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 앞에는 일상복 차림에 눈물이 그렁그렁해 있는 유소희가 보였다. 그녀는 울음이 섞인 목소리로 말했다.“남 대표님, 제발 이민혁을 만날 수 있게 해주세요.”남지유는 소파에 앉아있는 이민혁을 힐끗 바라보았다. 이민혁은 한숨을 푹 쉬더니 고개를 끄덕였다.이윽고 유소희가 들어왔고, 그녀는 이민혁의 앞에 달려가 울며 말했다.“민혁아, 내가 정말 잘못했다는 거 알았어. 나 용서해주면 안 돼?”“결혼식에서 똑똑히 다 말한 거 같은데.”이민혁은 차를 마시며 담담히 대답했다.그러자 유소희는 곁으로 가 그의 다리를 붙잡았다.“한 번만 더 기회 주면 안 돼? 내가 잠시 정신이 흐렸었나 봐. 앞으로 꼭 고칠게. 반드시 고칠게.”유소희는 이민혁이 자신의 신분을 밝힌 다음부터, 유씨 가문이 사실상 끝장났다는 걸 똑똑히 알고 있었다.그들은 KP 대표에게 모욕을 가했었다. 상업계의 거물인 사람은 그 영향력이 어마무시하다.그러니 앞으로 그들과 협력하려는 회사는 없을 것이다. 게다가 이민혁이 진짜 복수하려고 다짐한다면, 유씨 가문의 모든 것은 짧은 시간 내에 사라지고 말 것이다.그들은 근본 KP의 공격을 버텨낼 수 없었다. KP의 실력은 우뚝 솟은 높은 산과도 같았고, 유씨 가문은 그저 산기슭의 흙덩어리에 지나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녀는 KP에 대항할 별다른 방법이 떠오르지 않았다. 따라서 그녀가 할 수 있는 거라고는 오직 이민혁에게 용서를 구해 유씨 가문을 살 수 있게 하는 것 뿐이었다.이민혁은 그런 유소희의 걱정을 알아챘는데 담담하게 말했다.“지나간 일은 이미 지나간 거야. LP사에 대해서는 아무것도 하지 않을 테니 안심해.”“진짜야?”유소희는 불쌍한 모습으로 고개를 들어 보였다.그러자 이민혁이 미간을 찌푸리며 대답했다.“너도 나한테 연약한 척할 필요 없어. 내가 말했지? 누구도 후회하지 말자고. 유씨 가문엔 아무런 보복도 안 할 테니 이만 돌아가.”이민혁과 같이 살 때로 돌아가는 건 불가능한 일이라는걸 유소희도 알고 있었다.그러나 일단 이민혁이 유
이번에는 이민혁이 침묵했고, 한참이 지나서야 그는 입을 열었다.“그럼 무슨 일이 발생했는지 다 안 거네?”“네.”“나를 탓하지 말았으면 좋겠네.”이민혁은 사과의 말을 전했다.그러자 유소영이 낮은 목소리로 그에게 말했다.“탓하지 않아요. 그 사람들이 직접 자초한 일인데요, 뭐. 그리고 아까 언니가 나더러 오빠 찾으러 가보라고도 했어요.”이민혁은 잠시 어리둥절하다가 이내 그 뜻을 알아차렸다.“그럼 와, 마침 너랑 상의할 일도 있었으니까.”“나도 그 사람들이 나를 이용하려는 거 알고 있어요, 아마 그건 오빠도 알 거예요.”유소영이 이렇게 말하자 이민혁은 고개를 끄덕였다.“알아. 하지만 똑똑히 알려줄게, 나한테 너는 너, 유씨 가문은 유씨 가문일 뿐이야. 나는 네가 남지유 씨의 조수가 되어줬으면 좋겠어. 가서 경험 좀 쌓아봐봐, 유씨 가문하고는 상관없는 일이니까.”“생각할 시간 좀 줄 수 있어요? 지금 도대체 어떻게 해야 할지 알 수 없어서요.”핸드폰 너머로 유소영이 느끼는 막막함이 고스란히 전해져왔다.이민혁은 미간을 찌푸렸다. 말은 이렇게 하지만 유소영은 어쨌든 유씨 가문의 일원이었다. 지금 같은 상황에서 그녀는 크나큰 압력을 견뎌야 했다.유씨 가문은 유소영을 이용해 이민혁에게 접근하려 하고, 이민혁은 자신의 마음에 드는 인품을 가진 유소영을 돕고 싶어한다.그러나 유소영의 입장으로 볼 때, 이런 상황은 그녀에게 있어서 가장 어려운 상황이다. 그녀도 자신을 이용하려 든다는 사실을 분명히 알고 있어서 이렇게나 망설이는 것이었다.이민혁은 또다시 침묵했고, 한참이 지나서야 천천히 말을 꺼냈다.“그래, 잘 생각해봐. 나한테 언제든 연락해도 돼.”“네.”그렇게 유소영이 통화를 끊자, 이민혁은 긴 한숨을 내뱉었다.남지유는 기쁜 마음으로 이민혁의 찻잔에 물을 더해주었다.“잘 안된 같네요.”“무슨 뜻이에요?”이민혁은 남지유를 힐끗 째려보았다.그러자 남지유는 살짝 미소를 지으며 전혀 개의치 않는다는 듯이 오히려 의기양양한 모습을 했다.
그 말을 들은 유소희는 화가 치밀어올라 하마터면 또 정신을 잃을 뻔했다.한참 후, 그녀는 하는 수 없이 무력하게 답했다.“그쪽 책임자하고 약속 잡아주실래요? 제가 직접 얘기를 해봐야 할 것 같아요.”그러고는 통화를 끊었다.그녀는 결혼식이 일으킨 역효과가 벌써 나타나고 있다는 것을 똑똑히 알고 있었다. 앞으로 또 어떤 일이 그녀를 기다리고 있는지 알 수 없지만, 유소희는 그저 한발짝 한발짝 나아갈 수 밖에 없었다.유소희의 부모들 역시 덩달아 보기 좋게 얼굴이 구겨졌다. 그러나 그들은 여전히 이민혁을 탓하고 있었다. 이민혁 때문에 유씨 가문이 막다른 길로 몰렸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그들은 분노에 차 이를 꽉 깨물었다....저녁.남지유는 혼자 운전을 해 집으로 돌아갔다. 돌아가는 길에 그녀는 내내 기분이 좋아서 오늘 밤은 무슨 잠옷 바꿔입을지 생각하고 있었다.‘잠옷을 몇 벌 더 사야 하나, 집에 있는 건 다 입어봤는데 이제. 새로 사는 건 조금 섹시한걸로 사야 하나?’그러던 그때, 검은색 미니밴 한 대가 그녀의 차를 긁으며 추월했다.남지유는 재수 없다고 소리치며 급히 차를 세우고 내려 확인했다.그러나 이윽고 미니밴에서 열 댓 명의 사내들이 내리더니 이유도 말하지 않고 곧장 그녀를 자신들의 차에 싣고 훌쩍 떠나버렸다.남지유는 속으로 꽤 놀랐지만, 어떻게든 침착해지려고 노력했다.일면식도 없는 험상궂은 얼굴을 한 사내들을 바라보며, 남지유는 최대한 편안한 말투로 물었다.“뭐 하시는 거예요?”“저희는 그저 명령에 따라 행동할 입니다. 지정된 장소에 가게 되면 알게 되실 거에요.”한 명의 사내가 차가운 말투로 말했다.남지유는 미간을 찌푸렸다.“당신들은 법을 어겼으니 결과가 매우 심각할 거예요.”“법을 어겼다라...”우두머리로 보이는 사내가 피식 웃으며 말했다.“우리가 하는 일이 바로 이런 거야. 그러니 마음대로 입 놀리지 마.”남지유는 뭔가 불길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 무리들은 목표가 정확하니 분명 그녀의 신분도 알고 있을 것이다
“뭐 하는 거냐고요?”윤혁수가 젓가락을 집어 던지며 흉악한 표정으로 말했다.“당신이 내 앞길을 망쳤잖아. 해외 본부로 가서 벌까지 받으라고 했으면서, 뭐 하는 거냐고?”윤혁수는 생각하면 생각할수록 화가 치밀어올랐다. KP에서 쫓겨나게 된다면 앞으로 그는 역할이 완전히 사라져 이쪽 일에 손을 댈 수 없게 된다.게다가 그는 KP의 내부 보안 요원들이 얼마나 흉악하고 잔인한지 알고 있다.그들은 명목상으로서는 KP 내부 보안 요원들이었지만, 사실상 사람을 죽이는 데 있어 눈 하나 깜빡하지 않는 악마와도 같았다.그들은 KP의 경비 업무를 담당하고 있는 것 뿐만 아니라, 중대한 과실을 저지를 직원들을 벌하는 임무도 맡고 있다. 더 중요한 것은, 그들은 막강한 무력을 가지고 있다는 것이다. 그래서 그들은 KP에 돈을 빌리고 갚지 못하는, 혹은 갚지 않으려 하는 사람들도 전담해서 맡고 있다.윤혁수는 예전 KP의 임원으로서 이 사람들이 얼마나 공포스러운지 잘 알고 있었다. 그들의 막강한 무력 앞에서, KP에 돈을 빌린 어느 개인 혹은 집단이라도 결국에는 순순히 돈을 내놓고 처참한 최후를 맞게 된다.그들의 수단이라면 사람들은 죽음을 맞지 않는다 해도 살가죽이 다 벗겨질 정도일 것이다.때문에 윤혁수는 이미 KP에서 쫓겨난 마당에 가만히 당할 수는 없다 싶어, 바로 건달들을 불러 이런 계획을 세웠다.그는 남지유를 납치해 돈을 조금 뜯어내 먼 곳에 있는 작은 나라에 가 이름을 숨기고 생활을 즐기려 했다.물론, 이민혁도 가만히 놔두지 않고 호되게 혼낼 예정이었다. 그를 죽여도 안될 건 없었다. 어차피 건달들이 책임을 다 질 테니 말이다.맹호파는 서경에서 가장 힘이 있고 큰 건달파였다. KP가 아무리 대단하다 한들, 이 무리의 망나니들은 전혀 개의치 않았다. 그들은 합심해서 매 사람당 모두 돈을 빼앗기로 했다.그렇게 남지유는 이곳에 납치되어 온 것이었다.그녀는 분노하는 윤혁수와 옆에 있는 수많은 건달을 보고 하는 수 없이 굴복해야 하겠다고 생각했다. 그렇지 않으
이민혁이 천천히 대답했다.“저예요, 무슨 일이죠?”“지금 북쪽 교외에 있는 청진 화학 공장으로 와주실 수 있나요? 이민혁 씨가 필요한 일이 있어서요.”이민혁은 미간을 찌푸렸다. 그는 단번에 남지유에게 일이 생겼다는 걸 알아채고 대답했다.“알겠어요, 곧 갈게요. 제가 처리하러 가기 전까지 기다려요.”말을 끝마치고, 그는 곧바로 집을 나가 운전해 떠났다.그 시각, 1호 별장 안.주동겸은 도우미에게 풍성하게 음식을 차릴 것을 지시했고 주윤학에게 말했다.“이민혁한테 오라고 해. 오늘 밤 술 한잔해야겠으니까.”주윤학은 고개를 끄덕이고 이민혁네 집으로 향했다.한편 화학 공장 안, 남지유는 전화를 끊은 뒤 깊게 숨을 들이마셨다.그녀는 이민혁이 자신에게 일이 생긴 걸 눈치챘다는 것을 알아차렸다. 왜냐하면 그녀는 한 번도 이민혁이 이름을 부른 적이 없었기 때문이다. 게다가 이민혁의 대답에서도 자신이 와서 처리하겠다는 의미가 똑똑히 보였으니 말이다.다만, 그녀는 이민혁이 사태의 심각성을 알아차리고 혼자가 아닌 만반의 준비를 하고 오기를 희망했다.그때, 장호가 윤혁수에게 물었다.“돈은 언제 들어와?”그러자 윤혁수는 남지유를 바라보았다.“언제 보낼 거야?”“아시잖습니까.”남지유가 무거운 목소리로 말했다.“비록 제가 KP의 돈을 쓸 수 있는 권리가 있다 해도, 2000억은 적지 않은 금액이잖아요. 그러니 저 외에도 다른 두 부사장님께서 사인해야 해요. 제일 빨라도 내일 오전이면 될 겁니다.”윤혁수는 이 사실을 알고 있었지만, 장호에게 알려주려고 일부러 물은 것이었다.남지유에게 묻고 나서 그는 미소 띤 얼굴로 장호를 바라보며 말했다.“형님, 저 여자는 어차피 저희 손에 있으니까 돈 걱정은 안 하셔도 됩니다.”그러자 장호는 소고기를 샤부샤부에 데치며 피식 웃었다.“내가 걱정하는 것 같아? 서경은 내 구역이야. 네가 제 발로 나를 찾아왔으니 나는 너희가 누구든지 상관 안 해. 이 돈은 내가 꼭 받아낼 거거든. 그렇지 않으면 너넨 모두 죽게 될 거
윤혁수는 어리둥절해 한참이 지나서야 이민혁의 말뜻을 깨닫고 저도 모르게 크게 웃기 시작했다.얼마 후, 윤혁수는 갑자기 흉악한 표정을 하며 말했다.“야, 너 여기 앉아있는 분이 누구신지 알아? 맹호파 보스 장호 형님이야. 서경에서 제일 강한 파, 모두가 두려워하는 분이라고. 정말 아무것도 모르는구나?”“맹호파, 장호?”이민혁은 담담하게 대답했다.“들어본 적 없는데요.”그의 말에 윤혁수는 갑자기 화가 나서 욕설을 퍼부으려 했다. 그러나 장호가 오히려 측은한 목소리로 말했다.“깡 있는 녀석이구나. 나 장호를 모르는 사람도 있다니, 좀 알려줘야 하겠군.”그 장면을 목격한 남지유는 급히 외쳤다.“손대지 마세요, 돈만 요구하셨잖아요, 저희가 얼마든지 더 드릴 수 있어요. 그러니 저희를 다치게만 하지 말아주세요, 뭐든 다 상의할 수 있습니다!”“내가 할 일을 너희랑 상의를 해야 해?”장호는 차갑게 말했다.“너희 KP가 대단하다고 생각하나 봐? 여기는 서경이야, 내 구역이라고. 너네한테 돈은 있을 수 있지, 근데 그 목숨까지 있을지는 모르겠네.”그러자 이민혁이 장호를 보며 무덤덤하게 말했다.“아무 생각도 안 하기를 충고드려요. 그렇지 않으면 개미 한 마리를 짓밟듯이 짓밟아버릴 테니까요. 제 앞에서는 호랑이라 해도 얌전히 누워있어야 할 겁니다. 말을 듣지 않으면 결과가 매우 심각할 거예요.”그 말을 들은 남지유는 더욱 마음이 급해졌다.이민혁은 일을 할 때도, 말을 할 때도 늘 사리 분별을 잘하는 사람이었는데 왜 하필이면 이런 타이밍에 오히려 장호와 윤혁수를 도발하는 말을 하는지 그녀는 이해 할 수가 없었다. 직접 죽음을 자초하는 것과 다름없었기 때문이다.그의 말을 들은 장호는 저도 모르게 화가 나서 웃었고 고개를 저으며 말했다.“20년이 지났지만, 감히 내 앞에서 이렇게 오만방자하게 구는 사람은 한 번도 못 봤는데, 조금 의외이긴 하네.”“지금 당장 사람을 놓아주지 않으면, 더 의외인 일이 벌어지게 될 겁니다.”그러자 눈빛이 순식간에 차갑게
이민혁은 피식 웃었다.“10분으로 합시다. 혹시 그 시간 내에 못 오면, 제가 직접 해결하도록 하죠.”장호는 계속해서 샤부샤부를 먹었다. 마치 이 일은 전혀 마음에 두지 않는 것처럼 말이다.서경 제일의 건달파, 지하세계의 , 20년 동안에 이곳에서 조직 생활을 한 그는 매우 자신이 있었다.하물며, 그는 현재 한 사람이 아니다. 전에 서경시의 지위가 높은 모 공무원이 그를 건드리려 한 적이 있었는데, 그 사람은 장호의 사람들로 인해 감쪽같이 수습되었다. 그는 자기도 모르게 이제 누구도 두렵지 않게 되었다.이번에 장호는 KP에게 자신의 실력을 보여줘, 앞으로 그들이 굽신거리도록 만들 예정이었다.10분의 시간이 곧 다 되어가자, 주윤학이 평상복 차림으로 혼자 다급히 안으로 들어왔다.“이민혁 씨, 괜찮으세요?”이민혁을 본 주윤학은 서둘러 물었다.그러자 그는 시간을 확인하더니 피식 웃었다.“시간 정말 잘 지키시네요.”주윤학은 고개를 숙여 감사를 표하고 장호 등, 다른 사람들에게로 시선을 돌리며 차갑게 말했다.“누가 우두머리야, 일어나서 말해봐.”장호는 소고기 한 점을 먹고는 차갑게 주윤학을 노려보며 담담하게 대답했다.“어디서 온 개자식이야, 이름 안 대?”“당신은 누구야? 장호 형님의 일을 너 같은 게 끼어들겠다고? 살고 싶지 않은가 보지?”윤혁수도 곁에서 함께 욕설을 날렸다.그러자 주윤학이 차가운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내가 누구인지는 곧 알게 될 거야.”그가 말을 끝마치자 밖에서 큰 사이렌 소리와 수많은 차가 급브레이크를 밟는 소리가 들려왔다.장호는 미간을 찌푸리며 문밖을 바라보아다.그때, 실탄으로 중무장한 특수부대가 안으로 돌격해 오더니 순식간에 공장 안의 사람들을 포위했다.그들의 자세를 본 장호는 그제야 안색이 변해서 자리에서 일어났다.윤혁수도 어리둥절해지기 시작했다. 중무장한 100여 명의 특수부대에 비하면 장호의 부하들은 오합지졸에 지나지 않아 완전히 레벨이 달랐기 때문이다.게다가 들려오는 소리로 짐작해봤을 때, 밖
이민혁은 차갑게 콧방귀를 뀌더니 윤혁수의 가슴을 발로 차버렸다.“퍽”하는 소리와 함께 윤혁수의 입에서 나온 피가 사방으로 흩어졌고 그는 그대로 땅에 쓰러져 정신을 잃었다.그런 다음, 이민혁은 장호의 앞으로 성큼성큼 다가가더니 차갑게 말했다.“당신들이 공모해서 남지유 씨를 납치했으면서, 나를 혼내겠다?”“모두 윤혁수의 생각입니다. 저는 그저 돈이 필요했을 뿐이에요, 저희 사이에는 아무런 원한도 없지 않습니까.”장호도 더이상 위풍당당하지 않았고, 오히려 부드럽게 얘기했다.이민혁은 장호를 들어 올려 그의 얼굴에 대고 말했다.“당신이 누구든, 내 주변 사람들은 누구도 건드리지 못해. 건드리면 대가를 치러야지.”장호의 대답도 기다리지 않은 채, 이민혁은 곧바로 그의 배를 주먹으로 내리쳤고 동시에 손을 놓았다.장호는 온몸에 고통이 밀려와 새우처럼 땅에 누워 몸을 웅크렸다. 입에서는 피가 계속 쏟아져나왔는데 심지어 내장 찌꺼기도 있는 것 같았다. 눈이 있는 사람이라면 장호가 더이상 살 희망이 없다는 걸 분명히 알 수 있었다.한편, 이 모든 만행을 목격한 주윤학은 시종일관 아무런 말도 하지 않았다.그리고 그는 이민혁이 모든 걸 끝마치자 그제야 입을 열었다.“전부 데려가, 관련 부문에 엄격히 조사하라고 해.”죽어가는 장호, 중상을 입은 윤혁수와 부하들은 모두 병아리처럼 쪼르르 들려 나가 차에 태워졌고 각자 가야 할 곳으로 향해졌다.주윤학은 이민혁에게 다가가 말했다.“이민혁 씨를 놀라게 했네요.”“괜찮습니다. 원래 저 혼자 해결하려고 했던 건데, 그래도 와주시니 감사드립니다.”사실 이민혁에게는 남지유를 보호하는 동시에 그 건달들을 모두 해치울 능력이 있었다.그러나 이렇게 하면 그 뒤에 발생할 문제들을 해결하기가 까다롭게 된다.그래서 이민혁은 주윤학이 전화를 걸어왔을 때, 그가 손을 써주는 것을 동의한 것이다. 이렇게 되면 일이 아주 쉽게 풀릴 테니 말이다.주윤학이 물었다.“작은 일이라 언급할 필요도 없어요. 이민혁 씨, 저희 아버지께서 아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