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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9화

그는 잠자고 밥 먹는 것 외에는 밤낮없이 회사에서 일했다.

연지석 집에 있던 박민정의 유품들도 김인우를 시켜서 옮겼다.

그는 유남준이 어딘가 변했다는 걸 느꼈다.

돌아온 이후로 그는 자신만의 세계에 빠져있는 듯 유난히 조용했다.

참다못한 김인우가 서다희에게 물었다.

“요즘 왜 저래요?”

서다희는 고개를 가로저었다.

“잘 모르겠습니다. 도련님, 설마 대표님이 민정 씨를 좋아하게 된 건 아니겠죠?”

그 말을 들은 김인우는 이상한 기색을 보였다.

“누가 알겠어요?”

말을 마친 그는 차에 올라타 기사에게 운전을 부탁한 후 의자에 등을 댄 채 머리가 아픈 듯 지그시 눌렀다.

‘만약 남준이가 정말로 박민정을 좋아하게 됐다면 왜 바움 그룹을 인수하지 못해서 안달 난 거지?’

바움 그룹은 박민정을 끔찍하게 아끼는 박형식이 피땀 흘려 일어 세운 회사였기에 박민정에게 매우 중요했다.

‘만약 남준이가 정말로 박민정을 좋아한다면 굳이 가족들을 괴롭히러 해외로 사람을 보냈을까?’

김인우는 박민정이 엄마, 동생과의 관계를 끊었다는 사실을 몰랐고 그들이 박민정의 몇 안 되는 가족이라는 것만 알았다.

유남준은 여태껏 자기 여자에게 푸대접한 적이 없는 사람이다.

예전에 이지원과 만나고 있었을 때 다른 사람이 갖고 있는 건 무조건 이지원에게도 선물해 줬다.

그러나 오직 박민정에게만 원수를 대하는 듯 가혹하고 잔인한 모습을 보였다.

그렇게 생각하던 중 어느덧 럭셔리한 동네에 도착했다.

김인우는 차에서 내리며 주위를 힐끗 둘러봤다.

“비싸 보이네요.”

“평당 수천만 원일 겁니다.”

기사가 답했다.

김인우에게는 별거 아닌 금액일지 몰라도 일반인이 이런 곳에서 집을 산다는 건 여간 어려운 일이 아니었다.

그가 안으로 들어서자 가정부가 문을 열어줬다.

“민정 씨 물건은 모두 안방에 있습니다. 물건만 챙기고 즉시 떠나라고 하셨습니다.”

김인우는 가정부를 바라보며 물었다.

“그 사람은 지금 어딨죠?”

가정부는 퉁명스럽게 답했다.

“제가 그걸 어떻게 알아요? 워낙 바쁜 사람이라서 당신들을 상대할 시간 따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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