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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56화

"난 그런 지시를 한 적이 없는데."

유남준이 차갑게 말했다.

그럼에도 강은지는 물러날 생각이 없었고 경호원이 끌어내려 해도 테이블을 잡고 놓지 않았다.

"대표님, 절 때린 사람이 그랬어요. 제가 일을 잘 못해서 대표님께 누가 되었다고. 제발 저 좀 한 번만 봐주세요, 대표님. 여기서 죽고 싶진 않아요..."

강은지가 통곡하며 간절하게 말했다. 그 얼굴에 가득한 상처는 다 나은 뒤에도 흉터가 남을 게 뻔했다.

유남준은 원래 개입할 생각이 없었지만, 누군가 자신을 명분으로 내세워 폭력을 휘두른다니 생각이 바뀌었다.

"자세히 얘기해 보지."

경호원에게 강은지를 놓으라 이르자 강은지가 다시 무릎 꿇고 말했다.

"대표님을 뵌 날, 퇴근하고 돌아갔는데 새벽 두세 시쯤에 누가 절 침대에서 끌어내렸어요. 절 때리고 욕하면서 어떻게 감히 저 같은 게 대표님을 성가시게 하냐고... 그날부터 저한테 손님 접대를 하라고 시켰어요. 거부하면 또 때리고 욕하면서..."

강은지의 눈에서 눈물이 그칠 줄 모르고 흘렀다.

유남준은 누군가의 지시가 없이는 절대 이런 일이 일어나지 않으리라 확신했다.

그는 경호원에게 강은지를 데려다주게 하고, 누가 벌인 짓인지 찾아내게 했다.

수호 클럽 안에서 일어난 일이니 범인을 찾는 건 시간 문제였고 한 시간 정도 지나자 경호원이 보고를 올렸다.

"대표님, 범인을 찾아보니 배후에 이지원 씨가 있었습니다."

또 이지원이다.

유남준이 전부터 이지원이 하는 일에 관심을 껐더니 이젠 이렇게 간이 배 밖으로 튀어나온 짓을 한다.

"이지원한테 전해. 다음에도 이런 일이 있다면 그땐 이렇게 넘어가지 않을 거라고."

잠깐 멈칫했던 경호원이 고개를 끄덕였다. 그도 유남준이 이렇게까지 화를 내는 모습은 본 적이 없었기 때문이다.

유남준이 화를 낸 포인트는 사람을 시켜 강은지를 때린 게 아니라, 명분으로 자기를 댔다는 것이었다.

이지원은 유남준이 이 사실을 알게 돼도 별일 없을 것이라 생각했지만 경호원의 말을 들으니 자신이 선을 넘어 버렸다는 것을 깨달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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