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지은은 가리지 않고 거침없이 말을 내뱉었는데 어찌나 흥분하였는지 몸을 제대로 가누지를 못했다.한편 그 말을 듣고있던 장정의 얼굴 역시 경멸하는 표정으로 가득했다.하지만 동건은 오히려 듣는 내내 불안해서 급히 큰 소리로 외쳤다. “닥쳐!”그 와중에도 양지은은 자기도 모르게 계속 얘기했다. "아저씨, 이 자식한테 속지 마세요. 전 이 아이에 대해 정말 잘 알고 있어요. 얘는 남한테서 밥이나 얻어먹는 못난이일뿐만아니라 사람 됨됨이가 좋지도 않아요. 밑바닥의 사람들이랑 어울려 지내는 애라 언젠가는 콩밥 먹게 될거라고요.”“팍!”화가 치밀어오른 동건은 양지은의 얼굴을 때렸다.양지은은 놀라서 멍해졌다. "아니... 동 아저씨, 왜 저를 때려요? 저 자식을 때려야죠!”장정 또한 크게 놀라 입을 다물지 못했다. 동건이 왜 자신의 딸을 때렸는지 알 수가 없었다. 하지만 고리문은 장정의 회사 사장이다. 장정이 이 곳에 온 이유는 그녀에게 아부를 하러 온 것이었다. 딸이 크게 맞아도 그녀는 따질 수가 없었다.“그래, 내가 때린게 바로 너야. 너더러 닥치라고 했잖아. 임 도련님을 니가 감히 욕할 수 있다고 생각해? 니가 뭔데? 당장 나한테 사과하고 임 도련님한테도 정중히 사과 드려. 아니면 너 더이상 강주에서 살아남지 못해.” 동건은 단단히 화가 났다. 그야말로 간담이 서늘했다. 글쎄 이 여자가 감히 임 도련님한테 콩밥 먹는다고 모욕을 하다니. 살아있는걸 다행으로 여겼으면 했다.양지은은 여전히 멍해있었다.이게 대체 무슨 일인가 싶었다. 자기가 한 말은 다 사실인데 말이다.이때 장정이 조심스럽게 입을 열었다. "동 대표님, 저기... 오해가 있는 것 같은데요.”고리문은 차갑게 말했다. “절대 오해는 아닌 것 같고 당장 그쪽 딸더러 사과하라고 하세요. 무릎 끓고 사과하세요. 아니면 당신 내일부터 출근 할 생각하지도 마.”뭐라고?장정은 너무 놀라 하마터면 주저앉을뻔 했다. 그녀의 남편은 보잘 것 없었고 딸은 빚을 안고 있어 온 가족의 희망은 그녀가 안고 있었다
임건우의 말을 들은 고리문의 얼굴은 순식간에 빨개졌다.그녀의 남편인 동건도 조금 난감했다.의사로서 환자의 몸을 검사하는 것은 지극히 정상적인 일이었고 배 뿐만아니라 더욱 은밀한 부위까지 보게 되는건 당연한 일이었다. 더군다나 고리문처럼 불임인 경우는 병원에서 검사를 받으려면 더욱 철저하게 하게 될 것이다.그런데 두 부부의 표정을 보아하니 다들 난감해하고있었다.임건우는 그제서야 자기가 했던 말이 그들을 당황시킨 것 같아 말을 덧붙였다. “전 그저 배만 잠깐 보려는겁니다.”“크흠... 그러면... 내가 자리를 좀 피해줄까?” 동건이 입을 열었다.이미 몸을 다 회복한 고리문은 남편을 노려보며 물었다. “피하긴 뭘 피해? 그냥 배만 보여주는거잖아.같이 수영하러 갔을때 이보다 노출을 더 많이 했는데 그때는 왜 안 피했대?”그러고는 바로 옷을 걷어올렸다.아랫배가 평평하고 아무런 상처가 없는게 고리문이 평소에 얼마나 자기관리에 철저했는지를 쉽게 보아낼 수 있었다.그러더니 임건우는 갑자기 가까이 다가가서는 무언가를 발견하였다.“임 도련님, 뭔 문제라도 있는건가요?”임건우가 미간을 찌푸리걸 본 동건은 갑자기 심장이 미친듯이 뛰기 시작했다. 임건우는 아무 말 하지 않고는 조금 더 가까이 다가갔다. 점점 다가오자 고리문은 부끄러워났다. 자신의 남편앞에서 이런 상황이 펼쳐지자 조금은 난감했다.그녀는 동건과 눈을 마주치고는 어쩔 줄 몰라했다.심지어, 동건은 임건우가 자신의 와이프에게 경솔한 것 같아 조금은 화나보였다.머리로 조금씩 화가 치밀어오르는 기분이 들었다. 이때, 다행히 임건우는 잠깐 냄새를 맡아보고는 바로 끝냈다. “대충 상황은 잘 알았습니다.”고리문이 바로 물었다. "임 도련님, 저 도대체 무슨 병을 앓고있나요?”임건우는 말했다. "잠시만요. 직접 확인하시죠.”그는 바로 휴대폰을 꺼내들더니 손전등 모드를 키고는 고리문 배를 향해 비췄다. 고리문 부부는 깜짝 놀랐다. 배를 보고 냄새까지 맡은 것도 모자라 사진을 찍어 남기려고 하는건가? 이건
다만, 고리문의 표정을 보아하니 그녀가 거짓말하는 것 같지는 않았다.고리문은 다급히 물었다."임 도련님, 이걸 빼주실수 있어요?”몸 속에 고충이 있다고하니 누가 들어도 무서울 일이었다.임건우는 잠깐 생각에 잠기더니 말했다. "가능해요. 하지만 오늘은 안돼요. 제가 준비해야 할 것들이 조금 있어서 준비가 끝나면 바로 와서 빼드리죠. 하지만 이 사실을 다른 사람들에게 절대 알리지는 마세요. 왜냐면 도대체 누가 형수님에게 이런 고충을 심었는지 아직까지는 잘 모르겠거든요. 만약 그 사람이 주변의 누군가라면 눈치 채고 형수님의 목숨을 위협할 수도 있어요.”이 말을 듣고 난 부부의 안색은 크게 변했다.다행히 임건우는 그들을 위로하며 이렇게 말했다. "너무 걱정하지는 마세요. 고충의 크기를 봐서는 아마 뱃속에 일이년은 있었던 것 같아요. 하루 이틀 미뤄도 큰 문제는 없을겁니다. 안심하세요.”그 순간,그는 불현듯 여윤아의 마녀영에 있던 한 여자가 떠올랐다. 바로 한비연이었다.그녀는 태어날 때부터 구양영맥이었다. 그녀의 혈액은 태생적으로 고충을 없앨수가 있어서 피 한방울만 넣어도 혈영단을 만들어낼 수 있었다. 혈영단 한 알만 먹으면 고리문 몸 속의 고충은 인차 사라질 수 있었다. 고리문은 옷을 잡아당겼다.그녀는 여전히 긴장감을 늦출 수 없었다. "임 도련님, 그럼 잘 좀 부탁할게요.” 말을 건네고는 미리 준비해둔 선물을 꺼내들었다.그것은 바로 어마어마한 가치를 보유한 백다페리의 시계였다. 이 브랜드는 임건우도 전에 본 적이 있었는데 시가는 4억이 넘었었다. 그 가격은 BMW M8와 비슷하였다.임건우는 사양하고 싶었지만 계속 밀어붙이는 탓에 어쩔 수 없이 받았다.사실 그의 현재 상황으로는 4억이 아무것도 아니라고 느껴지긴 했다. 고리문은 직접 나서더니 웃으면서 그를 도와 시계를 채웠다. "임 도련님, 도련님이 이 시계를 차고있으니 정말 딱이군요. 저희 남편보다 훨씬 잘 어울리십니다.”동건은 웃으며 말했다. "여보, 설마 마음이 바뀐건 아니겠지?”고
스위트룸, 하룻밤, 보상...이 단어 몇 개만을 조합해보면 누가 봐도 이건... 잠자리를 가지자는거잖아?두달 후면 결혼한 지 벌써 1년이 되는데 안타깝게도 그는 아직 첫 경험을 하지 못했다. 그리하여 와이프랑 한 침대를 쓰지 못하는 남자로 자주 놀림 받기도 했다. 하지만 그도 남자인데 모르는 척을 하는 것도 정도가 있지, 아예 신경을 안 쓸 수는 없지 않은가?“좋아!”“내... 내가 먼저 가 있을게. 주소 바로 보낼테니까 얼른 와. 나 오래 기다리게 하지 말고. 사... 사랑해.” 유가연은 이 세글자를 내뱉고는 심장이 쿵쾅쿵쾅 뛰었다. 대학시절부터 그녀는 한번도 이 말을 꺼낸적이 없었다.그 말을 들은 임건우는 기뻐서 하마터면 소리 지를뻔 했다.흥분을 감추지 못하고 곧장 레디슨 호텔로 향했다.하지만 순간 병원에 가서 환자들을 만나기로 했던 이청하와의 약속이 떠올랐다. “여보, 조금만 기다려줘. 나 지금... 음, 집에 일이 좀 생겼어. 늦어서 9시 반전에는 도착할게.”“알겠어!”유가연은 전화를 끊고는 뜨겁게 달아오른 자신의 얼굴을 만져보고 가슴도 토닥였다.그리고는 물건을 정리하기 시작했다. 저녁에 입을 이쁜 잠옷이라든지...그렇게 30분이 흘렀다.어느새 임건우는 제1병원에 도착하였고 바로 이청하를 만났다.그녀의 모습은 조금 초췌하긴 했지만 아름다운 미모는 감출 수가 없었다. 그녀는 입구에서 임건우를 만나자마자 그를 데리고 중환자실로 향하면서 얘기를나눴다. “약 두시간 전, 저희 병원에 또 세명의 비슷한 증상을 지닌 환자가 들어왔어요. 상황이 좋지가 않아요. 오늘 오후 세시에 이미 두명의 환자는 숨을 멎었고 의식이 없으세요.”임건우는 아무 말도 하지 않고 그저 이청하의 뒤를 따랐다.그때 앞에는 수많은 사람들이 모여있었는데 다들 손에는 카메라를 들고 있었다.바로 강주 각 곳에서 온 기자들이었다. 그중에는 전문기자들도 있었고 유튜버들도 있었다. 이 사건은 폭로된 후 사회의 뜨거운 관심을 받게 되어 관련 뉴스들은 다 엄청난 조회수를 기록했
이청하의 사무실로 들어온 임건우는 핸드폰에 배터리가 얼마 남지 않자 혹시나 나중에 유가연에게 연락을 못할가봐 이청하한테 부탁하여 충전을 하였다.충전한지 3분도 안 되어, 간호사 한 명이 급하게 달려왔다.“이 주임님, 중해에서 초청한 전문가팀이 도착하였습니다. 류 부원장님께서 주임님더러 회의를 열라고 하시네요.”“알겠어.” 대답을 마친 이청하는 임건우에게 말했다. “저랑 같이 가서 함께 들으시죠.”임건우도 이에 반박하지 않았다. 이청하는 그에게 흰 가운도 입혀주면서 그를 자신의 조수처럼 보이게 하였다. 혹시나 누군가가 먼저 선수 치는 것을 막기 위해서였다.그렇게 회의실에 도착했다.10여명의 적지 않은 사람들이 이미 도착하여 앉아있었다. 속삭이며 얘기를 나누는 사람들도 있었고 열심히 듣는 사람도 있었다. 임건우는 이청하의 뒤쪽에 서있어서 사람들이 그닥 신경 쓰지를 않았다. 이때 임건우는 이청하의 서류를 꺼내들더니 훑어보기 시작했다.얼마 지나지 않아, 불룩한 배를 지닌 한 중년이 들어오더니 기침을 한번 하고는 사람들이 자신을 주목하기 시작하자 바로 입을 뗐다. “여러분, 저희 병원의 회전을 돕기 위해 중해시에서 전문가팀이 와주셨습니다. 뜨거운 박수로 맞이해주시죠.”“짝짝짝!”그러고는 가장 먼저 박수를 치기 시작했다.임건우는 어리둥절했다. 중해에서 왔다는 그 전문가팀은 아직 본적도 없는데 대뜸 박수를 치라니. 이때 이청아가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 “저 사람이 바로 강주제1병원 부원장, 류명성이에요.”그렇게 3초가 흐른 후에야 누군가가 문을 열고 들어오기 시작했다.총 일곱 명이었는데, 가장 처음으로 들어온 사람은 키 큰 젊은이로 나이가 서른살도 안 돼보였다. 검정색 테두리의 안경과 수트를 장착한 그는 또각또각하는 구두소리와 함께 걸어 들어왔다. 심지어 외모마저 수려한게 연예인의 느낌도 조금 났다.“짝짝짝!”임건우와 이청하도 따라서 박수를 쳤지만 이미 머릿속은 다른 곳을 향해 있었다. 그들의 오로지 서류속에 적힌 환자들의 상황에만
스으윽-순간 회의실의 모든 사람들의 시선은 이청하와 임건우를 향했다. 이청하는 이 병원의 의사이고 입원부의 주임이라 다들 익숙하긴 하지만, 임건우는 낯선 존재라 사람들이 수군댔다.“저 의사는 진짜 낯선데? 나 왜 한번도 본 적이 없지? 넌 본 적 있어?”“나도 못 봤는데. 우리 병원에 이런 사람이 있었나?”“설마 새로 온 분이신가?”하도 많은 사람들이 수군대다보니 이청하도 그들의 얘기가 들렸다. 그녀는 순간당황하였다.하지만 그녀는 강주 명의의 손녀로서 특별한 존재라 임건우의 정체가 드러나는게 두렵지는 않았다.한편 방명철은 이들의 얘기를 듣고는 매서운 눈빛으로 임건우를 보더니 물었다. “선생님, 듣자하니 선생님께서 꽤 진료를 잘하신다고요? 저희들한테 좀 얘기해주실 수 있습니까? 이 기회에 자기소개도 한번 해주시죠.”임건우는 고개를 젓고는 담담하게 말했다. “전 아직 환자를 본 적이 없는데요. 딱히 할 얘기는 없습니다.”방명철은 놀란 척 말했다. "환자를 본 적도 없는데 어떻게 여기 회의실로 들어오신거죠? 저희는 지금 환자들을 위한 긴급회의를 하고있는데 선생님께선 환자들을 보지도 못했는데 어떻게 회전을 하신다는거죠?”그러자 류명성 부원장이 저벅저벅 다가오더니 임건우에게 물었다. “당신 누구야? 우리 병원 의사도 아니잖아.” 임건우가 대답했다. "맞아요. 이 병원 의사 아닙니다.”류명성은 깜짝 놀랐다. "뭐라고? 당신 그럼 어떻게 들어왔어? 아, 알겠네. 우리 이 주임이 이뻐가지고 맘에 들어서 같이 잘해보려고 접근한거야? 요즘 젊은이들은 겁도 없네? 못 하는게 없어. 당장 나가!”회의실의 사람들은 어이없다는 듯이 경멸하는 눈빛으로 임건우를 쳐다봤다. 이를 듣고 있던 이청하는 당황하여 얼굴이 빨개지더니 벌떡 일어나 말했다. “부원장님, 이 사람 제가 데리고 온겁니다. 제가 직접 요청해서 데려온 사람이라고요. 같이 상황 체크해줄겁니다.”“뭐?”류명성은 놀랐다. 하지만 이청하의 배후에는 명의 이흥방이 있었고 나중에 그의 도움을 받기 위
사람들의 시선은 임건우의 손목으로 향했고 그것은 역시나 백달페리였다.하지만 이와 어울리지 않게 그가 입고 있는 옷은 싸구려여서 가운을 겉에 걸쳐도 여전히 초라해보였다.사람들은 다들 뭔가 깨달은 듯 했다.임건우는 의사가 아니라 누군가의 이름을 빌려 살아가면서 자신의 정체를 숨기면서 여태 이청하를 속인것이라고. 이청하는 이 병원에서도 미인으로 꼽혀 그녀를 안 좋아하는 남자 의사는 거의 없었다. 그러니 사람들은 지금 이 상황이 어이 없었다.“정말 오래 살고도 볼 일이네. 이젠 사기꾼들이 하다하다 사람을 속여서 병원 회전실까지 들어오는거야? 정말 대단하다. 당장 꺼져. 여긴 위급한 환자들을 살려내야 하는 엄숙한 장소야. 당신이 껴서 사기 칠 수 있는 곳이 아니라고.”“그래! 옷은 4만원도 안되는 싸구려를 입고는 4억짜리 백달페리 시계를 찬다고?참 열심히도 생각해냈네. 이 선생님, 남자를 볼 때 좀 신중하셔야 돼요.”“남자친구든 아니든 우리가 상관할 바는 아닌데, 의료진도 아닌 사람을 들여보내는건 좀 너무한거 아닌가요? 여기가 영화관도 아니고, 연애하실거면 밖에 나가서 하시던지요.”이청하에게 주임 직을 뺏겼던 한 남자 의사는 기회를 잡고 거침없이 그녀에게 막말을 하였다.임건우는 자신의 시계를 보면서 생각에 잠겼다. 고리문에게서 선물 받은 이 백달페리 시계 하나 때문에 이렇게 공격을 받을줄은 생각도 못했다.“이 시계는 진품입니다.”그는 담담히 말했다. 주위의 사람들을 한번 쓰윽 훑어보고는 이청하에게 말했다. “됐어요. 여기 있어봤자 시간만 낭비해요. 전 그냥 가서 환자들을 확인해볼게요.”그러고는 바로 자리를 떴다.그는 정말로 이 곳에서 더이상 회의를 듣고 싶지 않았다. 빨리 환자들의 상태를 확인해서 도울 수 있으면 도우고 안되면 어쩔 수 없었다. 그리고는 얼른 레디슨 호텔로 향해 뜨거운 밤을 보내고 싶었다.“당신이 환자들을 봐? 이봐, 내가 잘못 들은 거 아니지? 이젠 당신 정체도 다 들통 났는데 아직까지도 뻔뻔하게 우기는거야?” 방명철은 이
“뭐야?”“왕이지 선생님께서 글쎄 저 사람을 선생님이라고 부른다고? 고작 어린 나이인데...도대체 쟤가 뭐길래?”“이 사기꾼아, 사람 속이는 것도 정도가 있지. 이청하도 속이더니 감히 왕이지 선생님까지 속여? 내가 니 놈의 가면을 제대로 벗겨줄테야.”방명철은 속으로 이렇게 외치고는 너무 열 받은 나머지 얼굴에는 경련을 일으켰다.이 상황을 그는 절대로 받아들일 수가 없었다.한편, 이청하도 이 사실이 놀랍기만 했다. 왕이지는 그녀의 할어버지보다도 명성이 뛰어난 분이시고 심지어 두 분은 오래전부터 아는 사이셨다. 이흥방은 전부터 항상 자신은 왕이지만큼 훌륭하지는 못하다고, 왕이지야말로 최고의 명의라고 몇번이나 극찬하였다.그런데 이렇게 대단한 명의마저 임건우를 선생님이라고 부른다니, 도대체 그가 얼마나 대단하길래? 크게 놀란 이청하는 임건우를 바라보는 눈빛이 한결 부드러워졌다.병원 원장인 원량평은 멍한 표정을 하고는 급히 달려와 물었다. "왕 선생님, 이 분은...”왕이지가 말했다. “임 선생님의 의술은 아주 뛰어납니다. 저보다 몇배나 대단하신 분이시죠. 임 선생님께서 여기에 계신다니 저는 안심하고 저의 자리를 그에게 넘겨줄 것입니다.”“뭐라고요?”“이게 뭔 일이래.”사람들은 놀란 나머지 큰 소리로 웅성댔다. 진짜 꿈만 같았다.분명 왕이지 그 분은 진정한 명의인데 말이다.하지만 사람들이 모르는 사실이 하나 있었다. 과거에 왕이지는 여 씨네한테서 크게 한번 당했었다. 여윤건의 실수로 인해 왕이지가 목숨을 잃을뻔 했었다. 그때 임건우가 뛰어난 의술로 그를 구해준 것이었다. 그로부터 왕이지는 임건우를 모시게 된 것이었다.임건우가 나서지 않았더라면 여윤건은 인차 죽었을 것이다. 트라우마를 지니게 될 왕건우는 더이상 의사를 믿고 싶지도 않았을 것이다.한참이 지난 후에야 눈치를 챈 원량평이 입을 떼려는 순간, 방명철이 다가왔다. “왕 선생님, 안녕하십니까? 전 중해병원의 방명철이라고 합니다. 이번에 중해에서 파견한 전문가 팀의 팀장이기도 하고요.
웅!진원이 울려 퍼지며, 금단 속의 고대 문자 금술이 빠르게 순환했다.임건우는 자신이 공간 틈새를 빠져나오면서 그를 공격한 허공수의 공격으로 입은 상처가 거의 치유된 것을 느꼈다.다만, 잘린 두 다리는 아직 완전히 회복되지 않았다.화신 경지에 오르면 절단된 팔다리가 다시 자라는 것은 그리 어렵지 않다.하지만 임건우는 아직 화신에 도달하려면 멀고도 먼 길이 남았고, 심지어 자신이 과연 화신에 이를 수 있을지에 대해 의문을 품고 있었다.금단 속의 고대 문자 금술이 그의 금단 안에 뿌리내린 이후, 그의 수련은 완전히 정체된 상태였기 때문이다.금단의 정점에 머물러 버린 임건우에게 더는 진전을 찾을 수 없었다.그런데 임건우는 놀라운 것을 발견했다.자신의 자복궁 안에 있는 혼돈 나무가 달라지고 있었다.불사족의 천신의 무덤에서 그 여자의 관 속에서 얻은 흙 한 덩이를 받은 이후, 그 나무는 마치 기운을 받은 듯 급격히 자라기 시작했다.이전에는 겨우 몇 미터였던 작은 나무가 이제는 50미터가 넘는 거대한 나무로 성장했다.푸르고 짙은 잎들이 무성히 자라났고, 그 모습은 마치 거대한 숲처럼 보였다.그리고 나무는 아직도 계속 자라며 주변의 땅은 신성한 빛을 발하며 신비로운 기운을 뿜어내고 있었다.혼돈 나무에서 방출되는 혼돈 원기는 임건우의 몸속 진원까지 보충하고 있었다.“그 흙은 전설 속에서 여와가 하늘을 고친 후 남긴 시양일까?”“그렇다면 그 관 속의 여자는 도대체 누구였던 걸까?”임건우는 그 생각에 잠긴 채, 그 여자의 시체에서 뽑아낸 자홍옥을 꺼냈다.그것은 분명 평범한 물건이 아니었다.임건우는 그때 급하게 보았을 때 그 안에 희미한 글씨를 봤었지만, 그 글씨는 어떤 규칙이 숨겨져 있어서 도무지 제대로 읽을 수 없었다.임건우는 생각을 정리한 후, 금단 속의 영력을 운용하여 그 옥 안으로 기운을 침투시켰다.잠시 후, 자홍옥 속의 글자가 영향을 받는 듯 움직이기 시작했다.“이제 좀 되나?”임건우는 더욱 많은 영력을 쏟아 넣었다.그런데 예
윤동근은 차갑게 코웃음을 쳤다.“그 집, 애초에 우리 윤씨 가문이 네게 상으로 준 것이 아니더냐? 우리가 원하면 언제든 되찾아올 수 있는 걸 잊었어? “네 신분이 뭔지 상기해. 넌 우리 윤씨 가문이 키운 하녀일 뿐이야. 네 손에 들린 회춘단뿐 아니라 너 자신마저 우리 윤씨 가문의 소유라는 걸 명심해. 알겠어?”붕이는 연달아 뒤로 물러나며 눈물이 그렁그렁해졌다.“도... 도련님, 제가... 저는 지금 바로 아가씨를 찾아가겠어요.”“흥! 네가 제법 단단히 날개라도 달았다 이거야? 그 추녀가 널 위해 나서줄 거라고 생각해? 내가 원하는 걸 윤씨 가문의 그 누구도 막을 순 없어.”“여기! 이 계집애를 잡아라! 단단히 붙들고 몸수색해라!”“안 돼요...!”붕이는 비명을 질렀지만, 미약한 수련으로는 윤씨 가문의 고위 시위들을 감당할 재간이 없었다.금세 그녀는 바닥에 꼼짝없이 눌려버렸고, 필사적으로 저항하다 뺨까지 두어 대 맞고 말았다.그때였다.셋째 아가씨인 윤서희가 집안으로 들어섰다.“아가씨! 아가씨, 제발 도와주세요!”“그만둬!”윤서희는 단호히 소리쳤다.“대체 무슨 짓을 하는 겁니까? 삼촌, 왜 붕이를 괴롭히는 거죠?”윤동근은 아무렇지도 않은 듯 말했다.“너희 할아버지가 요즘 몸이 좋지 않으셔. 그래서 네 하녀가 우연히 얻은 월 노부인께서 만든 회춘단을 가져다가 드시게 하려는데, 이 계집애가 주려 하지 않는 게 아니더냐? 이따위 하녀가 우리 윤씨 가문에 마음이 없다면 차라리 없애버리는 게 낫지 않겠느냐?”“할아버지가 편찮으시다니요? 왜 저는 몰랐죠?”“네가 듣고 알게 될 때면 이미 늦을 테지! 흥, 이 계집애를 붙들어, 지금 당장 그 알약을 꺼내라!”“잠깐만요!”윤서희는 붕이와 사이가 워낙 좋았기에 그녀가 이런 수모를 당하는 걸 더는 볼 수 없었다.“붕이야, 나에게 그 알약을 줘. 대신 나중에 내가 시가로 계산해줄게. 7천 영석을 줄 테니 됐지?”윤서희가 이 정도로 말했으니 붕이로서는 거부할 방법이 없었다.얼마 후, 윤서희는
시녀 붕이가 떠나자, 임건우는 깊게 한숨을 쉬었다.“그래서, 여기가 아직 지구라는 말이군.”“여긴 고대 결계 안에 있는 곳이야. 다만, 그 사이에 불사의 해역이 가로막고 있지.”“그럼 내가 딸과 함께 그곳으로 돌아갈 수 있는 전송 장치라도 있을까?”모든 게 아직 불확실하다.하지만 임건우는 지금 당장 해야 할 일들이 있다.“그래도 살아있으면 희망은 있지.”임건우는 마음을 다잡고 임하나를 안고 결단을 내린다.“자, 이제 가장 중요한 건 내 발을 다시 회복시키는 일이야.”임건우는 이 집을 유심히 둘러봤다.여기, 보통의 수련 세계처럼 보이지만, 동시에 순수한 고대 사회는 아니었다.임건우가 지나면서 본 사람들 대부분이 수련하고 있는 사람들이었지만, 여기에는 꽤나 현대적인 생활 철학도 존재했다.예를 들어 화장실 설계가 현대적일 뿐만 아니라, 심지어 더 발전된 기술로 꾸며져 있었다.임건우가 본 욕조는 오히려 영기를 품고 있는 물건이었다.즉, 이곳은 이미 영기 기술을 일상생활에 널리 적용한 사회였다.시간이 지나, 임건우는 자신과 딸을 모두 깨끗이 씻기기 위해 옷을 벗고 영기동력이 적용된 마사지 욕조에 들어갔다.임하나는 물속에서 펄떡거리며 깔깔 웃었다.약 30분을 푹 빠져서 씻고, 아이에게 생명수 한 모금을 먹이고 나서 아이는 곧 깊이 잠들었다.임건우는 그 모습을 보며 잠시 감회가 밀려왔다.“집에 아직 나를 기다리는 네 명의 아이들이 있고, 나를 걱정하며 사랑하는 많은 사람들도 있으니 반드시 돌아가야만 해.”임건우는 다시 마음을 다잡고 치료제를 꺼내 하나씩 입에 넣고는 방바닥에 축유부적을 그려 넣었다.이곳의 영기는 연호보다 적어도 10배 이상 농도가 짙었다.기문이 돌아가자, 효과도 아주 빠르게 나타났다.하지만 임건우는 자신에게 남아 있는 몇 군데 상처를 보고 충격을 받았다.공간 틈새에 의해 상처 입은 부위가 여전히 공간의 힘을 간직하고 있었다.이 힘을 제거하지 않으면 상처가 완전히 치유될 수 없고, 새로운 뼈도 자라지 않을 것이다.
붕이는 깜짝 놀란 얼굴로 말했다.“설마요? 이런 것도 모르다니. 당신이 살던 곳이 정말 얼마나 폐쇄적이었는지 짐작도 안 가네요! 이건 아주 간단한데 이곳 모든 지역을 통틀어서 연호 세계라고 부른답니다.”임건우는 황당해서 입만 벙긋거렸다.“네?”세상 전체를 연호 세계라 부르다니 이건 정말 충격적이었다.붕이는 계속해서 설명했다.“대륙으로 나누자면 예전에는 외연호와 내연호로 나뉘었어요. 하지만 불사족이 침략하기 전에 외연호가 봉인돼 지금은 폐토라고 불리죠.”“지금은 불사 해역으로 완전히 격리됐고, 그곳 상황은 아무도 몰라요. 내연호는 네 지역으로 나뉘어 있는데 동황, 서막, 남릉, 북해예요. 우리가 있는 이곳은 남릉에 속하죠.”“나라 개념은 없어요. 지역이 너무 넓어서 가장 큰 행정 단위가 성이고, 대부분 대형 문파에 속해 있거든요. 천성성은 월야파에 속해 있어요.”“주변에는 작은 문파도 꽤 많고요. 어때요? 이 정도면 당신의 회춘단 몇 알 정도 값어치는 되겠죠?”아가씨가 코웃음 치며 말했다.“붕이야, 네가 아는 이 정보는 지역지에 나온 걸 그대로 읊은 것뿐이잖아. 너 같은 애송이가 뭘 알겠어? 천성성 밖에도 나가본 적 없는 주제에. 참고로 지역지는 영석 한 개면 열 권도 살 수 있어. 방금 네가 받은 회춘단 한 알은 영석 천 개에 팔릴 정도로 귀하다고. 얼른 돌려줘. 그 사람 딸 키우기도 힘들어 보이잖아.”“알겠어요.”붕이는 울상을 지었다.임건우는 눈을 깜빡이며 말했다.“붕이 아가씨, 저와 딸이 처음 이곳에 왔는데 아무것도 모르고 정말 막막해요. 이렇게 하면 어떨까요?”“회춘단은 그냥 가지세요. 대신 우리 부녀가 머물 수 있는 신분증을 마련해 주고 집도 하나 구해 주세요.”“가능하면 누가 곁에서 도와줄 수 있으면 좋겠어요. 제가 지금 다리가 이래서 제대로 움직이질 못하거든요.”붕이는 고개를 끄덕이며 연신 동의했지만, 곧바로 자기 아가씨를 힐끔 쳐다봤다.아가씨는 이번에는 아무 말도 하지 않고, 그저 담담히 말했다.“붕이야, 네가
아가씨는 손에 들고 있던 임건우의 침이 묻은 회춘단을 다시 건네며 말했다.“이건 월 노부인이 만든 회춘단인데 하나가 꽤 값비싸고 약효도 강력해요. 당신처럼 별다른 수련을 하지 않은 평범한 사람이 이걸 먹으면 아마도 과하게 먹어서 몸이 버틸 수 없을 거예요.”“아... 그럼 한 알씩 먹을게요.”임건우는 회춘단을 한 알 삼켜넣었다.몇 초 후, 또 한 알을 삼켰고 또 몇 초 후에 다시 한 알을 삼켰다.“미쳤어요? 죽고 싶어요?”시녀인 붕이가 급히 임건우의 손에서 남은 회춘단을 빼앗아 갔다.“내 발이 잘려서 다시 자라나지나 않을까 해서요.”임건우는 어쩔 수 없이 설명했다.붕이는 짧게 말을 이어갔다.“미친 게 아니라 그냥 바보가 된 거네요. 자른 발이 어떻게 다시 자라냐고요? 무슨 고수도 아니고, 화신 이상이 아닌 이상 불가능해요.”그러고는 잠시 생각한 뒤, 덧붙였다.“회춘단은 많이 먹으면 경맥이 터져서 죽을 수 있어요. 그러니까 이 약은 제가 보관할게요.”붕이는 작은 회춘단을 손에 쥐며, 그것을 빼앗고 싶은 마음이 가득한 듯 보였지만, 또 한편으로는 그런 행동에 약간의 망설임이 있었다.임건우는 그런 붕이를 보고 크게 신경 쓰지 않았다.시간이 지나 거대한 마차가 천성성의 대문 앞에 도착했다.임건우는 그 대문을 보고 깜짝 놀랐다.“이게 대문이야? 이게 어떻게 100미터 높이로 만들어져 있지? 완전히 거대한 도시야!”이곳은 마치 거인들의 도시 같았다.아가씨가 말했다.“당신은 통행증도 없고, 혼자서는 이 도시로 못 들어가요. 하지만 제 차에 타고 있으면 검문 없이 들어갈 수 있어요. 이제 들어가면 저는 당신을 내려줄게요. 문제없죠?”임건우는 고개를 끄덕이며 대답했다.“감사합니다.”실제로 성문에 있던 수문장이 마차의 안내판을 보고 바로 존경하며 길을 열어줬다.붕이는 약간 자랑스럽게 말했다.“우리 아가씨는 천성성의 윤씨 가문, 셋째 아가씨에요. 윤씨 가문은 이 도시에서 최고 권력을 자랑하는 집안은 아니지만, 상업적으로는 꽤 유명해요.
임건우는 말문이 막혔다.‘유전자라니, 그거 DNA 말하는 거잖아?’그들이 어떻게 확인하는지는 몰랐지만, 3분 뒤 그 여자가 다시 내려왔다.“확인해봤더니 둘이 정말 부녀 사이 맞아! 차에 타. 남수야, 이 장애인 좀 부축해줘. 아이는 내가 안을게. 차 안에 삼록 우유도 있어.”“뭐라고요? 삼록 우유?”임건우가 깜짝 놀라 외쳤다.삼록이라니 그거 독이 든 우유 아니었나?여자가 대답했다.“삼록 우유 맞아. 삼록은 4등급 요수인데 영양이 엄청 풍부해. 인공 분유보다 훨씬 낫지.”그러자 임건우는 이 세계에도 인공 분유가 있다는 사실을 깨달았다.하지만 어떤 브랜드인지는 알 수 없었다.차에 타면서 임건우는 자세히 살폈다.이건 진짜 배가 아니었다.겉모양만 배 같을 뿐이었다.이 물건은 바퀴가 달려 있었고 그 아래에서 계속해서 영기가 뿜어져 나오고 있었다. 즉 이 차는 일종의 영기 엔진으로 움직이고 있었다.“냄새가 고약하네요. 혹시... 바지에 똥이라도 쌌어요?”붕이가 임건우를 보며 말했다.“바지에 싼 게 아니라 목에 묻은 거예요. 냄새 맡아볼래요?”임건우는 솔직하게 대답했다.차... 아니, 배처럼 생긴 이 차는 천천히 움직이기 시작했다.임건우는 다시 작은 숲 쪽을 돌아봤다.미친 할머니는 여전히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임건우는 마음속으로 한숨을 내쉬며 약간의 실망을 느꼈다.정말 죽은 걸까?그렇다면 그녀는 대체 왜 딸을 데려간 걸까?미친 할머니는 워낙 기이한 사람이었기에 이 질문에는 답이 없을 터였다.임건우는 아가씨의 품에 안긴 딸을 보았다.못생긴 얼굴의 이 여자는 의외로 아이를 좋아하는 듯했다.마치 자기 아이를 보는 것처럼 모성애가 가득했다.“진짜 냄새나잖아!”붕이는 임건우의 목을 가까이 들이대고 냄새를 맡더니 입을 틀어막았다.“어떻게 똥을 목에 묻히고 다녀요?”“...아이를 낳아보면 알 거예요.”임건우는 점점 긴장이 풀리는 걸 느꼈다.부상도 빠르게 회복 중이었고 이 일행의 수련 경지도 그다지 높지 않았다.아가씨가 가
그 아가씨는 놀라움을 감추지 못했다.지금 아내를 데려가는 게 얼마나 비싼지 알아? 일만 영석도 안 된다면 아내를 맞이할 수 없다고! 데릴사위면 모를까.하물며 다리가 없는 사람은 아마 그 누가 받아들여 줄지도 의문이잖아?임건우는 그 아가씨가 자신을 바라보며 동정하는 눈빛을 보며 마음속으로 씁쓸해졌다. 이 여자가 너무도 솔직해서 그런지, 뭔가 이상한 감정이 들었다.그리고 그녀가 보며 눈에 띄게 이상한 점이 있었다.임건우의 두 다리는 무릎부터 밑이 온전하지 않게 끊어져 있었고 그 길이도 다르고 각도도 달랐다.“그... 당신 딸은 왜 나무에 걸려 있는 거죠?”“어, 그게...”임건우는 잠시 머뭇거리며 어떻게 설명해야 할지 몰랐다.그때 아가씨가 먼저 말했다.“알겠어요. 도둑을 만난 거죠? 이 길이 좁고 인적도 드물어서 도적들이 자주 들락날락해요. 당신도 분명 외지인이죠?”임건우는 그 길이 30미터를 넘는 큰 도로인 걸 보고는 내심 의아해하며 생각했다.‘이 도로가 작은 거라고? 아마 그 여자는 좁은 길을 본 적이 없을 거야.’임건우는 갑자기 생각이 스쳤다.‘혹시 미친 할머니가 나를 지구에서 데려온 건가?’“아, 네. 맞아요, 저는 도둑을 만났어요!”임건우는 고개를 끄덕이며 답했다.“아가씨, 정말 예리하시네요... 그럼 제 딸을 좀 내려주실 수 있나요?”그때 갑자기 배에서 몇 명이 내려왔다.하나는 궁수 복장을 한 시녀였고, 두 명은 호위무사처럼 보였다.“아가씨! 조심하세요! 이 근처에 도적이 많아요!”시녀가 활을 겨누며 임건우를 향해 소리쳤다.“괜찮아!”아가씨는 손을 흔들며 대답했다.“그냥 다리가 없는 불쌍한 사람일 뿐이야. 이곳에서 도적을 만난 거지.”‘헉!’임건우는 심각히 불쾌했다.이 아가씨는 정말 말이 거칠고 상대방 기분을 전혀 고려하지 않고 아무렇게나 말하는 것 같았다.그렇게 말하면서도 딸을 안고 내려놓기 시작했다.딸은 여전히 울고 있었다.“애가 왜 그러죠?”시녀가 물었다.“배고파서 그래요!”임건우가 대답했
“허공수? 그게 뭔데요?”“엄청 강하잖아? 할머니, 잘 버텨주겠죠?”임건우는 속으로 중얼거리며 급히 딸을 찾아 나섰다.그제야 이곳이 이미 불사족의 영토를 벗어났음을 알게 되었다.여기는 작은 숲 가장자리였고 백여 미터쯤 앞에는 큰 길이 보였다.그때는 햇볕이 쨍쨍 내리쬐고 있었다.임건우의 딸은 열 미터쯤 떨어진 나무 위에 걸려 있었다.나뭇가지에 몸이 낀 채 울음을 터뜨리고 있었다.“하나야, 아빠 지금 다리가 없어서 너한테 갈 수가 없구나. 아빠 좀 쉬게 해줘. 네가 잠깐만 울고 있어라!”임건우는 어쩔 수 없이 이렇게 말했다.그러고는 공간 반지에서 약을 한 움큼 꺼내 입에 털어 넣었다.곧바로 치료에 들어갔다.임건우의 두 다리는 허공의 균열에 잘려나간 상태였다.하지만 천의도법의 신비로운 치유 능력으로 살린 자를 다시 살리고 뼈도 붙일 수 있었다. 다만, 시간이 조금 걸릴 뿐이었다.그래도 살아 돌아왔으니 다행이었다.“미친 할머니, 정말 좋은 사람이네!”“만약 돌아가셨다면 나한테 꼭 알려줘야 해. 초하루 보름마다 딸 데리고 가서 향이라도 피울 테니까!”임건우는 강렬한 고마움을 느끼며 지금쯤이면 당연히 자신을 걱정하고 있을 당자현과 백옥을 떠올렸다.급히 핸드폰을 꺼내 당자현의 번호를 눌렀다.그러나 곧 신호가 전혀 잡히지 않는 것을 보고 한숨을 내쉬었다.얼마 지나지 않아 큰길에서 소리가 들려왔다.차량이 오는 듯했다.임건우는 속으로 기뻐하며 생각했다.사람만 지나가면 됐다.병원에 데려다주는 건 물론, 딸의 분유와 기저귀도 사야 했다.치료를 멈추고 온 힘을 다해 몸을 일으켜 소리가 나는 방향으로 시선을 돌렸다.그러나 임건우가 본 광경은 차라리 농약이라도 마신 기분을 들게 했다.“저게 뭐야?”“저게... 배인가?”임건우는 눈을 비벼 확인했다.그러나 분명히 보였다.큰길 저쪽에서 정말로 배 한 척이 다가오고 있었다.게다가 그 배의 디자인은 아주 특이했다.배에는 상자가 잔뜩 실려 있었고 천천히 전진하고 있었다.“와, 도로에서
“와, 진짜 손으로 틈새를 찢어서 억지로 공간을 넘는다고요?”“할머니! 아니, 선배님! 저희 부녀를 죽이시려는 거예요? 멈춰요, 제발 멈추라고요!”임건우는 혼이 쏙 빠질 정도로 겁에 질렸다.이건 너무도 무서운 상황이었다.아까까지만 해도 겨우 전에 열렸던 통로를 통해 불사족 영토로 넘어갔는데도 거의 죽을 뻔했다.그런데 지금은 통로도 없는 상태에서 억지로 공간을 건너려 하다니!그 과정에서 받아야 할 공간 압박은 이전의 백 배는 더 강할 터였다.게다가 공간 틈새는 아주 불안정하다.조금만 잘못해도 몸이 반으로 잘려나갈 수 있다.임건우는 미친 할머니의 몸에서 고대 문자로 가득한 에너지 구체가 뿜어져 나와 자신과 임하나를 감싸는 것을 보았다.하지만 임건우는?그녀가 임건우의 손만 겨우 감쌌을 뿐이었다.틈새를 만난 에너지 구체는 충돌하자마자 그 힘에 밀려 흩어져 사라졌다.임건우는 그 광경을 목격하며 충격에 말을 잇지 못했다.하지만 그 에너지 구체가 뚫린 부분을 통해 공간의 틈새들이 임건우의 온몸으로 돌진해 오는 것을 보자 입 밖으로 욕설을 터뜨릴 수밖에 없었다.“이 미친 할망구야! 구체를 조금만 더 크게 만들어서 내 머리까지 좀 감싸주면 안 돼?”그리고 임건우의 눈앞에는 무려 백여 개나 되는 공간 틈새들이 일제히 몰려오고 있었다.임건우는 서슴없이 미친 할머니의 치마 속으로 몸을 웅크렸다.할머니가 만든 에너지 구체는 구형이었다.그리고 딸은 구체의 중심에 잘 보호되어 있었지만, 임건우는 그 딸 바로 아래 틈에 몸을 구겨 넣을 수밖에 없었다.하지만 두 다리는 들어갈 공간이 없었다.슛!밖으로 드러난 두 다리에 통증이 느껴졌다.그리고... 뭔가 중요한 게 없어졌다는 기분이 들었다.임건우는 고개를 빼내 확인했다.“젠장! 내 발이 없어졌잖아!”공간 틈새에 그대로 잘려나가 알 수 없는 어딘가로 사라져버린 것이었다.고통이 엄습해왔다.피도 쉴 새 없이 흘러내렸다.임건우는 황급히 진원으로 상처를 감싸 지혈했다.발이 없는 건 그래도 참을 만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