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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51화

유남준은 그럴 생각은 없었다.

박예찬을 데려온 것도 박민정한테 서프라이즈를 주려고 한 건데 오히려 그녀는 이젠 그와 말도 잘 섞지 않았는다.

예찬이는 유남준이 잠자코 있자 방금 자기가 한 말 때문에 유남준이 좀 수그러든 줄 알고 어젯밤에 내기에 져서 아빠라고 불러야 했던 복수를 하느라 계속해서 비꼬았다.

“아저씨 때문만 아니었으면 엄마랑 아빠 결혼한 지 오래예요. 그러니까 어서 둘 사이에서 빠져요. 누가 그러던데요? 사랑받지 못한 사람이야말로 세컨드라고.”

이 말을 하자마자 예찬이는 이마에 꿀밤을 한 대 세게 맞았다.

유남준은 엄숙한 얼굴로 그를 봤다.

“그런 말 다시 듣고 싶지 않아. 앞으로 인터넷에서 그런 이상한 소리만 배워서 나르기만 해 봐.”

예찬이도 나쁜 말이란 걸 알지만 쓰레기 아빠를 시험해 보고 싶었다.

이 말이 잘못된 건 줄은 아는 걸 보니 유남준이 아주 구제 불능은 아닌 것 같았다.

예찬이는 이마를 문지르며 말했다.

“이런 말 누가 했는지 왜 안 물어봐요?”

“누가 했는데?”

“이지원. 아저씨가 그렇게 아끼던 첫사랑, 마음속 여신님.”

유남준은 한쪽 눈썹을 치켜올렸다.

고작 네 살짜리 애가 대체 어디서 이런 세컨드니, 여신님이니, 하는 말들을 배웠는지 모르겠다.

예찬이는 전에 이지원의 개인 자료를 찾다가 그녀의 부계정을 발견했는데 그 안에서 저런 말들을 퍼뜨리고 있었다.

그걸 보고 예찬이는 엄마가 너무 불쌍했다.

유남준의 아내는 분명 엄마인데 오히려 이지원은 엄마를 세컨드라고 얘기하고 있었다.

예찬이는 그 일이 상기되어 분노가 차 넘치는 얼굴이었지만 유남준은 아리송한 표정을 지었다.

그의 기억 속에 이지원이라는 인물은 없었다.

하지만 예찬이의 말투로 봐서 지어낸 얘기 같지는 않았다.

“네 말은 그 여자가 나랑 민정이 사이에 끼어들었다는 거야?”

“혼자 천천히 생각해 봐요. 내가 지금 알려줘도 어차피 기억도 안 날 건데요, 뭘.”

예찬이는 가려다 또 뭔가 생각났는지 한마디 보탰다.

“나한테서 그 이야기 듣고 싶으면, 날 아빠라고 불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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