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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1화

작가: 윤지
last update 최신 업데이트: 2024-10-29 19:42:56
그의 설명이 채 끝나기도 전에 경호원들이 온몸에 상처투성이인 노인을 밖으로 내던졌다.

김인우는 이 사람이 최명길이라는 것을 바로 알아챘다.

그저께 유남준은 해외로 도피한 박 씨네 모자를 찾아냈고 박민정이 시집갈 사람이 연지석이 아닌 이 사람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그래서 그는 직접 사람을 시켜 이 노인을 납치했다.

하지만 하루 내내 이 노인을 협박해도 박민정의 행방을 알 수 없었다.

유남준은 의미심장한 눈빛으로 그를 바라보며 물었다.

“박민정과 결혼할 거예요?”

노인은 온몸에 상처를 안고 황급히 절을 했다.

“아니요, 아니요. 두 번 다시 그러지 않겠습니다...”

경호원들이 노인을 끌고 나갔고 그 뒤는... 굳이 보지 않아도 어떤 일이 벌어질지 눈에 보였다.

유남준의 표정에서는 그 어떤 희로애락도 찾아볼 수 없었다.

그는 김인우에게 시선을 돌리며 물었다.

“아까는 박민정을 감싼 거야?”

김인우는 순간 침을 꿀꺽 삼켰다. 하지만 그의 말에 반박하지 않고 태연한 얼굴로 대답했다.

“내 생각에 굳이 민정이를 겨냥할 필요 없다고 생각해.”

그 말에 유남준은 손에 들고 있던 펜을 꽉 움켜쥐었고 순간 손등의 핏줄이 선명히 보였다.

“민정이가 먼저 시작한 거야.”

유남준은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며 말을 이었다.

“인우야, 너는 민정이가 정말 죽었다고 생각해? 욕 많이 먹을수록 오래 산다는 말 못 들었어? 민정이는 절대 죽지 않았어!”

사실 유남준은 인정하고 싶지 않을 뿐이었다.

휴대전화 알람이 울리자 유남준은 고개를 들어 시간을 한 번 힐끗 보더니 김인우만 그곳에 남기고 혼자 퇴근해 버렸다.

텅 빈 사무실에서 김인우는 손에 있는 옥패를 꽉 움켜쥐었고 얼마나 힘을 세게 주었는지 손바닥에 피가 날 정도였다.

밖으로 나온 그는 길에 쓰러진 채 가까스로 숨을 쉬고 있는 최명길을 보고 옆 비서에게 한마디 했다.

“데려가.”

두원 별장.

고요한 집안에서 거실 구석에 있는 빨간색 상자가 유난히 눈에 띄었다.

유남준은 제시간에 집에 돌아와 박민정이 자주 앉던 소파에 앉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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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민정은 문득 예전에 서다희가 자신을 괴롭혔던 일을 떠올렸다.‘10년이 지나도 할 복수는 해야지.’“민정 씨, 정말 맞는 말이에요. 저도 결혼 전 계약서를 더 철저히 준비할게요.”멀리 떨어져 있던 서다희는 갑자기 재채기했다.그는 자신이 박민정에게 살짝 낚였다는 것도 모르고 앞으로 아내의 말을 철저히 들어야 하는 신세가 될 줄도 몰랐다.진서연은 박민정과 민수아, 그리고 설인하까지 모두 결혼했거나 결혼을 준비 중이거나 혹은 이혼을 준비 중이라는 걸 보며 문득 자신만 혼자라는 생각에 아름다운 사랑을 꿈꾸었다.“보스, 저 산책 좀 다녀올게요.”“그래. 다녀와.”진서연은 밖으로 나가자마자 막 박윤우와 함께 돌아온 정민기를 보았다.그는 키가 크고 당당한 체격에 주변을 압도하는 차가운 분위기를 풍기고 있었다.진서연은 무의식적으로 그를 몇 번이고 쳐다보았다.정민기는 박윤우를 데리고 그녀 쪽으로 걸어와 아이를 건넸다.“전 이만 가볼게요.”진서연은 멍하니 서서 반응조차 하지 못했다.“네?”박윤우는 이미 알아차렸다.‘서연 이모가 아마도 아저씨에게 관심이 있어 보여.’박윤우는 진서연을 돕기로 마음을 먹었다.“아저씨, 저번에 운동 가르쳐 주셨잖아요? 서연 이모랑 같이 아저씨 방에 가서 운동 배우면 안 돼요?”진서연은 그제야 정신을 차리고 황급히 말했다.“윤우야, 이모는 안 가도 될 것 같은데?”그러자 박윤우는 속으로 한숨을 푹 쉬었다.‘이모는 어쩜 이렇게 눈치가 없지? 내가 이렇게 밀어주는데도 말이야!’“이모, 저랑 같이 가요.”박윤우는 진서연의 손을 꼭 잡고는 의미심장하게 윙크를 보냈다.진서연은 한참 만에 겨우 깨달은 듯 말했다.“어... 어... 그래. 그럼 같이 갈게.”정민기는 이 모습을 보고도 아무 말 없이 두 사람을 데리고 자신의 방으로 갔다.그는 박윤우에게 간단한 운동을 몇 가지 가르치기 시작했다.진서연도 박윤우와 함께 운동을 배우려 했지만 마음은 딴 데로 가 있어서 동작이 하나같이 엉망이었다.정민기는 그런 그녀를 보고

  • 죽기 전엔 못 놔줘   제1220화

    손연서도 자기 부모님이 이렇게 변할 줄은 몰랐다. 그녀는 이혼하려는 마음을 더 단단히 먹을 수 있었다.그녀는 박민정에게 메시지를 보냈다.[민정 씨, 고마워요. 제가 마침내 옳은 결정을 내린 것 같아요.]메시지를 본 박민정은 좀 의아해했다.[무슨 결정이요?][오준수랑 이혼하려고요. 앞으로 제 삶을 살 거예요.]손연서가 답장을 보냈다.박민정은 이 메시지를 보자 그녀가 마음을 굳게 먹은 걸 알고 너무 기뻐했다.[진심으로 축하해요.]박민정은 누구보다 잘 안다. 어떤 혼인은 그럴 가치가 없는 것을 말이다. 전에 유남준은 그녀에게 냉담하기만 했지만 오준수는 정말 파렴치한 사람이다.손연서가 밖에서 망신을 당하게 했을 뿐만 아니라 혼외자를 돌보라고 했다. 심지어 혼외자가 손연서를 괴롭히도록 내버려 두었다. 이런 남자한테 손연서처럼 좋은 아내는 너무 아깝다. 손연서는 이혼하기를 굳게 결심했다. 오준수에게 이혼 서류를 주었는가 하면 언론에도 이혼 사실을 공개하라고 요청했다.그녀는 만회할 여지가 없게 만들려 했다. 반드시 이혼해야 한다고 생각했다. 설인하는 정리하러 들어와서 박민정의 채팅 내용을 보게 되었다. 그녀는 참지 못하고 물었다. “민전 씨, 미안한데요. 방금 채팅화면을 보았는데 친구분이 이혼을 준비하고 있어요?”박민정은 숨기지 않고 말했다. “그런데요. 왜요?”“저도 이혼하고 싶어서요. 이혼은 하려면 어떤 절차가 필요해요?”설인하는 기대 섞인 얼굴로 박민정을 바라보았다.박민정은 순간 멍해졌다.그녀는 방성원을 알고 있고 두 사람 사이에 무슨 일이 있었는지 모른다. 게다가 설인하는 방성원에게 아이까지 낳아줬다.두 사람 사이에 큰 트러블이 없는데 자기가 이혼 절차를 직접 말해주는 건 다소 좋지 않다고 생각했다. “인하 씨, 이건 인터넷에 검색해 보면 나와요.”“알겠어요.”설인하는 흥분한 표정으로 빨리 청소를 다 하고 핸드폰을 가져서 이혼에 대해 검색했다. “민정 씨, 상대방이 이혼을 원하지 않으면 이혼 소송을 걸 수 있는 거죠?

  • 죽기 전엔 못 놔줘   제1219화

    이렇게 오랫동안 울분을 삼키다 보니 손연서는 정말 지긋지긋했다.손씨 가문에 남자가 없어서 딸이 가문을 망치게 할까 봐 손연서와 오준수의 혼인을 강요했다. 그러지 않았더라면 그녀도 이렇게 오래 참지 않았을 것이다.이제 그녀는 박민정이 말한 대로 자신을 위해 살 것이다.오준수는 그녀가 건넨 이혼 서류를 보고 표정이 굳어졌는데 한참을 멍하니 있었다.“나랑 이혼한다고.? 장난해?”그가 밖에서 여자를 찾고 아이까지 생겼는데도 이혼 얘기를 꺼내지 않았던 사람이 갑자기 왜 이러는 것인지 몰랐다. 손연서는 차가운 눈빛으로 그를 보며 말했다. “장난치는 거 아니니까 서류 잘 봐. 문제없으면 이혼하자.”그녀도 이제 2년이 지나면 서른이 된다. 더는 아까운 청춘을 오씨 가문에서 억울함을 당하면서 보낼 수는 없다.그녀도 자신을 좋아하는 남자를 찾거나 좋은 정자를 사서 자신의 아이를 갖고 싶어 했다. “손연서, 너희 부모님도 네가 이러는 줄 알아?”오준수는 그녀의 부모님이 그녀의 약점이라는 것을 알고 있다.그녀는 부모님의 말씀을 아주 잘 듣는다.그러나 그의 생각이 틀렸다. 손연서는 아무렇지 않게 말했다. “나는 어른이고 내 결혼을 책임질 수 있어. 이런 일에 왜 부모님 얘기가 나오는데?”“너!”오준수는 손을 들어 그녀를 때리려고 했다.손연서는 그를 똑바로 바라보며 말했다. “때려봐. 당장 병원에 가서 진단서를 받고 경찰에 신고할 테니까. 그건 너도 싫지?”그녀의 말을 듣고서야 오준수는 천천히 손을 내렸다. 손연서가 왜 이렇게 빨리 변하는지 이해가 안 갔다.“그래, 이혼하면 되잖아. 절대 후회하지 마.”후회하지 말라는 말을 듣고 손연서는 너무 웃겼다. 정말 이혼하면 후회는커녕 춤을 추고 싶은 심정인데 말이다. 오준수는 그동안 손연서의 사랑을 받아왔다. 갑자기 이혼하자고 하니 그는 이혼 서류를 검토했다. 서류에 아무 문제 없는 것을 보고 바로 사인했다.“내일 바로 이혼하러 가자고.”“그래.”손연서는 조금의 망설임도 없이 대답하고는 비서보고

  • 죽기 전엔 못 놔줘   제1218화

    “내가 없었으면 경기에서 이기기 힘들지 않았나?”유남준은 박민정에게 기대어 말했다. 다행히 지금은 자가용을 타고 있어서 다행이지, 버스 안이었다면 많은 사람이 빨갛게 달아오른 박민정의 얼굴을 봤을 것이다.“남준 씨는 필요 없죠. 아빠로서 당연히 아이가 우승할 수 있도록 도와야죠.”그녀는 중얼거렸다.하지만 유남준은 계속 떼를 썼다. “안 돼, 나도 상을 줘야 해.”상을 달라는 그의 말을 듣고 박민정은 다가오는 그의 얼굴을 바라보며 가슴이 점점 빠르게 뛰었다.그녀가 어찌할 바를 모르자 박예찬이 기분이 언짢아 말했다. “그럼 앞으로 인우 아저씨보고 가족 행사에 같이 가달라고 할게요.”그는 박윤우처럼 유남준을 도우려 하지 않았다. 유남준이 말이 없자 박예찬은 질투심에 겨워 그를 쳐다보았다. “어때요? 아저씨.”두 사람의 분위기가 심상치 않았다. 유남준은 그만둘 수밖에 없었다. “됐어.”박민정도 덩달아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역시 박예찬이었다.유치원에 도착한 후, 선생님이 몇 가지 일을 더 얘기했다. 그리고 아이들은 각자 집으로 돌아갔다.그러자 방성원이 다가와 물었다. “남준아, 형수랑 같이 가? 간단한 식사라도 같이하면 안 될까?”박민정이 대답했다. “안 될 것 같아요.”그녀는 이제 방성원과 설인하의 관계를 아는데 그를 집으로 데려간다면 설인하는 분명 화를 낼 것이다.방성원이 이렇게 자진해서 나온 건 처음인데 거절당해서 실망했다.김인우는 그의 어깨를 툭툭 치며 말했다. “우리 집에 가서 먹자.”예찬이도 박민정과 작별인사를 했다. “엄마, 집에서 비타민 잘 챙겨 먹어. 알았지?”“알겠어.”박민정은 그와 손을 흔들며 작별했다.옆에서 지켜보던 손연서는 부러움이 가득한 눈빛으로 그들을 바라보았다. 자기도 벌써 자기의 자식이 있어야 하는데 하며 생각했다. 안타깝게도 그녀의 남편 오준수는 한 번도 그녀를 제대로 본 적이 없다. 그래서 아이를 갖는 것은 더욱 불가능한 일이다. “민정 씨는 좋겠어요. 남편도 너무 좋고 아들

  • 죽기 전엔 못 놔줘   제1217화

    최현아의 표정은 유달리 보기 흉했다.그녀는 목소리를 낮춰 주변에 있던 엄마들에게 말했다. “무서울 게 뭐예요? 지금의 유남준은 아무것도 없고 호산 그룹의 대표도 아니에요.”엄마들은 그녀의 말을 완전히 믿지 못했다.누군가가 말했다. “그 사람이 정말 아무런 힘이 없다면 저 사람들의 남편들은 왜 저렇게 겁에 질린 거예요?”최현아는 순간 목이 메어 아무 말도 하지 못했다.그녀도 유남준이 무슨 수를 썼길래 회사 사장들이 저렇게 의기소침해서 도망갔는지 몰랐다.“현아 씨, 친척 관계잖아요. 그냥 사이좋게 지내요.”“맞아요. 화기애애한 게 좋죠.”그녀들은 모두 눈치채서 더는 최현아를 돕지 않고 박민정을 비롯한 사람들을 팀에 불러들이려 했다.심지어 자진해서 박민정과 팀을 하려는 사람도 있었다. “아니면 다시 팀을 짜든가요.”“좋아요, 좋아요.”사람들의 태도가 이렇게 빨리 변하는 것을 보고 최현아는 화가 났다.그녀는 오늘 아침 일찍 많은 돈을 써서 선물을 샀는데 말이다. 이 사람들은 정말 뻔뻔스럽다고 생각했다.하지만 이제 와서 어찌할 방법도 없다.다시 팀을 짜기 시작했다. 박민정은 다른 엄마 몇 명과 팀을 짜서 경기를 시작했다.유남준은 예찬이와 나란히 서서 한쪽 다리를 묶었다.“절대 제 발목을 잡아선 안 돼요.”박예찬이 진지하게 말했다.방금 일어난 일 때문에 그는 질투했다.자기가 어른이라면 이런 일은 유남준이 아니라 자기가 해결할 거로 생각했다.아쉽게도 그는 너무 어렸다.유남준은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이기고 싶어? 내가 이기는 방법을 하나 알려줄게.”박예찬이 물었다. “무슨 방법이요?”“이따가 경기 시작하면 그냥 내 다리를 꽉 안아. 내가 혼자 갈게. 그러면 절대 지지 않을 거야. ”박예찬은 그 화면을 상상하다가 말했다. “싫어요! 흥.”유남준은 자기 아들의 성격이 자신을 많이 닮은 것을 안다.사실 박예찬은 다른 아이들보다 아이큐나 체력이 뛰어났고 유남준도 다른 엄마 아빠들보다 실력이 좋다.이 게임은 예상대로 그들

  • 죽기 전엔 못 놔줘   제1216화

    김인우처럼 눈치가 없는 사람도 이 사람들이 일부러 예찬이한테 이러는 거라는 걸 눈치챘다. 그는 아무 말 하지 않았지만 마음속으로는 이제 일어날 일을 기대하고 있었다. 감히 유남준의 아내와 아이를 괴롭히다니, 이 사람들이 정말 간이 부었다고 생각했다. 유남준은 오면서 사람들 속에 있는 최현아를 보고 이 일은 틀림없이 그녀와 관련이 있다는 것을 알아차렸다.그는 다시 방금 말을 한 몇 사람을 보았다.“그린파워의 최연준, 실버라인의 채빈, 에코미디어의 고태민, 피스월드의 노직.”그는 네 사람의 이름을 말했다.그 네 명은 자기의 이름이 불려서 어리둥절해서 하다가 물었다.“우리를 알아요?”유남준은 대답하지 않고 뒤 따라오는 서다희에게 물었다. “적었어?”“적었어요.”서다희가 말했다.유남준은 원래 한 번만 봐도 잊지 않는다. 이 사람들을 다시 알아보고 기억할 필요가 없다.보통 그가 업무 중에 본 다른 회사 정보라면 바로 기억할 수 있다.서다희는 이런 능력이 없어서 유남준의 말을 듣고 이 사람들의 이름을 적었다.“뭐 하는 거예요?”그 남자들은 유남준이 무슨 수작을 부리는 건지 몰랐다. 김인우는 볼거리가 있으리라 생각했다.그 사람들은 아직 아무것도 모른다. 어떤 사람들은 김인우에게 명함을 주러 왔다. “인우 씨, 안녕하세요. 이건 제 명함입니다.”김인우는 그 남자에게 눈길도 주지 않았고 명함도 받지 않았다.그 사람은 민망했지만 감히 화를 내지 못하고 묵묵히 명함을 거두어들였다.“선생님, 시간 끌지 말고 경기를 시작하죠. 회사에 일이 있어서 빨리 가봐야 해요.”최연준이 말했다.선생님은 좀 난처해서 어떻게 대답해야 할지 몰랐다.그런데 이때 최연준의 핸드폰이 울렸다. 회사 비서의 전화였다. 그는 불만이 가득한 말투로 말했다. “내가 이런 활동에 안 오겠다고 했잖아. 봐봐, 회사에서 또 전화 오잖아.”그는 매우 바쁜 척을 했다. 이것을 본 그의 아내도 뭔가 미안함을 느껴서 한마디도 하지 못했다.최연준이 전화를 받은 지 1분도 안 돼

  • 죽기 전엔 못 놔줘   제1215화

    유남준은 공식 석상에 거의 나타나지 않아 어떤 엄마는 그가 누군지 모른다.하지만 김인우 같은 부잣집 도련님은 보통 사람이라도 그의 얼굴을 알고 있다.“저 사람 김인우 아니야?”“옆에 있는 사람은 방성원이야!”“이 사람들이 왜 왔지? 맨 앞에 있는 남자는 누구지? 낯이 익은데?”최현아의 시선은 세 사람에게 머물었는데 숨을 쉬지 못할 정도였다.유남준이 왔다니, 그것도 김인우와 방성원이랑 같이 말이다. 김인우는 몇 걸음 앞으로 걸어가 박예찬의 머리를 쓰다듬으려 했다.박예찬은 눈살을 찌푸리며 피했다."이놈아, 머리를 쓰다듬는 것도 안 돼? 그리고 활동에 참석하는데 왜 나랑 하랑 이모한테 말도 안 한 거야?”김인우가 물었다.박예찬은 일부러 그런 것이다. 한 명의 아이는 보호자를 제일 많아서 두 명밖에 데려갈 수 없다. 김인우와 하랑 이모한테 말하면 엄마와 같이 오기 어려웠을 것이다. 다들 김인우의 말을 듣고 여기에 온 것을 후회했다. 특히 몇몇 아이 아빠들 말이다.눈앞의 이 아이가 김인우의 아들인가 하는 생각에 그들은 식은땀을 흘렸다. 최현아의 말 몇 마디 때문에 박민정을 비롯한 사람을 괴롭히고 아무 생각 없이 행동한 것에 후회했다.박민정은 유남준이 진짜로 올 줄은 몰랐다. 그것도 방성원과 김인우까지 데리고 말이다.유남준은 이미 그녀의 앞으로 다가왔다.“좀 늦었어. 이 두 놈이 계속 따라오겠다고 해서 말이야.”유남준이 말했다.김인우는 억울해서 말했다.“나랑 하랑 씨가 그렇게 오랫동안 예찬이를 돌보았잖아. 친자 행사가 있다는데 당연히 와야지.”유남준은 어이가 없었다.방성원은 당연히 예찬이를 보러 온 것이 아니다.설인하가 아이를 데리고 집을 나간 지 보름 정도 지났다. 그는 오늘 이 기회를 타서 박민정을 따라 함께 자기 아내와 딸을 보러 가고 싶어 했다. “그냥 와서 구경 좀 하려고. 뭐 필요한 거 있나 보면서.”방성원이 말했다.김인우와 유남준은 아무 말 하지 않았다.선생님은 예찬이 쪽에 잘생긴 남자 세 명이 한꺼번에 온

  • 죽기 전엔 못 놔줘   제1214화

    선생님이 다가와서는 의아해서 물었다. “예찬 어머니, 왜 혼자 여기에 서서 계세요? 팀 안 짜세요?”박민정은 조금도 부끄러워하지 않고 말했다. “선생님 사람들이 저희랑 팀을 짜려 하지 않아요.”“네...”선생님은 난처해하더니 다른 팀에게 물어보았다.그 팀의 엄마들은 고개를 숙이고 있었는데 누군가가 입을 열었다. “우리 팀은 이미 사람이 찼어요.”그리고 몇 명의 아이 아빠도 왔는데 모두 최현아에게 빌붙고 싶어 해서 말했다.“선생님, 팀을 짜지 못한 사람들은 경기하지 않아도 될 것 같아요.”“맞아요. 어차피 이미 인원수가 충분하잖아요.”“몇 분은 그냥 쉬세요. 게다가 임신 중인데 경기는 무리이지 않나요?” 한 남자가 박민정의 배를 가리키며 말했다. 박민정은 당연히 자신이 경기를 못 한다는 것을 안다.“저 말고 다른 엄마들은 경기에 나갈 수 있잖아요. 어떻게 못 나가게 막을 수 있어요?”그녀가 나서서 말했다.그러자 남자는 비아냥거렸다. “그냥 경기일 뿐이잖아요. 굳이 당신들이 참석하지 않아도 되잖아요?”다른 엄마들도 맞장구를 쳤다. “맞아요. 시간 낭비하지 말고 시작하자고요.”최현아는 옆에 서서 박민정을 비롯한 그녀의 라인의 사람들이 망신을 당하는 모습을 만족한 표정으로 보고 있었다.선생님은 조금 난처해했다. “아니면 여러분 팀당 한 명씩만 더하세요. 이렇게 하면 딱 맞을 거예요.”총 네 팀이고 남은 사람도 네 명이니 말이다. “딱 맞다니요. 이분은 임신했으니까 대회 나가기 불편하잖아요. 누구 팀에 가면 그 팀이 질 게 뻔하죠.”한 여자의 목소리였다.다른 사람들도 맞장구를 쳤다.홀로 있는 네 명의 엄마와 네 명의 아이들이 함께 있으니 유난히 눈에 띄었다.예찬이를 제외한 나머지 세 아이는 분명히 기분이 언짢았다.“엄마...”지원이는 엄마의 옷깃을 잡아당겼다.손연서는 이 사람들이 정말 사람을 너무 무시한다고 느꼈지만 사실 그렇게 경기를 하고 싶어서도 아니다. 다 아이들을 위해서이다.“민정 씨, 됐어요. 우리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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