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예훈과 정민아의 뒷모습이 시야에서 사라질 때쯤, 이명재의 눈빛이 차갑게 식어버렸다. “얼른 가서 저 둘이 어느 방에 묵는지 알아보고 마스터키를 줘.”“이 대표님, 그건 규칙에 어긋나는 일입니다!”한 웨이터가 작은 목소리로 얘기했다. 퍽. 이명재가 바로 손찌검하며 얘기했다. “규칙? 무슨 규칙? 여기서는 내가 바로 규칙이야!”얼굴을 감싸 쥔 웨이터는 더 이상 아무 말도 못 하고 바로 가서 마스터키를 가져왔다. 마스터키를 손에 넣은 이명재는 의기양양해 했다. 처음 정민아를 만났던 그때부터, 이미 정민아를 머리부터 발끝까지 가지고 싶었다. 머리부터 집어삼키고 발끝까지 탐험하고 싶었다. 남편이라면 당연히 그래야지 않겠는가! 하지만 그 해, 다른 여학생을 탐하다가 신고당해 결국 어마어마한 돈을 들여 일을 마무리하고 해고당했다. 그렇지 않았다면 이명재는 진즉 정민아를 이곳저곳 탐했을 것이다. 지금 또다시 그의 앞에 나타난 정민아는 굶주린 사자 앞의 고깃덩이 같았다. 이명재는 하늘이 내려주신 은혜를 꼭 잡겠다고 생각했다. “흠, 민아야. 너라는 사람에 내가 꼭 들어가서 탐해 주마. 그 데릴사위는 너랑 하나도 어울리지 않아!”이명재는 스스로 꽤 매너가 있는 사람이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스스로 그렇게 생각하는 사람 중에 진정으로 매너 있는 사람은 거의 없었다. ...다른 한 편. 김예훈과 정민아는 호숫가가 보이는 방에 들어가 묵었다. 얼마 지나지 않아 전화가 걸려 왔다. 전화를 받은 김예훈은 담담히 얘기했다. “계약서는 준비되었습니까? 그래요, 내일 사람을 시켜서 가져오면 제가 확인해 보도록 하죠.”전화를 끊자 정민아가 김예훈을 바라보며 의미심장하게 얘기했다. “예훈아, 네가 선우건이 씨랑 사이가 좋은 건 알지만 이런 일로 장난을 치면 안 되는 거야.”정민아는 김예훈이 늘 그렇듯 허세를 부리고 있다고 생각했다. 사실 선우건이는 김예훈의 전화를 받고 바로 주식을 주려는 계약서를 작성했다. 김예훈이 선우 가문이 떼돈을 벌 수 있게
그 모습을 본 김예훈의 표정은 차갑게 식었다. 이명재라는 사람은 딱 봐도 선심을 쓸만한 사람은 아니었다. 음식을 입에 넣는 순간, 김예훈은 이 음식에 수면제가 들어갔다는 것을 깨달았다. 다행히 수면제의 종류가 누구나 다 살 수 있는 평범한 수면제였다. 몸에 해가 없고 수면을 보조해 주는 그런 약이었다. 김예훈은 정민아가 요 며칠 제대로 자지 못했다는 것을 알기에 수면제를 넣은 것을 바로 얘기하지 않고 평소처럼 식사를 했다. 김예훈은 수면제 따위에 전혀 영향 받지 않는다. 전쟁터에서 겪어보지 못한 독이 거의 없었다. 내성이 생기다 못해 거의 모든 바이러스와 독에 면역이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멀지 않은 곳에서 이명재는 눈을 가늘게 뜨고 웃으며 두 사람을 지켜보았다. 어찌나 흥분되는지 몸이 바르르 떨렸다. 오늘 밤, 정민아를 구석구석 탐할 생각에 너무도 설렜다. 들은 바에 의하면 이 데릴사위는 결혼한 지 3년 동안이나 정민아를 탐하지 않았다고 했다. 이명재는 자기가 착하다고 생각했다. ‘내가 도와주는 거야.’김예훈과 정민아는 식사를 마친 후 바로 방으로 돌아가지 않고 호숫가에서 산책을 했다. 한 시간 정도가 지나 정민아는 피곤이 몰려왔다. 두 사람은 그대로 방에 돌아왔다. 방에 돌아온 정민아는 바로 씻고 잠에 들었다. 그녀가 조용히 잠든 모습을 보며 김예훈은 잘 정리를 하고 불을 끈 채 어둠 속에서 기다렸다. 그는 이명재가 도대체 무슨 일을 저지르려는 것인지 두 눈으로 보려고 했다.이때 이명재는 사무실에서 흥분을 가라앉히지 못하고 가만히 앉아있지를 못했다. 약효가 나타났으리라 생각한 그는 그제야 쭈뼛대며 두 사람의 방 앞에 나타났다. 그는 조심스레 행동하며 일단 벨을 눌러보았다. 그리고 반응이 없자 그제야 마스터키를 꺼내 문을 열었다. 불을 켠 그는 정민아가 예쁘장한 얼굴을 드러내고 자는 것을 보고 피가 끓어올랐다. 이명재는 다른 것은 생각도 하지 않고 바로 정민아를 덮치려고 했다. 하지만 곧 그는 눈앞이 까매지며 바로
이명재가 여태껏 결혼하지 않은 데에는 이유가 있었다. 바로 그의 아랫도리의 문제였다. 그래서 그는 항상 어쩔 수 없이 그런 저열한 방법으로 여자를 탐해 왔다. 그러지 않으면 다들 그를 무시하고 멸시했다. 하지만 지금, 그의 가장 큰 비밀이 모든 사람 앞에 드러나 버렸다. 이 순간, 이명재는 이미 멘탈이 붕괴되었다. “누구야! 누가 나를 여기에 매달았어! 내가 죽여버릴 거야!”금상 별장의 총지배인인 이명재도 바보는 아니었다. 그는 정신을 차린 후 이게 어떻게 된 일인지 바로 알아차렸다. 이명재는 옆의 보안요원을 불러 자기를 내려놓게 하고 외투를 빌려 하반신을 덮었다. 그리고 쏜살같이 이곳을 떠났다. 하지만 다이닝룸까지 달려갔을 때 익숙한 목소리가 그를 붙잡았다: “어머, 이 교수님, 왜 보안팀 옷으로 하체를 가리고 계세요? 이게 요즘 유행하는 패션인가요?”의문스러운 표정을 지은 정민아가 이명재의 패션을 이해할 수 없다는 듯 말했다. 이명재는 무의식적으로 고개를 돌리자마자 그대로 굳어버렸다. 김예훈과 정민아는 아마도 아침 식사를 하기 위해 나온 것이었다. 지금 그들은 이명재를 위아래로 훑어보고 있었다. “이 교수님, 별장의 총지배인이시면서 옷차림이 영 단정하지 못하네요. 혹시 밤중에 나가서 이상한 짓을 하고 온 건 아니죠? 게다가 팬티까지 벗고 엉덩이를 드러내고 다니다니… 아침마다 발가벗고 다니는 습관이 있는 건 아니죠? 설마 그런 취미가 있었다니, 역시 교육자들은 개방적인 마인드를 가졌나 봅니다.”김예훈의 말 한마디 한마디에 이명재는 창피함에 몸을 부르르 떨었다. 치욕감이 치밀어 올라 이명재는 바닥에 머리를 박고 죽고 싶었다. 살고 싶지 않았다! 김예훈은 또 물었다. “이 교수님, 여기는 뭘 숨기고 있는 겁니까?”그 말에 이명재는 순간 놀라서 손에 잡고 있던 옷을 놓쳤다. 그리고 외투가 바닥에 툭 떨어졌다. 손이 빠른 김예훈은 이미 정민아의 눈을 가려버렸다. “여보, 보지 마. 눈 버릴라.”“풉.”이명재는 하마터면 피
온몸을 바르르 떨던 이명재는 이 모든 영상을 지워버렸다. 왜냐하면 이 영상이 존재하는 것이 그에게는 흑역사기 때문이었다. CCTV를 관리하는 직원들이 웃으면서 의문스럽게 물었다.“이 대표님, 어제 재미 좀 봤습니까? 또 영상 삭제하러 오셨구먼. 다음에는 저희도 데려가서 같이 재미 좀 봐요.”퍽.“재미는 개뿔!”이명재는 그렇게 말한 직원의 얼굴을 소리가 날 정도로 세게 때렸다.그는 창피함 때문인지, 분노 때문인지 온몸을 바르르 떨고 있었다. 오늘 아침의 그 장면만 생각하면 몸이 떨려서 바로 목매달고 죽고 싶었다. 하지만 이명재는 빠르게 심호흡을 몇 번 한 뒤 마음을 진정시켰다. 이렇게 끝낼 수는 없다. 어떻게 해서든지 김예훈에게 복수를 해야 했다. 그리고 빨리 복수를 해야 했다. 김예훈이 이곳을 떠나면 다시는 기회가 없을 것이었다. 잠시 고민하던 이명재는 보안요원 몇 명을 데리고 밖의 다이닝룸으로 왔다. “선생님, 저희랑 같이 가주셔야겠습니다.”이명재가 차갑게 김예훈을 바라보며 얘기했다. 깜짝 놀란 정민아가 물었다.“이 교수님, 제 남편이 뭘 했다고 같이 가줘야 해요?”이명재는 차갑게 얘기했다. “어제 투숙한 여성 고객님이 누군가가 방에서 염탐하고 있었다고 했다. 제가 CCTV영상을 돌려본 결과 그 염탐하는 사람이 바로 네 남편, 김예훈이야!”이명재는 김예훈을 낚기 위해 없는 죄를 만들어서 덮어버렸다. 진짜던 가짜던 상관은 없다. 일단은 김예훈을 데리고 가서 흠씬 패줄 생각이었다. 잠시 멍때리던 정민아는 일어서서 얘기했다. “이 교수님, 잘못 보신 거 아니에요? 제 남편은 그런 사람이 아닙니다!”이명재는 차갑게 대답했다. “비켜. 그런 사람이 아니라는 것을 나한테 말해서 무슨 소용이 있겠어. 내 손에는 증거가 있다고! 정민아, 내가 말하는데 나한테 잘 보여야 할 거야. 그렇지 않으면 네 쓸모없는 남편을 경찰서로 보내버리는 수밖에 없으니까.”눈알을 굴리던 이명재는 또 정민아를 넘볼 생각을 하고 있었다. “이리 와. 와서
선우정택이 웃으면서 말했다. “바로 눈앞에 두고도 못 알아보다니.” 그렇게 얘기하며 그는 김예훈 앞에 와서 허리를 숙여 90도 경례를 했다. “김 씨 어르신, 저번에 남해시에서 만난 후 오랫동안 못 만났군요! 어젯밤 회장님이 분부하셨습니다. 이 서류를 꼭 직접 가져다드리라고요. 여기에 사인만 하시면 이 별장은 이제 김 씨 어르신의 것이 됩니다.”이럴 수가.선우정택의 말투는 평온했지만 이명재의 귀에는 청천벽력이었다. 이명재는 금방이라도 충격으로 쓰러질 것만 같았다. 김예훈이라니!진짜 김예훈이라니! 어젯밤 그는 진짜 선우 가문을 통해 별장을 손에 넣었다. 전화 한 통이면 될 일에 선우 가문의 최고 권위자 중 하나인 선우정택이 오늘 아침에 직접 와서 계약서를 가져온다니.이이이이...이게 말이 되는 일인가! 드라마 각본도 이렇게 쓰지는 못할 것이다. 그저 여자한테 빌붙어 사는 놈이 아니던가. 여자한테 빌붙어 사는 놈 따위가 이런 힘이 있다고?정민아도 그저 놀라서 입만 딱 벌렸다. 김예훈이 선우건이와 알고 지내는 사이인 것은 알고 있었다. 두 사람 사이에 자주 연락이 오고 갔으니까. 하지만 정민아는 선우 가문에서 김예훈을 이렇게 생각해 줄 줄 몰랐다는 것이다. 김예훈은 웃으며 얘기했다. “계약서는 내 아내한테 사인하라고 하지. 아내 명의로 돌리면 되거든. 그리고 지금 이 별장은 내가 관리하는 것이 맞지?”“네!”선우정택이 공경하게 얘기했다. “그럼 이 사람들도 다 내가 관리하는 거지?”김예훈이 보안요원들을 보며 얘기했다. “당연하죠. 저들의 월급이나 해고 여부도 모두 김 씨 어르신 한마디면 처리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말만 하시면 저들이 다시는 이곳에 발을 못 붙이게 블랙리스트에 올려서 영원히 일을 못 하게 만들어 줄 수도 있습니다.”무슨 일이 일어난 것인지 모르는 선우정택이지만 그는 두뇌 회전이 빨라 김예훈이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대충 짐작할 수 있었다. “좋아.”김예훈은 테이블의 커피를 들고 한입 마시더니 차갑게 얘기
이명재가 왜 김예훈한테 차갑게 대하는 것인지, 선우정택은 바로 알았다. 그의 등으로 식은땀 한줄기가 흘러내렸다. 정민아가 아무 일이 없어서 다행이지 아니면 선우 가문 전체가 이 일로 책임을 져야 했을 것이다. 털썩.이명재는 바로 바닥에 꿇어앉았다. 그는 자기가 끝장났음을 알고 있었다. 그가 머리를 바닥에 박으며 빌었다. “잘못했습니다, 제가 잘못했습니다! 김예훈 씨, 민아야, 제발 살려만 주십쇼! 다시는 이런 일 없게 하겠습니다.”정민아가 이명재를 보는 시선은 마치 쓰레기를 보는 듯했다. 여자의 눈에 이명재는 쓰레기,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었다. 김예훈은 옆에서 여전히 차가운 얼굴로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하지만 아무 말도 하지 않는다고 그대로 흐지부지 끝날 일이 아니었다. 선우정택이 차갑게 얘기했다. “와서 이놈의 사지를 끊어버려라. 그리고 경찰서에 가서 자수하도록. 자기가 무슨 짓을 저질렀는지 솔직하게 다 말하게 해라!”이명재는 몇몇 보안요원들한테 끌려 나갔다. 그를 기다리고 있는 것은 법의 심판이었다. 아마도 남은 인생은 감옥에서 썩어가야 할 듯했다. 이 사건은 이렇게 종료되었다. 금상 별장도 정민아의 명의로 돌려놓았다. 정민아는 계속 거절했지만 선우정택도 끈질겼다. 게다가 김예훈과 정민아 덕분에 선우 가문 기업에 숨어든 기생충을 제거할 수 있었으니. 작은 감사의 표시라고 말하니 받지 않을 수도 없었다.어쩔 수 없이 정민아는 계약서에 사인을 했다. 그녀도 어이가 없었다. 그저 금상 별장에 와서 하룻밤 묵은 것뿐인데 하루아침에 이 별장이 그녀의 것이 되었다. 이별장의 시가가 적어도 몇천억은 될 텐데. 그러니까 정민아가 하루아침에 또 부자가 되었다는 것이다. 김예훈을 쳐다보는 정민아의 눈에는 호기심으로 가득했다. 자기의 남편이 무슨 비밀을 감추고 있는 것인지. 왜 전화 한 통으로 선우 가문을 쥐락펴락할 수 있는 것인지. 진짜 그 보물을 감별하는 그 능력 덕분인가?정민아는 항상 김예훈에 대해 잘 알고 있다고 생
하지만 그가 입을 맞추려고 할 때 김예훈이 끼어들어 오른손으로 정민아의 앞을 막아 나섰다. 그러자 조지는 그대로 멈칫했다. 고개를 들어 차갑게 김예훈을 쳐다보며 얘기했다. “당신은 기본적인 예의도 갖추지 못했군요. 귀족이 손 키스로 인사를 나눌 때 그 누구도 끼어들어서는 안 됩니다! 우리 영국에서 이런 불경스러운 일이 일어난다면 바로 법정에 끌려가도 할 말이 없습니다!”김예훈은 웃으면서 차갑게 얘기했다. “여기는 한국이지 영국이 아닙니다. 한국에서는 한국의 법을 따라야죠. 아무렇게나 여성의 몸에 손을 대면 경찰서에서 며칠은 구금될 겁니다.”“감히! 감히 예의가 없는 것도 모자라 귀족을 모욕하다니!”조지가 크게 소리쳤다. “오늘 무조건 제게 무릎 꿇고 사과해야 할 겁니다! 그렇지 않으면 대사관을 찾아가 얘기할 테니. 그때가 되면 더 심각한 결과를 불러올 겁니다!”말을 마친 조지는 오만한 표정으로 김예훈을 쳐다보았다. 그는 한국에 대해 잘 알았다. 한국에서 그가 외국에서 온 귀빈이라고 신분을 밝히면 대다수 한국인들은 한발 물러서거나 허리 숙여 사과했다. 대사관까지 들먹이며 말했으니 이 남자도 눈치 있게 사과하리라 생각했다. 그래도 조지는 영국의 귀족이었으니.김예훈이 뭐라고 얘기하려던 찰나 정민아가 그를 흘겨보더니 조지에게 허리 숙여 사과했다. “존경하는 조지 씨, 정말 면목이 없습니다. 제 남편이 영국의 예의에 대해 잘 몰라서 그러니 이해해 주시길 바랍니다.”정민아는 김예훈을 생각해서라도 외국인과 마찰을 일으키고 싶지 않았다. 그래서 빨리 일을 덮으려는 생각으로 사과를 했다. 조지는 정민아를 위아래로 훑어보더니 오묘한 미소를 띠며 얘기했다. “아리따운 분이 남편과는 다르게 눈치가 빠르군요. 우리 영국에서는 여성분이 결혼해도 다른 남자와 교제할 수 있습니다.”김예훈이 옆에서 물었다. “그렇다면 영국의 남자들은 자존심도 없는 건가요?”“자존심?”조지는 이해가 되지 않는다는 듯 되물었다. 하지만 옆의 정민아는 오히려 풉하고 웃음을
자리의 한국인들의 낯빛은 하나같이 어두워졌다. 조지는 만족스러운 웃음을 지었다. 영국의 귀족으로서 이런 외딴곳에 와서 투자를 하다니 몰래 암행을 나가는 황제 같은 기분이 들었다. 영국에 있을 때 듣기로는 한국인들이 서양인들을 숭배한다고 했는데 인제와 보니 진짜인 것 같았다. 지금 한국에서 내로라하는 대부호들도 자기를 무서워하고 있지 않은가. 조지는 득의양양하게 정민아를 바라보며 얘기했다. “아리따운 레이디, 만약 저랑 교제하게 되면 좋은 점이 무수히 많을 겁니다. 레이디를 데리고 영국의 전통문화를 소개해 줄 수도 있고 우리나라에 정착할 자격을 가질 수 있도록 국적을 가지는 데 도와줄 수 있습니다.”조지는 이미 이긴 듯한 표정으로 정민아를 바라보았다. 동양의 미녀가 천사처럼 아름답다는 것을 영국에서도 익히 들었다. 오늘 정민아를 보니 그건 과장이 아니었다. 오히려 텔레비전에서 본 연예인보다, 하늘의 천사보다 더욱 아름다운 여신 같았다. 그래서 영국의 전통에 따라 아름다운 레이디와 즐겁게 시간을 보내고 싶었다. 그녀의 남편 유무에 대해서는 전혀 관심이 없었다. “영국의 국적이 그렇게 대단한가요? 우리는 관심 없습니다.”김예훈이 담담하게 입을 열었다. 그러고는 정민아를 데리고 자리에 가서 앉았다. 조지는 그 모습을 보고 입꼬리를 작게 올렸다. “재밌군요. 고작 한국인 따위가 위대한 영국 귀족을 거절하다니. 대가를 치르게 해주겠어요. 이 여자도 꼭 내가 가지게 될 겁니다.”이때 그의 옆에서 누군가가 가볍게 주의를 주었다. “도련님, 일단은 이곳에 온 이유부터 떠올려 주십쇼. 할아버님께서 분부하셨습니다. 이번에 무조건 로열 가든 그룹을 손에 넣어야 한다고. 영국의 이익과 앞날을 위해서 말입니다!”조지의 얼굴에는 귀찮은 표정이 드러났다. “알겠다고. 경매가 끝나고 나서 저 눈은 장식으로 달고 다니는 바보와 놀아주도록 하지.”사람들은 지정된 위치에 와서 앉았다. 이번 경매의 책임자는 선우정택이었다. 그 외에도 성남시의 기관에서 사람을 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