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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93화

정씨 일가의 사람들이 겉과 속이 다르다는 걸 정민아는 잘 알고 있다.

하지만 이전에 남해시에 있을 때는, 정동철이 직접 나서는 걸 거의 본 적이 없었다. 그는 늘 높은 신분과 권위를 유지해왔다.

근데 이번에 그가 직접 이곳으로 온다고?

상상을 초월하는 일이었다.

“노인네 이익과 관계되는 일이야, 어떻게 안 오겠어?”

김예훈은 웃었다.

정민아는 호기심이 가득한 얼굴로 그를 쳐다보며 잠시 생각에 빠지더니 입을 열었다. “예훈 씨, 솔직히 말해봐. 도대체 무슨 짓을 한 거야?”

“아무것도 안 했어. 내 생각이 그렇다는 거지.”

김예훈이 답했다.

“그날 김세자의 환영 파티에서 하 비서가 널 알아봤잖아?”

“널 CY그룹 창립식에 초청도 했어.”

“네가 정씨 일가를 대표해 가지 않으면 가문에서 누가 가겠어?”

“CY그룹은 김세자가 설립한 회사이니 그렇게 호락호락할 리가 없지?”

“그래서 말인데. 저들은 아마 이미 CY그룹에게 거절당했을 거야. 그래서 어쩔 수 없이 너한테 부탁하러 온 거고.”

김예훈이 막힘없이 조리있게 말하는 것을 본 정민아가 참지 못하고 빙그레 웃었다.

“똑똑하네. 모르는 사람이 보면 당신이 김세자인 줄 알겠어!”

김예훈은 어깨를 으쓱하며 말했다.

“내가 김세자라고 말했는데 네가 안 믿잖아!”

김예훈은 모처럼 진지하게 진실을 말했다.

하지만 정민아는 그냥 피식 웃고 넘어갔다.

“알았어, 우리 둘만 있을 때는 말해도 돼. 하지만 밖에서는 이런 농담 절대 하지 마!”

“만약 이 말이 김세자의 귀에 전해진다면 일이 복잡해지니까.”

김예훈은 웃으며 더 이상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사실대로 말해도 믿는 사람이 없다는 걸 그는 잘 알고 있다.

약 30분 후, 남해시의 자동차 번호판을 달고 있는 벤츠 한대가 현대몰 문 앞에 멈춰 섰다.

정동철은 뒷좌석에서 내려와 미간을 찌푸리며 눈앞의 럭셔리한 쇼핑몰을 쳐다보았다.

김예훈은 창가에서 그 모습을 내려다보며 말했다.

“어르신이 직접 오셨어. 우리도 내려가자.”

정민아는 비록 얼굴에 웃음을 띠고 있지만 속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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