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은 이해할 필요가 없어요." 선우정아는 냉담한 표정으로 담담하게 말했다. “이번에 나는 선우 가문을 대표해 정씨 가문과 손잡아보려고 왔어요.” 정씨 어르신은 어리둥절했으며 선우정아가 이런 말을 할 줄 몰랐다. 김예훈 그 바보가 선우건이의 마음속에서 이렇게 중요한 위치에 있다고? 설마 이번에는 정씨 가문이 데릴사위 덕분에 부상하는 거 아닌가? 이 순간 정씨 어르신의 심성으로도 이해할 수가 없었다. 선우정아는 계속 차갑게 말했다. "내가 할 일이 많으니 오늘은 짧게 말할 게요." "전에 우리 선우 가문이 생각 외로 김예훈에게 신세를 졌어요." "오늘 그 사람이 우리 집에 와서 신세를 갚으라고 하면서 정씨 가문을 인정해 달라고 간청했어요." "우리 할아버지가 승낙하지 않았지만, 그 대신 프로젝트를 하나 골라 정씨 가문과 협력하기로 약속했어요. 어떤 효과를 낼 수 있는지, 정씨 가문의 지위를 높일 수 있는지는 당신들의 몫이에요." 정씨 어르신은 김예훈이 갑자기 개똥 같은 운을 잡고 다시 살아날 기회를 얻어 선우 가문의 눈에 띄었다고 생각했다. 알고 보니 뜻밖에 선우 가문이 그에게 신세를 졌던 것이다. 하지만 이 바보의 인맥이 정씨 가문에 이런 기회를 가져다준 것은 그의 몫을 제대로 했다! 그러자 정씨 어르신은 자부심이 가득한 표정으로 말했다. "선우 아가씨, 아가씨가 우리 정씨 집에 와서 프로젝트 협력까지 제안했으니 아가씨도 우리 정씨 가문의 실력을 잘 알죠!" “우리 정씨 가문은 남해시에서 일류 가문은 아니지만 YE 투자 회사까지 우리에게 투자한 것은 우리 정씨 가문의 잠재력을 말해주는 거예요.” "우리 정씨 가문과 협력하면 선우 가문은 절대 실망하지 않을 거예요." 정씨 어르신은 자신감 넘치는 얼굴로, 어쨌든 지금까지 남해시 전체에서 정씨 가문만이 YE 투자 회사의 투자를 받았다.전에 정지용이 골동품 품평회에서 체면을 구겼지만, 사실 정씨 가문의 지명도를 높인 것도 어찌 보면 좋은 일이었다. 지금 이유가
이 순간 정씨 어르신은 웃음을 터뜨릴 뻔했다. 이 계약이 체결되면 정씨 가문과 선우 가문이 정식으로 협력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비록 선우건이가 직접 인정한 것은 아니지만, 정씨 가문에게 매우 소중한 기회다. 경기도 전체에서 선우 가문과 협력할 수 있는 것은 모두 지방도시의 일류 가문이다. 그러면 이번에 정씨 가문이 선우 가문과 협력할 자격이 있다는 뜻이고 일류 가문에 진출할 수 있는 기회가 생겼고 쇼핑 센터 프로젝트까지 받쳐주고 있다. 정씨 가문은 김씨 가문과 선우 가문을 동시에 등에 업은 셈인데 부상은 확실한 일이 아니겠는가? "선우 가문이 저희에게 기회를 주셔서 감사해요." 정씨 어르신은 겸손한 얼굴을 하고 있었다. "좋은 소식을 가져온 선우 아가씨에게 감사드립니다." "그리고 저 대신 선우 대가님께 감사의 뜻을 전해주세요. 우리 정씨 가문은 반드시 이번 기회를 잘 잡을 테니 대가님을 실망시키지 않을 거예요." 정씨 어르신의 나이는 선우건이보다 몇 살 더 많지만, 지금 그는 선우건이에 대해 공경하기 짝이 없고 감히 실례할 수 없다. 선우정아는 김예훈에 대해 언급하지 않았다. 그녀는 정씨 어르신이 김예훈에게 공을 돌릴까 봐 걱정했다.사실, 그녀는 이런 것을 전혀 걱정할 필요가 없다. 정씨 어르신이 그런 생각을 했을 리가 없기 때문이다. 그가 보기에 김예훈은 정씨 가문의 개일 뿐이고, 정씨 가문을 위해 이런 일을 하는 것은 당연하다. 이 모든 것이 정씨 가문에게 보답하는 것인데, 그가 이런 일로 김예훈을 마음에 둘 수 없다. 정씨 가문이 실력이 없으면 김예훈이 가서 무슨 말을 해도 소용이 없었을 것이다! 선우정아가 떠나고 정씨 어르신은 자신의 '왕좌'에 앉아 온몸이 흥분되었다. 이번에는 정씨 가문의 또 다른 큰 기회이며 쇼핑 센터 프로젝트와 같이 논할 만하다. 이번 기회는 반드시 정지용에게 주어져야 하며 그가 잘 파악하고 멋지게 잘 처리한다면 정지용의 능력과 위상을 제대로 높일 수 있다. 그렇다면 정민아가
별장에 도착한 정씨 어르신은 바로 선우 가문과 협력한 일을 정지용에게 알렸다. 동시에 정씨 어르신은 다소 사려 깊은 표정을 짓고 말했다. "지용아, 이번 협력은 아마 선우정아가 직접 주도할 가능성이 높으니 기회를 잡아야 한다. 만약 이번 기회를 이용해서 그녀를 잡을 수 있다면, 네가 선우 가문의 데릴 사위가 되더라도 할아버지는 동의할 것이다!" 정지용은 어리둥절했다. 할아버지는 항상 자신을 가장 예뻐해주셨는데, 어떻게 자신을 데릴 사위를 하라고 할까? 나를 포기하는 것인가? 정지용의 속셈을 알아차린 듯 정씨 어르신은 굳은 목소리로 말했다. "지용아, 안심하거라. 설령 네가 선우 가문의 데릴 사위가 되더라도 정씨 가문은 여전히 네 것이니 걱정하지 마!" "선우정아의 일은 네가 가서 해봐. 선우정아가 선우 가문의 뒤를 이을 가능성이 가장 높다고 들었어. 만약 잡을 수 있다면, 설령 데릴 사위가 되더라도 나중에 그녀가 자리에 오르면 네가 실권을 차지하면 돼!" "조만간 선우 가문을 정씨 가문으로 만드는 것도 불가능하지는 않아!" 정지용이 충격을 받은 얼굴로 정씨 어르신이 이렇게 깊이 그리고 멀리 생각할 줄은 몰랐다."할아버지, 저를 믿어주셔서 감사합니다. 걱정마세요. 제가 반드시 이 일을 잘 해낼 거예요. 절대 실망시키지 않을 거예요." 정지용은 흥분한 얼굴로 말했다. 만약 단지 프로젝트만 한다면, 그는 아직 자신이 없었다. 하지만 여자 꼬시는 일만큼은 잘한다. 선우정아가 인간 속세를 초월한 모습을 보니 분명 남자 친구가 없다. 이런 여자는 마음만 얻으면 그녀를 쉽게 잡을 수 있다. 정씨 어르신은 흐뭇한 표정으로 말했다. "네가 이 일에서 좀 잘 해냈으면 좋겠다. 이 일을 잘 해낸다면 대표 자리를 너에게 넘겨주마!" 이 말은 정말 웃겼다. 뻔뻔스럽게 선우정아를 잡으면 잘 해내는 거라니? ...... 정씨 회사에서. 김예훈은 모처럼 정씨 회사에 왔으며 그가 정민아 사무실에 왔을 때 그녀가 여전히 책상에서 일하고 있는
김예훈이 눈가를 살짝 떨고 어이가 없었으며 왜 이렇게 오랜 시간이 지났는데도 계속 그걸 물어보는 거지? 이 일은 정말 설명하기 어렵다. 그러자 김예훈은 한숨만 내쉬었다. “민아야, 나를 딱 한 번만 믿어주면 안 돼? 나와 유나는 정말그냥 일반 친구일 뿐이야. 만약 우리가 특별한 관계가 있다면, 내가 문 밖을 나가자마자 차에 치일 거야!” 정민아는 단번에 손을 뻗어 김예훈의 입을 막으며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 “퉤퉤퉤. 가리는 게 없네. 함부로 말하지 마. 내가 믿으면 되잖아!” 그러자 두 사람은 서로 마주보고 웃었으며 서글픈 감정을 조금이나마 풀었다. 다들 부부싸움은 금방 화해한다고 하지만, 김예훈과 정민아의 관계는 너무 특별하며 그들은 진짜 부부라고 할 수 없고 명목상의 부부일 뿐이다. 그래서 이런 일로 오랫동안 갈등이 생긴 것이다. "김예훈, 나는 일해야 돼. 먼저 나가봐. 오늘 밤 일찍 들어와." 정민아가 수줍은 듯 입을 열었다. 그녀는 오늘 밤 그 선을 넘어야 할지도 모른다고 결심했다. 그렇지 않으면 나중에 남편을 정말 빼앗길 것이다. 그 생각을 하니 정민아는 더욱 부끄러워 견딜 수가 없었다. 바로 이때, 김예훈의 휴대전화가 갑자기 급하게 울리기 시작했고, 원래 분위기가 좋던 두 사람이 동시에 멈추게 되었다. 김예훈은 눈길도 주지 않고 바로 끊기 버튼을 누르며 헛웃음을 지었다. “우리 계속 해. 괜찮아. 별일 아니야…” "당신…" 정민아는 어이가 없다는 표정으로 이 사람이 왜 이렇게 뻔뻔해. 결국 두 사람이 말을 하기도 전에 김예훈의 전화가 또 다시 울리기 시작했다. "누군지 한번 볼래?" 정민아는 좀 화가 났다.김예훈이 마지못해 전화를 받자 맞은편에서 선우정아의 쓸쓸한 목소리가 들려왔다: "김예훈, 선우 가문에서 방금 당신의 요청대로 정씨 가문과 프로젝트 협력에 대해 얘기가 끝났는데, 당신은 이제 와서 모른 척하고 나와의 약속을 잊었어요?" "선우정아?" 정민아는 바로 누군지 알아들었다. 김예훈은
저녁에 김예훈은 회사를 떠나 포르쉐를 타고 선우정아를 데리러 갔다. 조수석에 탄 선우정아는 즐거운 표정이었다. 그녀는 원래 김예훈이 작은 스쿠터를 타고 데리러 올 줄 알았고 스쿠터에 앉아 웃을 준비까지 했는데 김예훈이 포르쉐를 몰고 올 줄은 몰랐다. 그러고 보니 김예훈은 자신을 매우 중시하는 것 같았다. "왜 웃어요?" 김예훈은 아무리 생각해도 이해할 수 없었다. 여자의 마음은 정말 이상하다. 수시로 변하는 것 같다. 선우정아는 창밖을 내다보며 미소를 지었다. "아니에요. 그냥 갑자기 웃고 싶었어요. 안 돼요?" "그래요! 당신은 선우 가문의 아가씨이니까 남해시는커녕 경기도 전체에서 당신이 하고 싶은 것이 무엇이든 할 수 있어요." 김예훈이 말했다. 그는 함부로 말한 것이 아니다. 비록 아직 경기도에서 손으로 하늘을 가릴 수는 없지만 지위는 절대 평범하지 않다. "그럼 쇼핑 좀 하고 피곤할 때 밥 먹으러 가요." 선우정아가 말했다. 김예훈은 시계를 보고 쓴웃음을 지었다. "아가씨, 벌써 6시예요. 쇼핑을 해도 좋지만 우리 한 시간으로 한정해도 되죠? 오늘 내 아내가 마침내 나와 말을 했어요. 아기씨와 식사를 끝내고 나는 일찍 들어가서 아내와 같이 있어야 해요!" "부부 사이가 좋은가 봐요! 좋겠어요." 선우정아는 약간 착잡한 눈빛으로 살짝 웃었다. 쇼핑몰에 도착한 두 사람은 거리를 걸었지만, 마치 커플처럼 느껴져 많은 사람들을 뒤돌아보게 했다. 선우정아는 명품 브랜드들이 모여 있는 곳으로 쇼핑을 가는 대신, 일반 브랜드 매장으로 들어갔다. 이곳에서 파는 것은 모두 평범한 옷, 신발, 모자, 액세서리들이다. 선우정아는 다른 것에는 관심이 없지만, 작은 액세서리를 볼 때는 계속 고르고 골랐다. 김예훈은 그녀가 한참을 고르는 것을 보고 고개를 가로저으며 그녀를 데리고 다른 거리로 향했다. "이쪽으로 와서 봐요."선우정아는 이쪽 다이아몬드 매장이 모여 있는 것을 보고 무의식적으로 말했다. "김예훈, 내가 그렇게 많은
선우정아는 한동안 이 두 사람을 알아보지 못하고 한참이 지나서야 고개를 끄덕였다. “너희들이구나, 졸업하고 나서 본 적이 없는데, 이렇게 남해시에서 다 만나다니.”높은 하이힐을 신은 양단아가 웃으면서 걸어왔다, 그녀는 선우정아를 위아래로 훑어보며 입을 열었다. “그러게 말이야! 이런 우연이 다 있네!”대학교 때, 양단아의 남편은 선우정아를 쫓아다녔었다, 그래서 지금 선우정아를 보니 적대심으로 가득 찼다.김예훈을 한번 훑어보더니 양단아 웃으면서 말했다. “선우정아, 듣자 하니 선우 가문에 가업을 이어받을 능력 있는 젊은 사내가 없어서 데릴사위를 찾는다고 하던데.”“이 사람이 설마 네가 찾은 데릴사위야?”“대학교 때, 너 따라다니던 사람 많았잖아, 뭐 하러 굳이 이렇게 가난한 사람을 찾아?”“하긴 돈이 없으니까 데릴사위를 하는 거지, 정상적인 사람이라면 누가 그 짓을 하겠어?”“사는 게 힘드니까 청춘으로 밥 빌어먹고 사는 거겠지?”양단아는 득의양양한 표정으로 끊임없이 조롱했다.옆에 있던 김예훈은 미간을 살짝 찌푸렸다.두 사람이 선우정아의 동창이라고 해서 사이가 괜찮은 줄 알았는데, 대화가 심상치 않았다.바로 이때, 여민수가 걸어 나와 웃으면서 말했다. “선우정아, 얼마 전에 선우 어르신을 뵌 적이 있어, 그때는 데릴사위에 관한 얘기가 없었는데, 설마 네가 이 허름한 곳에 온 이유가 가난한 데릴사위를 찾기 위해서였단 말이야?”딱 봐도, 여민수의 출생은 범상치 않았다, 그렇지 않은 한 선우정아한테 이런 태도로 말할 수 없을 것이다.김예훈은 잠시 생각에 빠졌다, 경기도에 유명한 여씨 가문은 없는데 말이다, 서울 쪽에 아주 유명한 여씨 가문이 있긴 한데, 이 여민수가 그 여씨 가문의 사람이란 말인가?근데 서울에 사는 사람이, 경기도에는 웬일인가?바로 이때, 옆에 있던 종업원이 참지 못하고 웃음을 터뜨렸다, 경멸의 눈빛으로 김예훈을 위아래로 훑어보았다.키도 크고 인물도 훤한 이 젊은이가 여자 덕을 보고 사는 데릴사위라니?선우정아는 아무 말도
"헉-"주얼리 샵의 점원들이 지금 이 순간 깜짝 놀랐다.이건 플래티늄 카드다!비록 전설 속의 블랙 카드와는 비교할 수 없지만, 이것 또한 신분과 지위를 상징한다, 플래티늄 카드를 가질 수 있는 사람은 자산이 최소한 수십억은 되어야 한다.이 카드를 소유한 사람은 남해시 전체에서 아마 백명이 넘지 않을 것이다.잠시 충격을 받던 점원이 몸을 낮추며 말했다. "손님, 이 플래티늄 카드가 있으시면 '그린 판타스틱'을 손님께 팔 수 있습니다."낮은 목소리로 말했지만 이 순간 주위에서 보석을 보고 있던 사람들이 몰려왔다, '그린 판타스틱', 이런 한정판을 전시한 지 며칠도 되지 않아 바로 판매되다니?이 말을 듣고 여민수는 득의양양한 얼굴로 선우정아를 한번 보고는 미소를 지었다. "선우정아, 남자를 선택할 때는 안목이 있어야 하는 거야, 누구나 선뜻 목걸이를 사줄 능력이 되는 건 아니니까."양단아가 여민수의 팔을 껴안고 다정하게 말했다. "여보, 고마워, 내가 이 세상에서 제일 행복한 여자인 것 같아.""물건 포장해주세요." 여민수가 웃으며 말하는데, 처음부터 끝까지 김예훈을 거들떠보지도 않았다.차가운 성격인 선우정아도 이 순간 미간을 살짝 찌푸렸다.여민수 이 인간, 물건을 사면 물건만 살 것이지, 감히 누구를 조롱해? 누구를 엿먹이는 거야?"잠깐." 바로 이때, 김예훈이 앞으로 걸어 나가서 차갑게 입을 열었다.이때, 장내의 모든 시선이 김예훈한테로 떨어졌다, 보기만 해도 궁상맞은 녀석이 무엇을 하려는 건지?"모든 일에는 선착순이라는 게 있는 거죠? 이 물건 내가 먼저 본 겁니다, 내가 살지 말지 결정하기 전에 다른 사람한테 파는 건 좀 아니지 않나요?" 김예훈이 말했다.이 말을 꺼내자 현장에 있던 사람들은 모두 어리둥절했다.하하하, 진짜 웃기는 상황이네, 가난한 놈이 어디서 선착순을 따지는 거야?점원은 미소를 짓고 있지만 조롱하는 눈빛으로 김예훈을 쳐다보았다. "손님, 방금 저희가 한 말 못 들으셨나요? '그린 판타스틱'을 구매할 수 있는 분
양단아가 차갑게 웃으며 말했다. "선우정아, 대학교 때 네가 그랬잖아? 넌 꼭 백마 탄 왕자를 만날 거라고.""결국은? 지금 뻔뻔하게 네 돈 쓰는 남자를 데리고 쇼핑하러 나오고 싶어?”선우정아는 차가운 표정으로 양단아를 한참 보더니 고개를 가로저었다. "예훈씨, 이런 사람들 때문에 데이트 분위기 깨지 말고 우리 가요, 사지 말아요."김예훈은 고개를 끄덕였다, 오늘은 선우정아를 송별하기 위해 만들어진 자리이다, 일을 더 크게 만들 필요가 없을 것 같아 그는 그 자리를 뜨려고 했다.이때, 여민수가 갑자기 피식 웃었다. "설마 그 블랙 카드가 가짜는 아니겠죠?""듣자 하니 인터넷에서 2만 원 정도면 가짜 블랙 카드를 구입할 수 있다던데, 진짜와 거의 비슷할 정도라군요. 내가 오늘 운이 좋아서 그런 걸 구경한 건 아니겠죠?"김예훈은 자신의 카드를 챙기며 여민수를 힐끗 보았다. "카드가 가짜라고 해도 당신과 무슨 상관입니까?""난 단지 그런 사람이 아주 꼴불견이라서요, 돈도 없으면서 가짜 카드로 잘난 척하는 사람 말입니다." 여민수는 탄식하는 표정을 지었다, "선우정아가 눈이 멀었나 봅니다, 당신 같은 사람을 마음에 들어 하다니."여민수는 아직까지 선우정아를 마음에 두고 있었다, 성우정아가 자기보다 백배, 천배 부족한 남자를 만나고 있는 것을 보니 마음속으로 구역질이 났다."당신의 카드는 진짜인 것처럼 말을 하네요, 능력 있으면 카드 긁고 내 앞에서 잘난 척해봐요." 김예훈이 담담하게 말했다.여민수는 아직 "그린 판타스틱"의 가격을 보지 못했지만 김예훈은 이미 봤다.그 가격이라면, 플래티늄 카드를 가진 사람이 쉽게 내놓을 수 있는 가격이 아니었다."그렇게 보고 싶다면 오늘 밤 보여줄게요." 여민수가 하찮은 표정을 지었다, 그러고는 점원을 향해 무심하게 말했다 ,"계산해요.""손님, 이 '그린 판타스틱'은 가격이 좀 비쌉니다, 가격은..." 점원이 좋은 마음으로 귀띔해줬다."내가 가짜 카드를 쓰는 사람 같아요? 계산하라고 하면 계산해요, 무슨 잔
추하린이 입을 가리면서 웃었다.경찰에 신고하는 거에 그치지 않고 이 일이 세상에 알려진 이상 공평하게 처리해야만 했다.뚜벅뚜벅.두 사람이 대화를 마쳤을 때, 제복을 입은 한 경찰이 걸어들어왔다.짧은 머리에 혼혈인으로 보이는 그녀는 높은 콧대에 움푹 파인 두 눈을 하고 있어 이국적인 느낌을 가져다주었다.그리고 그녀의 가슴에 있는 명찰에는 동하임이라는 이름이 적혀있었다.그녀는 김예훈을 한참동안 쳐다보고는 추하린을 힐끔 보면서 냉랭하게 말했다.“추하린 씨, 이 사람 보석으로 풀려났어요. 그런데 보름 동안은 진주를 벗어나지 못하며 언제든 저희 연락을 기다리셔야 해요.”추하린이 피식 웃으면서 말했다.“동하임 씨, 걱정하지 마세요. 김 도련님은 피해자예요. 누구를 죄인으로 몰아갈지는 모르겠지만 최대한 잘 협조할 거예요. 저희한테는 인증이면 인증, 물증이면 물증, 없는 것이 없어요.”이 말에 동하임은 콧방귀를 뀌었다.김예훈에 대해 불만이 많은지 냉랭하게 쳐다보면서 자료 하나를 던져주었다.“여기에 사인하고 당장 꺼져요.”펜을 든 김예훈은 급히 사인하지 않고 흥미진진한 표정으로 동하림을 쳐다보았다.“저희 처음 본 사이인 것 같은데 제가 뭐 잘못한거라도 있을까요?”동하임은 콧방귀만 뀔 뿐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그런데 이때 추하린이 말했다.“김 도련님께서는 잘못한 거 없어요. 그런데 진주 1인자인 동하임 씨 아버님을 건드린 건 맞죠.”의미심장한 표정을 하고 있던 김예훈은 그제야 동하임이 왜 자신에 대해 불만이 많은지 알 수 있었다.어제저녁 한번도 만나보지 못한 진주 1인자를 궁지로 몰고 갔으니 말이다.표정이 차갑기만 만 동하임은 사실 감정을 잘 숨기고 있었다.김예훈이 펜을 만지작거리면서 말했다.“동하임 씨, 제가 보석되었다면 다른 사람들은 어떻게 되었는지 말씀해 주실 수 있을까요?”동하임이 김예훈을 냉랭하게 쳐다보면서 나지막하게 말했다.“김현민 씨 일행이 모든 일을 도모한 사실은 증거 부족으로 전부 석방되었어요. 야마구치파는 죄가 극악
10분 뒤, 전신 무장한 경찰들이 닥쳐와 현장에 있던 사람들을 체포했다.그리고 뒤이어 도착한 열몇 명의 기자들도 피비린내를 맡고 깜짝 놀라고 말았다.오늘, 이 거대한 사건은 진주·밀양 안동 김씨 가문, 홍성파와 일본 야마구치파가 연루된 사건이었다.어느 한쪽만 있었다고 해도 뉴스 메인을 차지했을 텐데 대단한 사람들이 모여있는 자리에서 진주 경찰은 공과 사를 구분하면서 공평 공정하게 사건을 처리할 수밖에 없었다.아무리 진주·밀양에서 신분 높은 김현민이라고 해도 도망칠 수 없이 똑같이 조사받아야 했다.기자들이 지켜보고 있는데 진주 경찰들은 속으로 무슨 생각을 하고 있다고 해도 절대적으로 공정해야 했다.그렇게 100명 가까이 되는 사람들이 구룡성 경찰서에 잡혀가고 말았다.경찰은 중상을 입거나 목숨을 잃은 사람을 포함해서 하나도 빠짐없이 조사를 진행했다.김예훈도 구룡성 경찰서에 잡혀가긴 했지만 내내 평정심을 유지하고 있었다.이번에 일부러 김현민에게 골탕을 먹이려고 작정한 것이다.안동 김씨 가문이 진주·밀양에서 어느정도로 대단한지, 그리고 이곳에 법이라는 것이 존재하는지 확인하고 싶었다.두번째 날 아침, 추하린이 그럴싸한 브런치를 들고 취조실로 들어왔다.추하린은 김예훈에게 브런치를 건네고는 피식 웃으면서 말했다.“김 도련님, 어젯밤 그 전화 한 통으로 얼마나 큰 파장을 일으켰는지 알아요? 안동 김씨 가문 큰 어르신께서 화가 난 나머지 진주 1인자인 동태원에게 전화해서 왜 김현민을 구속했냐고 따졌대요.”김예훈이 브런치를 즐기면서 담담하게 말했다.“그래서 겁이 났대요?”“얼마나 많은 기자가 지켜보고 있는데 겁이 날 새나 있었겠어요? 계속해서 진주 1인자를 해야 하는데 말이죠.”추하린이 피식 웃었다.“그저 법대로 진행하는 거라고 답장했대요. 그리고 온밤 구룡성 경찰서를 포위한 홍성파 사람들은 자기 사람을 풀어달라고 하면서 김 도련님을 처리하라고 했대요. 그런데 증거가 있어서 어쩔 수 없었지만요. 야마구치파가 허유주 씨한테 약을 탄 것만 해도 충
“이런 제기랄!”“지금 김현민 도련님한테 무슨 말버릇이야. 죽고 싶어?”김현민 뒤에 서 있던 남녀들이 김예훈을 차갑게 째려보고 있었다.비록 김예훈이 어마어마한 실력으로 라이언 킹을 뺨 한 대로 죽여버리긴 했지만, 진주·밀양에서 내로라하는 상류 인사들한테는 그저 싸움만 잘하는 사람으로 보였다.김예훈이 아무리 대단하다고 해도 이들의 힘, 배경과 권력 앞에서는 아무것도 아니었다.지금은 예전처럼 혼자서 여기저기 쑤시고 다니는 시대가 아니었다.대단한 실력을 갖추고 있다고 해도 그저 대단한 것뿐이었다.김현민은 뒤에 서 있는 사람들의 감정을 억누르면서 의미심장한 표정으로 김예훈을 쳐다보았다.“저까지 건드리게요?”김예훈이 피식 웃었다.“수장님도 참. 제가 언제 수장님을 건드리겠다고 했나요? 곧 9대 국방부 총사령관이 될 정의로운 분을 제가 왜 건드리겠어요.”9대 국방부 총사령관을 언급할 때 김예훈의 표정은 흥미진진하기만 했다.김현민이 이 타이틀을 이용해서 과연 거들먹거릴지 보고 싶었다.김현민 역시 의미심장한 표정으로 김예훈을 쳐다보았다.“그저 소문일 뿐이에요.”“그래요?”김예훈의 표정은 차갑기만 했다.김현민은 9대 국방부의 총사령관인 것을 인정하지는 않았지만 부인하지도 않았다.이 기세를 빌어 진주·밀양 안동 김씨 가문의 수장 자리를 굳히고 싶은 모양이었다.이대로라면 곧 진주·밀양 안동 김씨 가문의 새로운 수장이 될지도 몰랐다.아니라면 9대 국방부 총사령관이라는 타이틀을 이용하지도 않았을 것이다.이순간 김예훈은 김현민에 대해 다시 보게 되었다.목적을 이루기 위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 그런 사람으로 말이다.김현민은 한참동안 김예훈을 쳐다보다 아무 말 없이 뒤돌아 이곳을 떠나려고 했다.그런데 김예훈이 앞으로 나서서 그의 앞길을 막았다.“김예훈 도련님께서 따로 하실 말씀이 있나요?”김현민은 김예훈의 행동이 이해되지 않는지 미간을 찌푸리고 말았다.이런 순간에 김예훈이 자신한테 무슨 짓을 할 거로 생각하지 않았다.아무리 실력이 대
현장은 쥐 죽은 듯 조용해졌다.모든 사람은 눈앞에 펼쳐진 광경이 믿어지지 않는지 정신마저 해이해지는 느낌이었다.믿기지 않을 정도로 현실적이지 않았기 때문이다.그 누구도 기세가 하늘을 찌르던 라이언 킹이 결국 뺨 한 대로 김예훈의 손에 죽을 줄 몰랐다.평범한 사람도 아니고 진주·밀양을 종횡무진하는 홍성파의 고수가 이렇게 치욕스럽게 죽어버렸으니 말이다.김예훈은 뺨 한 대로 라이언 킹을 죽여버린 것도 모자라 홍성파의 체면마저 짓밟아버렸다.홍성파 부하들은 복수심에 심장이 들끓는 대신 그저 총을 쥐고 있는 손이 무지 차갑다는 느낌이 들었다.어마어마한 한기가 불어와 온몸이 굳어져 눈 하나 깜빡하지도 못했다.“죽여! 죽여버리라고! 라이언 킹 님을 위해 복수해야지!”잠시 후, 그제야 반응한 진세은이 이성을 잃었는지 소리를 지르기 시작했다.이순간 자기가 인생을 망쳤다는 것을 잘 알고 있었다.사카모토 류이치도 죽고, 라이언 킹도 죽고, 타케이도 살 수 있을지 몰랐기 때문이다.일련의 사건 때문에 진세은은 거대한 대가를 치러야 했다.김예훈이 죽지 않으면 자신이 죽어야만 했다.하지만 아쉽게도 홍성파 부하들은 온몸을 부들부들 떨면서 총구를 김예훈에게 조준하지도 못했다.아까 그 뺨 한 대에 넋을 잃고 말았다.진주·밀양 용전 사람들 역시 김예훈이 이 정도로 대단한 줄 몰랐는지 믿기지 않는 표정을 하고있었다.이순간 그제야 김예훈이 왜 진주·밀양 용전을 접수하게 되었는지, 또 어떻게 김서하를 물리칠 수 있었는지 이해되는 것만 같았다.뺨 한 대로 모든 것이 설명되었다.부들부들 떨고 있는 홍성파 부하들을 보고 있자니 진세은은 절망감에 휩싸이고 말았다.진세은은 총을 빼앗아 김예훈이 있는 곳을 향해 미친듯이 방아쇠를 당겼다.“죽여버릴 거야! 죽여버릴 거라고!”피융! 피융! 피융!총소리가 울려 퍼지고, 총알은 김예훈의 털끝 하나도 건드리지 못하고 모조리 그의 발밑에 떨어지고 말았다.김예훈은 서서히 다가가 진세은의 턱을 잡으면서 피식 웃었다.“봐봐. 총을 가
김예훈 뒤에 서 있던 진주·밀양 용전 사람들도 일그러진 표정으로 총을 꺼내 홍성파 부하들을 겨냥했다.방아쇠를 당기는 순간 열세에 처해있게 된다는 걸 알면서도 말이다.하지만 진퇴양난의 상황에서는 어쩔 수가 없었다.이들 역시 속으로는 김예훈이 너무 거들먹거린다는 생각을 하고있었다.‘홍성파가 용전처럼 도리를 따지고, 룰을 지키는 조직인 줄 아나 봐. 우리 몇 명으로 어떻게 홍성파를 제압하려고 그러는 거지? 말도 안 돼.’투닥투닥.공격을 주고받고 있는 사이, 라이언 킹은 갑자기 표정이 확 변하더니 몸에 지니고 있던 비수 하나를 꺼냈다.라이언 킹은 갑자기 추문성 발밑까지 굴러가 살기가 가득한 눈빛으로 바라보면서 비수를 내밀었다.아무 생각 없는 행동인 것 같았지만 추문성의 요충을 노리고 있었다.파란 불빛을 띠고 있는 비수에 찔리는 순간 추문성은 목숨을 잃을 수도 있었다.비수가 얼마나 날카로운지 피 냄새가 맡아지기도 했다.일반인이 이런 상황을 맞이했다면 피하지도 못하고 무서워서 미쳐버렸을지도 모른다.하지만 이때, 차가운 표정을 하고 있던 추문성이 동반자살을 택하면서 당도를 내리 찔렀다.만약 라이언 킹이 계속 추문성을 죽이는 것을 택한다면 똑같이 추문성의 당도에 의해 두 동강 날 것이 뻔했다.등골이 오싹해진 라이언 킹이 김예훈을 힐끔 쳐다보았을 때, 그는 웃고 있었다.‘아까까지만 해도 이러지 않더니. 김예훈 저놈의 말을 듣고 목숨까지 내놓기로 한거야.’추문성이 동반자살을 택한다고 해도 라이언 킹은 아직 죽고 싶지 않았다.홍성파 고수로서 매일 아무 걱정 없이 크루즈나 들락거리는 사람이 죽고 싶을 리가 없었다.다음 순간, 라이언 킹은 어쩔 수 없이 노리던 부위를 피해 비수로 추문성의 당도를 막았다.쨍!두 사람은 몸이 굳어져 버리더니 동시에 뒤로 튕겨 나갔다.“풉!”바닥에 떨어진 순간, 창백한 얼굴로 피를 토해낸 추문성과는 달리 라이언 킹은 피를 꾹 삼키면서 크게 숨을 내쉬었다.라이언 킹은 추문성 같은 젊은이를 상대로 양쪽 모두 크게 다칠
“어디서 감히!”진주·밀양에서 활개 치면서 다니던 라이언 킹은 얼굴이 어두워지고 말았다.명문가에서도 그녀의 체면을 세워줄 정도였는데 말이다.심지어 홍성파보다도 더 명성이 있었는데 피도 안 마른 놈한테 이런 치욕을 당할 줄 몰랐다.다음 순간, 쓸데없는 말하기 싫은 라이언 킹은 바로 쏜살같이 김예훈 앞으로 날아가면서 그의 멱을 따려고 손을 뻗었다.김예훈은 의미심장하게 쳐다볼 뿐 움직이지도 않았다.라이언 킹의 손이 김예훈에게 닿기도 전에 옆에서 당도가 날아왔다.멈칫한 라이언 킹은 본능적으로 뒤돌아서면서 오른손으로 당도를 막았다.둥!거대한 파동에 사람들의 옷자락과 머리카락마저 흩날렸다.그저 부잣집 도련님인 줄로만 알았던 추문성이 이 정도로 대단할 줄 몰랐는지 사람들은 놀라운 표정을 짓고 말았다.당도 부대는 역시나 장병급 실력자만 양성해 내는 곳이었다.‘부잣집 도련님이 당도 부대에 얼마나 있었길래 이런 실력을 갖추고 있는 거야?’추문성은 뒤로 세 발짝 물러나 당도를 든 채 김예훈 앞을 가로막았다.이때 라이언 킹이 골드 장갑을 마찰시키자 듣기 싫은 소리가 들려왔다.이때 그녀가 김예훈을 쳐다보면서 말했다.“이봐, 장병급 실력자 보디가드를 옆에 두고 있다고 뭐라도 되는 줄 알았어? 내가 이 자기 주제도 파악 못 하는 추씨 가문 도련님을 죽인 뒤에 너를 갈기갈기 찢어버릴 거야.”라이언 킹은 딱 봐도 김예훈이 아무런 실력도 갖추고 있지 않다고 생각하고 있는 모양이었다.김예훈이 추문성을 믿고 이렇게 잘난 척하는 줄 알고 있었다.이때 김예훈이 찻잔을 만지작거리면서 말했다.“두고 보시죠.”라이언 킹은 피식 웃더니 또다시 추문성을 향해 공격해 왔다.홍성파 고수라고 불리는 그녀의 실력을 인정하지 않을수가 없었다.겉으로는 비쩍 마른 미친 할머니처럼 보였지만 공격이 날카롭기만 했다.매번 공격할 때마다 피비린내가 날 정도였으니 말이다.그녀가 추문성의 당도를 맨손으로 막아버리는 바람에 끝내 피를 보고 말았다.비록 중요 부위는 찔리지 않았지만 그래도
차가운 목소리가 갑작스럽게 룸에서 울려 퍼졌다.사람들은 소름 끼치는 느낌에 본능적으로 주위를 살피기 시작했다.나름대로 자기 실력에 자신 있던 사람들도 상대방이 보이지 않아 간담이 서늘해졌다.얼굴을 부여잡고 있던 진세은은 멈칫하고 말았다.“라이언 킹 님, 잘 부탁드리겠습니다. 저희 홍성파를 거들떠보지도 않는 이놈을 죽여주시기를 바랍니다.”라이언 킹이라는 이름을 듣는 순간 진주·밀양 사람들은 심각한 표정으로 한숨을 크게 들이마셨다.라이언 킹은 홍성파 중에서 실력이 가장 강한 사람이었기 때문이다.소문으로는 홍성파가 외래침략을 막으려고 그녀를 해외에서 고가로 모셔 왔다고 했다.그런데 그런 사람이 진세은 옆을 지킬 줄 몰랐다.라이언 킹만 있으면 진세은은 절대적으로 안전했다.소문으로는 라이언 킹이 곧 무신 급 실력자가 될 장병급 실력자라고 했기 때문에 김예훈이 죽을 수밖에 없다고 생각했다.장병급과 장벽급 사이에도 크나큰 차이가 있어 추문성이라고 해도 그를 보호해 줄 수가 없었다.라이언 킹 앞에서는 이제 막 장병급이 된 추문성은 아무것도 아니었다.홍성파에서 숨겨둔 실력자가 그야말로 대단하다는 생각이 들었다.“젊은이, 홍성파와 야마구치파는 너같이 보잘것없는 사람이 건드릴 만한 존재가 아니야. 지금 기회를 줄게. 자기 뺨을 열대 때리고, 타케이 도련님을 살려주면 목숨만은 구제해 줄게. 만약 이 기회를 거절하면 내가 직접 너의 사지를 찢어버릴 거야.”마치 저승사자의 말투처럼 차갑고 음흉하기만 했다.사람들은 그대로 소름이 끼치고 말았다.이때, 누군가 귀신처럼 창문을 통해 들어와 모습을 드러냈다.검은 복장에 드리워진 금발 머리를 한 이는 어마어마한 포스를 풍기고 있었다.길에서 만났다면 폐지 줍는 할머니라고 오해했을 수도 있었다.그녀의 발이 바닥에 닿은 순간, 타일이 아무런 소리 없이 가루로 변해버리고 말았다.이런 어마어마한 포스에 사람들은 한숨을 크게 들이마셨다.이 기세에 눌린 사람들은 바닥에 무릎을 꿇기도 했다. 그야말로 천하무적의 기세에
순식간에 벌어진 일이었다.장병급 실력자인 추문성 앞에서는 아무리 홍성파라고 해도 아무것도 아니었다.진주·밀양 용전 사람들이 움직이기도 전에 모든 것이 끝나버리고 말았다.표정이 확 변한 진세은은 룸을 벗어나고 싶었다.“진세은 씨, 저를 아직 죽이지도 못했는데 이대로 도망치려고요? 너무 예의가 없는거 아니에요? 여기가 오고 싶으면 오고, 가고 싶으면 가도 되는 그런 곳인 줄 알았어요?”김예훈은 일어나 진세은 옆으로 다가가 그녀의 얼굴을 툭툭 쳤다.마법에 걸린 것처럼 온몸이 굳어버린 진세은은 뒤로 물러서고 싶어도 움직일 수가 없었다.“뭘 어쩌려고 이러는 거예요? 어디 제 털끝 하나 건드려 보든가요!”밖에서 달려 들어오려던 홍성파 부하들은 추문성과 진주·밀양 용전 사람들에 의해 제지당하고 말았다.“그게 어려운 줄 알았어요?”김예훈은 검지로 진세은의 턱을 들어 올리더니 뺨을 두 대 때렸다.쨕! 쨕!진세은의 얼굴은 뺨 자국이 나 있는 채로 퉁퉁 부어오르기 시작했다.하지만 그렇다고 해도 태생 미인이라 여전히 예뻤다.“얼굴에 손댔는데 뭐 어쩔 거예요?”어릴때부터 맞아본 적 없는 진세은은 화가 치밀어 올랐다.“김예훈! 죽여버릴 거야!”쨕!김예훈이 또 그녀의 뺨을 때렸다.“나를 죽여버리겠다고? 지금 네 목숨이 내 손에 달려있다는 거 몰라?”쨕!“이 바닥에서 지낸 세월이 얼마인데 이런 상황에서는 용서를 빌어야 한다는 거 몰라? 그런데 감히 날 협박해? 미쳤어?”쨕!“어떻게 일본인을 도와 같은 대한민국 사람을 괴롭힐 수 있어. 넌 치욕스러운 것이 뭔지 몰라?”쨕!“지금이 어느 때인데 아직도 내 앞에서 잘난 척하는 거야. 어디서 나온 용기인 거냐고.”한마디 할 때마다 때린 바람에 진세은은 뺨을 열몇 대씩이나 맞고 말았다. 얼굴이 퉁퉁 부어오른 진세은은 마지막 오만감과 자존심마저 모두 상실했다.퍽!김예훈은 진세은을 발로 걷어차 허유주 앞에 무릎을 꿇렸다.“허유주가 용서할 때까지 무릎 꿇고 있어. 함부로 일어서는 순간 죽은 목숨일 거야
퍽!바닥에 무릎 꿇고만 사카모토 류이치는 시체로 변해 온몸이 굳어버리고 말았다.분명 야마구치파의 장로이자 탑 장병급 실력자인데 어떻게 대한민국의 평범한 젊은이한테 패배할 수 있는지 몰랐다.아무리 이해되지 않고, 믿기 어렵다고 해도 바뀌지 않는 현실이었다.현장이 쥐 죽은 듯이 조용해지고, 사람들은 놀라운 표정으로 당도를 쥐고 있는 추문성을 쳐다보았다.몇몇 일본인들은 꿈인지 생시인지 확인해 보려고 자기 뺨을 때리기도 했다.그렇게 대단한 사카모토 류이치가 대한민국의 젊은이한테 죽임을 당하다니.눈가를 파르르 떨고 있던 무신 급 실력자인 김현민은 바로 추문성이 최근에 고수의 지도를 받았다는 것을 눈치챘다. 그것이 아니라면 이 정도의 실력을 보일 수가 없었다.그러다 시선이 김예훈을 향하게 되었다.‘설마 저 새끼가 추문성을 가르친 건가? 그래서 추씨 가문에서 기꺼이 저 자식을 모시는 건가?’이런 생각에 김현민의 눈빛에는 살기가 더욱 진해졌다.진주·밀양 안동 김씨 가문의 수장 자리가 김현민의 가장 든든한 뒤패였기 때문에 아무도 이 자리를 위협하는 사람이 없어야 했다.김예훈을 죽이진 못해도 그를 철저히 짓밟아 버리고 싶었다.이때 정신을 차린 진세은이 이를 꽉 깨물면서 사악한 미소로 말했다.“우리 홍성파, 야마구치파랑 끝까지 해보시겠다? 그러면 기꺼이 함께해 드리죠.”진세은의 표정은 극도로 어두웠다.사카모토 류이치가 죽고, 타케이도 목숨을 구제할 수 있을지 몰랐기 때문에 그야말로 최악의 상황이었다.야마구치파에 제대로 설명을 내놓기 전에 자기가 모든 죄를 뒤집어쓸지도 몰랐다.그래서 자기 앞날을 위해서든, 홍성파의 체면을 위해서든, 야마구치파한테 밉보이지 않기 위해서는 김예훈을 죽여버려야만 했다.이때 진세은의 명령하게 수십 명의 홍성파 부하들이 살기를 뿜어내면서 다가왔다.“죽여버려!”홍성파 부하들은 한 치의 망설임도 없이 허리춤에서 총을 꺼내 김예훈과 추문성에게 총구를 겨눴다.긴장감의 극치에 도달한 순간, 어느 누가 움직이기라도 한다면 여기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