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용문파도 지하세력에 속하니 피치 못할 사정이 아니라면 효우 광장 사업과 엮이게 하고 싶지 않았다.그날 밤, 임찬혁은 이 일을 유효진에게 알리려고 찾아갔는데 그녀가 고민 가득한 얼굴로 먼저 입을 열었다.“유청호가 할아버지를 어떻게 구워삶았는지 갑자기 전화가 오셔서는 효우광장 프로젝트에 꼭 임청호를 담당자로 임명하고 지분 10퍼센트를 양보하라고 하는 거예요.”이 일로 유효진의 얼굴에서는 수심이 떠나지 않았다.“유청호요?”그녀의 가문 사람들에 대해 대략적으로 알고는 있지만 딱히 들어본 적 없는 인물이었다.하지만 오자마자 지분을 내놓으라는 행위를 보면 욕심 많고 이기적인 인간이 틀림없었다.“유청미 남동생이요. 나한테는 사촌동생이기도 하네요. 유학하고 금방 돌아왔는데 딱 봐도 거들먹거리고 이기적인 인간이에요.”유효진의 눈가에 깊은 혐오가 스쳤다.“말만 번지르르하게 하는 사람에게 어찌 이렇게 중요한 사업을 맡기겠어요?”“효우 광장은 효진 씨가 하고 싶은 대로 해요. 떠안기 싫으면 그냥 거절하면 되죠.”임찬혁이 담담히 말했다.“당연히 거절했죠. 그런데 할아버지가 한사코 고집을 부리시는 거예요. 최근 건강도 많이 안 좋아지셔서 자꾸 심기를 건드리고 싶지 않은데….”유효진은 깊은 무기력감을 느꼈다.처음 나와서 창업했을 때 할아버지한테 받은 게 많았다.다만 남존여비 사상이 강한 분이라 결국 나이가 들면서 손자나 아들들에게 중임을 맡기기 시작했다.“괜찮아요. 내일 나랑 같이 효우 광장 둘러보러 가요. 어떻게든 다른 사람 손에 들어가는 건 막아야죠.”어차피 내일 그쪽으로 가야 했기에 이 문제도 가는 김에 같이 해결해야겠다고 임찬혁은 마음먹었다.“할아버지가 요구한 거라 대놓고 거절은 못해요. 본인이 알아서 포기하면 좋을 텐데.”유효진이 걱정 가득한 얼굴로 말했다.“걱정 말아요. 본인이 알아서 나가게 해줄게요.”자신감 넘치는 임찬혁의 얼굴을 보고도 유효진의 얼굴에서는 걱정이 떠나지 않았다.다음 날 아침.둘은 아침 일찍 효우 광장으로 향했다.
유청호뿐만 아니라 유청미와 유진하 부부도 와 있었다.그들은 여전히 이 땅이 자기들 것이라고 생각하고 싶은 모양이었다.그래서 실소유주가 임찬혁이라는 사실에 분노했다.억울하고 주고 싶지 않았다.그래서 유학을 마치고 돌아온 유청호와 연합하여 이 난동을 벌이게 된 것이다. 유청호는 할아버지의 총애를 이용해서 할아버지로 하여금 유효진에게 압박을 가하게 했다.그리고 먼저 효우광장 담당 사무실로 와서 유효진보다 먼저 통제권을 가질 작정이었다.그들은 그렇게 하면 이곳 효우 광장이 자신의 수중으로 들어올 거라고 굳게 믿었다.아니나 다를까 유씨 어르신은 유효진이 싫어하는 것을 알면서도 손자를 위해 유효진에게 압박을 가했다.유효진은 기분이 나쁘지만 할아버지한테 대놓고 싫다고 할 수도 없었다.그들이 오늘 이곳에 올 수 있었던 것도 할아버지의 승낙이 있었기 때문이었다.“이게 뭐하는 짓이야!”유효진은 치미는 분노를 참지 못하고 소리를 버럭 질렀다.전부 새로 산 사무실 용품이 바닥에 마구 나뒹굴고 있었다.유청호는 놀라기는커녕 의기양양하게 말했다.“나 외국에서 고등교욱을 받고 온 사람이야. 이렇게 초라한 곳을 사무실로 쓰는 건 격에 안 맞지. 이거 다 치우고 내가 리스트 줄 테니까 내가 요구하는 대로 전부 해외 명품으로 바꿔놔!”사람이 어찌나 뻔뻔한지 마치 그가 이곳 주인인 것 같은 모습이었다.“프로젝트를 시작한지 얼마 되지 않아서 자금이 충족하지 않아. 그리고 이 정도면 쓸 수 있는 건데 왜 다 버리라는 거야?”유효진이 한심하다는 듯이 말했다.“나 이 프로젝트 담당이야. 나한테 이런 권한도 없어?”유청호는 여전히 기세등등하게 말하며 자신의 위치를 과시하려고 했다.“언니, 너무 쪼잔하다. 청호가 그래도 해외 유학을 다녀온 엘리트인데 사무실 환경이 이게 뭐야? 그리고 효우 광장은 앞으로 종합 쇼핑 센터와 생활시설들이 들어올 건데 당연히 사무실도 멋지게 꾸며야지. 청호 잘했어.”유청미도 옆에서 거들며 유효진을 도발했다.어차피 할아버지가 입을 열었으니 유
“내가 뭐 학력만 믿고 이러는 줄 알아?”유청호가 의기양양하게 말했다.“내 친구들 다 재벌 아니면 정부 관원 자제들이야. 걔네들 부모님한테 전화 한 통이면 여기 주인이 바뀔 수도 있다고. 이런 게 인맥이라는 거지!”“그러니까 효우 광장에 힘든 일이 생기면 네가 다 해결할 수 있다는 거지?”임찬혁이 의미심장한 얼굴로 물었다.곧 위진그룹에서 보낸 사람들이 쳐들어올 것이다.“물론이지!”유청호는 자신만만하게 말했다.“네가 해결할 수 있는 건 내가 다 해결할 수 있어. 네가 해결할 수 없는 문제도 난 손가락 까딱하지 않고 해결할 수 있어.”유진화 일가는 강한 자신감을 보이는 아들을 흐뭇하게 바라보았다.그들은 매번 임찬혁과 다툼이 있을 때마다 크게 패배하고 돌아간 경험이 있기에 아들이 기세로 임찬혁을 누르는 모습을 보고 속으로 쾌재를 부르고 있었다.‘청호 일찍 부르길 잘했어!’쾅쾅!이때 밖에서 뭔가 무너지는 소리가 들려오더니 바닥이 진동했다.“뭐지?”사람들은 지진인 줄 알고 얼굴이 하얗게 질렸다.그들은 다급히 바깥으로 뛰어나갔다가 눈앞에 펼쳐진 장면을 보고 놀라서 입을 다물지 못했다.긴 차량 대오가 이쪽을 향해 다가오고 있었다.차량 앞에는 선명하게 위진이라는 깃발이 꽂혀 있었는데 그럭저럭 위풍당당했다.“위진그룹에서 여긴 어쩐 일이지?”사람들의 얼굴색이 변했다. 강주에서 이 정도 규모로 기세를 자랑할 수 있는 집안은 위진그룹밖에 없었다.재력으로 위진그룹은 족히 수조는 보유하고 있었다.그리고 그들은 무기도 가지고 있었는데 지하세력으로 활동할 때 모아둔 것이었다.위진그룹의 종합실력은 4대 가문 중에서도 으뜸에 속했다.그런데 그렇게 대단한 배경을 가진 사람들이 이곳엔 어쩐 일일까?“알겠다. 분명 나한테 축하 인사하러 오는 거예요. 위진그룹 손자랑 내 친구가 고등학교 동창이거든요. 내가 효우 광장 프로젝트 담당을 맡게 되었다는 얘기를 듣고 축하하러 오는 게 분명해요. 에이, 이렇게까지 안 해도 되는데!”유청호의 얼굴에는 의기양양한 미
사람들은 당황했다.축하인사를 하러 온 게 아니었나?왜 땅을 뺏으러 온 것처럼 보이지?사람들이 수군거리는 사이 굉장한 미모의 여인이 차에서 내렸다.유효진에게 미치지는 못하지만 절대 여신급이라고 할 수 있었다.하지만 그녀의 눈빛은 너무도 강압적이었다.“위이수?”“위이수가 여기를 오다니!”위이수는 현 위진그룹의 대표를 맡고 있었다.민간에는 독사 같은 미인이라고 전해지고 있었다.그녀는 어렸을 때부터 칼 들고 사람을 죽이는 법을 익혔고 아버지가 돌아가신 뒤로 홀로 가문을 이어받아 여기까지 성장시킨 인물이었다.목적을 위해 수단 방법 가리지 않는 것으로 유명했기에 4대 가문 수장들 중에서도 단연 압도적이었다.그 위이수가 이곳에 방문하다니!“축하인사를 해주러 위 대표님이 직접 방문하시다니! 너무 감동했습니다!”아직 상황 파악이 안 되는 유청호가 헤벌쭉 웃으며 말했다.여자를 바라보는 그의 두 눈에는 동경 말고도 욕망이 가득 서렸다.위이수는 확실히 정복 욕구를 자극하는 여자였다.그런데 그런 위이수가 고개를 돌리더니 미친 놈을 보는 눈으로 유청호를 바라봤다.“여기 담당이 누구야! 계약서에 사인하고 오늘부터 이 땅은 내 거야!”“네? 그게 무슨 말씀이세요? 잘 못 알아들었는데요?”유청호의 얼굴색이 순식간에 변했다.그러고 보니 위이수 주변으로 방망이를 든 사내들이 백여 명이나 깔려 있었다.그는 그제야 이들이 강도짓을 하러 왔다는 것을 깨달았다.“농담이 지나치십니다. 여기는 우리 유신그룹 소유지예요. 그런데 양도라니요!”유청호가 무표정한 얼굴로 말했다.유청미 일가는 굉장히 실망했다. 조금 전까지 유청호의 인맥을 칭찬했었는데 위이수가 땅을 강탈하러 온 사람이었다니!짝!위이수는 그대로 손을 뻗어 유청호의 귀뺨을 때렸고 유청호의 하얀 얼굴에 뻘건 손자국이 선명하게 남았다.“내가 지금 장난하는 것 같아?”위이수가 냉소를 지으며 물었다.얼이 나간 유청호는 그 모습을 멍하니 바라만 보고 있었다.조금 전까지 강주의 스타가 될 거라고 의기양양했
예기치 못한 상황에 유효진도 멍해졌다. “믿기지 않아?”위이수는 콧방귀를 뀌며 먼 곳을 향해 손을 들었다.쾅!그들의 뒤편, 멀리 떨어지지 않은 곳에서 갑자기 귀청이 터질 것 같은 소리가 들려왔다.황토가 하늘로 솟구치고 모래와 돌이 흩날렸다.등 뒤가 오싹해지고 참을 수 없는 공포가 찾아왔다. 위이수는 무법자라 절대 건드릴 수 없는 존재가 맞았다.“셋 셀게.”“셋!”“둘!”“하나!”유효진이 반응이 없자 그녀는 바로 핸드폰을 꺼냈다.“유신 그룹 본사부터 박살내 버려!”잠시 후, 대기하고 있던 위시우의 사람들이 지령을 받고 움직이기 시작했다.유신그룹 본사 상공에서 폭탄 사고가 발생했다는 소식이 들려왔다.게다가 정체불명의 사람들이 들이닥쳐 몽둥이를 들고 닥치는 대로 때려부수고 있다는 소식도 함께였다.다행히 오늘은 주말이라 인명 피해는 없었다.“업보가 두렵지 않나요?”유효진의 하얗고 맑은 얼굴근육이 파르르 떨리고 있었다.이렇게 무식하게 나오면 솔직히 그녀도 아무런 대책이 없었다.정부기관의 개입을 요청하더라도 아마 그 사이에 위이수가 다음 희생양을 물색할 것이다.“업보? 그게 뭐야? 난 모르겠는걸?”위이수는 꽃처럼 환한 미소를 짓고 있엇는데 그 모습이 마치 마녀 같았다.“우린 처음부터 이렇게 일했어. 그쪽이 계속 거부하면 폭탄은 계속 터질 거야.”위이수가 또 숫자를 세기 시작했다.“유효진 지금 뭐 하는 거야? 당장 넘긴다고 해!”친척들이 분주하게 그녀를 재촉하기 시작했다.유효진이 어쩔 줄을 몰라할 때, 임찬혁은 앞으로 나서서 가소롭다는 듯이 유청호를 바라보며 말했다.“아까 효우 광장에 무슨 문제가 생겨도 모두 해결할 수 있다고 하지 않았나? 지금 부지가 뺏기게 생겼는데 넌 지금 머리 부둥켜안고 뭐하고 있어?”임찬혁은 바로 해결할 수 있었지만 유청호가 뻔뻔스럽게 직위와 주식을 내놓으라는 요구를 들었을 때 갑자기 생각이 바뀌었다.“위 대표님, 이건 공정하지 않아요! 대놓고 힘으로 누르는 거잖아요.”유청호가 마지못해 입을
"청호야, 너는 나서지 마. 저 노인 분명히 무인이야!”류청미는 이상한 것을 알아차리고 얼른 소리쳤다.위리피는 바보가 아니었다. 이 정도 규모로 현장에 찾아왔으니 절대 빈손으로 돌아가지 않을 작정이었다.어쩌면 노인은 숨겨진 무인일 수도 있었다."누나, 걱정 마. 용국의 무술은 모두 겉치레야. 전혀 일격을 당할 수 없어. 이 노인이 무술을 좀 할 줄 알아도 내 상대가 아니야!""나는 전교 격투 대회에서 우승을 한 적이 있어. 내 사명을 잊지 않고 우리 효우 프로젝트가 빨리 시공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게!”그는 직접 외투를 벗고 과장된 근육을 드러냈다. 헬스장을 매일 다니며 단련한 겉보기 용 근육이었다."임찬혁, 내가 효우 광장을 지키기만 하면, 넌 당장 이 프로젝트에서 손을 떼고 다시는 얼씬도 거리지 마!”“누가 감히 용국의 무술을 겉치레라고 말한 거지? 경고 하나 할게. 저 노인, 절대 일반 노인이 아니야. 그러다가 크게 다칠 수도 있어.”“하, 용국의 난다 긴다 하는 무술 대사들도 그냥 그렇던데? 전혀 강한 줄 모르겠어.”유청호가 짜증스럽게 말했다.“쓸데없는 소리 그만하고 동의할 거야? 말 거야?”“내가 저 영감 쓰러뜨리면 효우 광장 프로젝트는 앞으로 다 내가 맡는 거야. 만약 지면 다시는 여기 찾아오지 않을게!”사실 그는 한 번도 무인을 본 적이 없었다. 해외에 오래 있으면서 서방 문화의 세뇌를 받아서 그런지 아시아 국가는 서방보다 많이 뒤처진다는 생각을 갖고 있었다.게다가 상대가 거의 죽어가는 노인이니 용기가 샘솟았다.“그래, 그럼 해봐.”임현석은 유효진이 아니었으면 아마 경고도 하지 않았을 거라며 속으로 그를 비웃었다.유청호가 굳이 죽음을 자초한다면 그도 더 이상 말릴 이유가 없었다.“너 같은 겁쟁이가 무슨 자격으로 나랑 경쟁한다는 거지? 고작 노인을 상대로 긴장하다니! 넌 그냥 집에서 나오지 마!”유청호는 말할수록 기세가 올라갔다. 그가 아는 임찬혁은 나약하고 힘없는 존재였다.‘내가 저 영감을 쓰러뜨리고 이곳을 지
유가의 친척들은 충격에 빠진 얼굴로 그들을 바라보았다.한 주먹에 유청호를 쓰러뜨리다니!역시 평범한 노인네가 아니었다.유청호가 바닥에 떨어지기도 전에 노인은 신속히 이동하더니 그대로 유청호의 복부를 공중에서 걷어찼다.“악!”유청호는 공중에서 피를 뿜으며 바닥에 추락했다.노인은 그가 추락하자마자 발로 가슴을 걷어찼다.불과 2분도 안 되는 사이에 노인은 유청호를 공처럼 이리 걷어차고 저리 걷어차며 숨 돌릴 틈을 주지 않았다.축구팀 국가대표라고 해도 전혀 손색이 없는 모습에 사람들은 경악했다.“그만! 제발 그만하세요!”유청미와 유진하 부부는 겁에 질려 벌벌 떨며 노인에게 애원했다.이대로 가다가는 유청호가 목숨을 잃을 것 같았다.쾅!바닥에 추락한 유청호의 얼굴은 이미 멍이 들고 부어서 괴물처럼 변해 있었다.노인은 다시 힘없는 모습으로 돌아가서 기침을 하더니 말했다.“어린 친구, 미안하게 되었군.”유가의 친척들은 눈을 휘둥그레 뜨고 노인을 바라보았다.동네 노인네라고 무시했던 노인이 이제는 악마로 보였다.유청호는 억울하고 분했지만 패배를 인정하지 않을 수 없었다.“노 대사는 반보 종사의 지경에 도달하신 분이야. 당신들 유씨 가문이 아니라 강주 전체를 통틀어도 노 대사의 상대가 될 수 있는 사람은 없어!”위이수는 진작에 결말을 예상했다는 듯이 거만한 태도로 그들에게 말했다.반보 종사!그 단어를 알아들은 사람들은 저도 모르게 숨을 헉 하고 들이켰다.종사의 지경에 도달한 사람은 물 위에서 걸을 수 있고 낙엽 하나도 무기가 될 수 있는 무시무시한 존재들이었다.반보 종사의 지경에 도달했다는 것은 종사 지경까지 거의 도달했다는 뜻으로써 무시무시한 실력을 가진 자라는 것을 증명했다.종사 지경에 도달한 사람들을 제외하고 반보 종사는 이미 무적의 경지였다.위진 그룹이 대단한 줄은 알았지만 반보 종사의 무인까지 초대할 정도의 실력을 가지고 있었다니!“당장 사인하고 여기서 꺼져. 안 그러면 여기 있는 사람들 다 죽여버릴 수도 있으니까!”현장이
“넌 또 뭐야?”위이수의 싸늘한 시선이 임찬혁에게로 닿았다.노 대사의 강력한 힘을 눈앞에서 보고도 나서는 사람이 있다고?“유청호는 효우광장과 아무런 관련이 없으니 조금 전의 대결은 무효야. 대결로 해결할 거면 나랑 해!”임찬혁은 자신감 넘치는 얼굴로 당당히 말했다.“주제를 모르는 녀석이네!”위이수가 짜증스럽게 한마디 했다. 그녀는 노 대사가 질 거라고는 전혀 생각하지 않았다. 다만 더 이상 여기서 시간을 낭비하고 싶지 않았다.유가의 친척들은 믿을 수 없다는 표정으로 임찬혁을 바라보았다. 그가 상당한 싸움실력을 가졌다는 건 인정하지만 아무도 반보 종사의 지경에 오른 노 대사를 쓰러뜨릴 거라고는 생각하지 않았다.그래서 다들 임찬혁이 망신당하는 것을 구경이나 하자는 심정으로 바라보고 있었다.유청호의 패배로 이미 체면이 구겨진 그들은 입가에 비웃음을 머금고 임찬혁이 노 대사의 주먹에 의해 쓰러지는 장면을 기대했다.특히나 유청호는 사람들 앞에서 잔뜩 허세를 떨었다가 체면이 구겨지자 땅굴이라도 파고 들어가고 싶은 심정이었다. 그런 상황에서 임찬혁이 앞으로 나서서 노 대사를 도발하는 것처럼 말하자 기분이 확 상했다.‘멍청한 자식! 나마저도 한주먹에 쓰러졌는데 감히 네 주제에 노 대사와 대결을 해?’그는 조금 있으면 임찬혁이 바닥을 구를 생각을 하니 그나마 구겨졌던 자존심이 조금 위안을 받은 느낌이었다.“찬혁 씨, 진정해요.”유효진은 걱정되는 마음에 임찬혁을 말렸다.그녀도 다른 사람들과 비슷한 생각을 하고 있었다. 임찬혁이 강한 건 인정하지만 상대는 반보 종사에 도달한 무림고수였다.이 정도의 실력을 갖춘 사람이면 이 나라에서도 전설적인 존재에 속하는데 임찬혁에게 승산이 있을 거라는 생각은 전혀 들지 않았다.효우 광장의 가치가 상당한 것은 맞지만 그녀는 그것보다 임찬혁의 안전을 걱정했다.“말했잖아요. 아무도 효진 씨 괴롭히게 하지 않을 거라고요. 게다가 이건 내가 효진 씨한테 주는 결혼 선물인데 이대로 빼앗길 수는 없죠.”임찬혁은 유효진에게
어쨌든 이 일은 그와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가 있기에 골머리가 아팠지만 임찬혁은 어쩔 수 없이 육성재의 부탁을 들어주었다...하씨 가문.하찬림은 가죽 의자에 앉아 있었고 그의 옆에는 단발머리의 정장을 입은 여비서가 볼륨감이 넘치는 몸매를 자랑하고 있었다.늘씬하고 새하얀 다리는 검은 스타킹에 싸여 시시각각 여성스러운 매력을 발산하고 있었다.“제가 하라는 대로 다 했습니까? 효과는?”“분부하신 대로 홍보했고 이번 책임은 체스턴에게 모두 떠넘겼습니다. 중생환을 먹은 사람들에게 보상해 주겠다는 양해도 구했고요.”여비서는 공손한 표정으로 일일이 상황을 자세히 보고해주었다.“음, 아주 좋네요.”원하는 결과를 얻은 것인지 하찬림의 안색이 비로소 밝아지기 시작했다.오늘은 정말 도끼로 제 발등을 찍은 것과 다름없는 상황이었다.임찬혁을 모함하려다 오히려 임찬혁의 회춘단이 만병통치약이 되고 중생환이 독이 된 것이다.다행히 일련의 조치를 통해 여론은 쉽사리 통제되었다.“임찬혁... 두고 봐, 국제 무도 대회 날 내가 널 어떻게 짓밟아버릴지.”하찬림이 이를 갈며 임찬혁의 이름을 곱씹었다.국제 무도 대회 날 임찬혁을 이기기만 하면 하찬림은 그동안 잃었던 모든 것들을 되돌릴 수 있다.“참, 내가 알아보라고 한 건 어떻게 됐습니까? 육소연과 임찬혁이 정말 혼약을 맺었단 말입니까?”“네, 두 사람이 처음 태어났을 때부터 약혼을 맺었는데 육소연이 계속 임찬혁을 못마땅해하는 바람에 관계가 불안정했다고 합니다.”그 순간, 하찬림의 어두운 얼굴에 음침한 미소가 스쳐 지나갔다.“찬혁아... 임찬혁, 전에 네가 바로 나와 손이림을 갈라놓은 장본인이지? 두고 봐.”“이번에는 내가 기필코 육소연을 꼬셔서 손에 넣을 테니 너도 어디 한번 망신당하는 꼴을 느껴봐.”...레드 로즈 바.임찬혁은 육성재의 전화를 끊은 후 또 팽런웅의 전화를 받게 되었다.“임찬혁, 너 정말 국제 무도 대회에 참가할 거야? 만약 참가하지 않는다면 난 지금 당장 널 무도 협회에 가입시킬 수
...모두의 눈빛이 밝아지고 사람들은 기대 어린 눈빛으로 그들을 바라보았다.어쨌든 용운 그룹이 옹호 그룹의 모든 자산을 삼켰고 하씨 가문의 사람까지 죽여 하씨 가문을 벼랑 끝까지 몰아붙였다. 게다가 지금은 명문 가문에 뒤지지 않는 영향력을 갖고 있지 않은가.만약 육소연이 정말 용운 그룹의 대표와 결혼을 하게 되면 그들 모두가 함께 덕을 볼 수 있다.“안 된다.”육성재가 단호한 목소리로 단칼에 잘라버렸다.“넌 이미 찬혁이와 약혼했는데 어떻게 다른 남자에게 고백할 수 있단 말이냐? 정녕 창피하지도 않단 말이냐?”임찬혁과 육소연 사이에는 이미 혼약이 잡혀있다. 이는 그와 임찬혁의 죽은 아버지가 정한 것인데 육성재는 무슨 수를 써서라도 이 혼인을 성사시켜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무슨 얼굴로 구천에 있을 친구의 얼굴을 본단 말인가?그러니 용운 그룹의 대표가 아무리 훌륭하다고 해도 그는 꿋꿋이 임찬혁을 선택할 것이다.“아빠! 그 임찬혁 얘기는 꺼내지도 마! 임찬혁은 대리권을 육지영에게 줄지언정 나에게 주지 않는데 내가 왜 그런 무정한 사람과 결혼해야 하는 건데?”육소연이 얼굴을 홱 돌리며 화가 난 목소리로 외쳤다.“그 입 다물지 못해? 그 일은 찬혁이 탓이 아니야. 네가 먼저 찬혁이를 의심했잖니.”육성재 역시 회춘단 대리 문제에 관한 자초지종을 알고 있었고 임찬혁과 육지영 사이에 거래가 있었으니 임찬혁이 대리권을 육지영에게 주는 건 전혀 문제가 될 게 없었다.그리고 육성재가 보기에 그 회춘단에는 분명 놀라운 부의 가치가 숨겨져 있을 것이다. 그런데 자신의 딸이 임찬혁과 결혼한다면 그 재산 역시 공동 재산이 되지 않겠는가?하지만 육성재는 굳이 이 말을 하지 않았다. 그에게 있어 돈은 중요하지 않았다. 육성재는 오직 육소연이 임찬혁과 결혼하는 것만 간절히 바랄 뿐이었다.“싫어. 난 용운 그룹 대표가 좋아. 당장 내일이면 대표님한테 달려가서 고백할 거야.”“만약 아빠가 자꾸 임찬혁과 결혼하라고 달달 볶으면 차라리 죽어버리고 말테야.”육소연은 결연
방금 조용히 현장을 빠져나가는 체스턴을 발견한 임찬혁은 곧바로 상대가 도망갈 것을 예상하고 청룡을 파견하여 체스턴을 잡아 오라고 당부했다.사실 체스턴은 중생환을 가지고 용국에 들어오면서부터 이미 그의 죽음의 블랙리스트에 올랐다....같은 시각, 육씨 가문.육소연은 침실에 숨어 몰래 울음을 삼키며 절친 배두나와 통화를 하고 있었다.“흑흑, 두나야, 임찬혁에게 정말 회춘단이 있었다니. 그런데 임찬혁이 회춘단의 대리권을 육지영에게 줬어. 이건 분명 일부러 나를 괴롭히는 거라고!”육소연의 입장에서 아무리 그녀가 임찬혁을 오해했다고 하더라도 회춘단의 대리권만큼은 그녀에게 넘겨줬어야 했다.육지영이 그녀와 사이가 좋지 않다는 것을 뻔히 알면서도 대리권을 육지영에게 줬다는 건 일부러 육소연과 맞서겠다는 뜻 아닌가?“임찬혁、 이 천벌 받아도 싼 놈... 네 아버지가 그렇게 잘해줬는데 그걸 그새 잊었던 말이야? 정말 배은망덕한 놈이 따로 없네.”배두나는 이번 발표회에 참석할 자격을 얻지 못했지만 발표회에서의 일은 진즉 전해 들었다.지금 회춘단은 서울에서 가장 핫한 상품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그러니 이 시점에 회춘단의 대리권을 가진 사람이라면 분명 떼돈을 벌고도 남을 것이다.그리고 그녀가 보기에 임찬혁은 줄곧 육소연에게 잘 보여 육씨 가문의 사위가 되기 위해 하염없이 노력해왔었다. 그러니 육소연이 어떤 태도를 보이든 임찬혁이 한결같이 육소연에게 잘 보여야 하는 건 어찌 보면 당연한 일이었다.지금처럼 육소연에게 냉담하게 굴면서 다른 여자에게 사랑에 빠지는 것이 아니라.“흥, 설령 임찬혁이 나에게 대리권을 준다고 해도 난 그걸 원하지 않았을 거야.”육소연이 퉁명스럽게 대꾸하며 입을 삐죽였다.“괜찮아, 네 말대로 임찬혁은 정말 쓰레기 같은 남자야. 그러니 그 남자를 위해 슬퍼할 가치도 없어. 지금은 작은 성과를 거뒀을지 몰라도 용운 그룹 대표와는 비교할 가치가 되지 못해.”배두나가 육소연을 다독여주며 투덜거렸다.“너도 용운 그룹 대표가 정말 날 좋
이 모든 것은 임찬혁을 믿었기 때문이다.“걱정 마. 약속은 반드시 지킬 거야.”결국, 육씨 가문 전체에서 육성재를 제외하고 임찬혁을 믿어주는 사람은 오직 육지영뿐이었다.게다가 방금 어머니까지 모시고 와 약을 시험해 본 것도 작은 도움이 된 셈이니 임찬혁은 당연히 약속을 어길 리가 없었다.“잘됐네, 지영아. 네가 찬혁이를 믿은 건 옳은 선택이었어.”박영화와 육지영이 감격에 겨워 소리를 질렀다.임찬혁을 믿었다는 이유만으로 판이 이렇게까지 뒤바뀌리라고는 생각도 못 했을 터.그러나 다른 한쪽에 서 있던 육소연의 안색은 종잇장처럼 창백하게 질려 있었다. 도무지 믿을 수 없다는 표정을 짓고 부들부들 떨리는 몸을 애써 진정시키는 그녀의 아름다운 모습이 지금, 이 순간만큼은 바보처럼 느껴졌다.믿을 수 없다기보다는 이 사실을 받아들이고 싶지 않았다.처음에 임찬혁은 그들에게 회춘단의 대리권을 주겠다고 제안했지만 그녀는 오히려 시큰둥하게 거절해버렸다.그런데 임찬혁의 말이 거짓이 아니었다니. 언제부터 사람 보는 눈이 이렇게까지 없었던 거지?지금 서울의 모든 사람들은 임찬혁 회춘단의 이 대리권을 구하기 위해 피 터지도록 경쟁하고 있다. 돈을 벌기 위해서라면 체면 따위는 상관없었다. 하지만 그중에서도 오직 육소연만이 도무지 자신의 체면을 내려놓을 수가 없었다.과거 너무 절대적으로 말을 해버렸기 때문이다.게다가 마음속의 그 거만함도 그녀가 먼저 고개를 숙이는 것을 용납할 수가 없었다.깊은 회의감이 솟구쳐올라오며 육소연은 감히 임찬혁을 바라볼 수가 없었다.“찬혁아, 이렇게 좋은 제품이 있는데 왜 진작 말하지 않았어?”“우리 사이에 대리 하나 맡겨주지 않는 것도 말이 안 되지?”육지영은 차마 티를 낼 수 없었지만 하미현은 아예 얼굴에 철판을 깔고 임찬혁에게 대리를 내놓으라며 요구했다.“허허, 전 분명 기회를 드렸고 거절한 건 숙모셨잖아요. 그런데 이제 와서 또 갖고 싶으세요?”임찬혁이 하미현을 빤히 쳐다보며 냉소를 지었다.조금 전까지만 해도 하미현은 다른
이어 임찬혁은 또 혼수상태에 빠진 창운 도인에게 회춘단 한 알을 먹였다.“콜록콜록!”얼마 지나지 않아 연신 기침을 하더니 창운 도인이 정말 서서히 눈을 뜨는 게 아닌가. 순간 현장은 그야말로 아수라장이 되었다.“대박, 회춘단이 이 정도로 신기하다고?”“죽은 줄 알았던 생쥐도 회춘단을 먹으니 다시 살아났다니까.”“혼수상태에 빠진 창운 도인도 살릴 수 있다니. 회춘단은 정말 미용 제품이 아니라 만병통치약이야.”현장에 있던 사람들이 너나없이 입을 모아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그리고 방금 중생환을 먹은 사람들은 마치 지푸라기라도 잡은 것처럼 연이어 임찬혁에게 무릎을 꿇기 시작했다.“제발 회춘단 하나만 주세요.”“저도 하나만 주세요. 죽고 싶지 않아요.”“당신이 내 목숨만 구해줄 수 있다면 내가 할 수 있는 일은 무엇이든 하겠습니다!”그들은 임찬혁에게 연이어 머리를 조아리며 애원했다.아직은 몸에 큰 반응이 없지만 미래의 어느 날 갑자기 중생환의 부작용이 닥치면 그땐 정말 끝장일지도 모른다.“걱정하지 마세요. 사람은 쥐보다 훨씬 강한 저항력을 가지고 있습니다. 당신들 역시 모두 중생환을 복용했지만 목숨을 위협할 정도는 아닐 거예요.”“그리고 회춘단은 곧 서울에서 판매될 예정이니 몇 알 복용하면 중생환의 악영향 정도는 쉽게 없앨 수 있습니다.”임찬혁은 눈물을 쏟아내는 사람들을 다독여주며 싱긋 미소를 지어 보였다. 사람들도 괜찮다는 임찬혁의 말을 듣고 나서야 비로소 안도의 한숨을 내쉴 수 있었지만 여전히 두려움에 떨고 있는 사람들이 있었다.임찬혁의 말을 믿지 않는 건 아니었지만 당연히 회춘단 한 알을 바로 먹을 수 있는 것이 가장 좋은 선택이었다.“임 선생님, 회춘단 대리점을 하고 싶은데 지금 200억의 계약금을 낼 수 있습니다. 그러니 샘플을 주실 수는 없을까요?”한 여자가 물었다.“가능합니다.”그 말에 임찬혁은 즉시 여인에게 회춘단 한 알을 건네주었다.“저도 회춘단 대리를 하고 싶습니다.”“저도 하겠습니다.”“임 선생님, 저한테도
중생환에게 정말 문제가 생겼다.이 일로 하찬림은 영원히 씻을 수 없는 악명을 뒤집어쓰게 될 것이다.“하찬림 이 망할 자식아, 내가 널 얼마나 철석같이 믿었는데 나한테 독약을 먹여?”곧이어 한 중년 부인이 하찬림의 눈앞에 달려들어 멱살을 부여잡고 해명을 요구했다.방금 하찬림의 설득 하에 그녀도 중생환을 먹었기 때문이다.하여 우리 안에서 점점 죽어가는 쥐를 보며 화들짝 놀란 중년 부인은 당장이라도 눈물이 터져 나올 것만 같았다.“나도 중생환을 먹었는데... 설마 나도 저 생쥐들처럼 죽게 되는 건가? 하찬림 이 개자식아!”“당신 제대로 해명 안 하면 가만 안 둘 거야.”방금 중생환을 먹었던 사람들이 모두 필사적으로 달려들어 하찬림을 에워쌌다.이제 목숨도 보장받지 못하는데 하찬림의 신분과 지위가 뭐가 중요하단 말인가?하찬림 역시 아무리 내공이 강해도 감히 일반인에게 손을 쓸 수도 없는 노릇이다.잘못하면 하씨 가문 전체가 나락으로 갈 수도 있기 때문이었다.“제게 잠시만 시간을 주시면 꼭 합리한 설명을 하겠습니다.”“체스턴 군, 이게 대체 무슨 일이야?”하찬림은 많은 사람들의 공격에 대응하며 다급히 체스턴을 찾아 헤맸지만 상대는 이미 감쪽같이 사라진 뒤였다.조금 전, 중생환의 일이 탄로 날 것을 미리 눈치챈 체스턴은 진즉 뒤꽁무니를 빼고 도망쳐버렸던 것이다.“체스턴!”“체스턴!”털끝 하나 보이지 않는 체스턴에 하찬림의 마음도 차갑게 식는 기분이 들었다. 그리고 그제야 비로소 깨달았다. 이놈에게 속았구나.한편, 덩달아 당황해하는 하찬림의 모습을 보며 사람들은 더더욱 중생환에 문제가 있음을 단정했다.중생환을 먹은 사람들은 심지어 당장이라도 하찬림을 죽이고 싶은 마음마저 생겼다.“하찬림, 내가 널 죽여버릴 테다.”한 중년 아주머니가 손을 뻗어 하찬림의 얼굴을 도려냈다.악!외마디 비명과 함께 하찬림이 눈을 질끈 감았다. 아무리 내공이 높아도 일반인들의 공격은 전혀 피할 방법이 없었고 얼굴에는 핏자국이 번지며 하찬림의 모습은 더욱 초라해
시간이 1분 1초 흐르고 사람들의 시선은 전부 열 마리의 생쥐에게로 향해 있었다.“시간이 이렇게 흘렀는데 중생환을 먹은 생쥐들도 멀쩡하잖아. 그렇다면 중생환도 아무 문제 없다는 말 아냐?”20대 정도 되어 보이는 한 여자가 먼저 말을 꺼냈다. 그녀는 이 구역에서 작게 소문난 부잣집 딸인데 이번에도 중생환의 분대리로 선발되었다.중생환에 문제가 생기지 않는 한, 그녀 역시 얼마 지나지 않아 하찬림의 뒤를 따라 부자가 될 수 있다. 그러니 당연히 임찬혁의 말이 전부 거짓이길 바라는 것이다.“맞아요, 임찬혁이 헛소리를 한 게 틀림없어요. 만약 중생환에 정말 문제가 있다면 우리 하 대표가 모를 리 있겠어요? 그리고 또 어떻게 이렇게 많은 사람 앞에서 실험을 받아들일 수 있겠어요?”“임찬혁도 괜히 하 대표가 질투 나서 태클을 걸고 있는 게 분명하다니까. 하 대표의 제품이 회춘단 못지않게 훌륭하니까 일부러 이런 소란을 피우는 거 아니겠어. 이런 사람과 무슨 이야기를 더 하겠어. 당장 쫓아내자고...”...눈치를 보던 다른 대리상들도 너나없이 나서서 말을 보태기 시작했다.지금 그들에게 있어 임찬혁은 그들의 장사를 방해하러 온 눈엣가시일 뿐이다.어렵게 중생환의 대리권을 얻고 드디어 큰돈을 벌려는데 웬 낯선 남자가 이곳에 찾아와 중생환에 문제가 있다고 선포를 하니 이건 그들과 맞서고 들려는 게 아니면 뭐란 말인가?곧이어 현장에 있던 모든 사람들이 의심이 가득한 눈초리로 임찬혁을 쏘아붙였다. 비록 임찬혁의 회춘단은 확실히 엄청난 효과를 지니고 있었지만 아무리 장사에 눈이 멀어도 난데없이 중생환이 위험하다고 유언비어를 퍼뜨릴 필요는 없었다.어쨌든 하영 그룹은 유명한 대기업이고 하찬림은 또 남부 군신의 자리를 놓고 경쟁하고 있으니 돈 때문에 자신의 명예를 훼손할 필요는 없었다.그러니 확신이 없는 상태에서 이렇게 대대적으로 중생환의 발표회를 열 수도 없었을 것이다.오히려 임찬혁이야말로 질투에 눈이 멀어 난데없이 소란을 피우러 온 입장이 되어버렸다.육소연의 눈동
“게다가 당신의 중생환은 사실 사람의 잠재력을 착취하는 부작용이 있잖아요. 심지어 강한 중독성까지 지니고 있으니 이것이야말로 나라와 국민에게 재앙을 끼치는 마약과도 같은 존재 아니겠어요?”임찬혁의 매 한 마디, 한 글자가 모두의 귓가에 때려 박혔다.뭐라고?임찬혁의 말을 들은 사람들은 모두 그 자리에 얼어붙고 말았다.그들에게 있어 중생환은 신약과도 같은 존재로 모두가 하찬림을 숭배하며 존경해왔다. 그런데 설마 정말 임찬혁의 말처럼 그런 일이 생길까?체스턴의 파란 눈동자에 순간 당혹스러움이 스쳐 지나갔다.다른 사람들은 아직 잘 모르겠지만 체스턴만큼은 중생환의 뒤에 숨겨진 비밀을 잘 알고 있다. 임찬혁의 말은 정말 모두 사실이었다.‘뭐지? 임찬혁이 어떻게 이걸 알게 된 거지?’그의 중생환이 서양 국가에서 환영받지 못했던 이유도 바로 임찬혁이 말했던 부작용 때문이었다.하여 이곳저곳 쫓겨 다니다 결국 어쩔 수 없이 용국의 시장을 노리게 된 것인데 이것마저 임찬혁에게 들켜버리다니...“건방진 소리!”하찬림이 불같이 화를 내며 으름장을 놓았다.“증거 있어? 증거도 없이 무작정 물어뜯는 건 예의가 아니지.”하찬림이 번뜩이는 눈빛으로 임찬혁을 노려보았다. 하찬림을 모욕하기 위해 이렇게까지 중생환을 비하하다니. 체스턴은 분명 그에게 중생환에는 아무런 문제가 없다고 보장했단 말이다.“그럼 제 회춘단에 금지 성분이 있다고 하셨는데 증거 있습니까?”“제 회춘단은 어떤 검사도 받을 수 있고 조금이라도 금지 성분이 검출된다면 어떤 대가도 치를 수 있습니다.”임찬혁은 두 눈을 부릅뜨고 하찬림을 똑똑히 바라보며 반박했다. 대화가 오가고 두 사람 사이에는 팽팽한 긴장감이 맴돌았다.“물론 내 중생환도 얼마든지 검사를 받을 수 있지요. 조금이라도 부작용이 있다면 나도 어떤 대가라도 달게 받겠어.”하찬림도 임찬혁과 마찬가지로 자신의 제품에 자신감이 넘쳤다.애초에 하찬림은 중생환을 받을 때부터 모든 검사를 거쳐 조금의 금지 성분도 없다는 결과를 받게 되었었다. 하
하찬림뿐만이 아니다.체스턴, 전정우, 허원무, 곽해진 그리고 손강오까지 현장에 있던 모두가 깜짝 놀라고 말았다.그들은 모두 비즈니스계의 정상에 있는 인물이기에 식견이 매우 넓은 편이었다.그런데 회춘단의 효과가 이렇게 어마어마할 줄이야.이건 성공적인 프로젝트일 뿐이 아니었다. 아마 전 세계를 뒤져 보아도 이 정도의 돈줄은 찾아볼 수 없을 것이다.직접 보지 않았다면 아마 임찬혁이 이렇게 좋은 제품을 내놓았으리라고 꿈에도 예상치 못했을 것이다.조금 전까지만 해도 그 누구도 회춘단에 관심을 가지지 않았는데 막상 회춘단의 상업적 가치를 확인하니 모두의 마음속에 욕심이 피어오르기 시작했다.만약 회춘단의 대리권을 얻을 수만 있다면 분명 떼돈을 벌 수 있을 것이다.이럴 줄 알았으면 그렇게 절대적으로 말을 하지 않는 건데...한편, 육소연도 깜짝 놀란 듯 두 눈을 휘둥그레 뜨고 믿을 수 없다는 표정을 지어 보였다.임찬혁이 했던 말이 전부 사실이라니.회춘단이 보여준 효과만 봐도 중생환을 넘어서는 건 물론이고 아마 감히 상상조차 할 수 없을 정도의 돈을 벌 수 있을지도 모른다. 게다가 가장 중요한 건 회춘단은 임찬혁이 직접 참여하여 연구 개발한 제품이라는 것이다. 그러니 회춘단의 모든 권한은 자연히 임찬혁의 손에 있다.회춘단의 대리권만 손에 쥔다면... 중생환의 대리를 하는 것보다 훨씬 더 많은 돈을 벌 수 있다.“우와! 회춘단의 효과가 이렇게 신기하다니...”육지영이 뛸 듯이 기뻐하며 외쳤다.회춘단을 먹고 생긴 변화는 단지 발의 흉터가 사라진 것 뿐만이 아니었다. 피부도 훨씬 좋아지고 안색도 전과 다르게 눈에 띄게 좋아졌다. 한 알을 복용했을 뿐인데 이 정도의 효과라니... 계속 복용하면 얼마나 예뻐질지 말할 필요도 없었다.“내가 시험해줄게요. 나한테도 한 알 줘봐요.”“저도, 저도.”...금세 수많은 여자들이 몰려들었고 현장은 아수라장이 되어버렸다. 회춘단처럼 쉽게 비주얼을 끌어올릴 수 있는 제품을 마주하니 여자들은 전부 이성을 잃고 만 것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