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설희의 안색이 붉어졌다. 그녀는 소녀도 아닌데 어떻게 결말을 모를 수 있는가? 그녀는 입술을 깨물며 잠시 동안 전혀 말을 하지 못했다. “김예훈, 감히 다시 나를 건드리면, 내가 너를 감옥에 처넣을 거야!” 조운은 벌벌 떨며 일어나 김예훈을 향해 소리쳤다. 사람들이 경멸하는 데릴사위, 장모님을 도와 발 씻는 물을 뜨고 집에서는 화장실 청소를 하는 사람이 감히 자신에게 손을 대다니, 그를 죽이는데 자신은 수백 가지 방법이 있다!하지만…“퍽!”다음 순간, 김예훈은 뺨을 후려갈겼고, 조운의 얼굴에 손바닥 자국이 났다. “네가 감히 나를 때려…” 조운이 화가 치밀어올랐다. 임설희도 어리둥절했다. 김예훈이 데릴사위가 된 후 줄곧 무능하여 정씨 집안에서는 누구나 그를 괴롭힐 수 있다고 들었는데, 오늘 보니 그는 정말 상남자였다…김예훈에게 맞아 얼떨떨해진 조운은 조금 진정된 후에야 침을 뱉고 핸드폰을 꺼내며 김예훈을 무섭게 노려보았다. “너 담이 있으면 오늘 가지 마!”말을 마치자 그는 재빨리 전화를 걸었다. 김예훈은 이 모습을 보고도 서두르지 않고 차에 올라타서 임설희의 밧줄을 다 풀고 차갑게 조운을 바라보았다. “사람을 부르는 거지? 그래, 오늘 여기서 기다릴게. 네가 누구를 불러올 수 있는지 봐야겠어!”한편 임설희는 긴장해서 옷을 정리하면서 낮은 목소리로 김예훈에게 말했다. “김예훈, 빨리 가자. 조운은 최근에 높은 분을 알게 되어 돈을 많이 벌게 된 것 같아. 그 분이 그를 마음에 들어해, 그를 건드리면 넌 끝장일거야.” 임설희는 걱정하면서 가슴이 철렁 내려앉았다. 자신은 아무런 배경도 없는 평범한 직장인이어서 조운 같은 사람의 눈밖에 나면 안 된다. 하지만 김예훈이 더 비참하다, 데릴사위인데다 오늘 자기 때문에 이 일에 엮어들어, 이제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다. “괜찮아, 넌 내 짝꿍인데 내가 너한테 무슨 일이 생기는 걸 지켜볼 수 있겠어? 그리고 이 일은 내가 해결할 수 있어.” 김예훈이 다리를 꼬고 말했다. 네가 해결한다고? 임설
10여 분 지나 검은색 벤츠 S클래스가 멈추더니 흰색 정장을 입은 남자가 천천히 차에서 내렸다. 그리고 그의 뒤에는 두 명의 경호원이 있었는데, 눈빛이 날카롭고 보기만 해도 솜씨가 보통이 아니였다. 백씨 가문의 후계자 백욱은 손용석을 빽으로YE 투자 회사도 건드릴 수 있다. 지난번 정민아 동창회 이후 백씨네가 손용석에게 한바탕 혼쭐이 나서 지금은 원기가 좀 손상됐다. 그런데 부자는 망해도 삼대는 먹고 산다고 백씨네는 요즘 좀 하락세를 보이고 장사에서도 줄줄이 적자를 보고 있지만, 여전히 보통 사람들 보다 앞서있다. 요즘 모든 일이 잘 풀리지 않아 백욱도 마음속에 악을 품고 있었다. 조운의 전화를 받고 자신이 전에 마음에 들었던 임설희가 그에게 묶였다는 소식을 듣고, 그는 신이 나서 왔다. 그 계집애는 아직 남자 친구를 사귀지 못했으니, 오늘 밤 처녀와 하룻밤을 보내 불운을 떨쳐낼 수 있을지도 모른다. 차에서 내리자 백욱은 군소리도 하지 않고 “그 여자는 어디 있어?”라고 직설적으로 말했다. 그러자 조운은 허리 굽히고 공손히 말했다. “백 도련님, 오셨습니까, 절 도와주세요!” 임설희는 얼굴이 백지장처럼 창백해졌다. 망했다, 이 악마가 정말 왔다니, 오늘 밤 끝장이야.이 생각을 하자 임설희는 그냥 죽고 싶었다. 그녀는 유교적인 여자여서 그런 일을 받아들일 수 없었다, 살아서 모욕을 당하느니 차라리 깨끗하게 죽는 게 낫다. 백욱은 조운을 상대하지도 않고, 한 걸음 다가가 눈을 가늘게 뜨고 웃었다. “임설희, 정말 세상이 참 좁기도 하지. 전에 너를 만졌었는데, 감히 나의 뺨을 때리더니, 오늘 네가 내 손에 넘어올 줄이야. 하하하하...” 임설희는 입술을 깨물며 백욱을 쳐다볼 엄두도 내지 못하고 애처롭게 말했다. “김예훈, 빨리 가, 경찰에 신고해…” “그럴 필요 없어.” 김예훈이 담담하게 말했다.그러자 뒤에 있던 조운이 소리쳤다. “너 이놈 빨리 무릎 꿇고 빌어. 백도련님 앞에서 어디서 큰소리야?”“김예훈, 너, 빨리 도망가, 그렇지
김예훈은 좀 어이가 없었다. 이건 또 무슨 심리일까. 조운은 사이코패스인 것 같은데?하지만 그가 더 이상 말을 하기 전에 백욱은 이미 좀 짜증났다.그는 자신의 외투를 벗는 대로 옆에 한 경호원에게 던지고 나서 담담하게 말했다. "저기. 그쪽이 누구든 상관없으니까 당장 꺼져. 분위기 깨지 말고. 아니면 내가 죽여버릴 거야."말하는 동안 그는 뒤에 있는 경호원을 한 번 쳐다보았고, 경호원은 알았다는 표정으로 알록달록한 지폐 뭉치를 꺼내 바닥에 던졌다.백욱은 이런 하등 인간들을 상대하는 경험이 많아 몇 마디 협박하고 돈을 좀 넣어주면 상대방은 무슨말은 해도 되고 무슨 말은 해서는 안 된다는 것을 알고 있다.그는 오늘 밤 즐기러 왔는데,하등한 인간을 혼내줄 마음이 없다.이 광경을 보고 조운은 당황했다. 만약 김예훈이 돈을 가지고 떠난다면, 자신은 게도 가재도 다 놓친 거 아닌가?이때 그는 큰소리로 말했다. "백 도련님, 이 사람 보내면 안 돼요. 이 사람은 임설희가 짝사랑하고 있는 사람이예요. 이 사람 보는 데서 임설희를 망가뜨리면 더 짜릿하지 않을까요?"백욱은 원래 화를 내려고 했지만, 이 말을 듣고 그는 눈을 번쩍 뜨고 말했다. "재밌네. 조운, 생각 밖에 너 뭐 좀 아네…."그러더니 그는 직접 돈다발을 꺼내 바닥에 던지며 담담하게 말했다. "들었지? 그 여자 스스로 거기에 눕게 하고 너는 옆에서 보고 있어…."이 얘기를 듣고 임설희는 절망한 얼굴이었으며 이 악마가 이렇게 끔찍하며 이런 일까지 해낼 줄은 몰랐다.이때 김예훈은 마침내 웃으며 일어서서 차에서 내렸다: "백 도련님, 지난 번에 손용석이 너무 편하게 대했나봐요."귀에 익은 목소리를 듣고 미소를 짓던 백욱의 얼굴이 갑자기 굳어지더니 김예훈의 얼굴을 똑똑히 보는 순간 그의 얼굴은 더욱 볼 수가 없었다.김예훈! 김예훈이라니!백욱의 신분으로 이 데릴 사위를 안중에 둘 리가 있을까?하지만 이전의 일들이 눈앞에 선했다. 정씨 가문을 위해 손용석은 그를 쓰레기처럼 밟았고, 요즘 손용석의 보
정민아가 잠든 것을 보고 김예훈은 더 이상 묻지 않고 물건을 정리하고 서재로 가서 하룻밤을 잤다.다음날 김예훈은 일찍 일어나 막 아침을 준비하려고 할 때, 정민아가 차갑게 말하는 것을 들었다. "오늘부터 우리 집 아침은 당신이 준비하지 않아도 돼."김예훈은 어쩔 수 없이 한숨을 쉬면서 말했다. "여보, 어제 일은 정말 오해예요. 나와 유나는 그냥 친구예요.”정민아는 김예훈을 힐끗 쳐다보았고 그와 싸울 뜻은 없지만 다만 표정이 유난히 차가웠다.그는 원래 두 사람의 관계가 달라져 예전과 같지 않다고 생각했고, 언젠가는 정상적인 부부처럼 될 것이라는 환상까지 떠올렸다.심지어 병원에서의 일도 자기가 오해했다고 생각하고 감사 인사를 하려고 했다.그런데 어젯밤 전화 한 통과 사진 한 장이 벌써 그녀의 모든 환상을 깨뜨릴 줄은 몰랐다.예전에 이혼을 온갖 방법으로 거부했지만, 지금 김예훈을 바라보는 그녀의 눈빛은 냉담하기만 했다.......정민아의 표정을 보고 김예훈은 병원일 뿐인 줄 알았는데 지금 정지용 때문에 일이 좀 귀찮아졌다.김예훈은 처리해야 할 다른 일이 있어서 자세히 생각하지 않고 아침 일찍 화이트골드호텔에 왔다.사장실에서 오정범은 일찍부터 한참 기다렸으며 김예훈이 들어오는 것을 보고 재빨리 일어나 몸을 굽히고 말했다. "도련님, 오셨어요.""일은 어떻게 처리됐어요?"어젯밤 집에 들어가서 김예훈은 바로 오정범에게 전화를 걸었다. 백욱의 행동 스타일은 그를 경계하게 했고, 백씨 가문이 이미 자신에게 완전히 찍혔으니 존재할 필요가 없다."도련님, 어젯밤에 여러 방면에서 조사를 시작했는데, 백씨 가문이 확실히 실력이 좀 있다고 말할 수밖에 없어요. 이류 가문이지만, 손용석 외에 뜻밖에도 그들의 사람도 널려 있어요."오정범은 조용히 말했다."어떻게?" 김예훈이 물었다."그들은 불법 조직에도 아직 사람이 있고요. 비록 모두 체면이 서지 않는 사람들이지만, 그래도 이름이 좀 있는 편이예요. 이런 상황에서 계속 백씨 가문을 공격한다면, 이 보잘것없
나이프의 맞은편 책상 뒤에서 병원 원장은 나이프의 표정을 보며 두려웠지만, 자신이 받은 혜택이 생각나자 아무리 두려워도 이렇게 할 수밖에 없었다.어쨌든 나이프에게 찍힌다면 살 길이라도 있겠지만, 만약 오정범이 시킨 일을 제대로 하지 않으면 마지막에 죽어도 어떻게 죽었는지 모를 수도 있다."당신 여동생이 어떤 상황인지 우리보다 더 잘 아시잖아요. 우리 병원의 여건으로는 수술도 할 수가 없어요. 완쾌하기는 더욱 힘들어요.""오랫동안 우리 병원에서 유일한 독방을 차지하고 병원비도 자주 미루고, 솔직히 저희도 어쩔 수 없어요. 지금 많은 환자 가족들이 의견이 있으니 나가주세요. 남은 병원비는 그대로 넘어갈 게요.”원장은 의미심장한 표정으로 입을 열었다.나이프의 여동생은 시골병원에서 한 달 병원비와 진료비만 해도 몇 백만 원이 넘는데, 나이프가 최근 몇 년 동안 번 돈을 다 여기에 냈다.다만 원장님이 말씀하신 대로 효과가 없었다. 병원에서 좋은 치료 방안을 전혀 내놓지 못하기 때문에 여동생에게 함부로 수술할 수 없었다.이렇게 큰 수술은 남해시 전체에서도 시병원에서만 확실하게 할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나이프는 그렇게 많은 돈을 낼 수 없다."처음에 우리가 입원했을 때, 방법을 생각해서 내 여동생의 병을 고쳐준다고 말했잖아요. 잊었어요?"나이프는 지금 손으로 책상을 내리쳤으며 책상 전체가 떨리기 시작했다.원장님은 놀라서 바지에 오줌을 쌀 뻔했지만, 그래도 이를 악물고 말했다. "보호자 님, 진정하세요…. 제가 이렇게 하는 것도 보호자 님을 위해서에요. 어쨌든 여동생의 상황도 지금 기본적으로 안정되었고, 악화되지 않을 테니까 집에 가면 돈을 좀 절약할 수 있고, 시병원에 가서 치료를 받으면 어쩌면 고칠 수도 있을 거예요!"“누가 내 여동생을 고칠 수 있어요! 말해봐요!" 나이프는 눈앞이 반짝였고, 여동생만 고칠 수 있다면 어떤 대가를 치르더라도 상관없다."시병원의 부원장인 유나 의사요. 그분은 당신 여동생의 병을 치료할 수 있을 거예요. 하지만 수술비가
"나이프, 나랑 같이 일하면 내가 사람을 찾아서 당신 동생의 다리를 고쳐줄 게요."김예훈도 군말 없이 바로 일어나서 오정범을 제지했다.나이프는 김예훈을 못마땅하게 바라보며 말했다. "당신이 그런 얘기를 하면 내가 믿을 것 같아요?"김예훈은 미리 준비한 명함을 꺼내 던지며 담담하게 말했다. "이것은 유나 의사의 명함이예요. 그분에게 전화해봐요. 당신 여동생의 수술과 최고의 병실을 마련해줄 거예요. 병원비는 걱정말아요. 전부 내가 부담할 게요.""당신은 어떻게 해결했어요? 설마 거짓말하는 건 아니죠?"나이프는 믿을 수 없다는 표정이었다. 시 병원의 부원장, 이건 정말 높은 자리에 있는 사람이다. 이런 사람은 수술 한 차례에 2억 원 정도 아니면 본인이 집도를 안 하는데 눈앞의 이 사람이 이렇게 큰 일을 해결할 수 있다고? 이렇게 대단한 능력을 가지고 있다고?중요한 건, 방금 돌아오는 길에 나이프도 사람을 찾아서 물어봤는데, 유나의 의술은 정말 고수준이지만 지금은 부원장이라 일반 사람들은 그녀의 진료를 예약하기 힘들다."내 말을 못 믿겠으면 병원에 가서 수술한 뒤 나를 찾아와요."김예훈도 쓸데없는 소리 하지 않고 돌아서 나갔다.이런 오만한 사람을 상대하려면 몰아붙일 필요가 없으며 적당히 호의를 보여주면 충분하다.나이프는 김예훈의 뒷모습을 노려보다가 그가 마당을 나서려고 할 때 비로소 입을 열었다. "잠깐만요.”말을 마치고 그는 자신의 여동생을 안고 방안으로 들어갔다가 잠시 후 다시 나타나 김예훈을 지켜보며 심호흡을 하고 말했다. "당신은 내가 무엇을 도와주기를 원해요?"김예훈은 담담하게 말했다. "백씨 가문에는 아직 약간의 세력이 남아있어요. 당신이 나를 도와 인수했으면 좋겠어요. 만약 불복하는 사람이 있다면 당신이 나 대신 해결해 줘요. 그리고 이 일이 밖으로 소문이 퍼지지 않았으면 좋겠어요. 백씨 가문도 포함해서 자신의 사람이 없어진 것을 모르게요.”"당신은 나를 윗자리에 오르게 밀어줄려고요? 오정범처럼요?"나이프는 눈썹을 찡그렸으면 이런 일이
여기까지 생각하니 정지용의 안색이 나빠졌다."안돼. 정민아가 원하는대로 가만둘 수 없어. 만약 그녀가 이혼에 성공한다면 나와 경쟁할 기회가 생기는 거잖아! 안돼. 방법을 생각해야겠어!"정지용은 얼굴을 살짝 찌푸렸다."이건 간단하지. 할아버지께 말씀드려서 지금은 YE 투자 회사와 협력하는 중요한 시기인데 우리 정씨 집안에 무슨 일이 생기면 안 된다고, 할아버지께서 이혼을 허락하지 말라고 하면 되는 거 아니야?”정가을은 의기양양하게 입을 열었으며 자신의 아이디어가 훌륭하다고 생각했다."일리가 있어!" 정지용은 한숨을 내쉬었지만, 정가을을 바라보는 눈빛도 경계하는 눈치였다. 보아하니 이 여자도 만만하지 않으며 앞으로 그녀를 조심해야 할 것 같았다.......김예훈은 정씨 집에 돌아와서 정민아를 보지 못하고 오히려 임은숙이 심각한 얼굴로 거실에 앉아 있는 것을 보았지만, 그녀의 입가에는 도저히 참을 수 없는 웃음이 있었다.김예훈이 들어오는 것을 보고 임은숙은 "팍"하고 손에 들고 있던 협의서를 바닥에 던지며 차갑게 말했다: "김예훈, 이혼협의서에 사인해. 오늘부터 너는 더 이상 우리 정씨 집안의 사위가 아니야. 짐 싸고 당장 나가!"지금 이 순간, 임은숙은 웃음을 터뜨리기 직전이었다. 그녀는 마음속으로 3년을 기대했는데 마침내 이 바보를 내보낼 수 있게 되어 정말 꿈에서도 웃으면서 깨어날 것 같았다!앞으로 좋은 사위만 찾으면 집에 누워서 편하게 부와 명예를 누리게 될 것이다.김예훈은 바닥의 이혼협의서를 집어들고 몇 번 들여다보았지만 서명하지 않고 눈썹을 찌푸리고 말했다. "민아는요?"임은숙은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모르지만, 정민아의 방에 처음 들어갔을 때 책상 위에 이혼협의서가 놓여 있는 것을 보았다.지금 그녀에게는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중요하지 않았고 김예훈을 쫓아내고 자기 딸이 드디어 이혼을 준비하는 것이야말로 정말 좋은 일이다.이때 그녀에게 중재인을 하라는 것은 절대 불가능하고 불난 집에 부채질해서 가장 빠르게 김예훈을 쫓아내는 것이 그녀가
휴대폰에 흐릿한 사진이 있었는데, 확실히 그날 밤 김예훈과 유나가 함께 있을 때 몰래 찍은 거였다.김예훈은 어이가 없다는 표정으로 오늘 정지용의 태도를 떠올리며 진실을 알 것 같았으며 정지용이 이 사진을 찍어서 정민아에게 보냈을 것이다."할 말이라도 있어? 사실이 눈앞에 있는데 변명할 필요가 있어?"김예훈이 한참 침묵하고 있는 것을 보고 변명할 기미가 보이지 않자 정민아는 완전히 실망한 기분이 들었다.그녀가 김예훈에게 휴대폰을 보여주는 것은 그에게 설명할 기회를 주려는 것이지만, 김예훈은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여보, 당신이 생각하는 그런 일이 아니야." 김예훈은 한숨을 내쉬며 입을 열었다."그럼 어떤 일인데? 말 좀 해봐.”정민아는 냉담하게 말했다.자신이 유나에게 밥을 사주고, 그녀에게 작은 부탁을 해서 나이프 여동생의 일을 해결했다. 그런데 문제는 이걸 설명하기에는 너무 복잡했다. 여기에는 사회의 어두운 면과 관련되어 있고, 정민아가 전혀 접촉하지 못해봤던 것들이 너무 많다. 만약 그녀가 자신이 조폭들과 관련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된다면 일이 어떻게 될지 모른다."민아야, 아직 말할 수 없지만 나와 유나는 정말 순수한 친구일 뿐 다른 관계는 없어." 김예훈의 설명은 설득력이 부족했다.임은숙은 휴대폰을 낚아챘고 한번 보고 고개를 들었으며 눈빛에 살기가 가득했다. "김예훈, 데릴 사위가 되어 가지고 다른 여자를 데리고 이렇게 비싼 곳에 가서 밥을 먹어! 돈이 어디서 났어? 집에 있는 돈을 훔친 거 아니야!?"김예훈은 어이없어서 말했다. "내가 그럴 필요 있어요? 내가 지금 출근 안 한 것도 아닌데!""김예훈, 지금 그런 말을 하면 우리가 믿을 것 같아? 이 배경은 남해호텔 꼭대기층에 있는 서양식 레스토랑이지? 여기가 동물원인 줄 알아? 아무나 갈 수 있게? 네가 바보라고 우리도 너처럼 바보인 줄 알아?"지금 임은숙은 엄청 좋아하고 있었다. 이번 기회에 김예훈과 정씨 가문의 관계를 완전히 끊어버리고 싶었다. 물론 전제는 김예훈이 그 10억
“이런 제기랄!”“지금 김현민 도련님한테 무슨 말버릇이야. 죽고 싶어?”김현민 뒤에 서 있던 남녀들이 김예훈을 차갑게 째려보고 있었다.비록 김예훈이 어마어마한 실력으로 라이언 킹을 뺨 한 대로 죽여버리긴 했지만, 진주·밀양에서 내로라하는 상류 인사들한테는 그저 싸움만 잘하는 사람으로 보였다.김예훈이 아무리 대단하다고 해도 이들의 힘, 배경과 권력 앞에서는 아무것도 아니었다.지금은 예전처럼 혼자서 여기저기 쑤시고 다니는 시대가 아니었다.대단한 실력을 갖추고 있다고 해도 그저 대단한 것뿐이었다.김현민은 뒤에 서 있는 사람들의 감정을 억누르면서 의미심장한 표정으로 김예훈을 쳐다보았다.“저까지 건드리게요?”김예훈이 피식 웃었다.“수장님도 참. 제가 언제 수장님을 건드리겠다고 했나요? 곧 9대 국방부 총사령관이 될 정의로운 분을 제가 왜 건드리겠어요.”9대 국방부 총사령관을 언급할 때 김예훈의 표정은 흥미진진하기만 했다.김현민이 이 타이틀을 이용해서 과연 거들먹거릴지 보고 싶었다.김현민 역시 의미심장한 표정으로 김예훈을 쳐다보았다.“그저 소문일 뿐이에요.”“그래요?”김예훈의 표정은 차갑기만 했다.김현민은 9대 국방부의 총사령관인 것을 인정하지는 않았지만 부인하지도 않았다.이 기세를 빌어 진주·밀양 안동 김씨 가문의 수장 자리를 굳히고 싶은 모양이었다.이대로라면 곧 진주·밀양 안동 김씨 가문의 새로운 수장이 될지도 몰랐다.아니라면 9대 국방부 총사령관이라는 타이틀을 이용하지도 않았을 것이다.이순간 김예훈은 김현민에 대해 다시 보게 되었다.목적을 이루기 위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 그런 사람으로 말이다.김현민은 한참동안 김예훈을 쳐다보다 아무 말 없이 뒤돌아 이곳을 떠나려고 했다.그런데 김예훈이 앞으로 나서서 그의 앞길을 막았다.“김예훈 도련님께서 따로 하실 말씀이 있나요?”김현민은 김예훈의 행동이 이해되지 않는지 미간을 찌푸리고 말았다.이런 순간에 김예훈이 자신한테 무슨 짓을 할 거로 생각하지 않았다.아무리 실력이 대
현장은 쥐 죽은 듯 조용해졌다.모든 사람은 눈앞에 펼쳐진 광경이 믿어지지 않는지 정신마저 해이해지는 느낌이었다.믿기지 않을 정도로 현실적이지 않았기 때문이다.그 누구도 기세가 하늘을 찌르던 라이언 킹이 결국 뺨 한 대로 김예훈의 손에 죽을 줄 몰랐다.평범한 사람도 아니고 진주·밀양을 종횡무진하는 홍성파의 고수가 이렇게 치욕스럽게 죽어버렸으니 말이다.김예훈은 뺨 한 대로 라이언 킹을 죽여버린 것도 모자라 홍성파의 체면마저 짓밟아버렸다.홍성파 부하들은 복수심에 심장이 들끓는 대신 그저 총을 쥐고 있는 손이 무지 차갑다는 느낌이 들었다.어마어마한 한기가 불어와 온몸이 굳어져 눈 하나 깜빡하지도 못했다.“죽여! 죽여버리라고! 라이언 킹 님을 위해 복수해야지!”잠시 후, 그제야 반응한 진세은이 이성을 잃었는지 소리를 지르기 시작했다.이순간 자기가 인생을 망쳤다는 것을 잘 알고 있었다.사카모토 류이치도 죽고, 라이언 킹도 죽고, 타케이도 살 수 있을지 몰랐기 때문이다.일련의 사건 때문에 진세은은 거대한 대가를 치러야 했다.김예훈이 죽지 않으면 자신이 죽어야만 했다.하지만 아쉽게도 홍성파 부하들은 온몸을 부들부들 떨면서 총구를 김예훈에게 조준하지도 못했다.아까 그 뺨 한 대에 넋을 잃고 말았다.진주·밀양 용전 사람들 역시 김예훈이 이 정도로 대단한 줄 몰랐는지 믿기지 않는 표정을 하고있었다.이순간 그제야 김예훈이 왜 진주·밀양 용전을 접수하게 되었는지, 또 어떻게 김서하를 물리칠 수 있었는지 이해되는 것만 같았다.뺨 한 대로 모든 것이 설명되었다.부들부들 떨고 있는 홍성파 부하들을 보고 있자니 진세은은 절망감에 휩싸이고 말았다.진세은은 총을 빼앗아 김예훈이 있는 곳을 향해 미친듯이 방아쇠를 당겼다.“죽여버릴 거야! 죽여버릴 거라고!”피융! 피융! 피융!총소리가 울려 퍼지고, 총알은 김예훈의 털끝 하나도 건드리지 못하고 모조리 그의 발밑에 떨어지고 말았다.김예훈은 서서히 다가가 진세은의 턱을 잡으면서 피식 웃었다.“봐봐. 총을 가
김예훈 뒤에 서 있던 진주·밀양 용전 사람들도 일그러진 표정으로 총을 꺼내 홍성파 부하들을 겨냥했다.방아쇠를 당기는 순간 열세에 처해있게 된다는 걸 알면서도 말이다.하지만 진퇴양난의 상황에서는 어쩔 수가 없었다.이들 역시 속으로는 김예훈이 너무 거들먹거린다는 생각을 하고있었다.‘홍성파가 용전처럼 도리를 따지고, 룰을 지키는 조직인 줄 아나 봐. 우리 몇 명으로 어떻게 홍성파를 제압하려고 그러는 거지? 말도 안 돼.’투닥투닥.공격을 주고받고 있는 사이, 라이언 킹은 갑자기 표정이 확 변하더니 몸에 지니고 있던 비수 하나를 꺼냈다.라이언 킹은 갑자기 추문성 발밑까지 굴러가 살기가 가득한 눈빛으로 바라보면서 비수를 내밀었다.아무 생각 없는 행동인 것 같았지만 추문성의 요충을 노리고 있었다.파란 불빛을 띠고 있는 비수에 찔리는 순간 추문성은 목숨을 잃을 수도 있었다.비수가 얼마나 날카로운지 피 냄새가 맡아지기도 했다.일반인이 이런 상황을 맞이했다면 피하지도 못하고 무서워서 미쳐버렸을지도 모른다.하지만 이때, 차가운 표정을 하고 있던 추문성이 동반자살을 택하면서 당도를 내리 찔렀다.만약 라이언 킹이 계속 추문성을 죽이는 것을 택한다면 똑같이 추문성의 당도에 의해 두 동강 날 것이 뻔했다.등골이 오싹해진 라이언 킹이 김예훈을 힐끔 쳐다보았을 때, 그는 웃고 있었다.‘아까까지만 해도 이러지 않더니. 김예훈 저놈의 말을 듣고 목숨까지 내놓기로 한거야.’추문성이 동반자살을 택한다고 해도 라이언 킹은 아직 죽고 싶지 않았다.홍성파 고수로서 매일 아무 걱정 없이 크루즈나 들락거리는 사람이 죽고 싶을 리가 없었다.다음 순간, 라이언 킹은 어쩔 수 없이 노리던 부위를 피해 비수로 추문성의 당도를 막았다.쨍!두 사람은 몸이 굳어져 버리더니 동시에 뒤로 튕겨 나갔다.“풉!”바닥에 떨어진 순간, 창백한 얼굴로 피를 토해낸 추문성과는 달리 라이언 킹은 피를 꾹 삼키면서 크게 숨을 내쉬었다.라이언 킹은 추문성 같은 젊은이를 상대로 양쪽 모두 크게 다칠
“어디서 감히!”진주·밀양에서 활개 치면서 다니던 라이언 킹은 얼굴이 어두워지고 말았다.명문가에서도 그녀의 체면을 세워줄 정도였는데 말이다.심지어 홍성파보다도 더 명성이 있었는데 피도 안 마른 놈한테 이런 치욕을 당할 줄 몰랐다.다음 순간, 쓸데없는 말하기 싫은 라이언 킹은 바로 쏜살같이 김예훈 앞으로 날아가면서 그의 멱을 따려고 손을 뻗었다.김예훈은 의미심장하게 쳐다볼 뿐 움직이지도 않았다.라이언 킹의 손이 김예훈에게 닿기도 전에 옆에서 당도가 날아왔다.멈칫한 라이언 킹은 본능적으로 뒤돌아서면서 오른손으로 당도를 막았다.둥!거대한 파동에 사람들의 옷자락과 머리카락마저 흩날렸다.그저 부잣집 도련님인 줄로만 알았던 추문성이 이 정도로 대단할 줄 몰랐는지 사람들은 놀라운 표정을 짓고 말았다.당도 부대는 역시나 장병급 실력자만 양성해 내는 곳이었다.‘부잣집 도련님이 당도 부대에 얼마나 있었길래 이런 실력을 갖추고 있는 거야?’추문성은 뒤로 세 발짝 물러나 당도를 든 채 김예훈 앞을 가로막았다.이때 라이언 킹이 골드 장갑을 마찰시키자 듣기 싫은 소리가 들려왔다.이때 그녀가 김예훈을 쳐다보면서 말했다.“이봐, 장병급 실력자 보디가드를 옆에 두고 있다고 뭐라도 되는 줄 알았어? 내가 이 자기 주제도 파악 못 하는 추씨 가문 도련님을 죽인 뒤에 너를 갈기갈기 찢어버릴 거야.”라이언 킹은 딱 봐도 김예훈이 아무런 실력도 갖추고 있지 않다고 생각하고 있는 모양이었다.김예훈이 추문성을 믿고 이렇게 잘난 척하는 줄 알고 있었다.이때 김예훈이 찻잔을 만지작거리면서 말했다.“두고 보시죠.”라이언 킹은 피식 웃더니 또다시 추문성을 향해 공격해 왔다.홍성파 고수라고 불리는 그녀의 실력을 인정하지 않을수가 없었다.겉으로는 비쩍 마른 미친 할머니처럼 보였지만 공격이 날카롭기만 했다.매번 공격할 때마다 피비린내가 날 정도였으니 말이다.그녀가 추문성의 당도를 맨손으로 막아버리는 바람에 끝내 피를 보고 말았다.비록 중요 부위는 찔리지 않았지만 그래도
차가운 목소리가 갑작스럽게 룸에서 울려 퍼졌다.사람들은 소름 끼치는 느낌에 본능적으로 주위를 살피기 시작했다.나름대로 자기 실력에 자신 있던 사람들도 상대방이 보이지 않아 간담이 서늘해졌다.얼굴을 부여잡고 있던 진세은은 멈칫하고 말았다.“라이언 킹 님, 잘 부탁드리겠습니다. 저희 홍성파를 거들떠보지도 않는 이놈을 죽여주시기를 바랍니다.”라이언 킹이라는 이름을 듣는 순간 진주·밀양 사람들은 심각한 표정으로 한숨을 크게 들이마셨다.라이언 킹은 홍성파 중에서 실력이 가장 강한 사람이었기 때문이다.소문으로는 홍성파가 외래침략을 막으려고 그녀를 해외에서 고가로 모셔 왔다고 했다.그런데 그런 사람이 진세은 옆을 지킬 줄 몰랐다.라이언 킹만 있으면 진세은은 절대적으로 안전했다.소문으로는 라이언 킹이 곧 무신 급 실력자가 될 장병급 실력자라고 했기 때문에 김예훈이 죽을 수밖에 없다고 생각했다.장병급과 장벽급 사이에도 크나큰 차이가 있어 추문성이라고 해도 그를 보호해 줄 수가 없었다.라이언 킹 앞에서는 이제 막 장병급이 된 추문성은 아무것도 아니었다.홍성파에서 숨겨둔 실력자가 그야말로 대단하다는 생각이 들었다.“젊은이, 홍성파와 야마구치파는 너같이 보잘것없는 사람이 건드릴 만한 존재가 아니야. 지금 기회를 줄게. 자기 뺨을 열대 때리고, 타케이 도련님을 살려주면 목숨만은 구제해 줄게. 만약 이 기회를 거절하면 내가 직접 너의 사지를 찢어버릴 거야.”마치 저승사자의 말투처럼 차갑고 음흉하기만 했다.사람들은 그대로 소름이 끼치고 말았다.이때, 누군가 귀신처럼 창문을 통해 들어와 모습을 드러냈다.검은 복장에 드리워진 금발 머리를 한 이는 어마어마한 포스를 풍기고 있었다.길에서 만났다면 폐지 줍는 할머니라고 오해했을 수도 있었다.그녀의 발이 바닥에 닿은 순간, 타일이 아무런 소리 없이 가루로 변해버리고 말았다.이런 어마어마한 포스에 사람들은 한숨을 크게 들이마셨다.이 기세에 눌린 사람들은 바닥에 무릎을 꿇기도 했다. 그야말로 천하무적의 기세에
순식간에 벌어진 일이었다.장병급 실력자인 추문성 앞에서는 아무리 홍성파라고 해도 아무것도 아니었다.진주·밀양 용전 사람들이 움직이기도 전에 모든 것이 끝나버리고 말았다.표정이 확 변한 진세은은 룸을 벗어나고 싶었다.“진세은 씨, 저를 아직 죽이지도 못했는데 이대로 도망치려고요? 너무 예의가 없는거 아니에요? 여기가 오고 싶으면 오고, 가고 싶으면 가도 되는 그런 곳인 줄 알았어요?”김예훈은 일어나 진세은 옆으로 다가가 그녀의 얼굴을 툭툭 쳤다.마법에 걸린 것처럼 온몸이 굳어버린 진세은은 뒤로 물러서고 싶어도 움직일 수가 없었다.“뭘 어쩌려고 이러는 거예요? 어디 제 털끝 하나 건드려 보든가요!”밖에서 달려 들어오려던 홍성파 부하들은 추문성과 진주·밀양 용전 사람들에 의해 제지당하고 말았다.“그게 어려운 줄 알았어요?”김예훈은 검지로 진세은의 턱을 들어 올리더니 뺨을 두 대 때렸다.쨕! 쨕!진세은의 얼굴은 뺨 자국이 나 있는 채로 퉁퉁 부어오르기 시작했다.하지만 그렇다고 해도 태생 미인이라 여전히 예뻤다.“얼굴에 손댔는데 뭐 어쩔 거예요?”어릴때부터 맞아본 적 없는 진세은은 화가 치밀어 올랐다.“김예훈! 죽여버릴 거야!”쨕!김예훈이 또 그녀의 뺨을 때렸다.“나를 죽여버리겠다고? 지금 네 목숨이 내 손에 달려있다는 거 몰라?”쨕!“이 바닥에서 지낸 세월이 얼마인데 이런 상황에서는 용서를 빌어야 한다는 거 몰라? 그런데 감히 날 협박해? 미쳤어?”쨕!“어떻게 일본인을 도와 같은 대한민국 사람을 괴롭힐 수 있어. 넌 치욕스러운 것이 뭔지 몰라?”쨕!“지금이 어느 때인데 아직도 내 앞에서 잘난 척하는 거야. 어디서 나온 용기인 거냐고.”한마디 할 때마다 때린 바람에 진세은은 뺨을 열몇 대씩이나 맞고 말았다. 얼굴이 퉁퉁 부어오른 진세은은 마지막 오만감과 자존심마저 모두 상실했다.퍽!김예훈은 진세은을 발로 걷어차 허유주 앞에 무릎을 꿇렸다.“허유주가 용서할 때까지 무릎 꿇고 있어. 함부로 일어서는 순간 죽은 목숨일 거야
퍽!바닥에 무릎 꿇고만 사카모토 류이치는 시체로 변해 온몸이 굳어버리고 말았다.분명 야마구치파의 장로이자 탑 장병급 실력자인데 어떻게 대한민국의 평범한 젊은이한테 패배할 수 있는지 몰랐다.아무리 이해되지 않고, 믿기 어렵다고 해도 바뀌지 않는 현실이었다.현장이 쥐 죽은 듯이 조용해지고, 사람들은 놀라운 표정으로 당도를 쥐고 있는 추문성을 쳐다보았다.몇몇 일본인들은 꿈인지 생시인지 확인해 보려고 자기 뺨을 때리기도 했다.그렇게 대단한 사카모토 류이치가 대한민국의 젊은이한테 죽임을 당하다니.눈가를 파르르 떨고 있던 무신 급 실력자인 김현민은 바로 추문성이 최근에 고수의 지도를 받았다는 것을 눈치챘다. 그것이 아니라면 이 정도의 실력을 보일 수가 없었다.그러다 시선이 김예훈을 향하게 되었다.‘설마 저 새끼가 추문성을 가르친 건가? 그래서 추씨 가문에서 기꺼이 저 자식을 모시는 건가?’이런 생각에 김현민의 눈빛에는 살기가 더욱 진해졌다.진주·밀양 안동 김씨 가문의 수장 자리가 김현민의 가장 든든한 뒤패였기 때문에 아무도 이 자리를 위협하는 사람이 없어야 했다.김예훈을 죽이진 못해도 그를 철저히 짓밟아 버리고 싶었다.이때 정신을 차린 진세은이 이를 꽉 깨물면서 사악한 미소로 말했다.“우리 홍성파, 야마구치파랑 끝까지 해보시겠다? 그러면 기꺼이 함께해 드리죠.”진세은의 표정은 극도로 어두웠다.사카모토 류이치가 죽고, 타케이도 목숨을 구제할 수 있을지 몰랐기 때문에 그야말로 최악의 상황이었다.야마구치파에 제대로 설명을 내놓기 전에 자기가 모든 죄를 뒤집어쓸지도 몰랐다.그래서 자기 앞날을 위해서든, 홍성파의 체면을 위해서든, 야마구치파한테 밉보이지 않기 위해서는 김예훈을 죽여버려야만 했다.이때 진세은의 명령하게 수십 명의 홍성파 부하들이 살기를 뿜어내면서 다가왔다.“죽여버려!”홍성파 부하들은 한 치의 망설임도 없이 허리춤에서 총을 꺼내 김예훈과 추문성에게 총구를 겨눴다.긴장감의 극치에 도달한 순간, 어느 누가 움직이기라도 한다면 여기가
사카모토 류이치가 누구인가?’일본 야마구치파의 장로이자 탑 장병급 실력자인 그는 곧 무신 급 실력자로 거듭날 사람이었다.그런데 진세은은 추문성이 그저 밀양 추씨 가문의 도련님인 줄로만 알고 있었다.‘그런데 탑 장병급 실력자를 이렇게 쉽게 무너뜨린다고?’다른 사람들이 반응하기도 전에 추문성은 차가운 표정으로 앞으로 다가가 또다시 당도를 휘둘렀다.아무런 기교도 없이 그저 쏜살같이 휘두를 뿐이었다.김예훈의 말대로 살벌한 무술 세계에선 스피드가 생명이었다.사카모토 류이치는 그의 공격을 막아보려고 다시 검을 들었다.쨍그랑!당도와 검이 서로 마주친 순간, 사카모토 류이치는 표정이 확 변하고 말았다.다음 순간, 사카모토 류이치는 타케이가 있는 곳까지 연신 물러서서야 중심을 잡을 수 있었다.사람들이 보는 앞에서 사카모토 류이치는 입에서 피를 뿜어냈다.진세은 등은 믿기지 않는 듯한 표정을 하고 있었다.‘언제부터 이렇게 대단한 실력을 갖추고 있었던 거야?’김현민도 의미심장한 표정으로 추문성을 힐끔 쳐다보게 될 정도였다.그제야 사람들은 김예훈이 왜 허유주 대신 사과를 받아내겠다고 했는지 이해할 수 있었다.추문성 같은 고수가 지켜주고 있어서 그럴만한 용기가 있었다고 생각했다.추문성의 실력에 감탄하고 있던 진세은 일행은 의기양양해하는 김예훈을 가소롭게 쳐다보았다.“이런 제기랄!”대한민국 젊은이한테 패배하자 사카모토 류이치는 체면이 말이 아니었다.이때, 그가 오른손을 휘두르는 순간 수십 자루의 비수가 날아왔다.쨍! 쨍! 쨍!이때 추하린이 손에 쥐고 있던 당도로 모든 비수를 막아냈다.옆에서 구경하고 있던 홍성파 사람들이 반응하기도 전에 이 비수들은 그들의 몸에 박히고 말았다.비명을 지르기도 전에 이들은 하나같이 시커메진 얼굴을 하고 바닥에 쓰러지고 말았다.홍성파 사람들이 순식간에 몇십 명이 쓰러지자, 현장 분위기는 얼어붙고 말았다.고래 싸움에 새우 등 터진 진세은은 표정이 일그러지고 말았다.“이런 제기랄!”자기 공격으로 자기편을 죽여버린
사카모토 류이치가 최선을 다해봐도 아무런 소용이 없었다.타케이가 더이상 거품도 토해내지 않고, 경련을 일으킬 힘도 없는지 호흡이 고르지 않는 것을 보니 더이상 오래 버티지 못할 것만 같았다.진세은은 타케이가 이대로 자기 앞에서 죽어버리면 야마구치파의 심기를 건드릴까 봐 무섭기 그지없었다.진세은은 김예훈이 무섭긴 해도 이를 꽉 깨물면서 말했다.“1분만 줄 테니 타케이 도련님을 당장 살려내요. 아니면 사지를 갈기갈기 찢어버릴 거니까요.”김예훈이 어깨를 으쓱거리면서 말했다.“그래요? 그러면 어떻게 저를 갈기갈기 찢어버릴 건지 한번 지켜볼까요?”딱.이때 김예훈이 또 한 번 손가락을 튕기자, 타케이는 온몸이 굳어버리면서 눈알까지 튀어나와 코와 입에서 피가 흘러내리기 시작했다. 그 참담한 모습은 마치 언제든지 숨을 거둘 것만 같았다.아까까지만 해도 어떻게 해보려던 진세은은 더이상 움직이지도 못했다.바로 이때, 옆에서 지켜보기만 하던 김현민이 갑자기 무언가 생각났는지 말했다.“타케이 도련님은 심장병을 앓고 있어. 거기다 파란색 알약을 드셨으니 자극적인 소리만 내도 심장이 견디지 못하는 거고. 그러니까 손가락을 튕기는 건 파란색 알약을 드신 타케이 도련님한테나 먹히는 기술이라고.”김현민은 그래도 눈앞에 보이는 것에 속아 넘어가지 않고 바로 진실을 밝혔다.그러면서 속으로는 이러한 상황에서 김예훈이 손가락을 튕기는 것만으로 현장을 압도한 것에 감탄하고 있었다.멈칫한 허유주는 다시 아까 있었던 일을 돌이켜보았다. 타케이가 파란색 알약을 먹었을 때 가슴을 움켜쥐고 있었던 것이 생각나 어쩌면 정말로 심장병을 앓고 있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그러다 진세은도 정신 차리고 김현민에 대한 무조건적인 믿음에 다시 안색이 밝아졌다.김예훈이 어떤 생각을 하고 있든 이제는 그를 죽여버릴 자신이 있었다.“세 번째로 손가락을 튕기지 않는 이상 타케이 도련님은 다시 살아날 수 있어. 그런데 세 번째로 손가락을 튕기는 순간 무조건 목숨을 잃게 돼.”김현민의 판단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