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런 거였군!”“내가 진작에 말했잖아. 진정한 거물들은 예의범절에 확실히 지키는 분들이라고!”“김연철은 김씨 가문의 회장이야. 듣자 하니 어젯밤에 다시 권력을 잡았다고 하던데!”“그런 인물이라면 아마 철저히 원칙을 따르는 분이겠지!”“아들이 잘못한 게 있으면 반드시 사과하라고 시키실 분이야!”지금 이 순간, 정군은 연철의 넓은 아량에 탄복하며 감탄의 표정을 지었다. 정군은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이렇게 올바른 가정 교육이 있으니 김만철은 앞으로 크게 성공할 거야!”“그래 말이야! 저런 사람이 우리 집 사위가 되면 얼마나 좋을까!”정군과 임은숙 두 사람은 연신 감탄했다. 돈에 눈이 먼 두 사람은 김만철같이 신분이 있는 사람을 엄청 좋아했다. 비록 김만철이 예전에 나쁜 짓을 했어도 그들은 김만철과 인연을 맺고 싶어 했다. 정민아는 미간을 찌푸렸다. 그녀는 이번 일이 이렇게 간단한 문제가 아니라고 생각했지만 지금으로써는 뭐가 문제인지 도저히 알 수가 없었다. 그도 그럴 것이 경기도 최고인 김씨 가문을 김예훈이 해결했을 거라고는 생각하지 않았다. “됐어요. 일이 잘 해결되었으면 그만이에요! 계속 입에 담고 있다가 김씨 가문의 사람들 귀에 들어가면 좋을 게 없잖아요!”“아빠, 엄마. 쓸데없는 생각 하지 마세요, 이제부터 김씨 가문이랑 선 긋고 살면 돼요!”이때, 정소현을 입을 열었다. 어젯밤, 김예훈이 도대체 무슨 일을 했는지는 몰라도 김씨 가문은 이제 끝장이라는 걸 그녀는 대충 눈치챘다. 그렇지 않다면 김만철 같은 사람이 어떻게 직접 찾아올 수 있겠는가?그러나 형부와의 비밀에 대해 그녀는 절대 말하지 않을 것이다.정소현의 말을 듣고 정군과 임은숙은 서로 마 주보며 고개를 끄덕였다. “역시, 우리 소현이는 똑똑해. 지금 이런 상황에서, 우리는 절대 다시 김씨 가문을 건드리지 않을 거야.”“그래, 맞아. 임씨 가문의 연회에 무슨 선물을 할 지 그거나 고민해 보자고.”두 사람은 이내 말을 돌렸고 얼마 후, 결정을 내린 듯
임은숙은 김예훈을 삿대질하며 언성을 높였다.“너, 이게 무슨 뜻을 의미하는지 알기나 해?”“데릴 사위 주제에 뭘 안다고 지껄여!”“경고하는데, 임 씨 가문에 가서도 입을 함부로 놀리면, 절대 가만히 있지 않을 거야.”임은숙의 빨갛게 달아 오른 얼굴을 쳐다보며 김예훈은 아무런 표정 변화도 없었다.성남시에서 제일 권력이 큰 사람 앞에서도 김예훈은 자신의 페이스를 잃지 않았다. 하물며 성남시의 부시장도 자신의 앞에서 체면을 차리는데 임원이면 어떠할까?그때, 정소현이 얼어붙은 분위기를 깨뜨렸다.“아빠, 엄마. 형부가 실수로 그런 말을 입에 담았어요. 사실 임 씨 가문을 많이 존경하고 있어요. 맞죠 형부?”“맞아.”“그래! 그러면 됐어!”임은숙은 그제야 화가 조금 풀렸다.“선물도 제일 좋은 걸 골라. 만약 무슨 문제가 생기면 모두 네 책임이야!”김예훈은 고개를 끄덕거리고 정민아를 힐끗 쳐다보며 말을 하려고 했으나 정민아가 먼저 입을 열었다.“선물은 소현이랑 함께 가서 사. 난 아직 다른 일이 남았어.”김예훈은 알겠다고 고개를 끄덕거렸다.하지만 자신도 오늘 다른 일정이 있다는 것을 알고 정소현이 먼저 선물을 사러 가면 일을 마치고 합류하기로 했다. 오늘 박인철이 그에게 전화가 걸려와 당도 부대에 와달라고 했다.박인철은 그에게 서류를 건네며 말했다. “보스, 이번 년 당도 부대에서 새로 모집한 군사들입니다. 훑어봐 주세요!”김예훈은 서류를 힐끗 쳐다보더니 고개를 끄덕거렸다.“장군, 저는 더 이상 보스가 아니에요. 당도 부대가 장군의 관리하에 있으니 이런 결정은 이제 혼자 처리하도록 하세요.”“저는 당도 부대에 아무런 힘도 자격도 없는 사람이에요. 자꾸 이런 일에 간섭하면 다른 사람들의 쓴소리를 들을 게 분명해요.”박인철은 공손하게 인사를 건넸다.“보스, 사실 얼마 전 서울 본부에서 소식이 왔습니다. 사령님께서 보스를 서울에 모셔 삼군 총 보스로 모시겠답니다!”유라시아 전장에서 김예훈의 전공은 너무 이름을 떨쳐 1인 1군이 될 정도
그 시각.정소현은 성남시에서 유명한 쇼핑몰에 도착해 임 씨 가문의 노부인에게 선물할 물건을 둘러보고 있었다. 절대 아무 물건이나 선물하면 안 되기 때문에 성심성의껏 선물을 고르고 있었다.곧 그녀는 카운터에서 청화자기 그릇 한 쌍을 발견하고 종업원에게 구매의사를 밝혔다.이때 갑자기 두 사람이 다가와 청화자기 그릇을 보고 바로 종업원에게 말했다.“청화자기 그릇은 저희가 사겠습니다.”“저기요. 제가 먼저 찜해뒀어요. 그러니까 순서를 지키세요.”정소현은 바로 반박하며 말했다.그녀의 말을 들은 두 사람은 바로 고개를 돌려 정소현은 쳐다보았다. 다부진 체격에 큰 키, 하얀 얼굴과 곱슬한 노란 머리.두 사람 중 한 명이 정소현을 훑어보며 말했다. “아가씨, 이 청화자기는 우리나라의 국보에요. 당연히 우리나라로 가져가는 것이 맞겠죠.”“한국 사람들은 이런 청화자기의 가치를 잘 모르잖아요...”정소현은 조금 넋이 나갔다.‘뭐야 이 사람들 감히 외국 사람들이 왜 한국 사람들을 비하하는 거지?’두 외국인은 정소현을 깔보며 청화자기의 가치를 잘 모른다고 말했다.진짜 해도 해도 너무 했어!정소현은 바로 자신의 가방을 카운터에 내려놓고 큰 소리로 말했다.“청화자기 그릇은 제가 먼저 봐뒀어요. 그러니까 사고 싶으면 줄을 서세요!”양측의 충돌은 쇼핑몰 사람들의 관심을 끌었다. 많은 사람들이 몰려와 정소현과 두 남자를 구경했다.“남자 두 명이서 어린 여자아이 한 명을 몰아붙이는 건 너무했어!”“먼저 온 사람이 임자지. 여긴 경매시장이 아니여! 창화 자기는 저 어린 아가씨가 싫다고 한 다음에 사야 돼!”“그리고 이렇게 예쁜 자기는 절대 왜국 놈들한테 팔 수 없어!”“맞아! 그만해!”두 남자의 행위는 많은 사람들의 노여움을 샀다.하지만 두 남자는 조금도 물러서지 않고 정소현을 가만히 쳐다보았다.왼쪽에 선 남자가 눈을 가늘게 뜨고 말했다.“아가씨, 도자기가 마음에 든 것이 아니라 이 오빠가 마음에 든 거 아니야?”“도자기가 갖고 싶으면 오늘 이 오빠
“이 년이! 감히!”남자들보다 훨씬 어린 여자한테 뺨을 맞은 두 남자는 버럭 화를 내며 정소현의 손목을 꽉 쥐었다.“팍!”두 남자 중 한 남자가 바로 정소현의 뺨을 내리쳤다.“어린 년이 죽고 싶어 환장했지!”“당장 신고할 거야. 어린 나이에 콩밥 한번 먹어봐야 하지 않겠어?”그리고 청화자기를 바닥에 떨구더니 정소현이 깬 것이라고 했다.일은 점점 심각해졌다.쇼핑몰의 매니저와 보안요원들도 다가와 말렸다.한 중년 남자가 다가와 눈살을 찌푸리고 말했다.“제가 이 쇼핑몰 이대위 매니저입니다. 저화 말씀하시면 됩니다!”세 사람을 지켜보던 구경꾼들이 먼저 나서서 말했다. “이보세요! 저 남자 두 명이 먼저 끼어들고 도자기를 자신들이 깨고 저 어린 여자아이한테 누명까지 씌웠어요!”이대위는 제일 먼저 상황을 이해하고 두 명의 남자를 VIP 휴게실로 안내했다.“일단 이곳에서 잠시 기다려주세요. 저희가 꼭 만족스러운 답을 드리겠습니다.”수많은 사람들 앞에서 외국 남자 두 명한테 허리를 굽혀 공손하게 사죄를 하는 이대위를 사람들은 아니꼬운 시선으로 쳐다보았다.“뭐라고?”“쇼핑몰 매니저라는 사람이 이렇게 순서가 없다니.”“진짜 개만도 못한 사람이야!”“맞아!”구경꾼들의 삿대질에도 두 남자는 비웃기만 할 뿐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쇼핑몰 매니저의 선택을 미리 알고 있기라도 한 듯 다리를 꼬고 소파에 몸을 맡겼다.이대위는 자신의 입술에 손을 대고 구경꾼들을 조용해라고 손짓했다.“제가 설명해 드리겠습니다. 이 두 고객님은 저희 쇼핑몰 VIP 고객님들입니다. 우리 쇼핑몰에서 많은 물건을 사가 매출이 많이 올라갔죠.”“앞으로도 저희 쇼핑몰에 큰 도움을 줄 고객님들입니다.”“그러니 사고 싶은 물건은 마음대로 구매하셔도 좋단 말이죠. 그것이 뭐가 잘못되었단 말입니까?”“그리고 여기 이 어린 여자아이가 저희 VIP 고객한테 손찌검을 하지 않았더라면 처음부터 일어나지 않았을 일입니다.”“그러니 당연히 이 여자아이가 배상해야 합니다.”이대위는 자랑스러
“헛소리하지 마!”정소현은 몸을 뒤로 빼며 흠칫 떨었다. ‘이 사람은 어떻게 이렇게 많은 사람들 앞에서 낯부끄럽게 이런 말을 할 수 있지?’“먼저 저한테 성희롱을 해서 제가 거절한 거예요.”“저를 때리고 물건도 부수고 어떻게 저한테 배상금을 요구할 수 있어요? 술을 같이 마셔달라고요? 대체 어떻게 그런 생각을 할 수 있냐고요!”“하하하, 아가씨. 먼저 손을 댔다고 인정한 거예요?”“아가씨가 때리는 동영상을 이미 복사해 뒀어요. 바로 경찰에 신고할 거예요.”“2억이면 콩밥을 얼마 동안 먹어야 하지?”이대위가 정소현을 위협하며 말했다.아직 학생인 그녀는 이런 상황은 그저 TV에서만 보았었다.때문에 그녀는 이대위가 이렇게 강압적인 태도로 나올 줄 몰랐다.겨우 VIP 고객님 두 명 때문에?“그리고 너....”“계속 대꾸하면 바로 경찰에 신고할 거야. 우리 쇼핑몰의 영업을 방해했다는 죄명으로.”“우리 쇼핑몰이 어느 가문에서 운영하고 있는지 알기나 해?”“여긴 선우 가문에서 운영하고 있는 쇼핑몰이야!”“선우 가문?”선우 가문이라는 말을 들은 사람들은 하나같이 입을 꾹 다물었다.골동품 애호가로서 선우 가문의 지위가 얼마나 대단한지 다들 알고 있었다.선우 가문의 지역에서 일을 벌이는 것은 자살행위나 다름없다.이대위의 행동에 모두 불만을 가졌지만 선우 가문이라는 말에 다들 입을 꾹 닫았다.자신의 목숨부터 살려야 한다.“그러니까 잘 생각하고 말해.”이대위는 더욱 험악한 표정을 지으며 말했다.“술은 마시지 않겠어요. 2억은 제가 배상할게요.”정소현은 결국 고개를 숙였다.어린 여자아이가 함부로 할 수 없는 곳이기도 했다.이대위가 CCTV도 확보했다고 했으니 경찰이 출동해도 손해를 보는 것은 자신이다.“2억을 배상한다고 해도 절대 끝나지 않을 거야.”“오늘 저분들과 함께 술을 마시고 사과를 하지 않는 이상 난 경찰에 신고해야겠어.”“너무...”정소현은 더 이상 참을 수 없었다. 참을 만큼 참았다고 생각한다.그녀가 다른 곳으로
정소현은 사건의 자초지종을 설명하자 김예훈은 바로 표정이 어두워졌다.그때, 이대위가 피식 웃음을 터뜨리며 다가왔다. “어머? 부모님이라도 불렀어?”“내가 미리 말하는데 오늘 일은 절대 이대로 끝나지 않을 거야.”“그 외국 놈들 당장 나오라고 해!”김예훈은 낮은 목소리로 으르렁거렸다.“집 아이가 예절이 없다고 해서 어르신도 함께 예절이 없는 건가요?”“VIP 고객들한테 대체 어쩌려는 거야!”이대위가 큰 소리로 소리를 질렀다.“좋은 마음으로 물건을 구매하러 온 사람이야말로 진짜 VIP 고객이야. 쓰레기 새끼들은 이미 충분히 체면을 줬어!”“3초 시간을 줄게. 당장 나와서 무릎 꿇고 사과해.”“당신들 진짜 미쳤구나? 우리 VIP 고객들한테 사과를 하라고? 너 진짜 여기가 누구 구역인지 몰라서 그래?”“3... 2... 1...”이대위는 어처구니없는 웃음을 터뜨렸다.“미친놈. 진짜 카운트다운을 한다고? 100까지 세어도 널 대꾸하는 사람은 없을 거야.”“여기가 어느 가문에서 관리하는 구역인지 알기나 해?”“여긴 선우 가문이 운영하는 쇼핑몰이야.”“너 같은 촌놈이 선우 가문이 누군지 알기나 해?”이대위는 바로 의기양양하여 팔짱을 꼈다.이곳에서 선우 가문의 이름만 말하면 모두 몸을 벌벌 떨며 뒤로 물러나기 마련이다.“선우 가문?”김예훈은 피식 웃음을 터뜨렸다.그는 김예훈의 명찰을 보고 물었다.“이대위? 선우 가문의 개가 선우 가문의 이름을 등에 업고 유세를 부리고 있어? 잘 하고 있네.”“그래. 나 선우 가문의 개 맞아. 하지만 이런 개도 네가 함부로 건들일 수 있는 사람이 아니야.”“넌 개만도 못한 사람이야.”“내 이름을 기억해서 뭐 신고라도 할 거야?”이대위는 김예훈을 향해 삿대질을 하며 말했다.김예훈을 그런 이대위를 무시하고 바로 휴대폰을 꺼내어 숫자를 눌렀다.“저 김예훈이에요. 선우 가문에서 아주 충성심이 강한 개 한 마리를 키웠더라고요.”“이대위라는 개가 지금 제 앞에서 함부로 짖어대고 있어요.”“지금 저한
김예훈은 이대위를 밀치고 바로 VIP 휴게실 문을 열었다. 두 남자는 깜짝 놀라 소리가 나는 방향으로 고개를 돌렸다.“사람을 때리고, 물건을 부순 것도 모자라 정소현한테 술도 같이 먹자고 했어?”두 사람은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 으스대며 말했다.“그래. 우리가 그랬다. 어쩔 건데? 왜? 복수라도 할 거야?”익숙한 한국어는 아니었지만 김예훈을 쳐다보는 남자들의 시선이 충분히 사나워 보였다.두 사람은 김예훈보다 자신들이 더 잘났다고 믿는 사람들 같았다.“무릎 꿇고 빌어. 기회는 단 한 번뿐이야.”“사과를 하라는 거야? 그럴 일은 절대 없어.”“우리와 같은 사람들이 왜 너희들한테 사과를 해야 하는 거지?”“차라리 네가 무릎 꿇고 사과하는 건 어때?”남자들은 기세등등하게 말했다.김예훈과 정소현은 자신과 말을 할 자격도 없는 사람들처럼 두 사람을 깔보았다.“경호원! 경호원 어디 있어!”“빨리 이 사람들 쫓아내. 우리 휴식이 방해되잖아!”그때, 한 사람이 살벌한 표정으로 다가와 김예훈의 뺨을 내리칠 준비를 하는 것 같았다.“퍽!”김예훈은 바로 남자의 정강이를 걷어찼다.“악!”순간, 남자는 자신의 다리를 감싸 안고 바닥에 뒹굴었다.김예훈은 다른 한 사람의 뺨도 내리치며 두 사람을 함께 바닥에 뒹굴게 만들었다.두 사람이 힘겹게 일어서려고 하자 그는 남자들의 배를 깔아 자리에서 일어나지 못하게 만들었다.“소현아, 너의 손을 더럽히고 싶지 않아 내가 때렸어.”정소현은 김예훈을 쳐다보며 고개를 끄덕거렸다.‘우리 형부 진짜 너무 멋있어. 형부만 있으면 해결하지 못하는 일이 없을 것 같아.’“너, 네가 와서 때려. 내가 멈추라고 할 때까지 때려!”이대위를 가리키며 김예훈이 말했다.이대위는 자리에 굳은 채 서있었다.“너 지금 네가 어떤 사고를 쳤는지 알기나 해?”“이 두 사람이 어떤 사람인지 알기나 하냐고?”무릎을 꿇은 두 남자는 김예훈을 노려보았다.“네가 감히 나를 때렸어? 넌 끝났어. 반드시 너를 교도소에 처넣을 거야.”“마지막
이대위는 머리가 순식간에 폭발한 것 같은 느낌을 받았다.믿기지 않는 눈빛으로 선우건이를 쳐다보며 입술을 달싹거렸다.그는 고개를 돌려 김예훈을 쳐다보았다.조금 전 전화를 건 사람이 바로 회장님?5분도 안 되는 사이에 선우건이가 직접 쇼핑몰에 와 자신을 해고했다.이대위는 그제야 정신을 차리고 변명이라도 하고 싶었지만 선우건이는 그의 뺨을 내치고 소리를 질렀다.“꺼져! 너의 해명 따위 듣고 싶지 않아!”“잠깐.”김예훈의 목소리에 이대위는 바로 씩 웃으며 고개를 돌렸다. 자신의 편을 들어주려는 것일까?그는 바로 김예훈에게 다가가 허리를 굽혀 감사 인사를 전했다.“사장님, 감사합니다. 이 은혜 절대 잊지 않겠습니다!”김예훈은 그의 말을 무시하고 무릎을 꿇고 있는 두 사람을 가리키며 말했다.“내가 한 말 기억 안 나?”이대위의 얼굴이 삽시간에 하얗게 질렸다.어떻게 기억이 나지 않을 수 있겠는가. 그가 멈추라고 할 때까지 뺨을 내리치라고 했다.하지만 감히 두 분의 VIP 고객의 뺨을 때릴 수 없었다.선우건이는 바로 두 사람의 틈에 끼어들어 말했다.“도련님 말이 맞습니다. 바로 저 두 놈들의 뺨을 갈겨야죠!”“그리고 우리가 받은 피해부터 보상해달라고 하세요. 청화자기 그릇의 가격은 2억이 아니라 20억입니다.”“1원도 모자라면 안 됩니다.”20억이라는 말을 들은 이대위는 바로 정신이 번쩍 들었다.순간, 그가 손을 벌벌 떨며 무릎을 꿇고 있는 두 사람한테 다가갔다.남자들은 선우 가문을 익히 알고 있었지만 선우 가문의 가주가 저 젊은 남자한테 기는 모습을 보고 깜짝 놀랐다. 2억이 아니라 20억....“선우 대사! 저흽니다. 저는...”“퍽!”그 남자의 말이 끝나기도 전에 겨우 용기를 낸 이대위가 손을 내리쳤다.남자의 뺨을 친 그는 쉬지 않고 계속하여 남자들의 뺨을 내리쳤다.한참 후, 두 사람의 얼굴은 빨갛게 부어올랐다.그제야 김예훈은 느긋하게 입을 열었다. “사과하라고 해. 사과를 하면 그만 멈추고 하지 않으면 계속 때려.
가까워진 남윤지의 얼굴을 보던 추문성은 눈가를 파르르 떨며 오른손을 부들부들 떨었다.추문성은 그녀를 때리지 않으려고 꾹 참고 있었다.쨕!추문성이 공격할 생각이 없어 보이자 남윤지가 다시 한번 추문성의 다른 한쪽 뺨을 때렸다.“쓸모없는 자식. 여자한테 맞고도 반격할 용기도 없는 멍청한 자식. 이러고도 체면을 지켜달라고? 체면이라고 있는 거야?”이순간 남윤지는 추문성을 극도로 경멸했다.‘진주·밀양 도련님 중의 한 명으로서 나한테 손대지도 못하는데 잘나면 얼마나 잘났을까? 그냥 죽기를 기다릴 수밖에.’얼굴을 감싸고 있는 추문성의 입가에는 피가 흐르고 있었다. 그 모습은 얼마나 처참한지 이보다도 더 처참할 수가 없었다.현장에 있던 사람들은 이 장면을 보고 모두 박장대소를 지었다. 심지어 어떤 사람은 술잔을 부딪치며 좋은 구경을 하고 있었고, 어떤 사람은 이 장면을 기록하기 위해 핸드폰을 꺼냈다.부잣집 도련님이 쩔쩔매는 모습이 온라인에 퍼진다면 절대 큰 화제가 될 수 있었다.동하임이 차가운 목소리로 말했다.“남윤지 씨, 너무하는 거 아니에요?”동하임은 화가 났지만 한편으로는 어쩔 수가 없었다.남윤지와 맹승현의 막무가내를 봤을 때 가끔은 능력과 인맥이 그렇게 유용하지 않을 때도 있었다.실력이야말로 진정으로 믿을 구석이었다.지금 이 순간 남윤지의 실력이 추문성보다 강하기 때문에 추문성이 반격조차 하지 못하고 심지어 말도 하지 못했다.“농담도 심하시네요. 남윤지 씨는 진주·밀양 4대 명문가 중의 하나인 남씨 가문의 따님이자 안동 김씨 가문의 안방마님이 될 사람인데 제가 아무리 겁 없는 사람이라도 남윤지 씨를 어떻게 모욕하겠어요. 하지만 그래도 제 체면을 지켜주셨으면 바람이네요.”추문성의 눈빛은 차가웠고, 이 순간 그는 분노도 두려움도 없었으며 오히려 얼굴에 남은 손자국을 문질렀다.“저는 오늘 화해를 구하러 온 것이지 남윤지 씨가 두려워서 이러는 거 아니에요. 가끔 어떤 일은 크게 만들 필요가 없지 않을까요? 문제가 커져봤자 모두에게 좋지 않잖
날카로운 소리가 울려 퍼지면서 피하지 못한 추문성은 제대로 뺨을 맞았다.얼굴에 빨간 손자국이 나 있는 그 모습은 처참하기 그지없었다.이때 추문성이 소리를 질렀다.“남윤지 씨!”바로 이때 사면팔방에서 남씨 가문의 경호원이 열몇 명 달려왔다.이들은 하나같이 총을 들고 추문성의 이마를 겨냥하고 있었다.그가 조금이라도 경솔한 행동을 한다면 주저 없이 방아쇠를 당길 기세였다.김예훈과 동하임은 사람무리와 동떨어지고 말았다.“제 이름이 함부로 불러도 되는 이름인 줄 알았어요? 부를 자격이나 있다고 생각하시냐고요.”남윤지는 한껏 싫증난 표정이었다.“추씨 가문은 그저 1류 가문에 불과하면서 누나가 진주·밀양 용전 전주 자리를 꿰차면 우리 앞에서 체면이 세워질 거로 생각하셨어요? 허씨 가문의 힘을 빌려 이 자리까지 온 거 잊었어요? 예전에는 허씨 가문에 빌붙어 살더니 이제는 김예훈 씨한테 의지하려는 거예요? 정말 자존심도 없어요? 제가 말해주는데 옛정만 아니었다면 바로 총으로 쏴 죽였을 거예요. 어디서 체면을 지켜달라고 말하는 거예요. 그럴 자격이나 있다고 생각하세요?”남윤지는 어제 김예훈에게 뺨을 맞고 속이 부글부글 끓고 있었다.오늘 남지훈과 함께 판을 짜놓은 것도 김예훈을 이곳까지 불러내서 기회를 틈타 죽여버리기 위함이었다.그런데 김예훈은커녕 추문성이 찾아와서 떠들 줄 몰랐다.이로 인해 남윤지는 분노가 치밀어 올랐다.이미지만 아니었다면 직접 총으로 추문성을 쏴 죽였을 것이다.동하임이 옆에서 미간을 찌푸린 채 말했다.“남윤지, 말로 해결해요. 다 이 바닥 사람들인데 추문성 도련님도...”“무슨 할 얘기가 있다고 그러세요?”남윤지는 싫증난 표정으로 웨이터가 건넨 따뜻한 수건으로 손을 닦았다.아까 추문성의 뺨을 때린 것이 자기 손을 더럽혔다고 느낀 모양이다.그녀는 수건을 추문성의 얼굴에 던져버린 후 냉랭하게 말했다.“저를 건드려 놓고 협박하러 오셨어요? 이러고 무슨 화해 한다고. 추문성 씨, 머리가 어떻게 된 거 아니에요? 아니면 누가 이럴
“화해? 화해할 자격이나 있다고 생각해?”맹승현은 차가운 눈빛으로 추문성을 바라보며 조롱하는 표정으로 지었다. 그러면서 수류탄 하나를 꺼내 테이블 위에 던졌다.“이걸 먹어버리면 내가 윤지 씨를 대신해 이른바 화해를 받아줄게!”맹승현의 행동을 지켜보던 김예훈은 그의 허리춤에 걸려있는 또 다른 수류탄들을 보고 깜짝 놀라고 말았다.그는 흑아프리카에서 돌아온 사람답게 수시로 이런 물건을 지니고 있었다.‘사고로 자신은 물론 여기에 있는 모든 사람을 죽일까 두렵지도 않은가?’다른 사람들도 수류탄을 보고 하나같이 표정이 어두워지고 말았다.몇몇 아름다운 여성들은 심지어 얼굴이 하얗게 질려 맹승현에게 잘보이려고 애쓰고 있었다.이런 살상 무기를 가지고있는 남자는 무섭기도 하지만 무한한 매력을 느끼게 했다.결국 여자들은 항상 강한 남자에게 복종하기 마련이었다.추문성은 맹승현을 무시한 채 남윤지를 바라보며 말했다.“저는 분명 화해하러 왔다고 말씀드렸어요. 강서연 씨를 납치해 갔다고 들었는데 제 체면을 봐서라도 풀어주시죠.”“강서연 씨요? 강씨 가문 강서연 씨?”남윤지의 표정은 차갑기만 했다.“손발이 다 있는 사람이 왜 저한테 있다고 말씀하세요? 그것도 모자라 납치한 걸 풀어달라고요? 추문성 도련님, 말을 함부로 하면 안 되죠.”“남윤지 씨, 제 말이 무슨 뜻인지 아실 텐데요.”추문성은 그녀에게 많은 배려를 하지 않았다.“고서희 씨가 저희 손에 있는데 당연히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알수밖에 없는거 아니겠어요?”남윤지의 눈빛은 차가워지고 말았다.“고서희가 당신들 손에 잡혔던 거예요? 글쎄 오랫동안 아무런 정보도 주지 않았던 거네요.”김예훈은 예리한 눈빛으로 그녀를 쳐다보았다. 남윤지의 말로부터 그녀가 바로 이번 사건의 주동자 중의 한 명임을 알수 있었다.그리고 강서연도 옥루 회관에 있는 것이 틀림없었다.양측의 대화를 듣고 있던 맹승현은 갑자기 일어나서 테이블을 내리치면서 큰소리쳤다.“추문성, 감히 옥루 회관의 사람을 잡아? 반 시간만 더 줄 테니
“게다가 추문성 도련님 누님이 진주·밀양 용전을 장악하고 있잖아요. 추씨 가문이 지금 진주·밀양에서 지위가 얼마나 높은데요. 추문성 도련님을 건드린 대가가 무엇인지 생각이나 해보셨어요? 만약에 정말 겁도 없이 죽였다가 누님이 진주·밀양 용전 사람들을 데려와서 저희 옥루 회관을 더럽히면 어쩌려고요.”남윤지는 애가 타는 표정으로 말했다.“그리고 추문성 도련님이 오늘 화해할 겸 사과하러 왔다는데 왜 총을 꺼내 들고 무릎부터 꿇게 만들어요. 이래서 어떻게 화해한단 말이에요.”남윤지는 부드러운 목소리로 말했지만 말투는 차갑기 그지없었다.분명 어제 일어난 일은 마음속 깊이 새기고 있는 모양이었다.추문성이 김예훈의 사람이라면 그를 밟아 죽이는 것에 전혀 개의치 않았다.물론 추문성을 밟아 죽이기 전에 그가 도대체 무엇을 하려는지 알고 싶었다.“그래요. 윤지 씨 체면을 봐서라도 오늘 밤은 죽이지 않을게요.”이때 맹승현의 손짓 하나에 웨이터가 공손하게 샴페인을 한잔 가져왔다.맹승현은 샴페인 잔을 들고 추문성의 머리에 부으면서 냉랭하게 말했다.“제대로 사과해. 무릎 꿇으라면 꿇고 머리를 박으라면 박아. 아니면 윤지 씨 기분을 망쳤다간 제일 먼저 죽여버릴 거니까.”맹승현이 소파에 다시 앉았지만 그의 보디가드들은 물러서지 않고 여전히 차가운 표정으로 김예훈 일행을 째려보고 있었다.현장에 구경하고 있던 사람들은 조롱하는 듯한 표정을 짓고 있었다.추씨 가문이 김현민의 대립 구도에 서 있다는 것은 이미 모두가 알고있는 사실이었다.‘이런 상황에서 무슨 염치로 윤지 씨한테 화해하러 온 거지? 머리가 어떻게 된 거 아니야? 그것도 모자라 저 김예훈이라는 사람을 위해 화해를 요청하다니.’김예훈은 차가운 표정을 유지하며 아무런 행동도 하지 않았다. 그저 주위를 한 바퀴 둘러보며 현장에 있는 사람들은 모조리 기억했다.남윤지는 맹승현을 비난할 생각이 없었고, 그저 의미심장한 표정으로 추문성을 쳐다보았다.“추문성 도련님, 모욕을 당하게 해서 죄송해요. 제가 맹승현 도련님
맹승현은 인내하는 추문성을 보며 사악한 표정을 지었다.이때 그가 의미심장한 표정으로 말했다.“추문성, 내 앞에서 더 이상 잘난 척하지 못하겠으면 한 번만 더 물을게. 무릎 꿇을 거야 말 거야.”이 말에 동하임이 차가운 표정으로 말했다.“맹승현 씨, 너무하는 거 아니에요?”“제가 너무한다고요?”맹승현은 동하임을 아래위로 훑어보더니 냉랭하게 말했다.“동하임 씨 아버지가 진주·밀양 1인자라고 해서 제가 하임 씨를 건드리지 못할 것 같아요? 저를 방해한다면 똑같이 병신으로 만들어 버릴 거예요.”맹승현은 왼손으로 동하임의 얼굴을 쥐어 잡으며 조롱하는 표정을 지었다.그러더니 추문성에게 시선을 돌리면서 음산하게 말했다.“셋 셀 때까지 무릎 꿇으면 윤지 씨랑 이야기할 기회를 줄게. 그런데 무릎을 꿇지 않으면 죽여버릴 거야. 물론 저항해도 좋지만 그러는 순간 너희들 모조리 죽여버릴 거야.”맹승현은 피식 웃으며 숫자를 카운트하기 시작했다.“셋, 둘, 하나...”이 순간 추문성은 맹승현 몸에서 살기가 느껴지는 듯해 이를 악물고 무릎을 꿇고 말았다.부잣집 도련님인 추문성의 성격을 봤을 때 절대 굴복할 리가 없었지만 오늘 밤 목적을 생각하니 참을 수밖에 없었다.동하임이 놀라며 말했다.“추문성 도련님!”의미심장한 표정을 짓고 있던 김예훈은 흐뭇한 표정을 지었다.큰일을 이루려는 사람은 작은 일에 얽매이지 않는다고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굽신거릴 수 있다는 것은 김예훈의 예상 밖이었다.양쪽이 대판 싸울 기세였는데 말이다.“아이고, 추문성 도련님. 어쩌다 무릎을 꿇었을까? 아까까지만 해도 거들먹거리면서 총으로 쏴보라더니. 왜 갑자기 겁을 먹었어?”맹승현은 총으로 추문성의 턱을 쳐들며 조롱하듯 말했다.“난 네가 진작에 마음에 안 들었어. 누나가 지켜주니까 맨날 잘난 척하더니 정말 자기가 뭐라도 되는 줄 알았나 봐? 내 눈에는 너 같은 사람은 아무것도 아니야. 더 자랑할 게 뭐가 있다고. 당도 부대에 3년 동안 있다가 장병급 실력자가 되어서 돌아온 거? 칵
“맹승현 씨, 말조심하세요!”동하임이 미간을 찌푸리며 말했다.“이 바닥에서 지내는 사람들끼리 왜 오자마자 총부터 꺼내는 거예요? 한번 해보자는 거예요?”추문성도 냉정한 표정으로 말했다.“맹승현, 미쳤어? 지금 나한테 총을 내민 거야? 그렇게 대단하면 총으로 쏴 죽여 보든가! 날 죽이지 않으면 내가 너를 죽여버릴 거니까.”아무리 그래도 추문성은 당도 부대 출신으로 장병급 실력을 갖춘 사람이었다.비록 맹승현도 흑아프리카에서 어느 정도 이름을 날렸지만 추문성은 다른 사람들처럼 맹승현을 두려워하지 않았다.오늘 화해하는 자리만 아니었다면 바로 손을 댔을 것이다.추문성의 곁에 있던 유일한 부하가 본능적으로 나서려고 했지만 불과 몇 미터 떨어진 곳에서 일곱, 여덟 명의 검은 피부의 남자들이 허리에서 총을 꺼내 그들을 겨누고 있었다.이 사람들은 분명 맹승현이 흑아프리카에서 데려온 용병들로 하나같이 죽는 것을 두려워하지 않는 사람들이었다.순식간에 현장에는 피비린내가 나기 시작했다.다른 보안 요원들도 서로 눈치를 보며 총을 꺼내 김예훈 일행을 위협적으로 둘러싸기 시작했다.주인인 남윤지는 이들을 말리지도 않고 우아하게 샴페인을 마실 뿐이다.눈앞에 펼쳐진 장면이 그녀가 원했던 장면인 것 같았다.“추문성, 내가 너를 죽이지 못할 것 같아?”이 순간, 전장을 지배하는 맹승현이 피식 웃었다.“너희 아버지가 밀양 1인자라고 내가 너를 건드리지 못할 것 같아? 내가 원한다면 너희 아버지도, 너희 누나도 얼마든지 죽일 수 있어! 어떻게 내륙인을 위해 우리한테 등을 돌릴 수 있어! 너 같은 사람이 내 앞에 서서 말할 자격이나 있다고 생각해? 내가 말해주는데, 내가 이번에 돌아온 목적은 바로 저놈을 죽여버리는 거야. 내가 떠나기 전에 분명 말했잖아. 윤지 씨를 건드리는 사람은 그 가족을 모조리 죽여버리겠다고. 추문성, 한마디만 더 했다간 머리를 쏴버릴 거야.”맹승현은 바로 총알을 장전하고 오른손 검지를 방아쇠에 올렸다.철컥!다른 경호원들도 하나같이 총알을 장전하
남윤지도 오늘 허벅지까지 갈라진 원피스를 입고 하얗고 길쭉한 다리를 드러냈다.그야말로 유혹적인 모습이었다.인정할 수밖에 없는 것은 곧 진주·밀양 안동 김씨 가문의 안방마님이 될 남윤지는 확실히 남달랐다.최소한 누군가에게 얼굴을 맞고 난 뒤 방에 틀어박혀 자포자기하지 않고 밖에 나와서 활동할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그녀의 성격과 능력을 보여주었다.김예훈이 감탄하고 있을 때, 추문성의 시선은 남윤지 옆에 앉아있는 검은 피부의 청년에게 향하면서 미간을 찌푸렸다.“맹승현 이 자식, 언제 돌아온 거지? 아무 소식도 듣지 못했는데?”동하임도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흑아프리카에서 용병 게임을 하고 있던 거 아니었어요? 심지어 최근에 금광을 발굴했다고 들었는데 왜 갑자기 돌아온 거죠? 저 사람은 그럴 성격이 아니잖아요.”두 사람의 대화 소리에 김예훈도 전투복을 입고 검은 피부의 남자에게 시선이 갔다.그가 발산하는 기운은 마치 전쟁터의 용병처럼 날카로운 살기를 품고 있었고, 전체적으로 고귀한 기품을 풍기는 것이 이곳과 어울리지 않았다.하지만 아무도 그를 가볍게 여기지 않았고, 오히려 공손하게 대했다.남윤지는 매력적인 미소를 보이며 가끔 그와 말을 주고받았고, 또 술잔까지 부딪히는 것이 서로의 관계가 좋아 보였다.김예훈은 이 사람을 쳐다보며 호기심에 물었다.“뭔가 대단한 사람인 것 같은데 뭐 하는 사람이야?”“진주·밀양 4대 명문가 중의 하나인 맹씨 가문의 도련님, 맹승현이라고 해요. 진주·밀양 4대 도련님 중의 한명이기도 하고요. 그런데 다른 도련님들과는 다르게 정치나 사업을 좋아하지 않고 피비린내 나는 생활을 좋아해요. 그동안 흑아프리카에서 여러 용병 부대를 조직해서 많은 놀라운 일을 해내기도 했어요.”추문성은 표정이 심각해 보였다. 부잣집 도련님이 이정도까지 할수 있다니 정말로 놀라울 따름이다.이때 동하임이 나지막하게 말했다.“맹승현 이 자는 항상 중립을 지켜와서 저희 젊은 세대와는 관계가 그다지 좋지 않았어요. 김현민 체면도 별로 지켜
임수민의 직업적 미소가 얼마나 가식적으로 보이는지 예쁜 얼굴에 뺨 한 대 때리고 싶어질 정도였다.추문성이 곤란해진 상황에 김예훈은 흥미로운 미소를 지었다.추씨 가문은 진주·밀양에서 최상급의 가문은 아니었지만 그래도 이런 곳을 마음대로 들락거리기는 그렇게 어려운 일도 아니었다.하지만 지금 진주·밀양 사람들이 추씨 가문이 김예훈의 편에 서 있다는 것을 알고 있었기에 추씨 가문을 난처하게 하는 것은 솔직히 말해서 김예훈을 곤란하게 만드는 것이었다.추문성이 나서려고 할 때, 동하임이 담담하게 말했다.“추문성 도련님, 여기서 싸울 필요는 없어요. 저희 둘도 있는데 정말 싸웠다간 저희가 규칙을 지키지 않는다고 말할 거예요. 제가 회원 카드를 가지고 있어요. 그것도 최상급으로요.”동하임은 말하는 사이 가지고 있던 에르메스 핸드백에서 카드 한장을 꺼내 건넸다.이 회원 카드는 예전에 남윤지가 선물한 것으로 지금까지 한번도 사용한 적 없는데 오늘 뜻밖으로 역할을 하게 될 줄 몰랐다,“이 카드는 남윤지 씨가 직접 저에게 준 거예요. 이것도 인정하지 않으면 옥루 회관에서 일부러 저희를 괴롭히고 있다고 생각해도 괜찮겠죠?”동하임의 표정은 차갑기만 했다.추문성은 피식 웃으며 오늘 이 일을 똑똑히 기억해 두기로 했다. 비록 지금은 많이 겸손해졌지만 본성은 여전히 부잣집 도련님이라 이렇게 쉽게 모욕을 당할 수만은 없었다.임수민은 동하임이 회원 카드를 가지고 있을 줄 몰랐는지 당황하고 말았다.원래 부잣집 자식들은 얼굴을 내세우는 것을 좋아해서 이런 것을 휴대하고 다닐 리가 없었다.그녀는 어색한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무슨 그런 농담을 하세요. 회원 카드에는 당연히 아무런 문제도 없죠. 그리고 최대한 세 명까지 더 데려올 수 있고요.”임수민은 추문성을 계속 괴롭히고 싶었지만 더 이상 기회가 없었다.아무리 괴롭혀봤자 외부인의 비난을 받을 수밖에 없었다.“잠시만 밖에서 기다려 주세요.”추문성은 자기 부하들에게 앞을 지키라 하고 김예훈, 동하임, 그리고 한 명의 부
추문성은 최대한 문제를 해결해 보려고 동하임까지 데려갔다.진주에서 자신의 힘이 부족하다는 것을 알고 동하임을 데려간 것이다. 이로써 상대방을 압도하지는 못하더라도 적어도 말에 힘을 실어 넣을 수 있었다.뒤따르던 김예훈은 눈에 띄지 않으려고 경호원 복장으로 갈아입었다.차량 행렬은 곧 옥루 회관에 도착했다.땅값이 비싼 이곳 건물에서는 세월의 흔적이 느껴졌다.시내 중심에서 넓은 부지를 차지하고 있는 옥루 회관은 시적인 미적 감각을 보여주었다.이곳은 진주·밀양 권력자들이 즐겨 찾는 장소 중 하나로 가난한 자는 절대 들어올 수 없었다.이 사람들 외에도 많은 부잣집 따님들이 오가며 화려한 장면을 연출하기도 했다.추문성은 익숙하게 정차하고 김예훈, 동하임과 함께 입구로 걸어갔다.막 들어가려던 찰나 기모노를 입고있는 한 여성이 미소를 지으며 부드럽게 말했다.“죄송한데 이곳은 개인 회관으로서 회원 카드를 제시하셔야 입장이 가능해요.”일본 여자는 환하게 웃고 있었지만 차가운 기운을 풍기기도 했다.“회원 카드요?”추문성은 잠시 당황하긴 했지만 담담하게 말했다.“저는 추문성이라고 해요. 제가 이곳을 드나드는데 회원 카드 따위는 필요 없다는 거 알고 계시잖아요.”아무리 그래도 밀양 1인자 가문의 도련님인데 예전에 방탕한 생황을 누리고 있을 때는 이곳을 제집 드나들듯이 자주 찾아왔다.그때는 이른바 회원 카드도 필요하지 않았다. 얼굴도장만 찍으면 자유자재로 드나들었다.그런데 그런 그에게 회원 카드를 제시하라고 한다고?이것은 그의 얼굴에 침을 뱉는 거나 다름없었다.일본 여자가 웃으며 말했다.“죄송한데 방금 접한 저희 아가씨 명령대로 오늘부로 회원 카드가 있어야 입장이 가능해요. 부잣집 도련님이든 김현민 도련님이 오시든 예외는 없어요. 그리고 개인 출입만 가능하고요.”추문성이 냉랭하게 말했다.“정말 회원 카드가 있어야 하겠어요? 저를 막을 수나 있겠어요?”일본 여자가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저 임수민은 당연히 추 도련님을 알고 있죠... 그런데 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