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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76화

“얼른 나가요.”

박민정은 유남준이 어떻게 들어왔는지 묻지도 따지지도 않고 바로 내쫓으려고 했다.

“프론트 데스크 직원분이 그러는데 방이 꽉 찼대. 이대로 나가면 잘 곳도 없어.”

유남준은 꽤 불쌍한 척하면서 말했다.

“지금은 여행 성수기도 아닌데 꽉 찼을 리가요.”

박민정이 확인차 프론트 데스크에 전화해 보았더니 역시나 방이 꽉 찼다고 해서 머릿속이 하얘지고 말았다.

유남준은 언제 박민정의 앞으로 다가왔는지 이렇게 말했다.

“곧 새해라 호텔 찾는 사람이 많나 보네.”

“그러면 다른 호텔을 알아보세요.”

박민정은 다른 호텔도 방이 꽉 찼을 거라고 생각하지 않았다.

“싫어.”

유남준은 단칼에 거절하고 그녀에게 기댔다.

“내가 여기까지 어떻게 찾아왔는데. 한방중에 앞도 보지 못하는 사람을 다른 호텔에 보내려고? 걱정되지 않겠어?”

다른 사람이라면 걱정되었겠지만, 유남준의 곁에는 보디가드며 직원들이 많았기 때문에 전혀 걱정되지 않았다.

박민정은 유남준의 옷깃을 잡아당기면서 밖으로 내보내려고 했다.

“다른 호텔로 모셔다드릴게요.”

유남준은 불쌍한 척해도 아무런 소용이 없을 줄은 몰랐다.

그는 아예 망부석이 된 채로 그 자리에 서 있었다.

“민정아, 나 다른 호텔에 가기 싫어.”

박민정은 젖 먹던 힘까지 다해 유남준을 잡아당겼지만 꿈쩍도 하지 않았다.

유남준은 그녀의 손을 덥석 잡더니 나지막하게 말했다.

“민정아, 잘 생각해 봐. 여긴 진주시라고. 눈먼 나를 알아보는 사람이 있으면 어떻게 생각할 것 같아?”

박민정은 이 말을 들어서야 동작을 멈추었다.

“그러면 여기 왜 오셨어요?”

“네가 혼자 있는 게 걱정되니까.”

전에 유남준은 몇 번이고 혼자 호텔 투숙하면서 박민정을 지키느라 얼마나 외로웠는지 모른다.

그래서 이번만큼은 어떻게든 박민정과 함께하려고 했다.

박민정은 그의 손을 뿌리치면서 말했다.

“그러면 소파에서 자요.”

“알았어.”

박민정은 바로 샤워하러 갔고 오늘 피곤했는지 샤워를 마치자마자 침대에 누워버렸다.

얼마 안 지나서 유남준이 입을 열었다.

“민정아, 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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