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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1화

박민정은 그제야 이지원이 떠나기 전에 했던 말이 무슨 뜻인지 깨달았다. 다름 아닌 이간질이었다.

그녀가 대답하기도 전에 유남준이 재빨리 말을 이었다.

“이혼은 우리 둘 사이의 문제인데 굳이 지원이랑 싸워야겠어? 지원이 지금 병원이야.”

박민정은 흠칫 놀랐으나 순간 이 모든 상황이 어떻게 흘러가고 있는지 알아챘다.

그녀는 이지원이 이렇게 비열한 수단으로 자신을 모함할 줄은 정말 생각지도 못했는데, 그걸 유남준이 철석같이 믿고 있다니...

“믿거나 말거나 전 지원 씨랑 딱 한번 만났고 아무 짓도 한 적 없어요.”

말을 마친 그녀는 전화를 끊었다.

그 시각 병원.

유남준의 표정은 잔뜩 어두웠고 이지원은 이마에 붕대를 감은 채 병상에 누워 있었다.

그녀는 박민정과 만난 후, 스스로 머리를 부딪히는 고통을 불사하고 박민정을 모함했다.

“대화를 나누고 싶었을 뿐인데 이렇게까지 할 줄은...”

이지원은 말이 끝나기도 전에 사진 뭉치를 꺼내 유남준에게 건넸다.

이 사진들은 박민정이 임신했다는 사실을 알게 된 후에 사람을 시켜 찍은 것이다.

“더 이상 숨겨주는 것도 한계가 있는 것 같아요. 오빠, 사진 보고 화내지 마요.”

사진을 건네받은 유남준은 순식간에 표정이 어두워졌고 겹겹이 쌓인 사진 속에는 박민정과 연지석 두 사람뿐이었다.

유남준은 썸에 가까운 사진 한 장을 보며 인내심이 한계에 다다랐다.

이지원은 자리에서 벌떡 일어났다.

“이 사진들을 제가 먼저 발견해서 얼마나 다행인지 몰라요. 만약 사진들이 퍼졌다면 정말 큰일 날뻔했어요.”

유남준은 마음이 착잡했다.

병원에서 나온 그는 블랙 캐딜락에 앉아 사진에 필요한 돈을 이지원에게 보내라며 서다희에게 명령했다.

“박민정 지금 어디에 있는지 알아봐.”

“알겠습니다.”

서다희는 즉시 사람을 시켜 알아보았다.

...

박민정은 밤새도록 악몽에 시달렸다.

꿈속에서 유남준과 이지원은 결혼하여 행복한 생활을 하고 있었다.

또한 지난 몇 년간의 꿈도 꾸었다.

유남준은 화가 나서 그녀를 버린 채 해외로 떠났고 아무리 찾으려 해도 만날 수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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