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기억났어. 저 중년 남자는 천우그룹 회장님이셔. 그리고 프러포즈한다고 했던 사람은 천우그룹 2세 정인이고. 예전에 우리 대표님 찾아와서 찝적거린 적 있잖아. 자신이 보는 앞에서 아버지가 임건우 씨한테 무릎을 꿇었는데 지금 어떤 심정일까….”“임건우가 도대체 무슨 신분이기에 천우그룹 회장님까지 무릎 꿇게 만든 거야?”풀리지 않는 수수께끼에 사람들은 궁금해서 미칠 것 같았다.그러는 와중에 정양진은 이일수를 시켜 미리 준비해 온 수표를 공손하게 임건우에게 건넸다.“건우 도련님, 이건 제 작은 성의입니다. 얼마 안 되니까 부디 받아주세요. 거절하면 저 여기서 일어나지 않을 겁니다!”반하나는 놀란 표정으로 임건우를 바라보았다.한편, 주인공인 임건우는 말없이 그 수표를 바라보았다.그리고 이때, 마동재에게서 전화가 걸려 왔다.임건우는 정양진을 힐끗 보고는 느긋하게 전화를 받았다.“네, 어르신.”옆에서 듣고 있던 정양진은 이마에 식은땀을 흘리며 애처롭게 임건우를 바라보았다.마동재가 말했다.“도련님, 천우그룹 정양진이 거기 도착했나요?”임건우는 야릇한 미소를 지으며 정양진을 힐끗 쳐다보고는 말했다.“천우그룹 정양진 회장님이요….”그 말에 정양진의 얼굴이 창백하게 질리면서 온몸을 부들부들 떨었다.임건우는 담담하게 말을 이었다.“지금 제 앞에 무릎 꿇고 사죄하고 계시네요! 그런데 말이죠….”그는 정양진이 건넨 수표를 받아서 주머니에 챙기고는 능청스럽게 말했다.“그분 아드님이랑 저도 전부터 알고 지낸 사이이니 오늘 일은 없던 일로 하시죠.”그제야 정양진은 안도의 한숨을 내쉬며 긴장을 풀었다. 그리고 멍때리고 있던 정인도 정신을 차렸다.임건우와 통화하고 있는 사람이 강주 지하 세계 보스 마동재라는 것을 뒤늦게 눈치챈 그는 머릿속이 뒤죽박죽되었다.유가의 무능한 사위와 마동재가 돈독한 사이라는 사실을 어떻게 예상할 수 있었을까!이성을 되찾으니 극심한 두려움이 몰려왔다.“그랬군요. 도련님이 괜찮으시다면야 저도 할 말 없죠.”마동재가 말
유가연은 아무런 감정도 담기지 않은 차가운 눈빛으로 동생을 쏘아보았다.조금 전 상황을 회의실에서 이미 지켜본 그녀였다.유지연이 정인을 데리고 그녀의 회사 앞까지 찾아와서 공개 구애를 한 건 임건우만 모욕한 게 아니었다. 언니인 유가연의 입장을 전혀 배려하지 않은 처사였다.유가연은 임건우에게 다가서며 부드럽게 말했다.“난 간섭하지 않을 테니까 당신이 알아서 처리해.”임건우의 눈빛은 시종일관 유지연에게 향해 있었다.지옥에서 금방 나온 사신처럼 냉랭하고 무시무시한 시선이었다.유지연이 꽥 소리를 질렀다.“언니, 나 언니 동생이잖아! 어떻게 나한테 이럴 수 있어?”짝!여태 말없이 잠자코 있던 임건우가 다가가서 그녀의 귀뺨을 날렸다. 순식간에 유지연의 얼굴이 빨갛게 부어올랐다.유가연은 흠칫하더니 이내 고개를 돌려 버렸다.유지연은 울먹이며 언니를 바라보았다.짝!또 한 번의 소리가 들리고 그녀의 반대쪽 얼굴도 부어올랐다.유지연은 공포에 떨며 임건우를 바라보았다. 지금의 임건우는 너무 낯설어서 더 무서웠다.예전에 집에서 그녀의 심부름이나 하고 가사를 떠맡아서 하던 무능한 남자와는 전혀 공통점을 찾을 수 없었다.“잊었어? 나를 형부로 인정하지 않으면 나도 너를 처제로 대하지 않을 거라 경고했을 텐데! 인성이 못돼먹었으면 매로 가르쳐야지.”말을 마친 임건우가 다시 손을 올렸다.“악!”유지연은 얼굴을 가리고 다급히 유가연의 등 뒤로 숨었다.“언니, 내가 잘못했어! 빨리 저 사람 좀 말려 봐! 나 이러다가 죽을지도 몰라!”뒤따라온 반하나도 놀라서 입을 다물지 못했다. 그녀는 전과는 너무 달라진 임건우의 냉혹한 모습에 넋 놓고 바라보았다. “도대체 무슨 일을 겪었던 거지?”“자포자기하다가 다시 정신을 차린 뒤로 사람이 달라졌어.”안내데스크 직원들도 그 모습을 보고 손으로 입을 틀어막았다.정양진 부자가 그의 앞에 무릎 꿇고 석고대죄하는 장면은 멀어서 제대로 보지 못했지만, 아내가 보는 앞에서 처제에게 귀뺨을 날리는 모습은 생생하면서도 충격적
오후 한 시.임건우는 만리상맹의 프라이빗 클럽에 다시 방문했다.밖에서 기다리고 있던 부하직원은 임건우를 보자마자 90도로 허리를 숙이며 인사했다.“도련님 오셨어요?”임건우는 이 호칭에 익숙해진 듯, 자연스럽게 고개를 끄덕였다.“어르신은?”“어르신은 안에서 기다리고 계십니다. 이쪽으로 오시죠.”다시 만난 마동재는 귀신에게 괴롭힘을 당해 생기를 잃었던 며칠 전보다는 많이 건강해진 모습이었다.방에서 옅은 한약 냄새가 풍기자 임건우는 놀랍게도 안에 무슨 약재가 들었는지, 용량은 얼마 정도인지 정확하게 감이 잡혔다. 이것도 천의도법을 전수 받은 뒤에 생긴 능력이었다.인삼, 당귀, 하수오, 천산설연 등 온갖 진귀한 약재가 다 들어 있었다. 어린 귀신 때문에 기력이 약해진 마동재가 귀한 보약을 복용 중인 게 분명했다.하지만 문제가 조금 있었다. 용량이 너무 과하다는 것이었다.그래서 마동재의 얼굴이 과하게 붉었던 것이다.임건우를 본 마동재가 웃으며 말을 걸었다.“임 선생, 드디어 오셨네요. 지금 바로 유화 좀 보러 가주실 수 있나요? 애가 너무 힘들어하네요.”마동재는 부하 직원들이 있는 앞에서는 임건우를 도련님으로 부르지 않았다.임건우는 담담하게 고개를 끄덕이고 유화의 방을 찾았다.하지만 그녀를 마주한 그는 화들짝 놀랄 수밖에 없었다.그녀는 손발이 묶인 채로 침대에 누워 있었는데 괴성을 지르며 미친 듯이 몸부림치고 있었다.임건우는 현인의 눈으로 유화를 관찰했다.유화가 이렇게 괴물로 변한 이유는 음독이었는데 알아듣기 쉽게 설명하면 귀신에게 물렸기 때문이었다.“어쩌다가 다친 겁니까?”임건우가 물었다.“저번에 그 그림 기억해요? 양효천이가 내 생일에 선물로 준 그림인데 그때는 좋은 마음인 줄로만 알고 기쁘게 받았거든요. 그런데 그놈 배후에 누군가가 있는 것 같아요. 나를 죽이고 만리상맹을 장악하려는 속셈이에요.”마동재가 이를 갈며 말했다.“유화가 분풀이한다고 놈을 찾아갔는데 하마터면 살아서 돌아오지 못할 뻔했어요.”“그랬군요.”임건우
"어? 천우야, 네가 제운관의 중운도사님을 모셔 왔어?"마동재는 곧 고개를 돌렸다. 그는 들어오는 중운 도사를 보고, 즉시 공손한 얼굴과 존중하는 기색으로 웃는 얼굴로 맞이하였다. "어떻게 이 누추한 곳까지 찾아오셨습니까? 제가 모시러 갔어야 했는데...."이런 아첨하는 표정은 임건우에게도 보여준 적이 없다. 임건우는 어리둥절해하면서 설마 이 도사가 무슨 대단한 인물이라도 되는냐고 생각했다. 자세히 보니 이 도사의 몸에는 진기가 흐르고 있었는데 밖에도 정말 법력이 있는 도사였다. 임건우도 이런 사람은 처음 보는지라, 호기심에 천의도법의 현인의 눈으로 한번 들여다보았다. 곧 그는 속으로 고개를 가로저었다. 눈앞의 이 도사는 진원를 가지고는 있으나, 그 기는 매우 약하여 자신과 비교하면, 마치 개울이 강을 만난 것 같았다. 그는 조상님의 신기를 물려받고, 지금은 이미 그 신기의 3분의 1을 소모한 상태였다. 대신 공법에 대한 이해가 빠르게 깊어지며, 불과 며칠도 안 되는 사이에 두 번째 단계에 도달했고, 체내의 진원은 스스로 끊임없이 많아지며, 단전에는 더욱 농축된 진원이 축적되어 있었다.반면 중운 도사를 보면 단전은 텅 비어 있고 진원은 경맥 사이에 흩어져 있으며 수시로 몸 밖으로 흘러넘치고 있다. 이것은 마치 구멍 난 풍선처럼 공기를 넣으면서 새고 있으니 당연히 수련에 더 많은 공이 들 것이다. 그의 공법은 이와 반대로, 진원이 흩어지지 않고, 끊임없이 순환하며, 시시각각 많아지게 하고 있다.중운 도사는 자신을 끊임없이 쳐다보고 있는 임건우의 눈빛에 실망의 뜻이 담겨있는 것을 발견하고 속으로 화가 났다. 그가 이름난 뒤로부터는 누구라도 그를 산 신선으로 여기며 공손하게 대하였는데, 뜻밖에도 눈앞의 이 청년은 사기꾼을 보는 눈빛으로 그를 바라보았다."흥!"중운 도사는 임건우를 향해 콧방귀를 뀌고는 말했다."관계자 외에는 모두 자리를 비켜주시오!"이 말을 한 후, 그는 임건우를 더 이상 쳐다보지 않았다. 상대할 가치가 없는 사람
마동재와 천우는 모두 눈이 휘둥그레져서 바라보고 있었다. 이때 중운 도사는 짬을 내어 임건우를 바라보았다. 귀신을 본 듯이 놀라는 모습을 볼 수 있을 줄 알았는데, 해바라기씨를 까먹으며 히죽히죽 웃고 있는 것이었다, 한순간 중운 도사는 혈압이 오르는 것만 같았다. 그는 급히 마음을 가라앉히고 부적을 향해 고함을 쳤다, 그러자 부적은 공중으로부터 서서히 내려오더니 유화가 악귀에게 물린 자리에 가서 붙었다.부적은 맨눈으로 볼 수 있는 속도로 어두워졌고, 마침내 휙 하고 부서져 산산조각이 났다. 유화의 화무의 동전만한 검은 반점도 분명히 좀 옅어졌다."지금은 어떠냐?""좀 나아졌어요."하지만 유화는 여전히 괴로워하는 표정이었다."독이 상당히 심하게 들었소, 하루 안에 모두 제거하는 건 무리오. 하지만 일주일 안에 반드시 독을 제거하고 완전히 회복할 수 있을 것이오."중운 도사의 말이 끝나기도 무섭게 천우는 황급히 말했다."진짜 도와주셔서 감사합니다."마동재도 공손한 표정을 지으며 말했다. "도사님, 고생이 많으십니다. 이젠 좀 쉬시는 게 어떻겠습니까?"중운 도사는 숨을 돌리며 임건우를 차갑게 바라보았다."얘야, 잘 보았느냐? 이것이 바로 한없는 법력의 힘이니라."임건우는 피식 웃으며 아무렇게나 해바라기씨 껍질을 뱉어 버리고는 손뼉을 몇 번 쳤다.중운 도사는 표정이 새까맣게 변했다. 바로 이때 밖에서 쿵 하는 큰 소리가 들려오더니 곧이어 비명소리가 두 번 뒤따랐다. 방 안의 사람들이 모두 멍해졌다."제가 나가 볼게요."곧 싸움 소리가 들려왔고, 천둥 같은 고함소리도 들려왔다.“마동재 네 이놈! 썩 꺼져 나오지 못해?”마동재는 안색이 어두워지더니 곧 밖으로 걸어 나갔다. 중운 도사는 미간을 찌푸리더니 이내 뒤따라갔다. 임건우는 유화를 한번 쳐다보더니 해바라기씨를 까며 느릿느릿 따라 나갔다.천우는 몇 명의 만리상맹의 사람들과 함께 쳐들어온 사람들과 싸우고 있었다. 기공을 연마한 천우는 한주먹 또 한주먹 내
"악, 귀신이다!"”살려줘!”이런 광경을 본 적이 없는 사람들은 소리를 질렀다. 검은 해골은 원 사부의 조종하에 입을 벌리고 날카로운 소리를 내며 천우의 팔을 한입 물었다. 힘이 세고 온몸이 동피철골인 천우는 칼질도 한두 번 정도 막아낼 수 있었지만, 이 악귀의 물림은 견뎌내지 못했다. 천우는 한입 물리자마자 영혼이 떨리는 것만 같아 비명을 질렀다. 악귀는 사람의 혈기를 흡수할 뿐만 아니라 영혼도 떼어먹기 때문이다.천우의 요청으로 온 중운 도사는 보고만 있을 수가 없었다."사람을 해칠 생각을 하지 마라! 내가 널 상대하마!"그는 부적 한 장을 꺼내어 그 위에 진원을 뿌렸다, 그러자 부적 위의 글씨가 금빛을 뿜어내기 시작했다."가거라!"말이 끝나자 부적이 악귀에게 가서 들러붙었다. 임건우는 눈을 뗄 수 없어 신기해했다. 이런 수단과 장면은 천의도법을 전승받을 때 머릿속에서 얼마나 많이 보았는지 모른다, 하지만 현실 세계에서 누군가가 눈앞에서 사용하는 것을 보니 여전히 큰 충격을 받았다.‘정말로 이 세상엔 잘 알려지지 않은 다른 모습이 숨어 있었어, 그렇다면, 스스로를 천상신의라고 하는 조상님은 정말 신선인 건가?’임건우가 이렇게 생각하고 있을 때, 변화가 생겼다. 원 사부가 음흉하게 웃으며 말했다. "내가 참 우스워서! 이 정도의 요령 터득 단계에도 달하지 못한 실력으로 감히 나의 서혼귀살을 상대하려 들어? 어디 진정한 위력을 보여주마!"말이 끝나자 원 사부는 혀끝을 깨물어 검은 도자기에 피를 한 모금 내뿜었다. 피는 순식간에 도자기 안으로 빨려 들어갔다. 그러자 서혼귀살은 날카로운 소리를 지르며 몸집이 두 배로 커지더니 중운 도사를 향해 달려들었다. 중운 도사는 부적을 던지며 큰 소리를 질렀다. "동연흑살, 괴강진인, 양봉음칙, 종풍천포, 도화유행, 급급여율령, 참!"부적이 금빛 장검으로 변하여 악귀를 공격했다. 하지만 악귀는 입을 크게 벌리고 다가온 금빛 장검을 한입에 삼켜버렸다. 그러고는 중운 도사를 향해 한
그의 입에서 튀어나온 것은 뜻밖에도 해바라기씨였다. 하지만 이 해바라기씨에는 그의 진원이 담겨있어 바로 악귀의 크게 벌려진 입속으로 날아들어 갔고, 다음 순간, 악귀는 갑자기 입을 다물더니 마치 주술을 받은 듯 꼼짝도 하지 않았다."어, 어떻게 된 거야?"원 사부와 중운 도사 등은 모두 매우 놀랐다. 악귀는 한번 공격한 이상 도중에 멈추는 경우가 없었다. 원 사부는 재촉하며 연신 고함을 질렀지만, 그 혼을 잡아먹는 악귀는 전혀 그의 지휘를 듣지 않았다. 마치 둘 사이의 연결이 뚝 끊긴 것만 같았다. 이때 임건우가 입을 열었다."많은 사람을 죽이고 갖은 악행을 저지른 이놈올 남겨둬서는 안 되겠어."그는 이렇게 말하면서 자신의 오른쪽 손가락을 깨물며 왼쪽 손의 손바닥에 빠르게 뭔가를 하나 그렸다. 그 부호는 매우 간단했지만, 오히려 오래된 정취가 담겨있었다. 임건우는 그 손바닥으로 악귀를 향하여 후려쳤다. 흰빛이 폭발하더니 천둥소리가 났다. 이것은 귀신을 상대하여 만들어진 특기인데, 장심뇌주라고 한다.곧 그 3미터 높이의 악귀는 비명을 지르며 장심뇌주에 의하여 사라졌다. 장심뇌주는 귀신을 죽일 수 있을 뿐만 아니라 귀신을 정화하고 그 순수한 에너지를 삼켜 자신의 것으로 만들 수도 있었다. 순간 임건우는 체내에 맑은 기가 흐르더니 단전으로 흘러 들어가며 온몸이 편안해지는 것을 느꼈다."아니?"중운 도사는 턱이 빠지는 것만 같았다.‘천사도의 장심뇌주라니... 이렇게 젊은 나이에 이런 솜씨를 지니다니, 천사도에서 수련하러 나온 제자가 아닐까?’중운 도사는 70~80년의 세월을 살아오고도 내놓을 만한 솜씨가 없으며, 방금까지도 자신의 법력을 자랑했던 것을 생각하면, 부끄러워서 도망가고만 싶었다.마동재도 어리둥절했다. 방금까지도 절경에 처한 줄만 알았는데 이런 변화가 생길 줄 생각지도 못했다, 가장 믿음직한 사람은 중운 도사가 아닌 도련님이었다. 이 순간 그는 임건우에 대해 새롭게 알게 되었다. 천우는 이미 충격으로 말을 잇지 못
임건우는 태도가 180도 바뀌며 마동재처럼 공손한 얼굴을 하는 중운 도사를 보며 고개를 가로저었다."천사도의 제자가 아니에요.""아, 천사도의 장심뇌주는 음귀의 힘을 삼킬 수 없는 걸 제가 까먹었네요, 임 대사님의 이런 수단은 그야말로 천사도보다도 몇 배나 강한지 모르겠네요."수염과 머리카락이 모두 하얗게 된 늙은 도사가 이렇게 아첨하는 걸 보며 임건우는 어이가 없었다. 설명하기도 귀찮은 임건우는 천우를 보며 말했다."남은 건 알아서 해결해요, 유화 보러 가야겠어요."천우는 임건우의 말을 듣고 마음속으로는 질투가 났다. 하지만 임건우의 그 귀신 같은 수법을 생각하면, 순식간에 무기력함만 느껴졌다. 사실 그도 악귀에게 한 번 물린 상황이라 지금은 상태가 유화보다도 훨씬 나쁘다. 하지만 임건우와 친한 사이가 아닌 그는 말을 꺼내기가 어려웠다. "바깥 상황은 어때?"유화는 임건우를 보자마자 물었다.”아무 일 없어." 임건우는 침대 옆으로 다가가서 그녀의 허벅지 상처를 관찰하더니 손으로 만져 보았다."아니? 뭐 하는 거야? 뻔뻔해!"임건우는 그녀를 상대하지 않았다. 어차피 그녀는 손발이 묶여서 도망치고 싶어도 도망칠 수 없었고, 심지어 장난스러운 생각이 들어 더욱 대담한 행동을 하며 그녀를 향해 미소를 지었다."너! 감히 나한테 손대기만 하면, 난 너랑 끝장이야!"유화는 고함을 지르다가 마동재가 어안이 벙벙한 채로 들어오는 것을 발견했다. "아버지!" 마동재는 놀란 표정으로 황급히 말했다."난 아무것도 못 봤다! 오, 내가 방을 잘못 들어온 게로구나, 하던 일 계속해."그는 마음속으로 은근히 기뻐하며 밖으로 나가 문을 닫았다. 그리고는 뒤에서 임건우가 유화를 어떻게 치료하는지 보려고 따라온 중운도사를 가로막았다."아이고, 임 대사님께서….? 마 선생, 복이 많으시네요."마동재는 하마터면 웃음을 터뜨릴 뻔했다. 만약 유화가 정말 임건우랑 사귀게 된다면, 이보다 더 좋은 일이 없었다. 맨 뒤에 따라오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