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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30화

이지원의 말은 확실히 유남준의 아픈 곳을 찔렀다. 박민정과 연지석 사이에 이미 아이가 있었기 때문이었다.

유남준은 밖으로 나오자마자 박민정과 방성원이 이야기하는 것을 봤다.

방성원이 나가는 것을 보고 긴 다리로 박민정을 향해 재빨리 걸어갔다.

“일 다 끝났어요? 이제 집에 갈까요?”

박민정의 말은 평소와 다름없었지만 유남준의 귀에는 다르게 들렸다.

배에 화가 가득 찼지만 그는 맑은 정신을 유지하려 애를 썼다.

그는 박민정을 호기심 어린 눈으로 바라보며 물었다.

“언제부터 성원이랑 얘기도 했어?”

방성원은 답답한 성격이라 친구 몇 명과 함께 놀 때도 말을 거의 하지 않았다. 그의 아내를 제외하고는 그가 다른 여성과 대화하는 모습을 본 적이 없었다.

“먼저 나를 부른 건 그 사람이었는데 나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어요.”

유남준은 그 말을 듣고 더 이상 묻지 않았다. 그녀를 차에 태우고 자신도 뒤따라 차에 앉았다.

박민정은 의아했다. 그는 분명히 와인을 많이 마셨고, 거기에 무언가 첨가되었을 수도 있는데 어떻게 여전히 정신이 이렇게 말짱할 수 있을까?

유남준 자신만이 이 순간 그가 얼마나 참기 힘든지 알고 있었다. 답답한 마음에 넥타이를 잡아당기고 좌석 등받이에 기대어 박민정에게서 나는 희미한 향기를 어렴풋이 맡을 수 있었다.

박민정은 점차 그가 이상하다는 것을 알게 되었고, 약의 후유증이라는 것을 깨달았다.

그런데 이때 급커브로 인해 그녀는 유남준 쪽으로 몸이 기울어졌고 아예 안겨 버렸다.

“미안해요, 그런 뜻이 아니었어요.”

박민정은 일부러 천천히 일어나면서 사과했다.

차의 속도가 조금 더 빨라지자 몸을 잘못 가눈 척하며 다시 안겼다.

유남준은 자신의 무릎에 넘어진 박민정을 바라보며 눈을 가늘게 떴다.

“이번에도 고의가 아니야?”

박민정은 이제야 알아차린 척하고 서둘러 일어나면서 뺨이 붉어졌다.

그녀는 이번엔 너무 서두르면 안 된다는 것을 알기 때문에 말했다.

“내 손에 상처가 있잖아요. 방금 실수로 눌렀어요, 그래서...”

잠시 망설이던 그녀는 바쁘게 눈을 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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