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

제20화

여름의 두 번째 절기인 소만. 남방에서는 종종 폭우가 내렸다.

퇴원한 후 며칠 동안 연지석은 자주 시간을 내서 박민정과 함께했다.

약을 먹은 후유증으로 박민정의 몸 상태는 더 나빠졌다.

하지만 그녀의 정신상태는 꽤 좋아졌다. 아무것도 먹지 못하던데로부터 억지로라도 음식을 삼켰다.

연지석과 함께 할 때 그녀는 단 한 번도 유남준을 언급하지 않았다.

어떤 사람은 너무 아파서 입에 담는 것마저도 상처일 때가 있다.

그리고 친구가 자신을 따라서 우울한 감정을 느끼지 않기를 바랐다.

혼자 있을 때, 박민정은 유남준의 카톡 프로필 사진을 멍하니 보고만 있었다.

이혼에 관한 일에 대해서 어떻게 입을 열지 몰랐다.

그러던 어느 날.

박민정은 밖에서 음식을 사고 돌아가는 길이었다.

한 사람이 그녀의 앞을 막아섰다.

이지원은 선글라스와 마스크를 끼고 머리를 풀어 헤친 채 예쁜 드레스를 입고 하이힐을 신고 서 있었는데, 그 기세가 대단했다.

“민정 씨. 민정 씨 어머니는 당신이 살아있는 거 알아요?”

이지원의 눈썹이 둥글게 말렸다.

박민정은 여기서 그녀를 만날 거라고는 생각도 못 했다.

둘은 조용한 카페를 찾아 창가 자리에 앉았다.

커다란 빗방울이 창문을 두드렸다.

이지원이 마스크를 벗자 오밀조밀한 얼굴이 드러났다.

“안심하세요. 남준 오빠한테 듣기로는 박민호 씨가 최 사장님 돈 가지고 민정 씨 어머니 모시고 도망치고 있다더라고요. 그분들이 민정 씨 괴롭히는 일은 없을 거예요.”

박민정은 이미 연지석을 통해 들었었다.

한수민과 박민호가, 박민정이 제때 최 사장과 결혼하지 않아 보복이 두려워서 도망길에 올라서 당일에 해외로 도망쳤다고.

그 누가 그토록 부유하던 박씨 집안이 고작 600억 때문에 패가망신할 거라 생각했겠는가?

박민정은 조용히 다 듣고 표정 하나 변하지 않고 물었다.

“할 말 있으세요?”

이지원의 시선이 그녀의 배를 향했다. 임신한 게 아직 티가 나지 않았다.

그녀는 손바닥 살을 세게 꼬집었다. 박민정을 당장 폭로하는 대신 질문을 던졌다.

“말해봐요. 어떻게 해야 남준
잠긴 챕터
앱에서 이 책을 계속 읽으세요.

관련 챕터

최신 챕터

DMCA.com Protection Statu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