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씨 일가의 가족회의는 정민아, 김예훈, 임은숙 세 사람이 도착하기도 전에 끝이 났다.만약 김예훈이 그 자리에 있었더라면 분명 복씨 가문과의 합작을 반대했을 것이다.그는 복씨 가문이 어떤 가문인지 잘 알고 있다, 지금까지 복씨 가문과 합작을 했던 사람들은 모두 뼈도 못 추리고 망했다....세 사람이 정진 별장에 도착했을 때, 텅 빈 로비에는 안색이 어두운 정군이 혼자 앉아있었다.“아빠...”“아빠...”“여보, 가족회의 한다며? 왜 당신 혼자야? 발표할 일이 있다고 하지 않았어? 무슨 일인데?”임은숙은 예쁘게 차려입고 왔다. 전에 정군이 전화에서 자신이 출세했다고 돌아와서 잘해보겠다고 자신만만하게 말하는 걸 듣고 특별히 시간을 들여 화장하고 왔다.안타깝게도 한 발짝 늦었다.정군의 안색은 다소 창백했다. 그가 천천히 고개를 돌리고 포악한 짐승처럼 임은숙과 정민아를 차갑게 노려보고는 마지막에 김예훈에게로 눈길을 돌렸다. 그가 더 이상 분노를 억누르지 못하고 호통을 쳤다. “병신! 다 너 때문이야! 몇 년 동안 성남시에서 내가 노력한 결과는 다 쓸모없게 되었어!”“김예훈, 똑똑히 들어, 비록 지금은 아버지가 민아와 네놈을 이혼시킬 수 없다고 했지만 네 주제를 알아야지, 넌 내 딸한테 어울리는 사람이 아니야! 양심이 있다면 네가 먼저 이혼하자고 해!” 정군은 감정을 억누를 수가 없었다. “내 딸은 귀하게 자랐어, 재벌 집으로 시집을 가야 하는 운명이야, 너같이 찌질한 놈한테 시집가는 게 아니라!”“말해봐, 네가 우리 정씨 일가에 온 3년 동안, 뭘 했는지?”“먹고 자기밖에 더 했어! 그거 말고 할 줄 아는 게 뭐야?!”“내가 만약 너라면 지금 당장 이 자리에서 혀 깨물고 죽겠어!”정군은 김예훈의 체면을 조금도 봐주지 않고 욕설을 퍼부었다.그는 아직도 3년 전 김예훈의 모습만 기억하고 있다. 그때의 김예훈은 찌질한 인간이었다. 만약 증조할아버지의 명이 없었더라면 이놈을 데릴사위로 절대 받아들이지 않았을 것이다!정씨 일가의 데릴사위를 하
남해시의 밤은 매우 차가웠다.쫓겨난 김예훈은 포르쉐를 몰고 나오지 않아 공용 전동 스쿠터를 탈 수밖에 없었다.밤 10시가 넘었기 때문에 회사에는 경비원조차 없는 상태였다.몸을 뒤지던 김예훈은 돈 한 푼도 가지고 나오지 않았다는 걸 발견하고 할 수 없이 송문영한테 전화를 걸었다.하은혜는 아직 쉬고 있는 상태라 그녀의 휴식을 방해할 수 없어서 전화하지 않았다.전화 맞은편, 송문영은 아파트에서 화장을 하고 있다. 전화를 확인한 그녀는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 공손하게 말했다. “대표님, 이 밤에 무슨 일입니까?”김예훈은 난감했지만 결국 입을 열었다. “오늘 밤, 잘 데가 없어, 잘 곳을 마련해줬으면 하는데?”송문영은 잠시 멍하니 있다가 이내 얼굴을 붉히며 그 자리에서 굳어버렸다.대표님께서 나한테 관심이 있으신 건가?일이 있으면 비서를 찾는 것이 보편적인 일이고 지금 그녀가 비서직을 대행하고 있으니 그녀를 찾는 건 당연한 일이었다.하지만 문제는 은혜 언니가 이런 일을 당부한 적이 없다. 대답해야 하는 건지 말아야 하는 건지...송문영은 몹시 고민되었다. 만약 김예훈이 결혼하지 않았다면 자신에게도 이런 기회가 있기를 간절히 바랐겠지만 그는 가정이 있는 사람이고 자신이 그 가정을 깬다면 무슨 결과를 초래할지 모른다.그리고 숨어있는 애인이 되는 건 송문영의 자존심에 절대 받아들일 수 없는 일이었다.그녀가 계속 고민했고 전화 맞은편에서 김예훈도 어색해 죽을 지경이었다. “불편하면 하은혜한테 전화할게, 이만 쉬어...”송문영은 멍하니 있다가 재빨리 말했다. “아닙니다, 대표님, 괜찮으시다면 오늘 밤은 저희 집에 와서 쉬세요. 빈방 있어요.”“그리고, 마침 제가 남해시 청년 모임에 참석하려고 준비하고 있었어요, 시간도 아직 이른데 저랑 같이 가실래요?”송문영은 마음의 준비를 할 시간이 필요했다. 김예훈이 바로 자기 집에 오는 걸 바로 받아들이기가 힘들었다.그러나 모임에 가서 얘기도 하고 술도 조금 하고 분위기가 무르익으면 그렇게 어색할 것 같지 않았다
종업원이 웃음을 터뜨쳤다.그는 김예훈을 위아래로 훑어보고 옆에 있는 고급 차들을 가리키며 말했다. “이봐요, 그쪽이 운전하고 온 차, 입고 있는 옷이 어떤지 몰라요? 이쪽에 주차된 차들을 봐봐요, 당신이 이곳에서 소비할 자격이 있다고 생각해요?”“이곳에서의 하룻밤 소비 금액은, 당신이 평생 일해도 벌 수 있는 금액이 아니에요.”“모임에 참가하러 오면 꼭 고급 차를 운전해야 한다고 누가 정했나요? 전동 스쿠터가 뭐 어때서요?” 김예훈은 어이가 없어 웃었다. 프라이빗 클럽의 종업원이 이렇게 사람을 깔볼 줄 알았다면 포르쉐를 몰고 왔을 것이다.“저기요, 솔직히 말하는데 그쪽이 잘난 척해도 좋고 여자를 꼬셔도 좋아요, 근데 이곳은 당신이랑 안 어울려!” 종업원은 노파심에 거듭 충고하였다.“우리 이곳은 프라이빗 클럽이라 예약해야 하는 곳이에요. 당신이 예약할 자격이 있다고 생각해요?”“내가 자격이 없을 거라고 그렇게 확신해요?” 김예훈이 물었다.종업원은 재차 한숨을 쉬며 말했다. “이봐요, 여기서 억지 그만 부려요,. 오늘 저녁, 이곳은 이미 신분이 매우 높은 손님께서 통째로 예약하셨어요.”“오늘 밤 이곳에 와서 모임에 참가하는 사람들은 모두 남해시의 젊은 엘리트들이에요. 당신 같은 사람이 무슨 자격으로 이런 모임에 참가할 수 있다고 생각하나요?”종업원은 거듭 충고하는 듯했지만 경멸이 가득 찬 표정을 숨길 수가 없었다.이런 사람을 보면 김예훈은 기가 막힐 정도였다. 자기도 가난한 출신이라 이곳에 일하러 온 것인데 말이다. 근데 돈 몇 푼 벌지도 못한 주제에 사람을 깔보는 법부터 배웠으니 정말 어이가 없었다.두 사람이 말하는 사이에 포르쉐 한 대가 들어왔다.“웨이터, 눈멀었어? 빨리 주차 자리 찾아봐!” 차 안에서 누군가 머리를 내밀고 짜증 나는 표정으로 종업원을 향해 소리쳤다.종업원은 감히 화를 내지 못하고 종종걸음을 달려가 말했다. “손님, 그만 화 푸세요, 주차 자리 있어요, 대리운전 기사한테 빨리 자리를 양보해 드리라고 하겠습니다!”말을
상대방의 기척을 느낀 김예훈은 몸을 돌려 바로 따귀를 날렸다.“철썩-”따귀 소리와 함께 그 젊은이는 멍해졌다.그가 얼굴을 감싸고 비틀거리며 몇 걸음 뒤로 물러서는데 하마터면 땅에 주저앉을 뻔했다.“젠장! 너 뭐야! 감히 날 때려! 대리운전이나 하는 놈이 감히 이렇게 날뛰는 거야! 넌 죽었어!” 젊은이는 이를 갈며 화를 잔뜩 냈다.“충고하는데 날 건드리지 마. 안 그러면 보기 흉하게 죽을 거야.” 김예훈은 담담하게 말한 뒤 클럽 쪽으로 걸어갔다.종업원은 놀라서 멍해졌다.이게 무슨 상황이지?대리운전하는 주제에 감히 포르쉐를 타고 온 손님을 때려?죽고 싶어서 환장했나?종업원은 빠른 걸음으로 젊은이 옆에 다가가 물었다. “손님! 괜찮으세요?”“괜찮아, 내가 무슨 일이 있겠어. 근데 오늘 밤 누군가는 일이 생기겠지!” 젊은이는 차갑게 웃었다.오늘 밤 이곳은 이미 통째로 빌린 상태이다. 클럽에 들어간 사람은 누구도 도망갈 수 없을 것이다.그는 오히려 화를 내지 않고 차에 올라 후진하더니 김예훈의 전동 스쿠터를 들이받았다. 종업원은 그 광경을 보고 경악했다.종업원은 놀라움을 감추지 못했다. 이렇게까지 할 일인가?요즘 부자들은 돈을 너무 대수롭지 않게 여기는 것 같다! 이런 일까지 벌이다니?이때, BMW 한대가 들어와서 주차를 한 뒤 차주가 포르쉐 옆으로 걸어가서 놀란 표정을 지었다. “장걸, 무슨 일이야? 전동 스쿠터를 네가 들이받았어? 미쳤어?“대리운전이나 하는 주제에 나랑 주차 자리를 빼앗잖아, 그래서 들이받았어.” 장걸은 차갑게 말했다.“헐, 그게 그럴만한 일이야? 좀 지나친 것 같은데!”“그냥 차 한 대 일 뿐이야, 마침 차 바꿀 생각이었고, 오늘 밤 그 인간한테 배상하라고 해야지.” 장걸은 아무렇지 않은 표정을 지으며 말했다.옆에 있던 사람이 웃으며 말했다. “전동 스쿠터 타는 사람이 무슨 돈으로 배상해? 너 이 차 중고도 1억 넘지 않아?”“돈이 없으면 사는 집은 있을 거 아니야? 지금 집값이 못해도 1억 5천은 넘지 않아
장걸의 옆에 있던 사람은 김예훈을 보며 말했다. “대리운전하는 놈이 아닐 수도 있어, 어쩌면 우리한테 잘 보이기 위해 들어온 가난뱅이일지도 몰라!”장걸은 웃으며 말했다. “맞아, 어렵게 초대장을 구해서 들어왔을지도 모르지, 주제에 이런 모임에 참가할 자격이 있는 줄 알고, 우리 사이에 껴도 된다고 생각하다니, 진짜 웃겨!”“이런 사람은 자기 주제를 몰라, 이런 곳에 들어왔다고 남들이 그 신분을 모를까? 사실 우리 같은 사람들은 노는 물이 다른데, 다 알고 지내는 사이잖아!”“어때, 가서 같이 놀아볼래?”“가자, 이런 쓰레기가 우리한테 끼어들려고 하다니, 본때를 보여줘야지! 안 그래도 오늘 밤 심심할까 봐 걱정했는데!” 장걸은 웃으며 말했다.“그럼 내가 먼저 가서 건드려봐?” 웃으며 말하는 이 사람은 분명 장걸에게 잘 보일 속셈이었다. 장걸은 눈을 가늘게 뜨고 고개를 끄덕였다, 그와 같이 신분이 있는 사람한테는 누군가 자신을 대신해 나서준다면 당연히 좋은 일이었다.장걸이 고개를 끄덕이는 것을 보고 그 사람은 술 한 잔을 들고 김예훈의 앞으로 걸어갔다.“듣자 하니 전동 스쿠터를 타고 우리 모임에 참석했다고 하던데?” 그 사람은 조롱하는 눈빛으로 김예훈을 위아래로 훑어보았다.“우리가 아는 사이인가?” 김예훈은 담담하게 말했다.송문영이 벌써 도착했다면 김예훈은 바로 이 자리를 떠났을 것이다.이런 자리에 전혀 관심이 없다. 예전에 하도 많이 참가해서 지겨울 정도였다.“너 같은 쓰레기야 당연히 나를 알 자격이 없지, 근데 이런 자리는 아무 쓰레기나 들어올 수 있는 곳이 아니라서 말이야, 넌 그럴 자격이 없다고!” 그 사람은 말을 하고 술 한 잔을 김예훈의 얼굴에 쏟았다.“어머, 아까 그 대리운전 기사 아니야? 왜? 쓰레기가 여기에 끼어있으니 사람이라도 된 것 같아?” 장걸이 웃으면서 다가왔다.“장걸, 어떤 인간들은 하늘 높은 줄 모른다니까, 제대로 가르쳐줘야지, 안 그러면 우리랑 동등하다고 생각해.” 그 사람이 비웃으며 말했다.김예훈은 얼굴의
“설마 무릎을 꿇을 건 아니지?”이때, 주위의 사람들이 떠들기 시작했다.이 바닥에서 단결이라는 건 없다, 오로지 서로를 속이고 서로를 깎아내리고 있을 뿐이다.오늘 밤은 송문영이 조직한 모임이다. 적지 않은 재벌 2세들의 그녀의 환심을 사고 싶어 했다.이런 상황에서 장걸이 일을 만들어 송문영의 미움을 사게 된다면 모두한테 좀 더 기회가 주어지는 것이다!주위에서 부추기자 장걸은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상황이 되었다.장걸은 일을 크게 만들고 싶지 않았다. 오늘 밤의 주인공은 송문영이고 이런 상황에서 일을 크게 만들면 그녀의 체면을 세워주지 않은 것이었다.게다가 송문영은 YE 투자 회사의 임원이다.최근 소문에 의하면 그녀가 하은혜를 대신해 새로 부임한 대표의 비서가 된다는 말이 있다, 그 자리는 YE 투자 회사에서는 대표 다음으로 권력이 큰 자리이다.이럴 때 누가 감히 그녀를 건드리겠는가?이 자리에 있는 사람들은 자신이 가문을 대표해 YE 투자 회사의 마음에 들기를 간곡히 바라고 있다.하지만 일이 이 지경에 이르게 된 이상 장걸은 더는 물러설 수 없었다.만약 오늘 그가 그냥 넘어가게 된다면 그의 체면을 구기는 일이었다!이 일이 알려지게 된다면 웃음거리가 될 게 뻔한 일이었다.“쓰레기, 오늘은 재수 없는 날인 줄 알아, 다들 이렇게 기대에 잔뜩 차 있는데 내가 이들을 실망시킬 수 없잖아.”장걸은 악랄하게 웃으며 테이블 위에 있던 양주병을 들어 김예훈의 얼굴을 향해 던졌다.사람들은 웃음을 터뜨리기 시작했고 함성을 지르며 응원하기 시작했다.구경꾼들은 점점 더 부추겼고 일을 크게 만드는 것에 대해 전혀 신경 쓰지 않았다. 그들한테는 그냥 쓰레기를 처리하는 것에 지나지 않았기 때문이다.어차피 모임마다 이런 상황은 늘 있었고 자극적인 게임을 하는 것에 불과했다.시끄럽기 짝이 없던 소리가 뚝 그쳤다.김예훈이 날아오는 양주병을 단번에 움켜쥐었기 때문이다.김예훈이 양주병을 피하자 사람들은 모두 멍해졌다.그러나 이내 주위를 떠들썩하게 하는 웃음
그 사람은 김예훈의 말을 듣고, 놀라서 두 다리에 힘이 빠져 털썩 꿇어앉았다.“미안해요. 전 장걸이 시키는 대로 했을 뿐이에요.”“그래, 내가 용서해 주지.”김예훈은 손을 흔들어 웨이터를 불러 술 한 잔을 들고 천천히 이 사람의 머리에 쏟았다.이 사람은 피하지도 않았다.장걸이 어떻게 맞았는지 그는 똑똑히 보았다. 그는 한 대도 맞고 싶지 않았다.“널 죽여버릴 거야! 내가 누군지 알아? 네가 감히 나를 함부로 대하다니! 너 죽었어!” 장걸이 몸부림치며 말했다.“네가 누군지 중요하지 않아. 하지만 네가 나를 모르다니, 너도 무슨 대단한 사람은 아니네. 아류 가문도 아닌 재벌 2세가 어디 내 앞에서 큰 소리를 쳐?” 김예훈이 담담하게 웃었다.선우 가문의 골동품 감정회에 참석했다면 자신을 알 것이다. 자신을 모르는 이상, 장걸의 가문이 남해시에서 이류에도 못 미친다는 뜻이다.김예훈의 말을 듣고, 김예훈을 무시하던 여자들이 하나같이 가슴이 두근거렸다.너무 멋져!그가 헛소리를 치든 아니면 원래 진짜 능력이 있든 이런 말을 할 수 있다는 것은 이 사람이 자신감이 넘친 것이다.사실 김예훈의 말도 맞다. 이 파티에 온 사람들은 모두 상류층에 속하지 않는 작은 가문의 휴계자들이거나, 일부 일이류 가문의 방계 친족들이다.이들은 정상들의 파티에 참가할 자격이 없어 스스로 대단한 척한 모임을 만들어 자기의 인맥을 과시한다.김예훈이 이 모임의 수준이 이렇게 낮다는 것을 알았다면, 참가하지도 않았을 것이다.“누가 또 나한테 의견있어?”이 두 폐물을 해결한 후, 김예훈이 사방을 둘러보았다.시끄럽게 떠들던 사람들도 조용해져 아무도 감히 김예훈을 정시할 수 없었다.쓰레기가 누군가? 그들이야말로 쓰레기다 지금 연회장에 20명이 넘는 사람들이 김예훈의 기세에 눌려 아무 말도 하지 못했다.장걸이 어떻게 됐는지 보았기 때문이다.그들은 김예훈이 도대체 누군지는 모르지만, 장걸을 위해 나서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게다가, 오늘 밤은 송문영을 위한 자리다.송문영은
“송 비서님 오셨는데 넌 끝장이야!”“송문영님이 이런 모임을 처음 조직하였는데 이 사람이 초를 치다니! 두고 봐!”“송문영이 없다면 내가 나서서 혼내줄 텐데!”“YE 투자 회사의 사람을 건드리다니, 간도 크네…”“...”방금 찍소리도 못 낸 사람들이 하나둘씩 지껄여 김예훈을 욕하고 비꼬았다.하지만 이 사람들이 송문영의 마음을 어떻게 알겠는가?그녀는 원래 대표님께서 파티에 오셔서 기분전환을 하고, 둘이서 이야기를 나누려고 했다.하지만 이런 일이 벌어졌다니.그녀는 김예훈이 눈에 띄는 것을 싫어하는 걸 알지만, 이 재벌 2세들이 하나같이 바보처럼 누구나 감히 건드릴 줄은 몰랐다.이럴 줄 알았으면 대표를 자기 집으로 초청할 텐데.사람들이 송문영이 김예훈을 혼내주기를 기다리고 있을 때, 그녀는 김예훈에게 다가가 이마에 식은땀을 흘리면서 말했다. “대표님, 죄송합니다.”그녀는 김예훈이 겸손하다는 것을 알고, 김예훈의 신분을 공개할 엄두를 내지 못했다.“이것이 바로 너가 나를 기분전환하라고 준비한 모임이야?” 김예훈이 담담하게 말했다.송문영의 얼굴이 다시 하얗게 질렸다. “대표님, 죄송합니다. 전 이런 일이 생길 줄 몰랐어요.” “네가 언제 내 비서가 되었지? 사람들이 말만 꺼내면 송비서, 네가 아주 권세가 있어 보이지?”김예훈이 담담하게 웃으며 말했다.송문영은 울먹였다. “대표님, 이게 다 소문이에요. 저는 예전에 이런 모임에 몇 번 참가해서 한 번 조직해보려고 했을 뿐인데, 정말 이럴 줄 몰랐어요…”“만약 네가 조직한 모임의 수준이 이렇게 낮다면, 회사를 내세우지 마. 창피해…”“대표님, 더는 안 그럴 거예요…”큰소리치던 구경꾼들의 표정이 얼어붙고 가슴이 철렁 내려앉았다.그들은 멀리 떨어져, 두 사람이 무슨 말을 하는지 들을 수 없었다.하지만 그들이 송문영의 태도를 똑똑히 보았다!YE 투자 회사의 송문영이 그 사람 앞에서는 굽실거리다니!이 사람이 송문영의 파티를 망쳤지만, 송문영이 따지기는커녕 사과하다니.이 사람, 도대체 누구
툭.바닥에 떨어진 수류탄은 폭발하지 않고 계속 돌고 있었다.사람들은 식은땀을 흘리며 부들부들 떨면서 그 모습을 지켜보고 있었다.“어? 폭발하지 않는데?”“죄송해요. 불이 꺼졌네요?”김예훈은 어리둥절한 표정을 지으며 맹승현의 몸에서 다른 수류탄을 꺼내 또다시 안전핀을 뽑았다.“풀어줄게! 내가 사람을 풀어주겠다고!”맹승현이 반응할 틈도 없이 남윤지가 갑자기 고함을 질렀다.방금 죽을 고비를 넘긴 남윤지는 다른 사람들처럼 죽고싶지 않았다.탄탄대로인데 절대 여기서 죽고 싶지 않았다.표정이 일그러진 맹승현은 한숨을 크게 들이마시다 자기 몸에서 나는 지린내를 맡았다.이순간 그는 땅에 머리를 박아 죽고 싶은 심정이었다.맹승현은 살면서 이렇게 두려워하는 순간이 올 줄은 상상도 하지 못했다.곧이어 남윤지의 전화 한 통에 몇몇 보디가드들이 강서연을 데려왔다.그녀는 얼굴이 조금 창백했지만 큰 부상은 입지 않은 것 같았다.결국 서로 다 아는 사이이기에 남윤지도 함부로 할 수 없었다.동하임과 추하린이 달려와서 강서연을 뒤로 보호하는 사이, 이상한 눈빛이 김예훈을 향했다.“오늘은 내가 졌어.”전세 역전에 지린내가 진동하는 맹승현은 표정이 극도로 어두워졌다.“나보고 무릎 꿇고 사과하라고? 무릎은 꿇을 수 있지만 네가 감당할 수 있겠어?”이 순간까지도 맹승현은 김예훈을 도발하고 있었다.강서연은 맹승현이 무릎을 꿇으려고 하자 순간 본능적으로 말했다.“김예훈 도련님, 이제 그만 해요...”다른 사람은 아무 말도 하지 않았지만 모두 김예훈을 바라보며 자비를 베풀었으면 했다.김예훈 도련님이라는 호칭에 남윤지는 그제야 고개를 들어 김예훈의 얼굴을 정면으로 바라보았다.다음 순간 그녀는 온몸을 떨면서 차갑게 말했다.“김예훈, 너였어? 맹승현 도련님의 무릎을 꿇게 하는 순간 맹씨 가문, 남씨 가문은 너를 가만두지 않을 거야.”“내가 사람을 놓아주라면 놓아주고, 무릎 꿇으라면 꿇고, 사과하라면 사과해야 하는 거야.”퍽!김예훈은 앞으로 다가가 맹승현을 발로
맹승현은 계속해서 눈가를 파르르 떨었다. 김예훈을 마주한 순간 무력감을 느낄 수밖에 없었다.이 순간 그는 자존심을 내세우며 말했다.“이 자식이. 너 정말 죽는 게 두렵지 않아?”“무섭지. 죽는 게 왜 두렵지 않겠어.”김예훈이 담담하게 말했다.“난 아무것도 아니라 괜찮지만 너는 진주·밀양 4대 도련님 중의 한명이자 흑아프리카에서 천하무적이라 앞날이 창창하잖아. 우리 둘이 함께 죽으면 과연 누가 손해일까? 나는 이대로 잊히겠지만 맹승현 도련님이라는 사람이 체면을 위해 다른 사람과 함께 죽을 정도로 멍청한 사람이라고 기억되지 않을까?”아무렇지 않게 한 말에 임수민 등은 눈가를 파르르 떨었다.미친 자는 한 명으로도 족한데 두명이 함께 모이니 정말 무서웠다.이들은 두려워서 곧 오줌을 지릴 것만 같았다.맹승현은 김예훈한테서 어떤 두려움이라도 찾아내고 싶었지만 아쉽게도 그는 이미 생사에 익숙한 듯 무덤덤하기만 했다.맹승현은 그가 도대체 어떤 사람이길래 이런 기백을 가졌는지 궁금했다.‘설마 전쟁터에 나가본 적 있는 걸까? 아니면 시체 더미에서 살아남은 걸까? 일반인은 절대 이런 자신감을 가지고 있을 리가 없잖아.’이런 생각에 맹승현은 한숨을 내쉬고 말았다.“네가 대단한 사람인 건 인정해. 내가 졌어. 사과할게. 아까는 내가 잘못했어. 모두에게 한마디 사과할게.”김예훈이 담담하게 말했다.“맹승현 도련님, 사과는 이렇게 하는 거 아니지. 무릎 꿇고 사과하고 강서연 씨를 풀어줘. 셋 중에 하나도 빠짐없이 실행해야 할 거야. 아니면 다 함께 죽는 거야.”맹승현은 일그러진 표정으로 냉랭하게 말했다.“이 자식이, 끝까지 해보자는 거야? 그래도 네가 뭐라도 되는 것 같아서 너의 체면을 봐서라도 추문성에게 사과할게. 그런데 강서연은 나랑 무슨 관계가 있다고 그러는 거야? 윤지 씨와의 원한을 내가 무슨 수로 간섭해. 그리고 내가 정말 너를 두려워하는 것 같아? 까짓거 총 쏘라고 명령을 내리면 누가 먼저 죽을지 해보자고.”맹승현의 경호원들은 하나같이 총알을 장
이 순간 맹승현의 표정은 변화무쌍했다.눈앞의 이 장면은 그에게 진정한 치욕이었다.흑아프리카를 종횡무진하면서 항상 죽음을 두려워하지 않는 그였지만 오늘날 이렇게 짓밟힐 줄 몰랐다.게다가 김예훈은 그보다 더 잔인했고, 지금 이 순간에도 수류탄이 언제든지 터질 수 있었다.맹승현은 항상 죽음을 두려워하지 않아 죽음으로 모든 사람의 얼굴에 침 뱉을 수 있다고 생각했다.그런데 오늘은 어디서 튀어나온 줄도 모르는 놈때문에 마음속 두려움을 깨닫게 되었다.과거에 거만하고 미친 짓을 했던 것은 죽지 않는다는 전제하에 성립된 것이다.자신도 누군가의 손에 죽을 수 있다는 사실을 깨닫게 되면 다른 사람들과 마찬가지로 겁을 먹게 된다.맹승현의 얼굴은 극도로 어두워져 사람 전체가 우울해 보였다.“대단한데? 추씨 가문의 부하인 거야? 이름 대볼래? 내일이면 어떻게 너희 온 가족을 죽여버리고 조상님들의 무덤을 파내서 뼈를 부숴버릴지 두고봐.”맹승현은 분명 동반자살을 하지 못할 거면서 음흉한 표정으로 협박하고 있었다.쨕!김예훈은 차가운 표정으로 그의 뺨을 때렸다.“쓸데없는 말이 왜 그렇게 많아? 같이 죽든가. 아니면 무릎 꿇고 사과하든가.”김예훈은 이런 사람을 어떻게 처리해야 할지 너무나도 잘 알고 있었다.전쟁터에서 수년을 보내면서 머리털도 제대로 나지 않은 애송이를 무서워할 리가 없었다.얼굴이 퉁퉁 부어오른 맹승현은 평생 받아보지 못한 치욕감에 얼굴이 극도로 일그러졌다.“악!”아름다운 여성들은 본능적으로 비명을 지르며 얼굴이 청백해지고 끔찍한 표정을 지었다.이들은 맹승현이 한 번의 충동으로 수류탄을 놓아버리면 한창 젊은 나이에 생을 마감할까 봐 두려웠다.남윤지 역시 누군가가 이렇게 자신을 괴롭힐 줄 몰랐는지 표정이 극도로 안 좋아졌다.자기가 맹승현을 불러와 놓고 이런 결말을 맞이할 줄 몰랐다.그녀는 고개를 숙인 채 현장을 떠나고 싶었지만 용전 사람들이 죽어도 함께 죽겠다는 태도를 보이면서 모든 입구를 막고 있어 도망칠 수가 없었다.이 순간, 남윤지는
“둘째, 죽고싶지 않으면 지금 바로 무릎 꿇고 스스로 자기 뺨을 열대 때리세요. 사과하라는 대로 하면 이번 일은 없던 일로 해드릴게요. 어떤 선택을 하든 제가 끝까지 함께해 드릴게요. 어때요?”김예훈은 무심한 말투로 맹승현을 죽일 듯한 표정을 지었다.맹승현은 눈가를 파르르 떨며 순간 살기가 가득한 눈빛으로 쳐다보았다.“넌 도대체 누구야?”그는 김예훈을 발로 차서 날려버리고 싶었지만 자기 손을 단단히 잡고 있다는 것을 깨달았다.김예훈이 손에 힘을 주기만 하면 안전장치를 뺀 수류탄이 바닥에 떨어져 모두가 함께 죽을 수도 있었다.그래서 함부로 움직일 수가 없었다.“제가 누군지는 하나도 중요하지 않아요. 가장 중요한 것은 당신이 도대체 어떤 선택을 할 거냐예요.”김예훈은 말을 끝내자마자 손끝에 힘을 주었다.“선택 못 하겠다면 제가 도와줄까요?”김예훈이 손에 힘을 주는 순간 뼈가 부러지는 소리가 들려왔고, 맹승현은 손의 힘이 점점 약해져 수류탄이 당장 떨어질 것만 같았다.“이런 미친놈!”아까까지만 해도 거만하던 맹승현은 뒤로 물러나고 싶었지만 김예훈이 그의 손목을 잡고 있어서 도저히 물러날 수가 없었다.그의 얼굴은 점점 어두워져 매우 보기 흉했다.소파 뒤에서 머리를 내민 남윤지는 본능적으로 몸을 움찔했고, 거만하던 얼굴에는 온통 두려움이 가득했다.이순간 남윤지는 이 사람이 누군지 제대로 쳐다볼 용기조차 없었다.마음속에는 두려움만 가득했다. 맹승현의 손이 조금이라도 느슨해지면 수류탄이 바로 폭발할 것이다.그렇게 되면 현장에 있는 사람들은 전부 다 반신불수가 될수 있었다.“자! 그냥 같이 죽죠?”김예훈이 손에 힘을 더하는 순간 맹승현은 식은땀을 흘리며 어떻게든 수류탄을 놓치지 않으려고 안간힘을 쓰고 있었다.“왜요? 못하겠어요? 아까까지만 해도 기세가 하늘을 찌르더니. 죽는 것이 두렵지 않다고 하신 거 아니었어요? 수류탄으로 협박하지 않았어요?”맹승현은 그만 말문이 막히고 말았다.“죽음이 두렵지 않을 정도로 대단한 사람이 아니었어요?
“하하하하! 역시 병신이 맞았어! 쓰레기는 쓰레기일 뿐이라고! 너희들 꼬락서니를 봐!”추문성 일행의 처참한 모습을 본 맹승현은 사악하게 미소를 지었다.“이러고도 내 앞에서 잘난 척했던 거야? 그것도 모자라 정의를 되찾고 싶어? 아직 수류탄을 던지지도 않았는데 이렇게 겁을 먹다니! 정말 던져버리면 무서워서 울겠네? 정말 안 되겠네. 추씨 가문? 동씨 가문? 제발 웃기지 마! 1인자 자리에 앉아있는 건 아무도 너희와 경쟁하지 않기 때문이야. 정말 자기가 대단한 줄 알고 나 같은 사람이랑 비교해도 된다고 생각했던 거야? 그럴 자격이 있기나 해?”맹승현은 추문성의 얼굴을 때리며 거만한 표정을 지었다.임수민 등 아름다운 여성들은 모두 입을 가리고 웃음을 터뜨렸다.오늘 이 일이 밖에 알려지면 동씨 가문이든 추씨 가문이든 진주·밀양의 웃음거리가 될 것이 뻔했다.추문성은 맹승현을 뚫어져라 쳐다보았다. 오늘 이 자리에 무고한 사람들이 많지 않았다면 맹승현과 함께 죽는 것을 택했을 것이다.“됐어. 오늘은 충분히 기회를 많이 줬어. 앞으로 우리 앞에 나타날 생각도 하지 마.”맹승현은 한껏 조롱과 비웃음이 가득한 말투로 말했다.“길에서 나를 만나든 윤지 씨를 만나든 멀리 썩 꺼져. 앞으로 우리가 참석하는 자리에는 동씨 가문도, 추씨 가문도 나타나지 말아야 할 거야. 아니면 만날 때마다 본때를 보여줄 거니까. 그리고 내 말대로 얼른 돈이랑 고서희 씨를 돌려내. 지금 이 자리에서 죽이기 전에. 알겠어?”맹승현은 테이블 위에서 샴페인 병을 집어 들고 추문성의 머리를 내리치더니 냉랭하게 말했다.“진주·밀양에서는 아무도 내 앞에서 뭐라 하지 못해. 너희들은 그럴 자격도 없어.”추문성은 머리를 부여잡고 비틀거리기 시작했다. 얼굴은 일그러진 것이 맹승현이 수류탄만 가지고 있지 않았다면 직접 나섰을 것이다.추문성이 이토록 불만이 가득한 표정을 짓고 있자 맹승현은 더욱더 미쳐 날뛰기 시작했다.“나는 어때!”바로 이때, 인파를 뚫고 한 사람이 거만한 모습으로 맹승현 앞에
한계를 넘어선 맹승현의 행동에 추하린은 미간을 찌푸린 채 표정이 얼음장처럼 차가워지고 말았다.그녀는 진주·밀양 용전을 대표할 뿐만 아니라 김예훈의 이익도 대표하고 있는데 이렇게 쉽게 맞을 수가 있겠는가?다음 수난 추하린은 허리춤에서 총을 꺼내며 차갑게 말했다.“맹승현, 내가 괜히 진주·밀양 용전 전주가 된 줄 알아? 정말 너를 죽이지 못할 것 같아?”추하린의 명령과 함께 주위에 열몇 명의 부하들이 동시에 나타나 총알을 장전하고 맹승현을 겨냥했다.하지만 맹승현에게 큰 영향을 미치지 못했는지 그는 무표정으로 추하린을 바라보며 냉랭하게 말했다.“옥루 회관을 무단침입한 것도 모자라 윤지 씨 앞에서 위세를 부리는데 너를 건드리지 않으면 누굴 건드리겠어? 내가 말해주는데 추하린! 진주·밀양 용전 전주면 다른 사람에게 겁줄 수는 있겠지만 나한테는 안 먹혀. 네까짓 게 추문성을 위해 나서려고? 도대체 무슨 생각을 하고있는거야.”추하린이 냉랭하게 말했다.“나랑 제대로 한번 붙어볼 생각인가 봐? 사람도 많고 총도 많은데 굳이 나를 건드리겠다고?”맹승현은 피식 웃기만 했다.“총으로 나를 쏴보든가! 나를 죽이지 못하면 추씨 가문의 남자는 대대로 노예가 되고 여자는 창녀가 될 것이야.”맹승현이 외투를 풀어 헤치는 순간 옷 속에서 또 몇 개의 검은 수류탄이 보였다.수류탄이 터지는 순간 현장에 있는 모든 사람은 죽을 운명이었다.너무나도 위험한 상황에 사람들은 소름이 끼치고 말았다.수십 명의 용전 부하들과 경호원들은 본능적으로 후퇴했고, 어떤 사람들은 은신처를 찾느라고 정신이 없었다.맹승현은 그야말로 진정한 미친놈이었다.남윤지조차 눈가를 파르르 떨었다. 심지어 왜 이런 미치광이를 전쟁터에서 데려왔는지 조금 후회하기도 했다.맹승현의 스타일을 봤을 때 정말로 동반자살 하는 행동을 저지를 수도 있는 사람이었다.추문성은 피식 웃으며 앞으로 다가가려고 했지만 추하린이 꽉 잡았다.“왜. 아까는 그렇게 잘난 척하더니. 나를 죽이겠다면서? 왜 이제는 하나둘 겁먹은 거야
“체면을 지켜주지 않으면 뭐 어쩔 건데? 뺨을 때리면 뭐 어쩔 거냐고.”남윤지는 천천히 소파로 돌아가 다리를 꼬고 앉았다.그러면서 웃을 듯 말 듯 한 표정으로 추문성을 바라보며 차갑게 말했다.“참기만 하더니 드디어 폭발할 준비가 된 거야? 이제는 나를 때리려고? 자, 한 대 쳐봐. 어떻게 나를 건드릴 건지 지켜볼 거니까.”“너!”추문성이 앞으로 나서려는 순간, 뒤에서 갑자기 발걸음 소리가 들려왔다.잠시 후, 수십 명의 제복을 입고 전신 무장한 사람들이 나타나 총을 빼 들고 전체 마당을 포위했다.이때 제복을 입고있는 추하린이 긴 다리를 뻗으며 천천히 걸어 나왔다.“남윤지 씨, 저희 추씨 가문을 건드리기 전에 제 의견을 물어본 적 있어요? 어떤 대가를 치러야 하는지 알고 있냐고요.”말하는 사이 추하린은 추문성 앞으로 다가가 그의 퉁퉁 부어오른 얼굴과 처참한 모습을 보고 표정이 일그러지고 말았다.“어머, 이게 누구야. 진주·밀양 용전 전주 추하린이잖아. 왜? 전주를 며칠 해봤다고 자기가 뭐라도 되는 줄 알았어? 머리가 어떻게 된 거 아니야? 감히 옥루 회관에 와서 소란을 피워? 그것도 모자라 지금 나에게 도전장을 내민 거야?”남윤지가 가소로운 표정으로 말했다.“김현민 도련님이 어르신 생신 때문에 너를 해결할 시간이 없었을 뿐인데 고개를 숙이고 다녀야 할 판에 여기서 허세를 부려? 이런 제기랄! 이따 네 뺨까지 때려줄까?”맹승현도 냉랭하게 말했다.“추하린, 창피하게 그깟 총을 꺼내지도 마. 하나같이 피를 본 적도 없는 초보들이 방아쇠를 당길 줄이나 알아? 그것도 모르면서 어디서 잘난 척하는 거야.”‘맹승현?’이때 추하린의 표정이 미세하게 변했다.추문성이 여기 사람들과 충돌이 일어났다고 해서 바로 달려오느라 김예훈을 전혀 눈치채지도 못했다.추문성이 남윤지만 건드렸다면 그걸로 끝났겠지만 문제는 맹승현도 있다는 것이다.남윤지와 맹승현은 진주·밀양 4대 명문가 중 두 가문을 대표하고 있어 잘못했다간 용전도 이 상황을 수습하지 못할 수도 있었
“그리고 강씨 가문 지분이 추씨 가문의 것도 아닌데 대신 결정할 자격이라도 있는 거야? 아니면 당신 주인이 이미 두려워서 우리를 건드리지 못하는 건가? 그래서 이런 굴욕적인 조건을 스스로 제안한 건가?”남윤지는 차가운 눈빛으로 추문성을 응시하며 다음 행동을 위해 그의 표정으로 뭔가를 읽어내려 했다.하지만 추문성이 무표정으로 이렇게 말했다.“남윤지 씨, 쓸데없는 말은 필요 없고 한 번만 더 물을게요. 저희랑 이 거래를 할 의향이 있는 거예요?”남윤지는 천천히 다가와서 추문성을 아래위로 훑어보며 부드럽게 말했다.“이렇게 좋은 조건이라면 물론 거래할 의향이 있지만 아쉽게도 네가 강서연 씨를 납치한 게 아니거든. 설령 그렇다 해도 당신 주인이 이렇게 큰 힘을 들여 데려가겠다고 하는데 차라리 계속 붙잡아 두고 강씨 가문이 당신들이랑 연을 끊게 하는 것이 더 재밌지 않을까? 당신 주인이라는 사람은 그깟 똑똑한 척하는 머리와 기술로 진주·밀양에서 뭐든 해낼 수 있다고 생각했나 보지? 정말 순진하긴. 나타나기조차 두려워서 너 같은 쓰레기를 보낸 것만 해도 병신인 것이 충분히 설명되지 않을까?”남윤지의 표정은 차갑기만 했다. 오늘 이 모든 것은 김예훈을 위해 준비된 것인데 김예훈이 나타나지 않았으니 이른바 거래를 할수 없었다.게다가 추문성은 그녀와 거래할 자격이 없다고 생각했다.추문성이 깊은 한숨을 내쉬며 말했다.“남윤지 씨는 저의 체면을 지켜줄 생각이 없나 봐요?”“당연히 체면은 지켜줘야지.”남윤지는 샴페인을 들고 다가왔다.“당신 체면을 봐서 고서희를 납치한 일은 따지지 않을게. 돌아가서 사람을 풀어주고 옥루 회관에 2천억 원을 배상하면 더 이상 책임을 묻지 않을게. 내 조건을 들어줄 수 있겠어? 안 된다면 너까지 잡아둘 수밖에. 네가 먼저 옥루 회관 사람들을 건드렸으니 붙잡아도 너희 누나도 뭐라고 하지 못할 거야.”멀지 않은 곳에서부터 걸어오던 임수민이 웃으면서 말했다.“추문성 도련님, 동의하는 것이 좋을 거예요. 아까 동영상이랑 사진을 많이 찍었
가까워진 남윤지의 얼굴을 보던 추문성은 눈가를 파르르 떨며 오른손을 부들부들 떨었다.추문성은 그녀를 때리지 않으려고 꾹 참고 있었다.쨕!추문성이 공격할 생각이 없어 보이자 남윤지가 다시 한번 추문성의 다른 한쪽 뺨을 때렸다.“쓸모없는 자식. 여자한테 맞고도 반격할 용기도 없는 멍청한 자식. 이러고도 체면을 지켜달라고? 체면이라고 있는 거야?”이순간 남윤지는 추문성을 극도로 경멸했다.‘진주·밀양 도련님 중의 한 명으로서 나한테 손대지도 못하는데 잘나면 얼마나 잘났을까? 그냥 죽기를 기다릴 수밖에.’얼굴을 감싸고 있는 추문성의 입가에는 피가 흐르고 있었다. 그 모습은 얼마나 처참한지 이보다도 더 처참할 수가 없었다.현장에 있던 사람들은 이 장면을 보고 모두 박장대소를 지었다. 심지어 어떤 사람은 술잔을 부딪치며 좋은 구경을 하고 있었고, 어떤 사람은 이 장면을 기록하기 위해 핸드폰을 꺼냈다.부잣집 도련님이 쩔쩔매는 모습이 온라인에 퍼진다면 절대 큰 화제가 될 수 있었다.동하임이 차가운 목소리로 말했다.“남윤지 씨, 너무하는 거 아니에요?”동하임은 화가 났지만 한편으로는 어쩔 수가 없었다.남윤지와 맹승현의 막무가내를 봤을 때 가끔은 능력과 인맥이 그렇게 유용하지 않을 때도 있었다.실력이야말로 진정으로 믿을 구석이었다.지금 이 순간 남윤지의 실력이 추문성보다 강하기 때문에 추문성이 반격조차 하지 못하고 심지어 말도 하지 못했다.“농담도 심하시네요. 남윤지 씨는 진주·밀양 4대 명문가 중의 하나인 남씨 가문의 따님이자 안동 김씨 가문의 안방마님이 될 사람인데 제가 아무리 겁 없는 사람이라도 남윤지 씨를 어떻게 모욕하겠어요. 하지만 그래도 제 체면을 지켜주셨으면 바람이네요.”추문성의 눈빛은 차가웠고, 이 순간 그는 분노도 두려움도 없었으며 오히려 얼굴에 남은 손자국을 문질렀다.“저는 오늘 화해를 구하러 온 것이지 남윤지 씨가 두려워서 이러는 거 아니에요. 가끔 어떤 일은 크게 만들 필요가 없지 않을까요? 문제가 커져봤자 모두에게 좋지 않잖