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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25화

유씨 가문 저택에 도착했을 때는 밤이 깊어지고 있었다.

도우미가 와서 문을 열어주었다.

“도련님, 박민정 씨, 저녁 준비 다 끝마치고 두 분 오시기를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유남준은 무표정한 얼굴로 도우미에게 물었다.

“내 아내를 뭐라고 불렀지?”

그는 기억을 잃기 전에 모든 도우미들에게 박민정이 유씨 가문의 사모님이라고 했던 걸 떠올렸다.

도우미는 그 말에 고개를 숙이고는 곧바로 말을 바꿨다.

“사모님.”

유남준이 한 말을 기억하지 못하는 것이 아니라, 지금은 유남우가 책임자이고 과거에 박민정을 막 대하는 데 익숙해져 있었기 때문이었다.

박민정은 유남준이 자신을 변호할 줄은 몰랐기에 깜짝 놀라면서도 동시에 그에 대한 생각이 조금 더 바뀌었다.

두 사람은 함께 차에서 내려 부엌으로 향했다.

유남우와 윤소현은 이미 도착했고, 낮에 있었던 일 때문에 윤소현은 어렴풋이 불쾌감을 느꼈다.

곧 유남준과 그의 아내를 본 윤소현의 시선은 순식간에 박민정에게 고정됐다.

과거 윤소현은 박민정이 어떻게 생겼는지도 모른 채 잠깐 조사만 한 적이 있었다.

눈앞의 여자는 자신과 조금 닮아있었지만 박민정의 눈은 맑은 물이 가득 찬 듯 더욱 아름다웠고, 첫눈에 잊을 수 없는 첫인상을 남겼다.

박민정이 보청기를 착용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고 윤소현의 내면에 있던 질투심이 조금은 누그러지며 그녀는 자리에서 일어났다.

“아주버님, 형님.”

박민정은 고개를 살짝 끄덕이며 그래도 태연한 모습을 보였다.

이곳에 와서 그녀도 윤소현을 유심히 살폈는데, 아니나 다를까 영상에서 본 모습과 똑같았고 풍기는 분위기마저 한수민과 똑같았다.

그 순간 유남우가 두 사람 앞에 다가와 유남준을 불렀다.

“형.”

유남준은 잘생긴 얼굴에 차가운 기색이 가득했다.

“그래.”

박민정이 유남준을 도와 자리에 앉자 식사 분위기가 조금 이상해졌다.

고영란은 여전히 방에서 유명진에게 오라고 연락하고 있었다.

유명진은 기본적으로 중요한 일이 아니면 이곳에 돌아오지 않았다.

통화를 끝내고 고영란이 부엌으로 왔다.

부엌 안의 네 사람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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