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률 도련님은 곧 내 사위가 될 거야, 사위가 장인어른을 속이겠어?” 정군이 당당하게 말했다.“쳇, 사위요?” 정가을은 비꼬는 표정을 지으며 머리를 뒤로 넘겼다. “셋째 삼촌, 정민아가 데릴사위와 이혼하려고 할지 그것부터 생각해봐요! 그때 가서 삼촌의 꿈이 이루어지지 않을까 봐 걱정돼서 그래요!”“너...” 정가을의 말 때문에 정군은 화가 나서 온몸을 떨며 말을 더듬었다.“그만해, 한집안 식구끼리 뭐 하는 짓이야!” 정동철이 책상을 치며 불쾌한 표정으로 말했다. “한밤중에 왜 이렇게 떠들어 대!”“정군, 복씨 가문에서 우리 가문과 혼인을 하겠다고 하는 게 사실이야?” 정동철이 생각에 잠긴 표정으로 입을 열었다.정군은 자신만만하게 말했다. “물론 사실이에요, 가짜일 수가 없어요!”“그럼 복씨 가문에서 혼인할 상대를 점찍었어?” 정동철이 계속 물었다.정군은 잠시 머뭇거리다가 계속 말했다. “아니요, 복률 도련님은 우리 가문과 혼인을 하겠다고 했지 짝은 정하지 않았어요, 하지만 제 생각에는 제 딸이...”“안 돼!” 정동철이 단호하게 입을 열었다. “민아는 당분간 김예훈과 이혼할 수 없어!”비록 정동철도 복씨 가문과의 관계를 중시했지만 그는 갑자기 생각이 떠올랐다. 데릴사위 덕분에 어렵게 선우 가문의 프로젝트를 따냈기 때문에 지금 당장 김예훈을 이 집안에서 내쫓을 수가 없었다.어차피 복씨 가문과의 혼인은 아직 결정된 것이 없고 이때 선우 가문의 미움을 사는 건 지혜롭지 못한 행동이었다.복씨 가문과의 관계가 결정된 후 이 데릴사위를 내쫓을 기회는 많고도 많다.생각을 마친 정동철이 계속 말했다. “복씨 가문에서 우리 가문과 혼인할 상대를 정하지 않았다면 그럼 일단 정가을로 결정해, 우리 가문의 3세 중, 미혼이고 가장 젊고 예쁘니까.”“정민아는 당분간 이혼할 수 없고 정소현은 아직 학생이니 적합하지 않아...”이 말을 듣고 정가을은 멍해졌다. 하늘에서 내린 천운이 자신한테 떨어질 줄은 생각도 못 했다.지금 이 순간, 그녀는 너무
정가을과 눈빛을 교환하고 정지용은 엄숙한 표정을 지으며 일어서서 말했다. “할아버지, 복씨 가문에서 정말로 우리 가문과 혼인을 하려고 한다면 한번 해볼 만한 일이라고 생각해요.”그는 정가을이 복씨 가문에 시집을 간다면 정씨 일가는 성남시에서 자리를 잡을 수 있다고 믿었다.그때가 되면, 그는 선우 가문의 프로젝트를 빌미로 선우정아한테 접근하여 선우 가문의 사위가 될 속셈이었다!복씨 가문과 선우 가문의 지지가 있다면 정씨 일가는 결국 자기 손에 넘어오게 될 것이다!이때, 정신을 차린 정가을이 흥분한 얼굴로 말했다. “할아버지, 우리 남편이 정씨 일가와 합작을 원하고 있는데 어떻게 이 기회를 놓칠 수 있겠어요!”방금까지도 단호하게 반대했던 정가을이 얼굴을 빠르게 바꾸었다.지금 복씨 가문으로 시집갈 수 있는 사람은 그녀였다!복씨 가문은 성남시의 일류 가문이고 진정한 명문 가문이었다!복씨 가문에 비하면 정씨 일가는 아무것도 아니었다!그녀와 같이 허영심이 많은 여자는, 이런 기회가 주어진 이상 무슨 일이 있어도 놓치지 않을 것이다.정지용과 정가을 두 사람이 모두 동의하자 정씨 일가의 다른 사람들도 서로 눈을 마주 보며 이구동성으로 동의했다.정민아가 가문의 재무를 장악한 후 정씨 일가의 사람들은 더 이상 가문의 돈을 빼내지 못해 하나같이 궁상맞게 지내왔다. 지금 어렵게 정지용이 다시 권력을 장악할 기회가 왔고 그들이 이전 생활로 되돌아갈 수 있는 아니 이전보다 더 사치스러운 생활을 누릴 기회가 왔는데 반대를 할 이유가 없었다!아까 반대를 한 가장 큰 이유는 정민아의 가족이 더 큰 권력을 얻는 게 두려웠기 때문이다.지금 보아하니, 정동철은 정민아 가족에게 권력을 줄 생각이 전혀 없어 보였다. 그렇다면 반대할 이유가 없지 않겠는가?정민아의 가족은 아직 도착하지 않았지만 지금 아무도 그들의 의견에 신경을 쓰는 사람이 없었다.그들이 없는 게 다행이었다. 만약 이 자리에 있었더라면 또 무슨 일이 일어날지 모른다!모두가 같은 의견을 내놓자 정동철은 자신
정씨 일가의 가족회의는 정민아, 김예훈, 임은숙 세 사람이 도착하기도 전에 끝이 났다.만약 김예훈이 그 자리에 있었더라면 분명 복씨 가문과의 합작을 반대했을 것이다.그는 복씨 가문이 어떤 가문인지 잘 알고 있다, 지금까지 복씨 가문과 합작을 했던 사람들은 모두 뼈도 못 추리고 망했다....세 사람이 정진 별장에 도착했을 때, 텅 빈 로비에는 안색이 어두운 정군이 혼자 앉아있었다.“아빠...”“아빠...”“여보, 가족회의 한다며? 왜 당신 혼자야? 발표할 일이 있다고 하지 않았어? 무슨 일인데?”임은숙은 예쁘게 차려입고 왔다. 전에 정군이 전화에서 자신이 출세했다고 돌아와서 잘해보겠다고 자신만만하게 말하는 걸 듣고 특별히 시간을 들여 화장하고 왔다.안타깝게도 한 발짝 늦었다.정군의 안색은 다소 창백했다. 그가 천천히 고개를 돌리고 포악한 짐승처럼 임은숙과 정민아를 차갑게 노려보고는 마지막에 김예훈에게로 눈길을 돌렸다. 그가 더 이상 분노를 억누르지 못하고 호통을 쳤다. “병신! 다 너 때문이야! 몇 년 동안 성남시에서 내가 노력한 결과는 다 쓸모없게 되었어!”“김예훈, 똑똑히 들어, 비록 지금은 아버지가 민아와 네놈을 이혼시킬 수 없다고 했지만 네 주제를 알아야지, 넌 내 딸한테 어울리는 사람이 아니야! 양심이 있다면 네가 먼저 이혼하자고 해!” 정군은 감정을 억누를 수가 없었다. “내 딸은 귀하게 자랐어, 재벌 집으로 시집을 가야 하는 운명이야, 너같이 찌질한 놈한테 시집가는 게 아니라!”“말해봐, 네가 우리 정씨 일가에 온 3년 동안, 뭘 했는지?”“먹고 자기밖에 더 했어! 그거 말고 할 줄 아는 게 뭐야?!”“내가 만약 너라면 지금 당장 이 자리에서 혀 깨물고 죽겠어!”정군은 김예훈의 체면을 조금도 봐주지 않고 욕설을 퍼부었다.그는 아직도 3년 전 김예훈의 모습만 기억하고 있다. 그때의 김예훈은 찌질한 인간이었다. 만약 증조할아버지의 명이 없었더라면 이놈을 데릴사위로 절대 받아들이지 않았을 것이다!정씨 일가의 데릴사위를 하
남해시의 밤은 매우 차가웠다.쫓겨난 김예훈은 포르쉐를 몰고 나오지 않아 공용 전동 스쿠터를 탈 수밖에 없었다.밤 10시가 넘었기 때문에 회사에는 경비원조차 없는 상태였다.몸을 뒤지던 김예훈은 돈 한 푼도 가지고 나오지 않았다는 걸 발견하고 할 수 없이 송문영한테 전화를 걸었다.하은혜는 아직 쉬고 있는 상태라 그녀의 휴식을 방해할 수 없어서 전화하지 않았다.전화 맞은편, 송문영은 아파트에서 화장을 하고 있다. 전화를 확인한 그녀는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 공손하게 말했다. “대표님, 이 밤에 무슨 일입니까?”김예훈은 난감했지만 결국 입을 열었다. “오늘 밤, 잘 데가 없어, 잘 곳을 마련해줬으면 하는데?”송문영은 잠시 멍하니 있다가 이내 얼굴을 붉히며 그 자리에서 굳어버렸다.대표님께서 나한테 관심이 있으신 건가?일이 있으면 비서를 찾는 것이 보편적인 일이고 지금 그녀가 비서직을 대행하고 있으니 그녀를 찾는 건 당연한 일이었다.하지만 문제는 은혜 언니가 이런 일을 당부한 적이 없다. 대답해야 하는 건지 말아야 하는 건지...송문영은 몹시 고민되었다. 만약 김예훈이 결혼하지 않았다면 자신에게도 이런 기회가 있기를 간절히 바랐겠지만 그는 가정이 있는 사람이고 자신이 그 가정을 깬다면 무슨 결과를 초래할지 모른다.그리고 숨어있는 애인이 되는 건 송문영의 자존심에 절대 받아들일 수 없는 일이었다.그녀가 계속 고민했고 전화 맞은편에서 김예훈도 어색해 죽을 지경이었다. “불편하면 하은혜한테 전화할게, 이만 쉬어...”송문영은 멍하니 있다가 재빨리 말했다. “아닙니다, 대표님, 괜찮으시다면 오늘 밤은 저희 집에 와서 쉬세요. 빈방 있어요.”“그리고, 마침 제가 남해시 청년 모임에 참석하려고 준비하고 있었어요, 시간도 아직 이른데 저랑 같이 가실래요?”송문영은 마음의 준비를 할 시간이 필요했다. 김예훈이 바로 자기 집에 오는 걸 바로 받아들이기가 힘들었다.그러나 모임에 가서 얘기도 하고 술도 조금 하고 분위기가 무르익으면 그렇게 어색할 것 같지 않았다
종업원이 웃음을 터뜨쳤다.그는 김예훈을 위아래로 훑어보고 옆에 있는 고급 차들을 가리키며 말했다. “이봐요, 그쪽이 운전하고 온 차, 입고 있는 옷이 어떤지 몰라요? 이쪽에 주차된 차들을 봐봐요, 당신이 이곳에서 소비할 자격이 있다고 생각해요?”“이곳에서의 하룻밤 소비 금액은, 당신이 평생 일해도 벌 수 있는 금액이 아니에요.”“모임에 참가하러 오면 꼭 고급 차를 운전해야 한다고 누가 정했나요? 전동 스쿠터가 뭐 어때서요?” 김예훈은 어이가 없어 웃었다. 프라이빗 클럽의 종업원이 이렇게 사람을 깔볼 줄 알았다면 포르쉐를 몰고 왔을 것이다.“저기요, 솔직히 말하는데 그쪽이 잘난 척해도 좋고 여자를 꼬셔도 좋아요, 근데 이곳은 당신이랑 안 어울려!” 종업원은 노파심에 거듭 충고하였다.“우리 이곳은 프라이빗 클럽이라 예약해야 하는 곳이에요. 당신이 예약할 자격이 있다고 생각해요?”“내가 자격이 없을 거라고 그렇게 확신해요?” 김예훈이 물었다.종업원은 재차 한숨을 쉬며 말했다. “이봐요, 여기서 억지 그만 부려요,. 오늘 저녁, 이곳은 이미 신분이 매우 높은 손님께서 통째로 예약하셨어요.”“오늘 밤 이곳에 와서 모임에 참가하는 사람들은 모두 남해시의 젊은 엘리트들이에요. 당신 같은 사람이 무슨 자격으로 이런 모임에 참가할 수 있다고 생각하나요?”종업원은 거듭 충고하는 듯했지만 경멸이 가득 찬 표정을 숨길 수가 없었다.이런 사람을 보면 김예훈은 기가 막힐 정도였다. 자기도 가난한 출신이라 이곳에 일하러 온 것인데 말이다. 근데 돈 몇 푼 벌지도 못한 주제에 사람을 깔보는 법부터 배웠으니 정말 어이가 없었다.두 사람이 말하는 사이에 포르쉐 한 대가 들어왔다.“웨이터, 눈멀었어? 빨리 주차 자리 찾아봐!” 차 안에서 누군가 머리를 내밀고 짜증 나는 표정으로 종업원을 향해 소리쳤다.종업원은 감히 화를 내지 못하고 종종걸음을 달려가 말했다. “손님, 그만 화 푸세요, 주차 자리 있어요, 대리운전 기사한테 빨리 자리를 양보해 드리라고 하겠습니다!”말을
상대방의 기척을 느낀 김예훈은 몸을 돌려 바로 따귀를 날렸다.“철썩-”따귀 소리와 함께 그 젊은이는 멍해졌다.그가 얼굴을 감싸고 비틀거리며 몇 걸음 뒤로 물러서는데 하마터면 땅에 주저앉을 뻔했다.“젠장! 너 뭐야! 감히 날 때려! 대리운전이나 하는 놈이 감히 이렇게 날뛰는 거야! 넌 죽었어!” 젊은이는 이를 갈며 화를 잔뜩 냈다.“충고하는데 날 건드리지 마. 안 그러면 보기 흉하게 죽을 거야.” 김예훈은 담담하게 말한 뒤 클럽 쪽으로 걸어갔다.종업원은 놀라서 멍해졌다.이게 무슨 상황이지?대리운전하는 주제에 감히 포르쉐를 타고 온 손님을 때려?죽고 싶어서 환장했나?종업원은 빠른 걸음으로 젊은이 옆에 다가가 물었다. “손님! 괜찮으세요?”“괜찮아, 내가 무슨 일이 있겠어. 근데 오늘 밤 누군가는 일이 생기겠지!” 젊은이는 차갑게 웃었다.오늘 밤 이곳은 이미 통째로 빌린 상태이다. 클럽에 들어간 사람은 누구도 도망갈 수 없을 것이다.그는 오히려 화를 내지 않고 차에 올라 후진하더니 김예훈의 전동 스쿠터를 들이받았다. 종업원은 그 광경을 보고 경악했다.종업원은 놀라움을 감추지 못했다. 이렇게까지 할 일인가?요즘 부자들은 돈을 너무 대수롭지 않게 여기는 것 같다! 이런 일까지 벌이다니?이때, BMW 한대가 들어와서 주차를 한 뒤 차주가 포르쉐 옆으로 걸어가서 놀란 표정을 지었다. “장걸, 무슨 일이야? 전동 스쿠터를 네가 들이받았어? 미쳤어?“대리운전이나 하는 주제에 나랑 주차 자리를 빼앗잖아, 그래서 들이받았어.” 장걸은 차갑게 말했다.“헐, 그게 그럴만한 일이야? 좀 지나친 것 같은데!”“그냥 차 한 대 일 뿐이야, 마침 차 바꿀 생각이었고, 오늘 밤 그 인간한테 배상하라고 해야지.” 장걸은 아무렇지 않은 표정을 지으며 말했다.옆에 있던 사람이 웃으며 말했다. “전동 스쿠터 타는 사람이 무슨 돈으로 배상해? 너 이 차 중고도 1억 넘지 않아?”“돈이 없으면 사는 집은 있을 거 아니야? 지금 집값이 못해도 1억 5천은 넘지 않아
장걸의 옆에 있던 사람은 김예훈을 보며 말했다. “대리운전하는 놈이 아닐 수도 있어, 어쩌면 우리한테 잘 보이기 위해 들어온 가난뱅이일지도 몰라!”장걸은 웃으며 말했다. “맞아, 어렵게 초대장을 구해서 들어왔을지도 모르지, 주제에 이런 모임에 참가할 자격이 있는 줄 알고, 우리 사이에 껴도 된다고 생각하다니, 진짜 웃겨!”“이런 사람은 자기 주제를 몰라, 이런 곳에 들어왔다고 남들이 그 신분을 모를까? 사실 우리 같은 사람들은 노는 물이 다른데, 다 알고 지내는 사이잖아!”“어때, 가서 같이 놀아볼래?”“가자, 이런 쓰레기가 우리한테 끼어들려고 하다니, 본때를 보여줘야지! 안 그래도 오늘 밤 심심할까 봐 걱정했는데!” 장걸은 웃으며 말했다.“그럼 내가 먼저 가서 건드려봐?” 웃으며 말하는 이 사람은 분명 장걸에게 잘 보일 속셈이었다. 장걸은 눈을 가늘게 뜨고 고개를 끄덕였다, 그와 같이 신분이 있는 사람한테는 누군가 자신을 대신해 나서준다면 당연히 좋은 일이었다.장걸이 고개를 끄덕이는 것을 보고 그 사람은 술 한 잔을 들고 김예훈의 앞으로 걸어갔다.“듣자 하니 전동 스쿠터를 타고 우리 모임에 참석했다고 하던데?” 그 사람은 조롱하는 눈빛으로 김예훈을 위아래로 훑어보았다.“우리가 아는 사이인가?” 김예훈은 담담하게 말했다.송문영이 벌써 도착했다면 김예훈은 바로 이 자리를 떠났을 것이다.이런 자리에 전혀 관심이 없다. 예전에 하도 많이 참가해서 지겨울 정도였다.“너 같은 쓰레기야 당연히 나를 알 자격이 없지, 근데 이런 자리는 아무 쓰레기나 들어올 수 있는 곳이 아니라서 말이야, 넌 그럴 자격이 없다고!” 그 사람은 말을 하고 술 한 잔을 김예훈의 얼굴에 쏟았다.“어머, 아까 그 대리운전 기사 아니야? 왜? 쓰레기가 여기에 끼어있으니 사람이라도 된 것 같아?” 장걸이 웃으면서 다가왔다.“장걸, 어떤 인간들은 하늘 높은 줄 모른다니까, 제대로 가르쳐줘야지, 안 그러면 우리랑 동등하다고 생각해.” 그 사람이 비웃으며 말했다.김예훈은 얼굴의
“설마 무릎을 꿇을 건 아니지?”이때, 주위의 사람들이 떠들기 시작했다.이 바닥에서 단결이라는 건 없다, 오로지 서로를 속이고 서로를 깎아내리고 있을 뿐이다.오늘 밤은 송문영이 조직한 모임이다. 적지 않은 재벌 2세들의 그녀의 환심을 사고 싶어 했다.이런 상황에서 장걸이 일을 만들어 송문영의 미움을 사게 된다면 모두한테 좀 더 기회가 주어지는 것이다!주위에서 부추기자 장걸은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상황이 되었다.장걸은 일을 크게 만들고 싶지 않았다. 오늘 밤의 주인공은 송문영이고 이런 상황에서 일을 크게 만들면 그녀의 체면을 세워주지 않은 것이었다.게다가 송문영은 YE 투자 회사의 임원이다.최근 소문에 의하면 그녀가 하은혜를 대신해 새로 부임한 대표의 비서가 된다는 말이 있다, 그 자리는 YE 투자 회사에서는 대표 다음으로 권력이 큰 자리이다.이럴 때 누가 감히 그녀를 건드리겠는가?이 자리에 있는 사람들은 자신이 가문을 대표해 YE 투자 회사의 마음에 들기를 간곡히 바라고 있다.하지만 일이 이 지경에 이르게 된 이상 장걸은 더는 물러설 수 없었다.만약 오늘 그가 그냥 넘어가게 된다면 그의 체면을 구기는 일이었다!이 일이 알려지게 된다면 웃음거리가 될 게 뻔한 일이었다.“쓰레기, 오늘은 재수 없는 날인 줄 알아, 다들 이렇게 기대에 잔뜩 차 있는데 내가 이들을 실망시킬 수 없잖아.”장걸은 악랄하게 웃으며 테이블 위에 있던 양주병을 들어 김예훈의 얼굴을 향해 던졌다.사람들은 웃음을 터뜨리기 시작했고 함성을 지르며 응원하기 시작했다.구경꾼들은 점점 더 부추겼고 일을 크게 만드는 것에 대해 전혀 신경 쓰지 않았다. 그들한테는 그냥 쓰레기를 처리하는 것에 지나지 않았기 때문이다.어차피 모임마다 이런 상황은 늘 있었고 자극적인 게임을 하는 것에 불과했다.시끄럽기 짝이 없던 소리가 뚝 그쳤다.김예훈이 날아오는 양주병을 단번에 움켜쥐었기 때문이다.김예훈이 양주병을 피하자 사람들은 모두 멍해졌다.그러나 이내 주위를 떠들썩하게 하는 웃음
남윤지라는 세 글자를 듣자마자 아까까지만 해도 화를 내던 주우섭은 바로 기가 죽어 뻘쭘하게 다시 자리에 가서 앉았다. 고개를 숙인 채 아무 소리도 내지 못했다.다른 재벌 2세들도 서로를 바라보며 어리둥절한 표정이었다.남윤지는 진주 4대 명문가인 남씨 가문의 따님일 뿐만 아니라 진주·밀양 안동 김씨 가문의 차기 수장인 김현민과 가깝게 지내는 사이라고 했다.남윤지를 건드리는 것은 김현민을 건드리는 것과도 같았다.이 자리에 있는 재벌 2세들은 김현민이라는 이름만 들어도 바로 겁이 나서 건드릴 생각조차 하지 못했다.“강서연 씨, 남윤지 씨가 오겠다는데 다 설명이 된 거 아니에요?”손다미는 의미심장한 미소를 지으며 강서연을 쳐다보았다.“괜찮으시다면 화장실 옆에 있는 테이블로 옮겨주실 수 있을까요? 잠시 후에 음료수와 맥주 같은 걸 보내드릴게요. 걱정하지 마세요. 얼마든지 드릴게요.”웃을 듯 말 듯 한 손다미의 표정에 김예훈은 의미심장한 표정을 지었다.이런 여자는 충분히 처벌받아도 마땅했다.만약 오늘 밤 강서연이 정말 남윤지라는 이름에 겁을 먹는다면 강씨 가문, 그리고 진주·밀양 용문당의 체면은 아마도 거의 다 잃게 될 것이다.강서연이 꼬리를 내릴 거로 생각하고 있을 때, 그 아름다운 얼굴에 미소가 피어오르는 것이다.그러고선 뒷짐을 쥔채 손다미 앞으로 걸어갔다.“매니저님, 옥루정의 매니저님이면 이곳 주인이 누군지는 알고 있겠죠?”강서연이 웃으며 물었다.그런데 손다미가 조롱 섞인 말투로 말했다.“당연히 알죠. 강씨 가문도 지분을 가지고 있는 것 같던데...”쨕!손다미의 말이 끝나기도 전에 강서연은 바로 그녀의 뺨을 때렸다.“주인이 누구인지 알면서도 여기서 날뛰고 있다고? 개 한 마리를 방치해 뒀더니, 자기가 주인인 줄 착각하고 있나 보네.”“악!”손다미는 얼굴을 감싼 채 비틀거리며 뒤로 물러났다. 하얀 얼굴에 손바닥이 닿은 곳은 메이크업이 지워져 있었다.그 외에도 입가에서 피가 흘러나와 매우 처참해 보였다.손다미는 퉁퉁 부어오른 얼
“손다미 매니저님, 어떻게 된 일이에요? 주문한 지 반 시간도 되어가는데 왜 음식이 아직도 나오지 않는 거예요? 지금 저 주우섭을 무시하는 거예요?”자신을 드러내고 싶어 하는 주우섭이 일어나 손목에 있는 오메가 시계며 BMW 차 키를 흔들며 거만하게 말했다.“여러분, 안녕하세요.”손다미는 피식 웃을 뿐 주우섭을 쳐다보지도 않았다. 대신 한 바퀴 쭉 둘러보고는 강서연에게 시선을 고정했다.“여러분, 죄송해요. 방금 알게 되었는데 이 룸은 이미 예약된 룸이더라고요. 그리고 지금 여유 있는 룸도 없는데 밖에 나가서 드시면 안 될까요? 회장실 옆에 테이블 하나 추가했거든요. 제 성의를 보여드리기 위해서 20% 할인해 드릴게요.”손다미는 미소를 지으며 자신의 목적을 말했다.“이미 예약된 룸이라고요?”주우섭은 바로 불쾌한 감정을 드러냈다.“서연이가 예약도 했고, 들어와서 앉아있는지도 언젠데 이제 와서 다른 사람이 먼저 예약했다고 했어요? 저희보고 나가라고요? 무슨 농담을 하시는 거예요.”“그래요? 그런 일이 있었어요? 직원이 저한테 미리 말하지 않았나 봐요. 제가 잘 조치하도록 할게요.”손다미는 여전히 웃고 있었다.“그런데 진주에서 내로라하는 여러분들도 알다시피 이 룸은 웬만한 신분을 가지고 있지 않고서는 들어오지 못한다는 거 아시죠? 솔직히 말씀드리면 여러분은 이곳에 들어올 자격도 없는데 제가 특별히 화장실 옆에 테이블을 마련해 드린 것만 해도 여러분들의 체면을 세워준 거예요. 그래서 말인데 여러분들도 예의를 좀 지켜주시기를 바랄게요.”손다미가 계속해서 의미심장하게 말했다.“이따 귀한 분들이 오셔서 여러분들이 여전히 여기에 있는 것을 보게 되면 어떻게 될지 저희도 모르는 일이에요. 저도 여러분들을 위해서 이러는 거 못 느끼겠어요?”제벌 2세들은 하나같이 얼굴이 어두워졌다.옥루정은 원래 진주·밀양 용문당에서 운영하던 곳으로 현재 일부 지분을 내놓았다고 해도 그중에 강씨 가문에서 30% 지분을 가지고 있었다.간단히 말해서 손다미를 포함한 직원들은
강씨 가문 따님인 강서연은 평소에 옥루정에서 소비하는 일이 드물었다.지금 친구들까지 불러온 걸 보면 허영심이 크게 만족을 얻은 모양이다.이 순간 그녀는 김예훈의 의견도 묻지 않고 태블릿 PC로 거침없이 요리를 주문했다.그러고서 친구들과 크게 웃고 떠들기 시작했다.김예훈은 그 모습을 보고도 별다른 말을 하지 않았다.비록 강준이 이 둘을 맺어주고 싶어 했지만 김예훈은 이 어린 계집애에게 아무런 관심도 없었다.그냥 온 김에 밥이라도 먹고 가려고 했다.아무 말도 없는 김예훈과 달리, 강서연과 그녀의 친구들은 자꾸만 힐끔힐끔 쳐다보았다.강준이 직접 소개해 준 남자인데 분명 대단한 사람이라고 생각했다.남자친구들은 김예훈이 조용히 있는 것을 보고 옥루정의 스케일에 깜짝 놀란 줄 알고 하나같이 가소로운 표정을 짓고서 서로를 칭찬하기 시작했다.꽤 유명한 제벌 2세만 아니었다면 강서연과 어울릴 수도 없었다.이들은 가끔 손목에 있는 롤렉스 시계며, 오메가 시계며, BMW 차 키, 그리고 벤츠 차 키까지 꺼내 부유함을 과시했다.강서연의 여자친구들은 여기에 넘어가 하나같이 매력 발산하기 시작했다.오직 강서연만은 거들떠보지도 않았다.진주·밀양 용문당이 겸손하긴 해도 충분히 진주 4대 명문가와 어깨를 나란히 할수 있었다.그래서 이런 어린아이 같은 장난에 강서연은 전혀 관심도 없었다.오히려 항상 침묵을 지키고 조용히 차를 마시고 있는 김예훈이 더욱 매력적으로 느껴졌다.물론 부잣집 따님이라 김예훈이 먼저 말을 걸기 전까지 절대 먼저 다가갈 리가 없었다.시간이 일분일초 흘러 반 시간쯤 지나고, 김예훈이 보이차 한 주전자를 다 마시기까지 여전히 주문한 음식은 감감무소식이었다.이때 주우섭이라는 재벌 2세가 벌떡 일어나 문을 벌컥 얼면서 소리쳤다.“웨이터 어디 갔어! 왜 지금까지 음식이 올라오지 않는 거냐고! 문 닫고 싶어?”옥루정은 진주에서 오래된 브랜드의 술집 중 하나로 평가받고 있다.상류 인사들은 거의 모두 이곳 주인이 사실 진주·밀양 용문당인 것을 알
남윤지는 단기간에 급성장한 평범한 사람이 전혀 죽음을 두려워하지 않는다는 사실을 믿기 어려웠다.이 바닥에서는 재벌 2세든, 3세든 고개를 숙이고 다녀야 했는데 말이다.거만한 자가 때로는 건드려서는 안 되는 사람을 건드리면 결국 죽음을 맞이하게 될수도 있었다.남윤지가 감탄하고 있을 때, 갑자기 핸드폰이 울렸다.그녀는 재빨리 전화를 받더니 놀란 표정을 지었다.“강준 그 늙은 여우가 김예훈을 직접 접대하지 않았대요. 옥루정에 데려가서는 자기는 핑계를 대고 떠나고 강서연더러 접대하라고 했대요. 정말 손녀를 팔아먹을 생각인가 봐요. 아니면 정말 김예훈과 우정을 쌓으려는 생각일까요?”남윤지는 걱정스러운 표정을 지었다.만약 김예훈이 강준과 친분을 쌓게 된다면 진주·밀양에서의 영향력이 점점 더 커질 것이다.이것은 김현민에게 절대 좋은 일이 아니었다.“강서연이라...”김현민은 의미심장한 표정으로 담담하게 말했다.“강준이 이런 생각을 하고 있다면 제대로 경고해야지. 나 김현민 구역을 벗어나려면 쉽지 않다는 것을 똑똑히 알려줘야지. 진주·밀양은 결국엔 안동 김씨 가문의 구역이야. 김예훈일지라도 아무도 이 구역에서 마음대로 행동할 수 없어.”...진주 옥루정. 김예훈은 메인 자리에 앉아 한숨을 내쉬고 있었다.그의 맞은편에는 보기에 스무 살도 채 안 된 소녀가 수줍게 웃고 있었다.하지만 그녀는 날씬한 몸매에 아름다운 이목구비를 지니고 있었다.강준이 자리에 앉자마자 급한 일이 생겼다면서 떠나는 바람에 이곳에는 김예훈과 강서연뿐이다.바로 소개팅 자리였다.맞은편의 소녀가 자신을 이상하게 쳐다보길래 김예훈은 강준이 뭘 하려는지 바로 이해했다.그는 자기의 소중한 손녀를 김예훈에게 소개하려는 것이다.이 순간 김예훈은 울지도 웃지도 못했다.비록 나쁜 일은 아니었지만, 아무 이유 없는 소개팅은 결사반대였다.김예훈이 이상한 표정을 짓고 있을 때, 강서연은 일어나 그에게 차 한 잔을 따라주었다.“도련님, 저희 할아버지께서 정말 급한 일이 있어서 가셨으니 절대
남윤지는 원망 가득한 표정을 짓고 있었다.이번에 김현민이 만반의 준비를 한 것도 오직 김예훈을 한 번에 짓밟아 버리기 위해서였다.강준이 장현준의 부름을 들었다는 소식에 특별히 김현민과 함께 구경하러 온 것이다.그런데 전혀 예상하지도 못한 장면을 볼 줄 몰랐다.항상 거만하고 기세등등하던 강준은 장무준을 도와줄 생각은커녕 오히려 공손하게 김예훈에게 식사를 대접하고 싶다고 했다.‘도대체 이게 무슨 일이지?’“남윤지, 내가 몇번을 말해. 사람이 차분해야 한다고. 그렇게 초조해할 필요가 뭐가 있어?”김현민은 모든 것이 계획대로 잘 진행되고 있다는 듯이 담담하기만 했다.“내가 이미 소식을 들었는데 전에 진주·밀양 용전 사건 때 용문당 당주님이 나타나서 김예훈의 편을 들어줬다는 거 강준이 알게 되었다고 했어. 여우 같은 성격을 봤을 때 쉽게 누구의 편을 들어줄 사람이 아니야. 오늘 김예훈에게 저녁을 사는 것도 강해 보이니까 도대체 어떤 사람인지 탐색하려는 의도일 것이야. 김예훈이 여자 등이나 처먹는 사람인 걸 알게 된 순간 지금 공손한 만큼 잔인해질지도 몰라. 사실 마리아가 한 말도 틀리지 않았어. 강씨 가문은 영국 제국 덕분에 일어난 것이 맞거든. 김예훈이 용문당 당주님의 후계자가 아닌 것을 알게 되는 순간 직접 김예훈을 죽여버릴 거야. 한편으로는 영국 제국에, 한 편으로는 용문장 집법부대에 제대로 된 설명을 내놓는 거지. 마지막으로 장씨 가문에도, 우리 진주·밀양 안동 김씨 가문에도 할 말이 있지 않겠어? 그야말로 꿩 먹고 알 먹기인 거지.”김현민은 확신이 가득한 표정이었다.이때 남윤지가 한숨을 내쉬며 말했다.“도련님, 정말 김예훈이 용문당 당주님의 후계자가 아닌 것이 확실해요?”“당연히 아니지.”김현민이 담담하게 말했다.“용문당은 오직 용씨 가문의 용문당일 뿐, 다른 사람의 용문당이 될수 없어. 외부인을 후계자로 선택한다면 용문당 내부의 사람들이 동의하더라도 용 도련님은 절대 동의하지 않을 거야. 아니면 용문당 집법부대가 머나먼 진주까지 찾아
김예훈이 담담하게 말했다.“강 회장님, 저들이 회장님을 자기가 키우던 개라고 말하더라고요. 이제 문을 닫고 개를 풀어 저를 물어 죽일 준비를 하고 있었어요.”눈가를 파르르 떨던 장무준은 김예훈의 목을 졸라 죽여버리고 싶었다.하지만 지금은 고개를 낮춰 말할 수밖에 없었다.“강 회장님, 오해예요. 다 저희가 총사령관님의 칼을 잊어버려서 급한 마음에 헛소리한 것뿐이에요. 부디 신경 쓰지 마세요. 저희는...”쨕!강준은 장무준의 뺨을 때려 바닥에 넘어뜨리고는 실크 손수건으로 손바닥을 닦으며 말했다.“법을 어긴 놈들을 다 끌어내. 그리고 손과 발을 다 부러뜨려.”강준은 장무준의 사과를 받아들일 생각이 없었다.김예훈 같은 냉혹한 사람 앞에서는 사과해봤자 아무런 의미도 없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용문당 당주님이 그를 이 정도로 신경 쓰는 걸 보니 어쩌면 후계자로 키우고 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그렇다면 이참에 김예훈에게 잘 보이는 것도 나쁘지 않다고 생각했다.김예훈을 위해 집법부대와 맞서는 것은 불가능했지만 김예훈을 위해 보잘것없는 사람들을 짓밟는 건 손해 보는 장사가 아니었다.강준의 명령을 들은 건장한 용문당 제자들은 장무준을 끌고 나가 그의 손발을 부러뜨리려 했다.“강준! 넌 무준 씨를 해칠 자격이 없어!”마리아가 앞을 막으면서 영국 제국 시민권을 꺼내 자랑스럽게 말했다.“이거 잘 봐. 무준 씨는 이미 영국 제국의 사람이라고! 무준 씨를 건드리는 건 나 마리아, 그리고 영국 제국과 맞서는 거라고!”쨕!그녀의 말이 떨어지기 무섭게 강준은 직접 나서서 마리아의 뺨을 때려 바닥에 넘어뜨렸다.그러고는 담담하게 말했다.“이 년도 데려가서 손발을 부러뜨려! 아, 그리고 아까 우릴 보고 자기가 키우던 개라고 했댔지? 이참에 혀까지 잘라버려!”...한 시간 뒤, 구급차 몇 대가 동씨 가문에 도착해 장무준과 마리아를 데려갔다.이들은 최소한 병원에서 반년은 보내야 할 운명이었으며, 언제 퇴원할지는 아무도 몰랐다.추문성은 추씨 가문에 전화해
체면을 안 준다고?이 말은 질문처럼 들리겠지만 사실 친구 사이의 대화였다.그런데 이 간단한 한마디로 별장 전체가 조용해지고 말았다.장무준과 마리아 등은 순간 표정이 굳어지고 믿을 수 없다는 듯이 김예훈을 멍하니 쳐다보았다.알다시피 강준은 겸손한 사람이긴 해도 항상 거만하고 폭력적인 사람으로 유명했다.그런데 어떻게 여자 등이나 처먹는 사람한테 이 정도로 공손할 수 있겠는가.진주 1인자조차, 홍성파 우두머리조차 그에게는 별로 대접받지 못하는데 말이다.장무준이 장씨 가문의 사람이 아니었다면, 마리아가 영국 제국의 사람이 아니었다면 강준을 만날 자격조차 없었을 것이다.이 순간, 강준은 공손하게 김예훈 앞에 서서 심지어 그를 존경하는 것으로 보였다.추문성과 동하임은 도대체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는 모르지만 충격일 뿐이다.김예훈이 강준을 힐끗 보더니 담담하게 말했다.“강 회장님, 저희 초면이 아닌가요?”“비록 초면이긴 하지만 용문당 당주님이 저번에 진주·밀양을 방문하셨을 때 용문당은 한목소리를 내야 한다고 하셨거든요. 저도 이 말이 맞는다고 생각해서요.”강준의 진지한 표정에 김예훈은 웃을 듯 말 듯 한 표정을 지었다.‘진주·밀양 용전의 일이 끝난 지가 언젠데 내내 오지도 않다가 용문당 집법부대를 건드렸다고 와? 이게 무슨 뜻이지? 집법부대를 압도할 수 있는 능력이 있다고 생각해서 이 타이밍에 온 건가?’웃는 얼굴에 침 뱉지 않는다고, 김예훈은 웃으면서 말했다.“강 회장님 말씀이 맞으세요. 용문당은 한목소리를 내야 하죠. 사실 강 회장님을 연회에 초대하려고 했는데 아직 처리해야 할 일이 있어서요. 양해해 주시기를 바랄게요.”장무준과 마리아는 눈가를 파르르 떨면서 거의 욕이 나올 뻔했다.‘김예훈, 이 뻔뻔한 자식. 감히 강 회장님을 이용하려고 하다니.’방금 강준이 나타났을 때 구세주를 만난 줄 알고 김예훈을 짓밟을 수 있다고 생각했는데 김예훈의 두세 마디에 강준이 총구를 돌릴 줄 몰랐다.강준이 피식 웃으며 말했다.“김 회장님, 진주·밀양은
“전체 진주 상류 인사들이 전부 영국 제국에서 키우던 개라고? 그렇게나 대단해?”김예훈은 엄지손가락을 치켜세웠다.“그러면 개 한 마리 불러와서 나한테 겁줄 수 있는지 지켜보자고. 한 마리로 부족하면 얼마든지 불러와. 내가 무서워할 만한 사람을 불러오는 것이 좋을 거야.”김예훈은 앞으로 다가가 마리아의 뺨을 때려 바닥에 넘어뜨렸다.“이런 사람은 내가 한 달에 열 명은 짓밟아 죽였을 거야. 시간 절약도 할 겸 한 번에 짓밟을 수 있게 전부 다 불러와.”“악!”마리아는 얼굴을 감싼 채 바닥에 널브러져 부들부들 떨고 있었다. 하지만 이런 순간에도 오늘 무조건 김예훈을 죽여버리라 다짐했다.김예훈을 죽이기 전까지 오늘 이 일은 끝나기가 어려웠다.김예훈이 전화를 걸라고 마리아에게 핸드폰을 던졌을 때, 자동차 경적소리가 들려왔다.멀리서 토요타 프라도 열몇 대가 갑자기 동씨 가문 별장 앞에 나란히 나타났다.차 문이 열리고, 수십 명의 도복을 입은 남자들이 심각한 표정으로 차에서 내렸다.상대방이 진주·밀양 용문당 사람인 것을 확인한 순간 추문성과 동하임은 표정이 미세하게 변했다.김예훈 역시 상대방을 알아보고 뒷짐을 쥔채 의미심장한 표정으로 쳐다보았다.이때 고릴라처럼 키 크고 제복을 입은 네모난 얼굴의 노인이 차 뒷좌석에서 내렸다.그는 기운이 넘치고, 걸음걸이가 힘찬 것이 어마어마한 포스를 풍겼다.장무준은 본능적으로 예의를 갖췄다.“강 회장님!”마리아도 상대방을 확인하고 콧방귀를 뀌었다.“김예훈, 넌 이제 끝났어!”표정이 미세하게 변한 동하임은 본능적으로 동태원을 불러오려고 했다.눈앞에 서 있는 이 사람은 바로 진주·밀양 용문당 회장인 강준이었기 때문이다.동하임은 이 사람을 상대로 김예훈이 절대 이길 수 없다고 생각했다.비록 똑같이 용문당 36대 회장이긴 하지만 강준은 진주·밀양에서 오랜 세월을 보냈고, 제자가 거의 8만 명에 달해 세력이 어마어마했다.홍성파, 그리고 남양파조차 그를 쉽게 건드리지 못했다.다만 강준이 평소에 겸손하고 공식
김예훈은 장무준의 앞으로 다가가 그의 얼굴을 툭툭 치더니 손에 들고 있던 차를 그의 머리 위에 쏟았다.“악!”갑작스러운 전개에 장무준은 비명을 지르기 시작했다.바로 이 순간, 그는 온몸을 부들부들 떨기 시작했다.다른 사람이 도리를 따질 때 폭력을 행사하더니, 다른 사람이 폭력을 행사할 때 도리를 따져보자는 이런 사람은 어떻게든 남을 밟고 올라가려고 했고, 또 어떻게든 이익을 챙기려고 했다. 이것이 바로 대부분 부잣집 도련님의 스타일이었다.하지만 장무준은 어느 날 다른 사람에게 짓밟힐 줄은 몰랐다.자신보다 도리를 더 잘 따지고, 주먹도 자기보다 센 사람은 처음이었다.이 순간, 장무준은 마음속에 두려움이 생기기 시작했다.하지만 영국 앞잡이로서 그래도 자존심은 있었다.아무리 영국 사람들에게 존엄이 마음대로 짓밟힌다고 해도 대한민국 사람한테는 절대 모욕당할 수는 없었다.외국인의 개가 될지언정 절대 대한민국 사람의 편을 들어주고 싶지 않았다.“김예훈, 네가 폭력을 행사한 것이 바로 증거야.”장무준은 이를 악물고 머리 위에 있는 찻잎을 가리켰다.“내가 말해주는데, 넌 이제 죽었어!”김예훈이 놀란 표정을 지으며 말했다.“이렇게 죽는다고?”그는 또 장무준의 뺨을 때렸다.쨕!“그럼 이건 뭔데.”쨕!“이건 뭐냐고!”쨕!“왜. 네 뺨을 때렸다고 책임지라고 할 건 아니지?”쨕!“대한민국 사람으로서 어떻게 양심도 없이 외국인 앞잡이가 될 수 있어. 외국인의 개가 되든 말든 나랑 아무런 상관이 없지만 내 앞에서 잘난 척하는 것은 너의 잘못이지.”쨕!“우리 대한민국은 수년간의 노력 끝에 이미 세계 최정상에 섰는데 자랑스러워해야지. 어떻게 부끄러워할 수 있어? 이렇게 불만이 많으면 그냥 이민 신청을 하지 그랬어.”쨕!“몸에서 대한민국의 피가 흐르면서, 이름에 대한민국 성까지 붙였으면 여기서 날뛰지 말고 조상님을 잘 기억해야지. 외국 생활이 그렇게 부러우면 지금 당장 꺼져! 대한민국의 보호가 없이 너 같은 쓰레기가 외국에서 제대로 살아남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