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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79화

“당신 대체 누구야? 할아버지, 저 이 사람한테 치료받기 싫어요.”

백채원은 본능적으로 두려움을 느꼈다. 이 여인에게서 자신에 대한 증오와 지아의 잔상을 보았다.

지아는 그때 떠난 이후 소식이 끊겼고 누군가는 그녀가 오래전에 죽었다고 말했다.

지아가 지금 어디에 있든 절대 이런 모습은 아닐 것이다.

지아는 무덤덤한 표정이었다.

“전 단지 백채원 씨와 이 대표님 말씀을 듣고 제 생각을 말했을 뿐인데 뭘 그렇게 긴장하세요, 백채원 씨? 설마 떳떳하지 못한 짓이라도 했나요?”

부모를 모두 죽인 백채원은 죽어서도 억겁의 지옥에 떨어질 것이다.

“채원아, 너무 예민하게 굴지 마. 다른 의사 스케줄이 꽉 찼어. 우리도 오랫동안 연락해서 모셔온 분이니까 괜한 생각 말고 아파도 일어설 수 있다는 걸 생각하며 조금만 참아.”

“참으라고, 그럼 얼마나 더 참아야 해?”

“3개월 정도 조리하면서 경과가 좋으면 시간을 더 줄일 수도 있어요. 조리가 끝나면 수술할 거예요.”

“3개월이나!”

백일 가까이 매일 이런 고문을 견뎌야 한다는 생각에 백채원은 생각만 해도 끔찍했다.

마침내 모든 침이 다리에 꽂히고 침을 놓을 때마다 극심한 통증이 몰려와 백채원의 얼굴은 하얗게 질리고 온몸은 땀을 뻘뻘 흘렸다.

“30분만 있어요.”

백채원은 백호에게 짓밟히는 게 지옥이라고 생각했는데 오늘 이 고통에 비하면 그건 아무것도 아니었다.

날이 어두워지자 지아는 침을 뽑으며 당부했다.

“앞으로는 내가 오기 전에 미리 발을 담그고 약을 발라요. 전 침만 놓을 테니까, 알았죠?”

백호는 고개를 끄덕였다.

“부탁드리겠습니다. 시간도 늦었는데 식사하고 가시죠.”

“네, 이번만이에요. 앞으로는 제 식사 준비할 필요 없어요.”

지아는 처음부터 끝까지 차가운 모습으로 쉽게 다가가지 못하는 인상을 주었다.

“알겠습니다.”

백호는 4억짜리 수표를 건넸다.

“이건 진료비입니다. 제 동생이 일어설 수 있다면 그때 더 두둑이 챙겨드리겠습니다.”

지아도 마다하지 않았다.

“그러세요.”

저녁 식사 자리에서 백채원은 일어날 기운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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