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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87화

“응, A시에 있을 때 잠깐 사용하는 집이야.”

“아닌데? 딱 보니 임시로 있는 게 아니야. 여기 있는 모든 게 다 네가 좋아하는 스타일에, 가구도 직접 고른 거잖아? 맞지?”

지아를 가장 잘 아는 사람은 역시 도윤이다. 지아는 고개를 끄덕였다.

“맞아, A시는 내가 태어나고 자란 곳이야. 나는 이곳에 집을 갖고 싶었어.”

그래서 지아는 혹시 모를 만일의 사태를 위해 그렇게 많은 돈을 들여 의료기기를 구입해 둔 것이다.

도윤은 그녀의 말을 듣고 마음이 아팠다.

“지아야, 미안해.”

지아는 원래 집이 있었는데 소씨 가문이 파산한 후 집이 저당을 잡히게 되었고 나중에 다시 찾았지만 이미 예전의 집이 아니었다.

지아와 도윤의 신혼집도 너무 많은 나쁜 추억을 담고 있었다.

블린시트는 백채원이 살던 곳이었고 예전 아파트는 임선호의 것이었다.

그러나 이 집만은 지아가 직접 장만했기에 다른 누구의 소유도 아니었고 이 집에 있는 풀과 나무 한 그루 모두 그녀가 직접 구입한 것이었다.

“다 지나간 일이야. 국수 한 그릇 만들어서 갖다 줄게.”

지아는 빠른 걸음으로 부엌으로 향했다. 도윤의 눈에 식탁 위에 놓인 꽃다발이 들어왔는데 지아는 여전히 신선한 꽃을 좋아하는 거 같았다.

방은 살구색으로 아주 아늑했다.

도윤은 마치 수사자가 자기 구역을 살펴보듯이 집안 이리저리를 둘러보았다.

물 한 잔을 받아 잠시 앉아서 쉬려고 할 때 차 열쇠가 미끄러져 바닥으로 떨어졌다.

도윤은 몸을 웅크리고 차 열쇠를 줍다가 소파 안쪽에서 검붉은 빛을 언뜻 보게 되었다.

소파가 베이지색이어서 검붉은 색이 더 뚜렷하게 보였다.

‘피다. 그것도 10시간도 지나지 않는 핏자국.’

‘소파 안쪽에 왜 핏자국이 있는 거지?’

도윤은 티끌 하나 묻지 않은 바닥을 보았는데 빛이 거의 반사될 정도로 아주 깨끗했다.

그는 방금 들어올 때 본 카펫이 생각났다.

그러면서 한 가지 생각이 머리를 스쳐 지나갔다.

‘누군가 카펫 위에서 피를 너무 많이 흘렸고 그게 소파 안쪽까지 퍼진 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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