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문에 의하면 이 4대 장병들은 임수환이 직접 키운 사람들로 수년간 그의 곁에서 수련하며 전보다 실력이 눈에 띄게 좋아졌다고 한다. 전의 두 코라 챔피언은 독사 부대의 장병 앞에서는 아무것도 아니라고 한다. 이 네 사람이 나선다면 한 사람당 천 명이 되는 정예부대를 해치울 수 있을 정도다. 퇴역했지만 그들은 국방부 무신이 될 자격이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이런 사람들은 너무도 무서웠다. 그래서 리카 제국 임씨 가문의 실체를 아는 사람들은 모두 무서워서 벌벌 떨고 있었다.“임수환 어르신을 환영합니다!”임수환이 걸어나오자 각 가문과 세력의 대표들이 나와서 허리를 굽히며 인사했다.한국의 10대 명문가라고 해도 지금은 그의 앞에서 고개를 조아려야 한다. 이 대표들은 10대 명문가의 주요 인물이 아니기에 임수환 앞에서 그를 똑바로 바라볼 자격이 없었다. 심지어 만약 임수환이 그들을 바로 때려죽이더라도 임수환이 무서워 한국의 10대 명문가에서는 찍소리도 못할 것이다. 이게 바로 임수환의 힘이다!혼자서도 한 개 가문을 내리 누를 수 있는 힘!아무리 돈이 많아도, 강한 권력을 쥐고 있어도, 또 높은 지위에 있다고 해도 임수환 앞에서 먼지만도 못한 것이었다. 이때 성남 임씨 가문 사람들은 임도윤의 눈치를 본 후 임옥희를 앞세워 나서서 임수환 앞에 무릎을 꿇었다. 임옥희가 제일 먼저 비통한 심정으로 입을 열었다.“어르신, 꼭 저희를 위해 힘 써주셔야 합니다! 제가 무능하여 리카 제국 임씨 가문의 체면을 깎았습니다!”임옥희는 이미 자존심 따위는 버린 지 오랬다. 그들의 노예가 된 후부터, 자존심은 이미 사라졌다. 성남 임씨 가문의 사람들은 하나같이 바닥에 꿇어앉아 감히 고개를 들어 임수환을 바라볼 엄두도 내지 못하고 얼굴을 바닥에 대고 있었다.임수환이 뒷짐을 쥔 채 차갑게 물었다.“CY그룹 때문에?”임옥희가 말없이 고개만 끄덕였다.임도윤이 옆에서 말을 덧붙였다. “어르신께서 아실지는 모르겠지만, CY그룹은 김씨 가문에서 버려진 김세
임해가 고개를 끄덕이고 얘기했다.“아버님은 걱정하지 마십쇼. 제가 이미 사람을 시켜 경기도의 모든 인력을 동원하여 알아보라고 했으니 곧 소식이 있을 겁니다. 임수환이 천천히 고개를 들었다. 제대로 알아보기 전까지, 그는 절대로 움직이지 않을 것이다. 지피지기면 백전백승이라고, 부대의 대장이던 그는 보통 사람처럼 충동적이지 않았다. 임수환의 태도를 본 대표들은 서로 눈치를 보며 한숨을 돌렸다. 솔직히 말하면 CY그룹이 있는 한 그들은 행동거지를 조심해야 한다. 너무 대놓고 나서면 안 된다. 그래서 그들은 하루하루가 숨 막히는 날이었다. 하지만 지금은 달랐다. 임수환이 나서기만 한다면 CY그룹은 곧 없어질 것이었다.그러면 그들은 성남에서 하고 싶은 일을 다 할 것이다. 특히는 앞으로의 투자유치대회에서 가질 수 있는 이득은 다 손에 넣어 벌 수 있는 만큼 벌어들일 것이다. 성남을 위해서 공헌하라고?웃기는 소리!그들은 남 좋은 일을 하기 위해 성남에 모인 것이 아니다. 그저 돈을 벌기 위해서이다. 다른 사람들은 식량이 없어 굶어 죽지만 그들은 돈이 없으면 죽을 사람들이다. 이건 농담이 아닌 진심인 말이다. ...공항을 떠난 후, 견후는 성남 호텔의 로얄 스위트룸에 와서 흥분된 마음을 감추지 못했다. “재미있군! 임수환 어르신이 왔을 뿐만 아니라 그의 양아들과 그가 키운 4대 장병도 왔으니. 성남에서 크게 한바탕 해볼 생각인 건가! 우리는 무조건 로열 가든 그룹을 손에 넣을 것이다!”부산 견씨 가문에게 있어서 성남은 그저 자원이 풍부한 디딤돌 같은 것이었다. 성남부터 시작해서 경기도 전체를 먹어버릴 수 있는 생각을 했기에 그들은 한시라도 빨리 성남을 손에 넣고 싶었다.그리고 로열 가든 그룹은 부산 견씨 가문이 심사숙고해서 고른 회사였다. 한 개 도시의 발전에 있어 부동산은 가장 중요한 것이기 때문이다. 게다가 로열 가든 그룹이 성남 부동산 시장의 절반을 차지하고 있으니 다른 가문과 세력도 눈독을 들이고 있을 것이다. 그러니 로열 가든
에디의 말을 들은 견후는 잠시 침묵하더니 입을 열었다.“좋습니다. 에디 씨가 이렇게 얘기하시니 그럼 부산 견씨 가문을 대표해서 허락하죠. 하지만 앞으로 로열 가든 그룹의 장악권이 라벤더 재단에 들어갈 것이니 이번에 로열 가든 그룹을 치는 것도 라벤더 재단에서 먼저 손을 쓰는 것이 어떻습니까?”에디가 웃으면서 얘기했다.“견후 씨는 걱정하지 마십쇼. 우리는 진작에 계획해 놓았습니다. 한국인들의 심리는 제가 가장 잘 알아요. 그러니 저를 믿으세요. 제 계획대로라면 로열 가든 그룹은 곧 바람 잘 날이 없을 겁니다.”말을 마친 에디는 의기양양해하며 떠나갔다. 그 뒷모습을 보면서 견후가 차갑게 웃었다.견후의 비서가 옆에서 미간을 찌푸리고 물었다.“도련님, 라벤더 재단의 외국인들은 너무 예의가 없습니다. 로열 가든 그룹의 장악권을 가지려고 하다니, 우리를 자기들 일꾼으로 보는 것이 아닙니까!”견후가 담담하게 얘기했다.“조급해하지 마. 아직 일이 끝난 것도 아니니 어떻게 될지는 모르는 거다. 지금의 로열 가든 그룹은 CY그룹 김세자가 배후에 있으니 보통 사람들이 건드릴 수 없는 거야. 이런 상황에서 외국인들을 시켜서 간을 보는 것도 나쁘지 않잖아? 앞으로 지켜보기만 하면 돼. 정 안 되면...”말을 하던 견후는 목을 긋는 제스처를 했다.그들에게 있어서 친구란 없다. 그저 눈앞의 이득을 취할 뿐이다. 라벤더 재단이 일을 성사하면 좋고 성사하지 못하면 부산 견씨 가문이 나서면 된다. 견후의 말을 들은 그의 비서는 흐뭇한 미소를 지었다.이렇게 보면 도련님이 많이 성장한 것이 보였다.견후는 와인잔을 들고 창문가로 걸어갔다. 멀지 않은 곳에 로열 가든 그룹의 건물이 보였다. 그곳을 응시하던 견후가 천천히 입을 열었다.“정민아, 마음 놓고 기다려. 결국 로열 가든 그룹은 내 것이고 너도 내 것이 될 거니까! 성남의 모든 것은 곧 우리 부산 견씨 가문의 것이 된다!”...로열 가든 그룹.정민아는 미간을 찌푸린 채 좋지 않은 표정으로 손 안의 자료를 쳐다
종유가 이번에 로열 가든 그룹의 공사장에 온 것은 정민아 때문이었다.그는 이곳에 오기 전에 라벤더 그룹의 에디와 한번 만났다.그분의 뜻대로라면 어떤 수단을 써서라도 정민아가 한 파티에 참여하게 해야 했다.그리고 그 파티에서 라벤더 재단은 정민아를 시켜 로열 가든 그룹을 내놓게 할 것이다. 종유는 정민아가 그저 워킹걸인 줄 알았다.하지만 이렇게 아름다운 여자일 줄은 꿈에도 몰랐다.그러자 종유는 이 기회에 미녀를 안아보고 싶은 욕심이 들었다. 종유가 일부러 정민아를 뚫어져라 보면서 물었다.“이분은?”그와 싸우고 있던 공사 현장의 사람이 콧방귀를 뀌며 얘기했다.“이분은 우리 로열 가든 그룹의 정민아 대표다! 이곳은 다 저분의 것이야. 여기는 저분이 오고 싶으면 오고 가고 싶으면 가는 곳이야!”종유가 얘기했다.“아, 이분이 바로 대표인가? 얼른 오라고 해! 이 일은 네가 해결할 수 있는 일이 아니야. 그러니 얼른 대표를 불러와.”그렇게 말하면서 종유는 정민아를 위아래로 훑어보았다.그는 평소에도 자신의 권력으로 여자를 협박하기 좋아하는 변태 같은 남자였다.지금 생각해 보면 그와 잠자리를 가졌던 여자들은 다 정민아보다 못했다.제일 중요한 건, 이 여자의 일이 지금 그의 손에 달려있다는 것이었다.그가 이 여자를 살려주고 싶으면 살리는 것이고 죽이고 싶으면 죽일 수도 있다. 그 생각에 종유는 이미 정민아와 함께 침대를 뒹구는 상상까지 했다.다른 사람이 정민아를 소개해 주기도 전에 종유는 머리를 쓱 정리하고 성큼성큼 걸어 정민아 앞으로 와 손을 내밀며 인사했다.“안녕하세요, 이번에 팀을 데리고 현장 검사에 나온 성남 신도시 거주 계통 이인자, 종유라고 합니다.”종유는 이미 승자의 미소를 얼굴에 띈 채 정민아의 반응도 한번 볼 겸 손을 내밀었다. “종유?”정민아는 미간을 살짝 찌푸렸다. 부동산을 하는 그녀가 종유를 모를 리 없었다.종유는 성격이 괴팍하기로 소문이 나 정민아도 잘 알고 있었다.그러자 정민아는 싫은 표정을 숨기지 못하고
펑 소리와 함께 찻잎의 포장이 깨졌다.종유는 그것을 가리키며 차갑게 웃고 얘기했다.“정 대표님, 이게 무슨 뜻입니까? 나, 종유는 항상 청렴결백하게 살아왔습니다. 밖에서 시민들의 뇌물을 받아먹지 않는다는 말입니다. 그런데 지금 이런 것으로 저를 모욕하다니. 지금 당장 공사장의 시공을 멈춰주셔야겠습니다. 그리고 합법적인 허가를 받으면 계속 하든지 하세요. 그리고 오늘의 일은 그대로 위에 보고할 테니 앞으로 로열 가든 그룹에서 또 이런 짓을 한다면 파산할 각오는 해야 할 겁니다!”말을 끝낸 종유가 화를 씩씩 내며 몸을 돌리고 떠났다.정민아는 놀라서 그대로 굳었다. 그녀는 종유가 이런 태도로 나올 줄 몰랐다.그녀는 종유를 조사해 본 적이 있다. 그래서 그의 일 처리 방식을 잘 안다고 생각했는데, 오늘 본 그의 모습은 조사했을 때와 180도 다른 모습이었다.하지만 정민아도 이 바닥에서 오래 일 했기에 바로 종유를 따라가서 웃는 얼굴로 얘기했다.“종유 님, 오해하셨습니다. 제 비서가 물건을 잘못 가져온 것 같아요... 이건 저희의 잘못이니 꼭 사죄하도록 하겠습니다. 그리고 시공 허가는, 전에 기관과 합의한 대로 시공을 진행하면서 허가를 맡도록 했습니다. 그래야 재건설 프로젝트의 속도를 올리고 사람들이 새로운 집에서 살 수 있게 말입니다. 이건 예외의 일이니 한 번만 눈 감아 주시면 안 될까요?”종유는 차갑게 웃었다.“예외의 일인지 아닌지는 모르겠고, 모든 일은 법대로, 규정대로 해야 한다는 것 모릅니까? 법을 어겼으면 그 책임을 져야죠!”이때 현장의 사람이 달려와 작게 얘기했다.“정 대표님, 절대로 시공을 멈춰서는 안 됩니다. 전기를 끊는 순간, 적어도 몇십억의 손해가 날 겁니다. 그리고 후에 다시 시공하면 시공 질량과 속도에 다 영향 줄 겁니다.”정민아도 그건 알고 있었다.그녀는 숨을 깊게 들이쉬고 겨우 웃음을 짜내며 물었다.“종유 님, 그러면 여기까지 검사하러 오신 김에 우리가 어떻게 해야하는지 알려주실 수 있을까요? 시키는 대로 하겠습니다
정민아는 어쩔 수 없이 총총걸음으로 종유를 따라가 입을 열었다.“종유 님, 제가 불편해할 리가 있나요. 그러면 오늘 저녁에 제가 식사를 대접하는 것으로 하죠. 앞으로 어떻게 해야 하는지 잘 알려주시면 고맙겠습니다.”종유의 얼굴에 승리자의 미소가 드러났다. 정민아가 드디어 미끼를 물었다. 종유는 정민아를 위하는 척 표정을 지으며 얘기했다.“이렇게 하죠. 내가 이 지역을 담당하는데 정 대표님이 나를 식사 대접 한다는 것을 다른 사람이 알게 되면 큰일 날 겁니다. 오늘 밤 마침 큰 파티에 참석할 예정인데 참가하는 사람들이 다 성남의 거주 계통의 윗사람들과 건축업의 사람들이니 정 대표만 괜찮다면 와서 같이 파티에 참석하는 것으로 하죠.”정민아는 놀란 표정을 지었다. 부동산 업계와 관련된 파티이니 참석한다면 로열 가든 그룹에도 좋은 일이다. 그녀는 고개를 살짝 끄덕이고 얘기했다.“얘기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오늘 밤 무조건 제때 도착하도록 하겠습니다!”“그래요. 저녁에 그곳에서 기다릴게요.”종유는 주소와 전화번호를 남기고 등을 돌려 떠나갔다.그리고 차에 탄 종유는 얼른 한 번호에 전화를 걸었다. 전화기 너머로 공경한 표정을 지으며 종유가 얘기했다.“에디 님, 명령하신 대로 처리했습니다. 그 여자는 오늘 꼭 파티에 참석할 겁니다.”“잘했어. 수고했네.”전화기 너머의 라벤더 재단의 에디가 눈을 가늘게 뜨고 얘기했다.“약속대로 남은 1억을 보내주지. 오늘 밤, 나의 말에 잘 따라야 할 거야. 이 여자를 잘 구슬려서 로열 가든 그룹을 손에 넣을 거니까!”종유는 굽신거리며 얘기했다.“에디 님이 나서시는 일인데 착오가 날 리 없습니다! 그리고 감히 여쭤보고 싶은 것이 있는데 에디 님께서 허락해 주실지...”“말해봐.”에디가 차갑게 얘기했다.종유는 두꺼운 낯짝으로 얘기했다.“에디 님, 이 여자가 너무 아름다워서 그러는데... 오늘 밤 떨어진 콩고물이라도 주워 먹을 수 있을까요?”“그건 당연히 문제없지. 하하하.”두 사람은 통화를 하면서 웃음을
“이분은 로열 가든 그룹의 정 대표님이 아니에요? 정 대표님이 재건설 프로젝트를 건네받았다고 들었는데, 역시 대단하신 분이네요!”“보통의 부동산 기업이 어떻게 이런 운과 실력이 있겠어요.”잘나가는 부동산 기업들의 사람이 모여들어 정민아를 우러러보았다.정민아는 그저 미소를 지어 보였다.이런 사람들은 비즈니스석에서 몇 번 만난 적이 있는데 다들 친하지 않았고 전혀 접점이 없었다.사람들이 계속 말하고 있을 때, 벤틀리의 조수석 문이 열리고 김예훈이 내렸다.한순간이었지만 모든 사람들이 멈칫했다.임윤서의 사건 때문에 부동산 기업의 사람들은 김예훈이라는 데릴사위에 대해 잘 알았다.하지만 부동산 업체의 파티에 정민아가 이 데릴남편을 데리고 올 줄은 몰랐다.그러나 너무 이상해할 것도 없었다. 이미 여러 번 이런 상황을 겪은 정민아는 익숙했다.이런 파티에 김예훈을 데려가면 불필요한 걱정을 덜 수 있다. “이게 바로 말로만 듣던 데릴사위 김예훈인가?”이때 부동산 기업들의 사람 뒤로 정갈하게 차려입은 남자가 걸어왔다.바로 성남 신도시 거주 계통의 이인자인 종유였다. 그는 정민아만 파티에 초청했다.하지만 정민아가 김예훈을 데리고 파티에 참석할 줄 몰랐다.종유가 나타나자 부동산 기업 사람들은 엄마를 찾은 아기새처럼 든든한 버팀목을 찾은 기분이었다.“정 대표님, 내가 정 대표님을 위해서 하는 말인데, 이런 장소에는 쓰레기 남편을 데리고 오지 않는 게 낫지 않습니까? 우리 파티에 참석할 수 있는 사람들은 다 잘나가는 부동산 기업의 사람들인데 이렇게 함부로 사람을 데려오면 앉을 자리도 없잖아요.”“앉을 필요가 없죠. 그대로 웨이터나 하면 되겠네요.”사람들은 말하며 웃으며 김예훈을 놀림거리로 삼았다.종유도 웃음을 지으며 김예훈을 훑어보았다.김예훈이 왜 왔는지 모르겠지만 그저 몇 번 짓밟아 주면 되는 문제였다.사람들의 비웃음 속에서 정민아의 낯빛이 어두워졌다.하지만 김예훈은 전혀 신경 쓰지 않는 듯했다.광대도 아닌데 매일 사람들의 시선을 신경 쓰는
“여보!”정민아는 고개를 돌려보더니 한마디 외쳤다.김예훈이 웃으면서 그녀를 따라갔다.그가 오늘 여기로 온 가장 큰 이유는 바로 정민아와 함께하기 위해서이다.부동산 업계 파티에는 전혀 관심이 없었다.그에게 있어서 이 파티는 그저 어린아이 소꿉놀이처럼 보여 사람들과 어울릴 필요도 없다고 생각했다.곧이어, 그들은 호텔 3층에 도착했다.3층에는 개별적인 룸만 있었다. 평일에는 몇 개월 전부터 예약해야 여기의 룸을 잡을 수 있었다.이 자리에는 많은 사람들이 있었다.대형 부동산 회사의 임원들이 있는가 하면, 소형 부동산 회사의 대표, 스타 셀러도 있었다.성남시 부동산 업계에서 유명한 사람들은 다 이곳에 모였다고 할 수도 있다.이 사람들이 회의를 한다면 어쩌면 내일 성남시 현지 부동산 시장의 흐름을 바꿀 수도 있을지 모른다.정민아를 본 사람들은 저마다 자리에서 일어섰다. 로열 가든 그룹은 성남시 부동산 업계에서의 위상이 너무 높기 때문이다.이것이 바로 부산 견씨 가문에서도, 라벤더 재단에서도 로열 가든 그룹을 손에 넣고 싶어 하는 이유였다.이때, 부동산 업계 사람들은 모두 존경의 눈빛으로 정민아를 바라봤다.정민아는 얼굴과 몸매가 완벽할 뿐만 아니라 그녀는 성남시 부동산 업계에서 높은 지위를 가지고 있었다.심지어 이곳에 있는 많은 사람들은 로열 가든 그룹에 의지하며 살아야 했으니 그들은 정민아를 보고 눈을 반짝이지 않을 수가 없었다.심지어 어떤 사람은 정민아를 손에 넣으면 앞으로 열심히 일을 하지 않아도 된다는 환상을 했다.사람들이 정민아를 보고 반갑게 인사를 나누고, 정민아도 여유롭게 잘 대처하는 모습에 김예훈은 흐뭇한 미소를 지었다.그는 정민아가 그동안 힘든 나날을 보내왔다는 걸 잘 알고 있었다.하지만 힘든 나날을 겪은 후, 정민아는 예전보다 훨씬 많이 성숙하고 이성적으로 변했다.‘이대로 계속한다면 앞으로 내가 없어도 민아는 스스로 큰 업적을 이룰 수 있겠는데? 그때면 내 정체를 밝힐 때가 되겠군.’지금 보니 그때까지 시간이 그리
김예훈의 발에 짓밟힌 용현성은 끊임없이 몸부림쳤고, 얼굴에는 발자국과 손자국이 나있는 채로 무척이나 비참한 모습이었다.그는 필사적으로 몸부림쳤지만 김예훈의 발에서 벗어날 수 없었고, 그저 부들부들 떨고만 있었다.많은 사람은 믿을 수 없다는 듯이 눈을 비비기도 하고, 꿈인지 생시인지 몰라 자기 뺨을 때리기도 했다.특히 집법 부대 제자들은 하나같이 멍한 표정을 짓고 있었다.아무도 김예훈이 이 정도로 대담하게 행동할 줄 몰랐다.용현성의 뺨을 때린 것도 모자라 그의 얼굴을 바닥에 짓밟다니.이는 용문당 장관회의 체면을 짓밟은 것도 모자라 용씨 가문의 체면을 짓밟은 것과도 같았다.모두가 정신이 혼미한 가운데, 장현준이 제일 먼저 반응하고 소리쳤다.“김 회장, 지금 무례하게 뭐하는 짓이야! 감히 당주님을 건드려?”김예훈이 용현성마저 무시할 줄 몰랐는지 류서우는 순간 화가 치밀어올랐다.그녀는 혈기가 솟구쳐 김예훈에 대한 두려움도 잊었다. 이때 그녀의 손짓하나에 한 무리의 집법 부대 제자들이 무기를 꺼내 분노에 차서 앞으로 돌진해 왔다.똑같이 동하임의 손짓에도 동씨 가문 정예 부하들이 사방에서 나와 집법 부대 사람들을 가로막았다.집법 부대 사람들은 의심할 여지 없이 모두 강력한 시력을 갖추고 있었지만, 이곳은 동씨 가문의 구역이라 인원이 더 많은 건 사실이었다.힘이 균형을 이룬 쌍방은 서로 대치 상태에 들어섰다.류서우는 또 한 번 누군가에게 가로막힐 줄 몰랐는지 결국 폭발하고 말았다.“동하임 씨, 지금 뭐 하자는 거예요?”동하임이 냉랭하게 말했다.“김예훈 도련님을 해치려면 제 시체부터 먼저 밟고 가세요!”“너희들!”류서우는 이 모습을 보면서 어금니를 꽉 깨물더니 김예훈을 노려보면서 말했다.“김 회장님, 당주님한테 무슨 일이 생기면 다 함께 묻어버릴 거예요!”김예훈을 직접 베어버리고 싶었지만 동씨 가문 정예 부하들이 너무 많이 도저히 다가갈 수가 없었다.이때 장현준이 기세등등한 말투로 말했다.“김 회장, 하임 씨, 지금 이러는 거, 어떤
이때 용현성의 손짓 한에 몇몇 부하들이 앞으로 나서서 칼을 뽑아 들고 김예훈을 노려보았다.이 장면은 동하임의 얼굴을 순간적으로 어두워지게 했다.김예훈이 담담하게 말했다.“부당주님, 패쪽은 당주님이 저한테 맡긴 거라 누구도 가져갈 수 없고, 저보고 일본인에게 사과하라고요? 가능하다고 생각하세요? 일본인이 저의 사과를 받을 자격이나 있다고 생각하세요?”“왜? 네가 그렇게 대단해?”용현성의 얼굴은 얼음장처럼 차가웠다.“김예훈, 내가 너의 다리를 부러뜨리지 않고 일본에 보내는 것으로 끝내는 것도 당주님의 체면을 세워주는 것이야. 그러니까 너무 잘난 척하지 마. 내가 나이 들어서 성격이 좋아져서 다행이지, 젊을 때였으면 너는 이미 머리가 날아가고 온 가족이 살해당했을 거야.”이 순간, 용현성은 언제든지 일어나 김예훈을 한방에 쳐 죽일 것만 같았다.“김 회장, 당주님은 용문당 내부에서 덕망이 높고 권력 있는 분인데 이런 말을 하는 것도 많은 배려를 한 거라고.”장현준은 비꼬는 말투로 말했다.“그러니까 절대 나대지 마. 당주님이 화를 내는 순간 너는 끝장이라고. 회장 패쪽을 내놓아야 할 뿐만 아니라 사과용으로 너의 사지를 부러뜨려 일본에 버릴 거라고. 너의 가족 또한 책임을 져야 할 것이야. 당주님은 단순히 용문당을 대표하는 것이 아니라 용씨 가문도 대표하고 있다는 것을 명심해. 대한민국 전국 10대 명문가 중의 하나인 용씨 가문!”장현준은 소파에 편안히 기대어 앉아 말했다.“우리 시간을 낭비하지 말고 패쪽을 내놓고 스스로 손발을 묶어. 내가 당주님을 위해 두번째 즐길 거리를 마련했는데 말이야. 당주님이 즐기는 데 방해가 되는 순간 네가 어떻게 수습할지 지켜볼 거야.”류서우도 피식 웃으면서 말했다.“얼른 패쪽을 내놓고 무릎 꿇고 용서를 빌어요. 아니면 어떤 결말을 맞이할지 아무도 모르는 거니까요.”김예훈은 웃으며 말했다.“류서우, 지금 날 협박해?”류서우는 눈가를 파르르 떨긴 했지만, 여전히 냉랭하게 말했다.“그렇게 이해하셔도 좋아요.”류
“나오키가 너를 죽일 수 있었는데 네가 용문당 이름으로 압박하는 바람에 생각에 잠겨있는 틈을 타 습격해서 죽였다는 것도 알아. 김예훈, 너는 정말 얼굴이 너무 두꺼운 거 아니야? 왜 그렇게 염치가 없는 거냐고.”용현성은 김예훈에게 삿대질하면서 화가 잔뜩 나 있었다.김예훈은 멈칫하더니 흥미진진한 표정으로 류서우를 힐끔 쳐다보았다.류서우 뒤에 서 있던 집법 부대 제자들은 김예훈의 웃을 듯 말 듯 한 표정에 본능적으로 시선을 피했다.이로써 류서우가 용현성을 데려오기 위해 일부 진실을 숨겼다는 것을 알수 있었다.예를 들어 김예훈이 혼자서 타케이 가문을 모조리 때려눕혔다는 사실을 숨긴 채 김예훈이 용문당을 이용해 타케이 가문을 압박했다고 말했다.만약 용현성이 김예훈이 직접 나오키를 죽였다는 사실을 알았으면 감히 올 용기도 없었을 것이다.“부 당주님, 한 번만 더 설명해 드릴게요. 타케이 가문은 자결한 것이 맞아요. 용기가 대단해 일본 천황이 큰 상을 내리기로 했다니까요?”김예훈은 장난스러운 표정으로 말했다.“이미 진주 사람들이 다 아는 사실이에요. 일본대사관 측에서도 이 주장을 받아들였고요. 부당주님께서 만약 불만이 있으시면 그들을 상대로 소송을 걸어도 좋아요. 소송에서 이기면 다시 이야기해 볼까요?”“너!”용현성은 화가 나서 할 말을 잃었다.‘김예훈 이 자식, 실력 있는 것도 모자라 말솜씨도 대단해.’김예훈이 일본대사관까지 거들먹거려 한순간 무슨 말을 해야 할지 몰랐다.바로 이때, 장현준이 웃으면서 말했다.“김 회장, 어떻게 자결했는지는 김 회장이 나보다 더 잘 알잖아. 동씨 가문이 이 사건에 얼마나 많은 힘을 쏟아부었는지 김 회장도 모를 리가 없잖아. 굳이 밝혀봤자 재미도 없을 것 같고. 실력이 뛰어난 데다 동씨 가문이 뒤를 봐주고 있어서 자신감이 넘치는 거 알아. 하지만 김 회장도 알겠지만, 이 세상에서 많은 일은 단순히 싸우고 죽이는 것으로 해결되지 않아. 이 바닥에서는 예의를 갖춰야 해. 뛰는 놈 위에 나는 놈이 있는데 당주님과 맞서
장현준이 봤을 때 자기가 진주에서 가지고있는 능력과 배경에 용현성의 세력까지 더하면 김예훈을 짓밟아 죽이는 것은 식은 죽 먹기라고 생각했다.어쨌든 본때를 보여주기 전에 중요한 일부터 처리하는 것이 가장 중요했다.이때 동하임이 피식 웃으면서 말했다.“그러게요. 어르신들, 싸우려고 저희 동씨 가문에 사람을 불러달라고 한 건 아니죠? 먼저 일부터 해결하는 거 어떨까요?”용현성은 그제야 분노가 가라앉는 듯싶었다.하지만 그는 여전히 의미심장한 표정으로 김예훈을 쳐다보면서 삿대질했다.“김예훈, 장현준 어르신과 동씨 가문이 네 편을 들어줘서 오늘 운이 좋은 줄 알아. 아니면 내가 뺨 한 대로 너같이 무례한 인생 후배를 죽여버렸을 거야. 그동안 내 손에 죽은 젊은이가 아마도 천명은 안 되어도 팔백 명은 될 거야.”용현성은 오른손 손바닥을 드러내면서 흐뭇한 표정을 지었다.“허세 그만 부리시고. 저를 살려주셔서 감사하다고 하면 될까요?”김예훈은 어이가 없었다.“할 말이 있으면 하시고, 없으면 이만 가볼게요. 저는 아직 배가 고파서 야식 먹으러 가려고요.”“너!”한 무리의 집법 부대 제자들은 하나같이 화를 냈다.거만한 사람은 얼마든지 봤어도 이 정도로 거만한 사람은 처음이었다.‘용현성 어르신 체면을 전혀 지켜주지 않네!’“그래. 본론으로 들어가지.”용현성은 이번에는 화를 억누르고 류서우 등을 말리면서 김예훈을 냉랭하게 쳐다보았다.“김예훈, 네가 부산 용문당 회장인 점을 이용해서 진주·밀양에서 함부로 행동하고 사람을 괴롭혔다면서? 심지어 일본 야마구치파도 모자라 타케이 가문까지 죽였다지? 야마구치파에서 이미 연락이 왔어. 용문당에서 제대로 된 설명을 내놓으라고. 네가 상대방과 어떤 원한을 가지고 있든, 야마구치파에서 책임을 따지기 시작한 이상 네가 반드시 책임져야 해.”용현성은 위엄이 가득한 표정으로 말했다.“내가 명령하는데 회장 패쪽을 넘기고 야마구치파에 사과하도록 해! 우리 용문당에서 문제를 일으키지 말고!”김예훈이 담담하게 말했다.“그런
“류서우, 우리 회장님한테 무례하면 안 되지.”장현준이 말했다.김예훈과 동하임을 발견했을 때 멈칫하더니 곧바로 이 두 사람을 알아보았다.비록 첫 만남이었지만 용현성을 응원하러 오는 것이었기에 김예훈의 자료를 미리 확인했었다.장현준은 배시시 웃으면서 김예훈을 쳐다보았다.“류서우, 이분은 전설 속의 김예훈 회장이라고 해. 경기도 김 세자라고도 불리는데 신분이 어마어마할 정도라니까. 이런 분은 집법 부대에서 감히 맞설 수 있는 상대가 아니라고.”장현준이 류서우를 꾸짖는 것처럼 보였지만 사실 비난의 뜻은 없고 오히려 비꼬는 듯했다.김예훈의 신분을 알고는 있었지만 별로 존중의 뜻은 없었다.진주 사람이 봤을 때 경기도 김세자든 부산 용문당 회장이든 그렇게 대단해 보이지도 않았다.진주에서는 바짝 엎드려 다녀야 한다고 생각했다.이번에 상대해야 할 사람이 눈앞에 서있는 사람인 것을 확인한 용현성은 자연스레 시선을 김예훈에게 돌렸다.류서우의 눈물겨운 호소를 듣고, 사진도 보고, 자료도 확인했지만, 실물을 보니 평범하디 평범하다는 생각이 들었다.옷차림이나 분위기, 모두 다 평범했다.김현민과 비교하면 정말로 하늘과 땅 차이였다.용현성은 김예훈이 류서우 앞에서 어떻게 타케이 가문을 죽였는지 도저히 상상할 수 없었다.이때 용현성이 담담하게 말했다.“류서우, 얼른 우리 김예훈 회장에게 사과해. 이따 시작되기도 전에 회장님이 홧김에 너를 죽여도 난 너를 지켜줄 수 없어.”“하긴, 김 회장님이 막무가내의 사람이라 당주님 앞에서 살인과 방화를 저지르는 것도 불가능한 일이 아니죠.”류서우는 웃을 듯 말 듯 한 표정으로 김예훈을 쳐다보았다.“저 류서우, 회장님께 사과를 드릴게요. 죄송해요. 이렇게 많은 사람 앞에서 부디 저를 죽이지 말아주세요. 저 죽기 싫어요.”말 속에 가시가 있고, 비꼬는 말투를 보니 전혀 진심이 담겨있지 않았다.류서우의 말에 집법 부대 제자들도 김예훈을 흘겨보았다.‘이 모양 이 꼴을 하고서 왜 억울한 표정을 짓고 있지? 정말 염치가 없
김예훈이 담담하게 말했다.“영국 황실에서 일했다고요? 황실 공주도 제 앞에서 체면을 세우지 못하는데 하인 주제에 내 앞에서 나이가 많다고 꼰대 짓을 하다니. 저는 절대 체면을 세워주지 않을 거예요.”김예훈은 말을 마치고 먼저 앞으로 걸어갔다.이 둘은 곧 엘리베이터를 타고 제일 꼭대기에 있는 공중 화원에 도착했다.150평 정도 되는 이곳에는 사방이 푸르른 식물로 둘러싸여 있었다.가장 가운데는 60평 정도의 회의실이 있었는데 벽에는 유명한 화가가 그린 그림도 걸려있었고, 주위에는 온통 고급 목재로 만들어진 가구들이 배치되어 있었다.우아하게 꾸며진 이곳은 꽤 정교하여 보기 드문 곳이었다.하지만 그렇게 정교하던 회의실이 지금은 엉망이었다.비싼 소파와 테이블은 바닥에 널브러져 있었고, 바닥에는 유리 조각들도 널려있었다.그 중심에는 두 명의 노인이 앉아있었다.한 명은 삼베옷을 입고, 수염과 머리가 하얗고, 네모난 얼굴에 위엄이 가득한 용현성이었다.다른 한 명은 외국인으로 턱시도를 입고 눈이 움푹 들어가 있었다. 살짝 술에 취한 것 같은데 그래도 기품은 좋았다.이 사람은 바로 총독을 하기도 하고 영국 황실에서 일했던 장현준이었다.그들의 뒤에는 열몇 명의 사람이 서 있었는데 가장 앞에 서있는 사람은 류서우였다.보아하니 모두 집법 부대의 사람들인 것 같았다.하나같이 태도가 거만하고 콧대가 높은 것이 다른 사람은 안중에도 없었다.특히 류서우는 용현성이 뒤를 봐주자, 모든 사람을 무시하는 표정을 짓고 있었다.“이런 제기랄. 김예훈이랑 동하임은 왜 아직도 안 오는 거야.”이때 누군가 들어오는 것을 보고 장현준은 동씨 가문 하인인 줄 알고 욕설을 퍼부었다.“우리가 누군지 모르는 거야? 우리를 십몇 분이나 기다리게 해놓고, 자기가 뭐라도 되는 줄 아나 봐.”장현준은 진주 1인자 포스를 풍기면서 차가운 표정으로 질문했다.“동씨 가문 사람들은 예의를 모르나? 그리고 김예훈이라는 놈은 자기 분수도 모르나 봐. 내가 오는 줄 알았으면 미리 와서 기다렸어야
김예훈이 놀라며 말했다.“대한민국 전국 10대 명문가 중의 하나인 용씨 가문의 사람이라고요?”동하임은 고개를 끄덕였다.“그래서 좀 복잡하다는 거예요. 용씨 성을 가졌을 뿐만 아니라 용문당 당주님과 같은 연배라 심지어 당주님이 형이라고 부른다고 했어요.”김예훈은 피식 웃고 말았다.“재밌네요. 당주님의 형님이 집법 부대 부당주님이라니. 관계가 복잡하긴 하네요.”“그런데 류서우 씨가 그분을 총알받이로 이용하려고 하고 있어요. 제가 집법 부대의 체면을 세워줄 리가 없다는 것을 알고 있었으면 평화를 위해서 가장 먼저 깃발부터 내려고 소란을 멈춰야 했지만 순진한 사람이더라고요. 용현성 같은 사람이 짓밟을 수 있었다면 저는 이미 몇 번이고 죽었을 거예요.”김예훈이 무표정으로 담담하게 말했다.“보아하니 류서우 씨 아직 수준이 낮은 것 같네요. 용문당 류씨 가문도 별거 없네요.”동하임이 한숨을 내쉬었다.“말은 이렇게 해도 조심하는 것이 좋을 거예요. 류서우 씨는 무시해도 용현성 씨는 젊은 시절에 진주를 휩쓸고 다니면서 인맥이 아주 넓거든요. 용문당 권력자들도 깍듯이 대할 정도라니까요. 진주·밀양 용문당 수장도 겸손한 것 같아 보여도 진주·밀양 지리적 위치 때문에 그러는 거예요. 용현성 씨가 체면을 차리지 않고 진주·밀양 용문당 수장의 인력을 직접 끌어와서 도련님을 상대하는 것도 아주 복잡한 일이에요.”동하임은 계속해서 말했다.“그런데 도련님께서는 안심하셔도 돼요. 저희 동씨 가문은 어떻게든 도련님 편에 서 있을 거니까요.”김예훈은 고개를 돌리며 웃었다.“하임 씨, 걱정하지 마세요. 삼촌인 저만 믿으세요.”동하임은 흰자를 뒤집긴 해도 그의 자신감에 정신이 황홀해지는 느낌이었다.유럽 여자들은 감정에 있어서 적극적인 모습을 보였는데 동하임도 반쯤 유럽인이라 그런 모습을 갖추고 있었다.하지만 이전에 김예훈의 자료를 본 적 있는데 이미 그에게 아내가 있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늘 감정에 있어서 적극적이던 동하임은 아쉬울 따름이다.‘이런 사람은 김현민도
저녁 8시, 진주 시내 중심에 있는 한 건물.동씨 가문의 이 건물은 매년 임대료만 해도 엄청났다.건물 꼭대기에는 공중 화원도 있었는데 사계절 푸르른 이곳은 그야말로 장관이었다.이곳은 동씨 가문의 에너지가 가장 강한 곳이었기에 갑작스러운 만남 장소를 이곳으로 정했다.상대방이 어떤 수단을 쓰든, 이 자리에서 얼굴을 붉히든 제대로 맞설 자신이 있었다.세단을 타고 건물에 도착한 김예훈은 무심하게 주위를 한 바퀴 둘러보았다.비록 밤이었지만 도로에는 차도 그렇고 사람도 많이 다녔다.김예훈은 의미심장한 표정으로 쳐다보더니 피식 웃었다.“하임 씨, 여기가 풍수지리가 좋아 재물을 모으기 딱 좋은 곳이네요!”“이런 누추한 곳을 좋게 봐줘서 감사해요. 저희 동씨 가문은 여기서 겨우 생계를 이어가고 있을 뿐이에요.”검은 드레스를 입고있는 동하임은 지나가기만 해도 수많은 남자의 시선을 끌었다.이들은 하나같이 얼굴이 빨개져서 짐승처럼 덮칠 것만 같았다.하지만 동하임 주위의 만만찮은 기세에 이들은 마음을 완전히 꺾어버렸다.동하임이 공손하게 김예훈을 위해 차 문을 열어주었다.“도련님, 가시죠. 류서우 씨 일행과 8시에 만나기로 했어요. 지각해도 상관없으니까 서두를 필요 없을 것 같아요. 쇼핑을 좋아하시면 아래층에 있는 면세점에 가서 한 바퀴 돌아도 되고요.”동하임은 자연스럽게 김예훈의 팔짱을 감싸고 연약한 여인의 모습을 하면서 건물로 들어갔다.이에 많은 동씨 가문 자제들은 깜짝 놀라고 말았다.‘우리 아가씨가 언제부터 이렇게 공손하고 부드러운 사람이었던 거지?’“면세점은 됐어요. 쇼핑을 별로 안 좋아해서요.”김예훈은 건물로 들어가면서 호기심 가득한 말투로 물었다.“류서우 씨도 오는 거예요? 제 앞에 나타날 용기는 있대요?”“못 올 이유가 뭐가 있겠어요.”동하임은 콧방귀를 뀌었다.“도련님께서 하루 종일 쉬는 동안 류서우 씨가 용문당 내세우면서 얼마나 많은 일을 처리했는데요. 김현민도 만나고, 집법 부대 부당주님도 모셔 왔잖아요. 무슨 꿍꿍이인지는 만나
김예훈은 핸드폰으로 시간을 확인했는데 이미 저녁 6시였다.휴식하고 싶어서 무음 모드로 해놓은 바람에 오늘 오후 동하임의 전화를 열몇 통이나 받지 못했다. 직접 찾아온 걸 보니 급한 일이 있는 듯했다.동하림이 호텔 주소를 찾아낸 것도 아주 정상적인 일이었다.동하임의 신분과 능력으로 김예훈 하나 찾지 못한다면 동씨 가문도 진주에서 살아남을 이유가 없었다.김예훈은 옷을 갈아입고 나서야 문을 열었다.동하임은 어느샌가 검은색 샤넬 드레스를 입고 있었다.여전히 단발머리였지만 이 드레스는 마침 날씬하고 섹시한 이국적인 매력을 잘 드러내고 있었다.이 모습에 김예훈조차도 눈앞이 밝아지는 느낌에 속으로 감탄했다.“하임 씨, 마침 룸서비스를 시켜볼까, 했는데 같이 식사하실래요?”김예훈은 몇 가지 음식을 주문해서 먹으면서 호기심 가득한 목소리로 물었다.“무슨 일인데요?”동하임은 잠시 생각하다가 말했다.“도련님, 하루 종일 주무시느라 며칠이 지났는지도 모르죠? 오늘 아침에 용문당 부당주님이 집법 부대를 이끌고 찾아왔어요. 진주 지위가 특별한 것 때문에 오늘 오후에 부당주님께서 김예훈 도련님을 만나게 해달라고 공식적으로 진주 기관에 요청을 보내왔어요.”김예훈이 흥미롭게 말했다.“제가 용문당 회장인데 저한테 직접 연락하지 않고 동씨 가문에 연락했다고요? 재밌네요. 동씨 가문에 자기 정체성을 알고, 누구의 편에 서야 하는지 말해주려는 거예요?”동하임은 한숨을 내쉬고 말았다.“용전, 용문당, 용의 부대, 용연옥에도 공식적으로 서신을 보냈으니 가볍게 여길 일이 아닌 거죠. 이 각도에서 보면 저희 동씨 가문을 완전히 배제하려는 것 같아요. 이 서신으로 이미 용문당의 의지를 충분히 보여주고 있으니까요.”“용문당의 의지요?”김예훈은 피식 웃더니 용인주에게 전화를 걸었다.하지만 신호가 없는지 전화기 너머에서 들려오는 것은 부재중 음성뿐이었다.김예훈의 행동에 동하임이 나지막하게 말했다.“저한테 전해달라고 하던데 용문당 당주님이 지금 무송에서 폐관 수련 중이니 찾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