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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6화

남지유가 몸을 옆으로 돌려 비켜주었고 장정훈은 경찰관과 송연을 데리고 객실로 들어갔다. 남지유가 차가운 눈빛으로 송연을 노려보았다.

송연은 가련한 얼굴로 고개를 숙이고 그들의 뒤를 따랐다.

장정훈이 이민혁 앞에 서서 물었다. “당신이 이민혁입니까?”

“네. 그렇습니다.” 이민혁이 대답했다.

장정훈이 냉랭하게 말했다. “여기 이 여성분이 당신 집에서 성폭행당했다고 신고하셔서, 이민혁 씨는 지금 바로 경찰서에 출석하여 조사에 협조하셔야 합니다.”

“네. 협조하죠. 우선 옷부터 갈아입을게요.” 이민혁이 대답했다.

장정훈이 이민혁의 엉망이 된 잠옷을 보며 말했다. “갈아입는 것은 허락하나 이 옷은 우리가 증거물로 가져가야겠습니다.”

“그러세요.” 이민혁이 몸을 일으켜 자기 침실로 향했다. 장정훈이 눈짓하니 경찰관 한 명이 침실로 따라 들어갔다.

얼마 지나지 않아 이민혁은 옷을 갈아입고 나왔고 잠옷은 이미 경찰관에 의해 큰 지퍼백에 담겨 있었다.

“갑시다.” 장정훈이 바로 이민혁을 데려가려 하자 남지유가 당황하며 말렸다. “안 돼요. 갑자기 이렇게 데려가면 어떡해요?”

웃긴 일이었다. 이민혁은 애초에 그녀가 감싸고 돌 인물이 아니었다. 물론 그건 남지유가 제일 잘 알고 있을 사실이다.

이민혁이 정말 여자가 필요했다면 남지유 하나로 충분할 것인데 강간이 웬 말인 것인가.

장정훈이 말했다. “아가씨, 경찰관의 업무를 방해하면 안 됩니다.”

“저는 KP 인터내셔널 진무도 본부의 대표 남지유입니다.” 남지유가 높은 소리로 자신의 신분을 밝혔다.

장정훈이 눈살을 찌푸리며 대답했다. “KP의 명성은 저도 알고 있으나. 신분이 어떻든지를 막론하고 우리는 법에 따라 사건을 조사할 의무가 있습니다. 방해하지 마세요.”

“안 돼요. 절대 못 데려가요. 그럼 당신 상사한테 연락할 거예요.” 남지유가 흥분을 가라앉히지 못하고 소리쳤다.

장정훈도 화가 나 큰 소리로 맞받아쳤다. “당신이 누구에게 연락하든 신고가 접수되면 우리는 조사해야 합니다. 업무를 방해하면 당신도 함께 데려갈 수가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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