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

제151화

“민정 씨, 원래 이런 사람 아니었잖아요.”

이지원은 이 상황을 받아들이기 어려웠다.

그토록 청렴하고 순수하던 사람이 어떻게 유남준을 돈으로 계산한단 말인가.

박민정이 반박했다.

“유 대표님 아내 자리면 2,000억 정도의 가치는 충분히 있는 거 아닌가요?”

“진짜 변하셨네요. 함께 대학 다닐 때만 해도 절대 남자로 싸울 일은 없다더니... 뺏은 걸로도 모자라 2,000억을 주고 다시 데려가라는 건 뭐 하자는 거예요?”

이지원이 헛웃음 쳤다.

내로남불이라 했던가, 지금 박민정에게 어울리는 말은 이뿐이었다.

박민정의 눈에서 안광은 이미 사라진 지 오래였다.

“제가 뺏은 건 아니죠. 남준 씨가 고아인 당신을 싫어했던 건 모르는 사람이 없는데.”

이지원의 얼굴이 보기 좋게 구겨졌다.

“그만해요. 돈만 주면 되는 거죠?”

고개를 끄덕인 박민정이 덧붙였다.

“이 일이 만약 남준 씨 귀에 들어간다면 계약은 그 즉시 파기하는 걸로 하죠.”

이건 다 박민정의 계획이었다.

“평생 남준 씨 배우자 자리는 꿈도 못 꾸게 할 테니까.”

말은 이렇게 했지만 박민정은 이지원이 유남준에게 이 모든 사실을 알리기를 바랐다.

만약 이지원이 정말로 2,000억을 준비한다면 그냥 받으려 했지만 박민정은 이지원이 유남준에게 모든 걸 말하리라 확신하고 있었다. 그래야 이지원이니까. 예전부터 이지원은 박민정에게 뒤집어씌우는 일을 밥 먹듯 했다. 이번에는 밥상까지 차려 줬는데 그걸 제 발로 걷어찰 리가 없었다.

“고민 좀 해 볼게요.”

이지원이 말을 마치자마자 떠날 채비를 했다.

박민정을 지나치기 직전, 바람이 불며 악보가 팔락여 어딘가 기괴한 음표가 눈에 들어왔다.

하지만 박민정에게 난청이 있으니 음악을 몰라 그런가 보다 하고 대수롭지 않게 생각했다. 해외 천재 작곡가가 눈앞의 박민정이라는 것은 꿈에도 몰랐다는 것이다.

이지원이 떠난 뒤 박민정이 여유롭게 악보를 정리하고 누웠다.

한편, 이지원은 이 사실을 어떻게 알려야 좋을지 고민이 깊었다. 고자질한 전적이 한두 번이 아니니 의심을 받을 게 뻔한데
잠긴 챕터
앱에서 이 책을 계속 읽으세요.

관련 챕터

최신 챕터

DMCA.com Protection Statu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