다.민경호는 그제야 숙였던 허리를 곧게 펴고 긴 한숨을 내쉬었다.이번에 민씨 가문에선 단단히 강력한 상대를 만나게 된 것이다.다만 민씨 가문을 이어받고 가주가 된 민경호도 당연히 만만한 인물이 아니었다.참패를 당한 그는 바로 태세전환을 했다.이민혁의 실력은 이미 신과 같다고 할 수 있었다. 그들 가문의 실력으론 이민혁을 상대하기엔 어림도 없었다.그를 쓰러뜨릴 수 없다면 차라리 그의 편이 되는 것이
다만 남지유는 굳이 묻지 않았다. 그녀의 대표님이 먼저 말해주지 않는 한 그녀는 물어보지 않았다.그녀가 그의 부하직원이든, 아니면 친구이든, 설령 애인이라고 해도 그녀는 물어볼 엄두를 내지 못했고 영원히 그에게 잘 보이고 싶었다.그의 말을 들은 남지유는 미소를 지으며 입을 열었다.“해호섬의 가치가 적어도 1000억이잖아요. 정말 좋은 수확이네요.”“저도 받게 될 줄은 몰랐어요.”이민혁도 따라 미소를 지었다.남지유는 그제야 마음이 완전히 놓였다. 두 사람은 그렇게 얘기를 나누며 식사를 마쳤고, 그녀는 즐거운 기분으로 주방으로 들어가 설거지를 했다.이민혁은 소파에 앉고 담배 하나를 꺼내 입에 물고는 태웠다. 그는 주방에서 바삐 움직이는 남지유를 뒷모습을 보며 무슨 생각을 하는지 알 수 없었다.얼마 지나지 않아, 설거지를 마친 남지유는 거실로 돌아왔다.그녀가 소파에 앉으려던 순간, 발이 미끄러지더니 이내 이민혁이 있는 쪽으로 몸이 기울기 시작했다.“어라.”놀란 듯한 남지유의 목소리와 함께 눈처럼 하얀 그녀의 몸이 이민혁의 몸으로 넘어졌다.깜짝 놀란 이민혁은 얼른 한 손으로 남지유를 받쳐 들고 천천히 그녀를 소파에 앉혔다.소파에 앉은 남지유는 놀란 가슴을 달래며 숨을 길게 내쉬었다.“정말 깜짝 놀랐어요.”남지유가 넘어지는 순간 그녀의 하얀 속살이 보이게 되었고, 거기다 어딘가 유혹적인 그녀의 표정을 보니 이민혁의 가슴이 쿵쾅거렸다.“전 먼저 쉬러 갈게요. 지유 씨도 일찍 쉬세요.”말을 마친 이민혁은 마치 도망치듯 가버렸다.방으로 들어가는 이민혁의 모습에 남지유는 아쉽다는 얼굴로 중얼거렸다.“기회까지 만들어 줬는데, 그 기회를 마다해? 겁쟁이.”혼잣말하던 남지유는 여전히 아쉬운 표정을 지으며 자신의 방으로 들어갔다....다음 날 아침.침대 정리까지 마친 남지유는 거실로 나왔지만, 이민혁을 보지 못했다.그녀는 한숨을 내쉬더니 이내 차를 끌고 나와 출근했다.회사로 도착하자마자 그녀는 장정훈의 연락을 받게 되었다.한참 대화를 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