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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29화

한수민의 얼굴이 일그러지며 박민정에게 뭔가 아는 게 있냐고 물으려던 찰나 박민정이 덧붙였다.

“친딸인 제가 왜 의붓딸보다 못한 거죠? 그렇게 미워하면서 왜 날 낳았어요?”

잔뜩 긴장하던 한수민의 신경이 그제야 느슨해졌다.

그녀의 차갑고 화려한 얼굴에는 조롱이 섞여 있었다.

“네 아버지가 아니었다면 널 낳지 않았을 거야. 네가 태어난 건 실수였어!”

박민정은 이 대답을 수없이 들었고, 더 이상 아무렇지 않다고 생각했지만 여전히 가슴은 설명할 수 없이 아팠다.

어쩌면 그녀도 다른 사람들처럼 모성애를 너무 원했던 것일지도 모른다.

박민정은 한수민을 무심하게 바라보았다.

“제가 선택할 수 있다면 저도 당신 딸이 되고 싶지 않아요.”

그렇게 말한 뒤 그녀는 빠른 걸음으로 자리를 떠났다.

한수민은 떠나는 그녀의 뒷모습을 바라보며 조용히 두 손을 꽉 쥐었다.

그 순간 윤소현이 다가왔다.

“엄마, 무슨 얘기 했어요?”

한수민은 박민정에게 보였던 차가움은 온데간데없고 다정한 모습만 남았다.

“아무것도 아니야.”

“엄마 박민정 안 좋아해요?”

윤소현은 조금 궁금했다, 이 세상에 딸을 사랑하지 않는 친엄마는 없지 않나?

친엄마인 정수미는 해외 업무로 바쁜 와중에도 약혼식 날에 꼭 오겠다고 했다.

게다가 정씨 집안의 사업 지분을 나눠줄 거라는 말도 했다.

“걔 얘기는 하지도 마. 걔만 아니었어도 난 지금도 유명한 무용수가 됐을 거고, 이렇게 추락하지도 않았을 거야.”

한수민이 차갑게 말하자 윤소현은 이해한 듯 더 이상 묻지 않았다.

...

유씨 가문 저택.

박민정이 먼저 돌아와 차에서 내리자마자 멀지 않은 곳에 서 있는 유남우가 보였다.

큰 키에 비정상적으로 하얀 얼굴, 유남준과 똑같이 깊은 눈동자는 온화하고 물기를 머금고 있었다.

“다 샀어? 널 힘들게 한 건 아니지?”

유남우가 앞으로 걸어오자 박민정은 다소 어색한 표정으로 서서 고개를 저었다.

“아니요, 소현 씨랑 엄마는 뒤차에 있어요.”

어쨌든 윤소현은 유남우 미래의 아내였으니 당연히 박민정은 유남우 앞에서 그녀에 대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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