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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58화

‘와빙구리’란 자기 몸을 얼음판 위에 뉘여 녹힌 후 잉어를 잡는다는 말이다. 박예찬은 지금 유남준을 일부러 난처하게 만들고 있다.

은정숙도 그걸 눈치 채고 막 거절하려는데 유남준이 가라앉은 목소리로 말했다.

“응, 오늘 밤 물고기 잡으러 가려고.”

박민정은 의아했다. 유남준은 왜 갑자기 물고기를 잡으려고 하는 걸까?

그러나 은정숙은 이렇게 추운 겨울날에 강물이 얼어서 물고기를 잡는 건 불가능하다고 생각했다.

이렇게 큰소리를 치다니. 역시 이 세상에 돈으로 해결 못할 건 없다.

그날 밤 10시쯤, 누군가 금방 잡은 싱싱한 물고기를 보내왔다. 바로 은정숙이 좋아하는 민물고기였다.

유남준이 그 물고기를 박민정에게 건네자 그녀는 바로 가져가서 국을 끓여 어르신께 드렸다. 방금 잡은 물고기라 유난히 싱싱했다.

남은 부분은 남겨서 이제 다른 이웃들에게 나눠줄 생각이었다.

그러나 박민정은 유남준이 어떻게 물고기를 잡았는지 딱히 궁금하지 않았다. 돈이 많으니 당연히 도와주려는 사람도 많았을 거라 생각했다.

그러나 은정숙은 국을 마시려 하지 않았다.

“이게 유 대표님이 잡은 거야?”

“정확히 말하면 돈 주고 산 거죠.”

박민정이 말했다.

그러자 은정숙은 고개를 저었다.

“대표님에게 빚지고 싶지 않아.”

박민정은 그릇을 옆으로 치우고 손을 뻗어 은정숙을 껴안았다.

“그런 생각하시지 마세요. 남준 씨가 아줌마 집에서 지내면서 물고기쯤이야 준비해드릴 수도 있죠.”

박민정은 은정숙이 자신이 작은 일로 감동하고 유남준에게 미안해할까 봐 그렇다는 것을 알고 있다.

그녀의 설득에 은정숙은 드디어 국을 먹으려고 했다.

“역시 우리 쪽 민물고기가 비린 냄새도 안 나.”

은정숙은 이 순간 처음 느껴보는 행복감이 마음속으로 밀려왔다.

예전에 그녀는 자신이 나이 들었을 때 이렇게 딸과 손자가 옆에 있어줄 줄은 몰랐다.

저녁이 되어 은정숙은 또 국을 마시고는 다시 누워서 잤다.

박민정은 나날이 여위어 가는 은정숙의 가냘픈 몸을 보고 마음이 아파 살며시 그녀의 손을 잡았다.

사실 박민정은 은정숙이 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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