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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7화

정양진이 왜 체면까지 버리고 사람들이 다 보는 앞에서 새파랗게 어린 임건우에게 무릎을 꿇은 건지 사람들은 이해할 수 없었다.

하지만 정양진 본인은 원인을 잘 알고 있었다.

이유는 두려움이었다!

마동재가 어떤 사람인지 직접 겪어본 정양진이었다.

천우그룹보다 더 잘나가던 강주 재벌이 마동재의 양녀인 유화를 건드렸다가 쥐도 새도 모르게 무덤에 파묻힌 건 부풀린 소문이 아니었다.

그리고 그 재벌의 가족들은 빚만 잔뜩 지고 뿔뿔이 사방으로 흩어졌다.

그룹은 이미지가 나빠져서 주식이 바닥을 치다가 공중분해 되어 버렸다.

정양진은 자신이 그 꼴이 날까 봐 두려웠던 것이다.

짝! 짝! 짝!

그는 무릎을 꿇은 상태에서 스스로 귀뺨을 치기 시작했다.

아들이 자신을 어떻게 볼지 신경 쓰이지도 않았다.

순식간에 정양진의 얼굴이 퍼렇게 멍이 들었다.

구경꾼들은 갑작스러운 상황에 입을 다물지 못했다.

어떻게 된 일일까?

눈썰미가 좋은 사람은 정양진이 타고 온 가치가 8억 대가 넘는 벤틀리를 보고 눈을 휘둥그레 떴다.

유지연도 잠시 놀랐지만 이내 정신을 차리고 가소롭다는 표정으로 임건우에게 한마디 했다.

“임건우, 연극은 그만해. 배우 한 명 섭외해서 이런 자작극을 벌이면 자기가 무슨 대단한 인물이라도 된 것 같아?”

고개를 돌린 그녀는 정인에게 말했다.

“정인 오빠, 신경 쓰지 마세요. 이 사람 임건우가 섭외한 엑스트라일 뿐이에요. 웃겨 죽겠네!”

유지연의 말에 정인은 뒤늦게 정신을 차렸다.

정양진이 나타나서 무릎을 꿇고 스스로 귀뺨을 날리는 장면을 목격했을 때부터 이미 넋이 나가버렸던 그였다.

‘아빠가 왜!’

그는 다급히 달려가서 정양진을 부축해 일으켰다.

“아빠, 지금 뭐 하시는 거예요? 왜 이러세요? 치매라도 오셨어요?”

그러자 당당하게 고개를 쳐들고 있던 유지연의 눈빛도 흔들리기 시작했다.

정양진이 손을 들어 아들의 귀뺨을 날렸다. 다리에 부상이 있어서 힘을 주다가 극심한 통증이 몰려왔지만, 그런 것을 신경 쓸 여유가 없었다.

“사고뭉치 같은 놈! 감히 건우 도련님의 여자를 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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