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뭐야?”“왕이지 선생님께서 글쎄 저 사람을 선생님이라고 부른다고? 고작 어린 나이인데...도대체 쟤가 뭐길래?”“이 사기꾼아, 사람 속이는 것도 정도가 있지. 이청하도 속이더니 감히 왕이지 선생님까지 속여? 내가 니 놈의 가면을 제대로 벗겨줄테야.”방명철은 속으로 이렇게 외치고는 너무 열 받은 나머지 얼굴에는 경련을 일으켰다.이 상황을 그는 절대로 받아들일 수가 없었다.한편, 이청하도 이 사실이 놀랍기만 했다. 왕이지는 그녀의 할어버지보다도 명성이 뛰어난 분이시고 심지어 두 분은 오래전부터 아는 사이셨다. 이흥방은 전부터 항상 자신은 왕이지만큼 훌륭하지는 못하다고, 왕이지야말로 최고의 명의라고 몇번이나 극찬하였다.그런데 이렇게 대단한 명의마저 임건우를 선생님이라고 부른다니, 도대체 그가 얼마나 대단하길래? 크게 놀란 이청하는 임건우를 바라보는 눈빛이 한결 부드러워졌다.병원 원장인 원량평은 멍한 표정을 하고는 급히 달려와 물었다. "왕 선생님, 이 분은...”왕이지가 말했다. “임 선생님의 의술은 아주 뛰어납니다. 저보다 몇배나 대단하신 분이시죠. 임 선생님께서 여기에 계신다니 저는 안심하고 저의 자리를 그에게 넘겨줄 것입니다.”“뭐라고요?”“이게 뭔 일이래.”사람들은 놀란 나머지 큰 소리로 웅성댔다. 진짜 꿈만 같았다.분명 왕이지 그 분은 진정한 명의인데 말이다.하지만 사람들이 모르는 사실이 하나 있었다. 과거에 왕이지는 여 씨네한테서 크게 한번 당했었다. 여윤건의 실수로 인해 왕이지가 목숨을 잃을뻔 했었다. 그때 임건우가 뛰어난 의술로 그를 구해준 것이었다. 그로부터 왕이지는 임건우를 모시게 된 것이었다.임건우가 나서지 않았더라면 여윤건은 인차 죽었을 것이다. 트라우마를 지니게 될 왕건우는 더이상 의사를 믿고 싶지도 않았을 것이다.한참이 지난 후에야 눈치를 챈 원량평이 입을 떼려는 순간, 방명철이 다가왔다. “왕 선생님, 안녕하십니까? 전 중해병원의 방명철이라고 합니다. 이번에 중해에서 파견한 전문가 팀의 팀장이기도 하고요.
언짢기도 하면서 난감하기도 했다. 임건우는 유부남인데 말이다.임건우는 웃으며 말했다. "농담도 참, 전 이미 결혼했습니다.”그 말을 들은 왕이지가 말했다. "결혼했든 말든 뭔 상관이에요? 언제든지 이혼해도 되는거고. 정 안되면 아랍 국적이라도 따시죠. 제가 그쪽에 아는 사람이 있어서 쉽게 해결할 수 있어요.”임건우는 말문이 막혔다. "...” 이청하도 마찬가지였다. "...”이 영감은 그야말로 장난기가 가득했다.곧이어, 그들은 병실에 도착하였다.이번 사건의 피해자들의 상황은 비교적 특수하여 다들 한 병구에 배치하여 쉽게 살펴볼 수가 있었다.처음 만나본 환자는 마른 체형의 젊은 여성이었다.옆에서는 어머니가 간호하고 계셨는데 눈은 벌겋게 부었고 멘탈이 붕괴되기 직전이었다. 부모님들한텐 자식이 가장 소중한 존재인데 이런 비극을 맞이하었으니 세상이 무너질 것만 같았다. “이 환자의 성함은 차매홍이고, 강주공상학원의 학생으로서 반에서는 학습위원을 맡고있대요. 가장 먼저 병원으로 이송된 환자이고 현재 상황은 좀 심각합니다.”이 말을 들은 어머니는 순간 눈물이 핑 돌았다.“의사 선생님, 우리 딸 도대체 어떻게 된 거예요? 설마 얼마전에 죽은 그 두 여자애들처럼...”어머니의 말이 끝나기도 전에 차매홍은 갑자기 발작을 일으키기 시작했다.두 눈은 뒤집어졌고 입에는 거품을 물고 있었다.“아악! 선생님, 선생님. 제발 살려주세요. 얼른요!” 이청하는 급히 환자의 상황을 체크하였고 화면의 심박수 수치를 확인해보니 이미 한줄의 직선이 그려져있었다.그야말로 순식간에 벌어진 일이었다.왕이지 또한 속수무책이었다.임건우는 미간을 찌푸리더니, 영혼이 완전히 빠져나간 한껏 허약해진 여자 아이를 바라봤다.그때, 그가 갑자기 나섰다.한 손으로 인결을 누르더니 단번에 그녀의 영혼을 잡고는 다시 육체로 돌려보내려 했다.“다시 몸으로 들어가라!”바로 이때, 임건우는 소녀의 원음이 이미 사라질대로 다 사라지고 육체는 거의 무너지기 직전인 것을 발견하였다. 육체
“살았어. 정말 다시 살아났어!”“대체 어떻게 한거지? 저 의사 진짜 대단하네. 난 당연히 죽은 줄 알았어.”이를 지켜보던 다른 환자들의 가족들은 차매홍의 심장이 다시 뛰는 것을 보고는 일일이 몰려들어서 수군수군댔다. 이때 이청하가 막아섰다. “다들 조용히 하시고 뒤로 물러서주세요.”한편 임건우는 망기를 통해 차매홍의 몸을 파괴한 주원인을 찾아냈다. 그것은 바로 소녀를 둘러싼 괴상하고도 어두운 죽음의 기운이었다.바로 이 죽음의 기운이 소녀의 몸을 서서히 파고들어 원음을 잃고 몸을 허약하게 만들었다. 이로 인해 소녀가 점점 죽음으로 향했던 것이다. 이청하는 임건우의 심상치 않은 표정을 보고는 물었다. “왜 그래요? 혹시 뭔가를 발견하신거예요? 이 아이, 살릴 수 있는건가요?”임건우는 대답은 하지 않고 오히려 질문을 하였다. "경찰들은 사건의 진범을 찾았나요?” 이청하는 고개를 가로 저었다. "아직인 것 같아요.”한편에서 듣고 있던 왕이지가 말했다. "제가 듣기로는 범인은 보통 사람이 아니라 웬만해선 잡을 수가 없다고 하던데요. 아, 맞다. 진남아가 이번 사건 담당 형사라고 하던데 제가 가서 물어볼가요?”임건우가 말했다. "아니에요, 괜찮아요. 이번 사건 쉽지는 않을거예요.” 이청하는 이상하다는 듯이 물었다. “진남아가 누군데요?”임건우는 가볍게 콧방귀를 뀌었다. "눈이 정수리에 달린 한 여자가 있어. 그 여자에 대해서 신경 쓸 필요는 없고, 난 먼저 가서 다른 환자들 좀 볼게. 다 보고 나서 어떻게 치료할지 생각해보지 뭐.”환자들이 모두 한 곳에 몰려있어서 진찰하기도 편했다. 얼마 지나지 않아 그는 모든 피해자들의 몸 속에 다 아까와 같은 죽음의 기운이 있다는 것을 발견하였다. 이 기운은 심맥의 부근에서 맴돌며 환자들의 생기를 점점 삼키는 듯했다. 그런데 특이하게도 이 피해자들의 공통된 특징은 바로 다들 젊은이라는 것이다. 외모는 다 다른걸 보니 얼굴은 딱히 따지지를 않은 것 같았다.왕이지는 당대 최고의 명의로 불리는 사람으
하지만 그 와중에도 어떤 이들은 여전히 임건우가 나락하는 모습을 기다렸다.왕이지에게 제대로 뺨을 맞은 방명철은 특히나 화가 치밀어올랐다. “그 임 씨, 무조건 사기꾼이라니까. 사람 속이는거에 아주 교활한 사람이야. 대체 어떻게 왕 선생님까지 속인거지?” 씩씩 대며 말하고는 왕이지와 함께 왔던 두 중년에게 다가가 물었다. “혹시 두 분도 임건우에 대해서 잘 아시나요?”이 두 중년은 왕이지의 제자였는데 그들 또한 어리둥절했고 임건우를 한번도 보지를 못했었다. 평소에 스승을 모시는 것에 익숙했던 그들 역시 갑자기 자신들보다 어린 사람을 모시려니 현실을 받아들이기 어려웠다.그 중 한명은 고개를 가로 저었다. "저희도 처음 봬요. 국내에 저렇게 대단한 젊은 의사가 있었단걸 저희도 몰랐어요.”방명철은 말했다. "그럼 틀림없는거죠. 저 놈은 분명 수를 써서 왕 선생님을 속이는거예요. 최면같은 괴이한 방법이라도 썼을 수도 있어요.” 사람들은 서로 눈빛을 주고받으며 방명철의 주장은 좀 과하다 싶었다.하지만 임건우의 어린 나이에, 왕이지가 그를 선생님이라고 부르는게 더욱 믿기지 않은 일이었다. 자리에 있던 사람들은 다 병원의 엘리트들이라 이 상황이 더더욱 믿기지 않았다.이때 이청하가 나오는 것을 목격한 사람들은 갑자기 몰려들었다.“이 주임, 상황은 어때? 왕 선생님이랑 그 임 선생님, 방법 찾았어?” 원장인 원량평이 물었다. 이청하는 고개를 끄덕이며 손에 들린 처방전을 내밀었다. “임건우가 방금 처방전을 써냈어요. 지금 얼른 가서 컴퓨터로 처방하고 바로 약을 달이려고요. 빨리 할 수록 좋거든요.”“봐봐!”방명철은 급히 이청하의 손에 들린 처방전을 뺏어냈다.그의 이런 행동에 이청하는 매우 불쾌했다.그 순간, 방명철은 비웃기 시작했다: "이게 어딜 봐서 임건우가 쓴 처방전이야? 누가 봐도 왕 선생님이 쓰신거잖아. 다들 봐봐요, 아래에 왕 선생님 싸인도 있잖아요. 청하야, 너 도대체 무슨 생각으로 이러는지 모르겠지만 왜 이렇게까지 해서 사람들을 혼란시키려고
순간, 유가연은 온몸의 힘이 빠지는 듯했다. 머리부터 발끝까지 몸이 차가워났고 속상해서 당장이라도 울고 싶었다.그녀는 단단히 마음 먹고 오늘 밤 제대로 덮치려고 그동안 많은 생각을 하고 있었는데 이런 상황은 예상치도 못했다. 내 남자가 자신을 속이고 다른 여자한테 가있다니.그녀는 당장이라도 전화를 끊고 그를 차단하고 싶었다.그 후로 둘은 서로 멀리 떨어져지내며 만나지를 않았다.하지만 이 순간만큼은 유가연은 숨을 쉴 수 없을 정도로 가슴이 아팠다.그녀는 하염없이 눈물만 흘렸다.“그 사람이 거길 뭐 하러 갔어?" 유가연은 자기도 모르게 무의식적으로 물었다. 말을 내뱉고나니 자신이 너무 어리석어보였다. 그래도, 이렇게 늦은 시간에 핸드폰이 다른 여자한테 있다는데 뭘 망설여? 그냥 끝장 보는거지.이청하는 대답했다. “건우씨는 지금 환자들 상태를 확인하고 있습니다. 무슨 일이 있으신가요? 없으시다면 끊겠습니다. 나중에 건우씨더러 다시 연락 드리라고 할게요. 지금은 다들 너무 바빠서요.”유가연은 어이 없고 기가 막혀 눈물을 머금고는 실소하였다. “이청하, 넌 내가 바보인줄 알아? 임건우가 어떤 사람인지 너보다 내가 만 배는 더 잘 알아. 그 사람이 지금 진단을 하고있다고? 그럴거면 차라리 산부인과에 있다고 말하지 그러니? 너 너무 뻔뻔한거 아니야?” 키보드를 두드리던 이청하의 손은 순간 굳었고 당황하여 어쩔 바를 몰랐다. “유가연씨, 기어코 그렇게 믿고 싶으시면 저도 더이상 할 말은 없네요. 하지만 제가 명확히 하고싶은건 당신은 건우씨랑 어울리지도 않아요.”말이 끝나자마자 이청하는 전화를 끊었다.휴대폰을 던지고는 다시 컴퓨터로 돌아와 계속하여 처방전을 써내렸다. 처방전이 다 내려진 후 곧바로 약방으로 달려가 재촉하였다. 피해자들의 몸이 이미 많이 허약해져 몸의 정기가 계속 빠져나가고 있었기 때문이다. 1분이라도 빨리 하면 그 피해자들에게 1분이라도 더 살 수 있는 희망을 불어넣을 수 있었다. 그렇게 사무실을 떠나려는 순간, 그녀는 임건우에게 유가
"저기, 선생님, 그가 정말 병을 안 고치고 있는 게 확실합니까?" 한 중년 남자가 말했다.그는 피해자 중 한 명의 아버지이며, 지금은 그의 딸만 남아 있어 아직 몸의 죽은 기운이 제거되지 않았고 나머지 사람들은 모두 임건우의 치료를 받았다.여명철은 단호하게 말했다. "장담하는데 그게 사실입니다."남자는 원래 임건우의 젊은 나이를 보며 그의 능력을 매우 의심했다. 그 말을 듣자마자 바로 임건우에게 말했다. "내 딸은 당신의 치료가 필요없어. 아까부터 이상하다고 생각했는데 그렇게 병을 고치는 사람이 어디 있어. 분명히 이참에 여자의 몸을 만지려는 거지. 참 치사하네."임건우는 눈빛이 문득 차가워졌다. "잘 생각하셨어요? 그쪽의 따님이, 만약 치료받지 않는다면 죽을 수도 있는데요."남자는 생각지도 않고 딱 잘라 말했다. "당연하지. 헛소리해서 내 딸 저주하지 마라. 너 같은 사기꾼의 치료가 필요없다고."임건우는 냉담하게 고개를 끄덕이며 깔끔하게 몸을 돌려 가버렸다.원래도 이청하를 도와주러 온 것이었고, 치료도 인도주의에 입각해 옆에서 그냥 바라보는 것이 좀 그렇다고 해서 한 것이었다. 그러나 그는 구세주도 아니고 어떤 사람이 스스로 죽음을 자초하려면 그도 상대방을 억지로 말릴 생각이 없었다.왕이지는 남자를 한 번 쳐다보고 또 여명철을 한 번 쳐다보며 콧방귀를 뀌고 몸을 돌려 뒤따라 떠났다.임건우는 이청하를 찾으러 갔다. 그는 레디슨호텔에서 할 첫 스킨십 데이트 약속을 잊지 않았다. 시간도 얼마 남지 않아 할 일도 다 끝났으니 이제 슬슬 떠나도 되겠다고 생각했다.마침 이청하가 약국에서 돌아왔다.그녀는 손에 아이스크림이 든 봉지도 들고 있었다."건우씨 돌아왔어요~약은 지금 달이고 있어 한 시간만 더 있으면 먹을 수 있어요." 이청하는 아이스크림을 꺼내면서 말했다. "아까 편의점을 지나가다가 사 왔는데, 하나 먹을래요? 어떤 맛을 좋아하나요?""어......아이스크림은 사실 안 먹어도 돼요. 환자 쪽의 일은 거의 다 됐어요. 이 약은 환자분이
유가연은 문 앞에 조용히 서서 안에 있는 두 사람을 차갑게 바라봤다. 그 차가운 표정은 임건우의 마음을 툭 찔러 그를 두려움을 느끼게 했다.그 다음에 그녀는 아무 말 없이 휙 몸을 돌려 떠났다."가연아, 가연아!"임건우는 황급히 쫓아나가 눈 깜짝할 사이에 사무실 입구에서 사라졌다.이청하는 문밖으로 나가서 복도에서 빠르게 달려가는 임건우의 뒷모습만 보았다. 그녀는 머리를 긁적거리며 마음속으로 약간 자책하고 괴로워하기도 했지만 다시 생각해 보니 또 개운해졌다.......‘이왕이면 둘이 빨리 이혼했으면 좋겠어. 유가연, 사랑하지 않는 이상 상처주지 마라. 당신이 건우씨의 소중함을 모르면 그냥 빠져. 난 당신 대신 그를 사랑할 거니까!’그녀는 천천히 안으로 들어가서 아이스크림을 먹으면서 방금 대담한 뽀뽀를 생각하다가 또 한바탕 얼굴이 붉어졌다. "가연아, 내 말 좀 들어봐!"임건우는 병원 밖으로 쫓아나와 유가연의 손을 잡아끌었다."팍!"유가연이 몸을 돌리자 다른 한 손이 그의 얼굴에 우렁찬 따귀를 한 대 쳤다. "어떤 말을 할 건데? 내가 직접 봤거든, 둘이 키스하고 있는 거. 이제와서 또 어떻게 변명하려고? 내가 너한테 기회를 줬잖아. 근데 너는? 한두 번도 아니고 세 번이나 바람을 피웠다니......나보고 어쩌라고?"임건우는 "아니야. 난 그런 적이 없어."라고 반박했다.유가연은 눈시울이 붉어지며 눈물을 글썽였다. "아니라니? 그럼 내가 본 건 뭐야? 여자 귀신이야? 내가 그렇게 바보 같아? 놔, 놔라, 더러워!"이때 거리는 사람들로 북적거렸다.유가연의 목소리도 커서 당장 많은 사람들의 눈길을 끌었다.바람둥이에 대한 모두의 태도는 그 변심한 남자를 호되게 때리는 것이었다. 그래서 사람들은 손가락질하고 각종 목소리를 냈다."이런 문어발, 참 짐승만도 못하네, 이렇게 예쁜 마누라가 있는데도 바람을 피우다니, 눈 삐었나?"“이런 남자는 잡아서 강에 던져 익사해야죠.”"어디 그것뿐이에요? 강에 던지기 전에 먼저 그를 고자로 만들어야 돼요.
여자는 몸을 흔들며 두 손이 계속 자신의 옷을 벗기고 있었다.이때 외투는 이미 다 벗겨지고 아름다운 몸매가 눈앞에 펼쳐져 있다.그들은 여기서 무슨 일을 하려는 모양이었다.순시간에 유가연은 놀랐다.“죄송합니다.” 라고 하자 고개를 돌려 떠나려 했다.그녀가 보기에는 눈치 있게 가버리면 괜찮을 것 같았다. 그 검은 옷을 입은 남자가 갑자기 그녀의 앞으로 달려들어 갈 길을 막았는 줄 몰았다."어디 가?"남자는 유가연을 쳐다보며 두 눈이 빛났다.코로 힘껏 한숨을 들리마시자 좋은 향수 냄새도 맡았다.그것이 원래 유가연이 임건우를 위해 준비해 놓은 거고 또 섹시한 옷을 입었다. 그나저나 이 모두가 원래 임건우에게 주는 것들이었지만 지금은 남의 이득이 되버렸다.유가연은 남자가 좋은 마음을 품고 있지 않다고 느껴서 얼른 뒤로 물러섰다.“너......뭐 하려고요?”남자는 한바탕 웃음을 터뜨리며 말했다.“밤중에 뭘 할 수 있겠니? 당연히 네들이지! 오늘 운이 정말 좋구나, 섹시 들고양이 한 마리 수확했을 뿐만 아니라, 절세미인도 한 명 왔어, 하하하, 오늘 복 많았어! 걱정 마, 나는 너를 죽게 하지 않을 거야.”“뿡뿡뿡-”유가연의 가슴이 펄쩍 뛰었다.그녀는 이전에 봤던 뉴스를 생각났는데 몇 명 젊은 여자들은 봉변을 당했고 피해자 인수가 적지 않았다고 했다. 설마 자신이 이렇게 공교롭게 이런 일에 부닥친다 말인가.“너, 오지 마라. 내 남편은 근처에 있어. 그......그는 엄청 대단한 사람이야.”유가연은 임건우가 지금 곧 와서 자신을 구하기를 바란다.그러자 남자가 말했다. “남편? 날 놀리지 마. 내가 못 알아볼 줄 알아? 아직도 숫처녀잖아? 무슨 남편이야!”“아-, 살려주세요!”유가연은 소리를 지르며 다시 물러섰는데.발에 걸려 넘어질 줄 몰랐다.원래 바닥에 있던 여자는 끊임없이 뒤틀리고 뒹굴어서 뜻밖에도 유가연의 뒤로 굴러갔다. 이때 여자의 입에서 이상한 소리가 났고 두 손은 바지를 찢고 있었다.정신이 가출한 모양이었다.유가연은
웅!진원이 울려 퍼지며, 금단 속의 고대 문자 금술이 빠르게 순환했다.임건우는 자신이 공간 틈새를 빠져나오면서 그를 공격한 허공수의 공격으로 입은 상처가 거의 치유된 것을 느꼈다.다만, 잘린 두 다리는 아직 완전히 회복되지 않았다.화신 경지에 오르면 절단된 팔다리가 다시 자라는 것은 그리 어렵지 않다.하지만 임건우는 아직 화신에 도달하려면 멀고도 먼 길이 남았고, 심지어 자신이 과연 화신에 이를 수 있을지에 대해 의문을 품고 있었다.금단 속의 고대 문자 금술이 그의 금단 안에 뿌리내린 이후, 그의 수련은 완전히 정체된 상태였기 때문이다.금단의 정점에 머물러 버린 임건우에게 더는 진전을 찾을 수 없었다.그런데 임건우는 놀라운 것을 발견했다.자신의 자복궁 안에 있는 혼돈 나무가 달라지고 있었다.불사족의 천신의 무덤에서 그 여자의 관 속에서 얻은 흙 한 덩이를 받은 이후, 그 나무는 마치 기운을 받은 듯 급격히 자라기 시작했다.이전에는 겨우 몇 미터였던 작은 나무가 이제는 50미터가 넘는 거대한 나무로 성장했다.푸르고 짙은 잎들이 무성히 자라났고, 그 모습은 마치 거대한 숲처럼 보였다.그리고 나무는 아직도 계속 자라며 주변의 땅은 신성한 빛을 발하며 신비로운 기운을 뿜어내고 있었다.혼돈 나무에서 방출되는 혼돈 원기는 임건우의 몸속 진원까지 보충하고 있었다.“그 흙은 전설 속에서 여와가 하늘을 고친 후 남긴 시양일까?”“그렇다면 그 관 속의 여자는 도대체 누구였던 걸까?”임건우는 그 생각에 잠긴 채, 그 여자의 시체에서 뽑아낸 자홍옥을 꺼냈다.그것은 분명 평범한 물건이 아니었다.임건우는 그때 급하게 보았을 때 그 안에 희미한 글씨를 봤었지만, 그 글씨는 어떤 규칙이 숨겨져 있어서 도무지 제대로 읽을 수 없었다.임건우는 생각을 정리한 후, 금단 속의 영력을 운용하여 그 옥 안으로 기운을 침투시켰다.잠시 후, 자홍옥 속의 글자가 영향을 받는 듯 움직이기 시작했다.“이제 좀 되나?”임건우는 더욱 많은 영력을 쏟아 넣었다.그런데 예
윤동근은 차갑게 코웃음을 쳤다.“그 집, 애초에 우리 윤씨 가문이 네게 상으로 준 것이 아니더냐? 우리가 원하면 언제든 되찾아올 수 있는 걸 잊었어? “네 신분이 뭔지 상기해. 넌 우리 윤씨 가문이 키운 하녀일 뿐이야. 네 손에 들린 회춘단뿐 아니라 너 자신마저 우리 윤씨 가문의 소유라는 걸 명심해. 알겠어?”붕이는 연달아 뒤로 물러나며 눈물이 그렁그렁해졌다.“도... 도련님, 제가... 저는 지금 바로 아가씨를 찾아가겠어요.”“흥! 네가 제법 단단히 날개라도 달았다 이거야? 그 추녀가 널 위해 나서줄 거라고 생각해? 내가 원하는 걸 윤씨 가문의 그 누구도 막을 순 없어.”“여기! 이 계집애를 잡아라! 단단히 붙들고 몸수색해라!”“안 돼요...!”붕이는 비명을 질렀지만, 미약한 수련으로는 윤씨 가문의 고위 시위들을 감당할 재간이 없었다.금세 그녀는 바닥에 꼼짝없이 눌려버렸고, 필사적으로 저항하다 뺨까지 두어 대 맞고 말았다.그때였다.셋째 아가씨인 윤서희가 집안으로 들어섰다.“아가씨! 아가씨, 제발 도와주세요!”“그만둬!”윤서희는 단호히 소리쳤다.“대체 무슨 짓을 하는 겁니까? 삼촌, 왜 붕이를 괴롭히는 거죠?”윤동근은 아무렇지도 않은 듯 말했다.“너희 할아버지가 요즘 몸이 좋지 않으셔. 그래서 네 하녀가 우연히 얻은 월 노부인께서 만든 회춘단을 가져다가 드시게 하려는데, 이 계집애가 주려 하지 않는 게 아니더냐? 이따위 하녀가 우리 윤씨 가문에 마음이 없다면 차라리 없애버리는 게 낫지 않겠느냐?”“할아버지가 편찮으시다니요? 왜 저는 몰랐죠?”“네가 듣고 알게 될 때면 이미 늦을 테지! 흥, 이 계집애를 붙들어, 지금 당장 그 알약을 꺼내라!”“잠깐만요!”윤서희는 붕이와 사이가 워낙 좋았기에 그녀가 이런 수모를 당하는 걸 더는 볼 수 없었다.“붕이야, 나에게 그 알약을 줘. 대신 나중에 내가 시가로 계산해줄게. 7천 영석을 줄 테니 됐지?”윤서희가 이 정도로 말했으니 붕이로서는 거부할 방법이 없었다.얼마 후, 윤서희는
시녀 붕이가 떠나자, 임건우는 깊게 한숨을 쉬었다.“그래서, 여기가 아직 지구라는 말이군.”“여긴 고대 결계 안에 있는 곳이야. 다만, 그 사이에 불사의 해역이 가로막고 있지.”“그럼 내가 딸과 함께 그곳으로 돌아갈 수 있는 전송 장치라도 있을까?”모든 게 아직 불확실하다.하지만 임건우는 지금 당장 해야 할 일들이 있다.“그래도 살아있으면 희망은 있지.”임건우는 마음을 다잡고 임하나를 안고 결단을 내린다.“자, 이제 가장 중요한 건 내 발을 다시 회복시키는 일이야.”임건우는 이 집을 유심히 둘러봤다.여기, 보통의 수련 세계처럼 보이지만, 동시에 순수한 고대 사회는 아니었다.임건우가 지나면서 본 사람들 대부분이 수련하고 있는 사람들이었지만, 여기에는 꽤나 현대적인 생활 철학도 존재했다.예를 들어 화장실 설계가 현대적일 뿐만 아니라, 심지어 더 발전된 기술로 꾸며져 있었다.임건우가 본 욕조는 오히려 영기를 품고 있는 물건이었다.즉, 이곳은 이미 영기 기술을 일상생활에 널리 적용한 사회였다.시간이 지나, 임건우는 자신과 딸을 모두 깨끗이 씻기기 위해 옷을 벗고 영기동력이 적용된 마사지 욕조에 들어갔다.임하나는 물속에서 펄떡거리며 깔깔 웃었다.약 30분을 푹 빠져서 씻고, 아이에게 생명수 한 모금을 먹이고 나서 아이는 곧 깊이 잠들었다.임건우는 그 모습을 보며 잠시 감회가 밀려왔다.“집에 아직 나를 기다리는 네 명의 아이들이 있고, 나를 걱정하며 사랑하는 많은 사람들도 있으니 반드시 돌아가야만 해.”임건우는 다시 마음을 다잡고 치료제를 꺼내 하나씩 입에 넣고는 방바닥에 축유부적을 그려 넣었다.이곳의 영기는 연호보다 적어도 10배 이상 농도가 짙었다.기문이 돌아가자, 효과도 아주 빠르게 나타났다.하지만 임건우는 자신에게 남아 있는 몇 군데 상처를 보고 충격을 받았다.공간 틈새에 의해 상처 입은 부위가 여전히 공간의 힘을 간직하고 있었다.이 힘을 제거하지 않으면 상처가 완전히 치유될 수 없고, 새로운 뼈도 자라지 않을 것이다.
붕이는 깜짝 놀란 얼굴로 말했다.“설마요? 이런 것도 모르다니. 당신이 살던 곳이 정말 얼마나 폐쇄적이었는지 짐작도 안 가네요! 이건 아주 간단한데 이곳 모든 지역을 통틀어서 연호 세계라고 부른답니다.”임건우는 황당해서 입만 벙긋거렸다.“네?”세상 전체를 연호 세계라 부르다니 이건 정말 충격적이었다.붕이는 계속해서 설명했다.“대륙으로 나누자면 예전에는 외연호와 내연호로 나뉘었어요. 하지만 불사족이 침략하기 전에 외연호가 봉인돼 지금은 폐토라고 불리죠.”“지금은 불사 해역으로 완전히 격리됐고, 그곳 상황은 아무도 몰라요. 내연호는 네 지역으로 나뉘어 있는데 동황, 서막, 남릉, 북해예요. 우리가 있는 이곳은 남릉에 속하죠.”“나라 개념은 없어요. 지역이 너무 넓어서 가장 큰 행정 단위가 성이고, 대부분 대형 문파에 속해 있거든요. 천성성은 월야파에 속해 있어요.”“주변에는 작은 문파도 꽤 많고요. 어때요? 이 정도면 당신의 회춘단 몇 알 정도 값어치는 되겠죠?”아가씨가 코웃음 치며 말했다.“붕이야, 네가 아는 이 정보는 지역지에 나온 걸 그대로 읊은 것뿐이잖아. 너 같은 애송이가 뭘 알겠어? 천성성 밖에도 나가본 적 없는 주제에. 참고로 지역지는 영석 한 개면 열 권도 살 수 있어. 방금 네가 받은 회춘단 한 알은 영석 천 개에 팔릴 정도로 귀하다고. 얼른 돌려줘. 그 사람 딸 키우기도 힘들어 보이잖아.”“알겠어요.”붕이는 울상을 지었다.임건우는 눈을 깜빡이며 말했다.“붕이 아가씨, 저와 딸이 처음 이곳에 왔는데 아무것도 모르고 정말 막막해요. 이렇게 하면 어떨까요?”“회춘단은 그냥 가지세요. 대신 우리 부녀가 머물 수 있는 신분증을 마련해 주고 집도 하나 구해 주세요.”“가능하면 누가 곁에서 도와줄 수 있으면 좋겠어요. 제가 지금 다리가 이래서 제대로 움직이질 못하거든요.”붕이는 고개를 끄덕이며 연신 동의했지만, 곧바로 자기 아가씨를 힐끔 쳐다봤다.아가씨는 이번에는 아무 말도 하지 않고, 그저 담담히 말했다.“붕이야, 네가
아가씨는 손에 들고 있던 임건우의 침이 묻은 회춘단을 다시 건네며 말했다.“이건 월 노부인이 만든 회춘단인데 하나가 꽤 값비싸고 약효도 강력해요. 당신처럼 별다른 수련을 하지 않은 평범한 사람이 이걸 먹으면 아마도 과하게 먹어서 몸이 버틸 수 없을 거예요.”“아... 그럼 한 알씩 먹을게요.”임건우는 회춘단을 한 알 삼켜넣었다.몇 초 후, 또 한 알을 삼켰고 또 몇 초 후에 다시 한 알을 삼켰다.“미쳤어요? 죽고 싶어요?”시녀인 붕이가 급히 임건우의 손에서 남은 회춘단을 빼앗아 갔다.“내 발이 잘려서 다시 자라나지나 않을까 해서요.”임건우는 어쩔 수 없이 설명했다.붕이는 짧게 말을 이어갔다.“미친 게 아니라 그냥 바보가 된 거네요. 자른 발이 어떻게 다시 자라냐고요? 무슨 고수도 아니고, 화신 이상이 아닌 이상 불가능해요.”그러고는 잠시 생각한 뒤, 덧붙였다.“회춘단은 많이 먹으면 경맥이 터져서 죽을 수 있어요. 그러니까 이 약은 제가 보관할게요.”붕이는 작은 회춘단을 손에 쥐며, 그것을 빼앗고 싶은 마음이 가득한 듯 보였지만, 또 한편으로는 그런 행동에 약간의 망설임이 있었다.임건우는 그런 붕이를 보고 크게 신경 쓰지 않았다.시간이 지나 거대한 마차가 천성성의 대문 앞에 도착했다.임건우는 그 대문을 보고 깜짝 놀랐다.“이게 대문이야? 이게 어떻게 100미터 높이로 만들어져 있지? 완전히 거대한 도시야!”이곳은 마치 거인들의 도시 같았다.아가씨가 말했다.“당신은 통행증도 없고, 혼자서는 이 도시로 못 들어가요. 하지만 제 차에 타고 있으면 검문 없이 들어갈 수 있어요. 이제 들어가면 저는 당신을 내려줄게요. 문제없죠?”임건우는 고개를 끄덕이며 대답했다.“감사합니다.”실제로 성문에 있던 수문장이 마차의 안내판을 보고 바로 존경하며 길을 열어줬다.붕이는 약간 자랑스럽게 말했다.“우리 아가씨는 천성성의 윤씨 가문, 셋째 아가씨에요. 윤씨 가문은 이 도시에서 최고 권력을 자랑하는 집안은 아니지만, 상업적으로는 꽤 유명해요.
임건우는 말문이 막혔다.‘유전자라니, 그거 DNA 말하는 거잖아?’그들이 어떻게 확인하는지는 몰랐지만, 3분 뒤 그 여자가 다시 내려왔다.“확인해봤더니 둘이 정말 부녀 사이 맞아! 차에 타. 남수야, 이 장애인 좀 부축해줘. 아이는 내가 안을게. 차 안에 삼록 우유도 있어.”“뭐라고요? 삼록 우유?”임건우가 깜짝 놀라 외쳤다.삼록이라니 그거 독이 든 우유 아니었나?여자가 대답했다.“삼록 우유 맞아. 삼록은 4등급 요수인데 영양이 엄청 풍부해. 인공 분유보다 훨씬 낫지.”그러자 임건우는 이 세계에도 인공 분유가 있다는 사실을 깨달았다.하지만 어떤 브랜드인지는 알 수 없었다.차에 타면서 임건우는 자세히 살폈다.이건 진짜 배가 아니었다.겉모양만 배 같을 뿐이었다.이 물건은 바퀴가 달려 있었고 그 아래에서 계속해서 영기가 뿜어져 나오고 있었다. 즉 이 차는 일종의 영기 엔진으로 움직이고 있었다.“냄새가 고약하네요. 혹시... 바지에 똥이라도 쌌어요?”붕이가 임건우를 보며 말했다.“바지에 싼 게 아니라 목에 묻은 거예요. 냄새 맡아볼래요?”임건우는 솔직하게 대답했다.차... 아니, 배처럼 생긴 이 차는 천천히 움직이기 시작했다.임건우는 다시 작은 숲 쪽을 돌아봤다.미친 할머니는 여전히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임건우는 마음속으로 한숨을 내쉬며 약간의 실망을 느꼈다.정말 죽은 걸까?그렇다면 그녀는 대체 왜 딸을 데려간 걸까?미친 할머니는 워낙 기이한 사람이었기에 이 질문에는 답이 없을 터였다.임건우는 아가씨의 품에 안긴 딸을 보았다.못생긴 얼굴의 이 여자는 의외로 아이를 좋아하는 듯했다.마치 자기 아이를 보는 것처럼 모성애가 가득했다.“진짜 냄새나잖아!”붕이는 임건우의 목을 가까이 들이대고 냄새를 맡더니 입을 틀어막았다.“어떻게 똥을 목에 묻히고 다녀요?”“...아이를 낳아보면 알 거예요.”임건우는 점점 긴장이 풀리는 걸 느꼈다.부상도 빠르게 회복 중이었고 이 일행의 수련 경지도 그다지 높지 않았다.아가씨가 가
그 아가씨는 놀라움을 감추지 못했다.지금 아내를 데려가는 게 얼마나 비싼지 알아? 일만 영석도 안 된다면 아내를 맞이할 수 없다고! 데릴사위면 모를까.하물며 다리가 없는 사람은 아마 그 누가 받아들여 줄지도 의문이잖아?임건우는 그 아가씨가 자신을 바라보며 동정하는 눈빛을 보며 마음속으로 씁쓸해졌다. 이 여자가 너무도 솔직해서 그런지, 뭔가 이상한 감정이 들었다.그리고 그녀가 보며 눈에 띄게 이상한 점이 있었다.임건우의 두 다리는 무릎부터 밑이 온전하지 않게 끊어져 있었고 그 길이도 다르고 각도도 달랐다.“그... 당신 딸은 왜 나무에 걸려 있는 거죠?”“어, 그게...”임건우는 잠시 머뭇거리며 어떻게 설명해야 할지 몰랐다.그때 아가씨가 먼저 말했다.“알겠어요. 도둑을 만난 거죠? 이 길이 좁고 인적도 드물어서 도적들이 자주 들락날락해요. 당신도 분명 외지인이죠?”임건우는 그 길이 30미터를 넘는 큰 도로인 걸 보고는 내심 의아해하며 생각했다.‘이 도로가 작은 거라고? 아마 그 여자는 좁은 길을 본 적이 없을 거야.’임건우는 갑자기 생각이 스쳤다.‘혹시 미친 할머니가 나를 지구에서 데려온 건가?’“아, 네. 맞아요, 저는 도둑을 만났어요!”임건우는 고개를 끄덕이며 답했다.“아가씨, 정말 예리하시네요... 그럼 제 딸을 좀 내려주실 수 있나요?”그때 갑자기 배에서 몇 명이 내려왔다.하나는 궁수 복장을 한 시녀였고, 두 명은 호위무사처럼 보였다.“아가씨! 조심하세요! 이 근처에 도적이 많아요!”시녀가 활을 겨누며 임건우를 향해 소리쳤다.“괜찮아!”아가씨는 손을 흔들며 대답했다.“그냥 다리가 없는 불쌍한 사람일 뿐이야. 이곳에서 도적을 만난 거지.”‘헉!’임건우는 심각히 불쾌했다.이 아가씨는 정말 말이 거칠고 상대방 기분을 전혀 고려하지 않고 아무렇게나 말하는 것 같았다.그렇게 말하면서도 딸을 안고 내려놓기 시작했다.딸은 여전히 울고 있었다.“애가 왜 그러죠?”시녀가 물었다.“배고파서 그래요!”임건우가 대답했
“허공수? 그게 뭔데요?”“엄청 강하잖아? 할머니, 잘 버텨주겠죠?”임건우는 속으로 중얼거리며 급히 딸을 찾아 나섰다.그제야 이곳이 이미 불사족의 영토를 벗어났음을 알게 되었다.여기는 작은 숲 가장자리였고 백여 미터쯤 앞에는 큰 길이 보였다.그때는 햇볕이 쨍쨍 내리쬐고 있었다.임건우의 딸은 열 미터쯤 떨어진 나무 위에 걸려 있었다.나뭇가지에 몸이 낀 채 울음을 터뜨리고 있었다.“하나야, 아빠 지금 다리가 없어서 너한테 갈 수가 없구나. 아빠 좀 쉬게 해줘. 네가 잠깐만 울고 있어라!”임건우는 어쩔 수 없이 이렇게 말했다.그러고는 공간 반지에서 약을 한 움큼 꺼내 입에 털어 넣었다.곧바로 치료에 들어갔다.임건우의 두 다리는 허공의 균열에 잘려나간 상태였다.하지만 천의도법의 신비로운 치유 능력으로 살린 자를 다시 살리고 뼈도 붙일 수 있었다. 다만, 시간이 조금 걸릴 뿐이었다.그래도 살아 돌아왔으니 다행이었다.“미친 할머니, 정말 좋은 사람이네!”“만약 돌아가셨다면 나한테 꼭 알려줘야 해. 초하루 보름마다 딸 데리고 가서 향이라도 피울 테니까!”임건우는 강렬한 고마움을 느끼며 지금쯤이면 당연히 자신을 걱정하고 있을 당자현과 백옥을 떠올렸다.급히 핸드폰을 꺼내 당자현의 번호를 눌렀다.그러나 곧 신호가 전혀 잡히지 않는 것을 보고 한숨을 내쉬었다.얼마 지나지 않아 큰길에서 소리가 들려왔다.차량이 오는 듯했다.임건우는 속으로 기뻐하며 생각했다.사람만 지나가면 됐다.병원에 데려다주는 건 물론, 딸의 분유와 기저귀도 사야 했다.치료를 멈추고 온 힘을 다해 몸을 일으켜 소리가 나는 방향으로 시선을 돌렸다.그러나 임건우가 본 광경은 차라리 농약이라도 마신 기분을 들게 했다.“저게 뭐야?”“저게... 배인가?”임건우는 눈을 비벼 확인했다.그러나 분명히 보였다.큰길 저쪽에서 정말로 배 한 척이 다가오고 있었다.게다가 그 배의 디자인은 아주 특이했다.배에는 상자가 잔뜩 실려 있었고 천천히 전진하고 있었다.“와, 도로에서
“와, 진짜 손으로 틈새를 찢어서 억지로 공간을 넘는다고요?”“할머니! 아니, 선배님! 저희 부녀를 죽이시려는 거예요? 멈춰요, 제발 멈추라고요!”임건우는 혼이 쏙 빠질 정도로 겁에 질렸다.이건 너무도 무서운 상황이었다.아까까지만 해도 겨우 전에 열렸던 통로를 통해 불사족 영토로 넘어갔는데도 거의 죽을 뻔했다.그런데 지금은 통로도 없는 상태에서 억지로 공간을 건너려 하다니!그 과정에서 받아야 할 공간 압박은 이전의 백 배는 더 강할 터였다.게다가 공간 틈새는 아주 불안정하다.조금만 잘못해도 몸이 반으로 잘려나갈 수 있다.임건우는 미친 할머니의 몸에서 고대 문자로 가득한 에너지 구체가 뿜어져 나와 자신과 임하나를 감싸는 것을 보았다.하지만 임건우는?그녀가 임건우의 손만 겨우 감쌌을 뿐이었다.틈새를 만난 에너지 구체는 충돌하자마자 그 힘에 밀려 흩어져 사라졌다.임건우는 그 광경을 목격하며 충격에 말을 잇지 못했다.하지만 그 에너지 구체가 뚫린 부분을 통해 공간의 틈새들이 임건우의 온몸으로 돌진해 오는 것을 보자 입 밖으로 욕설을 터뜨릴 수밖에 없었다.“이 미친 할망구야! 구체를 조금만 더 크게 만들어서 내 머리까지 좀 감싸주면 안 돼?”그리고 임건우의 눈앞에는 무려 백여 개나 되는 공간 틈새들이 일제히 몰려오고 있었다.임건우는 서슴없이 미친 할머니의 치마 속으로 몸을 웅크렸다.할머니가 만든 에너지 구체는 구형이었다.그리고 딸은 구체의 중심에 잘 보호되어 있었지만, 임건우는 그 딸 바로 아래 틈에 몸을 구겨 넣을 수밖에 없었다.하지만 두 다리는 들어갈 공간이 없었다.슛!밖으로 드러난 두 다리에 통증이 느껴졌다.그리고... 뭔가 중요한 게 없어졌다는 기분이 들었다.임건우는 고개를 빼내 확인했다.“젠장! 내 발이 없어졌잖아!”공간 틈새에 그대로 잘려나가 알 수 없는 어딘가로 사라져버린 것이었다.고통이 엄습해왔다.피도 쉴 새 없이 흘러내렸다.임건우는 황급히 진원으로 상처를 감싸 지혈했다.발이 없는 건 그래도 참을 만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