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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8화

“저 집 엄마도 참 불쌍하지. 이제 딸이 없잖아. 애지중지 키우던 애가 이렇게 세상을 떠나버렸네.”

“그러게나 말이에요. 민정이 참 똑똑하고 밝은 아이였는데... 이렇게 어린 나이에 죽었다는 게 믿기지 않네요.”

“재벌 집에 시집가도 좋은 게 아닌가 봐요. 저번에 민정이 돌아온 거 보니까 딴사람인 줄 알았어요. 어찌나 야위었는지 바람에 날아갈 것 같았다니까요.”

“남편이 엄청 잘해준다고 얘기하던데 그것도 아닌가 봐요. 하긴, 3년 동안 단 한 번도 얼굴을 비춘 적 없으니...”

이웃들의 대화를 들은 유남준은 목이 메었다.

역시나 하루 종일 기다려도 은정숙과 박민정을 만나지 못했다.

유남준은 의자에 기대어 잠깐 눈을 붙였다가 악몽을 꾼 듯 벌떡 일어났다.

또 꿈속에 박민정이 나왔다...

눈을 떠 주위를 둘러보니 오직 적막과 어둠뿐이었고 박민정은 그 어디에도 보이지 않았다.

그 순간 유남준은 정말로 그녀가 다시는 돌아오지 않을 것 같은 기분이 들었다.

늦은밤 10시.

은정숙의 이웃들은 모두 벽돌집 안으로 끌려와 ‘심문’을 당했고 주위에 경호원들로 가득 찬 방은 더욱 비좁아 보였다.

“그 사람들 지금 어디 있어요?”

이런 상황이 처음이었던 그들은 하나같이 옷깃을 여미고 고개를 숙인 채 감히 유남준을 쳐다볼 엄두도 내지 못했다. 그는 자리에 우두커니 서서 싸늘함을 내뿜었다.

“어젯밤에 정숙이 우는 소리가 들려서 찾아와봤는데 민정이가 죽었다고 얘기하더군요.”

“젊은 애가 죽은 게 좋은 일은 아니니 그날 밤에 바로 화장하고 묻었어요.”

그날 밤에 바로 화장했다니...

유남준은 눈앞이 캄캄해졌다.

“장례를 치르고 나서 정숙이가 어디로 갔는지는 저희도 잘...”

다른 사람들도 그 말을 듣고 맞장구를 쳤다.

서다희는 곧바로 연지석의 행방을 물었고 그들은 서로 눈빛을 주고받더니 잘 모르겠다고 답했다.

어릴 적부터 고아였던 연지석은 1년 전 이곳을 떠난 후 다시는 돌아오지 않았다.

...

밤 12시 3분.

아직도 거센 비가 내리며 번개가 치고 있었다. 시골길은 진흙으로 변해 이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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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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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은 다른 사람 무덤 마음대로 파도 괜찮은가보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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