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연하지, 내 남편이잖아." 정민아가 당연하다는 표정을 지었다."근데 예전에는 데리고 안 갔잖아?" 안지희가 호기심이 가득해 물었다."신경 쓰지 마, 능력 있으면 너도 남자친구를 데리고 오던가?'안지희가 "쳇"하고 콧방귀를 끼며 불만 가득한 표정을 지었다:"민아야, 내가 뭐라 하는 게 아니라, 김예훈 저 찌질한 놈을 데리고 가면 너만 창피할 거야, 어떤 애들은 그걸 보면 기뻐하겠지.""누구?" 정민아가 멍한 표정을 지었다.“주영 말이야! 잊었어? 대학교 때 주영이 좋아했던 남자들은 하나같이 널 좋아했잖아, 고백만 하면 차였으니 널 죽이고 싶을 심정이었을 거야.""듣기로는 최근 몇 년 동안 해외에서 잘 나간대, 성형도 해서 엄청 예뻐졌다고 들었어, 이번에 동창회 때문에 귀국했다고 하던데 너 때문에 참석하는 거겠지! 민아야, 제발 생각 좀 하고 살아." 안지희가 걱정된다는 듯 입을 열었다."주영 말이야, 운이 정말 좋은 것 같아, 듣기로는 온라인에서 가짜 사진으로 재벌 2세와 연애했다고 하던데, 그 남자가 매일 주영한테 돈을 준다고 들었어, 반년은 훌쩍 넘게 줬다고 들었어.""그러다가, 두 사람이 만나기 전에, 주영이 과감하게 그 돈으로 성형했대, 남편 되는 사람이 걔한테 흠뻑 빠지게 되었나 봐, 지금 잘살고 있대, 단체방에서 맨날 명품 가방 자랑질, 별장, 스포츠카 자랑질이야."조이영도 한숨을 쉬었다, 주영을 좋아하지도 않고 성형한 얼굴도 마음에 들지 않지만 주영은 지금 성공적인 삶을 살고 있다. 보통 사람들은 전혀 상상할 수 없는 그런 삶을 말이다."결혼했어?" 정민아는 의아한 표정을 지었다, 그녀는 이런데 전혀 관심 없다."결혼했어, 우리 셋도 초대했는데 우리가 참석하지 않았어, 잊었어?" 안지희가 말했다."하아..." 안지희가 또 한숨을 쉬더니 다시 한번 김예훈을 위아래로 훑어보고 말했다, "찌질한 김예훈, 네가 만약 남자라면 민아를 따라 동창회에 가지 않는 게 좋을 거야. 민아가 너때문에 매번 동창들한테 조롱당하고 있어, 하아...
"이건 너희 오빠가 준 거야." 김예훈이 무심하게 입을 열었다."명수 오빠? 그럴 리가? 이 차는 최소한 3억 5천은 넘는 차야, 근데 너한테 줬다고?" 안지희가 경멸의 표정을 지었다, 김예훈 이 자식은 너무 잘난 척한다, 어디서 빌려온 차를 가지고 선물을 받았다고 하니 창피하지도 않은지?동창회에 갈 때 고급 차 한 대를 빌려 잘난 척하는 건 흔한 일이다, 하지만 이 인간, 거짓말도 좀 그럴싸하게 해야지? 이런 초라한 옷차림으로 포르쉐를 몰고 가면 자기 차라는 걸 어느 누가 믿겠는가?김예훈은 운전하면서 설명하기 귀찮아 사실대로 말했을 뿐이다, 근데 정말 믿는 사람이 아무도 없었다.포르쉐는 교외의 온천 리조트를 향해 빠르게 달려갔다.이 온천 리조트는 남해시에서 꽤 유명한 곳이었다, 피로를 풀고 피부를 가꾸고 미용에도 도움이 된다고 하여 평소에 이곳에 와서 방을 예약하는 사람이 엄청 많다. 이곳에서 온천을 즐기는 건 말할 것도 없고 식사를 하는 것도 예약해야 해서 일반인들은 거의 예약이 안 되는 상황이다."안지희, 이 온전 리조트의 VIP 레스토랑은 반년 전부터 예약해야 한다고 들었어, 도대체 누가 이렇게 대단해서 동창회를 이곳에서 하기로 한 거야?" 정민아가 호기심 어린 표정으로 입을 열었다.안지희가 콧방귀를 끼며 말했다:"주영의 남편, 듣기로는 주영의 남편 집안이 이곳에 지분이 있다고 하던데, 대표가 남편의 외삼촌이라고 했어."정민아가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 주영의 남편이 이렇게 능력 있는 사람이었다니, 이 온천 리조트의 지분도 갖고 있으니 잘사는 집안인 게 분명하다."온천 리조트의 대표가 백욱 아니야? 남해시 백씨 가문의 사람, 리조트는 백씨 가문의 사업인 거지." 김예훈이 담담하게 말했다."어머, 백씨 가문의 사업이라는 것도 알아? 그럼 백욱이 어떤 사람인 줄은 알고 있어? 백씨 가문의 후계자야, 듣기로는 능력도 있고 사람 됨됨이도 괜찮대, 중요한 건 서른이 넘었는데 아직 미혼이라는 거야, 진정한 골드 미스터지!" 조이영이 기대의 눈빛으
“우와! 포르쉐다!”어떤 동창이 놀란 표정으로 입을 열었다. 포르쉐라는 브랜드가 페라리만큼은 아니지만 인지도가 더 높고 많은 사람들이 포르쉐와 페라리를 같은 클래스로 인식한다. 그러자 주영이 대뜸 화를 냈다. “중고차일 뿐이야. 2억 원 정도일 걸. 우리 집 10억 원짜리 페라리와 비기지 못해!” “뭐? 그렇게 많은 차이가 나?”“주영아, 남편이 큰 부자구나?”친구들이 더 부러워했다. 정말 대비가 있어야 차이가 난다. 포르쉐는 이미 좋은 차이지만 페라리 앞에서는 정말 아무것도 아니다. 주영은 사람들의 시선이 다시 자신에게 쏠리는 것을 보고 대수롭지 않게 말했다. “사실, 남편도 당신들이 말한 것만큼 훌륭하지 않아. 그가 나를 쫓아다녔을 때, 난 반년 넘게 그를 보지 않았고 꽤 오랫동안 고민했어. 만약 그가 마지막으로 이 다이아몬드 반지를 주지 않았다면 나는 그와 결혼하지 않았을 거야.” 말을 마치고 주영은 일부러 왼손을 치켜들자 커다란 반지가 약지에 햇빛을 받아 반짝반짝 빛났다. “와! 이 다이아몬드 반지 1캐럿이겠지? 엄청 비싸지 않아?” 한 여동창이 부러운 표정으로 물었다. “2천만 원 정도일걸, 별거 아니야. 올해 결혼기념일에 더 큰 걸로 바꿔달라고 할 거야.” 주영이 웃으며 말했다. “여보, 서프라이즈를 준비했어, 원래는 결혼 기념일에 말하려고 했지만 오늘 친구들이 다 모여 있는 자리에 솔직히 말할게, 나는 이미 너에게 티파니의 새로운 다이아몬드 반지를 하나 주문했어!” 백호는 의기양양했다. “와, 티파니, 명품 브랜드잖아?” “티파니의 다이아몬드 반지는 컷, 휘도, 광택은 다른 브랜드보다 엄청 좋아!”“그리고 많은 톱스타들이 결혼하는데 티파니 반지를 쓰잖아!”동창들은 백호의 말을 들은 후 하나같이 부럽기 짝이 없었다. 주영은 감격스러운 것처럼 백호의 목을 끌어안고 뽀뽀를 했다. “여보, 정말 고마워, 사랑해!”“바보야, 내가 너한테 잘해주지 않으면 누가 너한테 잘해주겠니?”백호가 미소를 지으면서 말했다. 현장에 있던 일부
“여보, 서로 동창인데 그렇게 따질 필요가 있어? 너무 쩨쩨해 보이잖아.” 그때 뒤에 서 있던 백호가 다가와 주영을 끌어안으며 말했다. 동시에 그의 눈빛은 정민아의 몸을 위아래로 훑으며 살짝 놀랐다. 단순히 얼굴과 몸매만 놓고 봐도 주영은 정민아보다 못하다. 가장 중요한 것은 주영의 속된 냄새가 너무 심해서 전혀 기품이 없었다. 하지만 정민아는 외모와 기질 모두 최고다. 유일한 아쉬운 점은 그녀가 뜻밖에도 병신새끼와 결혼하여 방문 데릴사위를 찾았다는 것이다. 정말 아깝다!이때 김예훈은 차를 세워놓고 걸어왔다. 정민아는 미소를 지으며 그의 손을 잡으며 말했다. “이 사람이 바로 내 남편이야. 그의 이름은 다들 알고 있겠지?”김예훈과 정민아의 혼사는 남해시에서 자자했으니, 정민아의 동창들은 당연히 그가 전설의 데릴사위 김예훈이라는 것을 안다. 지금 김예훈을 향한 눈빛은 경멸, 부러움과 질투였다. 설령 병신새끼라고 불린다고 해도 이런 미인과 결혼한다면 진짜 행운한 거야. 현장에 있던 모든 남동창들은 사실 대부분이 정민아를 짝사랑하거나 구애한 적이 있었다. “괜찮게 생겼는데 왜 병신새끼지?”“누가 알겠어? 이런 얼굴을 가진 사람이 태생적으로 기생오라비일 지도 모른다!?”“이 반반한 얼굴이 아깝다!”“그래도 내가 부자라면 이런 잘 생긴 남자를 정인으로 삼는 것도 좋은 것 같아!”사람들의 의론에 김예훈은 무시했다. 그는 그들을 향해 고개를 끄덕이며 인사를 했다. “여러분 안녕하세요?” “당신이 전설의 데릴사위이군요? 정말 데릴사위가 될 만한 능력이 있는 것 같군요.” 백호가 실눈을 뜨고 말했다. 그는 일찌감치 주영으로부터 정민아를 공격하라는 지시를 받았지만, 지금은 그의 자원이다. 김예훈은 백호를 올려다보며 담담하게 말했다. “네 삼촌이 너에게 사람이 겸손해야 한다고 가르친 적이 없었어?”“하하하!” 백호는 폭소를 터뜨렸다. “네가 내 삼촌을 알고 있을 줄이야. 그래, 너 눈치가 좀 있구나. 하지만 우리 삼촌은 우리에게 너무 겸손하지 말라고
정민아도 약간 어리둥절했다. 전에는 백호를 똑바로 보지 않았는데 지금 계속 쳐다보고 싶었다. 원래 정민아는 재능과 용모를 겸비하는 남편을 원했기 때문이다. 조이영은 김예훈을 힐끗 쳐다보며 탄식하는 기색이 역력했다. 민아한테 김예훈을 데려오지 말라고 했는데, 체면이 아니지?이에 주영은 웃음을 지으며 일어나 말했다. “미안. 우리 남편이 어릴 때부터 피아노를 연습했고 꽤 잘 쳐. 방금 피아노를 보고 손이 근질근질해서 친 거야. 절대 자랑하려고 그러는 거 아니야. 신경 쓰지 마.” 주영이 자랑하려고 않는다고 하지만 완전히 티나고 있다. 분명히 그녀는 동창들이 그녀를 칭찬하는 것을 매우 즐기고 있다. “주영, 너 정말 운이 좋아. 이런 훌륭한 남편은 찾기 드물어!”“맞아, 피아노는 유럽에서 귀족의 전유물이야, 네 남편은 그야말로 우리 남해시의 귀족이야!”“돈도 많고 멋있고 또 재주 있는 그런 남자는 더 이상 없을 거야. “...” 여동창은 다 백호의 매력에 반했다. 특히 피아노 연주가 끝난 후 답례허는 것을 보고 더 반했다. 지금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백호를 홀린 표정으로 보고 있는지 모른다. 다 주영을 부러워했다. “자기야, 자랑하지 말라고 했는데도 내 말을 안 들어. 친구들이 우리 잘난척한다고 생각하겠어!”주영은 웃음을 머금고 백호에게 다가가 원망스러운 표정으로 말했다. 하지만 득의양양하는 말투는 감출 수 없었다.“어쩔 수 없어. 피아노를 볼 때마다 손이 근질근질해지니까. 나의 예술의 혼이 불타고 있어.” 백호는 부득이하다는 표정을 지었다. 주영은 내쉬었다가 눈을 돌리고 정민아를 보면서 의미심장한 미소를 지었다. “민아, 네가 미래의 남편이 틀림없이 피아니스트일 거라고 대학 때 말했던 것 같은데 내 말이 맞아?"이 말을 하자 마음이 편치 않았던 정민아는 얼굴이 하얗게 질렸다. 이를 보고 더욱 흥분한 주영은 손뼉을 치고 말했다. “다들 기억하지? 우리 학교 여신이 그때 이런 말을 했는데, 적지 않은 사람들이 걔에게 고백했을 때 모두 그렇
“주영아, 너 정말 뻔뻔하구나. 자랑하고 싶으면 할 것이지 왜 하필 또 민아를 못살게 굴어?” 안지희는 분통을 터뜨렸다. “여긴 동창회지 네가 연기할 곳이 아니야!” “아이구! 왜 그렇게 화를 내? 설마 내가 이런 훌륭한 남편이 있다는 것을 보고 나한테 질투하는 거야?”주영이 빙그레 웃으며 일부러 백호 옆에 기댔다. “너…” 안지희는 화가 나서 몸을 부르르 떨었다. 정민아는 자신의 절친이 자기때문에 괴롭힘을 당하는 것을 보고 참을 수 없어 나섰다. “주영아, 다들 동창끼리 굳이 이런 말을 할 필요가 있어?” 주영은 정민아를 보고 비아냥거렸다. “정민아, 내가 싫어서 개를 내세워 날 물게 한 거 아니야? 그렇다면, 네 남편보고 연주해라고 해. 그가 동요 한 곡만 연주할 수 있다면 내가 했던 말을 취소하고 네 개에게 사과하겠어”고 말했다. “근데, 네 남편이 피아노 칠 줄 알면 이상하지…”“하하하…”사람들이 낄낄 웃는다. 그 말이 맞다. 데릴사위가 어떻게 피아노를 칠 줄 알겠는가? 어릴 때부터 전문적인 훈련을 받지 않은 사람은 잘 연주할 수 없다. “주영아, 너 너무 해!” 정민아는 화가 나서 몸을 부르르 떨었다. 주영이 자기 절친을 개라고 욕보이다니. “왜? 기분 나빠? 기분 나쁘면 네 남편보고 연주하라고 해! 미래의 남편이 꼭 피아니스트라고? 꿈도 꾸지마!” 주영은 비아냥거렸다. “너…” 정민아는 화가 나서 말을 잇지 못했다. 그녀는 무의식적으로 김예훈을 쳐다보았고, 눈빛은 어두웠다. 남편이 어떻게 피아노를 칠 수 알겠는가? 오늘 틀림없이 망신당할 것 같다. 이때 침묵을 지키던 김예훈은 갑자기 웃으며 정민아의 앞을 가로막으며 싸늘하게 말했다. “어디 녹음을 틀어놓고 피아니스트인 척 해?” 원래 백호가 자랑해도 그와 아무 관계도 없지만 지금 이 두 부부가 연합해 정민아를 괴롭히다니 더이상 참을 수 없었다. “데릴사위 주제에 무슨 자격으로 입을 열어! 우리 남편은 어릴 때부터 피아노를 훈련해 증서까지 탔어! 헛소리하지 말어. 그렇지 않으면
동창들이 모두 자기를 도와 말하자 주영은 안심했다, 만약 이 일이 들통나면 매우 창피한 일이었지만 다행히 아무도 이 데릴사위로 믿고 싶어하지 않았다. “야, 와이프 대신 나서려면 네가 무슨 주제인지 알아야지? 데릴사위주제에 네가 함부로 지껄이면 누가 너를 믿을 것 같니? 게다가 3년 동안 장모님께 발 씻겨드리고 화장실도 청소해드리는데, 심지어 와이프의 손도 안 만졌댔지? 사내대장부가 이렇게 찌질하다니, 남자의 체면이 다 구겨지겠어!”주영이 비아냥거렸다. “주영. 우리 와이프와 안지희에게 사과해. 그럼 이번 일은 그냥 넘어가겠어. 어때?” 김예훈은 여전히 무덤덤하게 말했다. 마치 주영의 풍자가 그에게 전혀 영향을 미치지 않은 것 같았다. “정민아, 너 남편 머리 나쁜 거 아니야?” 주영은 얼굴을 찌푸리며 정민아를 바라보며 말했다. “그의 말이 맞아, 네가 안지희에게 사과하면 이 일은 그만이야.” 정민아가 싸늘하게 말했다. “푸하하하…” 주영은 웃음을 터뜨렸다. “안지희한테 사과한다고?내가 네가 키우는 개한테 사과하라고? 그게 말이 돼?”“정민아, 네 남편만 머리가 나쁜 줄 알았는데 너도 만만치 않구나. 그래도 정상이야, 머리 좋은 사람이 어떻게 데릴사위을 찾을 수 있겠어?하하하하!”이때 주영뿐만 아니라 다른 동창들도 웃기 시작했다. 너무 웃기다. 매일 화장실 청소를 하고 발을 씻겨 드리는 데릴사위 주제에 감히 주영한테 그런 말을 해?정말 하룻 강아지 범 무서운 줄 모르네! 자기가 무슨 주젠 줄 몰라? “정민아, 모처럼 동창들이 모인 자리에 너무 창피하게 굴지 마.” “그래, 안 그러면 내년에 또 못 볼 거야!”“네 남편이 피아노를 칠 줄 알면 내가 살아 있는 베토벤이야!”“그래, 남편 보고 주영한테 사과하라고 해야지!”“민아, 이런 남편이 싫으면 일찌감치 이혼 해!”동창들이 조잘거리자 정민아도 안색이 좋지 않았다. 김예훈이 자기를 도와 나서서 매우 기뻐했지만, 억지로 백호가 녹음해서 틀어놓았다고 하니, 이것은 스스로 귀찮은 일을 찾아
김예훈의 손바닥은 계속 피아노 위를 쓰다듬다가 탁하고 피아노를 열더니 연주하기 시작했다. 그냥 대충 한 손으로 피아노를 쳤지만 우아한 선율이 홀에 울려 퍼졌다. 김예훈의 손가락 움직임에 따라 노랫소리가 변했다…거침없는 연주와 즉흥적인 연주에 음악을 잘 아는 사람이 많지 않았지만 김예훈의 연주가 백호의 연주보다 몇 배 더 강한 걸 느낄 수 있었다. 주영은 얼굴이 어두워졌다. 이 일로 백호의 대단함을 보여주려 했지만, 정민아의 남편이 피아노를 칠 줄 아는 것을 몰랐다. 게다가 백호의 거짓말까지 들통이나 개망신을 당했다.연주가 끝나자 모두들 감미로운 음악소리에 빠져 오랫동안 정신을 차리지 못했다. “이 사람이 정말 그 전설 속의 데릴사위인가?” 한 여동창이 의아한 표정으로 물었다. 그녀들은 이전에 김예훈을 비아냥거렸지만, 김예훈의 연주는 그녀들의 남편이 비길 수 없었다. “그럴 리가? 이게 어떻게 그 병신새끼야?” 조이영의 몸이 움찔하며 믿을 수 없다는 표정을 지었다. 안지희도 입을 살짝 벌리며 충격을 받은 표정이었다. 그녀의 이 표정은 마치 오늘 처음 김예훈을 만난 것 같다. 지금 눈앞의 김예훈은 그녀가 생각하는 병신새끼와 완전히 다르다. 그는 여전히 궁상맞지만 기질이 전혀 딴사람 같았다. “저의 연주는 끝났어요…” 김예훈은 담담하게 입을 열어 대수롭지 않게 말했다. 그는 방금 곡을 연주하지 않았다. 그는 마구 친 것인데 이렇게 마음대로 연주하는 것이 오히려 백호의 그 시시한 위장보다 백배천배 더 나았다. 주영은 얼굴이 파랗게 질렸다. 분명히 병신새끼가 이런 재주가 있으리라고는 생각하지 못했을 것이다. 이럴 줄 알았으면 백호에게 이런 일을 시키지 않았을 것이다. 어쨌든 입구에 있는 그 페라리는 모든 사람들의 부러움을 사기에 충분했고, 지금은 오히려 그녀가 약간 물러설 수 없게 되었다. “무슨 대단한 척 해? 너도 스피커를 가지고 있는지 누가 알아?”주영이는 이를 악물고 말했다. “스피커도 가졌다고?” 김예훈은 가볍게 웃었다. “그럼 남편이
체면을 안 준다고?이 말은 질문처럼 들리겠지만 사실 친구 사이의 대화였다.그런데 이 간단한 한마디로 별장 전체가 조용해지고 말았다.장무준과 마리아 등은 순간 표정이 굳어지고 믿을 수 없다는 듯이 김예훈을 멍하니 쳐다보았다.알다시피 강준은 겸손한 사람이긴 해도 항상 거만하고 폭력적인 사람으로 유명했다.그런데 어떻게 여자 등이나 처먹는 사람한테 이 정도로 공손할 수 있겠는가.진주 1인자조차, 홍성파 우두머리조차 그에게는 별로 대접받지 못하는데 말이다.장무준이 장씨 가문의 사람이 아니었다면, 마리아가 영국 제국의 사람이 아니었다면 강준을 만날 자격조차 없었을 것이다.이 순간, 강준은 공손하게 김예훈 앞에 서서 심지어 그를 존경하는 것으로 보였다.추문성과 동하임은 도대체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는 모르지만 충격일 뿐이다.김예훈이 강준을 힐끗 보더니 담담하게 말했다.“강 회장님, 저희 초면이 아닌가요?”“비록 초면이긴 하지만 용문당 당주님이 저번에 진주·밀양을 방문하셨을 때 용문당은 한목소리를 내야 한다고 하셨거든요. 저도 이 말이 맞는다고 생각해서요.”강준의 진지한 표정에 김예훈은 웃을 듯 말 듯 한 표정을 지었다.‘진주·밀양 용전의 일이 끝난 지가 언젠데 내내 오지도 않다가 용문당 집법부대를 건드렸다고 와? 이게 무슨 뜻이지? 집법부대를 압도할 수 있는 능력이 있다고 생각해서 이 타이밍에 온 건가?’웃는 얼굴에 침 뱉지 않는다고, 김예훈은 웃으면서 말했다.“강 회장님 말씀이 맞으세요. 용문당은 한목소리를 내야 하죠. 사실 강 회장님을 연회에 초대하려고 했는데 아직 처리해야 할 일이 있어서요. 양해해 주시기를 바랄게요.”장무준과 마리아는 눈가를 파르르 떨면서 거의 욕이 나올 뻔했다.‘김예훈, 이 뻔뻔한 자식. 감히 강 회장님을 이용하려고 하다니.’방금 강준이 나타났을 때 구세주를 만난 줄 알고 김예훈을 짓밟을 수 있다고 생각했는데 김예훈의 두세 마디에 강준이 총구를 돌릴 줄 몰랐다.강준이 피식 웃으며 말했다.“김 회장님, 진주·밀양은
“전체 진주 상류 인사들이 전부 영국 제국에서 키우던 개라고? 그렇게나 대단해?”김예훈은 엄지손가락을 치켜세웠다.“그러면 개 한 마리 불러와서 나한테 겁줄 수 있는지 지켜보자고. 한 마리로 부족하면 얼마든지 불러와. 내가 무서워할 만한 사람을 불러오는 것이 좋을 거야.”김예훈은 앞으로 다가가 마리아의 뺨을 때려 바닥에 넘어뜨렸다.“이런 사람은 내가 한 달에 열 명은 짓밟아 죽였을 거야. 시간 절약도 할 겸 한 번에 짓밟을 수 있게 전부 다 불러와.”“악!”마리아는 얼굴을 감싼 채 바닥에 널브러져 부들부들 떨고 있었다. 하지만 이런 순간에도 오늘 무조건 김예훈을 죽여버리라 다짐했다.김예훈을 죽이기 전까지 오늘 이 일은 끝나기가 어려웠다.김예훈이 전화를 걸라고 마리아에게 핸드폰을 던졌을 때, 자동차 경적소리가 들려왔다.멀리서 토요타 프라도 열몇 대가 갑자기 동씨 가문 별장 앞에 나란히 나타났다.차 문이 열리고, 수십 명의 도복을 입은 남자들이 심각한 표정으로 차에서 내렸다.상대방이 진주·밀양 용문당 사람인 것을 확인한 순간 추문성과 동하임은 표정이 미세하게 변했다.김예훈 역시 상대방을 알아보고 뒷짐을 쥔채 의미심장한 표정으로 쳐다보았다.이때 고릴라처럼 키 크고 제복을 입은 네모난 얼굴의 노인이 차 뒷좌석에서 내렸다.그는 기운이 넘치고, 걸음걸이가 힘찬 것이 어마어마한 포스를 풍겼다.장무준은 본능적으로 예의를 갖췄다.“강 회장님!”마리아도 상대방을 확인하고 콧방귀를 뀌었다.“김예훈, 넌 이제 끝났어!”표정이 미세하게 변한 동하임은 본능적으로 동태원을 불러오려고 했다.눈앞에 서 있는 이 사람은 바로 진주·밀양 용문당 회장인 강준이었기 때문이다.동하임은 이 사람을 상대로 김예훈이 절대 이길 수 없다고 생각했다.비록 똑같이 용문당 36대 회장이긴 하지만 강준은 진주·밀양에서 오랜 세월을 보냈고, 제자가 거의 8만 명에 달해 세력이 어마어마했다.홍성파, 그리고 남양파조차 그를 쉽게 건드리지 못했다.다만 강준이 평소에 겸손하고 공식
김예훈은 장무준의 앞으로 다가가 그의 얼굴을 툭툭 치더니 손에 들고 있던 차를 그의 머리 위에 쏟았다.“악!”갑작스러운 전개에 장무준은 비명을 지르기 시작했다.바로 이 순간, 그는 온몸을 부들부들 떨기 시작했다.다른 사람이 도리를 따질 때 폭력을 행사하더니, 다른 사람이 폭력을 행사할 때 도리를 따져보자는 이런 사람은 어떻게든 남을 밟고 올라가려고 했고, 또 어떻게든 이익을 챙기려고 했다. 이것이 바로 대부분 부잣집 도련님의 스타일이었다.하지만 장무준은 어느 날 다른 사람에게 짓밟힐 줄은 몰랐다.자신보다 도리를 더 잘 따지고, 주먹도 자기보다 센 사람은 처음이었다.이 순간, 장무준은 마음속에 두려움이 생기기 시작했다.하지만 영국 앞잡이로서 그래도 자존심은 있었다.아무리 영국 사람들에게 존엄이 마음대로 짓밟힌다고 해도 대한민국 사람한테는 절대 모욕당할 수는 없었다.외국인의 개가 될지언정 절대 대한민국 사람의 편을 들어주고 싶지 않았다.“김예훈, 네가 폭력을 행사한 것이 바로 증거야.”장무준은 이를 악물고 머리 위에 있는 찻잎을 가리켰다.“내가 말해주는데, 넌 이제 죽었어!”김예훈이 놀란 표정을 지으며 말했다.“이렇게 죽는다고?”그는 또 장무준의 뺨을 때렸다.쨕!“그럼 이건 뭔데.”쨕!“이건 뭐냐고!”쨕!“왜. 네 뺨을 때렸다고 책임지라고 할 건 아니지?”쨕!“대한민국 사람으로서 어떻게 양심도 없이 외국인 앞잡이가 될 수 있어. 외국인의 개가 되든 말든 나랑 아무런 상관이 없지만 내 앞에서 잘난 척하는 것은 너의 잘못이지.”쨕!“우리 대한민국은 수년간의 노력 끝에 이미 세계 최정상에 섰는데 자랑스러워해야지. 어떻게 부끄러워할 수 있어? 이렇게 불만이 많으면 그냥 이민 신청을 하지 그랬어.”쨕!“몸에서 대한민국의 피가 흐르면서, 이름에 대한민국 성까지 붙였으면 여기서 날뛰지 말고 조상님을 잘 기억해야지. 외국 생활이 그렇게 부러우면 지금 당장 꺼져! 대한민국의 보호가 없이 너 같은 쓰레기가 외국에서 제대로 살아남을
마리아도 반응하면서 냉랭하게 말했다.“난 영국 귀족이야. 네가 내 물건을 훔쳤다고 하면 훔친 거지. 넌 변명할 자격도 없어!”김예훈은 한숨을 내쉬며 냉랭하게 말했다.“그러면 이성적으로 이야기할 준비가 안 된 거네?”“이성적으로 말하라고?”장무준은 여전히 경멸의 표정을 짓고 있었다.“우리랑 이성적으로 말할 자격이 있기나 하고? 우리 마리아가 네가 도둑이라고 하면 도둑인 거지. 오늘 내로 물건을 내놓지 않으면 바로 죽여버릴 거야.”이때 장무준의 손짓 하나에 열몇 명의 보디가드들이 건들거리며 다가오기 시작했다.“그래. 어차피 너희들도 도리를 안 따지겠다는데 나도 따질 필요가 없는거지. 안 그래?”김예훈이 담담하게 말했다.“네까짓 게?”장무준은 가소로운 표정을 짓고 있었다.“왜? 나를 때리기라도 하게? 내 몸에 손대는 순간 너희 온 가족을 죽여버릴 거야.”쨕!김예훈은 아무렇지않게 한 걸음 다가가 장무준의 뺨을 때렸다.“악!”장무준은 비명을 지르며 날아가 처참한 모습으로 대여섯 명의 보디가드를 넘어뜨렸다.하지만 그래도 뭐라도 된다고 다시 일어나 김예훈에게 삿대질하면서 큰소리쳤다.“이런 제기랄! 감히 나를 때려? 너...”쨕!김예훈은 또 손을 들어 장무준의 뺨을 때려 저 멀리 날려 보냈다.이때 옆에 있던 마리아가 분노했다.“이런 제기랄! 감히 우리 자기야를 때려? 넌 이제 죽었어. 국제 사건으로 외국 언론에 폭로해 버릴 거야. 반드시 대가를 치르게 할 거라고.”쨕!김예훈은 마리아의 뺨까지 때려 바닥에 눕히고는 담담하게 말했다.“시끄러워.”“이런 제기랄!”이때 한 무리의 외국 보디가드들이 소리치며 달려왔다.하지만 김예훈은 무심한 표정으로 뺨도 때리고 발로도 차서 한 명씩 날려 보냈다.눈깜짝할 사이, 외국 보디가드들은 하나같이 바닥에 쓰러져 앓는 소리를 냈다.순식간에 아수라장이 되고, 장무준과 마리아는 아무리 사람을 많이 데려와봤자 김예훈 앞에서는 아무런 의미도 없었다.저마다 보잘것없는 상대일 뿐이다.장무준은 저 멀리
“언제부터 추씨 가문에서 장씨 가문의 일에 간섭했다고 그래. 어울린다고 생각해?”분노한 장무준은 거만한 표정으로 추문성에게 삿대질했다.추문성이 발끈하려고 하는 순간, 동하임이 손을 흔들며 진지하게 말했다.“장무준, 다시 한번 말하는데 김예훈 도련님은 너의 물건을 훔친 적 없어. 그리고 총사령관님의 칼은 도련님에게 아무런 의미도 없다고.”“아무런 의미도 없다고?”마리아는 콧방귀를 뀌었다.“1조 원을 들여서까지 나랑 경쟁할 땐 언제고 이제 와서 의미 없다고 하는 거야? 반드시 얻으려는 것 같은데? 그리고 진주에서 나랑 사이가 안 좋은 사람은 김예훈밖에 없다고. 가슴만 컸지, 머리는 텅 빈 너 같은 대한민국 여자는 여기서 헛소리하지 마. 한마디라도 더하는 순간 국제 경찰에 같이 잡힐 줄 알아.”동하임은 화가 나서 미쳐버릴 것만 같았다.그녀는 이 일이 커져서 김예훈이 결국 다시 오륜 사찰과 맞붙게 될까 걱정이었다.그리고 장씨 가문과의 옛정을 생각해서 장무준이 김예훈에게 짓밟히는 모습도 보고싶지 않았다.그런데 진신 어린 충고를 했다가 뺨 맞은 것도 모자라 무차별적으로 모욕까지 당할 줄 몰랐다.동하임은 더 이상 이 일에 신경 쓰고 싶지 않았다.동하임이 말문이 막힌 모습을 보고 마리아는 더욱더 의기양양해하면서 김예훈에게 삿대질했다.“김예훈, 너 그러고도 남자야? 남자구실은 하냐고. 설마 책임감이라곤 없는 사람이었어? 대한민국에 먹칠하지 말고 얼른 내 물건 내놔! 내가 말해주는데, 오늘 내로 물건 내놓지 않으면 내일 바로 국제 경찰이 찾아올 거야. 그때되면 대한민국은 너 때문에 망할 줄 알아.”마리아는 확신에 찬 표정을 짓고 있었다.“국제경찰 앞에서는 예수님이 오셔도 너를 구하지 못해.”김예훈은 차가운 표정으로 담담하게 말했다.“그래. 정말 내가 훔친 거라고 확신한다면 국제 경찰을 불러보든지. 다 같이 천천히 조사해 보자고. 어떻게 조사하든 상관없어. 이 과정에서 내가 훔쳤다는 증거를 찾으면 2조 원을 배상할게. 그리고 이 두 손까지 잘라서 너
별장 앞에는 마리아와 장무준 외로 동하임과 추문성도 있었다.이 두 사람이 나서서 막지 않았다면 살기가 가득한 외국인들이 진작에 동씨 가문을 쳐들어가서 난리 쳤을 것이다.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동씨 가문의 몇몇 경호원들은 얼굴도 얻어맞고, 발에 차여 넘어져 초라하기 그지없었다.“뭐하는 거야.”김예훈이 걸어 나와 무표정으로 말했다.“누가 경호원을 때렸어?”“내가 때렸다. 왜!”양복을 입은 장무준은 씩씩거리면서 김예훈을 노려보고 있었다.“김예훈, 드디어 나타났구나! 어젯밤 낙찰받지 못해 도둑질까지 해? 너 같은 인간은 정말 비겁하고 천박해! 어떻게 자기가 총사령관이라고 말할 수 있는 거지? 칵! 퉤! 너는 인간도 아니야. 너 같은 사람을 볼 때마다 같은 대한민국 사람인 것이 창피해. 정말 얼굴을 들고 다니지 못하겠어. 난 내 피를 모두 뽑아내고 외국인 피로 바꿔버리고 싶어. 그렇게라도 너와의 관계를 끊고 싶다고!”장무준은 이를 갈고 있었다. 그에게는 같은 대한민국 사람인 것이 모욕처럼 느껴지는 것만 같았다.짐승보다도 못한 그는 김예훈을 노려보며 악랄하게 말했다.“김예훈, 당장 총사령관님의 칼을 내놔! 아니면 총으로 쏴버릴 거야. 너를 죽이고 직접 찾으면 되지.”마리아 역시 자존심을 세우며 말했다.“빨리 물건 내놔. 아니면 외교 사건으로 국제 경찰까지 불러올 거야.”“장무준! 마리아! 함부로 말하지 마!”동하임은 눈살을 찌푸리며 진지하게 말했다.“어젯밤 우리는 시즌 호텔을 떠나 바로 동씨 가문으로 왔다고. 너희 물건을 훔친 적 없어. 계속 헛소리할 거면 명예훼손으로 고소해 버릴 거야.”쨕!김예훈의 편을 들어주는 동하임의 모습에 장무준은 화가 나서 그녀의 뺨을 때렸다.“이 년이. 어디서 감히 편을 들어줘. 여긴 네가 말할 곳이 아니야. 아직 동씨 가문에 따지지도 않았는데 어디서 감히 내 앞에서 떠들어! 죽고 싶어?”동하임이 본격적으로 반격하려 했지만 외국인 보디가드가 손목을 꽉 잡는 바람에 고통스러운 표정을 지었다.동하임 얼굴에
동하임은 애정이 어린 목소리로 말했다.“도련님, 가끔은 한발 물러서는 것도 나쁘지 않아요. 감정을 드러내면 결국 자신만 해칠 뿐이라고요. 심지어 오늘 저녁의 일은 오륜 사찰에 사과해야 한다고 봐요. 멀지 않아 곧 다시 저희 체면을 되찾을 수 있는 거잖아요.”김예훈은 그저 웃으면서 쓰디쓴 차를 한 모금 마셨다.띵.바로 이때, 동태원은 핸드폰이 갑자기 심하게 진동하기 시작했다.그는 양해를 부탁드린다며 전화를 받았다.그런데 잠시 후, 표정이 심각해지는 것이다.“장무준과 마리아가 낙찰받은 총사령관님의 칼을 장씨 가문으로 돌아가는 길에 도난당했다고?”김예훈 역시 보복이 이렇게 빨리 찾아올 줄 몰랐는지 놀라운 표정을 지었다. 마리아는 돈을 내자마자 장무준과 함께 경매장을 떠났다.그런데 시즌 호텔을 벗어난 지 1킬로미터도 안 되는 십자 거리에서 갑자기 열 몇 명의 마스크를 쓰고 검은 정장을 입은 남자들이 튀어나올 줄 몰랐다.이들은 마리아와 장무준의 보디가드를 쉽게 제압한 것도 모자라 마리아의 뺨까지 때려서야 멋지게 떠났다.경찰은 신고받고 CCTV를 확인하고 싶었지만 마침 고장 나서 아무것도 확인할 수 없었다.당연히 누가 범인인지 찾을 방법이 없었다.전 재산을 털어 총사령관의 칼을 낙찰받은 마리아는 현장에서 피를 토해내면서 기절한 바람에 응급실까지 긴급 호송되었다고 했다.김예훈은 깨 고소한 기분이긴 해도 과연 누가 진주에서 이런 행동을 하는지 궁금했다.비록 총사령관의 칼이 매우 높은 수집 가치를 가지고 있었지만 이것때문에 영국과 진주 장씨 가문을 건드리는 것은 별로 가치 없는 일이었다.이 일에 별로 신경 쓰고 싶지 않은 김예훈은 약식을 먹은 후에 쉬기로 했다.하지만 동태원은 김예훈이 오륜 사찰을 건드린 관계로 시즌 호텔에 있기에는 안전하지 않다고 생각했다.그래서 그는 설득 끝에 김예훈을 동씨 가문의 별장으로 초대하게 되었다.김예훈은 그의 성의를 거절할 수 없어 바다와 가까운 방에서 휴식하기로 했다.인정할 수밖에 없는 것은 스위트룸보다 훨
“그래요? 선재 스님이랑 만나는 거 아니었어요? 혜선 스님을 마음에 두고 있다고요?”’김예훈은 웃을 듯 말 듯 한 표정을 지었다.“오륜 사찰이 김현민 도련님의 후궁이라도 되는가 보죠.”“쉿. 함부로 말씀하시면 안 돼요.”동태원은 긴장한 표정으로 주위를 살펴보더니 아무도 없는 것을 확인해서야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안동 김씨 가문이 진주·밀양에서 왕이라고 불리고 있지만 경기도에서는 오륜 사찰의 영향력이 어마어마한 거예요. 함부로 무술의 경지라고 불리는 게 아니라고요. 도련님께서는 이번에 혜선 스님뿐만 아니라 오륜 사찰의 명예마저 건드린 거예요. 이것으로 오륜 사찰에서 충분히 도련님을 증오할 만하죠.”동태원은 미간을 찌푸리면서 말했다.“며칠 동안은 가급적이면 외출하지 않는 것이 좋겠어요. 오륜 사찰 측에 도련님을 건드릴 만한 핑계를 주지 말아야죠.”김예훈이 담담하게 말했다.“선재 스님이 허씨 가문에 한 짓거리들을 저한테 들통난 뒤로 저는 이미 오륜 사찰과 원수를 맺게 되었어요. 오늘의 일이 있었든 없었든 어차피 만나게 될 운명이었어요. 그래서 기회가 된다면 오륜 사찰에 본때를 보여주고 싶어요. 오늘은 단지 시작일 뿐이에요.”동태원은 멈칫하더니 고개를 절레절레 저었다.“도련님, 그렇게 충동적으로 행동하시면 안 돼요. 오륜 사찰은 일반적인 재벌가도, 명문가도 아니네요. 그들의 분노를 감당할 만한 사람이 없다고요. 도련님이 진주·밀양에서 닦은 기반으로는 절대 오륜 사찰과 맞설 자격이 없어요.”동태원은 정말로 애정이 어린 충고를 하고 있었다.오륜 사찰이 진주·밀양에서 가진 힘에 비하면 김예훈은 정말 아무것도 아니었다.진주·밀양에 온 지 보름도 안 되었는데 그렇게 큰 장벽을 무너뜨릴 수 없었다.“도련님, 저희 아빠가 없는 얘기를 한 것도 아니에요. 오륜 사찰은 정말 끔찍한 존재라고요.”동하임은 두려운 표정을 지었다.“단순히 무력이나 에너지가 뛰어난 것이 아니라 인맥도 대단하다는 거예요. 가장 중요한 것은 관주님이신 오륜 승려님이 거의 백 세
반 시간 뒤, 김예훈과 동하임은 다시 스위트룸으로 돌아왔다.동하임은 방에 들어올 때 표정이 이상한 것이 할 말이 있어보였다.잠시 후, 노크 소리가 들려오더니 동태원이 모습을 드러냈다. 그런데 그 역시 김예훈을 바라보는 눈빛이 이상한 것이다.김예훈은 동하임을 힐끔 쳐다볼 뿐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오히려 동태원은 박장대소를 짓더니 아무렇지 않게 걸어들어왔다.“김 도련님, 하임이를 탓하지 마세요. 어젯밤 일을 저에게 알리지 않았다고 해도 제 능력으로는 늦어도 내일 아침에는 알았을 거예요. 그러니까 하임이가 도련님을 팔아먹은 것도 아니죠.”김예훈이 피식 웃으며 말했다.“총독님, 무슨 그런 농담을 하세요. 하임 씨가 총독님께 알린 것도 너를 위해서겠죠. 이해하니까 탓할 마음도 없어요.”“그러면 됐어요.”동태원은 차를 따르며 한참 고민 끝에 나지막하게 말했다.“김 도련님, 굳이 돌려서 말하지 않을게요. 도련님이 전설속의 총사령관님인지 아닌지 말씀해 주실 수 있을까요? 제가 마음의 준비라도 하게요. 만약 정말 총사령관님이라면 정말 진주에서 활개 치고 다닐 수 있을 것 같아요.”동태원의 표정을 보고있던 김예훈이 담담하게 말했다.“맞든 아니든 무슨 의미가 있을까요? 그렇게 중요할까요? 맞으면 어떻고, 아니면 어떤데요? 모든 사람이 그 칼이 신물이 아니라서 총사령관님께 들고 가봤자 요구를 들어달라고 하지 못한다는 걸 알고 있으면 됐죠.”동태원은 잠시 생각하더니 허벅지를 치면서 말했다.“김 도련님은 역시나 똑똑하신 분이네요. 한 번의 훼방으로 바로 칼의 의미를 부정해 버렸네요. 이렇게 된다면 영국 사람이 총사령관님을 찾아가더라도 이미 마음의 준비를 하고 계셔서 당황하지는 않을 거 아니에요. 정말 우리 대한민국의 체면을 지켜주셨네요. 아니면 약속을 지키시는 총사령관님의 성격을 이용했으면 어쩔뻔했어요. 그런데 아쉽게도 김 도련님 이미지만 나빠졌네요. 지금 밖에서는 김 도련님이 허세를 부리는 내륙인이라고 소문이 났거든요. 심지어 어떤 사람은 부산 용문당 회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