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했어요. 회장님 앞에서 당신 칭찬 많이 해줄게요.”자신을 칭찬하는 로이스의 눈을 보며 하찬림은 기분이 좋아졌다.“나 대신 무대까지 준비해놨네? 고마워.”임찬혁이 앞으로 걸어가 팽건웅에게 말했다.“회장님, 제가 준비한 연회석은 3층에 있습니다. 먼저 공연 보실래요, 아니면 식사 하실래요?”팽건웅과 로이스 등은 멍하니 임찬혁과 하찬림을 번갈아 보았다. ‘하찬림이 유이를 초대 했다며? 왜 임찬혁도 그렇게 말하는 거야?’“그럼 먼저 공연을 보고 나서 밥 먹죠.”로이스가 조금 기대하며 말했다.다른 사람들이라면 밥을 먹으면서 공연을 보겠다고 했겠지만 그녀는 유이의 열광 팬이어서 이 공연을 집중해서 보려고 했다.“임찬혁, 뭔 헛소리를 하는 거야?”“나는 방금 전에 유이의 매니저와도 연락했거든? 조금 이따가 온다고 했으니 그때도 계속 허세를 부릴 수 있는지 두고 보겠어.”하찬림이 싸늘하게 말했다. “허허, 임찬혁은 오늘 그냥 생트집을 잡으러 온 거 같은데? 하찬림이 유이도 못 불러냈는데 무대를 꾸밀리가 있겠어?”“망상증이라도 걸렸나보지. 최근에 좀 잘나갔다고 자기가 뭐라도 되는 줄 아나봐.”“정말 납득이 안 간단 말이야. 어제 팽 회장이 왜 저런 사람을 무도 협회에 들이겠다고 한 건지 말이야. 하찬림과 다시 공평하게 경쟁하겠다고 해서 다행이지 임찬혁 같은 놈이 전신 후보가 된다면 정말 웃음거리가 되고 말 거야.”사람들은 임찬혁의 정신에 문제가 있다며 그를 비웃었다.방금 전에 하찬림이 유이의 매니저에게 연락한 걸 모두가 들었으니까.손이림, 곽미선은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만약 유이가 정말로 하찬림의 초대를 받고 온 거라면 오늘 이렇게 많은 사람들 앞에서 임찬혁은 틀림없이 창피를 당하게 될 것이기 때문이었다.‘돈이 얼마가 들든지 유이를 불렀어야 했는데!’그녀들이 동시에 생각했다. 만약 두 가문이 손을 잡아 재력을 겨루려고 한다면, 설령 하씨 가문이라고 할지라도 상대가 되지 않았다.육성재도 한숨을 쉬었지만 육소연의 얼굴에는 싸늘한 미소가
최근 매우 핫한 글로벌 스타인 유이는 섹시한 몸매에 청순한 얼굴을 가지고 있어 섹시미와 청순미를 모두 잡았다.“유이!”“유이!”“유이!”...높은 인기 탓에 그녀가 차에서 내리자마자 팬들은 몰려들어 CD나 사진을 들고 사인을 부탁했다.오늘 선글라스를 끼고 있는 유이는 스타 그 자체 같았다.그녀는 마음대로 몇 개를 골라 사인한 후 보디가드들의 경호를 받으며 하찬림 쪽으로 걸어갔다.오늘 자신을 부른 게 세가 명문가의 도련님이란 걸 알았기에 그녀는 조금 더 조심히 행동했다. 만약 실수를 해서 상대방의 기분을 망친다면 앞으로 수도에서 활동하는 게 편하지 않을 테니까.“와, 역시 유이 답네!”로이스의 얼굴에도 흥분감이 어렸고 무도 협회의 다른 성원들도 놀라워하는 눈빛으로 유이를 바라보았다.비록 존귀한 무도 협회의 성원이긴 하지만 그들 역시 유이의 팬이었기 때문에 실물을 보니 기쁘지 않을 수가 없었다. 물론 손이림도 좋아했다. 그녀 역시 유이의 팬이었기 때문이다.반면, 육소연의 눈에는 동경이 어렸다.그녀는 이때까지 줄곧 손이림과 곽미선만 없다면 수도에서 가장 아름다운 게 자신일 거라고 생각했었지만 유이를 본 후 외모든 아우라든 자신이 상대방과 비교도 하지 못한다는 걸 깨달았다.육씨 가문의 사람들도 모두 역시 톱스타는 다르다며 감탄했다. 어딜가든 모두의 이목을 받으니까.유이가 하찬림을 향해 걸어가는 걸 본 사람들은 그녀가 하찬림이 불러온 사람이며 임찬혁은 줄곧 허풍을 떤 거라고 더욱 굳게 믿었다.“반가워요.”하찬림이 앞으로 걸어가 인사를 건넸다.“안녕하세요!”이에 유이 역시 웃으며 인사했다.“제가 지금 말해주는 사람이 유이 씨가 아는 사람인지 알려줄래요?”“그 사람 이름은 임찬혁이에요. 당신과 매우 친하다고 하더군요.”하찬림이 모든 사람의 앞에서 직접 물었다.“임찬혁이요?”“모르는데요?”유이는 한참을 생각했지만 임찬혁이라는 사람이 생각나지 않았다.그녀에게 가장 깊은 인상을 남긴 건 장 대사를 이긴 그 괴물이었지만 그녀는 상대
이제서야 비로소 사람들 속에 있는 임찬혁의 모습을 본 유이는 몸을 떨며 그대로 굳어졌다.방금 전에는 사람이 너무 많아서 전혀 눈치채지 못했지만 지금은 똑똑히 볼 수 있었다.‘그 무서운 사람 이름이 임찬혁이었구나.’용두산에서 한 번 보고 해주시 용운 그룹에서 한 번 본 후 그녀는 이때까지 그를 한 번도 본 적이 없었고 상대방의 이름이 임찬혁인 줄도 몰랐다.‘그런데 지금 수도에 나타났다고?’“저, 저, 저!”유이는 놀라서 멍해졌다. 상대방은 한 방에 장 대사을 죽일 수 있는 존재이기 때문이었다. 어디 그 뿐인가, 임찬혁은 그녀가 장 대사와 잠자리를 가진 것도 직접 보았었다.즉 그는 완전히 간단하게 그녀가 더 이상 연예계 생활을 하지 못하게 할 수도, 아니면 그녀를 가루로 만들어버릴 수도 있다는 거다. 그래서 지난번에 해주시의 용운 그룹에서 그녀는 무릎을 꿇은 채로 임찬혁에게 뺨을 맞았어도 그저 참고만 있었다.‘화난 것 같은데 어떡해?’이에 모두의 표정이 변했다.‘어떻게 된 거야?’‘왜 유이의 안색이 안 좋은 거지?’“너 지금 뭐하는 거야?”“지금 협박이라도 하려는 거야? 오늘 내가 있는 한, 네 멋대로 하지는 못할 거다.”하찬림은 화를 내며 유이의 앞을 막았다.“괜찮아요, 제가 있는 한 아무도 당신을 다치게 할 수 없을 테니.”하찬림이 유이를 위로했다.“비켜요!”유이는 하찬림을 밀어내고 임찬혁에게 말했다.“죄송해요, 임 선생님. 당신인 줄 몰랐어요...”비록 평온한 말투로 말하려고 노력하기는 했으나 그럼에도 자세히 들으면 그녀의 목소리가 떨리고 있다는 걸 들어낼 수 있었다. 아니, 사실은 온몸을 떨었다.“괜찮아.”임찬혁의 말투는 갑자기 담담해졌다.“오늘 하찬림이 너한테 공연해달라고 했었지? 나도 공연해달라고 할 생각인데, 누구를 고를 거야?”임찬혁은 담배를 꺼내 불을 붙이고 깊이 한모금 들이마시며 실눈을 뜨고 유이를 훑어보았다. “임 선생님이요!”“저더러 몇 시간을 공연하라고 하시면 몇 시간 할 게요!”유이가 한치
로이스는 비록 유이와 임찬혁 사이에 도대체 무슨 일이 있었던 건지 이해하지 못했지만, 그녀에게 있어서 상대방을 임찬혁이 초대했든, 하찬림이 초대했든, 모두 상관없었다.어차피 공연만 보면 되니까.게다가 한 명의 팬으로서 그녀는 하찬림이 유이를 다치게 하는 걸 더욱 지켜보고만 있을 수 없었다. 하찬림은 표정이 변하더니 바로 입을 다물었다. 로이스는 무도 협회 사람이기 때문이다. 무도 협회에 들어가려면 상대방과 싸움이 일어나서는 안됐다.“유이 씨, 이 일은 저에게 매우 중요하니 절 바람 맞히지 마세요.”“얼마를 원하는데요? 10억? 30억? 50억? 얼마를 원하든 다 드릴 수 있어요.”하찬림은 어쩔 수 없이 좋게 비는 수밖에 없었다. “얼마를 주든 안 돼요. 저는 오직 임 선생님을 위해 공연할 테니까요.”유이가 굳은 표정으로 말했다.“도대체 왜죠?”하찬림은 머리가 터질 것 같았다. 아무리 머리를 굴려봐도 합당한 이유를 생각해내지 못한 그는 눈을 부릅뜰 수밖에 없었다. ‘임찬혁이 도대체 어디가 무서운 거야?’‘방금 물어봤을 때는 분명히 모른다고 했으면서 왜 임찬혁을 보자마자 쥐를 본 고양이처럼 행동하는 건데?’“저 가지고 놀지 마세요. 무대까지 다 지어놨는데 한 곡이라도 불러줘요.”하찬림이 계속 빌었다.평소였다면 그 같은 명문가 도련님에게 있어서 이런 스타들은 노리개에 불과했지만 지금은 무도 협회가 걸려있기 때문에 비는 수밖에 없었다. 곧 무릎을 꿇을 정도로 애절하게.“더 말하지 마세요. 전 오늘 임 선생님 말만 들을 거니까요.”유이는 임찬혁의 곁으로 걸어가 공손하게 섰다.“임찬혁, 너 정말 유이 씨를 알았구나?”이때 손이림이 다가왔다. 그녀는 그저께 콘서트에 갔을 때 상대방이 유이의 이름을 말했던 게 생각났다.당시는 그저 유이가 핫해서 그런 거라고 생각했었지만 임찬혁과 유이가 정말로 안면이 있는 사이일 줄이야.“유이 씨, 저는 당신 팬이에요. 그저께 콘서트도 보러 갔는 걸요. 시간 되면 우리 집에 놀러 와요.”손이림이 눈을
그러나 만약 정말 공평하게 경쟁한다면 집안 배경이든 실력이든 모두 하찬림의 적수가 될 수 없을 것이기에 오늘 식사 내기도 하찬림이 이길 거라고 여겼다.‘그런데 이런 결과라니.’그녀는 유이와 같은 월드 스타가 왜 임찬혁이 하라는대로 하는지 이해할 수가 없었다. 하미현, 박화영, 육지영과 육원호 등 육씨 가문 사람들도 모두 완전히 어벙벙해졌다.그들은 모두 임찬혁이 창피 당하는 모습을 보러 온 거였기 때문에 방금 전까지만 해도 다른 사람들과 함께 조롱했었다. 그런데 임찬혁이 또 이길 줄이야.‘운이 이정도로 좋다고?’반면 곽미선은 초롱초롱한 눈빛으로 임찬혁을 바라보았다. 사실 방금 전에 그녀도 그가 질 거라고 생각했었으나 지금 보니 괜한 걱정이었던 것 같았다.임찬혁은 그녀의 인상 속에 뭐든 다 할 줄 아는 사람이었다.용무 대회, 무도 협회의 경쟁, 다른 사람의 눈에는 해낼 수 없는 일들을 임찬혁은 모두 해냈으니까.그리고 오늘 이 일을 통해 이 생각은 더욱 확고해졌다.모든 사람들이 입을 다물었다. 방금 전에 임찬혁을 조롱했던만큼 지금 창피했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로이스 등은 이 짧은 시간 동안 유이의 유명한 노래들을 골라 그녀에게 전해주었다.무대 위에서 은은한 노랫소리가 울려 퍼지자 무대 아래에서는 우레와 같은 박수 소리가 울렸다.“하찬림 뭐해?”“백댄서 없는 거 안 보여?”임찬혁은 팔짱을 끼고 비웃음이 어린 눈빛으로 하찬림을 바라보았다. “꺼져!”이 말을 들은 하찬림은 안색이 매우 어두워졌다.유이도 뺏기고, 힘들게 지은 무대도 뺏기고, 체면도 잃었는데, 지금 올라가서 춤을 추라고 하니까.다른 사람들도 모두 놀란 표정으로 임찬혁을 쳐다보았다. ‘어떻게 감히 하찬림더러 올라가서 춤을 추라고 할 수가 있어?’‘저 녀석의 눈에는 용국의 자랑이 없는 건가?’사람들은 보통 만만한 사람을 괴롭히기를 좋아하는데 임찬혁은 그 반대였다. 일부러 대단한 사람들만 괴롭혔으니까.“허허, 방금 누가 내가 이기면 올라가서 춤 추겠다고 했더라?”“아,
이 모습을 본 사람들은 모두 얼굴이 굳어졌다.그들과 좀 가까웠던 구경꾼들은 숨쉬기조차 어려워 뒤로 물러섰다. 둘의 싸움에 자기도 휩쓸릴까봐.자리에 있던 모두가 분위기가 한순간에 이렇게 가라앉을 줄은 생각지도 못했다. 정말로 싸우겠다니.유이조차도 이 갑작스러운 상황에 공연을 멈추었다.하찬림은 지난 번 용무 대회의 1위이자 용국의 자랑이지만 임찬혁도 이번 용무 대회의 1위라서 그 실력을 무시할 수는 없었다.두 사람 사이에는 가문의 복수, 약혼녀 등이 걸려있는 터라 원한이 깊기도 하고 복잡하기도 해서 언젠가는 싸움이 터질 줄은 알았지만 이렇게 갑작스럽게 터질 줄은 모두 예상치 못했다. “그만!”두 사람이 곧 싸우려고 할 때, 팽건웅이 큰 소리로 외치며 잔영으로 변해 두 사람 사이에 도착해 그들을 갈라놓았다. “당신들은 모두 용무 대회 우승자들이라 실력은 의심할 여지가 없지만 무도 협회에서 사람을 뽑을 때는 실력 뿐만 아니라 인품도 봅니다. 누가 무도 협회에 들어올지 고르기 전에는 일단 평화롭게 지내시죠.”팽건웅의 목소리는 모두의 귓가에 울릴 정도로 컸는데 그건 이 두 사람의 기세를 억누르기 위해서였다.사실 팽건웅은 임찬혁이 하찬림의 상대가 안 될 거라고 생각했지만 전에 용운 그룹 대표가 그에게 임찬혁을 고르라고 했으니 그는 반드시 임찬혁을 들여야 했다.그러나 만약 둘이 붙어서 임찬혁이 지게 된다면 그를 무도 협회에 들여도 사람들은 그의 선택을 이해하지 못할 것이고, 의심을 하게 될 것이 뻔하니 일단 둘이서 싸우지 못하게 해야 했다. 팽건웅이 이렇게 말하는 것을 듣고 하찬림은 기세를 꺾을 수밖에 없었다.전에 국왕이 임찬혁과 잠시 싸우지 말고 팽건웅 앞에서 잘 보이라는 명령을 내린 것이 생각났기 때문이었다.이렇게 오랫동안 용국에서는 아직 아무도 국제 무도 협회에 들어간 사람이 없으니 이번에 둘 중 한 명이라도 들어간다면 그건 용국에게 있어서 역사적인 의미가 있는 일이 될 것이다. 무도 협회에 들어가 전신 후보가 되느냐, 마냐는 하씨 가문의 중
“임찬혁, 오늘의 치욕은 내가 백배로 갚아줄게.”“내가 무도 협회에 들어가고 나서 네 힘줄을 전부 끊어놓고 가죽을 벗기고 뼈도 전부 갈아버릴 테니 기대해.”하찬림은 더 이상 무대에 있을 면목이 없어 이를 악물고 독설을 한 후 그 자리에서 사라졌다....임찬혁은 하찬림의 협박을 마음에 담아두지 않았지만 다른 사람들은 하찬림의 살기를 느끼고 재빨리 입을 다물고 웃지도 못했다.만일 상대방이 자신을 기억하게 된다면 바로 끝이니까.그러나 하찬림의 이탈은 오늘 밥 내기에서 그가 졌다는 걸 의미했다.곧이어 유이는 몇 곡을 더 불렀고 로이스는 그녀에게 함께 밥을 먹자고 했다.로이스의 초대에 유이는 무의식적으로 임찬혁을 쳐다보았다. 그의 허락이 없이는 감히 함께 밥을 먹을 수가 없었기 때문에.“그럼 같이 먹자.”임찬혁이 의미심장하게 말했다.“지난번에 나쁜놈한테 잡혔을 때 내가 도와줬지만 오늘 너도 날 도와줬으니 샘샘이네.”유이는 현재 용운 그룹의 광고 모델이기 때문에 그들은 이익 공동체인 셈이었다. 즉, 그녀의 과거사를 다 털어놓을 수는 없다는 거다.그러나 모두가 유이가 왜 그의 말을 그렇게 잘 듣는지 궁금해 하기 때문에 설명을 해줘야 하던 지라 이렇게 말 할 수밖에 없었다. 그리고 유이가 계속 그를 이렇게 무서워한다면 좀 이상해 보일 게 분명했다.“목숨을 구해주셨는데, 이 은혜는 영원히 잊을 수 없죠. 다음에도 시키실 일 있으면 언제든지 연락주세요.”유이는 즉시 임찬혁의 뜻을 깨닫고 상대방의 말을 따라 대답했다.동시에 그녀도 상대방의 태도에 안심이 되어 조금 더 대범하고 자연스럽게 행동했다. 그들의 대화에 사람들은 임찬혁이 운 좋게 유이를 구한 적이 있음을 깨달았다.‘어쩐지 유이가 임찬혁 말을 잘 따르더라니.’‘뭐라도 있는 줄 알았는데 그냥 운이 좋았던 거였잖아?’‘로이스가 유이의 팬인데 마침 유이를 구했을 줄이야.’...그들은 곧 위층에 가서 밥을 먹었다.손이림, 곽씨 가문의 사람들, 육성재 등을 포함한 사람들도 임찬혁 덕분에 전
“무슨 좋은 생각이 있어요?”하찬림은 이 말을 듣자마자 얼굴이 밝아졌다. 그는 자신의 아버지를 잘 알고 있었다. 하용박은 없는 이야기를 하는 사람이 아니었기에 이런 얘기를 하는 걸 보면 해결방법을 찾았다는 걸 뜻했다.지금 어떤 방법이든 그는 놓치고 싶지 않았다. 이대로 임찬혁에게 질 수는 없으니까. 임찬혁이 손이림을 빼앗아 간 건 뒤로 하고, 일단 둘 사이에는 가문의 원한이 남아있었다.그러니 만약 정말 임찬혁이 강해진다면 하씨 가문을 가만두지 않을 게 뻔했다.“내가 전에 무도 협회에 사람이 있다고 말했던 거 기억나?”“그 사람이 바로 부회장 체스턴 씨야. 순수한 서양인이지. 그분을 지지하는 사람도 많아서 그분과 팽건웅은 줄곧 경쟁 관계였어.”“이미 용국에 도착했다더구나. 들은 바로는 큰 상업 계획안도 가지고 왔다던데.”“너와 임찬혁의 이야기를 들은 후, 그분은 즉시 전폭적으로 너를 지지할 것이라고 밝혔어. 대신 우리더러 수도의 시장을 열어달라더구나.”“그분의 지지만 있다면 임찬혁이 문제겠니?”하용박이 자신감 넘치게 말했다.“진짜예요?”이 말을 들은 하찬림은 깜짝 놀랐다. “저도 체스턴 씨 알아요. 해외에서 영향력이 엄청나잖아요. 뒤에 강대한 그룹도 있고요. 저를 돕겠다니, 잘 됐네요.”하찬림이 마음을 가라앉히고 말했다.“체스턴 씨를 만나보고 싶으니 아빠가 그분 좀 집에 초대해주세요. 그럼 제가 용운 그룹 대표님을 초대할게요.”“용운 그룹 대표가 뒤에 막대한 배경이 있는 거 아시죠? 그래서 전 그 전의 원한은 잊고 저희 편으로 끌어들여 함께 계획을 실시할 생각이에요.”“그래. 역시 내 아들이 마음이 넓다는 말이야. 원한이 있는 용운 그룹 대표도 같은 편으로 끌어들이겠다니. 훗날에 분명 크게 성공할 거야!”“우리의 계획을 이루면 임찬혁 같은 놈은 쉽게 상대할 수 있지 않겠니?”하용박은 흐뭇한 미소를 지으며 체스턴을 초대하기 위해 전화를 걸었다....한편, 힐튼 호텔에서. 식사가 막바지에 이를 무렵 임찬혁은 갑자기 걸려온 전
어쨌든 이 일은 그와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가 있기에 골머리가 아팠지만 임찬혁은 어쩔 수 없이 육성재의 부탁을 들어주었다...하씨 가문.하찬림은 가죽 의자에 앉아 있었고 그의 옆에는 단발머리의 정장을 입은 여비서가 볼륨감이 넘치는 몸매를 자랑하고 있었다.늘씬하고 새하얀 다리는 검은 스타킹에 싸여 시시각각 여성스러운 매력을 발산하고 있었다.“제가 하라는 대로 다 했습니까? 효과는?”“분부하신 대로 홍보했고 이번 책임은 체스턴에게 모두 떠넘겼습니다. 중생환을 먹은 사람들에게 보상해 주겠다는 양해도 구했고요.”여비서는 공손한 표정으로 일일이 상황을 자세히 보고해주었다.“음, 아주 좋네요.”원하는 결과를 얻은 것인지 하찬림의 안색이 비로소 밝아지기 시작했다.오늘은 정말 도끼로 제 발등을 찍은 것과 다름없는 상황이었다.임찬혁을 모함하려다 오히려 임찬혁의 회춘단이 만병통치약이 되고 중생환이 독이 된 것이다.다행히 일련의 조치를 통해 여론은 쉽사리 통제되었다.“임찬혁... 두고 봐, 국제 무도 대회 날 내가 널 어떻게 짓밟아버릴지.”하찬림이 이를 갈며 임찬혁의 이름을 곱씹었다.국제 무도 대회 날 임찬혁을 이기기만 하면 하찬림은 그동안 잃었던 모든 것들을 되돌릴 수 있다.“참, 내가 알아보라고 한 건 어떻게 됐습니까? 육소연과 임찬혁이 정말 혼약을 맺었단 말입니까?”“네, 두 사람이 처음 태어났을 때부터 약혼을 맺었는데 육소연이 계속 임찬혁을 못마땅해하는 바람에 관계가 불안정했다고 합니다.”그 순간, 하찬림의 어두운 얼굴에 음침한 미소가 스쳐 지나갔다.“찬혁아... 임찬혁, 전에 네가 바로 나와 손이림을 갈라놓은 장본인이지? 두고 봐.”“이번에는 내가 기필코 육소연을 꼬셔서 손에 넣을 테니 너도 어디 한번 망신당하는 꼴을 느껴봐.”...레드 로즈 바.임찬혁은 육성재의 전화를 끊은 후 또 팽런웅의 전화를 받게 되었다.“임찬혁, 너 정말 국제 무도 대회에 참가할 거야? 만약 참가하지 않는다면 난 지금 당장 널 무도 협회에 가입시킬 수
...모두의 눈빛이 밝아지고 사람들은 기대 어린 눈빛으로 그들을 바라보았다.어쨌든 용운 그룹이 옹호 그룹의 모든 자산을 삼켰고 하씨 가문의 사람까지 죽여 하씨 가문을 벼랑 끝까지 몰아붙였다. 게다가 지금은 명문 가문에 뒤지지 않는 영향력을 갖고 있지 않은가.만약 육소연이 정말 용운 그룹의 대표와 결혼을 하게 되면 그들 모두가 함께 덕을 볼 수 있다.“안 된다.”육성재가 단호한 목소리로 단칼에 잘라버렸다.“넌 이미 찬혁이와 약혼했는데 어떻게 다른 남자에게 고백할 수 있단 말이냐? 정녕 창피하지도 않단 말이냐?”임찬혁과 육소연 사이에는 이미 혼약이 잡혀있다. 이는 그와 임찬혁의 죽은 아버지가 정한 것인데 육성재는 무슨 수를 써서라도 이 혼인을 성사시켜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무슨 얼굴로 구천에 있을 친구의 얼굴을 본단 말인가?그러니 용운 그룹의 대표가 아무리 훌륭하다고 해도 그는 꿋꿋이 임찬혁을 선택할 것이다.“아빠! 그 임찬혁 얘기는 꺼내지도 마! 임찬혁은 대리권을 육지영에게 줄지언정 나에게 주지 않는데 내가 왜 그런 무정한 사람과 결혼해야 하는 건데?”육소연이 얼굴을 홱 돌리며 화가 난 목소리로 외쳤다.“그 입 다물지 못해? 그 일은 찬혁이 탓이 아니야. 네가 먼저 찬혁이를 의심했잖니.”육성재 역시 회춘단 대리 문제에 관한 자초지종을 알고 있었고 임찬혁과 육지영 사이에 거래가 있었으니 임찬혁이 대리권을 육지영에게 주는 건 전혀 문제가 될 게 없었다.그리고 육성재가 보기에 그 회춘단에는 분명 놀라운 부의 가치가 숨겨져 있을 것이다. 그런데 자신의 딸이 임찬혁과 결혼한다면 그 재산 역시 공동 재산이 되지 않겠는가?하지만 육성재는 굳이 이 말을 하지 않았다. 그에게 있어 돈은 중요하지 않았다. 육성재는 오직 육소연이 임찬혁과 결혼하는 것만 간절히 바랄 뿐이었다.“싫어. 난 용운 그룹 대표가 좋아. 당장 내일이면 대표님한테 달려가서 고백할 거야.”“만약 아빠가 자꾸 임찬혁과 결혼하라고 달달 볶으면 차라리 죽어버리고 말테야.”육소연은 결연
방금 조용히 현장을 빠져나가는 체스턴을 발견한 임찬혁은 곧바로 상대가 도망갈 것을 예상하고 청룡을 파견하여 체스턴을 잡아 오라고 당부했다.사실 체스턴은 중생환을 가지고 용국에 들어오면서부터 이미 그의 죽음의 블랙리스트에 올랐다....같은 시각, 육씨 가문.육소연은 침실에 숨어 몰래 울음을 삼키며 절친 배두나와 통화를 하고 있었다.“흑흑, 두나야, 임찬혁에게 정말 회춘단이 있었다니. 그런데 임찬혁이 회춘단의 대리권을 육지영에게 줬어. 이건 분명 일부러 나를 괴롭히는 거라고!”육소연의 입장에서 아무리 그녀가 임찬혁을 오해했다고 하더라도 회춘단의 대리권만큼은 그녀에게 넘겨줬어야 했다.육지영이 그녀와 사이가 좋지 않다는 것을 뻔히 알면서도 대리권을 육지영에게 줬다는 건 일부러 육소연과 맞서겠다는 뜻 아닌가?“임찬혁、 이 천벌 받아도 싼 놈... 네 아버지가 그렇게 잘해줬는데 그걸 그새 잊었던 말이야? 정말 배은망덕한 놈이 따로 없네.”배두나는 이번 발표회에 참석할 자격을 얻지 못했지만 발표회에서의 일은 진즉 전해 들었다.지금 회춘단은 서울에서 가장 핫한 상품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그러니 이 시점에 회춘단의 대리권을 가진 사람이라면 분명 떼돈을 벌고도 남을 것이다.그리고 그녀가 보기에 임찬혁은 줄곧 육소연에게 잘 보여 육씨 가문의 사위가 되기 위해 하염없이 노력해왔었다. 그러니 육소연이 어떤 태도를 보이든 임찬혁이 한결같이 육소연에게 잘 보여야 하는 건 어찌 보면 당연한 일이었다.지금처럼 육소연에게 냉담하게 굴면서 다른 여자에게 사랑에 빠지는 것이 아니라.“흥, 설령 임찬혁이 나에게 대리권을 준다고 해도 난 그걸 원하지 않았을 거야.”육소연이 퉁명스럽게 대꾸하며 입을 삐죽였다.“괜찮아, 네 말대로 임찬혁은 정말 쓰레기 같은 남자야. 그러니 그 남자를 위해 슬퍼할 가치도 없어. 지금은 작은 성과를 거뒀을지 몰라도 용운 그룹 대표와는 비교할 가치가 되지 못해.”배두나가 육소연을 다독여주며 투덜거렸다.“너도 용운 그룹 대표가 정말 날 좋
이 모든 것은 임찬혁을 믿었기 때문이다.“걱정 마. 약속은 반드시 지킬 거야.”결국, 육씨 가문 전체에서 육성재를 제외하고 임찬혁을 믿어주는 사람은 오직 육지영뿐이었다.게다가 방금 어머니까지 모시고 와 약을 시험해 본 것도 작은 도움이 된 셈이니 임찬혁은 당연히 약속을 어길 리가 없었다.“잘됐네, 지영아. 네가 찬혁이를 믿은 건 옳은 선택이었어.”박영화와 육지영이 감격에 겨워 소리를 질렀다.임찬혁을 믿었다는 이유만으로 판이 이렇게까지 뒤바뀌리라고는 생각도 못 했을 터.그러나 다른 한쪽에 서 있던 육소연의 안색은 종잇장처럼 창백하게 질려 있었다. 도무지 믿을 수 없다는 표정을 짓고 부들부들 떨리는 몸을 애써 진정시키는 그녀의 아름다운 모습이 지금, 이 순간만큼은 바보처럼 느껴졌다.믿을 수 없다기보다는 이 사실을 받아들이고 싶지 않았다.처음에 임찬혁은 그들에게 회춘단의 대리권을 주겠다고 제안했지만 그녀는 오히려 시큰둥하게 거절해버렸다.그런데 임찬혁의 말이 거짓이 아니었다니. 언제부터 사람 보는 눈이 이렇게까지 없었던 거지?지금 서울의 모든 사람들은 임찬혁 회춘단의 이 대리권을 구하기 위해 피 터지도록 경쟁하고 있다. 돈을 벌기 위해서라면 체면 따위는 상관없었다. 하지만 그중에서도 오직 육소연만이 도무지 자신의 체면을 내려놓을 수가 없었다.과거 너무 절대적으로 말을 해버렸기 때문이다.게다가 마음속의 그 거만함도 그녀가 먼저 고개를 숙이는 것을 용납할 수가 없었다.깊은 회의감이 솟구쳐올라오며 육소연은 감히 임찬혁을 바라볼 수가 없었다.“찬혁아, 이렇게 좋은 제품이 있는데 왜 진작 말하지 않았어?”“우리 사이에 대리 하나 맡겨주지 않는 것도 말이 안 되지?”육지영은 차마 티를 낼 수 없었지만 하미현은 아예 얼굴에 철판을 깔고 임찬혁에게 대리를 내놓으라며 요구했다.“허허, 전 분명 기회를 드렸고 거절한 건 숙모셨잖아요. 그런데 이제 와서 또 갖고 싶으세요?”임찬혁이 하미현을 빤히 쳐다보며 냉소를 지었다.조금 전까지만 해도 하미현은 다른
이어 임찬혁은 또 혼수상태에 빠진 창운 도인에게 회춘단 한 알을 먹였다.“콜록콜록!”얼마 지나지 않아 연신 기침을 하더니 창운 도인이 정말 서서히 눈을 뜨는 게 아닌가. 순간 현장은 그야말로 아수라장이 되었다.“대박, 회춘단이 이 정도로 신기하다고?”“죽은 줄 알았던 생쥐도 회춘단을 먹으니 다시 살아났다니까.”“혼수상태에 빠진 창운 도인도 살릴 수 있다니. 회춘단은 정말 미용 제품이 아니라 만병통치약이야.”현장에 있던 사람들이 너나없이 입을 모아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그리고 방금 중생환을 먹은 사람들은 마치 지푸라기라도 잡은 것처럼 연이어 임찬혁에게 무릎을 꿇기 시작했다.“제발 회춘단 하나만 주세요.”“저도 하나만 주세요. 죽고 싶지 않아요.”“당신이 내 목숨만 구해줄 수 있다면 내가 할 수 있는 일은 무엇이든 하겠습니다!”그들은 임찬혁에게 연이어 머리를 조아리며 애원했다.아직은 몸에 큰 반응이 없지만 미래의 어느 날 갑자기 중생환의 부작용이 닥치면 그땐 정말 끝장일지도 모른다.“걱정하지 마세요. 사람은 쥐보다 훨씬 강한 저항력을 가지고 있습니다. 당신들 역시 모두 중생환을 복용했지만 목숨을 위협할 정도는 아닐 거예요.”“그리고 회춘단은 곧 서울에서 판매될 예정이니 몇 알 복용하면 중생환의 악영향 정도는 쉽게 없앨 수 있습니다.”임찬혁은 눈물을 쏟아내는 사람들을 다독여주며 싱긋 미소를 지어 보였다. 사람들도 괜찮다는 임찬혁의 말을 듣고 나서야 비로소 안도의 한숨을 내쉴 수 있었지만 여전히 두려움에 떨고 있는 사람들이 있었다.임찬혁의 말을 믿지 않는 건 아니었지만 당연히 회춘단 한 알을 바로 먹을 수 있는 것이 가장 좋은 선택이었다.“임 선생님, 회춘단 대리점을 하고 싶은데 지금 200억의 계약금을 낼 수 있습니다. 그러니 샘플을 주실 수는 없을까요?”한 여자가 물었다.“가능합니다.”그 말에 임찬혁은 즉시 여인에게 회춘단 한 알을 건네주었다.“저도 회춘단 대리를 하고 싶습니다.”“저도 하겠습니다.”“임 선생님, 저한테도
중생환에게 정말 문제가 생겼다.이 일로 하찬림은 영원히 씻을 수 없는 악명을 뒤집어쓰게 될 것이다.“하찬림 이 망할 자식아, 내가 널 얼마나 철석같이 믿었는데 나한테 독약을 먹여?”곧이어 한 중년 부인이 하찬림의 눈앞에 달려들어 멱살을 부여잡고 해명을 요구했다.방금 하찬림의 설득 하에 그녀도 중생환을 먹었기 때문이다.하여 우리 안에서 점점 죽어가는 쥐를 보며 화들짝 놀란 중년 부인은 당장이라도 눈물이 터져 나올 것만 같았다.“나도 중생환을 먹었는데... 설마 나도 저 생쥐들처럼 죽게 되는 건가? 하찬림 이 개자식아!”“당신 제대로 해명 안 하면 가만 안 둘 거야.”방금 중생환을 먹었던 사람들이 모두 필사적으로 달려들어 하찬림을 에워쌌다.이제 목숨도 보장받지 못하는데 하찬림의 신분과 지위가 뭐가 중요하단 말인가?하찬림 역시 아무리 내공이 강해도 감히 일반인에게 손을 쓸 수도 없는 노릇이다.잘못하면 하씨 가문 전체가 나락으로 갈 수도 있기 때문이었다.“제게 잠시만 시간을 주시면 꼭 합리한 설명을 하겠습니다.”“체스턴 군, 이게 대체 무슨 일이야?”하찬림은 많은 사람들의 공격에 대응하며 다급히 체스턴을 찾아 헤맸지만 상대는 이미 감쪽같이 사라진 뒤였다.조금 전, 중생환의 일이 탄로 날 것을 미리 눈치챈 체스턴은 진즉 뒤꽁무니를 빼고 도망쳐버렸던 것이다.“체스턴!”“체스턴!”털끝 하나 보이지 않는 체스턴에 하찬림의 마음도 차갑게 식는 기분이 들었다. 그리고 그제야 비로소 깨달았다. 이놈에게 속았구나.한편, 덩달아 당황해하는 하찬림의 모습을 보며 사람들은 더더욱 중생환에 문제가 있음을 단정했다.중생환을 먹은 사람들은 심지어 당장이라도 하찬림을 죽이고 싶은 마음마저 생겼다.“하찬림, 내가 널 죽여버릴 테다.”한 중년 아주머니가 손을 뻗어 하찬림의 얼굴을 도려냈다.악!외마디 비명과 함께 하찬림이 눈을 질끈 감았다. 아무리 내공이 높아도 일반인들의 공격은 전혀 피할 방법이 없었고 얼굴에는 핏자국이 번지며 하찬림의 모습은 더욱 초라해
시간이 1분 1초 흐르고 사람들의 시선은 전부 열 마리의 생쥐에게로 향해 있었다.“시간이 이렇게 흘렀는데 중생환을 먹은 생쥐들도 멀쩡하잖아. 그렇다면 중생환도 아무 문제 없다는 말 아냐?”20대 정도 되어 보이는 한 여자가 먼저 말을 꺼냈다. 그녀는 이 구역에서 작게 소문난 부잣집 딸인데 이번에도 중생환의 분대리로 선발되었다.중생환에 문제가 생기지 않는 한, 그녀 역시 얼마 지나지 않아 하찬림의 뒤를 따라 부자가 될 수 있다. 그러니 당연히 임찬혁의 말이 전부 거짓이길 바라는 것이다.“맞아요, 임찬혁이 헛소리를 한 게 틀림없어요. 만약 중생환에 정말 문제가 있다면 우리 하 대표가 모를 리 있겠어요? 그리고 또 어떻게 이렇게 많은 사람 앞에서 실험을 받아들일 수 있겠어요?”“임찬혁도 괜히 하 대표가 질투 나서 태클을 걸고 있는 게 분명하다니까. 하 대표의 제품이 회춘단 못지않게 훌륭하니까 일부러 이런 소란을 피우는 거 아니겠어. 이런 사람과 무슨 이야기를 더 하겠어. 당장 쫓아내자고...”...눈치를 보던 다른 대리상들도 너나없이 나서서 말을 보태기 시작했다.지금 그들에게 있어 임찬혁은 그들의 장사를 방해하러 온 눈엣가시일 뿐이다.어렵게 중생환의 대리권을 얻고 드디어 큰돈을 벌려는데 웬 낯선 남자가 이곳에 찾아와 중생환에 문제가 있다고 선포를 하니 이건 그들과 맞서고 들려는 게 아니면 뭐란 말인가?곧이어 현장에 있던 모든 사람들이 의심이 가득한 눈초리로 임찬혁을 쏘아붙였다. 비록 임찬혁의 회춘단은 확실히 엄청난 효과를 지니고 있었지만 아무리 장사에 눈이 멀어도 난데없이 중생환이 위험하다고 유언비어를 퍼뜨릴 필요는 없었다.어쨌든 하영 그룹은 유명한 대기업이고 하찬림은 또 남부 군신의 자리를 놓고 경쟁하고 있으니 돈 때문에 자신의 명예를 훼손할 필요는 없었다.그러니 확신이 없는 상태에서 이렇게 대대적으로 중생환의 발표회를 열 수도 없었을 것이다.오히려 임찬혁이야말로 질투에 눈이 멀어 난데없이 소란을 피우러 온 입장이 되어버렸다.육소연의 눈동
“게다가 당신의 중생환은 사실 사람의 잠재력을 착취하는 부작용이 있잖아요. 심지어 강한 중독성까지 지니고 있으니 이것이야말로 나라와 국민에게 재앙을 끼치는 마약과도 같은 존재 아니겠어요?”임찬혁의 매 한 마디, 한 글자가 모두의 귓가에 때려 박혔다.뭐라고?임찬혁의 말을 들은 사람들은 모두 그 자리에 얼어붙고 말았다.그들에게 있어 중생환은 신약과도 같은 존재로 모두가 하찬림을 숭배하며 존경해왔다. 그런데 설마 정말 임찬혁의 말처럼 그런 일이 생길까?체스턴의 파란 눈동자에 순간 당혹스러움이 스쳐 지나갔다.다른 사람들은 아직 잘 모르겠지만 체스턴만큼은 중생환의 뒤에 숨겨진 비밀을 잘 알고 있다. 임찬혁의 말은 정말 모두 사실이었다.‘뭐지? 임찬혁이 어떻게 이걸 알게 된 거지?’그의 중생환이 서양 국가에서 환영받지 못했던 이유도 바로 임찬혁이 말했던 부작용 때문이었다.하여 이곳저곳 쫓겨 다니다 결국 어쩔 수 없이 용국의 시장을 노리게 된 것인데 이것마저 임찬혁에게 들켜버리다니...“건방진 소리!”하찬림이 불같이 화를 내며 으름장을 놓았다.“증거 있어? 증거도 없이 무작정 물어뜯는 건 예의가 아니지.”하찬림이 번뜩이는 눈빛으로 임찬혁을 노려보았다. 하찬림을 모욕하기 위해 이렇게까지 중생환을 비하하다니. 체스턴은 분명 그에게 중생환에는 아무런 문제가 없다고 보장했단 말이다.“그럼 제 회춘단에 금지 성분이 있다고 하셨는데 증거 있습니까?”“제 회춘단은 어떤 검사도 받을 수 있고 조금이라도 금지 성분이 검출된다면 어떤 대가도 치를 수 있습니다.”임찬혁은 두 눈을 부릅뜨고 하찬림을 똑똑히 바라보며 반박했다. 대화가 오가고 두 사람 사이에는 팽팽한 긴장감이 맴돌았다.“물론 내 중생환도 얼마든지 검사를 받을 수 있지요. 조금이라도 부작용이 있다면 나도 어떤 대가라도 달게 받겠어.”하찬림도 임찬혁과 마찬가지로 자신의 제품에 자신감이 넘쳤다.애초에 하찬림은 중생환을 받을 때부터 모든 검사를 거쳐 조금의 금지 성분도 없다는 결과를 받게 되었었다. 하
하찬림뿐만이 아니다.체스턴, 전정우, 허원무, 곽해진 그리고 손강오까지 현장에 있던 모두가 깜짝 놀라고 말았다.그들은 모두 비즈니스계의 정상에 있는 인물이기에 식견이 매우 넓은 편이었다.그런데 회춘단의 효과가 이렇게 어마어마할 줄이야.이건 성공적인 프로젝트일 뿐이 아니었다. 아마 전 세계를 뒤져 보아도 이 정도의 돈줄은 찾아볼 수 없을 것이다.직접 보지 않았다면 아마 임찬혁이 이렇게 좋은 제품을 내놓았으리라고 꿈에도 예상치 못했을 것이다.조금 전까지만 해도 그 누구도 회춘단에 관심을 가지지 않았는데 막상 회춘단의 상업적 가치를 확인하니 모두의 마음속에 욕심이 피어오르기 시작했다.만약 회춘단의 대리권을 얻을 수만 있다면 분명 떼돈을 벌 수 있을 것이다.이럴 줄 알았으면 그렇게 절대적으로 말을 하지 않는 건데...한편, 육소연도 깜짝 놀란 듯 두 눈을 휘둥그레 뜨고 믿을 수 없다는 표정을 지어 보였다.임찬혁이 했던 말이 전부 사실이라니.회춘단이 보여준 효과만 봐도 중생환을 넘어서는 건 물론이고 아마 감히 상상조차 할 수 없을 정도의 돈을 벌 수 있을지도 모른다. 게다가 가장 중요한 건 회춘단은 임찬혁이 직접 참여하여 연구 개발한 제품이라는 것이다. 그러니 회춘단의 모든 권한은 자연히 임찬혁의 손에 있다.회춘단의 대리권만 손에 쥔다면... 중생환의 대리를 하는 것보다 훨씬 더 많은 돈을 벌 수 있다.“우와! 회춘단의 효과가 이렇게 신기하다니...”육지영이 뛸 듯이 기뻐하며 외쳤다.회춘단을 먹고 생긴 변화는 단지 발의 흉터가 사라진 것 뿐만이 아니었다. 피부도 훨씬 좋아지고 안색도 전과 다르게 눈에 띄게 좋아졌다. 한 알을 복용했을 뿐인데 이 정도의 효과라니... 계속 복용하면 얼마나 예뻐질지 말할 필요도 없었다.“내가 시험해줄게요. 나한테도 한 알 줘봐요.”“저도, 저도.”...금세 수많은 여자들이 몰려들었고 현장은 아수라장이 되어버렸다. 회춘단처럼 쉽게 비주얼을 끌어올릴 수 있는 제품을 마주하니 여자들은 전부 이성을 잃고 만 것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