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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23화

“눈사람 만들러 갈래?”

유남준이 갑자기 물었다.

그는 박민정이 눈을 좋아하고 어린아이처럼 눈사람 만들기를 좋아했다는 것을 기억하고 있었지만 예전에는 항상 유치하다고 나무랐었다.

박민정은 눈사람을 만들자는 그의 제안을 예상하지 못했던 터라 순간 눈에 이채가 돌았지만 바로 말을 돌렸다.

“아니요, 밖이 너무 추운 데다 너무 유치해요.”

유남준은 목이 메었다.

박민정이 안으로 걸어오며 말했다.

“나 좀 쉴 테니까 나가요.”

그녀는 유남준이 어젯밤처럼 고집을 부리며 나가지 않을 줄 알았는데 웬일인지 이번에는 순순히 밖으로 나갔다.

박민정은 그를 쫓아내지 않아도 된다는 사실에 안도하며 곧바로 방 문을 잠그고 무언가로 바리케이드를 쳤다.

침대에 누운 그녀는 금세 잠에 빠졌다.

다음 날 이른 아침.

박민정이 눈을 떴을 때 밖에는 눈이 거의 내리지 않았고 햇살이 비치고 있었다.

커튼을 열고 씻으러 가려는 순간, 갑자기 눈 속에 무수히 많은 귀여운 눈사람들이 눈에 들어왔다.

놀란 눈으로 통유리창을 열고 발코니로 나간 박민정은 눈사람을 만들고 있는 유남준을 발견했다.

유난히 복잡한 기분으로 그녀는 아래층으로 내려가 눈을 밟으며 물었다.

“뭐 하는 거예요?”

“눈사람 만들어.”

유남준의 얇은 입술이 움직이며 마치 당연하다는 듯 말했다.

하지만 박민정은 남자가 이를 절대적으로 경멸한다는 것을 잘 알고 있었다.

그녀가 무슨 말을 하려고 할 때 저 멀리서 검은색 링컨 차량이 천천히 다가왔다.

박민정은 차의 번호판을 알아봤다. 유씨 저택 차량이었다.

차가 멈추고 문이 열리자 고영란 옆에 있던 여비서가 마당에 눈사람이 가득한 것을 보고 약간 놀란 표정으로 걸어 나왔다.

시선을 돌려 주위를 둘러보던 그녀는 박민정과 유남준을 발견했고, 유남준이 눈사람을 만들고 있는 것을 보고 깜짝 놀란 표정을 지었다.

하지만 곧 예의 바른 태도로 그녀는 시선을 거두었다.

“박민정 씨, 도련님.”

비서는 눈을 밟으며 안으로 걸어 들어갔다.

“사모님께서 앞으로 이틀 후면 둘째 도련님의 약혼식이니 두 분을 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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