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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26화

윤소현도 뒤따라 일어서서 같이 가려고 할 때 유남우가 그녀를 말렸다.

“소현아, 넌 내가 올 때까지 여기서 기다려.”

그의 목소리는 부드러웠고 고영란 앞이라 윤소현도 거절할 수 없었다.

그러나 마음속으로 내키지 않았다. 자신은 곧 그의 약혼녀가 될 사람이었기에 자신을 먼저 데려다줘야 한다고 생각했다.

유남우가 나가자 그녀는 조용히 주먹을 꽉 쥐었다.

밖은 어둠이 짙게 깔린 밤이었고 눈보라가 거세게 몰아쳤다.

박민정은 유남우가 문 앞까지만 배웅해 줄 거라 생각하고 거절하지 않은 채 유남준의 옷자락을 잡고 앞으로 걸어가는데, 왠지 눈앞이 흐려져 길도 흐릿하게 보였다.

그녀는 정신을 차리려고 손을 꽉 쥐었다.

유남준은 유남우가 따라오며 손을 뻗는 것을 알고 박민정의 손을 따뜻하게 잡았다.

박민정은 곧바로 정신을 차리고 손을 빼려고 했지만, 유남준이 박민정을 더 꽉 잡고 뒤에 있던 유남우에게 말했다.

“여기까지 왔으면 됐어. 이런 일 할 시간에 회사나 잘 경영해.”

유남우는 멈칫하며 곧바로 그의 말뜻을 알아차렸다.

유남준은 그가 약을 탔다는 걸 아는 것이다.

어쩐지 지금까지 아무런 반응이 없더라니. 그는 도리어 비꼬는 듯한 표정을 지었다.

“형, 그렇게 말하면 안 되지. 내가 해야 할 일을 하는 게 뭐가 문제야?”

두 사람 사이에는 긴장감이 감돌았다.

박민정은 정신이 흐릿한 탓에 눈치채지 못했다.

너무 졸렸던 그녀는 자꾸만 닫히는 눈꺼풀에 몸을 가누지 못하고 유남준 쪽으로 몸을 기울였다.

유남준은 망설임 없이 그녀를 안아 들었다.

박민정은 그의 넓은 등에 기대어 버티지 못하고 잠이 들었는데, 잠결에 몸에 불이 붙은 것 같은 느낌이 들어 유난히 불쾌했다.

박민정이 잠든 것을 확인한 유남우는 더 이상 빙빙 돌리지 않고 유남준에게 말했다.

“형, 이제 물건을 제 주인에게 돌려줘야 할 때야. 민정이가 사랑하는 사람은 형이 아니야.”

유남준은 그 말에 웃음이 났다.

“나를 사랑하지 않아도 그게 무슨 상관이야. 어차피 법적으로 내가 남편인데. 탓하려면 애초에 나를 사칭한 너 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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