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예훈은 핸드폰을 꺼내 하은혜에게 동영상 하나를 보여주었다.“여기로 갑시다.”며칠 전, 심정효가 누군가에 의해 한 빌딩으로 잡혀간 이후로 모습을 보이지 않았다.이 빌딩을 보더니 하은혜가 의미심장한 표정을 지었다.“성수당 원장님?”김예훈이 고개를 끄덕였다.“맞아요. 부산 버뮤다에 있는 성수 빌딩이 아마도 심씨 가문과 연관 있는 것 같아요.”하은혜가 고개를 끄덕였다.“성수당은 노성수이라는 분이 지은 한의원인데 겉으로는 환자를 치료해 주는 의원 같아도 실제로 무슨 짓을 하고 있는지 모르는 사람이 없을 거예요. 성수당이 오랫동안 망하지 않았던 이유는 바로 그 배후자가 심옥연이였기 때문이죠... 심옥연이 뒤를 봐주고 있어서 부산에서 살아남을 수 있었던 거예요. 심씨 가문은 10대 명문가도 아니고, 사업하는 집안이라 무술이 뛰어난 사람이 없었기 때문에 노성수 같은 사람이 필요한 거예요. 저도 엄마가 성수 빌딩에 갇혀있는 줄 몰랐어요. 분명 그 빌딩은 심씨 가문의 소유인데...”하은혜는 걱정되는 표정이었다.비록 심씨 가문과 성수당의 관계를 봐서는 큰일이 없을 테지만 밖으로 구해내기는 아마도 어려울 것 같았다.김예훈은 백미러로 하은혜의 표정을 보더니 피식 웃었다.“걱정하지 마세요. 저희가 예의만 갖춘다면 순순히 풀어줄 거예요.”하은혜는 멈칫하고 말았다. 김예훈이 어디서 오는 자신감인지는 몰랐다.‘예의만 갖추면 순순히 풀어줄 거라고? 아무리 그래도 부산 지하 세계에서 꽤 영향력 있는 사람인데?’김예훈이 계속해서 말했다.“노성수 씨가 부산에서 얼마나 대단한지는 모르겠지만 성수당이 명의로는 한의원인 거 맞죠?”하은혜가 고개를 끄덕였다.“한의원이면 정상적으로 영업해야죠! 어차피 장사하는 사람인데 말이 통하지 않을 리가요.”하은혜는 미간을 찌푸리고 말았다. 비록 김예훈에게 아이디어가 있어 보이지만 어딘가 불안기만 했다.김예훈이 계속해서 말했다.“계획대로라면 어머님을 성수 빌딩에서 구해내기 어렵지 않을 거예요. 하지만 풀려나서가 문제에요. 그들이
오후 두시 반.김예훈과 하은혜는 성수당 입구에 도착하자마자 수많은 사람들의 시선을 끌었다.성수당은 명의상 한의원이었지만 이곳에 나타난 사람들은 죄다 밖에서 싸워서 상처를 입은 깡패들이었다.총상, 칼상을 입은 사람들은 정정당당하게 들어오는 대신 은밀하게 지하실로 향했다.그래서 김예훈과 하은혜가 나타났을 때 마치 호랑이 굴에 들어온 토끼마냥 쳐다보고 있었다.“고객님, 뭐 도와드릴 거 있을까요? 이곳은 전문적인 한의원입니다.”이때 한 빡빡이 머리 깡패가 하은혜를 희롱하려는 것처럼 기괴한 웃음을 지으면서 걸어왔다. 하지만 이때, 삼베옷을 입은 한 남자가 먼 곳에서 걸어오더니 그 남자의 뺨을 때렸다.“눈치도 없이 뭐 하는 짓이야! 심씨 가문의 큰 아가씨이자 심옥연 세자님의 조카이신 하은혜 씨잖아! 건드렸다가 책임질 수 있겠어?”심옥연 언급에 몇몇 깡패는 두려운 표정을 지었다.이때 하은혜가 미간을 찌푸리면서 차갑게 물었다.“노성수 씨?”삼베옷을 입고있는 이 남자는 바로 부산 6대 세자 중의 한 명이자 심옥연의 오른팔 노성수였다.김예훈은 이 사람을 흥미진진하게 쳐다보았다.부산에서 오랫동안 한의원을 경영했다는 것만 봐도 노성수의 인내심이 대단하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비록 심옥연이 뒤를 봐주고 있다지만 충분한 실력이나 감량이 없었다면 부산에서 자리를 잡을 수 없었다.노성수는 아무렇지 않게 시가 한 대를 꺼내 라이터로 불을 붙이더니 짙은 연기를 뿜어냈다.“은혜 씨, 어떻게 이 누추한 곳까지 오셨어요? 상류사회 인사는 이곳이랑 어울리지 않으니 이만 가시죠.”이때 밖에 롤스로이스 차량이 세워지고, 조효임과 변우진이 터벅터벅 걸어들어왔다.심상찮은 분위기에 조효임은 표정이 어두워지더니 위험을 감지하고 본능적으로 변우진과 가까이했다.변우진은 미간을 찌푸린 채 어두운 표정으로 언제든지 싸울 기세로 주먹을 꽉 쥐었다.그가 이름을 날렸던 이유는 바로 일당 10으로 싸움에서 이겼기 때문이다.하지만 지금은 상대가 10명보다 훨씬 많았다.하은혜는 노성수를
노성수가 시가 연기를 뿜어내면서 기괴한 표정으로 말했다.“은혜 씨 어머님이 사라지셨어요? 누가 감히 심씨 가문의 사람을 건드려요? 실종되셨다면 얼른 신고해야죠. 왜 이곳에서 찾으세요? 이곳은 한의원이지 흥신소가 아닙니다. 안 그래요?”이 말에 주위에서 비웃는 소리가 들려왔다.하은혜가 냉랭하게 말했다.“노성수 씨, 꼭 그렇게 말해야 하겠어요? 우리 엄마가 이 성수 빌딩에 있는지 없는지는 당신이 가장 잘 알 거 아니에요. 좋은 말로 할 때 당장 내놔요. 아니면 경찰에 신고할 거니까.”하은혜는 차가운 표정으로 핸드폰을 꺼내 경찰에 신고하려고 했다.하지만 노성수가 어깨를 으쓱하면서 아무렇지 않게 말했다.“뭐, 신고하고 싶으시면 얼마든지 하세요. 저희가 조사에 잘 임할 테니. 만약 아무것도 조사해 내지 못한다면 아무리 심씨 가문의 큰 아가씨라고 해도 대가를 치러야 할 것입니다. 그때 가서 손가락을 부러뜨릴까요? 아니면 얼굴에 흠집을 내줄까요?”심옥연이 뒤를 봐주고 있었기 때문에 노성수는 겁도 없이 하은혜를 협박하고 있었다.하은혜는 표정이 어두워졌다.‘정말 경찰까지 개입하게 되면 엄마를 못 찾을 수도, 심옥연과 트러블이 생길 수도 있겠네.’이런 결정적 순간에 심옥연과 등지면 엄마가 위험해질까 봐 걱정이었다.퍽!별다른 수가 생각나지 않을 때, 김예훈이 앞으로 나서서 노성수를 걷어차 바닥에 눕혔다.“하인 주제에 주인 앞에서 으르렁대? 어디서 못돼먹은 버릇이야!”“너!”너무 갑작스러운 전개에 노성수는 물론 옆에 있던 조효임과 변우진도 어리둥절한 상태였다.그 아무도 김예훈이 성수당의 사람을 건드릴 줄 몰랐다.“어디서 온 놈이야! 당장 죽여버려!”노성수 역시 이런 관건적 시기에 하은혜와 시비가 붙고 싶지 않았지만 김예훈 때문에 체면이 말이 아니었다.다음 순간, 몇몇 깡패가 무기를 들고 덮쳐왔다.부산 버뮤다의 가장 번화한 거리에 위치했기 때문에 이 소란스러움은 순찰 다니던 경찰의 눈길을 끌었다.이때 한 경찰이 호루라기를 불면서 달려왔다.“멈
하은혜가 담담하게 말했다.“김 대표님께서 알아서 잘 처리할 거예요. 도움 같은 거 필요 없어요.”“필요 없다고요? 정말 웃겨! 김예훈 저 촌놈이 어떻게 해결한다고 그래요? 어떻게 맞아 죽는지 지켜보자고요!”화가 잔뜩 난 조효임은 이미 김예훈과 집안끼리 아는 사이라는 사실을 까맣게 잊고 있었다.김예훈이 맞아 죽어도 어차피 자신과 아무런 연관이 없다고 생각했다.하은혜는 아무 말도 없이 그저 걱정스레 김예훈을 쳐다보았다.김예훈이 무슨 이유로 쉽게 성수당에서 엄마를 구해낼 수 있다고 했는지 몰랐다.늘 그를 믿고 따르는 하은혜 역시 걱정스러운 마음이었다.“그만하지 못해? 밝은 대낮에 겁도 없이 이게 무슨 짓이야!”한 경찰이 허리춤에서 총을 꺼내려고 할 때, 김예훈이 먼저 낚아챘다.“죽여버려!”깡패들은 칼로라도 김예훈을 죽이고 싶은 마음이었다.하지만 이때, 김예훈이 앞으로 나서더니 총으로 노성수의 머리를 겨냥했다.찰칵!곧이어 총을 장전하는 소리가 들려왔다.“그만 멈추라고 해.”김예훈의 표정은 차갑기만 했다.노성수는 표정이 확 굳어지고 말았다. 김예훈의 거침없는 행동에 그가 앞뒤를 가리지 않는 그런 사람이라는 직감이 들었기 때문이다.이럴 때 부하들더러 멈추라고 하지 않으면 정말 방아쇠를 당길지도 몰랐다.썩 달갑진 않았지만 어쩔 수 없이 이렇게 말했다.“그만 멈춰! 무기들 내려놔!”“네?”깡패들은 저마다 붉으락푸르락한 얼굴로 그 자리에 굳어버리고 말았다.그 아무도 상황이 이렇게 역전될 줄 몰랐다.다른 사람들도 어리둥절한 표정으로 이 광경을 쳐다볼 뿐이다.도대체 어찌 된 일인지 도저히 몰랐다.경찰들은 등에 식은땀이 났다. 김예훈이 방아쇠를 당기는 순간 막대한 책임을 져야 했기 때문이다.“와봐!”총구는 노성수의 이마를 향하고 있었다.“날 죽이겠다며? 왜, 겁나?”김예훈은 가소로운 표정으로 노성수를 비웃고 있었다.노성수는 이마에 땀이 삐질 났다.“이봐, 난 네가 누군지는 모르겠지만 내가 충분히 체면을 살려준 것 같은데, 도
눈 깜짝할 사이에 부산 지하 세계에서 내로라하는 노성수의 얼굴이 퉁퉁 부어올랐다. 표정은 일그러져서 말도 아니었다.밖에서 구경하던 여자들은 입이 떡 벌어졌다.어떻게 이렇게 오만방자할 수가!살면서 이런 남자는 처음이야!지하 세계에서 으뜸인 노성수에게 도전장을 내미는 사람이야말로 진정한 남자라고 생각했다.일반 남자가 이런 상황을 맞닥뜨렸다면 어떻게든 용서해달라고 빌었을지도 모른다.심한 사람은 아예 무릎을 꿇고 봐달라고 빌었을 수도 있었다.김예훈과 같은 남자는 이 세상에서 정말 흔하지 않았다.조효임은 분명 놀라긴 했지만 아직도 불쾌한 상태였다.그녀는 변우진만이 이 상황을 수습할 자격 있는 사람이라고 생각했다.‘촌놈 주제에 무슨 자격으로 사람들의 관심을 한 몸에 받는 건데?’“김예훈! 저 지금 이러는 거 성수당은 물론 부산 경찰서까지 건드는 거라고! 책임질 수나 있겠어? 내가 말해주는데, 이번에는 우리까지 이 사건에 엮지 마. 우리가 나서서 도와주지 않을 거니까.”펄쩍 뛰는 조효임의 모습에 하은혜의 표정이 어두워졌다.“입 다물지 못해요?”조효임은 눈을 파르르 떨더니 어이없다는 표정을 지었다.“은혜 씨, 모두 사실이잖아요! 김예훈 이놈은 성수당에서 소란 피운 것도 모자라 총까지 빼앗았잖아요. 감당하지 못할 행동을 했다고요!”이 말에 노성수가 정신을 차리더니 음흉하게 웃었다.“김예훈, 들었어? 감당하지 못한다잖아! 그리고 오늘 나를 죽이지 못하면 나중에 어떻게 될지 상상이나 해봤어?”피융!노성수의 말이 끝나기도 전에 김예훈이 총구를 돌려 그의 허벅지를 향해 방아쇠를 당겼다.깜짝 놀란 노성수는 고통스러운 표정으로 비틀거리면서 뒤로 물러섰다.김예훈이 정말 방아쇠를 당길지 몰랐는지 화가 난 표정으로 째려보았다.언제든지 덮칠 준비를 마친 부하들은 어리둥절하기만 했다.평소에 약한 자를 괴롭히는 것에 이골이 난 사람들이었다.김예훈이 방심한 틈을 타 덮치려고 했지만 정말 방아쇠를 당겨버릴지 몰랐다.‘만만치 않은 놈이네!’똑같이 깜짝 놀란
건방지고! 극악무도하고! 냉정하기까지!이런 생각에 노성수는 호흡이 가빠지면서 가슴이 들썩거렸다.하지만 이런 상황에서 더는 김예훈을 자극할 수가 없었기 때문에 분통하기만 했다.성수당 3,000명 제자가 동시에 덮치면 김예훈을 갈가리 찢어놓을 수 있었다.아직 제대로 된 실력도 보여주지 못한 채 인질로 잡혔으니 화가 나서 피를 토해내고 싶은 심정이었다.아무리 그래도 부산 지하 세계 일인자라는 사람이 이름도 모를 사람의 손에 죽으면 한 많은 귀신이 되어 구천을 떠돌지도 몰랐다.김예훈이 한숨을 내쉬었다.“난 인내심이 부족한 사람이야. 3초만 더 줄게. 그래도 안 풀어줄 거면 지옥에 보내줄게.”이 장면을 지켜보던 하은혜는 넋이 나갔다.김예훈이 이곳에 온 목적이 엄마를 살려내는 것이라는 것을 알고 있었지만 절대 이렇게 강하게 나갈 줄은 몰랐다.노성수는 아픔도 모르고 눈가를 파르르 떨고 있었다.‘풀어줘? 심 세자님께서 이 모든 걸 계획했는데... 풀어주면 날 용서해 줄까? 안 풀어주면 김예훈 이 자식이 날 바로 죽여버리겠지?’“잘 생각해 봤어?”김예훈의 표정은 차갑기만 했다.“3, 2, 1...”이때, 총알을 장전하는 소리가 들려오면서 저승사자를 만날 날이 머지않았다는 예감이 들었다.땀을 뻘뻘 흘리던 노성수는 그제야 깨달았다. 심옥연이 용서해 주지 않아도 목숨만은 구제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이대로 심정효를 풀어주지 않으면 정말 허무하게 생을 마감할지도 몰랐다.“풀어줘!”노성수가 명령했다.“심 여사님 데려와!”얼마 지나지 않아, 우아한 모습이 지하실에서 걸어 나왔다. 그 사람은 바로 심정효였다.비록 얼굴이 초췌해지긴 했지만 별로 큰 고문은 당하지 않은 것 같았다.“엄마!”하은혜는 엄마의 품에 안겨 하염없이 울었다.심정효는 노성수에게 총을 겨눈 김예훈의 모습을 보고 무슨 일이 발생했는지 알 것만 같았다.“손 머리 위로! 아무도 움직이지 마!”바로 이때, 밖에서 경찰차 사이렌이 울려 퍼지고, 열몇 명의 완전무장한 경찰이 뛰어
부산 경찰서 심문실.김예훈은 여유적적 TV로 뉴스를 보고 있었다.“오늘 오후 부산 버뮤다에서는 한차례 납치 사건이 발생했습니다. 그 범인은 다름아닌 성수당이었고 피해자는 전국 10대 명문가 중의 하나인 심씨 가문의 따님이었습니다.”비록 피해자 실명이 공개되지 않았지만 사건 현장 성수당을 바로 봉쇄해 버렸다.가해자 노성수는 이미 감옥으로 끌려들어 갔고 김예훈은 그저 아무렇지 않게 차를 마실 뿐이다.그러고는 맞은편에 있는 유홍기를 향해 피식 웃었다.“서장님, 이번에도 잘 부탁드리겠습니다.”유홍기가 어색하게 웃었다.“아닙니다. 김 도련님은 심 여사님을 구출해 낸 용감한 시민입니다. 그전의 일도 그렇고, 감사패를 하나 드려야겠습니다. 그런데... 다음에 또 이런 일이 있으면 저한테 미리 언질이라도 주시면 안 될까요? 마음의 준비라도 하고 있게요.”김예훈이 담담하게 말했다.“가끔은 사소한 일 때문에 전체에 영향 주기도 하지요. 제가 미리 언질을 드렸다면 구출 작전에 실패했을 수도 있었습니다.”유홍기가 멈칫하더니 의미심장한 표정을 지었다.그는 성수당의 배후자가 누구인지 모를 정도로 멍청하지는 않았다.이번에는 하은혜 모녀가 심택연의 손을 빌려 심옥연을 짓밟아 놓은 것과도 같았다.차마 다른 사람에게 털어놓지 못할 속사정이었다.김예훈은 또 차 한 모금 마시더니 피식 웃었다.“서장님, 너무 깊이 개입하지 않는 것이 좋을 것입니다. 여기까지만 하고, 나머지 일은 프로세스대로 처리하시죠.”유홍기가 잠깐 생각에 잠기더니 피식 웃었다.“김 도련님께서 이렇게까지 말씀하셨는데 그러면 김 도련님 말씀대로 진행하시죠. 여기 사건기록에 사인해 주시면 이만 가보겠습니다.”비록 유홍기가 아무렇지 않은 척했지만 김예훈의 무죄를 증명하려고 일부러 시민 영웅이라는 타이틀을 만들어 주기도 했다.‘유홍기 서장 무조건 이 일에 개입했어.’모든 사건의 진실이 밝혀지긴 했어도 사람을 구출해 낸 건 사실이었다.그건 그렇고.경찰의 총을 빼앗고, 노성수까지 때린 점을 봐서는
“암튼 보기에는 충동적이었지만 심 여사님의 안전을 확보한 거나 다름없죠. 상대방의 견제를 이겨낼 정도면 잘한 거 아니겠습니까?”김예훈이 피식 웃었다.“서장님, 과찬입니다.”유홍기가 계속해서 말했다.“제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김 도련님께 두 번째 목적이 있다고 봅니다...”“그래요?”김예훈은 유홍기가 어디까지 알고 있는지 궁금했다.유홍기가 계속해서 말했다.“일부러 충동적으로 행동하여 배후자가 착각하게 만드는 거죠. 김 도련님의 행동을잘못 판단하게 되면 앞으로 실수하기 마련이고요. 조그마한 실수로 인해 큰 잘못을 저지르게 된다고나 할까요? 최소한 현재 김 도련님의 태도를 봤을 때 모든 것이 계획대로 잘 흘러가고 있는 거 맞죠?”유홍기는 김예훈의 속을 훤히 꿰뚫어 보는 듯했다.김예훈이 피식 웃었다.“역시 부산 경찰서 서장이네요. 명탐정만큼 예리하세요. 정말 존경스러울 따름입니다!”“김 도련님, 과찬입니다!”유홍기가 말했다.“가끔 당사자보다 제삼자가 더 잘 아는 법입니다. 제가 제삼자라서 이렇게까지 말씀드릴 수 있는 것입니다. 당사자는 끝날 때까지 모를 때도 있습니다.”김예훈은 웃을 뿐 다른 화제로 넘어갔다.“오늘 이 일은 제가 서장님 신세를 지게 되었습니다. 말로만 고맙다고 할 것이 아니라 나중에 제 도움이 필요하시면 언제든지 말씀하십시오. 제가 최선을 다해 도와드리겠습니다.”“김 도련님, 정말 고마워할 필요 없습니다.”유홍기가 자리에서 일어났다.“저희 둘 사이에 그런 예의 갖추실 필요 없습니다.”유홍기의 눈빛은 진실하기만 했다. 이 위치에 오르기까지 부산 6대 세자는 물론 만나보지 않은 사람이 없었다.하지만 그중에 김예훈처럼 모든 것을 컨트롤할 수 있을 정도로 대단한 사람은 없었다.이것은 착각이 아니라 김예훈한테서 흘러넘치는 자신감 때문이었다.“하하, 제가 너무 예의를 갖췄네요.”김예훈이 피식 웃었다.“오늘은 볼 일이 있어 이만 먼저 가보겠습니다. 시간 나는 대로 서장님을 찾아뵙겠습니다.”유홍기가 피식 웃었다.“김 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