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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14화

유남준의 준수한 외모를 보고 어떤 사람들은 혀를 내둘렀다.

“잘생기니까 참 좋네. 눈이 멀어도 스폰해 주는 사람이 있고.”

“여자가 스폰해 준다고 어떻게 단정해? 저 여자도 예쁘게 생긴 거 같은데.”

“그것도 그렇네? 그럼 남자가 여자를 스폰해 주는 건가? 아니, 굳이 왜 장님한테?”

물건 사는 여자 몇 명이 조심스럽게 의논하고 있었다.

그녀들의 대화가 유남준의 귀에 속속들이 박혀 들어왔다. 말끝마다 장님, 장님 하는 통에 유남준은 온몸으로 찬 기운을 내뿜었다.

“민정아, 나 잠시 나갔다 올게.”

“내가 도와줘요?”

“아니, 괜찮아.”

유남준은 혼자 나가기로 했다. 길은 다 기억하고 있지만 사람과 부딪힐까봐 걱정이었다.

이때 매장 여직원이 얼른 유남준의 곁에 가서 부축하며 홀딱 반한 얼굴로 물었다.

“손님, 어디로 가세요? 제가 모셔다드릴까요?”

그러나 그녀의 방글방글 웃는 얼굴은 겨우 3초밖에 유지하지 못했다. 왜냐하면 유남준이 그녀의 손을 홱 뿌리쳤기 때문이다.

유남준은 지극히도 불쾌한 어조로 짧게 한마디 했다.

“꺼져!”

여직원은 놀라서 뒷걸음질을 치다가 몸을 잘 가누지 못하고 바닥에 엉덩방아를 찧었다.

매장안은 삽시에 조용해졌다.

박민정도 이쪽으로 눈길을 돌렸다.

유남준이 화를 내는 모습은 기억을 잃고 나서 이번이 처음이었다.

그녀는 얼른 다가가서 바닥에 주저앉은 여직원을 부축하며 일으켜 세웠다.

“죄송해요. 이 사람이 낯선 사람이 만지는 걸 싫어해요.”

여직원은 유남준의 사나운 반응에 놀라 한참 후에야 정신을 차리고 대답했다.

“아, 네. 괜찮아요.”

그제야 박민정은 유남준의 팔을 잡으며 비난했다.

“왜 그래요? 무슨 일이든 말로 하면 되지, 왜 여자를 밀치고 그래요?”

방금 여직원한테 팔이 잡혀 속이 엄청 불편한 데다가 박민정이 이렇게 얘기하니 유남준은 더 화가 치밀어올랐다.

“난 밀친 게 아니라 그저 손을 뿌리쳤을 뿐이야.”

“그래도 좀 신사답게 행동해요, 네?”

박민정이 소리를 낮추어 타이르자 유남준은 마지못한 얼굴로 대답했다.

“알았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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