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보, 서로 동창인데 그렇게 따질 필요가 있어? 너무 쩨쩨해 보이잖아.” 그때 뒤에 서 있던 백호가 다가와 주영을 끌어안으며 말했다. 동시에 그의 눈빛은 정민아의 몸을 위아래로 훑으며 살짝 놀랐다. 단순히 얼굴과 몸매만 놓고 봐도 주영은 정민아보다 못하다. 가장 중요한 것은 주영의 속된 냄새가 너무 심해서 전혀 기품이 없었다. 하지만 정민아는 외모와 기질 모두 최고다. 유일한 아쉬운 점은 그녀가 뜻밖에도 병신새끼와 결혼하여 방문 데릴사위를 찾았다는 것이다. 정말 아깝다!이때 김예훈은 차를 세워놓고 걸어왔다. 정민아는 미소를 지으며 그의 손을 잡으며 말했다. “이 사람이 바로 내 남편이야. 그의 이름은 다들 알고 있겠지?”김예훈과 정민아의 혼사는 남해시에서 자자했으니, 정민아의 동창들은 당연히 그가 전설의 데릴사위 김예훈이라는 것을 안다. 지금 김예훈을 향한 눈빛은 경멸, 부러움과 질투였다. 설령 병신새끼라고 불린다고 해도 이런 미인과 결혼한다면 진짜 행운한 거야. 현장에 있던 모든 남동창들은 사실 대부분이 정민아를 짝사랑하거나 구애한 적이 있었다. “괜찮게 생겼는데 왜 병신새끼지?”“누가 알겠어? 이런 얼굴을 가진 사람이 태생적으로 기생오라비일 지도 모른다!?”“이 반반한 얼굴이 아깝다!”“그래도 내가 부자라면 이런 잘 생긴 남자를 정인으로 삼는 것도 좋은 것 같아!”사람들의 의론에 김예훈은 무시했다. 그는 그들을 향해 고개를 끄덕이며 인사를 했다. “여러분 안녕하세요?” “당신이 전설의 데릴사위이군요? 정말 데릴사위가 될 만한 능력이 있는 것 같군요.” 백호가 실눈을 뜨고 말했다. 그는 일찌감치 주영으로부터 정민아를 공격하라는 지시를 받았지만, 지금은 그의 자원이다. 김예훈은 백호를 올려다보며 담담하게 말했다. “네 삼촌이 너에게 사람이 겸손해야 한다고 가르친 적이 없었어?”“하하하!” 백호는 폭소를 터뜨렸다. “네가 내 삼촌을 알고 있을 줄이야. 그래, 너 눈치가 좀 있구나. 하지만 우리 삼촌은 우리에게 너무 겸손하지 말라고
정민아도 약간 어리둥절했다. 전에는 백호를 똑바로 보지 않았는데 지금 계속 쳐다보고 싶었다. 원래 정민아는 재능과 용모를 겸비하는 남편을 원했기 때문이다. 조이영은 김예훈을 힐끗 쳐다보며 탄식하는 기색이 역력했다. 민아한테 김예훈을 데려오지 말라고 했는데, 체면이 아니지?이에 주영은 웃음을 지으며 일어나 말했다. “미안. 우리 남편이 어릴 때부터 피아노를 연습했고 꽤 잘 쳐. 방금 피아노를 보고 손이 근질근질해서 친 거야. 절대 자랑하려고 그러는 거 아니야. 신경 쓰지 마.” 주영이 자랑하려고 않는다고 하지만 완전히 티나고 있다. 분명히 그녀는 동창들이 그녀를 칭찬하는 것을 매우 즐기고 있다. “주영, 너 정말 운이 좋아. 이런 훌륭한 남편은 찾기 드물어!”“맞아, 피아노는 유럽에서 귀족의 전유물이야, 네 남편은 그야말로 우리 남해시의 귀족이야!”“돈도 많고 멋있고 또 재주 있는 그런 남자는 더 이상 없을 거야. “...” 여동창은 다 백호의 매력에 반했다. 특히 피아노 연주가 끝난 후 답례허는 것을 보고 더 반했다. 지금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백호를 홀린 표정으로 보고 있는지 모른다. 다 주영을 부러워했다. “자기야, 자랑하지 말라고 했는데도 내 말을 안 들어. 친구들이 우리 잘난척한다고 생각하겠어!”주영은 웃음을 머금고 백호에게 다가가 원망스러운 표정으로 말했다. 하지만 득의양양하는 말투는 감출 수 없었다.“어쩔 수 없어. 피아노를 볼 때마다 손이 근질근질해지니까. 나의 예술의 혼이 불타고 있어.” 백호는 부득이하다는 표정을 지었다. 주영은 내쉬었다가 눈을 돌리고 정민아를 보면서 의미심장한 미소를 지었다. “민아, 네가 미래의 남편이 틀림없이 피아니스트일 거라고 대학 때 말했던 것 같은데 내 말이 맞아?"이 말을 하자 마음이 편치 않았던 정민아는 얼굴이 하얗게 질렸다. 이를 보고 더욱 흥분한 주영은 손뼉을 치고 말했다. “다들 기억하지? 우리 학교 여신이 그때 이런 말을 했는데, 적지 않은 사람들이 걔에게 고백했을 때 모두 그렇
“주영아, 너 정말 뻔뻔하구나. 자랑하고 싶으면 할 것이지 왜 하필 또 민아를 못살게 굴어?” 안지희는 분통을 터뜨렸다. “여긴 동창회지 네가 연기할 곳이 아니야!” “아이구! 왜 그렇게 화를 내? 설마 내가 이런 훌륭한 남편이 있다는 것을 보고 나한테 질투하는 거야?”주영이 빙그레 웃으며 일부러 백호 옆에 기댔다. “너…” 안지희는 화가 나서 몸을 부르르 떨었다. 정민아는 자신의 절친이 자기때문에 괴롭힘을 당하는 것을 보고 참을 수 없어 나섰다. “주영아, 다들 동창끼리 굳이 이런 말을 할 필요가 있어?” 주영은 정민아를 보고 비아냥거렸다. “정민아, 내가 싫어서 개를 내세워 날 물게 한 거 아니야? 그렇다면, 네 남편보고 연주해라고 해. 그가 동요 한 곡만 연주할 수 있다면 내가 했던 말을 취소하고 네 개에게 사과하겠어”고 말했다. “근데, 네 남편이 피아노 칠 줄 알면 이상하지…”“하하하…”사람들이 낄낄 웃는다. 그 말이 맞다. 데릴사위가 어떻게 피아노를 칠 줄 알겠는가? 어릴 때부터 전문적인 훈련을 받지 않은 사람은 잘 연주할 수 없다. “주영아, 너 너무 해!” 정민아는 화가 나서 몸을 부르르 떨었다. 주영이 자기 절친을 개라고 욕보이다니. “왜? 기분 나빠? 기분 나쁘면 네 남편보고 연주하라고 해! 미래의 남편이 꼭 피아니스트라고? 꿈도 꾸지마!” 주영은 비아냥거렸다. “너…” 정민아는 화가 나서 말을 잇지 못했다. 그녀는 무의식적으로 김예훈을 쳐다보았고, 눈빛은 어두웠다. 남편이 어떻게 피아노를 칠 수 알겠는가? 오늘 틀림없이 망신당할 것 같다. 이때 침묵을 지키던 김예훈은 갑자기 웃으며 정민아의 앞을 가로막으며 싸늘하게 말했다. “어디 녹음을 틀어놓고 피아니스트인 척 해?” 원래 백호가 자랑해도 그와 아무 관계도 없지만 지금 이 두 부부가 연합해 정민아를 괴롭히다니 더이상 참을 수 없었다. “데릴사위 주제에 무슨 자격으로 입을 열어! 우리 남편은 어릴 때부터 피아노를 훈련해 증서까지 탔어! 헛소리하지 말어. 그렇지 않으면
동창들이 모두 자기를 도와 말하자 주영은 안심했다, 만약 이 일이 들통나면 매우 창피한 일이었지만 다행히 아무도 이 데릴사위로 믿고 싶어하지 않았다. “야, 와이프 대신 나서려면 네가 무슨 주제인지 알아야지? 데릴사위주제에 네가 함부로 지껄이면 누가 너를 믿을 것 같니? 게다가 3년 동안 장모님께 발 씻겨드리고 화장실도 청소해드리는데, 심지어 와이프의 손도 안 만졌댔지? 사내대장부가 이렇게 찌질하다니, 남자의 체면이 다 구겨지겠어!”주영이 비아냥거렸다. “주영. 우리 와이프와 안지희에게 사과해. 그럼 이번 일은 그냥 넘어가겠어. 어때?” 김예훈은 여전히 무덤덤하게 말했다. 마치 주영의 풍자가 그에게 전혀 영향을 미치지 않은 것 같았다. “정민아, 너 남편 머리 나쁜 거 아니야?” 주영은 얼굴을 찌푸리며 정민아를 바라보며 말했다. “그의 말이 맞아, 네가 안지희에게 사과하면 이 일은 그만이야.” 정민아가 싸늘하게 말했다. “푸하하하…” 주영은 웃음을 터뜨렸다. “안지희한테 사과한다고?내가 네가 키우는 개한테 사과하라고? 그게 말이 돼?”“정민아, 네 남편만 머리가 나쁜 줄 알았는데 너도 만만치 않구나. 그래도 정상이야, 머리 좋은 사람이 어떻게 데릴사위을 찾을 수 있겠어?하하하하!”이때 주영뿐만 아니라 다른 동창들도 웃기 시작했다. 너무 웃기다. 매일 화장실 청소를 하고 발을 씻겨 드리는 데릴사위 주제에 감히 주영한테 그런 말을 해?정말 하룻 강아지 범 무서운 줄 모르네! 자기가 무슨 주젠 줄 몰라? “정민아, 모처럼 동창들이 모인 자리에 너무 창피하게 굴지 마.” “그래, 안 그러면 내년에 또 못 볼 거야!”“네 남편이 피아노를 칠 줄 알면 내가 살아 있는 베토벤이야!”“그래, 남편 보고 주영한테 사과하라고 해야지!”“민아, 이런 남편이 싫으면 일찌감치 이혼 해!”동창들이 조잘거리자 정민아도 안색이 좋지 않았다. 김예훈이 자기를 도와 나서서 매우 기뻐했지만, 억지로 백호가 녹음해서 틀어놓았다고 하니, 이것은 스스로 귀찮은 일을 찾아
김예훈의 손바닥은 계속 피아노 위를 쓰다듬다가 탁하고 피아노를 열더니 연주하기 시작했다. 그냥 대충 한 손으로 피아노를 쳤지만 우아한 선율이 홀에 울려 퍼졌다. 김예훈의 손가락 움직임에 따라 노랫소리가 변했다…거침없는 연주와 즉흥적인 연주에 음악을 잘 아는 사람이 많지 않았지만 김예훈의 연주가 백호의 연주보다 몇 배 더 강한 걸 느낄 수 있었다. 주영은 얼굴이 어두워졌다. 이 일로 백호의 대단함을 보여주려 했지만, 정민아의 남편이 피아노를 칠 줄 아는 것을 몰랐다. 게다가 백호의 거짓말까지 들통이나 개망신을 당했다.연주가 끝나자 모두들 감미로운 음악소리에 빠져 오랫동안 정신을 차리지 못했다. “이 사람이 정말 그 전설 속의 데릴사위인가?” 한 여동창이 의아한 표정으로 물었다. 그녀들은 이전에 김예훈을 비아냥거렸지만, 김예훈의 연주는 그녀들의 남편이 비길 수 없었다. “그럴 리가? 이게 어떻게 그 병신새끼야?” 조이영의 몸이 움찔하며 믿을 수 없다는 표정을 지었다. 안지희도 입을 살짝 벌리며 충격을 받은 표정이었다. 그녀의 이 표정은 마치 오늘 처음 김예훈을 만난 것 같다. 지금 눈앞의 김예훈은 그녀가 생각하는 병신새끼와 완전히 다르다. 그는 여전히 궁상맞지만 기질이 전혀 딴사람 같았다. “저의 연주는 끝났어요…” 김예훈은 담담하게 입을 열어 대수롭지 않게 말했다. 그는 방금 곡을 연주하지 않았다. 그는 마구 친 것인데 이렇게 마음대로 연주하는 것이 오히려 백호의 그 시시한 위장보다 백배천배 더 나았다. 주영은 얼굴이 파랗게 질렸다. 분명히 병신새끼가 이런 재주가 있으리라고는 생각하지 못했을 것이다. 이럴 줄 알았으면 백호에게 이런 일을 시키지 않았을 것이다. 어쨌든 입구에 있는 그 페라리는 모든 사람들의 부러움을 사기에 충분했고, 지금은 오히려 그녀가 약간 물러설 수 없게 되었다. “무슨 대단한 척 해? 너도 스피커를 가지고 있는지 누가 알아?”주영이는 이를 악물고 말했다. “스피커도 가졌다고?” 김예훈은 가볍게 웃었다. “그럼 남편이
백호는 미소 띤 채 로비를 떠나 백욱의 사무실로 들어갔다. 백욱은 남해시 백씨 집안의 후계자이자 백씨 회장의 친아들이다. 백욱은 30세 좌우의 젊은이이다. 그의 얼굴은 꽤 잘 생겼지만, 조금 창백하다. 백씨 가문은 경찰과 조폭에 다 아는 사람이 있어 비록 세력은 크지 않지만 손용석의 관계 때문에 감히 그들을 건드리는 사람이 없다. 하지만 그들의 소식이 늦은 편이다. 요 며칠 손용석이 이미 오정범의 부하가 되었다는 사실을 그들은 몰랐다. “삼촌.” 백호가 사무실로 와서 공손히 말했다. “왔니?” 여비서의 아릿다운 얼굴을 만지작거리던 백욱이 웃으며 말했다. 그는 조카에게 꽤 괜찮게 대하는 편이다. 왜냐하면 이 조카가 자기의 마음에 맞기 때문이다. 백욱은 자기편조차 감히 해치는 백호를 매우 중시한다. 그는 손을 흔들어 여비서를 내보낸 뒤에 물었다. “너 이 놈이 날 보러 올 줄이야?”“삼촌, 별말씀을요, 온천 리조트에 오자마자 바삐 삼촌부터 보러 왔죠.” 백호가 공손히 말했다. “어, 그 차 와이프는 마음에 들어 해? 마음에 들면 그녀에게 줘. 시간이 나면 그녀에게…” 백욱은 야비한 표정으로 귀띔했다. 백호는 놀랐다. 와이프에게 약을 한 번 더 먹이면 페라리 한 대를 더 가질 수 있다고? 이건 완전히 횡재다!“삼촌이 그럴 마음이 있다면, 시간 되면 술 한 잔 사시죠!” 백호가 장담하였다. “주영도 삼촌이 이렇게 이뻐해준 걸 알면 고마워할 거예요.” “같은 집 식구끼리 뭐 그래. 내가 회장이 되면 이 온천리조트를 너에게 맡겨줄게.” 백욱이 웃으며 말했다. 이 온천리조트의 수익은 어마어마하다. 한 달에 수 천만 원의 순이익을 거둘 수 있다. 만약 맡긴다면 평생 돈걱정을 할 필요가 없다. 백호는 감격에 겨웠다. 이것은 정말 뜻밖의 서프라이즈다. 삼촌이 친아버지보다 더 잘해준다니!“삼촌, 너무 잘 대해줘서 너무 고마워서 무슨 말을 해야 할지 모르겠어요.” “고마워할 필요 없어. 무슨 일로 나를 찾는지 말해 봐. 지금 동창회 중이잖아? 일 있으
식사 시간에 김예훈는 화장실 간다는 핑계로 밖에 나가서 전화했다. 그는 주영 같은 사람을 잘 알고 있다. 그들은 바로바로 복수하는 스타일이다. 방금 그녀가 일부러 와서 그들을 위협한 것도 이따가 아마 또 무슨 일이 생길 것이다. 김예훈 자신은 두렵지 않지만, 이곳이 자신의 바닥이 아니니, 정민아에게 무슨 일이 생긴다면, 그때는 후회막급할 것이다. 물론 백씨 집안 사람들을 그는 잘 모르지만, 백씨 집안을 진압할 수 있는 사람이 손용석이다. 손용석은 이미 오정범의 부하니, 그에게 이런 일을 처리하게 하는 것은 그에게 속죄할 기회를 주는 것이다. 공교롭게도 김예훈이 로비를 떠나 전화를 걸 때, 불량배 모양의 사람들이 담배를 물고 로비로 들어가는 것을 보았다. 이들을 보고 주영의 눈빛은 더욱 음흉해졌다. 그는 싸늘하게 백호에게 말했다. “정민아는 결혼했지만 3년 동안 그 병신새끼가 손가락 하나 까딱하지 않았어. 이것 때문에 이 천한 것들이 아직도 그런 생각을 품고 있어. 이 사람들이 정민아를 더렵혀 혼쭐내게 만들어 놔!” “이건…” 백호는 왜 이 좋은 일을 자기에게 차려지지 않는가고 생각이 들어 재빨리 말했다. “정민아는 아무리 그래도 정씨 집안 사람이야. 정씨 집안은 이류 가문이지만 서로 아는 사이에 너무 하면 좋지 않아.” “흥!” 주영은 차갑게 콧방귀를 뀌었다. “뭐가 안 좋아? 나는 이 년이 다시 내 앞에서 얼굴을 들 수 없기를 바래! 그리고 우리 백씨 집안이 정씨를 거들떠보는 것 같애?”백호가 눈썹을 살짝 찡그렸다. 예전이라면 안중에 없을 것이지만 지금은 다르다. 정씨네가 쇼핑 센터 프로젝트를 담당하고 있다는 것을 남해시 전체가 알고 있다, 이 발판이 있으면 정씨 집안이 남해시의 일류 가문이 될 수도 있다. 백욱, 백씨 집안이 무슨 생각을 하는 지 그는 잘 모른다. 주영은 백호가 머뭇거리는 모습을 보이자 불만이었다, “백호! 와이프가 괴롭힘을 당했는데 아무 일도 없는 사람처럼 굴어? 너도 설마 병신새끼야?”“누가 내가 병신새끼래?”백호는
“쯧쯧쯧, 피부가 참 하얘. 오빠 한 번 만져보자!”“얼굴이 참 이쁘네, 오빠가 딱 이런 얼굴에 뽀뽀하는 걸 제일 좋아해!”“이런 미녀에게 남자가 없다니 너무 낭비야!”이 불량배들은 정민아와 안지희, 조이영의 곁으로 가서 만지작거리며 다른 사람들을 모두 쫓아냈다. 하지만 여기에 정민아의 애모자가 적지 않아 하나같이 분노의 표정을 짓고 있다. “누구들이냐? 여기 어떻게 들어왔어? 우리가 이미 이곳을 예약해뒀어.” “우리 친구를 희롱하다니, 경찰에 신고할 거야!”“맞아, 당장 나가!”“...” 남동창 몇몇은 소리쳤다. 이런 영웅처럼 미인을 구할 수 있는 기회를 놓칠 수 없다. “퍽!”불량배 중 선두에 선 한 명이 앞으로 나서더니, 말은 한 남동창의 뺨을 때리고 차갑게 말했다. “넌 뭔데 감히 내 앞에서 시치미를 떼?그 남동창은 얼굴을 가린 채 싸늘하게 충고했다. “감히 우리를 때려? 누가 우리를 데려왔는지 모르지? 백씨 가문의 백호야! 그러니 당장 꺼져!”백호는 들은 척도 하지 않고 밥을 먹었다. 그 불량배는 발로 걷어차서 바로 그 남동창을 바닥에 내동댕이치게 하고는 말했다. “멍청한 놈. 걔가 누군지는 모르지만, 시무를 아는 사람이 뭐더라?”“똑똑한 사람이다…” 다른 불량배가 말했다. “맞아, 바로 이거야! 걔도 감히 날 못 건드리는데 네가 뭔데 내 앞에서 개소리를 해!?”
마승이 정신을 차리기도 전에 김예훈은 또 한 번 앞으로 튕겨 나가면서 그의 뺨을 때리려고 손바닥을 내밀었다.깜짝 놀란 마승은 피해 보려고 했지만 차마 법장을 들어 올릴 새도 없이 주먹을 내밀뿐이다.퍽!손바닥과 주먹은 마치 망치가 서로 맞닿은 듯이 거대한 소리와 함께 눈 부신 스파크를 일으켰다.빠직!살짝 뼈가 끊어지는 소리가 들려오면서 마승은 표정이 확 바뀌더니 손에 쥐고 있던 법장을 내려놓고 두 손으로 김예훈의 공격을 막아보려고 했다.파바박!하지만 아무런 쓸모도 없었다. 김예훈은 여전히 어마어마한 기세로 마승의 오른쪽 뺨을 노렸다.샤샤샥!마승은 식은땀을 흘리면서 발 빠르게 뒤로 물러섰다.하지만 아무리 빨라도 그림자도 쫓아 못 오는 김예훈의 스피드보다는 빠르지 못했다.그는 어떻게든 마승의 얼굴을 때릴 작정이었다.쨕!또 한 번 뺨 소리가 들려오더니 마승은 공중에서 머무르다 바닥에 떨어진 순간, 얼굴이 돼지머리처럼 퉁퉁 부어올랐다.현장은 쥐 죽은 듯 조용해지고 말았다.첫 번째 뺨은 피습이라면 두번째 뺨은 진정한 실력을 보여준 것이다.“재밌군. 섬라 마승이 장병급 실력을 갖추고 있다니. 좀만 더 연마하면 무신 급이 되겠어.”김예훈은 휴지로 손바닥을 닦았다.“그런데 이깟 실력으로 자칭 마승이라고 하는 거야? 무슨 염치로? 우물 안의 개구리라 이 세상에서 제일 대단한 사람이라고 생각했던 거야?”“너!”김예훈에게 손가락질하던 마승은 화가 치밀어오른 나머지 피를 토해냈다.섬라 3대 마승은 최근 몇 년 동안 동남 해역을 헤집고 다니면서 천하무적은 아니었지만 그래도 다들 체면을 지켜주었다.3대 마승이라는 이름만 들어도 울음을 터뜨리는 아이들이 있을 정도였다.하지만 김예훈한테는 그들은 아무것도 아니었다.이순간 3대 마승은 김예훈을 갈기갈기 찢어놓고 싶은 심정이었다.지금까지 이렇게 짓밟힌 적도, 무시를 당했던 적도 없었기 때문이다.3대 마승은 진지한 표정으로 서로 쳐다볼 뿐이다.섬라왕 특유의 전통 무술을 연마한 이 세 명은 누구나 다
“이런 제기랄!”3대 마승은 분노하더니 동시에 법장을 꺼냈다.이때 허순재가 의미심장한 표정으로 말했다.“나한테 덮치는 건 괜찮아. 죽기 살기로 붙어보는 거지, 뭐. 그런데 내 옆에 있는 이분은 아무 잘못도 없어. 너희랑 아무 원한도 없는데 그냥 보내줘. 이분이 가시면 천천히 붙어보자고. 경기도 세자님이자 부산 용문당 회장님이라 목숨을 잃으시면 너희들도 큰 화를 입을 거거든. 너희를 생각해서 하는 말이야.”허순재는 죽는 것이 두렵지 않은지 담담한 표정이었다.하필 오늘 김예훈과 만나자고해서 피해를 줄까 봐 어떻게든 먼저 보내고 싶었다.김예훈이 담담하게 말했다.“도박왕님께서 제 실력을 너무 무시하는 거 아니에요? 아무리 제가 실력 없다고 해도 어떻게 도박왕님을 혼자 두고 가겠습니까.”김예훈은 3대 마승에게 시선을 돌리더니 말했다.“손바닥만 한 섬라가 감히 우리 대한민국을 건드려? 내 체면을 뭐로 보는거야!”3대 마승은 피식 웃더니 가소롭다는 표정으로 김예훈을 쳐다보았다.“허순재, 저놈 신분이 심상치 않다고? 그러면 몸값도 어마어마하겠네? 저놈을 생포하기만 하면 큰돈을 얻을 수 있겠네? 허순재, 네 놈만 죽이려고 했는데 이제 할 일이 하나 더 생겼어. 우리 섬마왕님께서 제일 좋아하는 것이 바로 곱상하게 생기고, 몸값이 어마어마한 사람이거든.”김예훈은 미간을 찌푸리고 말았다.“섬라도 어떻게 보면 동남 해역의 강국 중의 하나인데 어떻게 깡패 같은 말만 내뱉지? 벌써 잊었어? 그때 혼자서 칼 한 자루만 든 총사령관님을 상대로 참패한 것도 모자라 너희 섬라왕이 무릎 꿇고 다시는 대한민국에 발을 내딛지 않겠다고 했던 거. 왜, 이제는 약속을 어기려고? 총사령관님이 또 본때를 보여줄까 봐 두렵지도 않아?”총사령관님 언급에 3대 마승은 눈가를 파르르 떨었다. 잠시 후 한 마승이 피식 웃으면서 말했다.“김예훈이라고 했나? 총사령관님을 이용해서 겁줄 생각하지 마. 총사령관님은 이미 3년 전에 전역했다고 들었어. 3년이나 실종된 사람을 언급해서 우리한테 겁주
“하인이 사라졌다고요?”김예훈은 미간을 찌푸리고 말았다.“경찰에는 신고하셨나요?”허순재는 고개를 흔들었다.“아니요. 솔직히 말해서 저희 허씨 가문은 규모가 큰 만큼 말하지 못할 비밀도 많은지라 경찰에 신고하기 어려웠습니다. 경찰에 신고하지는 못해도 진주·밀양에서 유명한 사설탐정 세 명을 모셔 왔지만 크게 발견한 점이 없었습니다. 하인들이 갑자기 증발된 느낌이에요. 하인들의 거처마저 없었더라면 이 세상에 존재하지 않는 사람이라고 의심될 정도라니까요. 이 일때문에 집안 분위기가 뒤숭숭한 상태인데 김 회장님께서 도와주시기를 바랍니다.”김예훈이 흥미진진한 표정을 지었다.“도박왕님께서 괜찮으시다면 조용한 곳에 가서 맥을 한번 짚어봐도 될까요?”허순재는 의문스럽기는 했지만 그래도 웃으면서 대답했다.“그럼요. 김 회장님 하고 싶으신 대로 하면 돼요.”두둥!바로 이때, 김예훈은 표정이 확 변하더니 허순재를 밀쳐내고 앞구르기를 했다.다음 순간, 갑자기 검은색 법장 하나가 두 사람 사이에 나타나면서 바닥에 큰 구멍이 생기고 말았다.김예훈은 미간을 찌푸린 채 허순재의 옆으로 다가갔다.샤샤샥!이순간 주위에서 괴상한 웃음소리가 들려오더니 세 명의 승포를 입은 섬라인이 나타났다.허순재가 표정이 확 변하더니 말했다.“섬라 3대 마승?”“어디서 온 사람들이에요?”김예훈은 이 정도의 피습으로 당황할 사람은 아니었지만 상대방의 신분만큼은 확인해야 했다.“섬라 대불사의 마승이요.”허순재가 나지막하게 말했다.“용전과 비슷한 조직이지만 또 달라요. 대한민국의 용전은 나라를 위해 일하지만 섬라 마승은 돈만 주면 해서는 안 될 짓도 하거든요. 섬라왕이 도박패 지분을 갖고 싶다길래 거절한 적이 있는데 소문으로만 듣던 폭군 같은 섬라왕이 체면이 깎여 저를 죽이려고 하는 걸 거예요.”허순재가 침착하게 분석에 나섰다.김예훈은 그제야 이 섬라 마승들이 자신이 아니라 허순재를 타깃으로 찾아온 사람이라는 것을 깨닫게 되었다.오랫동안 허순재를 감시해 오던 이들은 마땅히 나
두 사람은 천천히 송산 꼭대기에 있는 화원에 도착하게 되었다. 인적이 드문 곳이라 밀회하기 아주 적합한 장소였다.열몇 명의 허씨 가문 보디가드들이 따라서 화원으로 들어가려고 하자 허순재가 손을 흔들면서 말렸다. 김예훈과 상의할 일이 있는 모양이었다.“김 회장님, 오늘은 허심탄회하게 이야기할 것이 있어서 뵙자고 했습니다.”걷고 있는데 허순재가 먼저 입을 열었다.“첫째, 제 불효자식들이 김 회장님 여인을 의도적으로 해치려고 한 것도, 김 회장님을 모함한 것도, 사과의 말씀을 드립니다.”김예훈은 멈칫도 잠시 담담하게 말했다.“도박왕님, 무슨 말씀이세요. 저와 허씨 가문의 모순은 돌이킬 수 없을 정도는 아닙니다. 허씨 가문에서 저를 건들지만 않으면 저도 따라서 찾을 일도 없습니다.”“걱정하지 마세요. 저희 허씨 가문은 그 정도로 눈치 없는 가문은 아닙니다.”허순재는 피식 웃고 말았다.“오늘 아침 찾아오기 전에 제 불효자식들을 통해 전에 있었던 일을 들었는데 다 저희 허씨 가문의 잘못이더라고요. 사과드리는 의미로 제 막내아들인 허준서가 갖고 있는 도박패를 드리려고요. 그리고 부산 팰리스의 모든 지분도 김 회장님의 명의로 돌리려는 생각입니다. 저희 허씨 가문의 자그마한 성의이기 때문에 꼭 받아주시기를 바랍니다. 거절하시면 저희 허씨 가문의 체면을 세워주지 않는 것이 됩니다. 두번째로 고맙다는 인사를 전하고 싶었습니다. 추하린 씨한테 진주·밀양 용전 전주 자리를 내어주신 건 저희 진주·밀양 명문가에 기회를 주신 거나 다름없습니다. 늘 공평 공정한 추씨 가문의 추하린 씨가 전주 자리를 맡으면 안동 김씨 가문을 잘 다스릴 것이기 때문에 저희한테는 좋은 일이거든요. 한 마리의 호랑이보다 두 마리가 낫지 않을까요?”김예훈이 피식 웃었다.“저 말고 김서하 사모님께 감사의 인사를 드려야 할 텐데요? 저는 용문당과 함께 강제적으로 진주·밀양 용전을 쳐들어가려고 했거든요.”허순재는 웃으면서 아예 화제를 돌렸다.“아, 그리고 세 번째로는 저희 허씨 가문의 풍수를 봐
김예훈이 떠난 지 얼마 안 지나 장덕수가 심문실로 들어오면서 흥미진진한 표정으로 김청미를 쳐다보았다.“지옥으로 가기 전에 이렇게 큰 비밀을 알려준 거, 김현민과 치고받는 꼴을 보고 싶어서야? 아니면 또 다른 꿍꿍이가 있는 거야.”“그런거 아니에요.”김청미의 말투는 담담하기만 했다.“김현민이 저를 버렸는데 굳이 비밀을 간직할 이유는 없잖아요. 선배가 김현민을 죽일 순 없어도 괴롭히는 것만으로도 만족해요.”장덕수는 의미심장한 표정으로 고개 들어 진주 태산 쪽을 바라보았다.김현민이 김예훈을 건들지 않았더라면 이 많은 일도 일어나지 않았을 것이다.그런데 김현민이 먼저 건드렸고, 김예훈도 진실을 알아버렸으니 진주·밀양 안동 김씨 가문에 큰 파장이 일어날 것이 뻔했다.“그런데 김현민은 곧 9대 국방부 총사령관을 맡을 사람인데 김 회장님이 그의 상대가 될수 있을까?”...용연옥 감옥을 벗어난 김예훈은 밀양 송산 빌라로 향했다.오늘은 추하린과 함께 진주·밀양 용전을 인수·인계받으러 가기로 했다.한참을 기다렸는데 추하린 대신 불청객 한명이 찾아왔다.김예훈은 보디가드가 건넨 배첩을 확인하고 문을 열어줘도 된다고 했다.그러고는 마당으로 가 롤스로이스 한대가 세워지기를 기다렸다.“도박왕께서 무슨 일로 이 누추한 곳을 찾으셨을까요.”차 문이 열리는 순간, 사면팔방에서 정장을 입은 보디가드 수십 명이 나타났다.이어 백발의 노인이 김예훈 앞에 모습을 드러냈다.환갑이 넘는 나이었지만 정정한 모습으로 어마어마한 포스를 풍겼다.이 사람은 다름아닌 도박왕 허순재였다.“김 회장님, 안녕하세요.”허순재는 김예훈을 향해 미소를 지었다.“불쑥 찾아와서 죄송합니다.”처음 보는 도박왕의 모습에 김예훈은 멈칫하고 말았다.상대방이 찾아온 의도가 뻔히 보였지만 애써 모른 척하기로 했다.김예훈이 허씨 가문과 관계가 안 좋긴 해도 그렇게 원한이 깊은 관계는 아니었다.최소한 소문으로만 듣던 도박왕 허순재한테는 악한 감정이 없었다.“어제 뵈러 오고 싶었는데 김 회장님께
김예훈은 미간을 찌푸리고 말았다.‘진주·밀양 안동 김씨 가문이 이 정도로 칼 같다니. 김청미한테 모든 죄를 떠넘겼다고? 진주·밀양 용전을 잃어버렸다고 분풀이하나 보네. 안동 김씨 가문과 용전한테는 가장 좋은 선택일 수 있겠지만 김청미한테는 너무나도 잔인한 현실이야. 안동 김씨 가문과 용전에서 보호해 줬다면 어쩌면 다시 해 뜰 날을 맞이할지도 모르는데...’“이 모든 것이 불공평하고, 억울하다고 느껴지면 배후자인 김현민을 불어내.”김예훈은 그림과도 같은 김청미의 얼굴을 쳐다보고 있었다.“네가 증거를 내놓으면 용문당과 용연옥에서 너의 안전을 책임져 줄 거야. 나머지 인생을 해외에서 풍족하게 살 수 있게 해줄게.”“김현민을 불라고?”김청미는 피식 웃고 말았다.“김현민은 선배랑 만난 적도 없고, 선배를 타깃으로 명령을 내린 적도 없었어. 비록 김현민이 배후자인 것은 모두 다 아는 사실이지만 증거가 없는 상황에서는 모두 의미 없는 일이야. 심지어 내가 혼자 짜고 치는 고스톱이라고 볼 수 있지. 김현민이 한 의미심장한 말에 내가 알아서 움직였거든.”김예훈이 담담하게 말했다.“그냥 잘못을 인정하려고 오늘 나를 부른 거라면 이 만남은 아무런 의미가 없다고 봐.”“당연히 의미 있는 일이지. 이렇게 된 이상 난 용연옥을 떠날 수 없어. 나랑 함께 지옥에 갈수 있는 누군가가 필요해. 사실 알려줄 것이 있어서 보자고 했어. 김현민이 선배를 짓밟으려고 한 진짜 이유이기도 하지.”김예훈은 김청미더러 계속해서 말해보라고 했다.”“선배와 나를 포함한 전체 경기도 김씨 가문은 진주·밀양 안동 김씨 가문의 일부분으로서 가장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어. 족보를 봤을 때 우리 모두 진주·밀양 안동 김씨 가문의 수장 자리에 오를 수 있는 사람이야. 그리고 선배 때문에 진주·밀양 안동 김씨 가문의 어르신이 경기도 김씨 가문을 여겨보기 시작했어.”김예훈은 미간을 찌푸리고 말았다.“내가 수장 자리를 빼앗을까 봐 나를 죽이려고 했던 거야?”김청미가 나지막하게 말했다.“이 모든
기세가 하늘을 찌르던 김청미는 이미 하얀 죄수복을 입고 머리를 묶은 채 책을 읽고 있었다.그래서인지 여느 때와 달리 지적인 느낌이었다.김예훈은 그제야 알고 지내던 익숙한 김청미라는 느낌이 들었다.“장 옥주님은 역시 약속을 지키는 분이시네. 내가 감옥에 들어가기 전에 선배를 데려온 걸 보면.”김예훈이 나타나자 김청미의 표정은 감정 기복이 심했다.“용연옥 감방장님 외에 말할 수 있는 사람이 평생 없을 줄 알았는데 말이야.”김예훈은 표정 변화 없이 아무렇지 않게 의자를 끌어와 앉았다.“날 왜 불렀는데? 마음껏 욕하려고? 아니면 내 모습을 기억해 뒀다가 귀신이 되어서까지 내버려두지 않으려고?’김예훈이 말했다.“우리가 혈연관계가 있는 점을 봐서 10분만 줄게. 10분 뒤에 바로 갈 거야. 추하린 씨와 함께 진주·밀양 용전을 다스리려면 바빠.”진주·밀양 용전을 다스린다는 말에 김청미는 표정이 어두워지더니 이내 흥미진진한 표정으로 김예훈을 쳐다보았다.“정민아, 하은혜, 우현아, 방수아, 추하린 같은 여자한테 특별한 감정을 품고 있는거 알아. 아무리 그래도 나도 선배라고 불러주는데 어떻게 나한테 이 정도로 냉정할 수 있어?”김예훈이 어깨를 으쓱거렸다.“할수 없지 뭐. 네가 날 한두 번 죽이려고 했어? 그러고도 너를 잘해달라고? 내가 뭐 바보야? 솔직히 말해서 용연옥에 유용한 사람이 아니라면 진작에 목을 졸라 죽여버렸어.”“역시나 김 세자님은 다르네.”김청미는 한숨을 내쉬고 말았다.“사실 계속 묻고 싶었던 것이 있었어. 선배가 소문으로만 듣던 당도 부대 총사령관이 맞아?”“네가 보기엔 어떤 것 같은데?”김예훈이 냉랭하게 물었다.“난 잘 모르겠어.”김청미의 표정은 이상하기만 했다.“진주·밀양 안동 김씨 가문 내부에서 들려오는 소리에 의하면 김현민이야말로 당도 부대 총사령관이라고 했어. 곧 대한민국 9대 국방부 총사령관직을 맡게 될 사람이라고 하잖아.”김예훈은 콧방귀를 뀌고 말았다.“무슨 자격으로?”김청미가 담담하게 말했다.“김현민은
추하린은 반짝이는 두눈으로 김서하, 김청미, 김병욱 등을 차례대로 쳐다보았다.자기 능력으로는 진주·밀양 용전을 접수하고 진주·밀양에서 한 획을 긋기에는 어렵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이 밖에도 자기가 일어서면 추씨 가문이 진주·밀양에서 제일 잘나가는 명문가로 될수있는 기회인 것도 알고 있었다.성공하면 추씨 가문의 일등 공신이고, 실패하면 추씨 가문을 구렁텅이로 빠뜨린 원흉이기도 했다.추씨 가문의 미래가 어떨지는 그녀의 손에 달려있다고 볼 수 있었다.추하린은 김예훈에게 시선을 돌리면서 한숨을 내쉬고 말았다.“최근에 있었던 일을 통해 깨달은 것이 있습니다. 이 세상에 제 뜻대로 되는 일이 없다는 것을요. 저희 아버지는 이 바닥을 벗어나 깊은 산속에서 조용히 지내고 싶어 하셨는데 사람들이 가만두지 않더라고요. 그렇다고 해서 저희 추씨 가문이 물러나야 하는 이유는 없잖습니까. 그래서 저도 한번 도전해 보려고요!”김예훈이 손뼉을 치면서 말했다.“좋아요. 그러면 지금부터 추하린 씨가 진주·밀양 용전의 전주를 맡게 되는 것입니다. 여러분 의견 없으시죠?”...밀양 국제공항 사건은 이렇게 막을 내리게 되었다.밀양 기관에서는 이 사건의 진범이 진두준이라는 공고를 낸 것도 모자라 200억 원을 들여 국제 수배령을 내리기도 했다.용전, 용문당, 홍성에서도 상금을 추가하는 바람에 진두준은 세상에서 가장 비싼 수배자가 되고 말았다.진주·밀양 용전은 오늘부로 주인이 바뀌게 되었다.이 사건의 최대책임자인 김청미는 용연욕에 끌려가 심층 심문을 받게 되었다. 나라를 팔아먹은 경황이 있는지 더 확인해 보려는 의도였다.이번 사건으로 용전에서 입은 피해는 어마어마했다....다음 날 아침, 진주 빅토리아 항구 5성급 호텔에서 자고 있던 김예훈은 전화 한 통을 받게 되었다.로비로 내려갔을 때, 오래 기다리고 있던 장덕수를 만나게 되었다.“어르신.”김예훈은 용연옥 옥주인 장덕수에 대해 존경하는 마음이 컸다.어제저녁 용인주, 하은우, 박인철 등은 급한 사정이 있어 밤을
“김 회장님께서 진주와 밀양의 중요성을 알고 계신다면 외부인은 관리하기 어려운 곳인 것도 아실 텐데요? 진주·밀양 용전의 독자적 운영과 고위층 퇴임은 약속드릴 수 있지만 한 가지 조건이 있다면 그 관리자가 진주·밀양 사람이었으면 합니다. 김 회장님께서 약속하신다면 저 또한 약속을 지켜드리죠. 하지만 김 회장님께서 동의하지 않으신다면 없었던 일로 합시다. 용문당에서는 저희 용전에 복수하고 싶으신 대로 하셔도 좋습니다.”늘 우아함을 지키고 있던 김서하는 순간 자기편을 들어주는 성격이 드러나고 말았다.보여주는 태도를 봐도 어느정도 선을 지켰으면 하는 바람이 있어 보였다.김서하의 뜻을 알아차린 김예훈은 의미심장한 표정을 지었다.진주와 밀양은 안동 김씨 가문의 구역이었다.용의 부대, 용연옥, 용전과 용문당 간의 단결을 위해 대가를 치르겠다고 해도 모자랄판에 이런 재미있는 요구를 내놓을 줄 몰랐다.진주·밀양 상류인사 중에서 용전을 진압할 만한 사람 중에 상대하기 쉬운 사람은 없었다.대부분 진주·밀양 안동 김씨 가문의 사람이거나 그 가문과 밀접히 연관된 사람이었다.간단히 말해서 김예훈이 김서하의 요구를 들어주면 그 누구를 관리자로 선택하든 진주·밀양 용전은 안동 김씨 가문의 손에 들어갈 것이 뻔했다.김서하는 양보하는 척하면서 자신의 태도를 강경하게 보여주었다.이에 용인주, 장덕수 등은 하나같이 심각한 표정으로 미간을 찌푸리고 있었다.잘 따져보면 김예훈이 직접 진주·밀양 용전의 수장을 맡기에는 어려웠다.외부인으로서는 진주·밀양에 발붙이기 어려웠기 때문이다.‘어디 가서 적합한 후보자를 찾지?’김예훈은 의미심장한 표정을 짓더니 김서하를 향해 피식 웃었다.“사모님께서 제 조건을 들어주신다는데 제가 어떻게 사모님 조건을 거절할 수 있겠습니까. 그런데 후보자를 용전에서 직접 뽑는 건 좀 그렇지 않을까요?”김서하가 담담하게 말했다.“당연히 김 회장님께서 직접 뽑는 거죠.”두 사람의 대화를 듣고 있던 김청미, 김병욱과 곽영현은 가소롭다는 표정을 지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