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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56화

작가: 윤지
last update 최신 업데이트: 2024-03-20 19:23:59
"난 그런 지시를 한 적이 없는데."

유남준이 차갑게 말했다.

그럼에도 강은지는 물러날 생각이 없었고 경호원이 끌어내려 해도 테이블을 잡고 놓지 않았다.

"대표님, 절 때린 사람이 그랬어요. 제가 일을 잘 못해서 대표님께 누가 되었다고. 제발 저 좀 한 번만 봐주세요, 대표님. 여기서 죽고 싶진 않아요..."

강은지가 통곡하며 간절하게 말했다. 그 얼굴에 가득한 상처는 다 나은 뒤에도 흉터가 남을 게 뻔했다.

유남준은 원래 개입할 생각이 없었지만, 누군가 자신을 명분으로 내세워 폭력을 휘두른다니 생각이 바뀌었다.

"자세히 얘기해 보지."

경호원에게 강은지를 놓으라 이르자 강은지가 다시 무릎 꿇고 말했다.

"대표님을 뵌 날, 퇴근하고 돌아갔는데 새벽 두세 시쯤에 누가 절 침대에서 끌어내렸어요. 절 때리고 욕하면서 어떻게 감히 저 같은 게 대표님을 성가시게 하냐고... 그날부터 저한테 손님 접대를 하라고 시켰어요. 거부하면 또 때리고 욕하면서..."

강은지의 눈에서 눈물이 그칠 줄 모르고 흘렀다.

유남준은 누군가의 지시가 없이는 절대 이런 일이 일어나지 않으리라 확신했다.

그는 경호원에게 강은지를 데려다주게 하고, 누가 벌인 짓인지 찾아내게 했다.

수호 클럽 안에서 일어난 일이니 범인을 찾는 건 시간 문제였고 한 시간 정도 지나자 경호원이 보고를 올렸다.

"대표님, 범인을 찾아보니 배후에 이지원 씨가 있었습니다."

또 이지원이다.

유남준이 전부터 이지원이 하는 일에 관심을 껐더니 이젠 이렇게 간이 배 밖으로 튀어나온 짓을 한다.

"이지원한테 전해. 다음에도 이런 일이 있다면 그땐 이렇게 넘어가지 않을 거라고."

잠깐 멈칫했던 경호원이 고개를 끄덕였다. 그도 유남준이 이렇게까지 화를 내는 모습은 본 적이 없었기 때문이다.

유남준이 화를 낸 포인트는 사람을 시켜 강은지를 때린 게 아니라, 명분으로 자기를 댔다는 것이었다.

이지원은 유남준이 이 사실을 알게 돼도 별일 없을 것이라 생각했지만 경호원의 말을 들으니 자신이 선을 넘어 버렸다는 것을 깨달았다.

어떻게 변명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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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수미는 소란스러운 소리에 감고 있던 눈을 떴다. 밖으로 나가보니 보안 요원들이 두 아이를 제압하고 있었다.그리고 윤소현의 손은 이미 박윤우의 얼굴에 내려앉아 있었다.박윤우는 윤소현에게 맞는 순간 머리가 멍해지기 시작하더니 귀까지 울려댔다.“윤우야!”마음이 급해진 박예찬이 어떻게든 박윤우를 막으려 했지만 보안 요원들을 상대할 수 있을 리 없었다.“나한테 하라고! 내 동생한테 손대지 마!”박윤우를 때리면서 모든 힘을 쏟아부은 윤소현의 손바닥은 아직도 얼얼했다.그녀는 자신을 도발하는 박예찬을 발견하자마자 곧장 손을 들어 박예찬에게도 폭력을 행사하려 했다.그 순간, 밖에서 소란스러운 대화 소리가 들려왔다.윤소현이 그 소리에 멍하니 서 있는 동안, 박민정만 유남준이 사람들을 데리고 안으로 들어섰다.“예찬아, 윤우야!”박민정은 집안의 보안 요원들에게 제압당한 두 아이들을 발견하자마자 임신 중이라는 사실도 입은 채 다급히 두 아이에게 달려갔다.하지만 보안 요원들은 아이를 단단히 포박한 채 놓아줄 기미를 보이지 않았다. 그 모습에 유남준의 표정도 눈에 띄게 굳었다. 그는 자신이 데려온 경호원들에게 즉시 움직일 것을 요구했고 박예찬과 박윤우를 제압 중이던 보안 요원 두 명은 순식간에 나가떨어졌다.박민정은 다급히 달려가 두 아이를 꼭 끌어안았다.“괜찮아?”그녀의 눈빛에는 온통 걱정뿐이었다.박윤우는 아픔을 꾹 참은 채 박민정을 걱정시키지 않기 위해 노력했다.“괜찮아요, 엄마.”박윤우는 어딘가 힘없는 목소리로 대답했다.박예찬 역시 박민정을 안심시키며 말했다.“맞아요, 우리 괜찮아요.”두 아이의 입에서 괜찮다는 말이 나오자 박민정은 그제야 마음을 놓으며 정수미와 윤소현에게 시선을 돌렸다.“정 대표님, 아이들한테까지 손을 대시다니, 너무 하신 거 아닙니까?”정수미는 그 말에 차가운 웃음을 흘리며 말했다.“민정아. 네 아이들이 어떻게 우리 집에 들어왔는지 물어보는 게 먼저 아니니?”그 말에 박민정은 두 아이들에게 시선을 돌렸다.아이들은 고

  • 죽기 전엔 못 놔줘   제1369화

    정수미는 심상치 않은 윤소현과 이지원의 눈빛을 보며 말했다.“나도 모르겠구나. 아이들이 길을 잃고 실수로 들어왔다고 하는데.”“길을 잃었다고요? 여긴 얘네 유치원에서 최소 십 킬로미터는 떨어져 있는 데다가 박민정 집이랑은 더 먼데 어떻게 단순히 길을 잃어서 여기까지 왔다는 거예요?”윤소현은 점점 더 의심스러운 눈빛으로 두 아이에게 천천히 다가가며 물었다.“솔직히 말해. 너희 엄마가 우릴 해치려는 거지?”그 말에 박예찬은 그만 참지 못하고 윤소현의 얼굴에 침을 뱉었다.“아!”윤소현은 곧장 비명을 지르며 박예찬에게 폭력을 행사하기 위해 손을 높이 들었다.하지만 윤소현의 손이 박예찬의 얼굴에 닿기 직전, 박예찬이 달려들어 그녀의 손등을 힘껏 물었다.“아!”윤소현은 또다시 고통스러운 비명을 지르며 외쳤다.“이 꼬맹이가, 얼른 이거 안 놔?”옆에서 그 상황을 지켜보던 박윤우가 입을 열었다.“우리 형한테 사과하면, 놔줄지도 모르지.”그렇다고 윤소현이 아이에게 사과할 리 없었다. 이내 반대쪽 손을 든 윤소현은 아이를 떼어놓기 위해 또다시 폭력을 행사하려 했다.그리고 박윤우가 곧장 그녀에게 달려들었다.“그냥 보고만 있을 거야?”정수미는 그 모습을 지켜만 보던 사람들을 향해 외쳤다.당황스러운 얼굴로 그 모습을 지켜보던 보안 요원들이 급히 박예찬과 박윤우를 떼어놓았다.윤소현의 손에서는 피가 흐르고 있었다. 박예찬이 있는 힘껏 그녀의 손을 물었던 것이다.“이 꼬맹이들 당장 잡아들여!”윤소현은 당장이라도 이 두 아이에게 본때를 보여주고 싶었다.그녀의 명령에 두 보안 요원들은 두 아이에게 달려들기 시작했지만 이내 정수미에 의해 제지당했다.“됐어, 소현아. 그냥 아이들이잖니. 너무 화내지 마, 네 배 속에 애도 있는데.”정수미는 윤소현을 사랑했지만 어른이 아이들을 때리는 모습을 보고만 있을 수 없었다.“엄마! 제 손 좀 보세요.”윤소현은 그 어느 때보다 억울했다.그녀는 살벌한 눈빛으로 박예찬과 박윤우를 당장이라도 찢어버릴 듯 노려보았다.

  • 죽기 전엔 못 놔줘   제1368화

    박윤우가 막 도망치려던 순간, 정수미의 집에서 일하고 있던 한 가정부가 아이를 발견하고는 다가왔다.“너는 누구니? 여기서 뭐 하는 거야?”가정부가 물었다.그 목소리에 정수미와 비서가 동시에 그쪽을 쳐다보았다. 박윤우가 가정부에게 가로막힌 채 문 앞에 서 있는 모습이 눈에 들어왔다.“이 아이, 어디서 많이 본 아이인데?”정수미가 말했다.박윤우는 억지로라도 도망쳐보려 했지만 그의 작은 체구로 도망칠 수 있을 리 만무했다.결국, 아이는 가정부에게 붙잡혀 정수미의 앞으로 가게 되었다.“놔줘, 이 나쁜 사람들. 마귀할멈!”박윤우가 작은 몸을 힘껏 몸부림치며 외쳤다.하지만 아이의 몸부림과 외침이 하인과 정수미에게 큰 타격을 줄 수는 없었다.정수미는 이내 박윤우를 알아보았다.“너, 박윤우 아니니?”정수미는 박윤우와 박예찬을 기억하고 있었다.박윤우는 서늘한 눈빛으로 정수미를 바라보며 애써 침착한 얼굴로 말했다.“그래, 나야. 얼른 날 놔 주는 게 좋을걸. 안 그러면 절대 가만두지 않을 거야.”가만두지 않는다고?정수미의 답답했던 가슴이 사르르 녹아 웃음이 터져 나왔다.“너 같은 꼬마가 날 어떻게 가만 안 둘 건데?”그 질문에 박윤우는 그만 말문이 막히고 말았다.“지금 날 놔주면 내가 18년 뒤에 찾아와서 복수할 거야!”“그렇다면, 더더욱 널 놔줄 이유가 없는데?”그 말에 정수미는 일부러 아이를 더 놀리기 시작했다.그런 말을 하는 박윤우의 마음도 편치만은 못했다. 이렇게 어린 나이에 벌써 이런 곳에 갇히게 될 줄은 미처 몰랐다.하지만 다행히도 아직 엄마에게는 형이 있었고, 아직 태어나지 못한 동생이 있었던 덕에 마음이 조금은 놓였다.“말해 봐, 우리 집엔 왜 온 거야?“정수미가 다시 물었다.이렇게 어린아이가 자신의 집에 잠입했다는 것은 분명 무언가 있을 거라는 생각이 들었다.박윤우는 이내 고개를 돌리며 말했다.“우연히 실수로 길을 잘못 들었을 뿐이야. 여기가 아줌마 집일 줄은 몰랐어.”이것은 명백한 거짓말이었다. 정씨 가문처

  • 죽기 전엔 못 놔줘   제1367화

    다른 병원들에서 온 감정서들을 바라보던 최민환은 더더욱 혼란스러워졌다.그는 이런 일이 벌어질 거라고는 미처 상상하지도 못했다.“정 대표님, 이건 분명 무슨 오해가 있었던 겁니다.”최민환이 서둘러 말했다.그와 오랜 세월 동안 접촉해왔던 정수미는 어느 정도 최민환을 신뢰하고 있었다.“그럼 그 오해가 뭔지 얘기해보세요. 왜 이지원은 내 친딸이 아닌데도, 친자 감정서에는 친자라고 나와 있었는지.”잠시 생각에 빠져있던 최민환은 뭔가 떠오른 듯 그날 친자 감정서를 진행했던 모든 상황을 세세하게 설명해 주었다.“그날 친자 감정을 진행할 때, 큰 아가씨께서 갑자기 샘플을 잘못 챙겼다며 찾아오셨습니다. 그래서 새로 가져오신 그 샘플로 교체해서 진행했죠. 그리고 남은 절차는 다 제 직원들에게 맡겼습니다. 맹세컨데 제 직원들이 그런 날조를 하지는 않았을 겁니다.”그 답변에 더 멍해진 쪽은 정수미였다.샘플을 교체했다니?“확실해요?”“확실합니다!”잠시 망설이던 최민환이 다시 입을 열었다.“사실 큰 아가씨께서 저에게 몰래 찾아와 만약 감정서에 무슨 문제가 생긴다면 그 결과를 수정해 달라고 하셨습니다만, 저는 그 제안을 받아들이지 않았습니다.”그 말을 하는 최민환의 눈빛에는 진심이 담겨 있었다.“저는 절대 정 대표님께서 제게 주셨던 기회와, 오랜 세월 동안 쌓여온 믿음을 저버릴 생각이 없습니다. 제가 대표님을 왜 배신하겠습니까?”그 말에 정수미가 깊은 생각에 잠겼다.“그럼 최 선생 말은, 소현이가 최 선생에게 감정 결과를 혈연관계가 아닌 거로 바꿔 달라고 했다는 건가요?”최민환은 고개를 가로저으며 말했다.“그냥 결과를 바꾸라는 말만 했습니다. 제가 거절했더니 결과가 나온 이후에도 더는 아무 얘기 하지 않더군요. 저도 이때까지 대표님과 아가씨 사이에 불화가 생길까 두려워 아무 말도 하지 않았던 겁니다.”그 말에 정수미는 다시 한번 생각에 잠겼다. 윤소현의 성격대로라면 자신이 친딸을 찾는 것을 원하지 않는 게 분명했다.하지만 샘플은 왜 바꿔치기했던 걸까

  • 죽기 전엔 못 놔줘   제1366화

    정씨 가문 본가.정수미는 새로운 친자 확인 결과지를 받아들었다.그녀의 눈빛에는 냉기만 감돌았다.그리고 옆에 있던 비서는 믿을 수 없다는 표정으로 입을 열었다.“이지원 정말 겁도 없네요, 감히 이런 친자 확인 공문서까지 위조할 생각을 하다니.”정수미는 모녀 관계가 아니라는 친자 확인 감정서를 들고 있었다. 하지만 이번에는 함미현이 자신에게 거짓말을 했다는 것을 알게 됐을 때의 충격은 받지 않은 듯 평온해 보였다.“난 항상 최 선생을 믿어왔는데, 왜 그 사람이 이지원을 도와주는 거지?”최 선생이라면 정수미의 개인 주치의로서 그의 여러 유전자 감정을 도왔던 인물이다.며칠 전, 그는 아주 자신 있는 표정으로 감정서를 들고 정수미를 찾아와 그녀와 이지원은 모녀가 맞다는 말을 해주었지만 지금은 모든 게 달라져 있었다.항상 자신의 밑에서 일하는 사람들에게 큰 신뢰를 가지고 있었던 정수미는 최 선생이 이지원에게 매수되었을 거라는 생각은 하지 않았다.“지금 당장 전화해서 최 선생 부르겠습니다.”비서가 입을 열었다.“그래, 우선 무슨 일인지는 알려주지 마. 그냥 내 몸이 좀 안 좋다고만 전해.”정수미는 자신의 계획이 들킬 것을 염려해 비서에게 재차 당부했다.“알겠습니다.”비서는 곧장 최민환에게 전화를 걸기 위해 자리를 떴다.그 탓에 저택 안으로 몰래 숨어드는 두 아이를 발견하지 못했다.“여기야?”박윤우가 두 눈을 커다랗게 뜬 채 주위를 살폈다.“응, 조심해.”이미 이곳의 시스템을 완전히 파악한 박예찬은 일시적으로 모든 보안 시스템을 종료시켰다.빠르게 정수미가 지내는 곳을 발견한 두 아이는 멀리서 그녀가 걱정스러운 표정으로 소파에 앉아 한숨을 푹푹 내쉬고 있는 모습을 보고 있었다.“넌 도대체 어디에 있는 거니? 엄마가 어디가 그렇게 미워서 날 만나려고 하지도 않는 거야?”정수미는 자신의 딸이 멀지 않은 곳에 있는 것 같은 기분에 혼잣말로 중얼거렸다.박윤우는 그런 정수미의 모습을 관찰하며 의아하다는 표정으로 물었다.“뭐라고 저렇게 중얼거

  • 죽기 전엔 못 놔줘   제1365화

    드디어 긍정적인 대답을 들은 유남준의 마음이 비로소 홀가분해졌다.“좋아, 방금 한 말 꼭 지켜야 해.”박민정이 되물었다.“내가 언제 남준 씨 속인 적 있어요?”그녀는 지금 유남준의 모습이 마치 어린아이처럼 느껴졌다.유남준은 그런 박민정을 더욱 힘껏 끌어안으며 말했다.“알지, 알지. 너보다 약속 더 잘 지키는 사람은 없지.”박민정은 애써 그의 품에서 빠져나오며 말했다.“너무 답답하고 더우니까 그만 해요.”유남준은 그렇게 텅 비어버린 자신의 손과 품을 느끼며 아쉬운 표정을 지었다.드디어 박민정의 집에 도착한 두 사람은 차례대로 차에서 내렸다.오늘은 김인우와 박예찬, 그리고 조하랑까지 와 있었다. 박예찬와 박윤우는 따로 방 안에서 뭔가를 하고 있는 것 같았다.“정수미 그 망할 마귀할멈이 또 우리 엄마 괴롭혔어.”박윤우가 잔뜩 화난 표정으로 말했다.박예찬의 표정도 분노로 가득 차 있었다. 예전에 자신 역시 그 마귀할멈의 손에 명을 달리할 뻔한 적이 있었기 때문이었다.“형, 우리한테는 무슨 방법이 없을까?”박예찬은 그저 주먹만 꽉 쥔 채 대답했다.“아쉽게도 우리가 아직 너무 어려.”“에휴...”박윤우가 아쉽다는 듯 한숨을 푹 내쉬었다.“그래도 어느 정도는 되갚아줄 수 있을지도 몰라. 이미 그 마귀할멈 집 주소도 알아냈고, 어떻게 들어가는지도 알거든.”박예찬이 말했다.“정말? 잘됐다. 그럼 우리 얼른 가자!”당장이라고 정수미에게 벌을 주고 싶어 안달 났던 박윤우가 말했다.하지만 박예찬은 그 말에 고개를 가로저으며 말했다.“넌 아직도 몸이 안 좋잖아. 거긴 나 혼자 가도 돼.”“싫어, 나도 갈래!”박윤우가 고집을 부렸다.“형, 무슨 일이 생길 때마다 항상 형이 먼저 나서잖아. 나도 곧 수술받으면 아무것도 못 하니까 이번엔 나도 엄마 지켜주고 싶어.”박윤우는 아무 도움 안 되는 쓰레기가 되기 싫었다.박예찬 역시 박윤우의 고집스러운 표정을 보며 더는 말려봤자 아무 소용없다는 것을 깨달았다.“그럼 우리 나중에 적당한 때를

  • 죽기 전엔 못 놔줘   제1364화

    곧이어 두 사람이 탄 차는 IM 그룹 본사 정문에 도착했다. 그리고 박민정은 눈앞의 광경을 믿기 힘들었다.“남준 씨가 말한 회사가, IM 그룹이었어요?”유남준은 그런 박민정의 질문에 명확한 대답을 내놓지 않았다.“또 아까처럼 너 안고 내려서 보여줄까?”“아뇨, 됐어요. 저 혼자 내릴게요.”이때, 문 앞의 경호원이 다가와 차 문을 열어주었고 박민정은 배를 감싼 채 조심스레 차에서 내렸다.차에서 내려 거대하게 우뚝 서 있는 IM 그룹을 보는 그녀는 여전히 멍한 표정을 숨기지 못했다.유남준은 그런 박민정을 데리고 IM 그룹의 맨 위층에 있는 대표실로 데리고 갔다. 그리고 여기까지 올 동안 박민정은 여전히 충격에서 헤어나오지 못한 듯했다.그때, 서다희가 문을 열고 안으로 들어섰다.“대표님...”말이 끝나기도 전에 서다희는 박민정을 발견하는 순간 당황한 기색을 보였다.그는 유남준이 일부러 박민정을 데리고 회사로 왔다는 것도 모른 채 애써 모르는 척을 하며 어떻게든 상황을 모면하려 애썼다.“대표님, 오늘은 IM 그룹 대표님께서 자리를 비우셨는데, 다음에 다시 오시는 게 어떠실지?”그 말에 박민정은 역시나 하는 표정으로 유남준을 바라보았다.만약 유남준이 정말 IM 그룹의 대표였다면 이때까지 숨길 리가 있을까? 역시 오늘 여기까지 온 이유는 단순히 협상을 위해서였을 것이다.유남준은 그런 서다희를 흘겨보다가 입을 열었다.“더 숨길 필요 없어. 내가 일부러 와이프를 회사까지 데리고 온 거니까. 그리고 민정이는 이 회사의 안주인으로서 당연히 회사 운영 상황에 대해 알 권리가 있는 사람이야.”그 말에 박민정은 또 한 번 멍해졌다.지금 그녀의 머릿속은 혼란 그 자체였다. 어쩌면 임신 때문에 지능까지 낮아진 건 아닐까 하는 의심까지 들었다.자신이 위급한 상황에 기지를 발휘했다고 생각했던 서다희가 황급히 사과했다.“죄송합니다, 사모님. 방금은 제가 말실수를 했어요.”박민정이 고개를 가로저으며 물었다.“여기가 정말 유 대표님의 회사란 말이에요?”“

  • 죽기 전엔 못 놔줘   제1363화

    그 말에 오준수는 잠시 망설였다.그 모습에 이지원이 다시 한번 오준수를 부추기기 시작했다.“오 대표님, 설마 손연서가 두려우신 건가요? 여자가 너무 강해지면 안 돼요. 오 대표님께서 이혼하게 되신 이유는 다 손연서 씨 힘이 너무 커졌기 때문이에요.”오준수는 결혼 생활 내내 자신에게만 의지하던 손연서가 완전 다른 사람이 되어버린 모습을 떠올리며 자신의 결심을 굳혔다.“알겠습니다. 꼭 저를 떠난 걸 후회하게 해주죠.”사실 그에게는 아직 손연서와 재결합 하려는 마음도 남아 있었다. 이혼 후 그녀의 빈자리가 유독 크게만 느껴졌다.게다가 그의 아들인 성훈도 가끔씩 손연서의 이름을 언급하고 되뇌기까지 했으니 말이다....XS 그룹박민정은 모든 협력사와 계약을 해지하고 한순간에 초창기의 모습으로 돌아갔다.설인하를 포함한 직원들은 모두 풀이 죽어 있었다.결국, 참지 못한 진서연이 제안했다.“보스, 예전처럼 작곡만 하는 건 어때요? 그런다면 적어도 어느 정도 수입은 생길 겁니다.”하지만 박민정은 그녀의 제안에 고개를 가로저었다.“작곡만 한다는 건 먼 미래를 내다본 계획이 아니야.”게다가 정말 그렇게 한다면 박민정은 영원히 복수할 수 없게 된다.오늘의 이 굴욕은 계속해서 반복되고 되풀이될 것이다.“그럼 부사장님한테 도와달라고 해보는 건 어때요?”설인하가 입을 열었다.연씨 가문에서 연지석의 위치가 어느 정도인지 잘 알고 있던 박민정은 그런 설인하의 제안도 거절했다.“우리는 우리 스스로 힘을 키워가야 해요.”“오늘부터, 우리는 새로운 투자자를 찾을 겁니다.”그 순간, 밖에 있던 에리가 문을 두드렸다.“들어오세요.”박민정이 대답했다.안으로 들어선 에리가 말을 꺼냈다.“예전의 그 광고들은 다시 촬영 들어갔고, 야근이라도 해서 최대한 제때 끝낼 거야.”“고마워, 그럼 부탁할게.”박민정이 감사 인사를 건넸다.다른 연예인이었다면 엄두도 못 냈을 테지만 이미 누군가가 망쳐놓은 광고를 에리는 별다른 불만 없이 묵묵히 다시 찍고 있었다.“별거

  • 죽기 전엔 못 놔줘   제1362화

    연지석은 저도 모르게 눈살을 찌푸리며 대답했다.“이사회가 모든 경영권을 저에게 넘겼으면, 저를 전적으로 믿어주셔야 하는 거 아닌가요?”“네가 해외에 있다고 해서 우리가 널 모를 줄 알아? 너 지금 그 유부녀 때문에 이러는 거잖아! 이사회도 이미 만장일치로 결정했어. 네가 먼저 잘못을 인정하지 않는 이상 앞으로의 자금 지원은 없을 거야. 그리고, 그 여자는 네가 먼저 안 끊어낸다면 우리가 대신 처리해줄 수밖에 없어!”말을 마친 수화기 너머의 누군가는 곧장 전화를 끊었다.연지석은 있는 힘껏 손안의 휴대폰을 꽉 쥐었다.그는 적어도 자신이 해외에 있는 동안 만큼은 이 고집불통 꼰대들이 조금이라도 정신을 차릴 거라고 생각했지만 달라진 건 아무것도 없었다.연지석은 곧장 하민재에게 전화를 걸었다.“그 늙은이가 무슨 짓을 저질렀는지 너도 알고 있었어?”그 말에 하민재가 한숨을 푹 내쉬며 말했다.“처음부터 내가 얘기했잖아. 그 사람들이 형이랑 박민정이 무슨 사이인지 알게 된다면 절대 가만두지 않을 거라고.”“네가 일러바친 거야?”연지석의 목소리가 순간적으로 서늘해졌다.그 목소리에 불안감을 느낀 하민재가 다급하게 해명했다.“당연히 아니지. 내가 어떻게 형을 배신할 수 있겠어? 벌써 잊은 거야? 내가 누구 때문에 유남준이 보낸 사람한테 그렇게 처맞았는데.”연지석 역시 하민재가 그런 짓을 할 사람이 아니라는 것쯤은 잘 알고 있었다.“그럼 연우석이겠네.”연우석이라면 연지석의 형이자 명목상 연씨 가문의 후계자였다.하지만 그런 연우석의 위치는 최근 들어 연지석 때문에 계속해서 흔들리고 있었다.“그 형 원래 이런 짓 많이 하잖아. 조심해.”하민재가 당부했다.“응, 나도 알고 있어.”전화를 끊은 연지석은 답답한 마음에 책상을 초조하게 두드렸다....정씨 가문에서 XS 그룹을 고립시켰다는 소식은 빠르게 회사 전체에 퍼졌다.며칠 전까지만 해도 일주일이라는 시간을 주겠다던 회사들도 모두 다급하게 XS 그룹과 계약을 해지했다.결국, 남은 것은 손연서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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