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KP의 능력에 대해서는 모두가 잘 알고 있었다. 진무도 본사만으로도 가장 잘나가는 쇼츠 매체 하나를 인수할 수 있었다.거기에 해외 본부의 자금과 역량까지 포함한다면 국내는 물론 국제적으로 그 어떤 회사도 KP와 견줄 수 없었다. 남지요 역시 믿는 구석이 있었으므로 이런 말을 하는 것이었다.남지유는 이어서 말했다. “그리고 자체 미디어를 제작하는 운영자들에게 경고하세요. KP에 관한 말을 조금이라도 한다면 그들을 영원히 인터넷에서 볼 수 없도록 할 것이라고.”“네.”“그리고 정보부.”“네.” 정보부 주임이 일어나 대답했다.남지유가 차갑게 말했다. “즉시 대량의 마케팅 알바를 고용해서 수시로 여론에 반격할 준비를 하세요. KP에 불리한 그 어떤 여론도 놓치지 말고 삭제하고, 삭제할 수 없는 것은 여론몰이로 밀어붙이세요.”“네.”“자. 모든 직원분, 즉시 움직입시다.” 남지유가 카리스마 있게 소리쳤다.직원들이 일제히 일어나 자기 위치로 달려갔다.남지유는 의자에 기대앉아 길게 숨을 내쉬었다.여론은 이제 아마 별문제가 없을 것이다. 이미 알바까지 고용해 이중보험을 들었고 감히 KP에 도전장을 내미는 회사는 존재하지 않으니.그러나 그렇다고 대표를 경찰서에 두고 있을 수는 없다.남지유가 깊은 사색에 잠겼다가 비서에게 말했다. “국회의원 장보성 씨에게 연락해 주세요. 전화해 봐야겠어요.”“네. 바로 연락하겠습니다.” 비서는 곧 밖으로 나가 전화를 걸었다.한밤중에 이런 인물과 연락하는 것은 매우 예의 없는 일이었지만 남지유는 그것마저 신경 쓸 여유가 없었다.30분여 뒤 비서가 전화를 들고 와 건넸다.남지유는 고개를 끄덕이며 전화를 받았다....경찰서에서.이민혁은 심문실로 끌려와 두 손이 수갑에 채워진 채로 특수 제작된 의자에 앉았다.장정훈이 두 명의 경찰관을 데리고 심문을 시작했다. “이름이 뭡니까?””이민혁입니다.”“직업은요.”“무직입니다.”장정훈이 이민혁을 바라보며 차갑게 말했다. “무직이라니. KP 사람 아닙니까?”
장정훈이 잠시 침묵하더니 말했다. “보아하니 인정하지 않는 걸 선택한 것 같군요.”“있지도 않은 일을 제가 왜 인정합니까.” 이민혁이 대답한다.장정훈이 말했다. “분명히 둘 중 한 명은 거짓말을 하고 있군요. 심문실에서 거짓말은 후과가 엄중합니다.”“엄중한 건 저도 압니다만, 누구의 말이 사실인지 증명하는 것도 당신들이 할 일 아닙니까?” 이민혁이 말했다.장정훈이 냉랭하게 웃으며 말했다. “당연히 증명해야죠. 그쪽도 본인이 한 진술에 대해 책임져야 할 겁니다.”“그럼요. 저도 당신이 정의를 아는 경찰관이라 믿습니다.” 이민혁이 미소를 띠며 말했다.장정훈이 입을 다물었다. 일반적인 상황에 성폭행 사건에서 여자는 거짓말을 하지 않는다. 그 때문에 그는 암묵적으로 송연이 피해자라 단정 짓고 그녀를 두둔했다.그러나 이민혁은 이상하게 너무 침착했고 자신감 넘치는 모습이었다.가해자임에도 뻔뻔한 것이거나 혹은 이민혁의 진술이 사실이라는 것이다.복잡해 보이는 안건이었으므로 다른 기술적 수단을 동원해야 할 것 같았다.잠시 후 장정훈이 물었다. “더 보충할 말 있습니까?”“없습니다.” 이민혁이 대답했다.장정훈이 두 경찰관에게 명령했다. “유치장으로 보내요.”“네.” 두 수하가 일어나 특수 제작된 의자의 제압 장치를 풀어 진술에 서명하도록 하고 유치장으로 보냈다.사무실로 돌아온 장정훈은 욱신거리는 미간을 누르며 인상을 찌푸렸다.사건은 실내에서 발생했고, CCTV는 존재하지 않는다. 그리고 서로 다른 주장을 하는 두 사람.비록 사실적인 성폭행을 초래하지 않았지만, 강간미수가 성립될 수 있는 심각한 사안이므로 신중해야 한다.그는 담배에 불을 붙이고 깊은 생각에 잠겼다....다음 날 아침.사무실의 소파에서 눈을 뜬 장정훈은 간단한 세수를 마치고 수하들을 데리고 이민혁의 집에 가서 조사할 준비를 했다. 한편으로는 사람을 시켜 송연을 데리고 가서 상처를 검사하고 각종 정밀검사를 진행하여 강간당한 흔적이 있는지를 확인했다.그런데 이때, 한 수하가 허둥지
“음, 어디서부터 설명해야 할까요.” 남지유가 망연한 표정으로 말했다.장정훈이 코웃음을 쳤다. “장 의원까지 끌어들이다니. KP가 대단하긴 한가 보군요.”“무슨 말도 안 되는 소립니까. 우리는 우연히 만났을 뿐입니다. 이상한 억측은 자제해 주세요.” 남지유가 웃으며 대답했다.장정훈은 오히려 그녀가 자신을 바보로 생각하는 것 같아 화가 잔뜩 났다.이런 공교로운 우연이 존재한다고?마침 장 의원이 조사하러 오고, 마침 둘이 문 어구에서 만나고, 장보성은 심지어 열정적으로 달려 나가 악수까지 청했다. 그럼 이것들이 자신에게 보여주기 위함이 아니고 무엇이란 말인가.남지유가 앞으로 걸어가며 말했다. “장 서장님, 전 이민혁 씨를 위해 보증 서주러 왔습니다.”“아직 들어갈 수 없습니다.” 장정훈이 차갑게 말했다.남지유가 인상을 찌푸리며 물었다. “장 서장님, 우리 KP의 법무부에 신기한 별명이 있다는 것 아십니까?””무슨 별명이요?” 장정훈이 물었다.남지유가 웃으며 대답했다. “사람들이 우리 법무부를 서경 마피아라고 불러요. 재판에서 패소해 본 적이 없거든요. 아마 서장님께선 우리가 처리하도록 하고 싶진 않겠죠. 하지만 그렇다면 해야 할 일이 많을 겁니다. 몇 주 치 야근은 덤이고요.”“지금 협박하는 겁니까?” 장정훈이 눈을 부릅뜨며 말했다.남지유가 연신 손을 저으며 말했다. “어우, 그럴 리가요. KP 능력으로 사람 한 명 보증 서주는 건 문제가 없죠.”장정훈이 이를 짓씹었다.이 여자의 악랄한 수단은 그에게 하나의 교훈이었다.오늘 이민혁을 놓아주지 않으면 이 여자는 끝도 없이 압박할 것이고, 장보성 쪽도 심상치 않다. 그리고 장정훈은 그저 이 안건을 책임진 작디작은 경찰서장일 뿐이다.장보성은 비록 아무 말도 하지 않고 떠났지만, 그가 온 것만으로도 충분히 압박을 줄 수 있었다. 이민혁을 놓아주지 않으면 무슨 일이 생길지 알 수 없는 일이다.결국 장정훈은 수하에게 말했다. “남지요 씨 데리고 가서 수속을 도와줘요.”“네.” 남지유가 미소를
이민혁이 살짝 웃으며 말했다. “장정훈은 좋은 경찰입니다. 저는 그가 반드시 밝혀내 줄 거라 믿습니다.”남지유가 멈칫했다. 그녀는 아직도 장정훈에게 화 나 있는데 왜 이민혁은 그를 좋은 사람이라고 말하는 걸까.그러나 생각해 보니 장정훈도 본인의 업무에 최선을 다한 것뿐이지 잘못은 없어 보였다.이민혁이 남지유에게 말했다. “이제 됐으니 일하러 가요. 옳고 그름은 정의가 밝혀낼 거니까요.”남지유는 할 수 없이 고개를 끄덕였다. 그녀는 외출하여 KP에 갔고 아직 숨을 돌리지도 못한 채 다음 일을 진행하러 가야 했다. 지금은 해이해질 때가 아니었다....LP사.유소희는 사무실에 앉아 머리를 부여잡고 초조해했다.이 며칠 동안 들려온 소식이라곤 은행들이 죄다 계약을 중단한다는 것뿐이었다. 일부 협력사들도 암암리에 협력하고 싶지 않음을 표시했다.유소희는 이 사람들이 모두 KP의 보이지 않는 압력에 꼬리를 내렸음을 알고 있었다.그녀는 어리석게도 이민혁과 이혼하고 김현욱에게 시집가려 했다. 그리고 결혼식 당일날, 김현욱은 이사장의 자리를 뺏기고 범죄혐의로 잡혀갔다.남지유가 벌인 이 연극은 유소희의 형상을 완전히 무너뜨렸고 그녀의 멍청한 소식은 발 빠르게 퍼져나갔다.그리고 엎친 데 덮친 격으로 LP 사마저 내외의 압력으로 위기에 봉착했다.이번 풍파를 제대로 수습하지 못한다면 유씨 가문은 정말 무너질 것이다.정말이지 아무리 날고 기던 초대형 회사라도 한순간의 실수 때문에 나락 가는 건 너무나도 쉬운 일이었다. 또한 이를 만회하는 것조차 말처럼 쉽지 않은 일이다.그녀가 여전히 회사의 앞날에 대해 고민할 때 그녀의 어머니 김옥란이 잔뜩 흥분한 모습으로 사무실에 들어왔다.어머니를 본 유소희가 귀찮다는 듯 흘겨보며 말했다. “엄마, 왜 왔어요.”“좋은 소식이 있어!” 김옥란이 눈을 찡긋거리며 웃었다.멍하니 있던 유소희의 눈이 반짝였다. 지금 순간에 그녀가 가장 듣고 싶은 것이 좋은 소식이기 때문이다.“무슨 좋은 소식이요?” 그녀가 얼른 물었다.김옥란이
김옥란은 살짝 뜨끔했지만 입은 여전히 뻔뻔했다. “왜. 이민혁 본인이 잘못해서 잡혀간 걸 왜 날 탓해?”유소희가 어머니를 바라보며 고개를 절레절레 저었다. “엄마는 아직도 그 사람이 어떤지 모르죠? 엄마가 한 거면 그냥 지금 가서 해명하고 사과하는 게 좋을 거예요. 그럼 우리 유씨 가문에 기회를 줄지도 모르죠.”“난 아니야. 나랑 상관없는 일이야.” 김옥란이 황급히 한마디 하며 몸을 돌려 떠났다.어머니의 다급한 허공을 떠도는 눈동자를 보고 유소희는 이 사건이 무조건 그녀와 연관이 있을 거라 확신했다.어머니의 성격에 자기 잘못을 인정하는 것은 죽기보다 어려운 일이다.유소희는 깊은 한숨을 쉬며 힘없이 의자에 주저앉았다. 이제 유씨 가문은 망한듯했다....이민혁은 가벼운 마음으로 외출하여 집과 몇 킬로메터 떨어진 아침 시장에 왔다.아직 이른 시각이라 시장은 아직 사람이 꽤 있었다. 이곳의 야채는 도시의 것과 비교할 수 없이 신선했고 샘플도 훨씬 풍부하다.남지유가 자기 일 때문에 일찍부터 분주히 돌아치고 있었으므로 그는 미안함에 저녁이라도 차려주고 싶었다.그가 아침 시장에서 채소를 사고 있을 때, 갑자기 익숙한 목소리가 들렸다. “이민혁?”이민혁은 목소리가 들리는 쪽으로 고개를 돌렸다. 20대로 보이는 귀여운 여자가 자신을 향해 미소를 짓고 있었다. 한참을 바라보고 나서야 그는 누군지 생각해 냈다.“손여진?” 이민혁이 얼굴에 미소를 띠었다.손여진이 움푹 파인 귀여운 보조개를 드러내며 말했다. “하마터면 못 알아볼 뻔했어. 너무 오랜만이다. 잘 지냈어?”“응. 잘 지냈지.”이민혁은 조금 감개무량함을 느꼈다. 중학교 시절 중퇴한 그에게 손여진은 몇 안 되는 동창생이었다. 그들은 중학교 짝꿍으로서 관계가 좋았다.어느덧 시간이 흘러 십여 년이 지났고, 이미 많이 달라진 그들은 용케도 서로를 알아보았다.몇 마디 이야기를 나누다 손여진이 물었다. “여기서 계속 이야기하긴 그렇고, 내일 밤에 마침 동창들 모임이 있는데 올래?”“에이, 됐어.” 이민
남지유의 걱정에 이민혁이 미소로 대답하고 차를 몰고 떠났다.남지유는 그가 만든 저녁 밥상을 보며 얼굴에 근심이 가득했다. 방금까지 입맛이 돋았던 그녀는 지금은 불안감에 조금도 먹을 수 없었다.이민혁은 차를 운전하고 얼마 되지 않아 금방 남쪽 교외의 해호섬에 도착했다.해호섬은 민씨 가문이 몇백억을 들여 만든 휴양 섬이다.원래의 호수에 작은 인공섬을 만들고 그 위에 각종 문화시설을 건설하였는데 서경에서도 명성이 자자하다.이민혁은 밖에 차를 세우고 호수 위 다리를 향해 걸어갔다.이때 해호섬 중심의 광장에는 이미 열댓 명이 앉아 있었다.가운데 의자에 60대로 보이는 노인이 앉아 있었는데, 매서운 인상에 눈빛이 강경한 것이 예사롭지 않아 보였다.그는 민씨 가문의 가주 민경호이고 그의 뒤로는 두 아들 민준, 민진이 서 있었다.그의 양쪽에는 서경 세가의 서씨 가문과 정씨 가문이 앉아 있었다.이 두 가문도 서경의 오랜 가문으로 세력이 강하지만 민씨 가문보다는 조금 약했다.곧 8시가 될 무렵, 민경훈이 좌우를 둘러보며 입을 열었다. “오늘 양대 가문을 모셨는데 여러분도 왜 이런 자리를 마련했는지 아실 겁니다. 우리들의 가문은 서경의 오랜 3대 가문으로서 그 위엄은 절대 더럽혀져서는 안 되며 우리 중 누군가에게 일이 생기면 누군가는 반드시 책임을 져야 합니다.”서씨 가문의 가주 서규호와 정씨 가문의 가주 정원이 연신 고개를 끄덕였다.3대 가문 중 줄곧 민씨 가문이 단연 최고였으니 다른 사람들은 그의 말에 자연히 아무런 이의가 없었다.두 집안이 모두 고분고분해 보이자 민경훈의 얼굴에도 만족스러운 미소가 드러났다.서경 세가의 최고 가문으로서 그는 수시로 실력을 과시하여 다른 사람들이 복종하도록 해야 했다.바로 이때 이민혁이 호수 위 다리에서 나타나 해호를 지나 해호섬을 건넜다.민씨 가문, 서씨 가문, 정씨 가문의 열몇 명의 수하가 즉시 에워싸 이민혁이 도망갈 수 없도록 원을 만들었다.이민혁이 허허 호탕하게 웃으며 계속 앞으로 걸어갔다. 광장의 중앙까
이민혁이 사방을 둘러보았다. 모여 있는 사람들 모두 자신이 죽은 사람인 것처럼 거들떠보지도 않았다.이민혁이 민진을 훑어보며 말했다. “이미 진기를 밖으로 방출할 수 있고 무도에 조금의 성과가 있긴 하군요.”“건방집니다.” 이때 서규호가 갑자기 일어서서 이민혁을 가리키며 물었다. “진기를 방출하는 게 조금의 성과라고? 그럼 넌 어떤 경지인데?”“저요?” 이민혁이 고개를 저으며 대답했다. “잘 모릅니다.”정원이 입을 열었다. “이런 헛소리는 들을 필요 없다. 진아, 주먹 한 방으로 서경에 다시 보내면 되겠어.”민진이 코웃음을 치며 천천히 이민혁을 향해 걸어왔다.이민혁이 인상을 찌푸리며 말했다. “민진 씨, 일단 제 충고를 들어보고 시작하죠. 괜히 죽지 말고.”“망령된 말이다.” 그의 말에 민진이 대로했고 다른 사람들도 노발대발했다.이런 상황에서 감히 망언이라니, 이것은 그들 3대 가문을 전혀 안중에 두지 않은 발언이었다. 정말 오만방자하기 그지없다.일시에 이민혁에 대한 욕설이 광장에 울려 퍼졌다.민진이 이민혁의 앞에 굳게 서서 큰 소리로 말했다. “장호를 죽인 것이라면 너도 틀림없이 싸울 줄 아는 것이지. 먼저 시작해 보시오.”“제가 먼저 시작하면 민진 씨에게 기회가 없을지도 몰라서요.” 이민혁이 담담하게 말했다.그의 말에 민진이 고개를 쳐들고 하하하 웃었다. 그리고 잠시 후 소리쳤다. “서경에서 아니, 진무도 전체에서 감히 나에게 그런 말을 하는 사람은 없었다.”“이제 있잖아?” 이민혁이 조금의 동요도 없이 말했다.그의 말에 민진이 더 이상 분노를 억제하지 못하고 큰 소리로 외쳤다. “미친 자는 죽어야지.”민진의 주먹이 바람과 우뢰의 소리를 내며 이민혁의 얼굴을 향해 억세게 날아왔다.민진의 진기를 방출하는 실력과 이 주먹의 위력은 모두가 보았었다.아무도 이민혁이 이 주먹을 이겨낼 것으로 생각하지 않았다.많은 사람이 생각하길, 민진의 이 주먹은 이미 이민혁의 죽음을 선포한 것이나 다름이 없었다.그러나 민진의 위력 넘치는 주먹이 날
민경훈은 그의 아들 민진에 비교할 수도 없게 실력이 강하다고 할 수 있다.민경훈의 위세에 삼대 세가의 사람들이 또 저도 모르게 박수갈채를 보내기 시작했다.이민혁은 미동도 없이 조용히 민경훈을 보고 있을 뿐이다.민경훈이 분노 어린 눈길로 몇 걸음 크게 걷다가 뛰어올라 이민혁을 향해 달려들었다.그가 이민혁에게 접근하는 순간 수많은 주먹의 그림자가 이민혁을 향해 덮쳤다.일시에 사방에 강한 바람이 휙휙 소리를 내며 불었고 먼지가 흩날렸다.이민혁은 왼손을 뒷짐 지고 오른손으로 순식간에 주먹을 쪼개고 베고 뛰어오르며 공격을 파괴했다.민경훈이 대로하여 다시 한번 맹공격을 가했다. 주먹이 광풍의 환영을 하고 이민혁의 몸 곳곳을 공격하려 했으나 이민혁은 여전히 한 손으로 너무도 쉽게 공격을 막아냈다.민경훈의 공격은 이민혁을 반걸음도 후퇴시키지 못했으며 그는 다른 한 손은 여전히 뒷짐 진채 여유롭게 서 있었다.민경훈이 1분 남짓 연속 진공해도 조금도 이민혁의 방어권에 들어가지 못하자 점차 격분하기 시작했다.그가 큰 소리로 기합을 넣자 오른쪽 주먹에 뜻밖에도 불꽃이 일었고 그가 고함을 지르며 이민혁의 머리를 향해 주먹을 내리쳤다.내부의 힘이 외부로 실질적인 화염을 형성하였는데, 이는 일종 힘의 극치의 표현으로 진기를 외부로 방출하는 것보다 훨씬 높은 경지의 능력이었다.많은 사람이 주먹의 공포스러운 위력을 느끼고 너도나도 엄지를 치켜들며 칭찬이 일색 했다.민경훈의 눈에 잔인한 냉소가 비쳤다.무술에서 이길 수 없으면 절대적인 힘을 이용해 상대를 깔아뭉개야 하는 것이다.그는 이민혁 같은 풋내기 따위가 수련을 일평생 해도 자신을 능가할 수 없을 것으로 생각했다.그러나 이때 이민혁이 코웃음을 치더니 오른손을 주먹 쥐고 민경훈을 향해 날렸다.커다란 굉음과 함께 두 주먹이 충돌했고 공포스러운 힘이 민경훈의 체내로 몰려들었다.“으악.” 민경훈이 비명을 지르며 선혈을 뿜었다. 이민혁의 주먹의 힘에 10여 미터를 물러서서야 그는 제대로 설 수 있었다.그는 가슴에
남지유가 반쯤 잠든 채로 계속 뒤척이며 자세를 바꿀 때마다 이민혁의 몸이 반응했다.순간, 이민혁은 남지유를 안고 방에 가서 그녀를 덮치고 싶었다.하지만 다시 생각해 보니 아직 해결해야 할 문제들이 많이 남아있어서 멈칫했다.애초에 그의 수련 공법에 큰 문제가 있었기에 만약 체질이 따라가지 못한다면 언제든지 사망할 가능성이 있었다.거기에 지금 혈신교 일까지 더해졌다.혈신교의 사도조차도 이렇게 강한데 그들의 보스는 더 강할 것이다.지금 혈신교와는 철천지원수가 되었으니, 그들을 해결하지 않는다면 아마 이민혁 본인도 편히 있지 못할 것이다.이 일을 해결하기 전까지 그는 남지유와 관계를 맺고 싶지 않았다.혹시라도 그에게 무슨 일이 생긴다면 남지유는 하루아침에 과부가 되지 않겠는가.여기까지 생각이 미친 그는 얕은 한숨을 내쉬고는 정신력으로 남지유의 영혼을 쓰다듬어 그를 깊은 잠에 빠지게 한 뒤, 그녀를 번쩍 안아서 안방의 침대에 눕히고는 이불까지 잘 덮어줬다.그러고는 거실로 나와서 잡념을 떨치고 명상을 시작했다....해골의 땅,두개골 왕좌에는 거대한 남자가 여전히 조각상처럼 비스듬히 앉아서 먼 곳을 응시하고 있었다.두개골 지팡이를 짚은 노인이 구부정한 자세로 또다시 왕좌 앞에 서서는 고개 숙여 인사를 하며 말했다.“존경하는 피의 지존님, 제7 사도의 영혼의 불이 꺼졌습니다. 체내에 있던 피의 알도 신호가 끊겼습니다.”한참의 침묵이 끝나고 거대한 그림자가 묵직한 목소리로 말했다.“보아하니 충분히 거대한 강자가 나타났나 보군.”“그런 것 같습니다. 존경하는 지존님.”또 한참의 침묵이 끝나고 그림자가 말했다.“제9 사도더러 가라고 하게. 피의 알도 하나 가지고 가라고 해.”“피의 알을 가지고 간다고 하더라도 제9 사도 혼자서는 힘들지 않을까요?”노인이 의아해하며 물었다.“싸우러 가라는 게 아니라 그 강자를 찾아서 피의 알을 전해주라는 뜻이야.”“네? 그 이유가 뭐죠? 그건 우리의 성물입니다. 얼마 남지도 않았어요.”노인이 이해되지 않는
마설현도 급히 이민혁에게 전화를 걸었다.“오빠, 괜찮아요?”전화를 받자마자 마설현이 다급히 물었다.“괜찮아. 거기 사장이 나랑 친해서 얘기 좀 하다가 각자 집으로 돌아갔어.”마설현이 한시름 놓으며 대답했다.“다행이네요. 난 오빠한테 무슨 일 생길까 봐 너무 무서워요. 진짜 무슨 일 생기면 난 우리 오빠한테 뭐라고 해요.”“걱정하지 마. 내가 서경시에서는 좀 힘이 있으니, 앞으로 무슨 일 있으면 나한테 연락해. 내가 꼭 해결해 줄 테니까.”“알았어요. 고마워요. 오빠가 괜찮다니 이제 됐어요.”“그래. 안녕.”“안녕.”전화를 끊은 마설현의 마음속에는 작은 의혹이 생겼다.(듣고 보니 오빠 말처럼 민혁 오빠의 실력이 대단한가 보네. 근데 민혁 오빠는 도대체 뭐 하는 사람이지. 오빠도 말해주지 않고, 참 이상하네.)그때, 백수민이 상심한 얼굴로 들어왔다.김하늘이 물었다.“왜 그래?”“연락이 안 돼. 전화가 아예 꺼져있어.”백수민이 고개를 저으며 대답했다.그러자 우하영이 물었다.“혹시 무슨 일 있는 건 아니겠지?”“고 대표님같이 높으신 분이 무슨 일이 있겠어. 내가 걱정하는 건, 민혁 오빠가 이렇게 난리를 쳐서 만약 고 대표님이 화가 나시면 앞으로 다들 가깝게 지내지 못할 게 뻔하잖아.”백수민이 마설현을 보며 말했다.마설현은 한숨을 내쉬고는 자기 침대로 가서 책을 보기 시작했다.마설현은 흥하고 콧방귀를 뀌고는 화장을 지우러 갔다. 누가 봐도 그녀는 마설현에게 불만이 있어 보였다. 필경 고기명은 그녀 마음속의 황금알 낳는 거위니까.이민혁은 막 해호도에 도착하자마자 안수연의 연락을 받았다.안수연이 웃으며 말했다.“덕분에 또 한 건 했네요.”“말로만 고맙다고 하지 말고 행동으로 좀 보여줘 봐.”이민혁이 대답했다.“걱정 하지 마세요. 이제 밥 살게요.”“그 약속 언제 지키는지 기다릴게.”말을 마친 이민혁이 전화를 끊고 자기 방으로 향했다.(앞으로 고기명 패거리는 설현이를 건드릴 생각을 못 하겠지.)이민혁이 허허 웃고는 방
유천은 새파랗게 질린 얼굴로 세 사람을 향해 차갑게 말했다.“너희들이 대단하신 선배님도 못 알아보고 내 구역에서 소란을 피우다니! 선배님이 너희들의 한쪽 다리만 부러뜨리라고 하지 않았으면 오늘 내 손에서 살아서 나갈 수 없었을 거야!”고기명은 유천이 계속 다가오자, 무서움에 말까지 더듬었다.“유 사장, 당신 나한테 손대기만 해! 나도 가만히 있지 않을 테니까!”유천은 망설이지 않고 고기명의 복부를 가격했고, 그 충격으로 고기명은 고통을 호소하면서 몸을 움츠렸다.유천의 공격은 멈출 줄 몰랐고 곧이어 이민혁의 명령대로 고기명의 한 쪽 다리를 사정없이 부러뜨렸고, 고기명은 한 번의 반항도 하지 못하고 비명과 함께 바닥에 쓰러졌다.노호와 석한 또한 놀란 표정으로 한순간 제압당한 고기명을 바라보았다.다음 순간, 유천은 두 명의 부하에게 눈짓을 하자, 부하들은 노호와 석한을 단번에 제압해 버렸다.유천은 주저 없이 그들한테 다가가서 한 쪽 다리를 밟아 부러뜨렸다.고기명과 친구들은 싸워보지도 못하고 모두 바닥에 쓰러진 채 고통에 울부짖으며 식은땀을 흘렸다.유천은 이민혁의 지시에 따라 일을 처리한 후, 또다시 이민혁 앞에 무릎을 꿇었다.“선배님께서 시키신 대로 다 처리했습니다. 제가 더 할 일이 있습니까?”그러자 이민혁은 천천히 몸을 일으켜 괴로운 얼굴로 고통을 호소하는 고기명과 친구들에게 다가갔다.“너희들이 하고 싶은 대로 하는 건 의견이 없지만 설현이를 괴롭히거나 귀찮게 하면 내가 가만히 있지 않을 거야! 오늘은 그냥 경고의 의미로 다리 하나만 부러뜨렸지만, 다시 내 귀에 이런 일이 들리면 각오해.”고기명과 친구들은 이민혁의 카리스마 넘치는 말투에 겁나서 고개만 끄덕였다.이민혁은 고기명의 주위에 떨어진 파란 알약에 시선이 갔고 안색이 급격히 어두워지면서 물었다.“그녀들한테 감히 이런 걸 먹이려고?”고기명은 간신히 정신을 차리고 부랴부랴 설명했다.“그냥 저희끼리 먹으려고 가지고 다녔을 뿐, 그녀들에게 먹일 생각은 전혀 없었습니다.”“내 생각
유천은 가게를 운영하는 입장에서 고기며과 친구들이 VVIP였기 때문에 이민혁의 진정한 신분을 알기 전까지는 움찔해서는 안 되고 최대한 당당해야 한다고 생각했다.이민혁은 담담하게 유천에게 자기 신분을 말했다.“잘 들어! 장호를 주먹으로, 민경호를 칼로 베어 죽인 사람이 바로 나야! 이제 내 정체를 알았으니 너희 같은 쓰레기들의 일에 내가 나선 걸 영광으로 알아야 하지 않겠어?고기명과 친구들은 이민혁의 말한 말이 무슨 뜻인지 모르고 그가 더욱 오만한 태도로 나오는 것이 더욱 맘에 들지 않아 유천에게 따졌다.“대체 무슨 소리를 하는 거야!”“정신이 어떻게 된 거야? 말 같지도 않은 소리를 하고 있네!”“유 사장, 더 이상 듣고 싶지도 않으니 빨리 처리해!”그들은 이민혁의 싸움 실력을 본인들이 상대하기에는 버겁다는 걸 알기에 유천이 빨리 나서서 처리하기를 바랐다.하지만 유천은 전에 장호와 민경호가 모두 이씨 성을 가진 젊은이한테 죽임을 당했다는 것을 들은 적이 있었고, 이민혁의 말이 사실임을 알기에 얼굴이 창백해져서 아무 말도 할 수 없었다.게다가 그는 이민혁이 소문으로 들었던 그 젊은이라면 네 사람이 결코 무사하게 이곳을 빠져나가지 못할 거라는 생각이 들었다.이민혁은 얼굴이 창백해진 유천을 보고는 웃으면서 휴대폰을 꺼내더니 물었다.“민씨 가문의 현 수장인 민준한테 연락해서 확인까지 시켜줘야 하나?”이때 유천은 겁에 질린 얼굴로 갑자기 이민혁 앞에 무릎을 꿇었다.“선배님, 잘못했습니다. 아까는 제가 눈이 멀어서 높으신 분한테 무례하게 행동했습니다, 제발 너그러운 마음으로 용서해 주십시오.”유천은 이민혁이 민씨 가문의 현 수장인 민준까지 안다는 걸 보면 그 전설 속의 인물이 틀림없는 것 같아 목숨이라도 건지기 위해서는 무릎을 꿇고 손이 발이 되도록 비는 수밖에 없다고 생각했다.그러나 고기명과 친구들은 철석같이 믿고 있던 유천이 갑자기 몇 마디에 무릎까지 꿇자, 엄청난 충격을 받게 되었다.고기명이 먼저 멀뚱멀뚱 유천을 바라보면서 물었다.“유
이민혁은 짜증 섞인 말투로 말했다.“넌 또 누구야?”유천은 어이없는 듯 웃었다.“서경에서 나 유천을 모르는 사람이 있다고?”“유천? 처음 들어보는데?”유천은 그 말에 안색이 완전히 굳어졌다.“좋게 해결하려고 했더니 이렇게 건방지게 나오면 나도 더 이상 못 참지!”고기명도 이민혁의 도발에 더욱 화가 났다.“유 사장, 당장 처리하지 않고 뭐 하는 거야?”유천은 자존심이 많이 상했지만, 장사꾼인지라 일말의 여지를 남겨두면서 차갑게 말했다.“고 대표님이 어떤 분인지 알고 이렇게 건방지게 행동하는 거야? 당장 이분들한테 사과해! 그렇지 않으면 내가 당신을 여기서 두 발로 걸어 나갈 수 없도록 만들 테니까 조심해!”이민혁도 인상을 팍 쓰면서 말했다.“사과? 먼저 건방지게 행동하면서 다른 사람 심기를 건드린 건 저놈들인데 내가 왜 사과를 해야 하지? 당신이 저놈들 정신 차리게 한다면 나도 더 이상 문제 삼지 않을게. 그렇지 않다면 네 사람 모두 다시는 서경에서 발을 붙이고 살지 못하게 될 거야!”고기명과 친구들은 도저히 참지 못하고 유천에게 한마디씩 했다.“유 사장, 건방지게 떠드는 걸 봐주는 것도 한계가 있지 않아?”“유 사장, 처리하지 않고 뭐 하는 거야?”“저놈이 다시는 건방진 말을 못 하도록 당장 처리해!”하지만 유천은 오랫동안의 사업 경력으로 보아 이런 불리한 상황에서도 태연하게 반응하는 이민혁이 믿는 구석이 있을 거로 생각했다.그리고 그는 이민혁을 떠보기로 마음먹었다.“젊은이, 쓸데없는 유혈 사태는 피해야 하지 않겠어? 당신이 강호 쪽 사람이라면 얼른 이름을 말해.”이민혁은 그 말에 유천을 더 비웃었다.“당신 보아하니 강호 쪽 사람인 것 같은데 어디 함부로 겁도 없이 내 이름을 묻는 거지?”유천의 얼굴이 더욱 굳어졌다.“당신 설마 민씨 가문에 대해서 아는 거야? 장호에 대해서 아는 거야?”“그럼, 네가 민씨 가문의 사람인 건가?”하지만 유천은 쉽게 답할 수 없었다.그도 그럴 것이 몇 년 전, 민씨 가문이 정씨 가문,
고기명은 마설현이 계속 고집을 부리는 모습에 화가 치밀어 올랐다.“참는 것도 한계가 있어! 더 이상 볼 것 없으니 그냥 때려!”그 말에 노호와 석한은 술병을 집어 들고 이민혁을 에워쌌다.마설현은 놀라서 소리쳤다.“뭐 하는 거야! 경찰에 신고할 거야!”백수민은 마설현을 끌고 밖으로 나가면서 말했다.“너 미쳤어? 그냥 겁주는 거잖아! 설마 무슨 일 있겠어? 학교에 알려지면 복잡해지니까 빨리 돌아가자!”그녀들이 나가자, 이민혁의 얼굴은 순식간에 굳어졌다.“친구 여동생 앞이라 너희들 체면을 세워줬더니 진짜 뭐라도 되는 줄 알고 까부는 거야?”그 말에 고기명은 화를 내면서 술병을 깨뜨렸다.고기명은 화를 내면서 술병을 깨뜨렸다.“제기랄, 아무것도 아닌 놈이 죽지 못해서 안달 났네!”이민혁은 한 치의 망설임 없이 발로 고기명을 구석으로 걷어차 버렸고, 소파에 천천히 걸터앉으면서 말했다.“이놈들이 하늘 무서운 줄 모르고 제멋대로 날뛰네!”노호와 석한은 갑작스러운 행동에 놀라서 멍해 있었고, 고기명은 괴로운 듯 얼굴을 감싸 쥐면서 발악했다.“감히 날 때려? 넌 오늘 끝났어!”“그래, 네가 뭘 하든 기꺼이 상대해 줄게.”이민혁은 남자들이 돈만 믿고 싹수없는 행동을 하는 것이 가소롭게만 느껴졌다.이때, 고기명은 자리에서 일어나더니 누군가에게 급히 연락했다.“유 사장, 내가 황족 노래방에서 어디서 나타난 건지도 모르는 놈한테 맞았는데 당신은 지금 어디서 뭐 하는 거지? 당장 처리하지 않으면 내가 직접 처리할 줄 알아!”잠시 후, 고기명은 전화를 끊고 이민혁을 바라보면서 말했다.“넌 끝났어! 오늘 널 내 앞에 무릎 꿇게 못 하면 내가 네 성을 따르지.”“하하하! 난 너같이 재수 없는 아들을 둘 생각이 없는데?”고기명은 계속되는 비꼬는 말에 화가 머리끝까지 치밀어 올랐다.“딱 기다려! 유 사장이 오고 나서도 당당할 수 있는지 보자고!”“유 사장이 그렇게 대단한 사람인가?”“너 같은 놈이 알 수가 없지! 유천이라고 황족 노래방의 대표이자 서
고기명은 썩은 웃음을 한번 짓더니 말을 이어 나갔다.“서경에서 누가 허락도 없이 마음대로 내가 만든 자리를 망치려고! 대체 날 뭐로 보는 거야!”그러자 백수민이 마설현에게 말했다.“설현아, 네 맘은 알겠지만 더 이상 고 대표님 심기 건드리지 말고 빨리 보내.”백수민은 고기명과 친구가 된 반년 동안 그의 주변 부자 친구들도 많이 만났고 그에게서 값비싼 선물과 돈도 받았었다.그녀는 젊고도 돈 많은 부자를 만날 기회는 흔치 않다는 것을 알고 어떻게 해서든 고기명의 마음을 사로잡아 남은 인생 돈 걱정 없이 편하게 살려고 마음먹었다.그래서 백수민은 갑자기 나타난 이민혁 때문에 고기명의 미움을 사고 싶지 않았다.게다가 그녀는 부자들의 심기를 건드리면서까지 별 볼 일 없는 이민혁을 감싸고 도는 마설현의 행동이 도무지 이해되지 않았다. 하지만 마설현은 끝까지 방을 나가려고 했다.“됐어, 민혁 오빠랑 먼저 갈 테니 재밌게 놀아!”마설현과 이민혁이 방을 나가려고 일어서자, 석한이 벌떡 일어나 크게 소리쳤다.“이민혁 씨, 오늘 당신이 두 발로 방을 빠져나간다면 내가 당신 성을 따르지.”마설현은 그의 선포에 놀랐다.“뭐 하려는 거야?”노호도 덩달아 일어나면서 소리쳤다.“네가 막무가내로 나오는데 우리도 네 체면을 세워줄 필요 없는 거 아니야?”그러자 이민혁이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그래, 설현아, 여기는 나한테 맡기고 너 먼저 가.”백수민은 당당한 이민혁의 말에 놀란 눈으로 그를 쳐다봤다.“웃겨! 당신이 뭐라고 여기를 맡기고 가라는 거죠?”마설현은 무례한 백수민의 말에 눈살을 찌푸렸다.“민혁 오빠, 안 돼요! 같이 가야죠!”고기명은 계속되는 고집에 화가 치밀어 올랐다.“마설현, 그만해! 수민이만 아니었으면 진작 가만두지 않았을 거야!”이때 김하늘과 우하영도 사태의 심각성을 느끼고 일어나서 말렸다.“설현아, 그만해! 고 대표님도 진정하시고 오늘은 시간도 늦었으니 헤어지고 다음에 기분 좋게 또 마셔요.”백수민은 깊은 한숨을 내쉬었다.“이미
마설현의 말에 세 남자는 서로를 한 번 쳐다보았다.노래를 부르던 남자가 마이크를 내려놓고 소파에 앉으면서 이민혁에게 물었다.“설현이 친구면 뭐라고 불러야죠?”“이민혁입니다.”그러자 백수민은 눈살을 살짝 찌푸리며 마설현에게 말했다.“마설현, 사람이 왔으면 네가 소개를 해줘야지.”“아는 사이에 그냥 놀면 되지 무슨 소개가 필요해.”백수민은 한숨을 내쉬더니 이민혁에게 말했다.“그러면 제가 소개해 드릴게요.”이민혁이 고개를 끄덕이자, 백수민은 노래를 부르던 남자를 가리키면서 말했다.“이분은 JS그룹의 고기명 대표님이신데 자신이 600억 원 정도 되고 저와는 오래된 친구 사이입니다.”“고 대표님, 안녕하세요.”이민혁이 미소를 지으며 인사를 했고, 고기명은 그저 웃기만 했다.“그리고 이분은 HT그룹 노호 사장님이시고 연봉이 6억 원 정도 되십니다.”“노 사장님, 안녕하세요.”“마지막으로 이분은 음료를 만드는 에너지 회사의 석한 대표님이시고 연간 매출이 100억 원이 넘습니다.”“석 대표님, 안녕하세요.”백수민은 소개를 하면서 자기가 이러한 고위계층의 친구들이 있다는 것에 어깨가 으쓱했다.간단한 소개가 끝나고 고기명이 물었다.“이민혁 씨는 무슨 일을 하고 있나요?”“지금은 별일 없이 한 기업의 잔심부름을 하고 있습니다.”이민혁은 KP그룹에서 아직 제대로 된 직함이 없어 잔심부름을 해준다고 말했다.고기명은 그를 비웃더니 고개를 가로저으며 테이블 위의 양주 몇 병을 가리켰다.“이민혁 씨, 테이블 위에 있는 이 술들이 가격이 얼마인지 아시나요?”이민혁은 어깨를 한번 들썩이더니 말했다.“글쎄요, 제가 양주는 잘 안 마셔서 모르겠네요.”고기명은 계속 비꼬면서 말했다.“양주 몇 병에 600만 원 이상이 나오니까, 오늘 전체 소비가 적어도 1000만 원은 나오겠네요.”이민혁은 고기명의 돈 자랑에도 끄떡없이 웃으면서 말했다.“역시 사장님들이라 그런지 규모가 남다르시네요, 대단하세요!”이민혁이 살짝 비꼬면서 말하자, 고기명의 얼굴이 급
남지유는 이민혁에게 퉁명스럽게 물었다.“민혁 씨, 또 무슨 일이에요?”이민혁은 미안한 표정으로 답했다.“마장현의 여동생이 급한 일이 생겼다고 연락이 와서 가봐야 할 것 같아요.”그녀는 얼굴색이 급격하게 어두워지면서 이민혁의 팔을 붙잡았다.“그래요, 선영이랑 좋은 시간 보냈으니, 이제는 대학생을 만나러 가는 건가요?”이민혁은 그녀의 말이 황당하기만 했다. “무슨 소리예요? 친구 동생일 뿐이에요.”남지유는 이민혁을 뚫어져라 쳐다보면서 계속 물었다.“그럼, 중해에서 선영이랑 무슨 일 있었던 거죠?”이민혁은 황급히 답했다.“맹세하는데 아무 일도 없었어요.”“선영이도 민혁 씨랑 같은 생각이었을까요? 그래도 명색에 연예인이잖아요.”이민혁은 몹시 당황했지만, 더 이상의 해명을 하지 않고 급하다는 핑계로 빠져나왔다.“설현이가 지금 급하다고 연락이 와서 빨리 가봐야 할 것 같아요.”남지유는 이민혁이 떠난 후에도 한참 동안 소파에 기대어 한숨만 쉴 뿐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그녀는 오선영이 이민혁에게 관심이 있다는 걸 알고 있었다.하지만 이민혁이 중해에 가 있던 동안 어떤 일이 벌어졌는지 물어볼 사람도 없었고 심지어 속 시원하게 자기 속마음을 털어놓을 사람도 없어서 엄청 괴로웠다.이민혁의 공식 여자 친구로서 항상 너그러운 마음으로 남들을 대하고 싶어도 엄청난 능력과 매력을 겸비한 이민혁을 여자들이 결코 가만히 놔두지 않아 신경 쓰이고 마음이 아픈 건 어쩔 수 없었다.그럼에도 남지유는 자기의 선택을 원망도 후회도 할 수 없었고 이민혁을 믿고 이 상황을 받아들이기로 했다.그녀는 생각을 정리한 후, 소파에 누운 채로 잠이 들어버렸다....이민혁은 떠나기 전, 그는 마설현에게 문자를 보냈고 얼마 지나지 않아 그녀에게서 답장이 왔다.마설현의 말로는 백수민이 친구들과의 식사 자리에 자기를 포함한 세 명의 룸메이트를 데리고 나갔고 백수민의 친구들이 2차로 기어코 노래방을 가자고 해서 어쩔 수 없이 따라나섰다고 했다.하지만 과음으로 인해 수위와 언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