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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8화

작가: 낭아감자
last update 최신 업데이트: 2024-10-29 19:42:56
"대표님, 어떻게 된 일이에요?" 페라리 안, 하은혜가 어리둥절한 표정으로 입을 열었다.

"전화해볼게요." 김예훈이 어디론가 전화를 걸었다, 잠시 후 어이없다는 표정을 지으며 말했다, "은행에서 하는 말이 이 카드 한도가 한 달에 10억이래요, 저번에 현금 10억을 가지고 가서 한도가 없대요, 만약 한도를 조정하려면 은행에 가서 계약서를 써야 한다고 하네요."

"푸핫!"

하은혜가 참지 못하고 웃음을 터뜨렸다, 이런 일이 있을 줄은 상상도 못 했다.

김예훈도 어이가 없긴 마찬가지였다, 이런 일을 다 겪다니, 은행에 한 번 다녀와야 할 것 같다, 안 그러면 앞으로 일상적인 소비도 문제가 될 테니까.

"그럼 이 핸드폰, 내가 오빠한테 선물하는 걸로 하죠." 하은혜가 피식 웃었다, 이 정도 금액은 그녀한테 별거 아니었다.

"그래요, 나중에 내가 다른 거 선물해줄게요." 김예훈은 사양하지 않았다, "회사까지 태워다줘요, 오늘은 회사에서 지내야겠어요."

"네?" 방금 차에 시동을 건 하은혜가 갑자기 브레이크를 밟고는 의아한 표정을 지으며 말했다, "오빠, 오늘 집에 안 들어가요?"

"들어갈 수 없게 됐어요!" 김예훈이 어깨를 으쓱거렸다.

하은혜의 얼굴이 빨갛게 달아올랐다, 잠시 머뭇거리더니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회사에 샤워하는 데 없잖아요, 괜찮다면 저희 집에 갈래요? 내일 아침 출근하기도 편하고요."

김예훈도 그녀의 말에 동의했다, 샤워하지 못하면 잘 수 없으니까, 하지만 그가 무의식적으로 물었다:"괜찮겠어요?"

"당연하죠, 괜찮아요." 하은혜는 김예훈이 생각이라도 바뀔까 봐 이내 시동을 걸었다, 차가 빠른 속도로 도로를 질주했다.

하은혜는 고급 주택단지에 거주하고 있다, 맨 위층 펜트하우스다, 인테리어는 김예훈이 좋아하는 심플한 스타일이었다.

집 안은 먼지 하나 없이 깨끗했다, 꼭 필요한 것들만 자리 잡고 있는 것이 여자 혼자 사는 집 같았다.

김예훈은 들어와서 소파에 앉았다, 왠지 기분이 이상했다.

보아하니 몇 년 동안 하은혜의 삶도 쉽지 않았던 것 같았다, 거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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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말 움직일 수가 없었다, 하은혜 이 여자, 겉으로 보기에는 강해 보이지만 사실 연애도 한번 해보지 못한 순수한 여인이다.내가 지금 이러고 있으니, 그녀가 나한테 칼을 들고 덤벼도 이상한 일이 아니었다...바로 이때, 하은혜가 우물쭈물 입을 열었다:"대... 대표님... 이제 그만 손 놓으시죠?""아!" 김예훈이 손을 놓았다, 방금 무의식적으로 하은혜를 안은 것을 눈치채지 못했다.김예훈이 난감한 표정을 지으며 손을 놓았다, 하은혜는 수줍은 표정을 지으며 잽싸게 몸을 일으켰다.너무 어색했다.하은혜가 부끄러워하며 말했다:"결혼하신 지 3년 되었다고 들었어요."김예훈은 한동안 침묵하더니 입을 열었다:"그 얘기는 그만 해요, 난 게스트룸에서 잘게요, 내일 회사에 있는 내 침실 좀 꾸며줘요, 샤워하고 잠만 잘 수 있으면 돼요."네, 준비해놓을게요." 하은혜는 부끄러워 어쩔 줄 몰라 했다, 하지만 김예훈을 도와 게스트룸을 정리했다.이마에 땀이 송골송골 맺혀 바쁘게 움직이는 하은혜를 보니 김예훈은 좀 어이가 없었다.여비서가 확실히 예쁘긴 예뻤다, 몸매도 좋고, 특히 긴 다리가 눈에 띄었다.이 여자 왜 경계심이라는 게 없는 건지? 내가 자기한테 무슨 짓을 할 줄 알고?김예훈이 소리 없이 웃었다, 하은혜가 자신을 믿어주니 고마웠다.오늘 하루 종일 바빴다, 김예훈도 피곤했는지 하은혜가 침대를 정리해주자 이내 샤워를 마치고 쓰러져잤다.......다음 날 아침, 아침부터 맛있는 냄새가 풍겨왔다, 김예훈은 세수를 마치고 주방으로 갔다, 이때 하은혜가 머리를 묶고 귀여운 토끼 잠옷을 입고는 아침 준비를 하고 있었다.

  • 지존 사위   제120화

    김예훈을 보고 하은혜가 웃으면서 말했다:"대표님, 잠깐만 기다리세요, 거의 다 됐어요."김예훈이 의아한 표정을 지으며 하은혜를 쳐다보았다, 왠지 오늘의 하은혜는 그렇게 다정해 보이지 않았다.어젯밤 김예훈은 푹 잤다, 하지만 하은혜는 잠을 설쳤다, 만약 대표님이 문을 두드리면 열어줘야 하는지 열어주지 말아야 하는지, 온통 이 생각뿐이었다.근데 김예훈은 목석같이 아무 반응이 없었다, 하은혜는 화가 나서 미칠 지경이었다.아침을 먹고 두 사람은 이내 하은혜의 집을 나섰다, 하은혜가 벤틀리를 몰고 김예훈을 회사까지 데려다주었다.이미 아침 9시가 넘었다, 거리는 사람들로 붐비었다.YE 투자 회사 앞에도 무슨 이유인지 사람들이 많이 모여있었다, 꽃집 사람들이 회사 대문 앞을 결혼식 식장처럼 꾸미고 있었다.원래 기분이 안 좋았던 하은혜는 더 화가 났다, 차를 세우고 미간을 찌푸리며 소리쳤다:"경호원은요? 이게 다 뭐예요? 회사 이미지가 어떻게 되겠어요? 당장 치워요!"이때, 지나가던 행인들이 구경하러 몰려왔다.김예훈이 벤틀리 뒷좌석에서 내렸다, 다들 회사 입구에 정신이 팔려있어서 김예훈을 신경 쓰지 않았다."하 비서님, 아침부터 사람들이 몰려와서 이곳을 꾸미고 있어요, 말로는 그 댁 도련님이 프러포즈한다고 해요, 좋은 일이니 저희도 거절하기가 좀..." 손호남이 하은혜한테 공손하게 말했다.비록 지금은 별 볼 일 없는 경호원이지만 언젠가는 해 뜰 날이 있을 거라고 믿고 있다, 하은혜를 보는 손호남의 눈빛이 비열하다, 이렇게 아름답고 신분이 높은 여인이라, 송문영보다 훨씬 예쁘고 신분도 훨씬 높다, 친해질 수만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별 볼 일 없는 경호원이 주제넘은 생각을 하고 있다는 걸 하은혜는 모르고 있다, 그녀가 미간을 찌푸리며 말했다 :"좋은 일이기는 하나 회사에 영향을 끼쳐서야 되겠어요? 철수하라고 해요.""네, 다들 들었죠? 당장 멈춰요." 손호남이 연신 고개를 끄덕이더니 일하는 사람들한테 소리쳤다.보아하니 그들도 돈 받고 하는 일인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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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하 비서님, 오셨군요.”그때 흰색 정장을 입은 남자가 회사에서 걸어나왔다. 아마 회사 안에서 기다리다 밖에 나는 소리 때문에 뛰어나온 듯하다.하은혜가 살짝 얼굴을 찡그렸다. 이 남자는 바로 엊저녁 송문영에게 프로포즈 했다가 실패한 정지용이다. 왜 여기에 정지용이 나타났는지 대개 알 것 같다. “정지용 씨, 여기는 우리 회사라 로맨스를 즐기기엔 적합하지 않으니 난감하게 하지 말고 가세요.”“아니 잠깐만요.”정지용이 배시시 웃으면서 입을 열려고 할 때 입꼬리가 실룩거렸다.‘아씨, 김예훈 저 새끼는 왜 왔어? 왜 어디에도 저 새끼가 나타나지? 징그럽게.”“너 미쳤어? 김예훈, 너 스토커야? 왜 나를 따라와?”정지용은 김예훈에게 말할 기회를 주지 않고 삿대질하면서 욕을 해댔다.욕을 하면서도 속으로 걱정했다. 엊저녁 일은 모두 김예훈 때문에 파토 났는데 이 자식 지금 나타나서 또 방해하는 건 아닌지. 그렇다면 진짜 일을 망친다.김예훈은 정지용이 있는 줄도 몰랐다. 정지용을 보는 순간 미간을 찌푸렸다.‘저 자식은 왜 또 회사에 온 거야?’“정지용 씨, 여긴 우리 YE 투자 회사예요. 당신 집이 아니라고요. 행패는 딴 데 가서 하세요.”하은혜는 정지용이 욕하는 걸 보고 나서서 말렸다. 비록 지금도 김예훈에게 화가 났지만.“와우~!”갑자기 주변 사람들이 하은혜와 김예훈을 번갈아 봤다. 이 미녀와 저 찌질이 남자는 대체 무슨 관계인지 궁금했다. 미녀가 저 남자를 대신해 나선 게 분명했다.정지용은 속에서 불이 났다. 자신이 좋아하는 하은혜가 김예훈 같은 청소부를 대신해 나서다니!“정지용 씨, 왜 또 왔어요? 내가 그랬죠? 당신한테 관심 없다고.”그때 송문영이 포르쉐를 몰고 나타났다. 얼굴을 잔뜩 찡그린 채 짜증스럽게 말을 던졌다.오늘 저녁 송문영은 하얀색 셔츠에 캐주얼한 청바지를 입었다. 늘씬한 각선미가 그대로 드러났다.또 한 미녀가 나타나자 주변에서 환성을 질렀다.적지 않는 남자들이 흥분을 감추지 못하고 침까지 흘렸다.YE 투자 회사에

  • 지존 사위   제122화

    김예훈은 말을 섞는 것도 귀찮아 바로 돌아서 회사로 들어갔다.“정지용이 말로는 저 남자가 자기 집 데릴사위라는 것 같은데. 왜 바로 회사에 들어간 거지? 그것도 출입카드를 찍었어.”“혹시 다른 신분 있는 게 아닐까요?”주변에 몰린 사람들이 김예훈의 정체에 대해 궁금해했다.그 말에 정지용이 냉소를 지었다. “무슨 신분까지. 우리 집 데릴사위가 YE 투자 회사의 청소부에 근무하고 있거든요.”“청소부였구나!”적지 않은 사람이 갑자기 깨달은 척 감탄했다. 가난한 주제 어떻게 이런 회사에 출근하나 했더니 청소부였네. 어쩐지.정지용이 다시 배시시 웃으며 하은혜를 봤다. “하은혜 씨, 저 병신은 상관 말아요. 우리 시간을 빼앗았다고 기분 상해하지도 말고요. 우리 저녁에 어디 자리 잡고 천천히 얘기해 볼까요?”그 순간 하은혜는 엊저녁 송문영이 어떤 심정이었을 지 이해됐다. 어이없어 한참을 말을 잇지 못하다 다시 입을 열었다.“정지용 씨, 잘 들어요. 첫째, 당신에게 관심 없고 둘째, 우리 아는 사이도 아니고 셋째, 우리 회사 내부 규정에 따르면 이건 다 쓰레기로 분류해야 돼요. 체면을 생각해 줄 때 가세요. 아니면 보안원 부를 테니까.”정지용이 웃었다. “하 비서님, 부끄러워하지 마세요. 지금 남해시 사람들 다 알아요. 엊저녁 우리 별장에 와서 꽤 질투를 받았다는 사실을요. 하지만 걱정 마세요. 우리 둘 모두가 인정한 한 쌍이니 저한테 어울리지 않을까 그런 걱정 안 해도 돼요.”“너…”하은혜는 두통이 왔다. 더는 정지용을 보지 않고 손호남에게 말했다.“여기 정리해 주세요. 그리고 저 자식이 가지 않으면 사람 불러서 끌어내요.”“넵!”손호남이 신나게 다가왔다. 하은혜는 나도 품에 안아보지 못했는데 정지용 같은 놈이 감히 낚아채? 오늘 잘 걸렸다!…대표 사무실에서 김예훈이 사람을 불러 로비 cctv를 보더니 긴 한숨을 내쉬었다. 정지용 또라이 새끼를 계속 저렇게 행패를 부리게 내버려두는 것도 방법이 아니었다.잠시 생각을 하던 김예훈이 휴대폰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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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지용 이 또라이가 하은혜에게 달려가 프로포즈 했다가 YE 투자 회사 앞에서 쫓겨난 것도 모자라 이 때문에 투자금이 파토 났다는 사실이 몇 시간도 안 되는 사이에 남해시에 쫙 퍼졌다.…정씨 별장에 가족들이 다 모였다. 어르신은 잔뜩 인상을 쓰면서 테이블 중앙에 앉아 있다. 분위기가 썰렁했다.정지용은 두 팔을 출 늘어뜨린 채 두려움과 부끄러움에 어찌할 바를 몰랐다.그 옆의 사람들은 하나같이 흉한 표정으로 정지용을 놓고 한마디씩 했다.“정지용, 너 바보니?”“하은혜가 너에게 애정이 깊어? 그런데 아무도 아니잖아!”“역시 너를 믿는 게 아니었어. 역시!”“오늘 저녁 어찌 되었든 우리에게 설명해. 우리 정씨 사업뿐만 아니라 우리 가문의 신용도 너 때문에 다 망가졌어!”말할수록 화가 머리끝까지 올라와 눈에 쌍불을 켜고 잡아먹을 듯이 이글거렸다.“조급해 마요. 이 일은 반드시 해결될 거니까. 두 사람 사이에 말다툼이 있었거나 토라지거나 그랬을 수도 있잖아요. 지용을 믿어줘요.”초조하게 앉아 있던 정민택이 입을 열었다.어떻게 조급하지 않을 수가 있지? 어제 저녁만 해도 그렇게 자신만만하게 말하더니. 몇 시간만에 일이 이 지경이 됐다는 건 자칫하다 가문이 정지용 때문에 망할 수도 있다는 걸 의미한다.그러니 평소에 존경을 받던 정민택도 모든 이익 앞에서는 아무도 아니었다.그때 어르신이 실망한 눈길로 정지용을 봤다.“지용, 나는 네가 우리 가문을 이끌어 줄 사람이라 믿었는데 너무 실망했다. 이 일을 어떻게 수습할 거냐? 말해 봐.”정지용은 울상을 하며 말했다. “할아버지, 진짜 태도가 그렇게 빨리 바뀔지 생각도 못했어요. 너무 잔인해요. 하지만 걱정 마세요. 제가 꼭 해결할 게요.”말을 하다 감정에 북받친 정지용이 당장 울 것만 같았다.

  • 지존 사위   제124화

    ”네가? 어떻게? 이번에는 또 누구한테 프로포즈 하려고? 설마 대표? 대표가 남자라던데.”누가 한 말인지는 모르겠지만 모두 정지용을 향해 별의별 욕설을 다 퍼부었다.원래 정민아가 나서서 계약을 성사시키면 이익이 얼마가 되든 만족하려고 했다. 한데 하필이면 정지용 이 녀석이 나타나서 일을 그르치는 바람에 이익이고 나발이고 다 물거품이 되어버렸다. 좀 더 심각한 상황이라면 집안이 망할 수도 있다.어르신이 아니라면 모두 달려들어 정지용의 목을 졸라 죽여버렸을 지도 모른다.“맞아! 정민아가 계약서를 가져가는 게 더 나았어!”“지만 대단한 척 우쭐대더니 어떻게 됐어? 쓸모 없는 놈!”“정지용! 너 설마 다른 가문이 우리 집에 심은 스파이 아니야?”정지용은 울 것 같은 표정을 지으며 말했다. “전에는 그렇게 말씀하지 않으셨잖아요. 다 저를 지지해 줬잖아요. 게다가 저도 피해자라고요. 걱정 마세요. 내가 있는 한 이 일은 꼭 해결할 테니까!”“뭘로?”“그 기생오라비 같은 낯짝으로?”가족들은 모두 외면한 채 믿어주지 않았다. 말도 점점 격하게 하다 하마터면 손까지 댈 뻔했다.그때 한 목소리가 들려오면서 모두가 당황했다.“어르신, 큰일 났어요. 손씨 손영준 회장님이 오셨어요. 그리고 우리와 협력관계인 고객도 함께요.”기세가 당당한 모습을 봐도 비즈니스계의 큰 인물들이라는 것이 느껴졌다.앞장선 사람은 손씨 가문 손영준이다.“정 회장, 보아하니 엊저녁에 우리 두 집안이 맺은 계약은 취소해야 할 것 같네요.”손영준은 다가오면서 당당하게 말을 했다. 전혀 어려워하는 기색이 없었다.어르신의 안색이 점점 어두워졌다.“손 회장, 그 계약은 당신이 나한테 부탁한 거잖아요. 왜 갑자기 취소해요?”그때 백기철도 등장하더니 비소를 던졌다. “정 회장, 우리 모두 사업하는 사람들이라 솔직하게 말할게요. 어제 우리가 맺은 계약도 취소합시다.”“모르는 척하지 마세요. 우리가 정 회장과 계약한 것도 YE 투자 회사와 관련이 있어서 그런 거지. 방금 소식을 전해는데 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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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손 회장, 우리가 망하는 꼴을 보려고 그러십니까?”“맞아요. 사람이 그러는 거 아니죠!”“어제는 우리가 초청하지 않았는데 당신들이 제발로 걸어서 왔어요. 선물까지 내놓으면서 계약을 하자고 한 것도 당신들이라고요! 하루 멀다 하고 이렇게 변덕을 부리면 우리도 곤란해요!”정씨 가족들이 나서서 비난하자 손영준 회장 일행이 질세라 저마다 반박해 나섰다.어르신은 화가 치밀어 올라 뒷골이 뻐근했다. 그러다 갑자기 테이블을 치며 소리쳤다.“그만들 싸워!”쌍방이 흥분을 가라앉힌 후에야 어르신이 손영준을 보며 정중하게 말했다.“손 회장, 백 회장, 말이 이 정도로 나온 이상 나도 할 말이 없네요. 하지만 우리가 몇 년 동안 알고 지낸 정을 봐서라도 체면을 주세요. 3일, 3일 내에 꼭 YE 투자 회사의 계약을 받아낼 거예요. 그러니 계약은 취소하지 맙시다. 어때요?”손영준을 비록한 회장들이 서로 얼굴을 쳐다보더니 고개를 끄덕였다.“좋아요. 그동안 정을 봐서라고 3일만 줄게요. 만약 3일 뒤 약속을 지키지 못하면 그 땅을 내놔요!”“당신들…”어르신은 얼굴이 하얗게 질리면서 몸을 부르르 떨었다.눈앞의 사람들이 여기 온 이유가 그 땅 때문이다. 정지용이 일을 그르치는 바람에 3일 내에 투자금을 받아내는 건 불가능한 일이었다.하지만 어쩔 수 없었다. 이럴 수밖에 없었다. 아니면 정씨 가문이 숨을 돌릴 시간 마저도 없을 테니까.그제야 화기애애한 표정을 지으며 돌아갔다. 어르신 눈에 그 사람들은 웃는 가면을 쓴 호랑이 같았다.그때 축 늘어진 정지용이 갑자기 얼굴을 쳐들었다. “할아버지, 이 문제를 해결할 사람 있어요.”“누가?”어르신은 거의 무의식적으로 물었다.정지용이 가장 뒤에 선 정민아를 쳐다보는 눈에 음흉한 빛이 스쳤다. 비록 자신이 계약을 받아내지 못했지만 다른 사람도 실패하게 되면 자신의 책임이 다른 사람에게 돌릴 수 있다.“할아버지, 민아가 전에 두번이나 YE 투자 회사에 갔잖아요? 만약 누나가 허락하면 YE 투자 회사에서도 다시 계약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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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두 사람은 천천히 송산 꼭대기에 있는 화원에 도착하게 되었다. 인적이 드문 곳이라 밀회하기 아주 적합한 장소였다.열몇 명의 허씨 가문 보디가드들이 따라서 화원으로 들어가려고 하자 허순재가 손을 흔들면서 말렸다. 김예훈과 상의할 일이 있는 모양이었다.“김 회장님, 오늘은 허심탄회하게 이야기할 것이 있어서 뵙자고 했습니다.”걷고 있는데 허순재가 먼저 입을 열었다.“첫째, 제 불효자식들이 김 회장님 여인을 의도적으로 해치려고 한 것도, 김 회장님을 모함한 것도, 사과의 말씀을 드립니다.”김예훈은 멈칫도 잠시 담담하게 말했다.“도박왕님, 무슨 말씀이세요. 저와 허씨 가문의 모순은 돌이킬 수 없을 정도는 아닙니다. 허씨 가문에서 저를 건들지만 않으면 저도 따라서 찾을 일도 없습니다.”“걱정하지 마세요. 저희 허씨 가문은 그 정도로 눈치 없는 가문은 아닙니다.”허순재는 피식 웃고 말았다.“오늘 아침 찾아오기 전에 제 불효자식들을 통해 전에 있었던 일을 들었는데 다 저희 허씨 가문의 잘못이더라고요. 사과드리는 의미로 제 막내아들인 허준서가 갖고 있는 도박패를 드리려고요. 그리고 부산 팰리스의 모든 지분도 김 회장님의 명의로 돌리려는 생각입니다. 저희 허씨 가문의 자그마한 성의이기 때문에 꼭 받아주시기를 바랍니다. 거절하시면 저희 허씨 가문의 체면을 세워주지 않는 것이 됩니다. 두번째로 고맙다는 인사를 전하고 싶었습니다. 추하린 씨한테 진주·밀양 용전 전주 자리를 내어주신 건 저희 진주·밀양 명문가에 기회를 주신 거나 다름없습니다. 늘 공평 공정한 추씨 가문의 추하린 씨가 전주 자리를 맡으면 안동 김씨 가문을 잘 다스릴 것이기 때문에 저희한테는 좋은 일이거든요. 한 마리의 호랑이보다 두 마리가 낫지 않을까요?”김예훈이 피식 웃었다.“저 말고 김서하 사모님께 감사의 인사를 드려야 할 텐데요? 저는 용문당과 함께 강제적으로 진주·밀양 용전을 쳐들어가려고 했거든요.”허순재는 웃으면서 아예 화제를 돌렸다.“아, 그리고 세 번째로는 저희 허씨 가문의 풍수를 봐

  • 지존 사위   제2409화

    김예훈이 떠난 지 얼마 안 지나 장덕수가 심문실로 들어오면서 흥미진진한 표정으로 김청미를 쳐다보았다.“지옥으로 가기 전에 이렇게 큰 비밀을 알려준 거, 김현민과 치고받는 꼴을 보고 싶어서야? 아니면 또 다른 꿍꿍이가 있는 거야.”“그런거 아니에요.”김청미의 말투는 담담하기만 했다.“김현민이 저를 버렸는데 굳이 비밀을 간직할 이유는 없잖아요. 선배가 김현민을 죽일 순 없어도 괴롭히는 것만으로도 만족해요.”장덕수는 의미심장한 표정으로 고개 들어 진주 태산 쪽을 바라보았다.김현민이 김예훈을 건들지 않았더라면 이 많은 일도 일어나지 않았을 것이다.그런데 김현민이 먼저 건드렸고, 김예훈도 진실을 알아버렸으니 진주·밀양 안동 김씨 가문에 큰 파장이 일어날 것이 뻔했다.“그런데 김현민은 곧 9대 국방부 총사령관을 맡을 사람인데 김 회장님이 그의 상대가 될수 있을까?”...용연옥 감옥을 벗어난 김예훈은 밀양 송산 빌라로 향했다.오늘은 추하린과 함께 진주·밀양 용전을 인수·인계받으러 가기로 했다.한참을 기다렸는데 추하린 대신 불청객 한명이 찾아왔다.김예훈은 보디가드가 건넨 배첩을 확인하고 문을 열어줘도 된다고 했다.그러고는 마당으로 가 롤스로이스 한대가 세워지기를 기다렸다.“도박왕께서 무슨 일로 이 누추한 곳을 찾으셨을까요.”차 문이 열리는 순간, 사면팔방에서 정장을 입은 보디가드 수십 명이 나타났다.이어 백발의 노인이 김예훈 앞에 모습을 드러냈다.환갑이 넘는 나이었지만 정정한 모습으로 어마어마한 포스를 풍겼다.이 사람은 다름아닌 도박왕 허순재였다.“김 회장님, 안녕하세요.”허순재는 김예훈을 향해 미소를 지었다.“불쑥 찾아와서 죄송합니다.”처음 보는 도박왕의 모습에 김예훈은 멈칫하고 말았다.상대방이 찾아온 의도가 뻔히 보였지만 애써 모른 척하기로 했다.김예훈이 허씨 가문과 관계가 안 좋긴 해도 그렇게 원한이 깊은 관계는 아니었다.최소한 소문으로만 듣던 도박왕 허순재한테는 악한 감정이 없었다.“어제 뵈러 오고 싶었는데 김 회장님께

  • 지존 사위   제2408화

    김예훈은 미간을 찌푸리고 말았다.‘진주·밀양 안동 김씨 가문이 이 정도로 칼 같다니. 김청미한테 모든 죄를 떠넘겼다고? 진주·밀양 용전을 잃어버렸다고 분풀이하나 보네. 안동 김씨 가문과 용전한테는 가장 좋은 선택일 수 있겠지만 김청미한테는 너무나도 잔인한 현실이야. 안동 김씨 가문과 용전에서 보호해 줬다면 어쩌면 다시 해 뜰 날을 맞이할지도 모르는데...’“이 모든 것이 불공평하고, 억울하다고 느껴지면 배후자인 김현민을 불어내.”김예훈은 그림과도 같은 김청미의 얼굴을 쳐다보고 있었다.“네가 증거를 내놓으면 용문당과 용연옥에서 너의 안전을 책임져 줄 거야. 나머지 인생을 해외에서 풍족하게 살 수 있게 해줄게.”“김현민을 불라고?”김청미는 피식 웃고 말았다.“김현민은 선배랑 만난 적도 없고, 선배를 타깃으로 명령을 내린 적도 없었어. 비록 김현민이 배후자인 것은 모두 다 아는 사실이지만 증거가 없는 상황에서는 모두 의미 없는 일이야. 심지어 내가 혼자 짜고 치는 고스톱이라고 볼 수 있지. 김현민이 한 의미심장한 말에 내가 알아서 움직였거든.”김예훈이 담담하게 말했다.“그냥 잘못을 인정하려고 오늘 나를 부른 거라면 이 만남은 아무런 의미가 없다고 봐.”“당연히 의미 있는 일이지. 이렇게 된 이상 난 용연옥을 떠날 수 없어. 나랑 함께 지옥에 갈수 있는 누군가가 필요해. 사실 알려줄 것이 있어서 보자고 했어. 김현민이 선배를 짓밟으려고 한 진짜 이유이기도 하지.”김예훈은 김청미더러 계속해서 말해보라고 했다.”“선배와 나를 포함한 전체 경기도 김씨 가문은 진주·밀양 안동 김씨 가문의 일부분으로서 가장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어. 족보를 봤을 때 우리 모두 진주·밀양 안동 김씨 가문의 수장 자리에 오를 수 있는 사람이야. 그리고 선배 때문에 진주·밀양 안동 김씨 가문의 어르신이 경기도 김씨 가문을 여겨보기 시작했어.”김예훈은 미간을 찌푸리고 말았다.“내가 수장 자리를 빼앗을까 봐 나를 죽이려고 했던 거야?”김청미가 나지막하게 말했다.“이 모든

  • 지존 사위   제2407화

    기세가 하늘을 찌르던 김청미는 이미 하얀 죄수복을 입고 머리를 묶은 채 책을 읽고 있었다.그래서인지 여느 때와 달리 지적인 느낌이었다.김예훈은 그제야 알고 지내던 익숙한 김청미라는 느낌이 들었다.“장 옥주님은 역시 약속을 지키는 분이시네. 내가 감옥에 들어가기 전에 선배를 데려온 걸 보면.”김예훈이 나타나자 김청미의 표정은 감정 기복이 심했다.“용연옥 감방장님 외에 말할 수 있는 사람이 평생 없을 줄 알았는데 말이야.”김예훈은 표정 변화 없이 아무렇지 않게 의자를 끌어와 앉았다.“날 왜 불렀는데? 마음껏 욕하려고? 아니면 내 모습을 기억해 뒀다가 귀신이 되어서까지 내버려두지 않으려고?’김예훈이 말했다.“우리가 혈연관계가 있는 점을 봐서 10분만 줄게. 10분 뒤에 바로 갈 거야. 추하린 씨와 함께 진주·밀양 용전을 다스리려면 바빠.”진주·밀양 용전을 다스린다는 말에 김청미는 표정이 어두워지더니 이내 흥미진진한 표정으로 김예훈을 쳐다보았다.“정민아, 하은혜, 우현아, 방수아, 추하린 같은 여자한테 특별한 감정을 품고 있는거 알아. 아무리 그래도 나도 선배라고 불러주는데 어떻게 나한테 이 정도로 냉정할 수 있어?”김예훈이 어깨를 으쓱거렸다.“할수 없지 뭐. 네가 날 한두 번 죽이려고 했어? 그러고도 너를 잘해달라고? 내가 뭐 바보야? 솔직히 말해서 용연옥에 유용한 사람이 아니라면 진작에 목을 졸라 죽여버렸어.”“역시나 김 세자님은 다르네.”김청미는 한숨을 내쉬고 말았다.“사실 계속 묻고 싶었던 것이 있었어. 선배가 소문으로만 듣던 당도 부대 총사령관이 맞아?”“네가 보기엔 어떤 것 같은데?”김예훈이 냉랭하게 물었다.“난 잘 모르겠어.”김청미의 표정은 이상하기만 했다.“진주·밀양 안동 김씨 가문 내부에서 들려오는 소리에 의하면 김현민이야말로 당도 부대 총사령관이라고 했어. 곧 대한민국 9대 국방부 총사령관직을 맡게 될 사람이라고 하잖아.”김예훈은 콧방귀를 뀌고 말았다.“무슨 자격으로?”김청미가 담담하게 말했다.“김현민은

  • 지존 사위   제2406화

    추하린은 반짝이는 두눈으로 김서하, 김청미, 김병욱 등을 차례대로 쳐다보았다.자기 능력으로는 진주·밀양 용전을 접수하고 진주·밀양에서 한 획을 긋기에는 어렵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이 밖에도 자기가 일어서면 추씨 가문이 진주·밀양에서 제일 잘나가는 명문가로 될수있는 기회인 것도 알고 있었다.성공하면 추씨 가문의 일등 공신이고, 실패하면 추씨 가문을 구렁텅이로 빠뜨린 원흉이기도 했다.추씨 가문의 미래가 어떨지는 그녀의 손에 달려있다고 볼 수 있었다.추하린은 김예훈에게 시선을 돌리면서 한숨을 내쉬고 말았다.“최근에 있었던 일을 통해 깨달은 것이 있습니다. 이 세상에 제 뜻대로 되는 일이 없다는 것을요. 저희 아버지는 이 바닥을 벗어나 깊은 산속에서 조용히 지내고 싶어 하셨는데 사람들이 가만두지 않더라고요. 그렇다고 해서 저희 추씨 가문이 물러나야 하는 이유는 없잖습니까. 그래서 저도 한번 도전해 보려고요!”김예훈이 손뼉을 치면서 말했다.“좋아요. 그러면 지금부터 추하린 씨가 진주·밀양 용전의 전주를 맡게 되는 것입니다. 여러분 의견 없으시죠?”...밀양 국제공항 사건은 이렇게 막을 내리게 되었다.밀양 기관에서는 이 사건의 진범이 진두준이라는 공고를 낸 것도 모자라 200억 원을 들여 국제 수배령을 내리기도 했다.용전, 용문당, 홍성에서도 상금을 추가하는 바람에 진두준은 세상에서 가장 비싼 수배자가 되고 말았다.진주·밀양 용전은 오늘부로 주인이 바뀌게 되었다.이 사건의 최대책임자인 김청미는 용연욕에 끌려가 심층 심문을 받게 되었다. 나라를 팔아먹은 경황이 있는지 더 확인해 보려는 의도였다.이번 사건으로 용전에서 입은 피해는 어마어마했다....다음 날 아침, 진주 빅토리아 항구 5성급 호텔에서 자고 있던 김예훈은 전화 한 통을 받게 되었다.로비로 내려갔을 때, 오래 기다리고 있던 장덕수를 만나게 되었다.“어르신.”김예훈은 용연옥 옥주인 장덕수에 대해 존경하는 마음이 컸다.어제저녁 용인주, 하은우, 박인철 등은 급한 사정이 있어 밤을

  • 지존 사위   제2405화

    “김 회장님께서 진주와 밀양의 중요성을 알고 계신다면 외부인은 관리하기 어려운 곳인 것도 아실 텐데요? 진주·밀양 용전의 독자적 운영과 고위층 퇴임은 약속드릴 수 있지만 한 가지 조건이 있다면 그 관리자가 진주·밀양 사람이었으면 합니다. 김 회장님께서 약속하신다면 저 또한 약속을 지켜드리죠. 하지만 김 회장님께서 동의하지 않으신다면 없었던 일로 합시다. 용문당에서는 저희 용전에 복수하고 싶으신 대로 하셔도 좋습니다.”늘 우아함을 지키고 있던 김서하는 순간 자기편을 들어주는 성격이 드러나고 말았다.보여주는 태도를 봐도 어느정도 선을 지켰으면 하는 바람이 있어 보였다.김서하의 뜻을 알아차린 김예훈은 의미심장한 표정을 지었다.진주와 밀양은 안동 김씨 가문의 구역이었다.용의 부대, 용연옥, 용전과 용문당 간의 단결을 위해 대가를 치르겠다고 해도 모자랄판에 이런 재미있는 요구를 내놓을 줄 몰랐다.진주·밀양 상류인사 중에서 용전을 진압할 만한 사람 중에 상대하기 쉬운 사람은 없었다.대부분 진주·밀양 안동 김씨 가문의 사람이거나 그 가문과 밀접히 연관된 사람이었다.간단히 말해서 김예훈이 김서하의 요구를 들어주면 그 누구를 관리자로 선택하든 진주·밀양 용전은 안동 김씨 가문의 손에 들어갈 것이 뻔했다.김서하는 양보하는 척하면서 자신의 태도를 강경하게 보여주었다.이에 용인주, 장덕수 등은 하나같이 심각한 표정으로 미간을 찌푸리고 있었다.잘 따져보면 김예훈이 직접 진주·밀양 용전의 수장을 맡기에는 어려웠다.외부인으로서는 진주·밀양에 발붙이기 어려웠기 때문이다.‘어디 가서 적합한 후보자를 찾지?’김예훈은 의미심장한 표정을 짓더니 김서하를 향해 피식 웃었다.“사모님께서 제 조건을 들어주신다는데 제가 어떻게 사모님 조건을 거절할 수 있겠습니까. 그런데 후보자를 용전에서 직접 뽑는 건 좀 그렇지 않을까요?”김서하가 담담하게 말했다.“당연히 김 회장님께서 직접 뽑는 거죠.”두 사람의 대화를 듣고 있던 김청미, 김병욱과 곽영현은 가소롭다는 표정을 지었다.

  • 지존 사위   제2404화

    “오늘은 제가 마침 소식을 듣고 진주로 왔기 다행이지 하마터면 용문당의 기둥인 김 회장님이 용전에서 목숨을 잃을 수도 있었어요. 보이지 않는 곳에서 이런 유사한 사건이 얼마나 일어났는지는 아무도 알수 없어요. 용전은 대한민국을 위해 존재하는 거지, 누군가의 사리사욕을 채우려고 존재하는 것이 아닙니다. 용전도 새로운 모습을 보일 때가 되었다고요.”김청미가 죄를 인정하면서 용인주, 장덕수, 하은우는 하나둘씩 용전에 손가락질하기 시작했다.용문당, 용연옥, 용의 부대의 절대다수의 힘은 국내에 있었기 때문에 서로 감시하고, 서로 다툼없이 평화롭게 지냈기 때문에 오늘과 같은 일이 벌어질 리가 없었다.하지만 대외적인 업무를 맡은 용전은 최근 몇 년 동안 놀라운 발전을 보였기 때문에 차마 간섭할 방법이 없었다.오늘 이 사건을 빌미로 용전을 대대적으로 수색하자는 것도 어쩌면 대한민국 고위층의 뜻일 수도 있었다.김서하는 어두워진 표정으로 태양혈을 어루만지고 있었다.그녀는 각 대표들의 발언을 듣고 한숨을 내쉬었다.“여러분, 김청미 씨가 잘못한 것도 사실이고, 용전도 책임을 벗어나지 못하겠지만 다들 정의로운 척하지 말고 뭘 원하시는지 한번 말씀해 보시죠?”장덕수와 하은우가 힐끔 쳐다보자 용인주가 말했다.“저는 직접적인 피해자가 아니기 때문에 별로 바라는 것도 없습니다. 김 회장님께 물어보시는 건 어떨까요?”김예훈은 의미심장한 표정으로 용인주를 힐끔 쳐다보았다.‘내가 이 기회를 빌어 용전을 손봐주고 싶어 한다는 걸 어떻게 알았지?’김서하는 고개를 끄덕이면서 시선을 김예훈에게 돌렸다.“김 회장님께서는 어떤 생각을 가지고 계시는가요? 혹은 저희가 어떻게 보상해 드리면 좋을까요?”김예훈이 김서하를 쳐다보면서 담담하게 말했다.“저는 부족한 것이 없어서 보상은 필요 없습니다. 괜히 정의로운 척하기도 싫고요. 용전이 대외적으로 어떤 업무를 보고 있는지는 몰라도 오늘부로 진주·밀양 용전은 용전 본부에서 계속 관리할 자격이 없다고 봅니다. 하고, 모든 고위직은 자리에서

  • 지존 사위   제2403화

    ‘큰 죄를 지었습니다?’간단하기 그지없는 말에 용의 부대, 용연옥, 용전, 용문당 대표들은 자리에서 벌떡 일어서고 말았다.김예훈마저 의미심장한 표정으로 김청미를 힐끔 쳐다볼 정도였다.사실 그녀가 쉽게 잘못을 인정할 사람이 아니라고 생각했다.‘김씨 가문 사걸 중에세 가장 상대하기 어려운 사람이 이렇게 쉽게 잘못을 인정하다니.’“김예훈 씨는 경기도에 있을 때 저희 김씨 가문을 풍비박산 내버리고 진주까지 쫓아냈기 때문에 죽도록 미웠습니다. 그래서 진주에 오고부터 계속 계획을 꾸미고 있었습니다. 성남에서 부산까지, 모두 저의 계획대로였죠. 김예훈 씨는 결국 제가 함정을 파놓은 진주와 밀양에 올 수밖에 없었어요. 두 번이나 암살 작전에 나선 킬러 역시 저였고요. 그런데 운이 얼마나 좋은지 전부 다 비켜 가더라고요.”김청미는 한숨을 내쉬고 말았다.“밀양 국제공항 사건이 너무 크게 벌어진 바람에 생각을 바꾸게 되었어요. 그것은 바로 공권력을 남용하여 김예훈 씨를 짓밟아 버리는 것이었어요. 1부터 100까지 전부 다 짜놓은 판에 발만 내디디면 총살감이었어요. 그런데 용문당 당주님께서 직접 진주에 와서 4자 대면까지 진행할 정도로 김예훈 씨를 아낄 줄 몰랐어요. 그리고 임현우 저 자식도 돈 받고 저를 배신할 줄 몰랐고요.”김청미는 씁쓸한 표정이었다.“정말 세상일은 계획대로 되지 않나 보네요. 일이 이렇게 된 이상 잘못을 인정할 수밖에요. 제가 용전을 먹칠했기 때문에 모든 책임을 떠안겠습니다.”김예훈은 김청미를 물끄러미 쳐다볼 뿐이다. 도도하기만 하던 그녀가 갑자기 모든 책임을 떠안겠다고 해서 수상한 느낌이었다.김청미의 신분과 힘으로는 일을 이렇게 크게 벌였을 리가 없었다.간단히 말해서 뒤에 또 다른 사람이 있는 것이 틀림없었다.김청미가 나서서 잘못을 인정한다는 것은 그 뒤에 있는 사람을 보호하기 위함이었다.“김청미 씨, 당신은 진주·밀양 용전 서열 2위로써 공권력을 남용한 것도 모자라 용문당 김 회장님까지 모함하려고 했어요. 용전을 먹칠한 것도 모자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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