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은혜가 사무실에 이미 도착했다. 오늘은 살짝 비치는 블라우스를 입었다. 김예훈이 들어오자 급히 차 한잔을 테이블에 올렸다.“대표님, 정씨 일가에서 정지용이라는 자에게 계약서를 보냈더라고요. 한 번 보시겠습니까?”“안 봐.” 김예훈은 눈 깜짝도 안 하고 지시를 내렸다.“회사 밖으로 끌어내. 다시 들어올려고하면 다리를 분질러버려.”“네!” 대표님은 두 말하는 성격이 아니니 이유를 묻지 않았다.…정지용은 불안했다. 방금 김예훈을 만나서 재앙이 붙었는지 YE 투자 회사 대표가 30분 넘는데도 나타나지 않는다. 슬슬 기분이 상하기 시작하자 드디어 곱게 자란 티를 드러냈다.“이 봐요!” 정지용이 큰소리로 불렀다.곧 프런트 직원이 들어오더니 친절하게 말했다. “고객님, 죄송한데 회사에서 큰 소리를 사양해주십시오.”“너 뭐야? 감히 나한테 명령이야?”정지용이 일어서더니 눈을 거슴츠레 뜨고 직원을 쳐다봤다.“이 봐, 프런트 그만 두고 나를 따르지? 아마 프런트 일보다 훨씬 재미있을 거야.”“고객님, 말씀 자중하세요.”“성격 있네. 마음에 들어!”프런트 직원을 상대하기란 생각보다 쉬웠다. 그저 돈만 적당하게 쥐여주면 해결된다.정지용이 막 무슨 짓을 하려고 할 찰나, 응접실 문이 활짝 열리며 하은혜가 들어왔다.“정지용 씨, 오래 기다리셨죠.”정지용이 하은혜를 물끄러미 쳐다봤다. 비주얼만 봐도 대표 비서감이다. 저 얼굴과 몸매, 여기 대표 보는 눈이 좀 있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이 회사 대표 비서는 건드리면 안 된다. 정지용은 잇몸이 만개한 미소를 지으며 계약서를 내밀었다.“하 비서님, 대표님께서 언제 만나주시나요? 제가 서명한 계약서를 갖고 왔어요.”“죄송해요. 정지용 씨.”하은혜는 프리 미소를 지으며 정지용이 내민 계약서를 받지 않았다.“대표님께서 꺼지라고 하십니다. 그러니 계약서는 없던 일로.”“뭐?”정지용은 하은혜에게 싸대기 한 방 날리고 싶은 걸 겨우 참았다.여기가 어디지? YE 투자 회사다. 만약 여기서 행패를 부린다면 살
정지용이 다 안다는 듯한 얼굴로 말했다.“맞습니다, 다른 가능성은 없습니다. 아니면 이들의 계약서가 진짜랑 똑같은 이 상황을 어떻게 설명할 수 있겠습니까? 하지만 너무 멍청했네요, 이렇게 빨리 들통날 줄도 모르고...”“맞습니다, 어르신, 사람을 불러와서 물어보면 똑똑해질 겁니다...”“맞습니다, 그 데릴사위 처음부터 쓰레기라고 생각했었는데 이렇게 도둑질까지 할 줄은 몰랐습니다. 그리고 정민아도 감히 가짜 계약서를 들고 올 생각을 하다니, 정 씨 일가 망신을 제대로 시켰습니다.”정 씨 일가 사람들이 너도나도 한마디씩 거들었다, 모두 정민아를 욕하는 말이었다. 550억의 투자면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행복을 누릴 수 있는데 감히 가짜 계약서를 들고 사람들을 속일 생각을 하다니? 정 씨 일가는 괘씸함에 화를 냈다.어르신은 무표정한 얼굴로 이미 효력을 잃은 계약서를 꺼내 보더니 차갑게 말했다.“임은숙한테 두 녀석 불러오라고 해, 오늘 합리한 설명을 내놓지 않으면 다 같이 정 씨 일가에서 나가라고 전해.”그 말을 들은 정 씨 일가 사람들이 서로를 보더니 고개를 끄덕였다.이는 좋은 일이었다, 정민아 집이 정 씨 일가에서 나간다면 그들은 적지 않은 재산을 분할 받을 수 있었기에 그들은 정민아 일가가 얼른 정 씨 일가에서 나가기를 바랐다.......YE 투자 회사.김예훈은 이틀 만에 회사의 서류를 거의 다 훑어봤다, YE 투자 회사는 원래 단순히 투자만 하던 회사였지만 김예훈의 사촌 누나인 김예진이 회사를 관리할 때 쓸모없는 투자를 적지 않게 진행해 손해를 보는 바람에 회사 경영이 좋지 않아 작년의 이윤은 200억도 되지 않았다.이런 이윤은 시가가 몇 조는 넘는 회사를 놓고 말할 때 확실히 낮았다. 다행히 김예훈이 회사를 물려받자마자 아직 확정되지 않은 계약을 취소하는 덕에 회사가 그나마 숨을 쉴 기회가 생겼다. 그랬기에 이어지는 투자는 신중을 가해야 했다.김예훈은 전의 투자 프로젝트도 대충 훑어봤지만 정 씨 일가의 쇼핑 센터와 자동차 딜러샵, 두 개
매니저는 이 딜려샵에 김예훈 같은 쓰레기가 살 수 있는 자동차가 없다고 생각했다.“손님, 제가 보기에 손님에게는 이 차가 어울릴 것 같습니다.”매니저가 김예훈을 내려다보며 일부러 멀지 않은 곳에 있는 포르쉐를 가리키며 말했다.“이 차를 끌고 500m 달렸는데 미녀가 차에 올라타지 않는다면 손님께서 너무 무섭게 생긴 건 아닌가 하고 고민을 해보셔야 할 것 같아요.”매니저의 말을 들은 김예훈이 웃음을 터뜨렸다. 그리고 자동차 가까이로 다가가 보더니 말했다.“괜찮은데요, 하지만 제가 운전을 해 본지가 꽤 되어서 그런데 무료 시승을 해볼 수 있을까요? 괜찮으면 사 갈게요.”“무료 시승이요? 손님이요?”여자 판매원이 소리 내어 웃었다, 그녀는 이렇게 뻔뻔한 사람은 또 처음 봤다. 몇 억짜리 차를 무료 시승하겠다고 하다니.“손님, 나가주시죠, 여기는 손님을 환영하지 않습니다.”매니저의 말을 들은 김예훈이 멍해졌다, 왜 갑자기 사람을 내쫓는 거지? 투자를 받겠다는 건지 말겠다는 건지.김예훈이 입을 떼려는 순간, 한 남자와 여자가 딜려샵으로 들어왔다. 하지만 여자의 얼굴을 확인한 김예훈의 안색이 순식간에 어두워졌다.정민아?김예훈이 9억 문제를 해결해 줬더니 정민아는 다른 남자를 옆에 달고 쇼핑을 나왔다.정민아 옆에 선 남자는 깔끔하게 정돈된 머리에 슈트를 입고 있었다. 손목에는 금 시계를 끼고 있었고 조금 잘생기기까지 했다.정민아는 이 상황이 달갑지 않았지만 예의를 차려 웃는 얼굴을 하고 있었다. 하지만 그녀는 지금 좌불안석이었다.그녀의 옆에 선 안명수는 그녀의 친구 안지희의 사촌 오빠였고 나름 성공한 인물이었다.임은숙의 말에 따르면 정민아를 좋아하는 사람은 회사 입구에서 프랑스 파리까지 줄을 섰지만 그녀는 안명수가 가장 마음에 든다고 했다. 그는 김예훈처럼 무능하지 않았기 때문이었다.“안 대표님!”도도하게 김예훈의 옆에 서있던 매니저가 사람 좋은 얼굴을 하고 빠르게 안명수에게 다가가 공손하게 인사를 건넸다.안명수는 고개를 끄덕이더니 물었다
“네! 안 대표님, 지금 당장 쫓아내겠습니다.”매니저가 다급하게 대답하더니 고개를 돌려 험한 얼굴로 김예훈을 보며 말했다.“얼른 나가주시죠, 여기는 당신을 환영하지 않습니다. 길을 모르는 거라면 경비에게 부탁을 해도 되고요…”하지만 김예훈은 매니저를 지나쳐 가더니 정민아에게 다가갔다.“김… 김예훈? 네가 왜 여기에 있는 거야?”그제야 김예훈을 발견한 정민아가 놀란 얼굴로 물었다. 그는 기쁘기도 했지만 이 상황이 난감하기도 했다.그녀도 자신의 이런 마음을 이해할 수 없었다.김예훈 앞에서의 그녀는 늘 도도했다. 하지만 지금은 김예훈을 봐도 전처럼 불편하지 않았다, 오히려 보이지 않을 때 마음이 허했다.중요한 것은 자신이 다른 남자와 함께 있는 모습을 김예훈에게 들킨 지금, 그녀가 걱정을 하고 있다는 것이었다. 김예훈이 화를 낼까 봐 걱정하는 것일까? 정민아는 자신의 마음을 알 수 없었다.김예훈은 대답도 하지 않은 채 옆에 선 안명수를 바라봤다.김예훈에게 다가간 정민아가 망설이다 김예훈의 손을 끌고 옆으로 가 작은 목소리로 말했다.“김예훈, 오해하지 마. 이분은 안지희 사촌 오빠야, 나를 계속 쫓아다니기는 했지만 내가 다 거절했어. 오늘도 엄마가 자꾸 오라고 해서…”정민아의 말을 다 듣기도 전에 김예훈은 상황을 알아차렸다. 그리고 고개를 끄덕였다.“알았어.”그리고 임은숙이 사위를 찾는 속도도 꽤 빠르다고 생각했다. 박동훈이 사라지니 이번에는 안명수를 물색해 내다니.“이분은 누구예요?”안명수가 정민아에게 물었다.남해시의 이름난 도도한 여신의 전화번호를 따고 싶어도 못 따는 사람이 얼마나 많은데 그런 정민아가 이 덜떨어져 보이는 사람이랑 친해 보이는 상황이 안명수는 이해가 되지 않았다.안명수는 생각할수록 기분이 나빠졌다. 누군데 감히 정민아에게 손을 대는 거지? 자기 주제도 모르고.“이분은 제 남편 김예훈입니다.”정민아가 말했다.그 말을 들은 안명수가 미간을 찌푸리더니 잠시 후, 문득 깨달은 얼굴로 말했다.“난 또 누구라고, 그
안지희의 말을 들은 정민아는 어떻게 대답을 해야 할지 몰랐다. 안지희가 다시 의아한 얼굴로 안명수를 바라봤다.“지희야, 저 데릴사위가 오늘 차 사러 왔단다. 그것도 포르쉐가 마음에 든데, 네가 색깔 골라줘라.”“됐어, 내가 왜.”안지희가 다시 김예훈을 쏘아보며 말했다.“멍청한 놈아, 우리 민아랑 오빠 데이트 중인 거 안 보여? 눈치 좀 챙기고 얼른 꺼져.”그 말을 들은 안명수가 웃었다. 그리고 김예훈을 힐끔 바라봤다, 참 실패한 인생이 따로 없었다. 소문으로는 정민아 사촌 동생의 신발까지 씻어준다고 하던데 정말이지 남자로서의 존엄은 전혀 없는 사람이라고 안명수는 생각했다.안지희의 말을 들은 김예훈의 안색이 어두워졌다, 그는 안지희가 말을 곱지 않게 한다는 것을 알고 있었지만 이토록 심한 말을 할 줄은 몰랐다.김예훈이 화를 내려던 찰나, 옆에 있던 정민아가 안지희를 옆으로 끌고 가더니 작은 목소리로 말했다.“지희야, 무슨 소리 하는 거야, 나 너네 사촌 오빠랑 아무 사이도 아니야. 내가 오늘 왜 여기에 왔는지 너 몰라? 그리고 나 아직, 저 사람이랑 이혼할 준비 못 했어…”마지막 한마디를 하는 정민아는 제 발이 저려 모기 같은 목소리로 말했다.안지희는 그 말을 듣자마자 정민아의 이마를 만졌다.“열은 안 나는데, 왜 헛소리를 하지…”고민하던 안지희가 다시 김예훈을 쏘아보며 말했다.“김예훈, 너 돈 좀 빌려왔다고 뭐 대단한 것 같지? 감히 우리 민아를 협박해서 이혼도 못하게 해? 그까짓 돈 아무것도 아니야, 그리고 너 정 씨 일가에서 3년 동안이나 거저 먹고 놀았잖아, 그러니까 돈 좀 내놓는 것도 당연한 거야! 남자로서 자존심이 있다면 얼른 민아랑 이혼해, 우리 민아 앞길 막지 말고!”안지희의 말을 들은 김예훈이 차가운 얼굴로 말했다.“우리 부부의 일을 왜 네가 나서서 참견질이야? 네가 누군데?”“너!”안지희는 늘 나약하게 굴던 김예훈이 말대꾸를 할 줄 몰랐다.“남자가 자기 와이프 뒤나 밟으니까 재밌어?”“누가 그래? 나 차 사러
“한 550억이나 하면 다행이죠! 그리고 차가 이렇게 적은 걸 보니 자금줄에 문제가 생긴 게 분명해요! 투자를 하려고 했는데 당신 태도를 보고 나니 생각이 바뀌었어요.”김예훈의 목소리는 크지 않았지만 모든 이들의 귓속에 선명하게 들렸다.순간, 샵에는 수군거리는 사람들의 목소리로 가득 찼다. 그리고 바보를 보듯 김예훈을 바라봤다.안명수는 헛웃음을 지었다.“당신이 투자? 당신한테 돈이 있다고 해도 필요 없으니까 얼른 꺼져!”하지만 김예훈은 그저 담담하게 웃었다.“안 대표님, 쫓아내지 않아도 제가 알아서 갈 겁니다. 하지만 제가 떠난 뒤에 대표님께서 무릎을 꿇고 돌아와달라고 사정해야 할 겁니다.”김예훈이 냉랭하게 안명수를 바라봤다. 안명수는 지금 자신이 누구와 얘기를 하고 있는지 모르는 것이 분명했다.전에 한 번만 와달라고 그렇게 사정을 하더니 지금은 자신을 쫓아내려고 하다니, 이따 얼마나 후회를 할런지.“김예훈 씨, 제가 시 병원의 전문의를 알고 있는데 연락해 드릴까요? 가서 좀 보는 게 좋을 것 같은데. 아무것도 할 필요 없이 의사한테 이마에 침 좀 놔달라고 하세요, 그리고 머리에 들어간 물을 좀 빼세요. 내가 당신한테 무릎을 꿇고 빌 거라고요? 그런 일은 절대 일어나지 않을 겁니다.”“그럼 이것만 기억하고 계세요, 제가 이 세상에서 제일 싫어하는 사람이 아무것도 없으면서 있는 척하는 사람이라는 거.”김예훈이 담담하게 웃으며 샵을 떠났다.“민아야, 저 정신병자랑 당장 이혼해. 저 사람 정말 좀 미친 것 같아, 언제 너를 해칠지도 모른다고.”안지희가 떠나는 김예훈을 보며 말했다.“저 사람 얘기는 그만하고 사무실에 가서 좀 기다리자, YE 투자 회사의 대표님께서 오실 때 된 것 같으니까.”“오빠, YE 투자 회사를 말하는 거지? 우리 남해시에서 많은 기업에 투자를 한 YE 투자 회사? 새로 부임한 대표님이 젊고 능력 있다고 하던데. 게다가 신비하고 겸손하고 잘생기기까지 했대, 완전 내 이상형이야, 오빠, 그 사람 꼭 나한테 소개해줘야 돼.
김예훈은 “좀 늦게 돌아갈 거 같은데.”라고 대답했다.“혹시 무슨 일 있어?” 정민아는 3년 동안 제대로 외출한 적이 없었던 데릴 사위인 김예훈에게 대체 무슨 일이 있는지 궁금했다.김예훈은 “출근, 일해야지.”라고 말했다.“무슨 일?” 정민아는 흐뭇해했다. 3년이 지난 지금에야 남편이 마침내 조금 나아졌다.김예훈은 어깨를 으쓱이며 “나에게 돈을 빌려준 친구의 비서를 하려고, 그 친구가 최근에 남해로 돌아와 사업을 하거든, 방금 그를 도와 차를 사러 간 거야.”라고 말했다.정민아는 “무슨 일을 하는 사람이야? 건설업계라면 우리 집안하고도 손을 잡고 합작할 수 있을 것 같은데.”라고 말했다이 말을 하고 나서 정민아는 마음이 좀 불편해지긴 했지만, 김예훈의 친구가 건설업을 한다고 말할까 봐 조금 걱정스러웠다. 어쨌든 정민아는 자신의 처지가 정씨 일가에서 결정적인 역할이 아니란 것을 알고 있었고 김예훈은 더더욱 말할 필요도 없었다.“작은 투자 회사일뿐이지, 큰 기업하고는 합작할 수 없어.”라며 김예훈이 말했다. 그는 모든 것을 밝히려 했으나 곰곰이 생각해 보니 아직 때가 아닌 것 같아 핑계를 댔다.그는 지나 3년 동안 정민아가 점차 자신에 대한 고정관념을 바꾸었고, 심지어는 약간의 호감까지 갖게 되었다는 것을 느꼈다.김예훈은 갑자기 돈이 생겨서 자신을 다르게 보는 것보다 정민아가 진심으로 자신을 좋아하길 바랐다.김예훈이 말을 아끼는 것을 보고 정민아도 더 이상 캐묻지 않았고 “당신이 이젠 출근을 하게 됐으니 내가 엄마한테 말할게, 집안일은 더 이상 할 필요가 없어, 가정부를 구하면 돼.”라고 말했다.“좋아, 당신이 말하는 대로 할게.” 라며 김예훈이 고개를 끄덕였다.정민아는 고민하다가 갑자기 김예훈을 쳐다보며 “그날 경찰서에 가서 대신 죄를 인정했잖아, 근데 우리 집에서 그렇게 대했는데 넌 화가 안 났어?”라고 말했다.“물론 화가 났지.” 김예훈은 정민아의 얼굴빛이 약간 변하는 것을 보고 말했다. “하지만 당신에게 화나지 않았어...”“왜
“스쿠터?”안명수는 무의식적으로 입을 열었다, 눈꺼풀이 파르르 떨리면서 안 좋은 예감이 들었다.“맞아요, 스쿠터에요, 제가 대표님을 모시려고 했는데 대표님이 필요 없다고 했어요.” “저희 대표님을 만나면 꼭 예의를 갖추세요, 제가 이번에 카센터를 도와서 좋은 말을 많이 했어요, 그래서 대표님이 카센터에 투자하는 것을 다시 고려했어요, 만약 대표님을 잘 대하지 않으면 저도 더 이상 도와줄 수 없어요.”라고 말하고 나서 하은혜는 전화를 끊었다, 그녀는 자료를 정리하느라 매우 바빴다.연결이 끊긴 소리가 들려오자 안명수의 머릿속에서도 윙윙거리는 소리가 울려 퍼졌다.YE 투자 회사의 대표님, 겸손하다, 스쿠터...젠장, 설마 그 사람인 건가!?여기까지 생각한 안명수는 깜짝 놀라 바로 로비로 달려갔다. 김예훈을 접대하던 매니저를 붙잡고 큰소리로 말했다. “당장 방금 전 그 선생님을 모셔와, 무슨 수를 쓰든 모셔와!” 매니저는 당황해하면서 말했다.“지배인님께서 말한 사람이 바로 그 와이프 등 처먹는 무능한 놈입니까?”안명수는 그를 노려보며 욕설을 퍼부었다.“뭐가 무능한 놈이야? 남들이 뭘 처먹든 상관 말아! 말 같지도 않은 소리 그만하고 빨리 가서 찾아와! 무능한 놈, 빨리 가서 데려와, 못 데려오면 너도 끝이야! 그리고 너희들도 방금 본 일은 모두 잊어버려, 누구도 함부로 말하지 마라, 그렇지 않으면 내가 너희를 잘라버릴 거다!”안명수는 초조한 얼굴로 깊은 생각에 잠겼다. 김예훈이 YE 투자 회사의 대표가 맞다면 자신의 그 태도와 그의 아내를 가로채려 했던 것은 정말로 무례했던 것이었기에.여기까지 생각한 안명수의 등 뒤에서 식은땀이 맺혔다.부자들의 이상한 취미가 이해되지 않았다, 잘난척하지 않고 쓸데없이 겸손하게 다니니 이런 사달이 난 것이라고 여겼다.매니저는 감히 아무 말도 하지 못했다, 억울했지만 그녀는 빠르게 전시장 밖으로 뛰어나갔다.몇 분 뒤, 매니저는 스쿠터를 충전하고 있는 김예훈을 발견했다.“선생님, 저희 총 지배인님께서 선생님을
김현민이 떠나자, 뒷짐을 쥔 진세은이 김예훈 주위를 맴돌면서 비웃었다.“김 도련님, 오늘 인생 수업 잘 받으셨어요? 이제는 진주·밀양에서 함부로 나서면 안 된다는 걸 아셨죠? 당신과 같이 보잘것없는 사람이 이런 결말을 맞이할 거라는 걸 몰랐죠?”진세은 전세 역전에 의기양양한 표정이었다.오늘 김예훈과 허씨 가문에 짓밟힐 줄 알았는데 김현민이 알게 모르게 자신과 타케이의 편을 들어줄 줄 몰랐다.‘나만 만났으면 몰라도 어떻게 저 자식은 재수 없이 김현민 도련님을 만날 수 있어.’김예훈이 어떤 능력으로 김현민을 건드렸는지는 몰랐지만 진세은은 똑똑한 사람이라 김현민의 태도에서 그가 김예훈을 죽여버리고 싶다는 걸 알고 있었다.진세은은 얼마든지 그의 뜻을 만족시켜 주고 싶었다.홍성파를 건드린 사람을 죽일 수도 있고, 또 진주·밀양 안동 김씨가문의 차기 수장인 김현민한테 잘 보일 수도 있었기 때문에 어떻게 봐도 밑지는 장사는 아니었다.김예훈이 여유작작 차를 마시면서 말했다.“인생 수업 잘 받았어요. 저도 이런 결과를 맞이할 줄 몰랐네요. 그래도 진주·밀양에는 공평하게 상황 수습할 만한 능력 있는 사람이 있을 줄 알았는데 말이죠. 이제 보니 진주·밀양도 그저 그렇네요.”“이봐, 이런 쓸데없는 말 해봤자 무슨 소용이 있어.”타케이는 앞으로 한 발짝 나서서 차가운 표정으로 김예훈을 쳐다보았다.“이제는 네가 우리한테 사과해야할 것 같은데? 시체라도 보존할 수 있게 무릎 꿇고 있을래? 아니면 끝까지 해볼 작정이야?”이때 타케이의 손짓하나에 일본인들은 가소로운 표정으로 허리춤에 있던 검을 꺼냈다.진세은 역시 타케이의 손을 잡고 김예훈을 죽이려고 홍성파 부하들을 데리고 앞으로 나섰다.이때 김예훈이 찻잔을 내려놓으면서 말했다.“타케이, 여자랑 잠자리를 가지려면 약까지 먹어야 하는 놈이 내 앞에서 무슨 잘난 척이야. 내가 너한테 기회를 줄게. 네가 알아서 너 자신을 고자로 만들어 버리면 목숨만은 구제해 줄게. 병신을 죽이기에는 아무런 성취감이 없을 거란 말이야.
이때 김현민이 차가운 표정으로 타케이를 힐끔 쳐다보았다.200억 원은 그에게 아무것도 아니었지만 타케이의 태도에 무척 만족스러운 모양이다.타케이는 은혜에 보답할 줄 아는 사람이었기 때문에 손잡아도 되는 사람이라고 생각했다.야마구치파는 일본 6대 파벌 중의 하나로써 실력이 강했기 때문에 오늘 타케이의 체면을 지켜준 것이다.김현민은 굳이 거절하지 않고 우정이 맺어진 의미로 이 200억 원을 받기로 했다.하지만 김현민은 멍청한 사람이 아니라 흥미진진한 표정으로 타케이를 쳐다보면서 말했다.“타케이 도련님께서 이 정도의 성의를 보여주는 걸 보니 원하는 다른 조건이 있나 봅니다.”“다들 대한민국이 예의지국이라고 하던데 오늘 느끼는 바가 많네요.”타케이는 품위 있는 태도를 보여주었다.“김현민 도련님, 걱정하지 마세요. 난처하게 만들지는 않을거니까요. 조건은 아주 간단해요. 바로 제 사람을 다치게 한 저 사람을 저한테 넘기는 거예요. 대가를 치르게 하지 않으면 제 부하들이 난리 칠 거예요.”타케이는 김예훈을 쳐다보는 와중에 배시시 웃으면서 허유주도 힐끔 쳐다보았다.김예훈을 손에 넣기만 한다면 허유주는 마음대로 해도 된다고 생각했다.“안 돼! 이런 염치도 없는 자식! 우리 김예훈 오빠를 건드렸다간 가만두지 않을 거야!”허유주는 타케이가 이런 조건을 내세울 줄 꿈도 꾸지 못했다.김현민은 김예훈도 이 자리에 있을 줄 몰랐는지 조금 놀란 표정이었다.비록 한번도 만나본 적도 없었지만, 사진으로는 수백 번 봤었다.가루로 부서져도 이 사람이 김예훈인 것을 한눈에 알아볼 수 있었다.좋은 기회만 보였으면 김예훈을 바로 죽여버렸을지도 모른다.허유주가 그를 김예훈 오빠라고 부르자 김현민은 착잡한 심정이었다.이미 진주·밀양 용전을 잃어버렸는데 허씨 가문마저 잃어버릴 수가 없었다.“이런 제기랄!”김현민은 한숨을 내쉬더니 김예훈을 알아보지 못하는 척 연기하면서 타케이를 향해 고개를 끄덕였다.“내일 입금 잊지 마세요. 그리고 너희, 지금 당장 유주를 데리고 밀양
“어릴때부터, 오빠를 처음 알았을 때부터 오빠는 진주·밀양 안동 김씨 가문을 대한민국 5대 문호로 만들겠다면서 최고로 거듭나겠다고 했지. 나중에 커서 진주·밀양 젊은 층 중에서 1인자로 되어서 여전히 어릴때부터 알고 지낸 오빠이자 영웅이라고 생각했어. 그런데 어떻게 내가 일본인한테 괴롭힘당해도 가만히 있을 수 있어? 어떻게 일본인이 나를 협박할 수 있게 가만히 지켜볼 수 있냐고. 내가 얼마나 큰 영웅이라고 생각했는데. 김현민, 너는 우리 현민 오빠가 아니야! 너는 강자한테 약하고, 약자한테 강한, 일본인만 만나면 겁부터 먹는 비겁한 자식이야! 염치도 없는 자식! 이러고도 당도 부대 총사령관이라고 불리고 있다고? 칵! 퉤!”허유주는 김현민을 좋아했던 것만큼 그에 대한 실망이 컸다.김현민이 자기편을 들어줄 줄 알았는데 그한테는 그저 아무 상관 없는 사람일 줄 몰랐다.심지어 허유주를 이용해서 야마구치파가 자기한테 빚지게 만들었으니 말이다.이순간 허유주는 그제야 김현민이 얼마나 우습고 가식적인 사람인지 알수 있었다.쨕!김현민은 차가운 표정으로 허유주의 뺨을 때렸다.허유주는 얼굴이 퉁퉁 부어올라 뒤로 휘청거리고 말았다.“허유주, 우리가 그동안 알고 지낸 정을 봐서라도 아까 네가 했던 말은 못 들은 거로 해줄게. 나중에 또 이런 비슷한 말을 듣는 순간 허씨 가문을 없애버릴 거야.”허유주가 한번이고 두번이고 계속 반박하자 자존심이 많이 상한 모양이다.허순재가 아끼는 딸이라 이용 가치가 있어서 다행이지, 아니면 타케이한테 그녀를 내줬을 것이다.허유주는 뒤로 몇 발짝 물러서면서 얼굴을 부여잡은 채 울먹거리면서 말했다.“피해자는 나라고. 왜 날 때려?”김현민이 담담하게 말했다.“다른 사람이 이런 말을 했다면 진작에 죽여버렸다는 거 알잖아. 내가 너 얼마나 예뻐하는지 아직도 모르겠어?”허유주가 뺨 맞는 모습을 본 진세은은 깨 고소한 표정을 지었다.특히 타케이는 진주·밀양 젊은 층 중에서 1인자로 불리는 안동 김씨 가문의 차기 수장이 이렇게 자기 체면을
얼굴이 창백해진 허유주는 믿기지 않는 듯한 표정으로 김현민을 쳐다보았다. 어릴 때부터 알고 지낸 사람이 이렇게 이 사건을 일단락시킬 줄 몰랐다.이때 허유주가 이를 꽉 깨물면서 말했다.“난 받아들일 수가 없어! 바든, 200억 원이든, 사과든 나한테 아무런 의미도 없다는 거 알잖아. 우리 허씨 가문이 이따위를 탐낼 줄 알았어? 내가 운이 좋아서 도움을 받아 살아남았기 다행이지, 아니면 어떤 일이 벌어졌을지 알기나 아냐고. 나는 한가지 요구밖에 없어. 타케이의 사지를 찢어버리고 고자로 만들어 버리는 거. 고자는 무조건 만들어야겠어!”허유주는 이가 깨질 정도로 아득바득 갈았다.그녀의 표정을 보고있던 남자들은 아랫도리가 서늘해지는 느낌이었다.“유주야!”김현민은 미간을 찌푸리고 말았다.“오빠 체면을 지켜주지 않을 거야? 그리고 이런 상황에서 어떻게 네 마음대로 해. 타케이가 잘못을 저질렀다고 해도 이런 중벌을 받을 필요는 없잖아. 저 사람을 고자로 만들어 버리면 어떤 일이 벌어질 것 같아? 내가 이러는 것도 허씨 가문을 위해서, 그리고 너를 위해서 이러는 거야. 아직도 잘 모르겠어?”눈시울이 붉어진 허유주는 여전히 이를 꽉 깨물고 있었다.“그것보다 나의 억울함을 씻어달라고!”이때 김현민이 냉랭하게 말했다.“내 말대로 해.”김현민이 주영철 일행을 쳐다보면서 말했다.“이제부터 아무도 나서지 못해. 함부로 나서는 순간 밀양 허씨 가문은 우리 진주·밀양 안동 김씨 가문을 적으로 삼는 거야. 그 대가가 어떨지는 다들 알고 있잖아. 유주는 아직 어려서 아무것도 모른다지만 그쪽은 도박왕님을 오랫동안 모셔서 잘 알고 있을 거잖아. 진주·밀양 안동 김씨가문과 등지면 어떤 일이 벌어질지 알고 있지?”주영철 일행은 표정이 일그러지고 말았다.밀양 허씨 가문이 아무리 밀양에서 왕이라고 불리고 있다고 해도 진주·밀양에서 하늘과 같은 안동 김씨 가문 앞에서는 아무것도 아니었다.김현민 말대로 허유주가 아무리 어리광을 부린다고 해도 이들은 절대로 똑같이 그러면 안 되었다
“현민 오빠!”허유주는 김현민과 꽤 가까워 보였다.“내가 소란을 피우려던 것이 아니라 타케이 이 사람이 나한테 약을 탔다고. 그것도 모자라 진세은도 옆에서 도와줬다고. 이 억울함을 씻어내야 하지 않겠어?”진세은 표정이 확 변하더니 허리를 굽히면서 말했다.“김 도련님, 이 모든 것은 오해일 뿐입니다. 저랑 타케이 도련님은 사과하는 의미로 배상까지 하겠다고 했는데 허유주가 밀양 허씨 가문을 등에 업고 타케이 도련님을 고자로 만들어 버리겠다고 협박했어요. 김 도련님, 남자한테 얼마나 고통스러운 일인지 알고 계시잖아요. 그래서 제가...”“그만해. 다들 입 다물어.”김현민은 손을 흔들면서 어마어마한 위엄을 보여주고 있었다.“어떻게 된 일인지 이미 듣고 왔어. 이번 사건은 타케이 도련님이랑 진세은이 잘못한거야. 너를 건드리는 순간 세 집안 사이에 큰 싸움이 벌어져 진주·밀양이 혼란에 빠질 거라고. 홍성파든 일본 야마구치파든 이번 사건을 전적으로 책임져야 했지만 불행 중의 다행으로 너한테 아무 일도 없었던 거지. 진세은도 너의 신분을 알았으면 이런 일을 벌이지 않았을 거야. 서로 같은 배를 타고 있으면서 이런 사소한 일로 싸워서야 하겠어? 유주야, 이번 사건은 내가 마무리 지을 테니까 더이상 어리광 부리지 마. 타케이 도련님은 사람들이 보는 앞에서 사과하시고, 허씨 가문에 200억 원을 배상하세요. 진세은은 이 바를 허씨 가문에 내어주고 유주의 명의로 바꿔주고. 그리고 유주 너도 더이상 이 사건을 언급하지 마. 약을 탄 유우토는 진주 감옥에 평생 가둬버려. 다들 의견 없으시죠?”김현민은 사람들의 의견을 묻고 있는 것 같아도 그가 내린 결정은 아무도 개변시킬 수 없었다.이렇게까지 말했는데 그의 뜻을 어기는 순간 죽음을 맞이해야 했다.어떤 각도로 보나 김현민은 쌍방의 입장에 서서 서로 얼굴 붉힐 일 없게 결정을 잘 내린 것이다.이로써 진주·밀양 안동 김씨 가문의 차기 주장의 능력이 어느정도인지 알수 있었다.진세은과 타케이는 서로 눈치만 보다 그의 말대로
바로 이때, 진세은은 그제야 반응하더니 비참한 광경을 보면서 눈가를 파르르 떨었다.“허유주, 도대체 무슨 뜻이야? 끝까지 해보자는 거야?”허유주는 전혀 흔들림 없이 냉랭하게 말했다.“아저씨, 타케이를 병신으로 만들어버려요.”주영철이 고개를 끄덕이면서 손짓 한번 하자 한 무리의 허씨 가문 보디가드들이 앞으로 나섰다.대립 구도에 선 쌍방은 긴장감의 극치에 도달하고 말았다.“그만!”쌍방이 제대로 붙어보려고 할때, 문밖에서 호통 소리가 들려왔다.“모두 다 멈춰!”이때, 누군가 천장을 향해 방아쇠까지 당기는 바람에 분위기가 그대로 얼어붙고 말았다.한 무리로 걸어들어오는 사람 중에 가장 앞장선 사람은 꽤 잘생긴 훈남이었다.의미심장한 표정으로 그를 쳐다보던 김예훈은 핸드폰을 꺼내 빅토리아 항구 불꽃 쇼에서 찍힌 사진을 확인했다.선재 스님의 옆에 서 있었던 이 사람은 바로 이 진주·밀양 안동 김씨가문의 김현민이었다.김예훈은 이런 상황에서 만날 줄 몰랐는지 눈빛이 어두워지고 말았다.‘일본 야마구치파? 허씨 가문 허유주? 홍성파 진세은? 진세은이 야마구치파를 도와 허씨 가문을 짓밟으려고 한 건가? 그리고 중요한 순간에 김현민이 나서서 상황 수습을 한다고? 이 모든 것이 우연일까? 아니면 처음부터 계획된 걸까?’이때 김예훈은 입가에 미소를 지었다.만약 이 모든 것이 김현민이 허씨 가문을 상대로 계획한 것이라면 김현민이 자신을 맞닥뜨려서 재수 없는 사람이라고 말할 수밖에 없었다.“김현민 도련님!”“현민 오빠!”김현민이 한 무리의 사람을 데리고 나타나자, 분위기는 순식간에 조용해졌다.이때 쌍방은 모두 뒤로 물러섰고, 주영철도 허유주의 옆으로 돌아가면서 마침 뒤에 있던 김예훈을 가렸다.담담한 표정으로 뒷짐 쥐고 중앙으로 걸어가는 김현민은 어마어마한 포스를 풍기고 있었다.진세은이든 허유주는 그를 만난 순간 긴장하기 시작했다.김현민은 진주·밀양 젊은 층 중에서 1인자로 불리고 있는 것도 모자라 곧 진주·밀양 안동 김씨 가문을 물려받을 사람이기도 했
“타케이 도련님의 사지를 찢어버리겠다고? 그것도 모자라 고자로 만들어 버리겠다고?”진세은이 흥미진진한 표정으로 말했다.“허유주, 적당히 하는 것이 좋을 거야. 나중에 또 서로 볼 사이잖아. 피해자인 척하지 마. 아무 일도 없었던 거 아니야? 이렇게 센척하면 내가 정말 허씨 가문을 두려워할 줄 알았어? 나를 건드리면 좋은 점이 뭐가 있다고 그래?”진세은의 표정은 차갑기만 했다.“1분만 더 줄게.”허유주는 진세은의 화를 무시하고 똑같이 냉랭하게 말했다.“네가 할래? 아니면 내가 직접 할까?”진세은은 허유주가 자기 체면을 지켜주지 않을 줄 몰랐는지 표정이 어두워지고 말았다.“타케이 도련님이 어떤 사람인 지나 알아? 일본 야마구치파의 오야붕이라고! 야마구치파가 어떤 존재인지나 알아? 일본 6대 파벌 중의 하나이자 우리 대한민국에서의 5대 문호와도 같은 존재라고! 타케이 도련님의 사지를 찢어버리겠다고? 정말 야마구치파랑 끝까지 갈 생각이야? 고작 허씨 가문 따위가 그 후과를 감당할 수나 있겠어? 밀양에서 왕 노릇 하고 있으니까 정말 자기주제를 파악하지 못하는 건 아니지?”진세은은 타케이의 신분을 공개하는 것으로 허유주를 협박하려고 했다.그런데 허유주가 냉랭한 표정으로 서서히 말하는 것이다.“아직 30초 남았어.”진세은은 콧방귀를 뀌고 말았다.“허유주, 넌 정말 네가 뭐라도 되는 줄 알아?”이때 한 일본 청년이 나서서 의미심장한 표정으로 허유주를 쳐다보았다.“이봐, 정당히 해! 우리 타케이 도련님은 야마구치파 장로님의 아들이라고! 도련님한테 잘 보였으면 영광인 줄 알아야지. 주제 파악도 하지 못하고 지금 뭐하는 짓이야! 좋은 말로 할때 순순히 옷을 벗고 우리 도련님을 잘 모셔. 아니면 허씨 가문을 정말 없애버릴 거니까!”일본 청년은 사악한 미소를 지으면서 허유주를 향해 멱을 따겠다는 제스처를 했다.표정이 굳어버린 주영철은 앞으로 나서서 그의 복부를 발로 걷어찼다.퍽!일본 청년은 저 멀리 날아가 벽에 부딪히고 말았다. 이때 주영철이 번개같
이때 주영철이 담담한 표정으로 앞으로 나서서 진세은을 쳐다보면서 말했다.“진세은 씨, 이번 일은 홍성파에서 저희 허씨 가문에 제대로 사과해야겠는데요? 아니면 선전포고라고 받아들일 수밖에 없습니다.”이때 타케이가 진세은한테 다가가 나지막하게 물었다.“진세은 씨, 저 여자 특별한 신분을 가지고 있어요?”“특별한 신분을 가지고 있냐고 물은 거예요?”진세은이 입가에 미소를 지으면서 말했다.“당연히 특별하죠. 밀양 허씨 가문의 사람인데.”‘허씨 가문의 딸인 거야?’허유주의 신분을 들은 타케이는 두려워하는 대신 더욱더 흥분하기 시작했다.지금 바로 덮쳐서 허유주를 생으로 삼켜버릴 것만 같았다.“허유주, 집사님, 오해예요. 그냥 오해일 뿐이라고요.”진세은은 의미심장한 표정으로 기세가 하늘을 찌르는 허유주와 주영철을 보면서 웃을 듯 말 듯 한 표정으로 말했다.“타케이 도련님께서 술에 취해서 너의 아름다운 미모를 보고 몇 마디 칭찬했을 뿐인데 부하들이 오해했지, 뭐야. 그러다 이런 일이 벌어질 줄 누가 알았겠어. 그런데 유우토도 허리가 끊어지고, 이 많은 사람이 얻어맞은 걸로 처벌을 받은 거로 해주시면 안 될까? 타케이 도련님한테 사과드리라고 할게. 그리고 내가 타케이 도련님을 대신해서 2억 원까지 배상할게. 그냥 없었던 일로 해주면 안 될까? 우리 어차피 계속 보면서 지내야 하는 사이잖아. 허씨 가문도 괜히 우리 홍성파를 적으로 삼고 싶은 건 아니잖아.”진세은은 웃으면서 의미심장한 말들을 내뱉었다. 이런 말을 하면 허씨 가문에서 자기 체면을 세워줄 줄 알았다.밀양 허씨 가문 보디가드들이 총을 가지고 있어 상대하기 어려웠다.허유주는 도박왕 허순재의 딸이긴 했지만, 실질적인 권력을 쥐고 있지 않아 진세은과는 달랐다.홍성파를 휘어잡고 있는 진세은이 진두준마저 짓밟고 있다는 걸 알고있는 허씨 가문에서 알아서 체면을 세워줄 거로 생각했다.타케이는 자기와는 상관없는 일인 것처럼 흥미진진하고도 이글거리는 눈빛으로 허유주를 쳐다보고 있었다.밀양 허씨 가문을
“궁금해도 소용없을 텐데요?”여유작작 차를 마시고 있던 김예훈은 추문성에게도 한 잔 따라주었다.“제 친구한테 약을 탄 대가로 무릎을 꿇을 건지, 아니면 목숨을 내놓을지부터 대답해 보세요.”“무릎을 꿇고 목숨을 내놓아야 한다니...”진세은은 여전히 웃을 듯 말 듯 한 표정으로 김예훈을 내려다보면서 말했다.“이봐요, 설마 지금 오해하고 있는 건 아니죠? 약을 타요? 타케이 도련님 마음에 들 수 있다는 건 영광이라고 생각해야죠. 타케이 도련님을 모실 기회까지 줬는데 고맙다고 해야 할지언정 지금 뭐하는 짓이에요.”진세은이 주위를 둘러보더니 담담하게 말했다.“아, 그 여자는 어디 갔어요? 당장 데려와요. 아니면 당신의 손발을 부러뜨릴 것이니. 그년이 타케이 도련님을 모시는 모습을 보여드릴게요. 상상만 해도 재밌지 않아요?”김예훈은 의미심장한 표정으로 타케이를 쳐다보았다.허유주를 언급하자 냉랭하던 아까와는 달리 뜨거운 시선으로 주위를 둘러보는 것이다.그러고는 주머니에 있던 하늘색 알약을 꿀꺽 삼키더니 더욱 흥분된 모습이었다.“설마 그년을 보내버린 건 아니죠?”김예훈이 여전히 입을 열지 않자, 진세은이 더욱더 의미심장한 말을 내뱉었다.“괜찮아요. 어차피 당신을 병신으로 만들어 버리면 당신이 그년을 돌아오게 할 거니까요. 저는 당신이 그럴만한 능력을 갖추고 있다고 생각해요.”“진세은, 네가 직접 타케이 노리개나 할거지 그래.”바로 이때, 룸 밖에서 냉랭한 목소리가 들려왔다.“홍성파 큰 아가씨라는 사람이 일본 사람한테 여자나 바치고. 정말 대한민국 얼굴에 먹칠을 제대로 하고 있네!”이때 요란한 소리와 함께 밖에서 발걸음 소리가 들려왔다.한 무리의 사람을 데리고 나타난 허유주의 옆에는 허씨 가문의 집사인 주영철이 함께하고 있었다.1대1로 홍성파 부하들의 앞을 가로막은 허씨 가문 보디가드들은 언제든지 싸울 준비를 하고있었다.타케이는 갑자기 나타난 허유주에 두 눈이 반짝거리기 시작했다.“역시 날 버리지 않았어.”쨕!허유주는 두말없이 바로 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