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때, 임건우와 이월은 약신곡의 주변에서 지형을 탐사하고 있었다.약신곡 외곽의 진법을 파할 방법을 찾으려 했다.진법에 대해서는 아무것도 모르는 이월은 임건우 홀로 노력하게 할 수밖에 없었다. 그녀는 옆에서 경계를 서며 임건우를 호위했다.하룻밤을 함께 한두 사람이지만 오히려 관계가 서먹해진 듯했다.사실, 임건우는 마음속으로 몇 번이고 제길을 외쳤다. 어떻게 하다 이 마녀와 자게 되었는지 도무지 납득이 가지 않았다.서로 이익을 얻었지만, 이 일은 마음속의 응어리로 남았다. 만일 유가연이 알게 된다면 집에 돌아가서 무릎 꿇고 빌어도 용서받지 못할 것이다.‘애초에 이 여자와 나오는 게 아니었어!’‘마정희가 알게 된다면 날 죽일지도 몰라!’이때, 두 사람은 항구에서 전해오는 소리를 들었다.“무슨 상황이지? 백화곡에서 왔다고?”“내가 어떻게 알아.”이월은 입을 삐죽이며 대답했다.“가서 확인해 봐.”임건우가 지시하는 듯한 말에 이월은 미간을 찌푸렸다. 임건우와 서로 협력하는 사이로 이런 일은 자기가 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딴청 피우지 말고 계속 연구해 봐. 금방 다녀올게.”이 말을 뒤로하고 이월은 훌쩍 항구 쪽으로 사라졌다.남자의 널널한 옷을 입고 엉거주춤하는 이월의 모습을 보며 임건우는 피식 웃었다.얼마 지나지 않아 상황을 살피러 갔던 이월이 돌아왔다.“항구 쪽에 배가 두 척 도착했어. 백여 명의 여자가 내려온 거 같아. 백화곡이라는 곳에서 왔다는데 약신곡과 단약제조를 시합하려나 봐.”임건우는 멈칫했다.“남자는 하나도 없고 여자만 왔다고?”“응.”“정말 이름대로 백화곡이네.”“흥, 거기에 가서 유일한 남자 제자가 되고 싶은 거야? 그러면서 밤마다 다른 여자와 놀려고?”임건우는 말마다 어제 일을 물고 늘어지는 이월이 조금 짜증이 났다.“넌 이만 가. 이제 네 도움 필요 없어. 내가 용혈등을 찾으면 바로 마한영에게 연락할게.”그 말에 이월은 화를 내며 물었다.“무슨 말이야? 내가 귀찮아진 거야?”임건우는 담담하게 대답했다
임건우는 깊게 숨을 들이마시며 이월에게 말했다.“마음대로 해. 난 아무 잘못도 없어. 내 와이프도 날 믿을 거야.”“그렇게 빨리 거절하지 말고 일단 내 말 들어봐. 공공장소에서 그렇게 날 부르는 건 나도 싫어. 나와 단둘이 있을 때만 그렇게 불러줘.”“참, 잊고 말하지 못한 게 있는데 내 엄마는 마존이야. 어제의 일을 엄마가 알게 된다면 네 온 가족을 죽여버릴지도 몰라.”그녀의 말을 듣고 임건우는 그대로 눈을 뒤집으며 쓰러질 뻔했다.그는 마음속으로 결심했다.‘강하게 밀어붙여서 안 되면 약하게 나가야지.’‘내 몸으로, 아니, 내 부드러움으로, 이 마녀를 굴복시킬 거야!’‘연기를 해야겠어!’이윽고 임건우는 이월의 앞에서 무릎을 꿇으며 그녀의 다리를 덥석 붙어 잡았다.“사랑하는 여왕님!”“너무 가식적이잖아. 다시!”“여왕님!”“다시!”“여왕님, 안녕하세요.”“다시...”“여왕님 다리가 참 매끄럽고 이쁘네요.”이번에야 이월은 마음에 들었는지 그의 턱을 살짝 들어 올렸다.“아주 똑똑한 결정이야. 걱정하지 마. 내 밑에 들어온 걸 후회하지 않게 하지. 가끔은 달콤한 상도 떨어질 거야.”말을 마치고 이월의 입술이 임건우의 입술에 살짝 닿았다.임건우가 연기를 하는 건 이월도 진작에 눈치를 챘다. 다만, 연기든 진심이든 이월은 중요하지 않았다. 심지어 임건우가 모르는 계획을 진행하고 있었다.“백화곡이 이 시간에 찾아온 건 좋은 일이라고 봐. 약신곡의 사람이 백화곡을 상대할 때 몰래 잠입해 용혈등을 훔쳐 오는 거지!”이월은 웃으며 말했다.“우리 건우 열심히 해! 용혈등을 얻어낸다면 내가 상을 내리지.”“여왕님, 무슨 상이요?”“상으로 네 아이를 낳아줄게.”“풉!”이월의 말에 임건우는 피를 토할 뻔했다.이제 생각해 보니 어제 정신이 하나도 없어서 보호조치를 취하지 않았다.만약 이월이 가임기라면 정말 아이가 생길지도 모른다.자기에게 자신이 넘쳤던 임건우는 뒤늦게 걱정이 되기 시작했다.정말 아이가 생기기라도 한다면 입이 열 개라
임건우와 이월은 모두 멍하니 넋을 잃고 있었다.맞은편의 사람은 그들보다 더욱 어리둥절해져서는 온몸이 경직된 채 연신 뒤로 물러섰다. 소리는 여성의 목소리로 판단되었다. 임건우는 잠시 어리둥절해 있다가 곧바로 달려가 여성이 도망가기 전에 그녀를 붙잡고 입을 틀어막았다.“소리 내지 마!”임건우가 작은 소리로 말했다.이곳은 약신곡의 내부다. 그들 전방에는 일렬로 늘어선 집이 있어 사람이 드나드는 것을 볼 수 있다. 자칫하면 다른 사람에게 발각될 수 있다.얼마 안 있어 세 사람은 쥐 죽은 듯이 조용하게 작은 숲속으로 뛰어 들어갔다. 대낮에 그것도 얼굴을 가리고 몰래몰래 다니는 꼴에 임건우는 어이가 없었다. 누가 봐도 약신곡의 사람이 아니었다. 하지만 자신도 똑같은 입장인지라 마땅한 해결 방책이 없었다. 도둑이 드나들기 참으로 쉬운 약신곡인 듯하다.쏴—이월은 부러진 나뭇가지를 쥐고 곧장 여성의 목에 댔다.그리고 얼굴을 감싼 베일을 벗겼다.베일에 가려진 아름답고 젊은 여성이 모습을 나타냈다.꽤 몸매도 좋은 축이다.“누구세요?”임건우가 물었다.여성은 긴장했는지 고개만 흔들 뿐 대답하지 않았다.이월이 대신 대답했다.“물어볼 필요 없어. 백화곡 사람이야.”임건우는 이상하다는 듯이 이월에게 물었다.“네가 그걸 어떻게 알아?”“조금 전 부두에서 봤거든.”이월의 말에 임건우는 피식 웃었다. 그런 후 여성의 행동을 곰곰이 생각해 본 후 뭐에 놀란 듯이 물었다.“백화곡 사람이 어떻게 몰래 약신곡에 들어올 수 있는 거죠? 설마 당신이 약신곡이 백화곡으로 보낸 스파이인 건가요?”여성은 여전히 묵묵부답이었다.“...”“혹은 약신곡에 숨겨둔 잘생긴 애인이 있는 건가요? 오늘 이 기회를 틈타 몰래 정이라도 나누려고요?”임건우의 말에 여성의 눈이 휘둥그레지고 말았다. 순간 자연스럽게 나온 반응은 임건우의 불안을 피해 가지 못했다. 그의 추측은 틀린 것이 분명했다.이월은 곧바로 그들의 대화에 끼어들었다.“세상 사람이 다 너 같은 줄 아니? 가는 곳
비밀의 경지?임건우와 이월은 모두 깜짝 놀랐다.임건우가 급하게 물었다.“자세히 말해보세요!”이월도 위협하는 듯한 태도로 재차 물었다.“얼른 대답해! 그렇지 않으면 벗길 거니까.”여성은 적잖게 겁에 질렸다. 이월의 말처럼 처참하고 역겨운 처지와 심정을 상상하기 싫은 그녀는 곧바로 사건의 자초지종을 설명하였다.백화곡은 약신곡과 마찬가지로 무산산맥에 위치하였다. 백화곡과 약신곡의 고위층들은 몇십년 전부터 무산 깊숙한 곳에 있는 비밀의 경지를 발견하였는데 그곳에는 진귀한 약초들이 널렸고 영기도 짙었다.그들은 그곳을 영산 비밀의 경지라고 부르기 시작했다.그러나 영산 비밀의 경지 출입은 매우 위험하여 영산령이라는 영패를 사용해야 한다.영패만 있으면 자유롭게 드나들 수 있다.하지만 영산령의 수량은 20매로 한정돼 있다.약신곡과 백화곡의 사람은 모두 영산령을 가지고 싶어 한다. 그리하여 연단 수법을 비겨 이기는 자만이 영산령의 귀속권을 거머쥐게 된다.여성은 바로 그 영산령을 훔치러 온 것이다.여성의 말을 들은 이월은 눈이 반짝거리며 격동되어서 물었다.“그곳에 가봤어?”여성은 고개를 끄덕였다.“딱 한 번 들어가 봤는데 정말 위험해요. 사나운 짐승도 득실대는데 웬만한 바깥 짐승보다 더 강해 보였어요.”“그럼 그건 짐승이 아니라 요괴네.”이월이 대답했다.“두 문파가 같이 비밀의 경지를 발견했으면 사이좋게 20매의 영패를 나눠 가지면 되는 거 아닌가요? 20명이 들어가도 부족해요?”이월은 이 일에 대해 잘 알고 있는 것 같다.“사람은 누구도 욕심이 있지. 비밀의 경지의 자원이 그렇게 풍부한데 누가 혼자 독식하고 싶지 않겠어? 게다가 약신곡과 백화곡은 모두 무산에 자리 잡고 있고 연단도 할 수 있어서 서로를 경쟁 대상으로 생각하지 않을까?”여성은 이월의 말에 대답해 주었다.“저희 백화곡과 약신곡은 같은 맥을 하고 있습니다. 200년 전 저희 백화곡이 먼저 생겨났고 그 후에 약신곡의 선조가 백화곡을 배신한 후 다른 문파를 세웠는데 그것이 바로
툭툭!임건우는 여성의 목을 두 번 치자 알약은 즉시 목젖을 따라 식도로 넘어갔다.“당신, 나한테 뭘 먹인 거예요?”여성은 넋을 잃었다. 그녀는 자신의 독 사용 수단에 매우 자신감이 넘쳤다. 게다가 그들에게 쓴 독은 냄새도 맛도 없는 독극물로써 정상인은 물론 약신곡의 장문도 독에 중독됐다는 걸 알기 전까지 절대로 눈치챌 수 없는 독이다.그러니 백화곡도 그녀를 약신곡에 투입한 것이다.‘근데 왜 아무 일도 없는 거지?’여성 또한 임건우에 의해 알약 하나를 삼켰다. 그 알약은 목구멍에 들어가자마자 녹아내리더니 끈적끈적한 생명체가 느껴졌다. 그 생명체는 위로 들어가지 않고 식도와 기관지 사이에 끼어있었다.아니, 정확히 말하면 기어가는 느낌이다.“웁,웁....”여성은 있는 힘껏 목에 힘을 주어 뱉으려고 했지만 그 생명체는 마치 살에 붙은 것처럼 착 달라붙어 나올 생각이 없어 보였다.생명체는 그녀의 동작에 따라 오히려 살을 빨아들이더니 통증을 유발했다. 마치 그녀의 구강 조직세포 안까지 들어가려는 것처럼.“저도 몰라요. 아마도 묘강독? 해독할 수 있습니까?”임건우가 낮은 소리로 묻는 동시에 이월을 안아든 후 맥박을 재보았다. 여성의 말이 말대로 그녀가 준 독은 목숨에는 전혀 지장이 없고 3날 동안 수면에 빠지는 것뿐이다.“묘강독?”여성은 비명을 지르며 얼굴이 창백해졌다.묘강독의 위력은 어마어마했다. 백화곡의 사람도 묘강독이라면 혀를 찼다.“해독약부터 가져오세요!”임건우가 먼저 입을 열었다.“교환하죠!”여성도 즉각 대답했다.임건우는 미소를 지었다.“당신 독은 목숨을 해치지 않지만 내가 준 독은 목숨을 잃게 만들어. 그리고 죽은 후에도 벌레가 시체를 갉아 먹어 수많은 구멍을 만들죠. 밀집 공포증이 있는 사람은 쳐다도 못 볼 수준입니다.”“아악.”여성은 더 이상 못 참겠는지 비명을 질렀다. 듣기만 해도 온몸에 소름이 끼칠 정도다.“어떻게 하면 해독제를 줄 수 있어요?”여성은 어쩔 수 없이 순순히 이월의 독을 해독시킬 해독제를 꺼내주었
여호신은 고개를 저었다.“사부님, 연호 꼭대기 자리에 오르는 것은 더 이상 저의 목표가 아닙니다. 제가 지금 가장 추구하는 것은 수신계를 벗어나 허공을 부수고 신선이 되는 것입니다. 그때 되면 저도 사부님을 선도에 들어오게끔 도와줄 능력이 있을 겁니다.”“좋다, 좋아. 아주 좋아.”중년 남성은 약신곡의 장문인 엄웅패였다.그는 연신 좋다는 단어만 세 번을 말했다.전설 속의 선도를 그 누가 동경하지 않을까. 고대 진시황도 장생을 추구했었다.“영산 비밀의 경지는 3년에 한 번씩 열리죠. 이번에 들어가면 당분간 안 나올 겁니다. 안에서 하는 수련 속도가 바깥에서의 속도보다 훨씬 빨라서 선도에 더 빨리 들어갈 수 있을 것 같습니다.”“제 후배들에게 5개의 영패를 전달할 생각입니다. 그들이 다른 지역에서 기회를 찾도록 말이죠.”“백화곡 사람들은....”여호신은 눈빛에 살기가 가득한 채 말을 이어갔다.“모두 죽여버릴 겁니다. 큰일을 하기 위해서는 작은 희생도 서슴없이 바쳐야 하죠. 선도장생을 위해서라면 그들 따윈 죽어도 괜찮습니다!”엄웅패가 물었다.“그 사람들을 죽인다고?”“왜요, 스승님? 타당하지 않다고 생각되십니까?”“전혀. 아주 부족하다는 뜻이야.”엄웅패는 난폭한 표정을 지으며 이어 말했다.“영산 비밀의 경지는 우리 약신곡만 아는 비밀이자. 감히 외부인 따위가 알게 해서는 안 되지! 백화곡은 더 이상 존재하면 안 될 곳이야.”그의 말에 백화곡 여성은 온몸이 휘청거리면서 하마터면 소리를 지를 뻔했다.다행히 임건우가 재빨리 그녀의 입을 막아 참사는 일어나지 않았다.임건우도 그들의 대화에 깜짝 놀랐다. 비밀을 지키려고 한 문파를 없애버리려 한다니.여호신이 대답했다.“알겠습니다, 사부님! 지금 당장 백화곡 사람들을 진법에 처넣어 죽여버리겠습니다!”그리고 말을 끝마친 후 여호신은 방을 나갔다.임건우에 의해 입이 막힌 백화곡 여성은 초조한 건지 죽을힘을 다해 발버둥 쳤다.그녀는 지금 당장 백화곡 사람에게 도망가라고 알려주고 싶었다.퍽
“난...”임건우가 말하기도 전에 이월이가 공손소희를 발로 멀리 차버렸다.갑작스러운 공격에 공손소희는 허공에서 정신을 잃다가 그대로 풀밭에 넘어졌다.임건우는 눈살을 찌푸리며 물었다.“너 뭐 하는 거야? 왜 때리는 건데?”이월은 기세등등하게 대답했다.“아직도 미련을 못 버린 거야? 그럼 걔가 약신곡 사람을 불러 우릴 공격할 때까지 기다리려고? 정신 차려!”“그런 뜻이 아니잖아. 내 말은 네가 너무 세게 찼다는 가지. 소희는 내 친구야.”“살인마가 아끼는 여자도 네 친구냐? 걔가 좋은 사람이라는 보장 있어? 경고하는데 걔랑 가까이 지내지 마. 얼른 가자!”공손소희의 갑작스러운 출현은 단지 계획에 없던 에피소드일 뿐이었다.같은 시각.약신곡의 대문 진법이 드디어 열렸다.여호신은 후배 몇 명을 데리고 대문에서 손님을 맞이하고 있었다.“오랜만입니다, 장 사부님. 어서 들어오세요!”대문을 통해 들어오는 중년 여성은 다름 아닌 백화곡 장문, 장교은이다.그녀는 눈썹을 찌푸리며 여호신을 슬쩍 쳐다보았다. 뭔가 불만이 있는 듯한 눈빛이다.자신은 백화곡의 장문으로서 백여명의 제자들을 데리고 직접 약신곡을 찾아왔건만 약신곡은 장문은커녕 대제자만 보내어 자신을 영접하게 하다니 말이 안 되었다.“흥. 네 스승은? 뭐 대단한 사람이라고 직접 안 내려오는 거지?”두 문파의 악연은 예로부터 이어져 왔다. 평소에 제자들도 서로를 상대하지 않는데 하물며 고위층은 더할 것이다.백화곡은 약신곡을 반역자가 만든 무리라고 생각하고 약신곡은 백화곡에 여자만 수두룩한 거에 대해 불만이 있었다.여호신은 웃으며 대답했다.“장 사부님, 농담도 참 짓궂으셔라. 저희 사부님은 현재 일이 있어서 제가 대신 온 겁니다. 좀 있으면 오실 겁니다! 그러니 다들 저와 함께 약신곡에서 차 한잔하는 건 어떨까요?”장교은 옆에 있던 여성 장로가 대뜸 물었다.“차는 무슨! 약신곡의 차에 뭐가 들어간 줄 알고 우리가 마셔?”장교은이 대답했다.“인사치레는 사양하고 본론부터 들어가지. 연단
모든 백화곡 사람들도 모두 경악을 금치 못했다.“여호신, 네가 드디어 미쳤구나!”장교은이 노발대발했다.“하하하!”여호신은 본격적으로 살인을 시작한 후 마에 낀 것처럼 박장대소하였다.“장 사부님, 너무 화내지 마세요. 화내도 소용이 없을 테니깐요. 앞으로 백화곡은 영원히 사라질 거고 세상은 약신곡만 기억하게 될 겁니다.”그는 말을 마친 후 연신 공격을 퍼부어 눈 깜짝할 사이에 백화곡 제자 다섯명을 죽였다.원영급 고수인 그에게 백화곡의 여린 여자들을 죽이는 건 쉬운 죽 먹기였다.“후—”“죽여! 죽여버려!”장교은은 노발대발하며 큰 소리로 외쳤다. 그러자 백화곡 모든 사람이 무기를 꺼내 여호신을 에워싸고 전투를 선포했다.“날 죽이려고? 너흰 절대로 날 이기지 못할걸!”여호신은 당당하게 소리쳤다.그리고 주먹 한 방에 세 명을, 발차기 한 번에 여덟명을 날려버렸다.장교은도 여호신의 무공 실력에 적잖이 놀란 듯하였다. 그녀의 기억 속에 있는 한손으로 마음껏 주무를 수 있을 정도로 여호신은 무공실력이 높지 않은 사람이었으나 현재의 그는 그녀의 상상을 초월하는 높은 수위를 가졌다.눈 깜짝할 사이에 벌써 십여명이 목숨을 잃었다.임건우와 이월은 백화곡의 사람의 힘을 빌려 여호신을 견제하고 기습하려고 했지만 현재 상황을 직접 보니 간담이 서늘했다.이건 전혀 같은 차원의 전투가 아니다. 이건 일방적인 학살이다.설령 백화곡의 장문인 장교은이라고 하더라도 여호신에게 있어서는 전혀 타격이 없었다. 오히려 여호신의 공격에 당장이라도 목숨을 잃을 것 같았다!“안돼, 더 이상 기다릴 수 없어!”“더 있다간 백화곡 전체가 죽게 될 거야!”이때, 더 이상 참을 수 없었던 임건우는 너무 분노했다.어제 낮까지만 하여도 여호신이 그에게 준 이미지가 좋았는데 알고 보니 이토록 흉포한 사람이었다니!“만검결, 만검제발!”임건우는 진룡 36검을 소환하여 진법을 형성한 후 여호신을 향해 돌진하였다.“음?”여호신은 미리 감지라도 하였는지 재빨리 몸을 비켜 공격을 피