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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0화

오후 한 시.

임건우는 만리상맹의 프라이빗 클럽에 다시 방문했다.

밖에서 기다리고 있던 부하직원은 임건우를 보자마자 90도로 허리를 숙이며 인사했다.

“도련님 오셨어요?”

임건우는 이 호칭에 익숙해진 듯, 자연스럽게 고개를 끄덕였다.

“어르신은?”

“어르신은 안에서 기다리고 계십니다. 이쪽으로 오시죠.”

다시 만난 마동재는 귀신에게 괴롭힘을 당해 생기를 잃었던 며칠 전보다는 많이 건강해진 모습이었다.

방에서 옅은 한약 냄새가 풍기자 임건우는 놀랍게도 안에 무슨 약재가 들었는지, 용량은 얼마 정도인지 정확하게 감이 잡혔다. 이것도 천의도법을 전수 받은 뒤에 생긴 능력이었다.

인삼, 당귀, 하수오, 천산설연 등 온갖 진귀한 약재가 다 들어 있었다. 어린 귀신 때문에 기력이 약해진 마동재가 귀한 보약을 복용 중인 게 분명했다.

하지만 문제가 조금 있었다. 용량이 너무 과하다는 것이었다.

그래서 마동재의 얼굴이 과하게 붉었던 것이다.

임건우를 본 마동재가 웃으며 말을 걸었다.

“임 선생, 드디어 오셨네요. 지금 바로 유화 좀 보러 가주실 수 있나요? 애가 너무 힘들어하네요.”

마동재는 부하 직원들이 있는 앞에서는 임건우를 도련님으로 부르지 않았다.

임건우는 담담하게 고개를 끄덕이고 유화의 방을 찾았다.

하지만 그녀를 마주한 그는 화들짝 놀랄 수밖에 없었다.

그녀는 손발이 묶인 채로 침대에 누워 있었는데 괴성을 지르며 미친 듯이 몸부림치고 있었다.

임건우는 현인의 눈으로 유화를 관찰했다.

유화가 이렇게 괴물로 변한 이유는 음독이었는데 알아듣기 쉽게 설명하면 귀신에게 물렸기 때문이었다.

“어쩌다가 다친 겁니까?”

임건우가 물었다.

“저번에 그 그림 기억해요? 양효천이가 내 생일에 선물로 준 그림인데 그때는 좋은 마음인 줄로만 알고 기쁘게 받았거든요. 그런데 그놈 배후에 누군가가 있는 것 같아요. 나를 죽이고 만리상맹을 장악하려는 속셈이에요.”

마동재가 이를 갈며 말했다.

“유화가 분풀이한다고 놈을 찾아갔는데 하마터면 살아서 돌아오지 못할 뻔했어요.”

“그랬군요.”

임건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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