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후 한 시.임건우는 만리상맹의 프라이빗 클럽에 다시 방문했다.밖에서 기다리고 있던 부하직원은 임건우를 보자마자 90도로 허리를 숙이며 인사했다.“도련님 오셨어요?”임건우는 이 호칭에 익숙해진 듯, 자연스럽게 고개를 끄덕였다.“어르신은?”“어르신은 안에서 기다리고 계십니다. 이쪽으로 오시죠.”다시 만난 마동재는 귀신에게 괴롭힘을 당해 생기를 잃었던 며칠 전보다는 많이 건강해진 모습이었다.방에서 옅은 한약 냄새가 풍기자 임건우는 놀랍게도 안에 무슨 약재가 들었는지, 용량은 얼마 정도인지 정확하게 감이 잡혔다. 이것도 천의도법을 전수 받은 뒤에 생긴 능력이었다.인삼, 당귀, 하수오, 천산설연 등 온갖 진귀한 약재가 다 들어 있었다. 어린 귀신 때문에 기력이 약해진 마동재가 귀한 보약을 복용 중인 게 분명했다.하지만 문제가 조금 있었다. 용량이 너무 과하다는 것이었다.그래서 마동재의 얼굴이 과하게 붉었던 것이다.임건우를 본 마동재가 웃으며 말을 걸었다.“임 선생, 드디어 오셨네요. 지금 바로 유화 좀 보러 가주실 수 있나요? 애가 너무 힘들어하네요.”마동재는 부하 직원들이 있는 앞에서는 임건우를 도련님으로 부르지 않았다.임건우는 담담하게 고개를 끄덕이고 유화의 방을 찾았다.하지만 그녀를 마주한 그는 화들짝 놀랄 수밖에 없었다.그녀는 손발이 묶인 채로 침대에 누워 있었는데 괴성을 지르며 미친 듯이 몸부림치고 있었다.임건우는 현인의 눈으로 유화를 관찰했다.유화가 이렇게 괴물로 변한 이유는 음독이었는데 알아듣기 쉽게 설명하면 귀신에게 물렸기 때문이었다.“어쩌다가 다친 겁니까?”임건우가 물었다.“저번에 그 그림 기억해요? 양효천이가 내 생일에 선물로 준 그림인데 그때는 좋은 마음인 줄로만 알고 기쁘게 받았거든요. 그런데 그놈 배후에 누군가가 있는 것 같아요. 나를 죽이고 만리상맹을 장악하려는 속셈이에요.”마동재가 이를 갈며 말했다.“유화가 분풀이한다고 놈을 찾아갔는데 하마터면 살아서 돌아오지 못할 뻔했어요.”“그랬군요.”임건우
"어? 천우야, 네가 제운관의 중운도사님을 모셔 왔어?"마동재는 곧 고개를 돌렸다. 그는 들어오는 중운 도사를 보고, 즉시 공손한 얼굴과 존중하는 기색으로 웃는 얼굴로 맞이하였다. "어떻게 이 누추한 곳까지 찾아오셨습니까? 제가 모시러 갔어야 했는데...."이런 아첨하는 표정은 임건우에게도 보여준 적이 없다. 임건우는 어리둥절해하면서 설마 이 도사가 무슨 대단한 인물이라도 되는냐고 생각했다. 자세히 보니 이 도사의 몸에는 진기가 흐르고 있었는데 밖에도 정말 법력이 있는 도사였다. 임건우도 이런 사람은 처음 보는지라, 호기심에 천의도법의 현인의 눈으로 한번 들여다보았다. 곧 그는 속으로 고개를 가로저었다. 눈앞의 이 도사는 진원를 가지고는 있으나, 그 기는 매우 약하여 자신과 비교하면, 마치 개울이 강을 만난 것 같았다. 그는 조상님의 신기를 물려받고, 지금은 이미 그 신기의 3분의 1을 소모한 상태였다. 대신 공법에 대한 이해가 빠르게 깊어지며, 불과 며칠도 안 되는 사이에 두 번째 단계에 도달했고, 체내의 진원은 스스로 끊임없이 많아지며, 단전에는 더욱 농축된 진원이 축적되어 있었다.반면 중운 도사를 보면 단전은 텅 비어 있고 진원은 경맥 사이에 흩어져 있으며 수시로 몸 밖으로 흘러넘치고 있다. 이것은 마치 구멍 난 풍선처럼 공기를 넣으면서 새고 있으니 당연히 수련에 더 많은 공이 들 것이다. 그의 공법은 이와 반대로, 진원이 흩어지지 않고, 끊임없이 순환하며, 시시각각 많아지게 하고 있다.중운 도사는 자신을 끊임없이 쳐다보고 있는 임건우의 눈빛에 실망의 뜻이 담겨있는 것을 발견하고 속으로 화가 났다. 그가 이름난 뒤로부터는 누구라도 그를 산 신선으로 여기며 공손하게 대하였는데, 뜻밖에도 눈앞의 이 청년은 사기꾼을 보는 눈빛으로 그를 바라보았다."흥!"중운 도사는 임건우를 향해 콧방귀를 뀌고는 말했다."관계자 외에는 모두 자리를 비켜주시오!"이 말을 한 후, 그는 임건우를 더 이상 쳐다보지 않았다. 상대할 가치가 없는 사람
마동재와 천우는 모두 눈이 휘둥그레져서 바라보고 있었다. 이때 중운 도사는 짬을 내어 임건우를 바라보았다. 귀신을 본 듯이 놀라는 모습을 볼 수 있을 줄 알았는데, 해바라기씨를 까먹으며 히죽히죽 웃고 있는 것이었다, 한순간 중운 도사는 혈압이 오르는 것만 같았다. 그는 급히 마음을 가라앉히고 부적을 향해 고함을 쳤다, 그러자 부적은 공중으로부터 서서히 내려오더니 유화가 악귀에게 물린 자리에 가서 붙었다.부적은 맨눈으로 볼 수 있는 속도로 어두워졌고, 마침내 휙 하고 부서져 산산조각이 났다. 유화의 화무의 동전만한 검은 반점도 분명히 좀 옅어졌다."지금은 어떠냐?""좀 나아졌어요."하지만 유화는 여전히 괴로워하는 표정이었다."독이 상당히 심하게 들었소, 하루 안에 모두 제거하는 건 무리오. 하지만 일주일 안에 반드시 독을 제거하고 완전히 회복할 수 있을 것이오."중운 도사의 말이 끝나기도 무섭게 천우는 황급히 말했다."진짜 도와주셔서 감사합니다."마동재도 공손한 표정을 지으며 말했다. "도사님, 고생이 많으십니다. 이젠 좀 쉬시는 게 어떻겠습니까?"중운 도사는 숨을 돌리며 임건우를 차갑게 바라보았다."얘야, 잘 보았느냐? 이것이 바로 한없는 법력의 힘이니라."임건우는 피식 웃으며 아무렇게나 해바라기씨 껍질을 뱉어 버리고는 손뼉을 몇 번 쳤다.중운 도사는 표정이 새까맣게 변했다. 바로 이때 밖에서 쿵 하는 큰 소리가 들려오더니 곧이어 비명소리가 두 번 뒤따랐다. 방 안의 사람들이 모두 멍해졌다."제가 나가 볼게요."곧 싸움 소리가 들려왔고, 천둥 같은 고함소리도 들려왔다.“마동재 네 이놈! 썩 꺼져 나오지 못해?”마동재는 안색이 어두워지더니 곧 밖으로 걸어 나갔다. 중운 도사는 미간을 찌푸리더니 이내 뒤따라갔다. 임건우는 유화를 한번 쳐다보더니 해바라기씨를 까며 느릿느릿 따라 나갔다.천우는 몇 명의 만리상맹의 사람들과 함께 쳐들어온 사람들과 싸우고 있었다. 기공을 연마한 천우는 한주먹 또 한주먹 내
"악, 귀신이다!"”살려줘!”이런 광경을 본 적이 없는 사람들은 소리를 질렀다. 검은 해골은 원 사부의 조종하에 입을 벌리고 날카로운 소리를 내며 천우의 팔을 한입 물었다. 힘이 세고 온몸이 동피철골인 천우는 칼질도 한두 번 정도 막아낼 수 있었지만, 이 악귀의 물림은 견뎌내지 못했다. 천우는 한입 물리자마자 영혼이 떨리는 것만 같아 비명을 질렀다. 악귀는 사람의 혈기를 흡수할 뿐만 아니라 영혼도 떼어먹기 때문이다.천우의 요청으로 온 중운 도사는 보고만 있을 수가 없었다."사람을 해칠 생각을 하지 마라! 내가 널 상대하마!"그는 부적 한 장을 꺼내어 그 위에 진원을 뿌렸다, 그러자 부적 위의 글씨가 금빛을 뿜어내기 시작했다."가거라!"말이 끝나자 부적이 악귀에게 가서 들러붙었다. 임건우는 눈을 뗄 수 없어 신기해했다. 이런 수단과 장면은 천의도법을 전승받을 때 머릿속에서 얼마나 많이 보았는지 모른다, 하지만 현실 세계에서 누군가가 눈앞에서 사용하는 것을 보니 여전히 큰 충격을 받았다.‘정말로 이 세상엔 잘 알려지지 않은 다른 모습이 숨어 있었어, 그렇다면, 스스로를 천상신의라고 하는 조상님은 정말 신선인 건가?’임건우가 이렇게 생각하고 있을 때, 변화가 생겼다. 원 사부가 음흉하게 웃으며 말했다. "내가 참 우스워서! 이 정도의 요령 터득 단계에도 달하지 못한 실력으로 감히 나의 서혼귀살을 상대하려 들어? 어디 진정한 위력을 보여주마!"말이 끝나자 원 사부는 혀끝을 깨물어 검은 도자기에 피를 한 모금 내뿜었다. 피는 순식간에 도자기 안으로 빨려 들어갔다. 그러자 서혼귀살은 날카로운 소리를 지르며 몸집이 두 배로 커지더니 중운 도사를 향해 달려들었다. 중운 도사는 부적을 던지며 큰 소리를 질렀다. "동연흑살, 괴강진인, 양봉음칙, 종풍천포, 도화유행, 급급여율령, 참!"부적이 금빛 장검으로 변하여 악귀를 공격했다. 하지만 악귀는 입을 크게 벌리고 다가온 금빛 장검을 한입에 삼켜버렸다. 그러고는 중운 도사를 향해 한
그의 입에서 튀어나온 것은 뜻밖에도 해바라기씨였다. 하지만 이 해바라기씨에는 그의 진원이 담겨있어 바로 악귀의 크게 벌려진 입속으로 날아들어 갔고, 다음 순간, 악귀는 갑자기 입을 다물더니 마치 주술을 받은 듯 꼼짝도 하지 않았다."어, 어떻게 된 거야?"원 사부와 중운 도사 등은 모두 매우 놀랐다. 악귀는 한번 공격한 이상 도중에 멈추는 경우가 없었다. 원 사부는 재촉하며 연신 고함을 질렀지만, 그 혼을 잡아먹는 악귀는 전혀 그의 지휘를 듣지 않았다. 마치 둘 사이의 연결이 뚝 끊긴 것만 같았다. 이때 임건우가 입을 열었다."많은 사람을 죽이고 갖은 악행을 저지른 이놈올 남겨둬서는 안 되겠어."그는 이렇게 말하면서 자신의 오른쪽 손가락을 깨물며 왼쪽 손의 손바닥에 빠르게 뭔가를 하나 그렸다. 그 부호는 매우 간단했지만, 오히려 오래된 정취가 담겨있었다. 임건우는 그 손바닥으로 악귀를 향하여 후려쳤다. 흰빛이 폭발하더니 천둥소리가 났다. 이것은 귀신을 상대하여 만들어진 특기인데, 장심뇌주라고 한다.곧 그 3미터 높이의 악귀는 비명을 지르며 장심뇌주에 의하여 사라졌다. 장심뇌주는 귀신을 죽일 수 있을 뿐만 아니라 귀신을 정화하고 그 순수한 에너지를 삼켜 자신의 것으로 만들 수도 있었다. 순간 임건우는 체내에 맑은 기가 흐르더니 단전으로 흘러 들어가며 온몸이 편안해지는 것을 느꼈다."아니?"중운 도사는 턱이 빠지는 것만 같았다.‘천사도의 장심뇌주라니... 이렇게 젊은 나이에 이런 솜씨를 지니다니, 천사도에서 수련하러 나온 제자가 아닐까?’중운 도사는 70~80년의 세월을 살아오고도 내놓을 만한 솜씨가 없으며, 방금까지도 자신의 법력을 자랑했던 것을 생각하면, 부끄러워서 도망가고만 싶었다.마동재도 어리둥절했다. 방금까지도 절경에 처한 줄만 알았는데 이런 변화가 생길 줄 생각지도 못했다, 가장 믿음직한 사람은 중운 도사가 아닌 도련님이었다. 이 순간 그는 임건우에 대해 새롭게 알게 되었다. 천우는 이미 충격으로 말을 잇지 못
임건우는 태도가 180도 바뀌며 마동재처럼 공손한 얼굴을 하는 중운 도사를 보며 고개를 가로저었다."천사도의 제자가 아니에요.""아, 천사도의 장심뇌주는 음귀의 힘을 삼킬 수 없는 걸 제가 까먹었네요, 임 대사님의 이런 수단은 그야말로 천사도보다도 몇 배나 강한지 모르겠네요."수염과 머리카락이 모두 하얗게 된 늙은 도사가 이렇게 아첨하는 걸 보며 임건우는 어이가 없었다. 설명하기도 귀찮은 임건우는 천우를 보며 말했다."남은 건 알아서 해결해요, 유화 보러 가야겠어요."천우는 임건우의 말을 듣고 마음속으로는 질투가 났다. 하지만 임건우의 그 귀신 같은 수법을 생각하면, 순식간에 무기력함만 느껴졌다. 사실 그도 악귀에게 한 번 물린 상황이라 지금은 상태가 유화보다도 훨씬 나쁘다. 하지만 임건우와 친한 사이가 아닌 그는 말을 꺼내기가 어려웠다. "바깥 상황은 어때?"유화는 임건우를 보자마자 물었다.”아무 일 없어." 임건우는 침대 옆으로 다가가서 그녀의 허벅지 상처를 관찰하더니 손으로 만져 보았다."아니? 뭐 하는 거야? 뻔뻔해!"임건우는 그녀를 상대하지 않았다. 어차피 그녀는 손발이 묶여서 도망치고 싶어도 도망칠 수 없었고, 심지어 장난스러운 생각이 들어 더욱 대담한 행동을 하며 그녀를 향해 미소를 지었다."너! 감히 나한테 손대기만 하면, 난 너랑 끝장이야!"유화는 고함을 지르다가 마동재가 어안이 벙벙한 채로 들어오는 것을 발견했다. "아버지!" 마동재는 놀란 표정으로 황급히 말했다."난 아무것도 못 봤다! 오, 내가 방을 잘못 들어온 게로구나, 하던 일 계속해."그는 마음속으로 은근히 기뻐하며 밖으로 나가 문을 닫았다. 그리고는 뒤에서 임건우가 유화를 어떻게 치료하는지 보려고 따라온 중운도사를 가로막았다."아이고, 임 대사님께서….? 마 선생, 복이 많으시네요."마동재는 하마터면 웃음을 터뜨릴 뻔했다. 만약 유화가 정말 임건우랑 사귀게 된다면, 이보다 더 좋은 일이 없었다. 맨 뒤에 따라오는
한참 뒤에 중운 도사는 작별을 고하고 떠났다. 임건우는 마동재를 붙잡고 말했다. "해결해야 할 일이 있는데 어르신께서 도와주셔야겠어요." 마동재는 허리를 굽신거리며 공손하게 말했다."도련님, 말씀하세요." "어르신, 이러지 마세요. 나이도 있으신 분이 걸핏하면 허리를 굽히고 그래요? 도련님에, 임 선생에, 또 대사님에…. 제 머리가 다 혼란하네요. 이제부터 다시는 도련님이라고 부르지 말아요." "네, 도련… 아니 임 선생님." "아, 그리고 이 카드 돌려드릴게요." 임건우가 블랙카드를 꺼내어 마동재에게 도로 건네주자 마동재는 깜짝 놀랐다. "이건 임 선생님에게 드린 용돈입니다, 지금 세상에 돈이 없으면 아무것도 할 수가 없습니다." "이미 6억을 내 계좌로 이체했어요. 주로는 이 카드가 너무 눈에 띄여 좀 불편해요. 일조는 너무 큰 돈이기도 하고요. 실수로 아내나 엄마한테 들키면 큰일이에요. 정말 돈이 모자라면 말할게요.”마동재는 이 말을 듣고 고개를 끄덕였다. "제가 생각이 짧았습니다, 앞으로 주의하겠습니다. 어떤 상황에서도 만리상맹과의 관계를 잘 숨기도록 하겠습니다." "네. 그럼, 저도 시름 놓을게요. 그리고 어르신께서 저를 도와 한 사람을 알아봐 주셔야겠어요. 우리 부모님의 교통사고에 참여한 운전기사인데 육원재라고 해요, 저는 그가 누군가한테 지시받은 거라고 의심하고 있어요." "그동안 저도 이 사람을 조사해 봤는데 따로 의심 가는 부분이 없었던 것 같습니다만... 다시 한번 잘 조사해 보고 소식 있으면 바로 연락 드리겠습니다."마동재가 눈살을 찌푸리며 말했다. 임건우는 떠나면서 그 악귀를 담았던 도자기를 몸에 지녔다. 이 물건은 법기라고도 할 수 있다. .....한편, 임 씨네 장원에서는.....초라한 옷차림의 젊은이가 비틀거리며 안으로 들어왔다. 바로 임호진이었다. 달려 나온 아줌마가 보고 놀란 소리를 질렀다."아이고, 작은 도련님, 이게 어떻게 된 일
임건우는 돌아가는 길에서도 계속 중운 도사와 원 사부에 대하여 생각하고 있었다. 중운 도사는 몸속에 진기를 지니고 있고, 원 사부의 몸속에도 비슷한 에너지가 있지만 그의 에너지는 음산하고 차가우며 괴이한 쪽이었다.당시 귀살을 조종하는 원 사부는 중운 도사가 요령 터득 단계에도 달하지 못했다고 멸시하며 말했고 그가 머릿속에서 수련의 경지를 꼼꼼히 훍어보았지만, 요령 터득이 어떤 단계인지 찾아내지 못했다. 그가 수련한 무명공법도 아직 연기 단계 즉 원기를 연마하는 단계에 있으며, 무명 공법이 네 번째 단계로 올라가면 축기 단계에 이른 것이다.‘에이, 모르겠어, 그 무슨 요령 터득 단계인지 뭔지가 조상님께서 주신 무명공법에 비하면 아주 약한 것 같아.....’임건우는 이렇게 생각하며 차를 몰고 태운 별장으로 돌아갔다. 문에 들어선 임건우는 그만 놀라고 말았다. 한 남자가 소파에 앉아 와인을 마시며 TV를 보면서 여유로운 표정을 짓고 있는 것이다.‘누구지? 설마 엄마를 찾아온 친구인가?’그는 테이블 옆을 둘러보다가 땅바닥에 쓰러져 꼼짝하지 않고 있는 우나영을 발견했다. 그녀의 한쪽 얼굴은 높이 부어오르고 그 위에 손바닥 자국이 선명하게 남아 있었는데 생사를 알 수 없었다."엄마!"대경실색한 임건우의 눈에 살기가 돌았다. 그의 가슴속에서 솟구치는 분노는 산과 바다를 불태울 것만 같았다. 임건우는 급히 달려가 우나영을 일으켜 세우고 상태를 확인해보았는데, 다행히 얼굴의 부어오른 손바닥 자국을 제외하고는 큰 문제가 없었다. 추측건대 눈앞에 있는 이 사람에게 뺨을 맞고 기절했을 가능성이 컸다. 그 남자는 시종일관 소파에 앉아 꼼짝도 하지 않으며 땅바닥의 개미를 보듯 임건우를 바라보았다. 이미 생사를 자신의 손에 쥐고 있는 것처럼 말이다."당신, 누구야?"임건우는 평온한 눈빛으로 남자를 바라보며 물었다. 그러나 이렇게 평온한 눈빛 하에 그의 마음속은 분노와 살기로 가득 찼다. 그는 지금 어머니를 집에 혼자 남겨두고 보호하지 못한 것을 매우 후회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