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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64화

달빛 아래, 박민정은 자신이 오랫동안 사랑해 온 남자의 얼굴을 보면서 목소리가 잠긴 채 물었다.

“유 대표님, 저랑 약속하셨잖아요.”

박민정의 얼굴을 만지던 유남준의 손이 허공에서 멈추었다. 금방이라도 울 듯한 그녀의 눈과 마주친 그는 마음이 아려왔다. 유남준은 침대에서 내려와 병실을 나왔다. 밖에 나온 유남준은 낯선 사람을 보는듯한 박민정의 눈길을 잊을 수가 없었다.

“유 대표라고?”

차에 탄 그는 바로 비서에게 전화 걸었다.

“오늘이 무슨 날이지?”

새벽 두 시, 밑도 끝도 없는 전화에 서다희는 찾아보겠다는 말을 남기고 전화를 끊었다.

“뭐지? 프로젝트 기간도 아니고. 행사 날짜도 아닌데.”

허둥대던 서다희는 그제야 컴퓨터를 보고 오늘이 박민정의 생일임을 알아챘다. 그는 바로 유남준에게 전화했다.

“대표님, 오늘 민정 씨 생일입니다.”

다행히 둘이 결혼할 때 서다희는 박민정의 정보를 조금 외우고 있었다. 유남준은 그녀의 생일을 잊고 있었다.

‘그래서 어제 그렇게 물었나?’

‘어쩐지 연지석이 어젯밤에 돌아오더라니.’

유남준이 말이 없자 서다희가 물었다.

“대표님, 선물 준비할까요?”

담배 재가 유남준의 손에 떨어지자 그제야 그는 정신을 차리고 대답했다.

“그럴 필요 없어.”

전화를 끊은 뒤 유남준은 그렇게 차에서 밤을 지새웠다.

다음 날 아침, 유남준은 병실에 들어섰다. 박민정은 아무 때나 퇴원할 수 있었다.

“가자. 같이 갈 데가 있어.”

“어디요?”

박민정은 놀란 듯 그를 바라보았다.

“당신 계속 그 아이 만나고 싶다고 했잖아.”

순간 박민정의 눈이 반짝거렸다.

“고마워요.”

“그래.”

차 안의 분위기가 어제와는 확연히 달라졌다.

정림원.

병세가 안정된 박윤우는 매일 잘 먹고 잘 놀면서 지내고 있었다. 그저 언제쯤 쓰레기 아빠가 자기를 보러오는지 궁금했다.

‘오늘 엄마 생일인데. 쓰레기 아빠가 잘 챙겨주는지 모르겠네.’

“이모, 아저씨 언제 또 나 보러 와요?”

박윤우는 커다란 눈망울로 가정부를 쳐다봤다.

가정부도 사실 몰랐다. 지난번 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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