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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81화

이민혁이 오선영의 앞으로 걸어와 앞을 막아 나섰다.

양건호가 이민혁의 얼굴을 확인하고 냉소했다.

“지금 이게 누구 앞이라고. 내 일에 감히 끼어들어?”

“‘길이 고르지 않으면 삽질하는 사람이 있기 마련이고, 일이 평탄하지 않으면 관리하는 사람이 있기 마련이다.’ 이 말 들어본 적 있어요?”

이민혁이 담담히 물었다.

절대 오지랖이 넓은 것이 아니라 양건호의 행동이 너무 지나쳤기 때문에 나서는 것이다. 만일 스캔들이라도 난다면 애써 수습한 선전회가 되려 일을 그르치기 때문에.

이민혁의 말에 양건호가 피식 웃더니 이민혁의 코를 가리키며 웃었다.

“그래. 네 패기는 인정한다. 통주에서 감히 날 막는 건 네가 처음이야. 얘들아, 밟아.”

양건호도 오만방자하기 그지없다. 때와 장소를 가리지 않고 이렇게 일을 치니.

이민혁이 미간을 찌푸렸다. 바로 이때 저 멀리서 동구원이 달려오더니 연신 허리를 굽혔다.

“양 사장님. 너무 화내지 마시고 이런 일은 말로 해결합시다.”

양건호가 동구원을 힐끗 보더니 물었다.

“아, 그쪽이었구나. 아는 사이?”

“네. 네.”

동구원이 연신 머리를 끄덕였다.

양건호가 콧방귀를 뀌며 말했다.

“그래. 체면 차려줄게. 당장 내 눈앞에서 꺼지면 아까 일은 못 본 척해준다.”

동구원이 잠시 굳은 채로 있다가 헛기침을 두어 번 하고는 이민혁의 귓가에 속삭였다.

“통주에서 제일가는 부자예요. 몸값이 몇천억이에요. 건드려서 좋을 것 없으니 얼른 사과하고 갑시다.”

“제가 사과를 왜 합니까. 몇천억이 뭐요. 제가 두려워할까 봐요?”

이민혁이 평온하게 대답하자 동구원이 다급히 말했다.

“그쪽이 몰라서 그래요. 양건호에게는 동생이 한 명 있는데 통주의 우두머리에 제일가는 건달이에요. 피도 눈물도 없어서 잘못 건드리면 목숨을 잃을지도 몰라요.”

“오호라. 동생이 제일가는 건달에 형은 통주의 제일가는 부자라. 통주에서 손으로 하늘을 가리는 격이로군.”

이민혁이 웃으며 말하자 동구원이 미간을 찌푸렸다.

“그러니까, 얼른 사과해요. 우린 건드려서는 안 되는 사람이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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