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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55화

박민정이 별장으로 돌아왔을 때, 유남준은 짙은 잠옷 차림으로 소파에 앉아 강렬한 눈빛을 박민정에게 보냈다.

"재미있었어?"

"나쁘지 않았어요."

유남준이 일어나자 그 몸이 박민정의 시야 반을 가렸다.

"이지원이 그러던데, 2,000억에 날 팔려 했다고."

박민정이 멈칫했다. 분명 다 들었으면서 왜 나한테 또 묻는 건지 의아했다.

"그런 적 없어요."

"그래?"

유남준이 몸을 가까이하자 박민정은 자신도 모르게 뒤로 한 걸음 물러났다.

"저랑 지원 씨 사이가 안 좋은 건 아실 테고, 전에 어머님께서 주신 돈도 받지 않았는데 왜 이제 와서 이러는 거예요?"

유남준은 박민정의 말을 다 듣고도 쉽사리 믿음이 생기지 않았다.

이지원이 박민정에게 자신이 했던 짓을 모두 들킨 게 아니라면 유남준을 부를 이유가 없었을 것이다.

하지만 딱히 더 묻지는 않았다.

"더 하실 말씀 있어요?"

박민정의 등이 벽에 닿았다.

그 조심스러운 모습에 유남준의 목울대가 울렁였다.

탐하고 싶다는 생각이 머릿속을 지배할 때면 정신줄을 꽉 붙잡고 있기 힘들었다.

"돈은, 준비했어?"

이렇게 빨리 달라 할 줄 몰랐던 박민정이 흠칫했다.

"아직이요."

"그럼 내가 제안 하나 하지."

유남준이 숨을 깊게 들이쉬었다.

"우린 결혼한 사이인데, 당신이 아내로서의 책임을 다한다면 예물은 당연히 안 줘도 돼."

‘아내로서의 책임?’

성인인 박민정이 이 뜻을 모를 리가 없었다.

얼굴이 삽시간에 달아오른 박민정이 당황한 틈을 타 유남준의 뜨거운 손이 박민정의 얼굴을 쥐고 살살 어루만지기 시작했다.

"한 번에 200억, 어때?"

박민정의 심장이 쿵 내려앉는 것 같았다. 대체 유남준은 자신을 어떤 사람으로 생각하는 것인지 짜증이 났다.

이 말을 들으니 첫날 반항했음에도 불구하고 강제로 탐했던 유남준이 떠올랐다.

"싫어요."

박민정이 유남준을 밀어내고는 자신의 방으로 올라가 문을 잠갔다.

품속이 갑자기 텅 비어 버린 유남준은 박민정이 왜 또 화난 건지에 대한 의문이 들었다.

그는 자신이 아는 여자들 중 오직 박민정만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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