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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78화

“가지 마요, 치료받을게요. 그쪽 말대로 할게요.”

백채원은 유미를 바라보았다.

“네가 약 발라.”

유미는 두 다리 가득 번쩍이는 작은 물집들을 보며 입술을 잘근잘근 씹었다.

“저, 전 못해요. 도련님이 하는 게 좋을 것 같아요.”

백중권은 이유도 모른 채 이렇게 말했다.

“그래, 세심하고 담대한 백호가 해.”

백중권의 눈에 백호는 자상한 오빠였다. 백채원이 친동생은 아니었지만 친동생보다 더 잘 챙겼다.

백호는 가문을 이어받은 이후 출신이 다른 백채원을 하대하지 않고 오히려 더 살뜰히 챙겼기에 백중권은 마음이 놓였다.

백채원은 입술을 깨물며 무슨 말을 해야 할지 몰랐다. 모든 걸 알고 있던 지아만이 흥미롭게 두 사람을 지켜보며 앞으로 이어지는 나날들이 따분하지는 않을 것 같았다.

만지기만 해도 아픈 물집을 지아가 터뜨리기까지 하고 약을 바르라고 하자 아무리 백호라도 내키지 않았다.

“조금만 참아.”

단호한 백호의 손길에 백채원은 고통의 눈물을 흘렸다.

겨우 물집을 다 터뜨리고 옅은 푸른색 연고를 바르는데 마치 상처에 소금을 뿌리고 그 위에 고춧가루까지 한층 더 뿌린 것 같았다.

“아악!”

백채원은 비참한 비명을 지르며 온몸이 고통으로 떨리고 이마에서 굵은 땀방울이 흘러내렸다.

이번에는 통증으로 곧바로 기절해 버려 욕을 할 시간조차 주어지지 않았다.

“선생님, 어떻게 된 거예요?”

지아가 천천히 대답했다.

“제가 직접 만든 연고인데, 자극이 심하지만 가장 효과적이고 일반 약에 비해 즉각적인 효과를 볼 수 있어서 30분 이내에 다리의 변화를 볼 수 있지만... 대신 백채원 씨에게 엄청난 고통을 가져올 거예요.”

백호가 서둘러 물었다.

“혹시 건강에 위협이 되지는 않나요?”

지아는 차갑게 웃으며 말했다.

“세상에 그런 좋은 일이 어디 있어요? 아무런 대가도 없이 무언가를 얻을 수는 없죠.”

그렇게 말하며 백씨 가문 사람들의 생각은 아랑곳하지 않고 침 주머니를 꺼내 백채원에게 침을 놓기 시작했다.

백채원을 위해 지아는 일반 침보다 몇 배나 굵은 침을 선택했다.

“선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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