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들의 시선이 모두 김예훈한테로 쏠렸다. 김예훈은 일어서서 박인철을 쳐다보며 말했다. “일어나요. 내 일은 내가 알아서 할게요.”박인철은 더는 반박하지 못하고 자리에서 일어났다. “김예훈!”그 모습을 지켜보던 김연철은 입을 열었다. “네가 만약 지금 여기서 무릎을 꿇는다면 큰 어르신한테는 내가 가서 사정해 줄게.”김예훈은 김연철을 힐끗 쳐다보고 담담하게 말했다. “옆에서 무릎 꿇고 있어요. 지금 한 말을 생각해서라도 안 건드릴 테니까. 일이 끝나면 당신은 여전히 김씨 가문의 회장이에요.”“겁도 없이! 감히 어르신을 모욕해?!”“김예훈! 곧 죽을 자가 이렇게 상황 파악이 안 돼서야!”“너의 뒤를 봐주는 사람도 무릎을 꿇었어! 근데 넌 왜 이렇게 당당한 거야?!”“어르신이 너그러운 마음으로 널 살려주겠다는데 감히 너 따위가. 죽고 싶어 환장했어?”김씨 가문의 사람들은 조롱하는 눈빛으로 그를 쳐다보며 욕설을 퍼부었다. 그들의 보기에 김예훈은 아직도 상황 파악이 안 되고 죽음을 자초하는 인간이라고 생각했다. “어르신, 김예훈과 시간 낭비할 필요 있을까요?”“바로 처리하시죠. 큰 어르신께서 결과를 기다리고 계십니다!”김병욱은 담담하게 말했다. 김연철은 가볍게 웃으며 오른손을 천천히 들어 세게 내리쳤다. “타닥타닥—”가지런한 발소리가 들려왔고, 늑대 부대의 용병들이 현장에 나타났다. 그들은 하나같이 무기를 들고 있었고 순식간에 김예훈의 주위를 에워쌌다. 눈 깜짝할 새에 김예훈의 일행들은 그들한테 포위되었다. 차가운 총구가 김예훈을 가리키고 있었다. 명령 한마디면 김예훈은 모래가 되고 말 것이다.이 모습은 보고 다른 사람들은 말할 것도 없고 김씨 가문의 사람들조차도 두려움에 벌벌 떨었다. 이따가 싸움이 시작되면 아마 많은 사람이 몰려와서 구경하게 될 것이다. 김연철도 그걸 생각하고 웃으며 말했다. “병욱아, 오늘은 잔칫날이야. 가족들한테 피를 보이면 되겠니?”“다른 사람들 데리고 백운별원으로 가 있어.”“좀 있다가 김
“잭, 큰 어르신께서는 김예훈이 비참하게 생을 마감하길 바라네.”김연철은 웃으며 말했다. “당신 같은 동양인들은 참 성가시게 하는 것 같네요!”“파악-”이내, 잭은 짧은 불의 무기를 김예훈 앞으로 던졌다. 그러고 나서 그가 차갑게 말했다. “당신들이 어떤 원한이 있는지는 모르겠으나 값을 세배로 받은 이상 난 임무를 수행해야 합니다.”“기회를 줄 테니, 무릎을 꿇고 스스로 목숨을 끊어요!”“내가 손을 쓰는 순간에는 당신의 처지가 많이 비참해질 겁니다!”“그때가 되면 이 세상에 온 걸 후회하게 되겠죠.”잭이라는 사람은 늑대 부대 용병 중의 우두머리였다. 그는 평소에도 워낙 기세등등한 사람이었고 김예훈을 처리하는데 직접 손을 쓸 생각이었다. 그는 김예훈이 자신 앞에 무릎을 꿇고 자결하길 바랐다. 이보다 더 굴욕적인 죽음은 없으니까. 김예훈은 고개를 들고 담담하게 말했다. “확실해요?”“퍼엉-”잭은 앞으로 한발 다가가 땅을 밟았고 그와 동시에 거대한 소리가 울려 퍼졌다. “내가 손을 쓰는 건 당신도 원하지 않을 겁니다! 내가 손을 쓴다면 그쪽을 한방에 죽여버릴 거니까!”“무엄하군요! 당신 앞에 있는 사람이 어떤 분인지 알아요?”박인철은 살기가 가득한 표정을 지으며 호통쳤다. 잭은 살벌한 그의 모습을 쳐다보았지만 이 동양인에 대해 전혀 신경 쓰지 않았다. 늑대 부대의 용병들은 그동안 순풍에 돛을 단 듯 많은 큰일을 도모해 왔고 군대 킹이라는 사람들도 많이 전멸시켰기 때문에 그는 자신감이 넘쳐흘렀다. “내가 방자하다는 말인가요? 아직 내가 어떤 사람인지 모르나보군요! 감히 나한테 그런 말을 하다니! 이곳에서 살아서 나가지 못하게 될 겁니다! 내가 어떤 사람인지 어디 한번 물어봐요!” 잭은 기세등등하게 큰 소리로 웃었다. “늑대 부대의 용병들이라, 확실히 실력이 있는 사람들이죠.”“그러나, 전쟁터의 뒤처리나 할 정도의 실력 아닌가요?”김예훈은 갑자기 담담하게 입을 열었다. 화가 난 잭은 악랄하게 말했다. “생각이 바뀌었어요.
김예훈이 입을 열었다. “그럴 필요 없습니다. 그자는 지금 제 앞에 있어요.”제임스는 놀라움을 감추지 못했다. “김예훈 씨, 전화 좀 바꿔주실 수 있나요? 제가 해결하겠습니다. 시간을 주십시오!”김예훈은 무심하게 핸드폰을 잭한테 건네줬다. 방금 전까지도 기세등등하던 잭은 지금 이 순간 몸을 부들부들 떨었다. 그가 전전긍긍하며 두 손으로 핸드폰을 건네받고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 “대장님. 접니다!” “잭, 내가 언제 너한테 그런 권리를 줬어? 누가 너한테 동방으로 가서 제멋대로 날 뛰라고 했어?!” 제임스는 호통을 쳤다. “저...저는...”늑대 부대의 제왕인 제임스가 어떤 사람인지 잘 알고 있는 잭은 목소리를 떨었다. 만약 그한테 무례하게 군다면 바로 지옥으로 떨어지게 될 것이다. “네 앞에 있는 분이 어떤 분인지 알고 있긴 한 거야? 감히 그분을 모욕하다니! 네가 죽고 싶어 환장을 했구나? 죽으려면 너 혼자 죽어. 우리 늑대 부대의 형제들을 다 끌고 죽지 말고!”“도대체...” 잭은 무의식적으로 물었다. “지금 이 상황에서 그분이 어떤 신분인지 아직도 궁금한 거야?”“그분이 바로 그때 당시 5대 강국의 백만 용병을 휩쓸었던 분이야, 감히 그분 앞에서 무엄한 행동을 하다니!”“당장 무릎 꿇고 용서를 빌어!|“털썩-”말이 끝나기도 전에 잭은 바로 김예훈 앞에서 무릎을 꿇었다. 그리고 이내 오른손을 들어 자신의 뺨을 후려쳤다. “죄송합니다. 제가 눈이 멀었습니다. 용서해 주십시오.”현장에 있던 홍인태 그리고 김연철 등은 모두 어안이 벙벙해졌다. 미국 코브라 부대를 전멸시킨 늑대 부대가 아니던가?그리고 이 잭이라는 사람은 전생의 신이라고 불리는 존재였다. 그러나 지금 이 순간, 그가 김예훈 앞에서 무릎을 꿇고 자기 뺨을 치고 있다. 전화기 맞은편에 있는 제임스가 들을 수 있을 정도로 잭은 뺨을 세차게 후려쳤다. 열 대를 때리니, 잭은 얼굴은 퉁퉁 부어올랐다. 맞은편에서 제임스의 하찮은 목소리가 들려왔다. “거기서 무릎
한국어를 잘 알고 있는 잭은 “버려진 자식”이라는 게 무엇을 의미하는지 이내 눈치챘다. 그는 흠칫하다가 이내 차갑게 웃었다.도대체 어떤 가문이기에 감히 이런 분을 쫓아낸 것인가? 그들은 자신의 가문이 세계 정상에 오를 기회를 놓쳤다는 사실을 모를 것이다.그가 무전기를 꺼내 빠르게 명령을 내렸다.“우르릉”바깥의 인기척 소리까지 더해져 공중에서는 굉음이 들려왔고 이때 차가운 무기들은 모두 방향을 틀어 김연철과 홍인태 등 사람을 향하였다.방금 김연철의 일을 도와줄 때 잭은 귀찮은 듯 건성건성 했지만 지금의 그는 최선을 다하고 있었다. 아마 전쟁터에 나가서도 이렇게는 필사적이지 않았을 것이다.지금 이 순간, 김연철과 홍인태의 안색은 극도로 어두워졌다. 몇 분 전까지만 해도 한 편이었던 사람이 지금은 그들을 빈틈없이 둘러싸고 무기를 들어 그들을 겨냥하고 있었다. 방금 전까지 판을 치고 날뛰던 그들한테는 지금 절망밖에 남지 않았다.한 치 앞을 볼 수 없는 것이 인생 아니던가? 지금 바로 딱 그 상황이다. 제일 먼저 이 상황을 못 버틴 자는 홍인태였다.이때 그가 두 손을 들고 탄식하며 말했다.“김세자,난 당신 집안 어르신의 신세를 갚기 위해 온 거예요. 이현숙은 어르신이 저한테 베푼 은혜를 이용하여 협박을 했어요.집안 어르신이 이현숙에 의해 살해되었다는 사실을 이제야 알았어요. 이제는 당연히 당신 편이 되어 어르신을 위해 복수를 할 거예요!”모든 것을 알게 된 홍인태는 땀을 닦으며 말했다.김세자는 더 이상 3년 전의 김세자가 아니라 3년 전보다 더 강해졌고 더 두려운존재가 되었다.경기도 지하세계의 왕이라 불리는 홍인태는 이 순간 이를 악물고 있었다. 이 자리를 떠나고 싶었지만 김예훈이 말을 하지 않았기 때문에 감히 움직일 수가 없었다. 김연철 뒤에 있는 김씨 가문 경호원들은 서로 마주 보고 있다가 잠시 후 손에 든 물건을 하나둘씩 바닥에 떨어트렸다.하나같이 두 손을 번쩍 들고 천천히 무릎을 꿇었다.지금 이 순간, 그들 중 상황 파악
김연철은 저도 모르게 그런 생각이 들었다. 만약 그때 김예훈을 처리하지 않았다면 김씨 가문의 미래는 어떠했을까? 경기도 최고의 명문 가문은 그저 시작에 불과했을 것이다!한국에서 명문 가문을 휩쓸고 가장 높은 자리에 우뚝 섰을 것이다!그리고 김연철은 아마 한국에서 심지어 세계에서 가장 높은 권력과 지위를 가진 사람 중 한 명이 되었을 것이다!그러나 기회를 놓쳤으니 이젠 후회해도 소용이 없다. 이 세상에 돌이킬 수 있는 건 아무것도 없으니까!그리고 그 대가를 톡톡히 치러야 할 것이다!김예훈은 차가운 표정을 지은 채 입을 열었다. “내가 김세자의 신분이었을 때, 난 김씨 가문을 한국의 10대 명문가로 만들고 싶었어요!”“언젠가는 한국에서 가장 높은 자리에 올라 최고가 되고 싶었어요!”“그러나 내 계획이 반쯤 성공했을 때 당신들은 나한테 무슨 짓을 했나요?”“김연철, 하나만 물을게요. 후회한 적 있습니까?”김연철은 온몸에 힘이 풀렸지만 한 가문의 회장인 그는 마지막 자존심 때문에 무릎을 꿇을 수가 없었다. 이때, 그가 천천히 입을 열었다. “김예훈... 아니... 김세자...”“3년 전에는 우리가 잘못했네! 하지만 지금이라도 늦지 않았어!”“내가 큰 어르신한테 말씀 잘 드려서 다시 널 세자의 자리로 돌아가게 할게!”“원한다면 김씨 가문 전체를 너한테 줄 거야!”김연철의 추악한 몰골을 보고 김예훈은 차갑게 말했다. “그래요? 방금 이현숙의 한 말을 잊은 건가요? 날 김씨 가문으로 다시 돌아오게 하겠다고요? 그 사람이 동의할 것 같나요?”“이현숙이 동의한다고 하더라도 내가 허락할 것 같은가요?”“오늘 한 말들이 다 무슨 의미가 있겠어요?”“당신을 시작으로 김씨 가문은 이제 끝장이에요.”김예훈의 마지막 말을 듣고 김연철은 그 충격으로 피를 토하고 끝내 바닥에 무릎을 꿇고 말았다. 그가 고개를 들고 김예훈의 차가운 얼굴을 쳐다보면서 비참하게 웃었다. “김예훈, 내 말 대로 해. 돌아와!”“네가 날 거절하고 김씨 가문을 거절한다면
“보스, 방금 백운별원 밖에 있던 애들이 소식을 전해왔습니다!”“무장 헬기가 와서 김씨 가문의 중요한 사람들을 데리고 갔다고 합니다. 명을 내려주십시오!”박인철은 한 발 앞으로 걸어 나와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 “이현숙이 도망을 쳤다고요?” 김예훈은 크게 놀라지 않았다. “가보죠. 어떻게 된 일인지...”이내, 그들은 백운산에 자리 잡고 있는 백운별원에 도착하였다. 그러나 이현숙, 김병욱, 김만태 그리고 김청미의 모습은 보이지 않았다. 늑대 부대의 용병들도 뒤를 따라왔다. 김예훈의 명령이 없이도 그들은 알아서 백운별원을 봉쇄했다. 이내, 김씨 가문의 사람들은 모두 김예훈 앞에 무릎을 꿇고 끊임없이 용서를 구했다. “이현숙은요?”김예훈이 물었다. “큰 어르신은 컨벤션 센터의 소식을 듣자마자 바로 떠났어요.”“떠나시면서 이런 말씀을 하셨습니다...”김씨 가문의 한 사람이 벌벌 떨며 입을 열었다. “어르신께서...”“어르신께서 당신과 끝까지 맞서 싸울 것이라고 했습니다!”말을 마친 그 사람은 김예훈이 자신을 당장 죽이기라도 할까 봐 온몸을 부들부들 떨었다. 김예훈은 실눈을 뜨고는 이내 김연철을 쳐다보았다. “오늘부터 김씨 가문은 당신이 이끈다고 소문을 내요...”김연철은 얼굴이 활짝 피었다. “맡겨줘서 고맙네, 내가 몸을 사리지 않고 자네를 도울 거야...”김예훈은 계속해서 말했다. “3일 안으로 김씨 가문의 모든 사업과 자산을 CY그룹의 명의로 바꿔요.”“김씨 가문의 사람들은 절대 백운별원을 떠나서는 안 됩니다.”“알았네!”김연철은 충격을 받았지만 그의 요구에 대답하지 않을 수가 없었다. 오늘부터 김씨 가문의 사람들은 이 대저택에 갇히게 되었다.대저택이라고는 하나 사실 살아있는 사람의 무덤이나 다를 바 없었다. 컨벤션 센터로 돌아온 김예훈은 정소현을 데리고 유유히 빠져나갔다. 올 때도 곁에는 한 사람, 갈 때도 곁에는 한 사람. 그러나 성남시와 경기도의 판이 뒤집어졌다!…오늘, 성남시에는 큰 사건이 두 개
“이번에는 내가 그 불효자를 너무 얕잡아봤어!”“전역한 후에는 부대에서 전혀 위신이 없을 줄 알았는데!”“그한테 이런 인맥이 있을 줄은 상상도 못 했어!”“그러나 도와달라는 사정도 한 두 번 해야 하는 거지, 어떻게 매번 쓸모가 있겠니?”“다른 쪽으로 그를 무너뜨릴 수 없다면, 일단 CY그룹부터 철저히 무너뜨려...”“만태한테 이미 이 일을 처리하라고 전적으로 맡겼어. 4대 가문에서 도움을 주는데도 만약 성공하지 못한다면 그도 목숨을 내놓아야 할 거야!”이현숙은 차가운 표정을 지었다. 보아하니 성남시를 떠나오기 전에 그녀는 이미 철저히 준비를 한 것 같았다. 김병욱은 미간을 찌푸리며 말했다. “하지만...”“병욱아, 넌 바둑을 좋아하니 그 이치는 잘 알고 있겠지.”“한 수를 양보하는 건 이번 판의 승리를 위해서야! 인생은 바둑과 같은 것이야!”“넌 진주에서 더 중요한 일이 있으니 경기도의 일은 만태한데 맡기도록 하거라.”“네!”김병욱은 더 이상 반박하지 않았다. 그들이 걸어가자 요트 위에서 기다리고 있던 사람들이 하나같이 무릎을 꿇었다. “어르신을 뵙습니다!”…김예훈과 정소현이 집으로 돌아왔을 때 정군과 임은숙 두 사람은 거실에 있었다.이때 임은숙은 화가 잔뜩 나서 호통을 쳤다. “자네는 허구한 날 뭐 하고 있는 거야? 민아가 바쁜 걸 보지 못한 건가?”“생일 연회는 뭐 하러 참석한다고? 자네한테 그럴 자격이 있나?”정군은 차갑게 말했다. “김예훈, 자네가 이런 연회에 참석하는 것이 인맥을 기르고 사업을 위해서라면 난 할 말이 없네!”“그러나 가슴에 손 얹고 생각해 봐, 자네의 신분으로 그 연회에 참석한다고 무슨 이득이 있겠는가?”정군과 임은숙이 보기에 김예훈은 연회에 놀러 간 것이지 전혀 볼 일이 있어서 간 게 아니라고 생각했다.김예훈은 웃으며 말했다. “아버님, 어머님. 빚을 받으러 간 것입니다.”“빚이라니?” 임은숙은 무의식적으로 일어섰다. “누가 자네한테 돈을 빚은 거야? 얼마나 받아왔어?”“돈이 아
경기도 최고 가문인 김씨 가문에 대해 정군과 임은숙 두 사람은 엄청 두려움을 느꼈다.특히 정군은 카지노에서 맞았던 일을 생각하면 아직도 등골이 오싹할 정도였다. 그가 무릎을 꿇은 채로 크게 욕설을 퍼부었다. “김예훈, 쓸모없는 인간. 네가 정말 우리를 죽이고 싶은 거야?!”“당장 무릎 꿇고 빌어. 만철 도련님께서 너그러운 마음으로 널 용서해 줄지도 모르잖아...”“만철 도련님, 이 모든 건 다 저 찌질한 놈 때문입니다. 저놈을 벌하여 주세요. 절대 저한테 따지지 마시고요!”바로 이때, 임은숙도 정민아의 품 안에서 정신을 차렸고 그녀가 창백한 얼굴로 김예훈을 쳐다보았다. “빌어먹을 놈. 당장 만철 도련님한테 사과해. 우리가 감히 맞설 수 있는 분이 아니야!” “가문의 불행이구나! 우리 정씨 일가에 왜 너 같은 사위가 있는 건지!”임은숙은 하마터면 울 뻔했다. 이내, 온몸에 붕대를 감고 지팡이를 쥐고 힘겹게 걸어오고 있는 사람의 모습이 눈에 들어왔다. 정군네 가족들은 그 모습을 보고 충격을 받았다. 그의 모습은 미라와 다를 바가 없었다. 이때, 정민아가 무의식적으로 말했다. “김만철 씨, 이 일은 저희 부모님과는 전혀 상관없는 일이에요. 무슨 일이 있으면 저랑 얘기해요!”김만철의 비참한 모습을 보고 정군과 임은숙은 몸을 벌벌 떨었다. 김씨 가문에서 따지기라도 한다면 어떤 결과를 초래할지 누구도 모르는 일이었다. “정민아 씨, 오늘 이렇게 찾아온 건 사과를 하고 싶어서예요!”“전에 제가 했던 무식한 행동에 대해 사과하고 싶어요!”김만철이 입을 열자 정군과 임은숙은 깜짝 놀랐다. “터억-”이내, 김만철은 깁스를 한 몸으로 그 자리에서 무릎을 꿇었다. “앞으로 다시는 당신 앞에 나타나지 않겠습니다!”“제발 용서해 주세요...”지금 이 순간, 정민아는 머릿속이 하얘졌다.그들은 김만철이 김예훈한테 복수를 하러 온 줄 알았고 이번 일로 인해 정씨 일가는 엄청난 대가를 치르고 심지어 망하게 될 줄 알았다.그러나 김만철이 직접 찾