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씨 일가의 가족회의는 정민아, 김예훈, 임은숙 세 사람이 도착하기도 전에 끝이 났다.만약 김예훈이 그 자리에 있었더라면 분명 복씨 가문과의 합작을 반대했을 것이다.그는 복씨 가문이 어떤 가문인지 잘 알고 있다, 지금까지 복씨 가문과 합작을 했던 사람들은 모두 뼈도 못 추리고 망했다....세 사람이 정진 별장에 도착했을 때, 텅 빈 로비에는 안색이 어두운 정군이 혼자 앉아있었다.“아빠...”“아빠...”“여보, 가족회의 한다며? 왜 당신 혼자야? 발표할 일이 있다고 하지 않았어? 무슨 일인데?”임은숙은 예쁘게 차려입고 왔다. 전에 정군이 전화에서 자신이 출세했다고 돌아와서 잘해보겠다고 자신만만하게 말하는 걸 듣고 특별히 시간을 들여 화장하고 왔다.안타깝게도 한 발짝 늦었다.정군의 안색은 다소 창백했다. 그가 천천히 고개를 돌리고 포악한 짐승처럼 임은숙과 정민아를 차갑게 노려보고는 마지막에 김예훈에게로 눈길을 돌렸다. 그가 더 이상 분노를 억누르지 못하고 호통을 쳤다. “병신! 다 너 때문이야! 몇 년 동안 성남시에서 내가 노력한 결과는 다 쓸모없게 되었어!”“김예훈, 똑똑히 들어, 비록 지금은 아버지가 민아와 네놈을 이혼시킬 수 없다고 했지만 네 주제를 알아야지, 넌 내 딸한테 어울리는 사람이 아니야! 양심이 있다면 네가 먼저 이혼하자고 해!” 정군은 감정을 억누를 수가 없었다. “내 딸은 귀하게 자랐어, 재벌 집으로 시집을 가야 하는 운명이야, 너같이 찌질한 놈한테 시집가는 게 아니라!”“말해봐, 네가 우리 정씨 일가에 온 3년 동안, 뭘 했는지?”“먹고 자기밖에 더 했어! 그거 말고 할 줄 아는 게 뭐야?!”“내가 만약 너라면 지금 당장 이 자리에서 혀 깨물고 죽겠어!”정군은 김예훈의 체면을 조금도 봐주지 않고 욕설을 퍼부었다.그는 아직도 3년 전 김예훈의 모습만 기억하고 있다. 그때의 김예훈은 찌질한 인간이었다. 만약 증조할아버지의 명이 없었더라면 이놈을 데릴사위로 절대 받아들이지 않았을 것이다!정씨 일가의 데릴사위를 하
남해시의 밤은 매우 차가웠다.쫓겨난 김예훈은 포르쉐를 몰고 나오지 않아 공용 전동 스쿠터를 탈 수밖에 없었다.밤 10시가 넘었기 때문에 회사에는 경비원조차 없는 상태였다.몸을 뒤지던 김예훈은 돈 한 푼도 가지고 나오지 않았다는 걸 발견하고 할 수 없이 송문영한테 전화를 걸었다.하은혜는 아직 쉬고 있는 상태라 그녀의 휴식을 방해할 수 없어서 전화하지 않았다.전화 맞은편, 송문영은 아파트에서 화장을 하고 있다. 전화를 확인한 그녀는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 공손하게 말했다. “대표님, 이 밤에 무슨 일입니까?”김예훈은 난감했지만 결국 입을 열었다. “오늘 밤, 잘 데가 없어, 잘 곳을 마련해줬으면 하는데?”송문영은 잠시 멍하니 있다가 이내 얼굴을 붉히며 그 자리에서 굳어버렸다.대표님께서 나한테 관심이 있으신 건가?일이 있으면 비서를 찾는 것이 보편적인 일이고 지금 그녀가 비서직을 대행하고 있으니 그녀를 찾는 건 당연한 일이었다.하지만 문제는 은혜 언니가 이런 일을 당부한 적이 없다. 대답해야 하는 건지 말아야 하는 건지...송문영은 몹시 고민되었다. 만약 김예훈이 결혼하지 않았다면 자신에게도 이런 기회가 있기를 간절히 바랐겠지만 그는 가정이 있는 사람이고 자신이 그 가정을 깬다면 무슨 결과를 초래할지 모른다.그리고 숨어있는 애인이 되는 건 송문영의 자존심에 절대 받아들일 수 없는 일이었다.그녀가 계속 고민했고 전화 맞은편에서 김예훈도 어색해 죽을 지경이었다. “불편하면 하은혜한테 전화할게, 이만 쉬어...”송문영은 멍하니 있다가 재빨리 말했다. “아닙니다, 대표님, 괜찮으시다면 오늘 밤은 저희 집에 와서 쉬세요. 빈방 있어요.”“그리고, 마침 제가 남해시 청년 모임에 참석하려고 준비하고 있었어요, 시간도 아직 이른데 저랑 같이 가실래요?”송문영은 마음의 준비를 할 시간이 필요했다. 김예훈이 바로 자기 집에 오는 걸 바로 받아들이기가 힘들었다.그러나 모임에 가서 얘기도 하고 술도 조금 하고 분위기가 무르익으면 그렇게 어색할 것 같지 않았다
종업원이 웃음을 터뜨쳤다.그는 김예훈을 위아래로 훑어보고 옆에 있는 고급 차들을 가리키며 말했다. “이봐요, 그쪽이 운전하고 온 차, 입고 있는 옷이 어떤지 몰라요? 이쪽에 주차된 차들을 봐봐요, 당신이 이곳에서 소비할 자격이 있다고 생각해요?”“이곳에서의 하룻밤 소비 금액은, 당신이 평생 일해도 벌 수 있는 금액이 아니에요.”“모임에 참가하러 오면 꼭 고급 차를 운전해야 한다고 누가 정했나요? 전동 스쿠터가 뭐 어때서요?” 김예훈은 어이가 없어 웃었다. 프라이빗 클럽의 종업원이 이렇게 사람을 깔볼 줄 알았다면 포르쉐를 몰고 왔을 것이다.“저기요, 솔직히 말하는데 그쪽이 잘난 척해도 좋고 여자를 꼬셔도 좋아요, 근데 이곳은 당신이랑 안 어울려!” 종업원은 노파심에 거듭 충고하였다.“우리 이곳은 프라이빗 클럽이라 예약해야 하는 곳이에요. 당신이 예약할 자격이 있다고 생각해요?”“내가 자격이 없을 거라고 그렇게 확신해요?” 김예훈이 물었다.종업원은 재차 한숨을 쉬며 말했다. “이봐요, 여기서 억지 그만 부려요,. 오늘 저녁, 이곳은 이미 신분이 매우 높은 손님께서 통째로 예약하셨어요.”“오늘 밤 이곳에 와서 모임에 참가하는 사람들은 모두 남해시의 젊은 엘리트들이에요. 당신 같은 사람이 무슨 자격으로 이런 모임에 참가할 수 있다고 생각하나요?”종업원은 거듭 충고하는 듯했지만 경멸이 가득 찬 표정을 숨길 수가 없었다.이런 사람을 보면 김예훈은 기가 막힐 정도였다. 자기도 가난한 출신이라 이곳에 일하러 온 것인데 말이다. 근데 돈 몇 푼 벌지도 못한 주제에 사람을 깔보는 법부터 배웠으니 정말 어이가 없었다.두 사람이 말하는 사이에 포르쉐 한 대가 들어왔다.“웨이터, 눈멀었어? 빨리 주차 자리 찾아봐!” 차 안에서 누군가 머리를 내밀고 짜증 나는 표정으로 종업원을 향해 소리쳤다.종업원은 감히 화를 내지 못하고 종종걸음을 달려가 말했다. “손님, 그만 화 푸세요, 주차 자리 있어요, 대리운전 기사한테 빨리 자리를 양보해 드리라고 하겠습니다!”말을
상대방의 기척을 느낀 김예훈은 몸을 돌려 바로 따귀를 날렸다.“철썩-”따귀 소리와 함께 그 젊은이는 멍해졌다.그가 얼굴을 감싸고 비틀거리며 몇 걸음 뒤로 물러서는데 하마터면 땅에 주저앉을 뻔했다.“젠장! 너 뭐야! 감히 날 때려! 대리운전이나 하는 놈이 감히 이렇게 날뛰는 거야! 넌 죽었어!” 젊은이는 이를 갈며 화를 잔뜩 냈다.“충고하는데 날 건드리지 마. 안 그러면 보기 흉하게 죽을 거야.” 김예훈은 담담하게 말한 뒤 클럽 쪽으로 걸어갔다.종업원은 놀라서 멍해졌다.이게 무슨 상황이지?대리운전하는 주제에 감히 포르쉐를 타고 온 손님을 때려?죽고 싶어서 환장했나?종업원은 빠른 걸음으로 젊은이 옆에 다가가 물었다. “손님! 괜찮으세요?”“괜찮아, 내가 무슨 일이 있겠어. 근데 오늘 밤 누군가는 일이 생기겠지!” 젊은이는 차갑게 웃었다.오늘 밤 이곳은 이미 통째로 빌린 상태이다. 클럽에 들어간 사람은 누구도 도망갈 수 없을 것이다.그는 오히려 화를 내지 않고 차에 올라 후진하더니 김예훈의 전동 스쿠터를 들이받았다. 종업원은 그 광경을 보고 경악했다.종업원은 놀라움을 감추지 못했다. 이렇게까지 할 일인가?요즘 부자들은 돈을 너무 대수롭지 않게 여기는 것 같다! 이런 일까지 벌이다니?이때, BMW 한대가 들어와서 주차를 한 뒤 차주가 포르쉐 옆으로 걸어가서 놀란 표정을 지었다. “장걸, 무슨 일이야? 전동 스쿠터를 네가 들이받았어? 미쳤어?“대리운전이나 하는 주제에 나랑 주차 자리를 빼앗잖아, 그래서 들이받았어.” 장걸은 차갑게 말했다.“헐, 그게 그럴만한 일이야? 좀 지나친 것 같은데!”“그냥 차 한 대 일 뿐이야, 마침 차 바꿀 생각이었고, 오늘 밤 그 인간한테 배상하라고 해야지.” 장걸은 아무렇지 않은 표정을 지으며 말했다.옆에 있던 사람이 웃으며 말했다. “전동 스쿠터 타는 사람이 무슨 돈으로 배상해? 너 이 차 중고도 1억 넘지 않아?”“돈이 없으면 사는 집은 있을 거 아니야? 지금 집값이 못해도 1억 5천은 넘지 않아
장걸의 옆에 있던 사람은 김예훈을 보며 말했다. “대리운전하는 놈이 아닐 수도 있어, 어쩌면 우리한테 잘 보이기 위해 들어온 가난뱅이일지도 몰라!”장걸은 웃으며 말했다. “맞아, 어렵게 초대장을 구해서 들어왔을지도 모르지, 주제에 이런 모임에 참가할 자격이 있는 줄 알고, 우리 사이에 껴도 된다고 생각하다니, 진짜 웃겨!”“이런 사람은 자기 주제를 몰라, 이런 곳에 들어왔다고 남들이 그 신분을 모를까? 사실 우리 같은 사람들은 노는 물이 다른데, 다 알고 지내는 사이잖아!”“어때, 가서 같이 놀아볼래?”“가자, 이런 쓰레기가 우리한테 끼어들려고 하다니, 본때를 보여줘야지! 안 그래도 오늘 밤 심심할까 봐 걱정했는데!” 장걸은 웃으며 말했다.“그럼 내가 먼저 가서 건드려봐?” 웃으며 말하는 이 사람은 분명 장걸에게 잘 보일 속셈이었다. 장걸은 눈을 가늘게 뜨고 고개를 끄덕였다, 그와 같이 신분이 있는 사람한테는 누군가 자신을 대신해 나서준다면 당연히 좋은 일이었다.장걸이 고개를 끄덕이는 것을 보고 그 사람은 술 한 잔을 들고 김예훈의 앞으로 걸어갔다.“듣자 하니 전동 스쿠터를 타고 우리 모임에 참석했다고 하던데?” 그 사람은 조롱하는 눈빛으로 김예훈을 위아래로 훑어보았다.“우리가 아는 사이인가?” 김예훈은 담담하게 말했다.송문영이 벌써 도착했다면 김예훈은 바로 이 자리를 떠났을 것이다.이런 자리에 전혀 관심이 없다. 예전에 하도 많이 참가해서 지겨울 정도였다.“너 같은 쓰레기야 당연히 나를 알 자격이 없지, 근데 이런 자리는 아무 쓰레기나 들어올 수 있는 곳이 아니라서 말이야, 넌 그럴 자격이 없다고!” 그 사람은 말을 하고 술 한 잔을 김예훈의 얼굴에 쏟았다.“어머, 아까 그 대리운전 기사 아니야? 왜? 쓰레기가 여기에 끼어있으니 사람이라도 된 것 같아?” 장걸이 웃으면서 다가왔다.“장걸, 어떤 인간들은 하늘 높은 줄 모른다니까, 제대로 가르쳐줘야지, 안 그러면 우리랑 동등하다고 생각해.” 그 사람이 비웃으며 말했다.김예훈은 얼굴의
“설마 무릎을 꿇을 건 아니지?”이때, 주위의 사람들이 떠들기 시작했다.이 바닥에서 단결이라는 건 없다, 오로지 서로를 속이고 서로를 깎아내리고 있을 뿐이다.오늘 밤은 송문영이 조직한 모임이다. 적지 않은 재벌 2세들의 그녀의 환심을 사고 싶어 했다.이런 상황에서 장걸이 일을 만들어 송문영의 미움을 사게 된다면 모두한테 좀 더 기회가 주어지는 것이다!주위에서 부추기자 장걸은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상황이 되었다.장걸은 일을 크게 만들고 싶지 않았다. 오늘 밤의 주인공은 송문영이고 이런 상황에서 일을 크게 만들면 그녀의 체면을 세워주지 않은 것이었다.게다가 송문영은 YE 투자 회사의 임원이다.최근 소문에 의하면 그녀가 하은혜를 대신해 새로 부임한 대표의 비서가 된다는 말이 있다, 그 자리는 YE 투자 회사에서는 대표 다음으로 권력이 큰 자리이다.이럴 때 누가 감히 그녀를 건드리겠는가?이 자리에 있는 사람들은 자신이 가문을 대표해 YE 투자 회사의 마음에 들기를 간곡히 바라고 있다.하지만 일이 이 지경에 이르게 된 이상 장걸은 더는 물러설 수 없었다.만약 오늘 그가 그냥 넘어가게 된다면 그의 체면을 구기는 일이었다!이 일이 알려지게 된다면 웃음거리가 될 게 뻔한 일이었다.“쓰레기, 오늘은 재수 없는 날인 줄 알아, 다들 이렇게 기대에 잔뜩 차 있는데 내가 이들을 실망시킬 수 없잖아.”장걸은 악랄하게 웃으며 테이블 위에 있던 양주병을 들어 김예훈의 얼굴을 향해 던졌다.사람들은 웃음을 터뜨리기 시작했고 함성을 지르며 응원하기 시작했다.구경꾼들은 점점 더 부추겼고 일을 크게 만드는 것에 대해 전혀 신경 쓰지 않았다. 그들한테는 그냥 쓰레기를 처리하는 것에 지나지 않았기 때문이다.어차피 모임마다 이런 상황은 늘 있었고 자극적인 게임을 하는 것에 불과했다.시끄럽기 짝이 없던 소리가 뚝 그쳤다.김예훈이 날아오는 양주병을 단번에 움켜쥐었기 때문이다.김예훈이 양주병을 피하자 사람들은 모두 멍해졌다.그러나 이내 주위를 떠들썩하게 하는 웃음
그 사람은 김예훈의 말을 듣고, 놀라서 두 다리에 힘이 빠져 털썩 꿇어앉았다.“미안해요. 전 장걸이 시키는 대로 했을 뿐이에요.”“그래, 내가 용서해 주지.”김예훈은 손을 흔들어 웨이터를 불러 술 한 잔을 들고 천천히 이 사람의 머리에 쏟았다.이 사람은 피하지도 않았다.장걸이 어떻게 맞았는지 그는 똑똑히 보았다. 그는 한 대도 맞고 싶지 않았다.“널 죽여버릴 거야! 내가 누군지 알아? 네가 감히 나를 함부로 대하다니! 너 죽었어!” 장걸이 몸부림치며 말했다.“네가 누군지 중요하지 않아. 하지만 네가 나를 모르다니, 너도 무슨 대단한 사람은 아니네. 아류 가문도 아닌 재벌 2세가 어디 내 앞에서 큰 소리를 쳐?” 김예훈이 담담하게 웃었다.선우 가문의 골동품 감정회에 참석했다면 자신을 알 것이다. 자신을 모르는 이상, 장걸의 가문이 남해시에서 이류에도 못 미친다는 뜻이다.김예훈의 말을 듣고, 김예훈을 무시하던 여자들이 하나같이 가슴이 두근거렸다.너무 멋져!그가 헛소리를 치든 아니면 원래 진짜 능력이 있든 이런 말을 할 수 있다는 것은 이 사람이 자신감이 넘친 것이다.사실 김예훈의 말도 맞다. 이 파티에 온 사람들은 모두 상류층에 속하지 않는 작은 가문의 휴계자들이거나, 일부 일이류 가문의 방계 친족들이다.이들은 정상들의 파티에 참가할 자격이 없어 스스로 대단한 척한 모임을 만들어 자기의 인맥을 과시한다.김예훈이 이 모임의 수준이 이렇게 낮다는 것을 알았다면, 참가하지도 않았을 것이다.“누가 또 나한테 의견있어?”이 두 폐물을 해결한 후, 김예훈이 사방을 둘러보았다.시끄럽게 떠들던 사람들도 조용해져 아무도 감히 김예훈을 정시할 수 없었다.쓰레기가 누군가? 그들이야말로 쓰레기다 지금 연회장에 20명이 넘는 사람들이 김예훈의 기세에 눌려 아무 말도 하지 못했다.장걸이 어떻게 됐는지 보았기 때문이다.그들은 김예훈이 도대체 누군지는 모르지만, 장걸을 위해 나서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게다가, 오늘 밤은 송문영을 위한 자리다.송문영은
“송 비서님 오셨는데 넌 끝장이야!”“송문영님이 이런 모임을 처음 조직하였는데 이 사람이 초를 치다니! 두고 봐!”“송문영이 없다면 내가 나서서 혼내줄 텐데!”“YE 투자 회사의 사람을 건드리다니, 간도 크네…”“...”방금 찍소리도 못 낸 사람들이 하나둘씩 지껄여 김예훈을 욕하고 비꼬았다.하지만 이 사람들이 송문영의 마음을 어떻게 알겠는가?그녀는 원래 대표님께서 파티에 오셔서 기분전환을 하고, 둘이서 이야기를 나누려고 했다.하지만 이런 일이 벌어졌다니.그녀는 김예훈이 눈에 띄는 것을 싫어하는 걸 알지만, 이 재벌 2세들이 하나같이 바보처럼 누구나 감히 건드릴 줄은 몰랐다.이럴 줄 알았으면 대표를 자기 집으로 초청할 텐데.사람들이 송문영이 김예훈을 혼내주기를 기다리고 있을 때, 그녀는 김예훈에게 다가가 이마에 식은땀을 흘리면서 말했다. “대표님, 죄송합니다.”그녀는 김예훈이 겸손하다는 것을 알고, 김예훈의 신분을 공개할 엄두를 내지 못했다.“이것이 바로 너가 나를 기분전환하라고 준비한 모임이야?” 김예훈이 담담하게 말했다.송문영의 얼굴이 다시 하얗게 질렸다. “대표님, 죄송합니다. 전 이런 일이 생길 줄 몰랐어요.” “네가 언제 내 비서가 되었지? 사람들이 말만 꺼내면 송비서, 네가 아주 권세가 있어 보이지?”김예훈이 담담하게 웃으며 말했다.송문영은 울먹였다. “대표님, 이게 다 소문이에요. 저는 예전에 이런 모임에 몇 번 참가해서 한 번 조직해보려고 했을 뿐인데, 정말 이럴 줄 몰랐어요…”“만약 네가 조직한 모임의 수준이 이렇게 낮다면, 회사를 내세우지 마. 창피해…”“대표님, 더는 안 그럴 거예요…”큰소리치던 구경꾼들의 표정이 얼어붙고 가슴이 철렁 내려앉았다.그들은 멀리 떨어져, 두 사람이 무슨 말을 하는지 들을 수 없었다.하지만 그들이 송문영의 태도를 똑똑히 보았다!YE 투자 회사의 송문영이 그 사람 앞에서는 굽실거리다니!이 사람이 송문영의 파티를 망쳤지만, 송문영이 따지기는커녕 사과하다니.이 사람, 도대체 누구
허유주가 김예훈을 데리고 아침 먹으러 가려고 할때, 구룡성 경찰서에서 어떤 몸매가 좋은 여자가 걸어왔다.그 여자는 바로 동하임이었다.동하임은 허유주와 함께 웃고 떠드는 김예훈을 보면서 콧방귀를 뀌었다.“쓰레기 같은 자식.”이어 어금니를 꽉 깨물면서 김예훈의 옆으로 다가갔다.동시에 그녀에게 시선이 향한 추하린과 허유주는 진주 1인자의 딸인 그녀가 왜 갑자기 찾아왔는지 이해되지 않는 눈빛으로 쳐다보았다.‘설마 번복해서 김 도련님을 다시 구속하려는 건 아니겠지?’다시 경찰서로 들어간다고 해도 아무 상관 없는 김예훈은 흥미진진한 표정으로 동하임을 쳐다보았다.이대로 잡힌다고 해도 가장 골치 아픈 사람은 자신이 아니었기 때문이다.동하임이 한참동안 의미심장한 표정으로 김예훈을 쳐다보더니 말했다.“김 도련님, 잠깐 얘기 좀 나눌 수 있을까요?”김예훈이 피식 웃었다.“다 같은 편인데 하실 말씀이 있으면 여기서 하시죠.”동하임은 잠깐 침묵하더니 겨우 한마디 꺼냈다.“저희 아빠가 김 도련님을 뵙고 싶어 하십니다. 아침 식사 함께하는 거 어떠세요?”동태원이 주동적으로 만나자고 할 줄 몰랐는지 김예훈은 멈칫하고 말았다.김예훈은 이를 거절하지 않고 추하린더러 허유주의 안전을 책임지라고 하고는 동하임의 포르쉐 911차에 올라탔다....반 시간 뒤, 태산 뒤쪽에 있는 별장에 도착하게 되었다.드넓은 이 별장에서는 멀리 있는 남태평양까지 보였다.습한 바닷바람이 불어오면서 소금 짠 내가 풍기기도 했다.하와이풍의 반바지와 반소매 티를 입은 진주 1인자 동태원은 손에 낚싯대를 들고 바닷가에서 낚시하고 있었다.동하임과 함께 별장으로 들어섰을 때, 마침 동태원이 잡은 물고기를 들어올렸다.그의 옆에 있던 여인은 낚싯바늘을 떼어내고 다시 물고기를 방생했다.이 모습을 보고있던 김예훈은 그저 부러울 따름이다.이런 생활은 그가 꿈꾸던 노년 생활이었기 때문이다.그때되면 과연 그의 옆을 지키고 있는 사람은 누구일까?정민아? 하은혜? 우현아? 아니면 모두 다?김예훈
10분 뒤, 구룡성 경찰서를 벗어난 김예훈은 거들먹거리는 표정으로 자신을 째려보고 있는 홍성파 부하들을 발견했다.김예훈이 경찰서를 힐끔 보고는 피식 웃으면서 말했다.“진주 1인자라는 사람이 재밌군요. 상대가 진주·밀양 안동 김씨 가문이라고 해도 절대 봐주지 않네요. 아주 마음에 들어요.”추하린이 피식 웃으면서 말했다.“그래서 안동 김씨 가문, 일본 야마구치파, 홍성파에서 얼마나 벼르고 있는지 몰라요. 진주 1인자 자리를 지킬 수 있을지는 모르겠지만 시비 거는 사람이 많을 거예요.”김예훈이 피식 웃었다.“진주 1인자라는 그분 성함이 뭐죠?”추하린이 답했다.“동태원이요.”“동태원 씨가 진주 1인자 자리에 앉은 걸 보면 능력이 대단할 거예요. 그리고 누군가 그 사람이 그 위치에 앉아있기를 원하고 있을지도 몰라요. 안동 김씨 가문에서 함부로 건드리지 못할 거라고요.”김예훈은 추하린의 어깨를 툭툭 치려다 두 사람 사이의 어색한 분위기가 생각나 다시 손을 거뒀다.그러다 잠시 생각하더니 말했다.“진주 1인자인 동태원 씨랑 만날 수 있게 기회를 만들어줘요. 그분도 저를 만나고 싶어 할 거예요.”김예훈이 손을 툭툭 털면서 이곳을 떠나려고 할때, 주차장에 있던 토요타 알파드 차 문이 열리면서 누군가 모습을 드러냈다.“예훈 오빠.”온밤 여기서 기다리면서 온갖 인맥을 다 동원한 허유주는 바로 김예훈에게 안기려고 했다.“나왔어? 정말 다행이야.”어젯밤 그녀는 김예훈이 홍성파와 일본 야마구치파한테 짓밟힐까 봐 걱정이었다.진주에 깊은 뿌리를 박은 홍성파는 진주 기관 사람들과 친했으니 말이다.김예훈이 무사히 풀려난 것만으로도 놀라울 정도였다.사람들이 보는 앞에서 라이언 킹의 뺨까지 때렸는데 김예훈이 보석되고 진세은이 갖힐 줄 몰랐다.김예훈은 자기를 와락 끌어안은 허유주를 떼어내면서 담담하게 말했다.“난 다른 사람을 도와준 착한 시민일 뿐이야. 나까지 구속하면 진주 법도가 신뢰를 잃는 거 아니겠어? 그리고 네가 날 도와주고 있는데 누가 감히 날 건드리
추하린이 입을 가리면서 웃었다.경찰에 신고하는 거에 그치지 않고 이 일이 세상에 알려진 이상 공평하게 처리해야만 했다.뚜벅뚜벅.두 사람이 대화를 마쳤을 때, 제복을 입은 한 경찰이 걸어들어왔다.짧은 머리에 혼혈인으로 보이는 그녀는 높은 콧대에 움푹 파인 두 눈을 하고 있어 이국적인 느낌을 가져다주었다.그리고 그녀의 가슴에 있는 명찰에는 동하임이라는 이름이 적혀있었다.그녀는 김예훈을 한참동안 쳐다보고는 추하린을 힐끔 보면서 냉랭하게 말했다.“추하린 씨, 이 사람 보석으로 풀려났어요. 그런데 보름 동안은 진주를 벗어나지 못하며 언제든 저희 연락을 기다리셔야 해요.”추하린이 피식 웃으면서 말했다.“동하임 씨, 걱정하지 마세요. 김 도련님은 피해자예요. 누구를 죄인으로 몰아갈지는 모르겠지만 최대한 잘 협조할 거예요. 저희한테는 인증이면 인증, 물증이면 물증, 없는 것이 없어요.”이 말에 동하임은 콧방귀를 뀌었다.김예훈에 대해 불만이 많은지 냉랭하게 쳐다보면서 자료 하나를 던져주었다.“여기에 사인하고 당장 꺼져요.”펜을 든 김예훈은 급히 사인하지 않고 흥미진진한 표정으로 동하림을 쳐다보았다.“저희 처음 본 사이인 것 같은데 제가 뭐 잘못한거라도 있을까요?”동하임은 콧방귀만 뀔 뿐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그런데 이때 추하린이 말했다.“김 도련님께서는 잘못한 거 없어요. 그런데 진주 1인자인 동하임 씨 아버님을 건드린 건 맞죠.”의미심장한 표정을 하고 있던 김예훈은 그제야 동하임이 왜 자신에 대해 불만이 많은지 알 수 있었다.어제저녁 한번도 만나보지 못한 진주 1인자를 궁지로 몰고 갔으니 말이다.표정이 차갑기만 만 동하임은 사실 감정을 잘 숨기고 있었다.김예훈이 펜을 만지작거리면서 말했다.“동하임 씨, 제가 보석되었다면 다른 사람들은 어떻게 되었는지 말씀해 주실 수 있을까요?”동하임이 김예훈을 냉랭하게 쳐다보면서 나지막하게 말했다.“김현민 씨 일행이 모든 일을 도모한 사실은 증거 부족으로 전부 석방되었어요. 야마구치파는 죄가 극악
10분 뒤, 전신 무장한 경찰들이 닥쳐와 현장에 있던 사람들을 체포했다.그리고 뒤이어 도착한 열몇 명의 기자들도 피비린내를 맡고 깜짝 놀라고 말았다.오늘, 이 거대한 사건은 진주·밀양 안동 김씨 가문, 홍성파와 일본 야마구치파가 연루된 사건이었다.어느 한쪽만 있었다고 해도 뉴스 메인을 차지했을 텐데 대단한 사람들이 모여있는 자리에서 진주 경찰은 공과 사를 구분하면서 공평 공정하게 사건을 처리할 수밖에 없었다.아무리 진주·밀양에서 신분 높은 김현민이라고 해도 도망칠 수 없이 똑같이 조사받아야 했다.기자들이 지켜보고 있는데 진주 경찰들은 속으로 무슨 생각을 하고 있다고 해도 절대적으로 공정해야 했다.그렇게 100명 가까이 되는 사람들이 구룡성 경찰서에 잡혀가고 말았다.경찰은 중상을 입거나 목숨을 잃은 사람을 포함해서 하나도 빠짐없이 조사를 진행했다.김예훈도 구룡성 경찰서에 잡혀가긴 했지만 내내 평정심을 유지하고 있었다.이번에 일부러 김현민에게 골탕을 먹이려고 작정한 것이다.안동 김씨 가문이 진주·밀양에서 어느정도로 대단한지, 그리고 이곳에 법이라는 것이 존재하는지 확인하고 싶었다.두번째 날 아침, 추하린이 그럴싸한 브런치를 들고 취조실로 들어왔다.추하린은 김예훈에게 브런치를 건네고는 피식 웃으면서 말했다.“김 도련님, 어젯밤 그 전화 한 통으로 얼마나 큰 파장을 일으켰는지 알아요? 안동 김씨 가문 큰 어르신께서 화가 난 나머지 진주 1인자인 동태원에게 전화해서 왜 김현민을 구속했냐고 따졌대요.”김예훈이 브런치를 즐기면서 담담하게 말했다.“그래서 겁이 났대요?”“얼마나 많은 기자가 지켜보고 있는데 겁이 날 새나 있었겠어요? 계속해서 진주 1인자를 해야 하는데 말이죠.”추하린이 피식 웃었다.“그저 법대로 진행하는 거라고 답장했대요. 그리고 온밤 구룡성 경찰서를 포위한 홍성파 사람들은 자기 사람을 풀어달라고 하면서 김 도련님을 처리하라고 했대요. 그런데 증거가 있어서 어쩔 수 없었지만요. 야마구치파가 허유주 씨한테 약을 탄 것만 해도 충
“이런 제기랄!”“지금 김현민 도련님한테 무슨 말버릇이야. 죽고 싶어?”김현민 뒤에 서 있던 남녀들이 김예훈을 차갑게 째려보고 있었다.비록 김예훈이 어마어마한 실력으로 라이언 킹을 뺨 한 대로 죽여버리긴 했지만, 진주·밀양에서 내로라하는 상류 인사들한테는 그저 싸움만 잘하는 사람으로 보였다.김예훈이 아무리 대단하다고 해도 이들의 힘, 배경과 권력 앞에서는 아무것도 아니었다.지금은 예전처럼 혼자서 여기저기 쑤시고 다니는 시대가 아니었다.대단한 실력을 갖추고 있다고 해도 그저 대단한 것뿐이었다.김현민은 뒤에 서 있는 사람들의 감정을 억누르면서 의미심장한 표정으로 김예훈을 쳐다보았다.“저까지 건드리게요?”김예훈이 피식 웃었다.“수장님도 참. 제가 언제 수장님을 건드리겠다고 했나요? 곧 9대 국방부 총사령관이 될 정의로운 분을 제가 왜 건드리겠어요.”9대 국방부 총사령관을 언급할 때 김예훈의 표정은 흥미진진하기만 했다.김현민이 이 타이틀을 이용해서 과연 거들먹거릴지 보고 싶었다.김현민 역시 의미심장한 표정으로 김예훈을 쳐다보았다.“그저 소문일 뿐이에요.”“그래요?”김예훈의 표정은 차갑기만 했다.김현민은 9대 국방부의 총사령관인 것을 인정하지는 않았지만 부인하지도 않았다.이 기세를 빌어 진주·밀양 안동 김씨 가문의 수장 자리를 굳히고 싶은 모양이었다.이대로라면 곧 진주·밀양 안동 김씨 가문의 새로운 수장이 될지도 몰랐다.아니라면 9대 국방부 총사령관이라는 타이틀을 이용하지도 않았을 것이다.이순간 김예훈은 김현민에 대해 다시 보게 되었다.목적을 이루기 위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 그런 사람으로 말이다.김현민은 한참동안 김예훈을 쳐다보다 아무 말 없이 뒤돌아 이곳을 떠나려고 했다.그런데 김예훈이 앞으로 나서서 그의 앞길을 막았다.“김예훈 도련님께서 따로 하실 말씀이 있나요?”김현민은 김예훈의 행동이 이해되지 않는지 미간을 찌푸리고 말았다.이런 순간에 김예훈이 자신한테 무슨 짓을 할 거로 생각하지 않았다.아무리 실력이 대
현장은 쥐 죽은 듯 조용해졌다.모든 사람은 눈앞에 펼쳐진 광경이 믿어지지 않는지 정신마저 해이해지는 느낌이었다.믿기지 않을 정도로 현실적이지 않았기 때문이다.그 누구도 기세가 하늘을 찌르던 라이언 킹이 결국 뺨 한 대로 김예훈의 손에 죽을 줄 몰랐다.평범한 사람도 아니고 진주·밀양을 종횡무진하는 홍성파의 고수가 이렇게 치욕스럽게 죽어버렸으니 말이다.김예훈은 뺨 한 대로 라이언 킹을 죽여버린 것도 모자라 홍성파의 체면마저 짓밟아버렸다.홍성파 부하들은 복수심에 심장이 들끓는 대신 그저 총을 쥐고 있는 손이 무지 차갑다는 느낌이 들었다.어마어마한 한기가 불어와 온몸이 굳어져 눈 하나 깜빡하지도 못했다.“죽여! 죽여버리라고! 라이언 킹 님을 위해 복수해야지!”잠시 후, 그제야 반응한 진세은이 이성을 잃었는지 소리를 지르기 시작했다.이순간 자기가 인생을 망쳤다는 것을 잘 알고 있었다.사카모토 류이치도 죽고, 라이언 킹도 죽고, 타케이도 살 수 있을지 몰랐기 때문이다.일련의 사건 때문에 진세은은 거대한 대가를 치러야 했다.김예훈이 죽지 않으면 자신이 죽어야만 했다.하지만 아쉽게도 홍성파 부하들은 온몸을 부들부들 떨면서 총구를 김예훈에게 조준하지도 못했다.아까 그 뺨 한 대에 넋을 잃고 말았다.진주·밀양 용전 사람들 역시 김예훈이 이 정도로 대단한 줄 몰랐는지 믿기지 않는 표정을 하고있었다.이순간 그제야 김예훈이 왜 진주·밀양 용전을 접수하게 되었는지, 또 어떻게 김서하를 물리칠 수 있었는지 이해되는 것만 같았다.뺨 한 대로 모든 것이 설명되었다.부들부들 떨고 있는 홍성파 부하들을 보고 있자니 진세은은 절망감에 휩싸이고 말았다.진세은은 총을 빼앗아 김예훈이 있는 곳을 향해 미친듯이 방아쇠를 당겼다.“죽여버릴 거야! 죽여버릴 거라고!”피융! 피융! 피융!총소리가 울려 퍼지고, 총알은 김예훈의 털끝 하나도 건드리지 못하고 모조리 그의 발밑에 떨어지고 말았다.김예훈은 서서히 다가가 진세은의 턱을 잡으면서 피식 웃었다.“봐봐. 총을 가
김예훈 뒤에 서 있던 진주·밀양 용전 사람들도 일그러진 표정으로 총을 꺼내 홍성파 부하들을 겨냥했다.방아쇠를 당기는 순간 열세에 처해있게 된다는 걸 알면서도 말이다.하지만 진퇴양난의 상황에서는 어쩔 수가 없었다.이들 역시 속으로는 김예훈이 너무 거들먹거린다는 생각을 하고있었다.‘홍성파가 용전처럼 도리를 따지고, 룰을 지키는 조직인 줄 아나 봐. 우리 몇 명으로 어떻게 홍성파를 제압하려고 그러는 거지? 말도 안 돼.’투닥투닥.공격을 주고받고 있는 사이, 라이언 킹은 갑자기 표정이 확 변하더니 몸에 지니고 있던 비수 하나를 꺼냈다.라이언 킹은 갑자기 추문성 발밑까지 굴러가 살기가 가득한 눈빛으로 바라보면서 비수를 내밀었다.아무 생각 없는 행동인 것 같았지만 추문성의 요충을 노리고 있었다.파란 불빛을 띠고 있는 비수에 찔리는 순간 추문성은 목숨을 잃을 수도 있었다.비수가 얼마나 날카로운지 피 냄새가 맡아지기도 했다.일반인이 이런 상황을 맞이했다면 피하지도 못하고 무서워서 미쳐버렸을지도 모른다.하지만 이때, 차가운 표정을 하고 있던 추문성이 동반자살을 택하면서 당도를 내리 찔렀다.만약 라이언 킹이 계속 추문성을 죽이는 것을 택한다면 똑같이 추문성의 당도에 의해 두 동강 날 것이 뻔했다.등골이 오싹해진 라이언 킹이 김예훈을 힐끔 쳐다보았을 때, 그는 웃고 있었다.‘아까까지만 해도 이러지 않더니. 김예훈 저놈의 말을 듣고 목숨까지 내놓기로 한거야.’추문성이 동반자살을 택한다고 해도 라이언 킹은 아직 죽고 싶지 않았다.홍성파 고수로서 매일 아무 걱정 없이 크루즈나 들락거리는 사람이 죽고 싶을 리가 없었다.다음 순간, 라이언 킹은 어쩔 수 없이 노리던 부위를 피해 비수로 추문성의 당도를 막았다.쨍!두 사람은 몸이 굳어져 버리더니 동시에 뒤로 튕겨 나갔다.“풉!”바닥에 떨어진 순간, 창백한 얼굴로 피를 토해낸 추문성과는 달리 라이언 킹은 피를 꾹 삼키면서 크게 숨을 내쉬었다.라이언 킹은 추문성 같은 젊은이를 상대로 양쪽 모두 크게 다칠
“어디서 감히!”진주·밀양에서 활개 치면서 다니던 라이언 킹은 얼굴이 어두워지고 말았다.명문가에서도 그녀의 체면을 세워줄 정도였는데 말이다.심지어 홍성파보다도 더 명성이 있었는데 피도 안 마른 놈한테 이런 치욕을 당할 줄 몰랐다.다음 순간, 쓸데없는 말하기 싫은 라이언 킹은 바로 쏜살같이 김예훈 앞으로 날아가면서 그의 멱을 따려고 손을 뻗었다.김예훈은 의미심장하게 쳐다볼 뿐 움직이지도 않았다.라이언 킹의 손이 김예훈에게 닿기도 전에 옆에서 당도가 날아왔다.멈칫한 라이언 킹은 본능적으로 뒤돌아서면서 오른손으로 당도를 막았다.둥!거대한 파동에 사람들의 옷자락과 머리카락마저 흩날렸다.그저 부잣집 도련님인 줄로만 알았던 추문성이 이 정도로 대단할 줄 몰랐는지 사람들은 놀라운 표정을 짓고 말았다.당도 부대는 역시나 장병급 실력자만 양성해 내는 곳이었다.‘부잣집 도련님이 당도 부대에 얼마나 있었길래 이런 실력을 갖추고 있는 거야?’추문성은 뒤로 세 발짝 물러나 당도를 든 채 김예훈 앞을 가로막았다.이때 라이언 킹이 골드 장갑을 마찰시키자 듣기 싫은 소리가 들려왔다.이때 그녀가 김예훈을 쳐다보면서 말했다.“이봐, 장병급 실력자 보디가드를 옆에 두고 있다고 뭐라도 되는 줄 알았어? 내가 이 자기 주제도 파악 못 하는 추씨 가문 도련님을 죽인 뒤에 너를 갈기갈기 찢어버릴 거야.”라이언 킹은 딱 봐도 김예훈이 아무런 실력도 갖추고 있지 않다고 생각하고 있는 모양이었다.김예훈이 추문성을 믿고 이렇게 잘난 척하는 줄 알고 있었다.이때 김예훈이 찻잔을 만지작거리면서 말했다.“두고 보시죠.”라이언 킹은 피식 웃더니 또다시 추문성을 향해 공격해 왔다.홍성파 고수라고 불리는 그녀의 실력을 인정하지 않을수가 없었다.겉으로는 비쩍 마른 미친 할머니처럼 보였지만 공격이 날카롭기만 했다.매번 공격할 때마다 피비린내가 날 정도였으니 말이다.그녀가 추문성의 당도를 맨손으로 막아버리는 바람에 끝내 피를 보고 말았다.비록 중요 부위는 찔리지 않았지만 그래도
차가운 목소리가 갑작스럽게 룸에서 울려 퍼졌다.사람들은 소름 끼치는 느낌에 본능적으로 주위를 살피기 시작했다.나름대로 자기 실력에 자신 있던 사람들도 상대방이 보이지 않아 간담이 서늘해졌다.얼굴을 부여잡고 있던 진세은은 멈칫하고 말았다.“라이언 킹 님, 잘 부탁드리겠습니다. 저희 홍성파를 거들떠보지도 않는 이놈을 죽여주시기를 바랍니다.”라이언 킹이라는 이름을 듣는 순간 진주·밀양 사람들은 심각한 표정으로 한숨을 크게 들이마셨다.라이언 킹은 홍성파 중에서 실력이 가장 강한 사람이었기 때문이다.소문으로는 홍성파가 외래침략을 막으려고 그녀를 해외에서 고가로 모셔 왔다고 했다.그런데 그런 사람이 진세은 옆을 지킬 줄 몰랐다.라이언 킹만 있으면 진세은은 절대적으로 안전했다.소문으로는 라이언 킹이 곧 무신 급 실력자가 될 장병급 실력자라고 했기 때문에 김예훈이 죽을 수밖에 없다고 생각했다.장병급과 장벽급 사이에도 크나큰 차이가 있어 추문성이라고 해도 그를 보호해 줄 수가 없었다.라이언 킹 앞에서는 이제 막 장병급이 된 추문성은 아무것도 아니었다.홍성파에서 숨겨둔 실력자가 그야말로 대단하다는 생각이 들었다.“젊은이, 홍성파와 야마구치파는 너같이 보잘것없는 사람이 건드릴 만한 존재가 아니야. 지금 기회를 줄게. 자기 뺨을 열대 때리고, 타케이 도련님을 살려주면 목숨만은 구제해 줄게. 만약 이 기회를 거절하면 내가 직접 너의 사지를 찢어버릴 거야.”마치 저승사자의 말투처럼 차갑고 음흉하기만 했다.사람들은 그대로 소름이 끼치고 말았다.이때, 누군가 귀신처럼 창문을 통해 들어와 모습을 드러냈다.검은 복장에 드리워진 금발 머리를 한 이는 어마어마한 포스를 풍기고 있었다.길에서 만났다면 폐지 줍는 할머니라고 오해했을 수도 있었다.그녀의 발이 바닥에 닿은 순간, 타일이 아무런 소리 없이 가루로 변해버리고 말았다.이런 어마어마한 포스에 사람들은 한숨을 크게 들이마셨다.이 기세에 눌린 사람들은 바닥에 무릎을 꿇기도 했다. 그야말로 천하무적의 기세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