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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27화

차 안.

박민정은 무척 괴로웠다. 의사도 과실주 한 잔 정도는 괜찮다고 했지만 오늘은 유난히 몸이 힘들고 졸리고 더운 것 같았다.

“유남준 씨, 우리 어디 가는 거예요? 나 차멀미 날 것 같아요.”

“나한테 기대서 자면 어지럽지 않을 거야.”

유남준이 그녀를 따뜻하게 달랬다.

박민정은 그의 어깨에 기대어 눈을 감았다.

두 사람은 유남준이 그녀의 몸에서 풍기는 희미한 향기를 맡을 수 있을 정도로 가까웠다.

목울대가 일렁거리면서 심장의 욱신거림을 억지로 누르고 있었다.

드디어 차가 병원에 도착했다.

박민정은 유남준의 부축을 받으며 곧장 개인 접견실로 향했다.

두 사람은 한 시간 정도 검진을 받았고, 다행히 와인에 첨가된 물질이 몸에 아무런 손상을 주지 않아 약효가 떨어지기만 기다리면 괜찮을 거라는 진단을 받았다.

김인우가 병실로 급히 달려왔다.

“남준아, 무슨 일이야?”

그 시각 박민정은 이미 잠이 들어 있었고 유남준은 조용히 하라고 손짓을 한 뒤 두 사람은 병동 밖으로 나갔다.

“남준아, 박민정 씨가 무슨 일로 병원에 온 거야?”

“먹지 말아야 할 것을 좀 먹었어. 심각한 건 아니야.”

유남준은 처음에는 너무 걱정돼서 김인우에게 와달라고 말했다.

그는 앞이 보이지 않았으니까.

오늘 일로 인해 더욱 짜증이 났고, 눈으로 볼 수 있었다면 지금 이런 일이 벌어지지 않았을 거라고 생각했다.

“괜찮아서 다행이야.”

김인우의 긴장된 마음이 조금 풀렸다.

박민정은 자신의 은인이고 아직 은혜를 갚지도 못했는데 무슨 일이 생기면 안 된다.

김인우는 유남준과 함께 남아 박민정이 깨어나기를 기다리고 싶었지만 얼마 지나지 않아 내쫓는 말에 그는 어쩔 수 없이 자리를 뜰 수밖에 없었다.

유남준은 박민정을 데리고 돌아갔다.

밤이 깊어질 무렵 박민정은 정신을 차린 듯 천천히 눈을 뜨고 방 안의 모든 것을 둘러보았다.

살짝 움직이자 갑자기 그녀의 손이 따뜻한 무언가에 닿았고 조심스럽게 잡자 유난히 단단했다.

박민정은 뒤돌아 유남준의 차가운 얼굴과 마주했고 그제야 방금 꽉 쥔 것이 유남준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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