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550억이나 하면 다행이죠! 그리고 차가 이렇게 적은 걸 보니 자금줄에 문제가 생긴 게 분명해요! 투자를 하려고 했는데 당신 태도를 보고 나니 생각이 바뀌었어요.”김예훈의 목소리는 크지 않았지만 모든 이들의 귓속에 선명하게 들렸다.순간, 샵에는 수군거리는 사람들의 목소리로 가득 찼다. 그리고 바보를 보듯 김예훈을 바라봤다.안명수는 헛웃음을 지었다.“당신이 투자? 당신한테 돈이 있다고 해도 필요 없으니까 얼른 꺼져!”하지만 김예훈은 그저 담담하게 웃었다.“안 대표님, 쫓아내지 않아도 제가 알아서 갈 겁니다. 하지만 제가 떠난 뒤에 대표님께서 무릎을 꿇고 돌아와달라고 사정해야 할 겁니다.”김예훈이 냉랭하게 안명수를 바라봤다. 안명수는 지금 자신이 누구와 얘기를 하고 있는지 모르는 것이 분명했다.전에 한 번만 와달라고 그렇게 사정을 하더니 지금은 자신을 쫓아내려고 하다니, 이따 얼마나 후회를 할런지.“김예훈 씨, 제가 시 병원의 전문의를 알고 있는데 연락해 드릴까요? 가서 좀 보는 게 좋을 것 같은데. 아무것도 할 필요 없이 의사한테 이마에 침 좀 놔달라고 하세요, 그리고 머리에 들어간 물을 좀 빼세요. 내가 당신한테 무릎을 꿇고 빌 거라고요? 그런 일은 절대 일어나지 않을 겁니다.”“그럼 이것만 기억하고 계세요, 제가 이 세상에서 제일 싫어하는 사람이 아무것도 없으면서 있는 척하는 사람이라는 거.”김예훈이 담담하게 웃으며 샵을 떠났다.“민아야, 저 정신병자랑 당장 이혼해. 저 사람 정말 좀 미친 것 같아, 언제 너를 해칠지도 모른다고.”안지희가 떠나는 김예훈을 보며 말했다.“저 사람 얘기는 그만하고 사무실에 가서 좀 기다리자, YE 투자 회사의 대표님께서 오실 때 된 것 같으니까.”“오빠, YE 투자 회사를 말하는 거지? 우리 남해시에서 많은 기업에 투자를 한 YE 투자 회사? 새로 부임한 대표님이 젊고 능력 있다고 하던데. 게다가 신비하고 겸손하고 잘생기기까지 했대, 완전 내 이상형이야, 오빠, 그 사람 꼭 나한테 소개해줘야 돼.
김예훈은 “좀 늦게 돌아갈 거 같은데.”라고 대답했다.“혹시 무슨 일 있어?” 정민아는 3년 동안 제대로 외출한 적이 없었던 데릴 사위인 김예훈에게 대체 무슨 일이 있는지 궁금했다.김예훈은 “출근, 일해야지.”라고 말했다.“무슨 일?” 정민아는 흐뭇해했다. 3년이 지난 지금에야 남편이 마침내 조금 나아졌다.김예훈은 어깨를 으쓱이며 “나에게 돈을 빌려준 친구의 비서를 하려고, 그 친구가 최근에 남해로 돌아와 사업을 하거든, 방금 그를 도와 차를 사러 간 거야.”라고 말했다.정민아는 “무슨 일을 하는 사람이야? 건설업계라면 우리 집안하고도 손을 잡고 합작할 수 있을 것 같은데.”라고 말했다이 말을 하고 나서 정민아는 마음이 좀 불편해지긴 했지만, 김예훈의 친구가 건설업을 한다고 말할까 봐 조금 걱정스러웠다. 어쨌든 정민아는 자신의 처지가 정씨 일가에서 결정적인 역할이 아니란 것을 알고 있었고 김예훈은 더더욱 말할 필요도 없었다.“작은 투자 회사일뿐이지, 큰 기업하고는 합작할 수 없어.”라며 김예훈이 말했다. 그는 모든 것을 밝히려 했으나 곰곰이 생각해 보니 아직 때가 아닌 것 같아 핑계를 댔다.그는 지나 3년 동안 정민아가 점차 자신에 대한 고정관념을 바꾸었고, 심지어는 약간의 호감까지 갖게 되었다는 것을 느꼈다.김예훈은 갑자기 돈이 생겨서 자신을 다르게 보는 것보다 정민아가 진심으로 자신을 좋아하길 바랐다.김예훈이 말을 아끼는 것을 보고 정민아도 더 이상 캐묻지 않았고 “당신이 이젠 출근을 하게 됐으니 내가 엄마한테 말할게, 집안일은 더 이상 할 필요가 없어, 가정부를 구하면 돼.”라고 말했다.“좋아, 당신이 말하는 대로 할게.” 라며 김예훈이 고개를 끄덕였다.정민아는 고민하다가 갑자기 김예훈을 쳐다보며 “그날 경찰서에 가서 대신 죄를 인정했잖아, 근데 우리 집에서 그렇게 대했는데 넌 화가 안 났어?”라고 말했다.“물론 화가 났지.” 김예훈은 정민아의 얼굴빛이 약간 변하는 것을 보고 말했다. “하지만 당신에게 화나지 않았어...”“왜
“스쿠터?”안명수는 무의식적으로 입을 열었다, 눈꺼풀이 파르르 떨리면서 안 좋은 예감이 들었다.“맞아요, 스쿠터에요, 제가 대표님을 모시려고 했는데 대표님이 필요 없다고 했어요.” “저희 대표님을 만나면 꼭 예의를 갖추세요, 제가 이번에 카센터를 도와서 좋은 말을 많이 했어요, 그래서 대표님이 카센터에 투자하는 것을 다시 고려했어요, 만약 대표님을 잘 대하지 않으면 저도 더 이상 도와줄 수 없어요.”라고 말하고 나서 하은혜는 전화를 끊었다, 그녀는 자료를 정리하느라 매우 바빴다.연결이 끊긴 소리가 들려오자 안명수의 머릿속에서도 윙윙거리는 소리가 울려 퍼졌다.YE 투자 회사의 대표님, 겸손하다, 스쿠터...젠장, 설마 그 사람인 건가!?여기까지 생각한 안명수는 깜짝 놀라 바로 로비로 달려갔다. 김예훈을 접대하던 매니저를 붙잡고 큰소리로 말했다. “당장 방금 전 그 선생님을 모셔와, 무슨 수를 쓰든 모셔와!” 매니저는 당황해하면서 말했다.“지배인님께서 말한 사람이 바로 그 와이프 등 처먹는 무능한 놈입니까?”안명수는 그를 노려보며 욕설을 퍼부었다.“뭐가 무능한 놈이야? 남들이 뭘 처먹든 상관 말아! 말 같지도 않은 소리 그만하고 빨리 가서 찾아와! 무능한 놈, 빨리 가서 데려와, 못 데려오면 너도 끝이야! 그리고 너희들도 방금 본 일은 모두 잊어버려, 누구도 함부로 말하지 마라, 그렇지 않으면 내가 너희를 잘라버릴 거다!”안명수는 초조한 얼굴로 깊은 생각에 잠겼다. 김예훈이 YE 투자 회사의 대표가 맞다면 자신의 그 태도와 그의 아내를 가로채려 했던 것은 정말로 무례했던 것이었기에.여기까지 생각한 안명수의 등 뒤에서 식은땀이 맺혔다.부자들의 이상한 취미가 이해되지 않았다, 잘난척하지 않고 쓸데없이 겸손하게 다니니 이런 사달이 난 것이라고 여겼다.매니저는 감히 아무 말도 하지 못했다, 억울했지만 그녀는 빠르게 전시장 밖으로 뛰어나갔다.몇 분 뒤, 매니저는 스쿠터를 충전하고 있는 김예훈을 발견했다.“선생님, 저희 총 지배인님께서 선생님을
김예훈은 무릎을 꿇고 있는 안명수를 위아래로 훑어보며“아무 이유 없이 이렇게 큰절을 해도 됩니까? 나 같은 무능한 놈한테 말입니다.”라고 말했다.안명수는 허리를 굽힌 채 말했다.“아닙니다, 대표님, 제가 말했듯이 대표님이 돌아오신다면 제가 무릎을 꿇겠다고 했으니 무릎을 꿇어야죠.”“그럴 자격이 있습니까? 나랑 엮일 자격조차 없습니다.”라고 김예훈이 말했다.“네, 네, 네, 자격이 없습니다, 전에 제가 대표님을 몰라봤습니다, 대표님께서 용서해 주시길 바랍니다.”안명수는 표정이 굳어져 말했다.김예훈은 싸늘한 표정으로 책상 위의 잡지를 이리저리 뒤적였다.김예훈의 모습에 안명수는 “탕탕탕” 소리 나게 머리를 조아리면서 말했다. “대표님, 용서해 주십시오!”안명수만이 카센터의 장부가 얼마나 엉망인지 알고 있었다, 만약 YE 투자 회사에서 투자하지 않는다면, 그는 난감한 상황에 직면하게 될 것이고, 그렇게 되면 회사는 파산하고 그는 아무것도 남지 않을 것이다.게다가 YE 투자 회사 대표는 카센터에 계속 투자할 생각이었다, 다만 자신의 태도가 문제를 일으켰다.안명수는 정말 후회막급이었다.김예훈은 마침내 잡지를 내려놓으며 담담하게 웃으면서 말했다. “일어나세요. 직원들이 보면 무슨 일이라도 일어난 줄 알겠어요.”“네네네!” 안명수는 공손히 일어나 김예훈 옆에 서있었다.때마침 안지희가 문을 열고 들어오면서 말했다.“오빠, 나 방금...”도망갔던 안지희가 다른 일로 다시 돌아왔던 것이었다. 그녀는 무능한 데릴사위 김예훈이 소파에 앉아 있고 자신의 훌륭한 오빠 안명수가 조마조마한 얼굴로 옆에 서 있는 것을 발견했다. 갑자기 분위기가 싸해졌다. 안명수는 창피해서 아무 말도 하지 못했다, 그는 2층에서 당장이라도 뛰어내리고 싶었다.김예훈은 아무렇지도 않은 듯 안지희를 거들떠보지도 않았다.“김예훈! 지금 협박하러 온 거야? 아니면 협상하러 온 거야? 돈을 얼마나 챙겨야 이혼을 할 거야?”안지희의 말이 채 끝나기도 전에 안명수는 재빨리 그녀의 말을 끊었다.
“괜찮아, 괜찮아.” 안명수는 난감했다.“경찰에 신고하면 누군가 알게 될지도 몰라, 우리한테 무슨 일이라도 생긴 거라고 생각할 거야. 그때 가서 어떻게 된 일인지 해명하지 못한다면 오히려 사업에 영향을 줄 거야. 이따가 20만 워 줘버리면 돼, 저런 사람한테 그럴 가치조차 없어.”안명수는 자신의 몸의 식은땀이 셔츠를 적실 것 같았다.망할 안지희가 정민아의 친구가 되어서 친구 남편의 정체도 모를뿐더러 자신에게 정민아를 소개해 줘서 죽음의 문턱으로 몰고 있는 것 같았다.“사촌 오빠, 왜 이렇게 땀을 흘려, 더워?”안지희는 아무것도 눈치채지 못한 채 호기심 어린 얼굴로 말했다.“날씨가 좀 덥네, 더워.” 안명수가 어색한 표정으로 말했다.“아, 그럼 다행이고, 참, 더 줄 필요 없어, 4만 원이면 충분해. 그리고 민아 언니 일은 걱정 마, 내가 있으니까, 내가 꼭 도와줄게!”안지희는 응원하는 손짓을 하며 웃으면서 작별 인사를 했다, 다시는 사무실에 들어가 징그러운 김예훈을 보고 싶지 않았다.그녀는 자신의 사촌 오빠가 자신을 목 졸라 죽일 것 같은 표정을 짓고 있다는 것을 발견하지 못했다.안지희가 떠난 후에야 안명수는 사무실로 돌아와 몸을 굽히며 조심스럽게 말했다. “김 대표님, 일은 잘 처리되었습니다, 안심하세요, 안지희는 대표님의 정체를 의심하지 않았습니다.”“네.” 김예훈이 일어섰다. “그럼 저는 먼저 갈볼게요, 다른 차를 사야겠습니다.”“대표님, 그 말씀은, 저희 이곳도 카센터입니다. 방금 전 포르쉐 파나메라가 마음에 들지 않았습니까? 대표님에게 어울리는 차입니다.”김예훈은 어깨를 으쓱하며 “차는 좋지만 차를 파는 곳에서 나와 협력하고 싶지 않아 하는 것 같으니 어쩔 수 없죠.”라고 말했다.“대표님 농담도 참…” 안명수는 식은땀을 흘리며 말했다. “사과의 표시로 대표님만 괜찮으시다면 제 가게의 차, 아무거나 한 대 골라 운전하십시오, 돈은 필요 없습니다, 돈은 필요 없어요.”“네? 농담하시는 거죠? 진심으로 말하는 거면 굳이 사양
“네네네!” 안명수가 황급히 고개를 끄덕였다, 지금 협력 따위를 감히 생각할 겨를이 없었다.잠시 후 그는 직접 김예훈을 자동차 전시장에서 내보냈다, 김예훈이 포르쉐 파나메라 하이드리브를 운전하는 것을 보고 안명수는 비로소 자신의 온몸이 이미 흠뻑 젖어 있다는 것을 알아챘다.“총 지배인님, 왜 그러시는지 전 이해가 안 돼요...” 매니저는 의아한 표정을 지었다.“짝!” 안명수는 뺨을 때렸다. “내가 언제부터 너에게 해명을 해줘야 했던 거야? 기억해! 만약 오늘 이 일이 밖으로 퍼져나간다면 내가 그자를 죽여버린다는걸!”카센터를 나선 김예훈은 이미 시간이 한참 지난 것을 보고 회사로 돌아가지 않기로 했다, 그는 정민아에게 메시지를 보낸 후 쇼핑몰에 가 물건을 산 뒤 집으로 돌아가려 했다. 한편, 김예훈이 집으로 돌아온다는 것을 알게 된 정민아는 쑥스러웠지만 일을 빨리 끝내고 집으로 돌아왔다.임은숙은 거실에서 어두워진 안색으로 핸드폰을 잡고 있었다.방금 전 어르신이 그녀에게 전화를 걸어 그녀를 호되게 꾸짖었다, 오늘 밤 김예훈과 정민아 두 사람을 데리고 집으로 와 그 계약서에 대해 해명을 하라고 했다.구체적으로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모르지만 임은숙은 김예훈이 또 큰 문제를 일으켰다는 것을 깨달았다.정민아가 집으로 돌아오자 임은숙은 낮게 깔린 목소리로 물었다. “왜 이렇게 일찍 집에 와? 그 쓰레기는?”정민아는 낮게 말했다.“엄마, 방금 나한테 문자를 보냈으니 곧 돌아올 거예요.”“좋아! 그 쓸모없는 것은 둘째치고!” 임은숙은 화가 좀처럼 풀리지 않는지 정민아를 노려보며 말했다.“너 오늘 왜 그러는지 당장 엄마한테 말해, 안지희가 그러던데 네가 안명수를 만나러 간 지 얼마 안 돼서 바로 가버렸다던데, 도대체 어떻게 된 일이야!”정민아는 망설이다가, “엄마, 나 김예훈 만났어!”라고 말했다.“그놈이랑 무슨 상관인데. 너 설마 경찰서 사건 때문에 감동받은 건 아니지?” 임은숙은 화가 치밀어 올랐다. “정민아, 그런 사소한 일로 내가 그 쓸
저 사람이 타서 재가 되더라도 임은숙은 알아볼 수 있었다, 저 자가 바로 자신의 쓸모없는 데릴사위 김예훈이었다!포르쉐를 임은숙은 본적이 없는 것이 아니었다, 정민아도 한 대 있었다, 하지만 그녀의 차는 입문용으로 산 것이라 1억 7천만 원 정도였다.그런데 김예훈은 포르쉐 파나메라 하이드리브를 운전하고 있다, 5억 원에 상당하는 가격은 정민아의 차와 가격이 어느 정도 차이 났다.비록 정 씨 일가가 하는 가업은 크다고는 하지만, 어쨌든 이류 가문일 뿐이었다, 평범한 사람이 한 번에 이런 돈을 내고 이런 차를 사기란 정말 어려운 일이었다.이 차는 임은숙이 꿈꾸던 차라고 할 수 있었다, 그렇기 때문에 자신의 쓸모없는 사위가 차에서 내리는 것에 미처 어떻게 반응해야 할지 몰랐다.김예훈은 오히려 신경 쓰지 않았다, 손에 물건을 들고 곧장 들어가 정민아를 향해 “나 왔어.”라고 인사했다.정민아도 멍하니 김예훈을 바라보고 있었다, 밖에 세워진 포르쉐에 대해 묻는 기색이 역력했다.정민아의 눈빛을 눈치챈 김예훈은 웃으며 말했다. “아침에 내 친구 차 봐주러 갔잖아. 마음에 들어서 샀는데 아직 번호판이 안 나와서 며칠 동안 내가 먼저 운전하고 있는 거야.”정민아는 어이없다는 표정을 지었다. 하지만 김예훈의 친구도 정말 손이 큰 것 같았다, 그에게 9억 원을 빌려줄 뿐만 아니라 5억 원 이상의 차를 빌려주는 정말 돈 많은 사람이었다.임은숙도 정신을 차렸다, 조그마한 기대를 품긴 했지만 막상 이야기를 듣고 차갑게 웃으며 말했다.“난 또 쓸모없는 놈이 웬일인가 했네, 다른 사람의 차를 왜 끌고 다녀, 왜, 운전기사라도 하려고? 김예훈 잘 들어, 네가 어떤 사람인지는 몰라도 우리 정 씨 일가의 체면을 깎아서는 안된다, 다른 사람의 운전사가 되어도 좋고, 화장실 청소를 해도 좋아. 네가 빨리 이혼만 한다면 더 이상 나랑은 상관없는 일이다, 난 정말 널 보면 볼수록 더 징그러워. 조금만 더 봤다간 밥도 못 먹을 것 같다.”김예훈은 임은숙을 상대하기조차 귀찮았다. 3년이
한편 밀크티를 사기 위해 줄을 서 있던 김예훈의 휴대폰이 울렸고 이내 하은혜의 목소리가 들려왔다.“대표님, 오늘 정지용이 쫓겨난 영상이 인터넷에 뿌려졌습니다, 네티즌들이 의문을 제기하고 있는데, 대표님이 보시기엔 저희가 공식 기사로 해명을 해야 할까요?”김예훈은 생각을 하더니 이내 입을 열었다. “회의실 CCTV 기록이 있나요? 안내 데스크의 여직원의 얼굴을 때린 영상을 찾아 인터넷에 올리세요.” “네!” 하은혜는 눈앞이 밝아졌다, 대표님은 역시 달랐다, 이렇게 큰일을 두 마디로 해결하다니, 자신은 미처 생각하지도 못했다.하은혜가 뒷말을 하기 전에 김예훈은 이미 전화를 끊었다, 그리고 자신의 밀크티를 챙겨 집으로 돌아갈 준비를 했다.차도로 들어서자 갑자기 뒤에서 급정거하는 소리가 들렸고, 아우디 A4 한 대가 갑자기 김예훈 뒤에서 멈추었다, 차 안에서 놀라는 소리가 어렴풋이 들려왔다.그러더니 짙은 화장에 10미터 밖에서도 맡을 수 있는 싸구려 향수 냄새가 나는 여자가 문을 밀고 내려와 김예훈을 가리키며 고함을 질렀다. “이 길이 당신 집이야? 눈은 어디에 두고 운전을 하는 거야! 죽고 싶어? 잘 들어, 죽고 싶으면 다른데 찾아봐, 난 당신한테 한 푼도 줄 생각이 없으니까!”김예훈은 얼굴을 찡그렸다, 서둘러 집에 가야 했다. 저 여자를 상대하기 귀찮은 김예훈은 차를 돌려 돌아가려고 했다.“어, 우리 김예훈 동창이잖아. 왜 술 청탁은 안 들고 죽을 준비를 하는 거야?”바로 그때, 듣기 싫은 목소리가 들려왔다, 조수석에서 흰 셔츠를 입은 남자가 문을 밀고 내려와 김예훈을 바라보며 비웃는 듯한 표정을 지었다.김예훈이 눈살을 찌푸리고 보니 반장인 손호남이 팔짱을 끼고 김예훈을 위아래로 훑어보고 있었다.화장을 진하게 한 그 여인은 손호남에게 기대면서 웃음을 터트렸다. “호남 오빠, 저 자식이랑 아는 사이야? 오빠 친구?”손호남은 비아냥거렸다. “어떻게 모르냐. 내 동창이야, 얼마 전에 만났지. 참, 아직도 배달 알바 하고 있는 거야?”말을 마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