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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16화

지아는 속도를 다그쳤다. 뱀굴에 가까워질수록 마음이 불안했다. 앞이 안 보이는 사람은 말할 것도 없고 보통 사람들도 빠져나오기 힘든 곳이었다.

뱀굴에 빠지면 분명 뱀에게 잡아먹혀 죽을 것이 분명했다.

그 모습은 상상조차 할 수 없었다.

비릿한 뱀 냄새와 함께 찬바람이 불자 지아는 온몸이 부들부들 떨렸다.

지아는 마치 사냥하는 맹수처럼 최대한 열심히 달릴 뿐이었다.

지나가는 바람 소리 외에는 아무것도 들리지 않았고 지아는 겁에 질렸다.

쿵 소리와 함께 그녀는 너무 긴장한 나머지 바닥에 쓰러졌고, 경훈은 서둘러 그녀를 일으켜 세우며 물었다.

“괜찮아요?”

그런데 지아의 온몸이 심하게 떨리고 있었다.

“빨리 가요! 바로 앞에 뱀굴이 있어요!”

지아는 까진 무릎도 개의치 않고 벌떡 일어나 미친 듯이 뛰어갔다.

이 순간 지아에게 고통은 느껴지지 않았고, 오직 도윤을 살려야 한다는 생각뿐이었다. 절대 그가 죽어서는 안 된다.

온 힘을 다해 달려갔을 때, 한 치의 망설임도 없이 뱀굴로 뛰어드는 도윤의 모습만 보였다.

수천 마리의 독사들 속에서 지아는 자신의 목소리를 들었다.

“살려줘요, 살려줘요...”

도윤이 목숨도 뒤로한 채 죽기 살기로 달리며 뱀굴에 뛰어든 이유였다.

이제야 깨달았지만 이미 늦었다.

“안 돼!”

지아의 처절한 목소리도 상황을 막을 수는 없었고 도윤의 불나방처럼 뛰어드는 걸 지켜볼 수밖에 없었다.

단지 앞을 보지 못할 뿐 바보가 아닌데, 분명 눈앞에 뭐가 있는지 알 텐데도 도윤은 뒷일은 생각도 하지 않고 뛰어들었다.

지아도 이성을 잃고 도윤을 쫓아가려 했지만 주원이 그녀를 붙잡아 품에 꽉 가둔 채 귓가에 서늘한 목소리로 말했다.

“늦었어, 이제 다 끝났어.”

지아는 그제야 소름 끼치는 소년이 절대 변하지 않았다는 걸 깨달았다.

배에서 일부러 약을 먹고도 순진한 척, 좋은 사람인 척 자신의 곁에 있었고, 나중에는 그녀의 아이까지 없애려고 했다.

그래도 자신의 목숨을 구해준 주원이었기에 잊으려 했지만 그는 처음부터 끝까지 달라진 게 없었다.

오직 자기밖에 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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